북유럽 생활 속 디자인
시주희.박남이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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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유럽이다. 제레미 리프킨의 "유러피안 드림"이란 책도 있지만 우리나라가 미국을 서양의 중심으로 놓고 미국식을 추구하는 일방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유럽을 지향하는 움직임을 많이 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북유럽,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등이 교육에서든, 복지에서든 우리에게 참고할 사항이 많은 나라로 인식되었고, 이들 나라에서 배우자는 움직임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단지 교육, 복지, 정치의 문제에서만 해결책을 참고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 면에서도 북유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디자인 하면 거창하게 생각하거나 전문가만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을 따져보면 디자인은 우리의 삶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우리가 입고 있는 옷부터 시작하여, 우리가 쓰는 모든 것들이 디자인과 관계를 맺기 때문이다.

 

이런 디자인 중에서도 이 책은 생활 속 디자인이라고 하여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쓰는 북유럽의 디자인을 소개하고 있다.

 

옷이나 의자, 책상 등을 비롯하여 식기류까지... 이들 나라의 특색을 잘 보여주는 디자인 제품들을 보여주고 있고, 이들을 직접 디자인한 디자이너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싣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은 자연을 거스리지 않고 자연친화적인 디자인을 하며, 단지 화려하게 보이기보다는 실용성과 기능성, 그리고 심미성을 아울러 지닌 디자인을 추구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예전 한복의 화사함을 벗어나 지금은 무채색 계열의 옷들을 주로 입고, 화려한 원색의 옷들을 입으면 튄다는 의식을 지니고 있는 반면에 북유럽 사람들은 화사한 원색의 디자인을 선호한다는 것. 이들은 햇살이 부족하기에 오히려 더 밝은 색의 디자인을 추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밝은 색이든 어두운 색이든 굳이 남을 따라가지 않고 자신의 체형에 맞게, 자신의 취향에 맞게 어울리는 디자인 제품들을 선택한다는 사실을 배워야겠다는 생각.

 

특정 종류의 디자인이 유행하다 사라지는 우리와는 달리 몇백 년이 지나도 쓰일 수 있는 디자인을 추구하는 북유럽 사람들.

 

단지 이들을 부러워만 하기보다는 이 책에서도 나오지만 우리도 이러한 디자인 제품들이 있지 않았던가. 우리가 자랑하는 백자, 그리고 한복. 이것들을 현대에 맞게 재구성하여 실생활에서 쓰일 수 있도록 한다면 단지 이들을 부러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참고하여 우리만의 디자인을 하고, 그런 생활을 누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바로 이런 책을 읽는 이유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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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몸은 평등하다 - 장애여성들의 몸으로 말하기
김효진 외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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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라는 굴레(?)와 여성이라는 굴레(?)를 함께 지니고 있는 사람들, 이들을 장애여성이라고 한다. 굴레라는 표현을 굳이 하는 이유는 아직 우리 사회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그리고 남성과 여성이 평등하지 않다는 현실을 바로보자는 생각에서이다.

 

엄연히 존재하는 차별을 마치 없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차별을 정당화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시각장애인 판사가 나왔고, 장애인을 위한(?-이 말에 역시 비장애인의 관점이 담겨 있다) 시설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으며, 장애인에 대한 편견도 많이 사라지고 있지만, 아직 차별은 존재한다.

 

차이가 차별로 존재하기에 장애인들은 여전히 거리로 나오고 있다. 여기에 더 약한 존재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여성들임에랴.

 

이런 여성들이 장애여성들의 몸으로 말하기라는 공통의 주제를 가지고 책을 만들어 내었다.

 

사람을 보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몸이다. 그래서 몸은 바로 사람을 대표하는 요소가 된다. 이런 몸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별하는 확연한 지표가 된다. 그래서 장애인들은 몸으로 비장애인들과 구별이 되고 이들은 장애인이라는 또다른 구분을 몸을 통해 사회적으로 각인당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런 몸을 장애인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비장애인의 시선이 아닌 장애인의 시선으로 본 몸이야기. 그런 몸을 가지고 살아온 이야기.

 

어쩌면 처절함으로, 어쩌면 대단함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고, 마지막 부분 못다한 이야기에서도 이야기하고 있지만, 읽는 사람에게 글쓴 사람의 의도는 늘 왜곡되기 마련이니, 이해는 읽는 우리들이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이들은 나름대로 이런 몸에 대한, 몸으로 말하기를 통해 자신들을 사회에 내보이고 있단 생각이 들고.

 

읽으면서 '공기' 또는 '숲'이란 낱말이, 그런 형상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나역시 비장애인으로서, 남성으로서 장애인을, 여성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 공기는 우리 주변에 늘 있지만, 우리가 공기를 의식하지 않고 살듯이, 장애인 역시 우리 주변에 있지만, 우리와 함께 사는 그냥 다른 '사람'일 뿐이라는 생각을 해야 하지 않을까.

 

저 사람은 장애인이니 힘들겠지, 내가 도와야지 하는 생각을 먼저 갖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나와는 다른 몸을 지닌 사람, 그래서 나와는 다른 형태의 행동을 하는 사람, 나와는 다른 리듬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지닌다면 함께 공생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우선 몸이 다르니 이런 생각보다는 안됐다. 불쌍하다. 도움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되는데, 이것 역시 비장애인의 시선에서 장애인을 보는 것은 아닐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바로 우리 사람들의 삶은 '숲'이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할까. 숲에 있는 온갖 존재들이 바로 우리들의 '몸' 아니겠는가.

 

곧고 큰 몸도 있고, 작고 곧은 몸도 있고, 작고 두터운 몸도 있고, 작고 휘어있는 몸도 있고, 크지만 가는 몸도 있고, 크지만 휘어 있는 몸도 있고 등등. 그런 모든 몸들이 모여 숲을 이루지 않는가. 사람 사회도 마찬가지다. 숲에 있는 존재들이 서로 우열을 나누던가? 서로에게 서로를 닮으라고, 따르라고 하던가. 아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책 한 권으로 장애에 대한 이해에 이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어떤 때는 대놓고 보이는) 선이 있는데, 이 선들이 자연스레 없어질 수 있게 우리 서로의 몸을 살펴야겠단 생각을 하게 된다. 

 

구분하고 가르는 살핌이 아니라 함께 하기 위한 살핌. 다름을 통해 하나가 될 수 있음을 깨우치게 되는 살핌. 이 책은 그러한 살핌을 향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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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 특집은 교육, 시장에서 길을 잃다다. 신자유주의가 되면서 우리 교육도 시장에서 길을잃고 있지 않은가 하는 의구심이 아니라, 확실히 시장에게 교육을 빼앗겼다는 얘기다. 이미 헤게모니가 시장으로 넘어갔다고 할 수 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한탄했듯이.

 

그러나 시장은 과연 만능인가? 이는 시장이 대표하는 경쟁이 만능인가 하는 질문과도 상통한다. 그리고 교육은 경쟁을 우선으로 삼아야 하는가 하는 문제에 답을 하면 시장이 교육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시장은 교육과 양립할 수 없다. 교육은 표준화, 효율화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표준화, 효율화된 교육은 이미 배움의 기능을 잃고 획일화시키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신만의 개성을 살리는 그야말로 '생긴 대로 사는' 존재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존재가 생긴 대로 살 수 있게 해주는 역할, 그것이 바로 교육이 해야 하는 역할이다.

 

우리는 이런 생긴 대로를 넘어서 우리를 따르라, 시장을 따르라 하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하게 된다.

 

여기에 이 책에서 우치다가 이야기한 대로 아이들은 처음부터 시장주의를 접하고, 결국 배우겠다는 의지를 잃고 자신이 마치 고객인 것처럼 행동하는 습관을 익히게 된다. 그러니 무엇을 배우겠다는 자세는 없고, 도대체 왜 배워야 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아니 알려고 하지 않는 상태에서 교육에 임하게 된다.

 

이런 자세를 지닌 학생들에게, 학부모들에게 시장은 쉽게 접근한다. 그리고 이들에게 이게 교육이야 하고 주입시킨다. 남보다 좋은 상품 구매하기. 이것이 바로 시장이 교육에 들어와 하는 일이고, 여기에 감염된 사람은 남보다 좋은 상품을 구매(이것은 바로 일류대라고 하는)하기 위해 친구들은 협동의 대상이 아니고 경쟁의 대상이 되며, 학교는 배움의 장소가 아니라 진학을 위한 단계에 불과하게 된다.

 

지금 우리의 현실이 그렇다.

 

그렇다면 여기에 어떤 돌파구를 낼 수 있을까? 돌파구를 만들어야만 한다. 그것은 시장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교육은 공공성을 지닌다면, 이 공공성은 바로 협동을 바탕으로 연대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니 이를 살리는 교육을 해야 한다.

 

사람의 본성은 협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면, 교육의 공공성 확보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미 예전부터 해왔던 일이 아니던가?

 

하여 자명한 것처럼 우리에게 다가오는 시장만능주의부터 의심해 봐야 한다. 진짜 교육이란 무엇인가? 진짜 배움이란 무엇인가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래야 시장에 잠식당한 교육에서 벗어날 수 있다.

 

민들레 84호에선 시장이 얼마나 우리 교육에 깊숙히 침투해 있는지 깨닫게 해주고 있다.

정신 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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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 평전 - 실존과 구원의 글쓰기 서강인문정신 16
이주동 지음 / 소나무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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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단순한 소설가라고 생각했다. 예전에 젊은 시절에 헌 책방에서 우연히 카프카의 잠언집을 발견하고 산 적이 있었는데...

 

그냥 파스칼의 팡세와 비슷하겠거니 하고 읽고 책꽂이에 꽂아두었다가 어느 순간 내 손을 떠나버리고 말았던 책.

 

교과서에 나오는 "변신"밖에는 읽은 소설이 없으니... 그를 그냥 기괴한 작품을 쓰는 유대계 소설가로만 알고 있을 수밖에.

 

아렌트 책을 읽다가 카프카의 작품이 언급된 것을 보고 관심을 더 가지게 되었고, "변신"에 나오는 주인공과 가족들을 중심으로 문학토론을 하는 경우도 있으니,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리고 그를 다룬 작은 책자들을 읽으면서 카프카에 대해 한 번 집중적으로 읽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책을 읽는 순서.

 

하나, 카프카의 작품을 먼저 읽는다. 그렇다면 그의 작품집을 모두 사야 한다. 그리고 순차적으로 읽어야 한다. 아니면 적어도 많이 알려진 작품들은 읽어야 한다.

 

둘, 그에 관한 책을 먼저 읽는다. 평전이든, 연구서든 그에 대해서 쓴 책들을 읽는다. 그러나 잘못하면 자신의 생각보다는 남의 생각을 따라갈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좋은 점은 카프카를 이해할 수 있는 어떤 지향점을 얻을 수 있다.

 

어떤 식이든 상관 없겠지. 우선 첫번째로 카프카의 평전을 읽기로 한다. 그에 관한 배경지식이 있으면 작품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기도 한다. 물론 이 배경지식이 카프카의 작품 이해에 걸림돌로, 일정한 틀로 작동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그에 대해서 모르는 상태에서 작품에 들어가기 보다는 조금은 한정된 이해이기는 하겠지만 편안한 길을 택하다.

 

제일 좋은 책은 카프카의 유언집행인인 막스 브로트가 쓴 책이겠는데, 이 책이 없다. 내가 무지한 건지, 아니면 번역이 안된 건지. 독일어로 읽을 능력이 되지 않으니 브로트의 책은 포기하고, 다른 외국 작가들이 쓴 책을 읽자니 어떤 것이 좋을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하여 고른 것이 우리나라에서 카프카를 연구한 사람이 쓴 책. 이거다. 바로 이주동의 "카프카 평전"

 

'실존과 구원의 글쓰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책. 방대한 책이다. 무려 800쪽이 넘는다.

 

며칠 동안 카프카에 빠져 살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방대하게 카프카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그의 작품과 친구들과 연인들과 가족들의 관계를 자세하게 펼쳐놓았으니 한 번에 죽 읽는다는 것 자체가 무리이다.

 

하여 천천히 읽으면서 카프카를 음미하는데, 머리 속에서 자꾸 우리나라 작가인 '이상'이 떠오르고 있었으니... 이것 역시 책을 읽는데 방해가 된다.

 

까마귀, 여인들과의 결혼 실패, 문학을 통한 자기 존재 증명, 헌신적인 친구들, 아버지와의 대결,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으로부터 끊임없이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 그리고 이른 죽음까지...

 

이상이 카프카를 읽었을까?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상과 카프카는 겨우 10여년을 사이에 두고 죽음을 맞이했으니, 그 때 우리나라에 카프카가 알려지기엔 좀 무리였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렇다면 문학의 실존에 대한 고민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비슷하다는 얘기가 되는데...

 

문학을 통해 자신을 구원하고자 했던 카프카는 죽을 때까지도 제대로 된 작품을 많이 내지 못했다. 그만큼 그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는 결벽적으로 행동했다는 얘기가 되고, 문학을 통해 다른 세계에 이르고자 했지만, 그 세계에 결코 이르지 못한다는 자각이 그의 작품에 나타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는데.

 

그는 영원한 경계인으로서 이쪽도 저쪽도 아닌 이쪽 저쪽을 모두 넘어서고자 했던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카프카를 이해하고자 하는 나에게 좀 길지만 이 책은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그가 살았던 시대와 그의 주변 인물들, 그리고 그의 치열한 문학에의 열정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카프카에 대한 배경지식을 어느 정도 채웠다고나 해야 할까.

 

이제는 그의 작품들을 통해 그와 대화를 할 때이다. 천천히 그러나 깊게 카프카와 만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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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코 앞에 둔 이틀 전.

 

친구들을 만나기로 하다.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길. 교통수단은 전철이다.

 

전철 안에서 최소한 30분 정도를 보내야 하는데...

 

무엇을 하면서 갈까 생각하다, 시집 한 권을 들고 가기로 결정.

 

누구 시집?

 

잊혀져 서가에 꽂혀 잠자고 있는 시집 중 하나를 고르려고 맘 먹었는데...

 

대선이 코 앞인데, 가을이 가고 겨울이 왔는데... 우리에게 다시 봄이 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

 

박인환이 떠올랐다.

 

그의 시 하면 '우울'이 먼저 생각나는데...

 

그래, 우울이지, 그러나 단지 우울만이 아니지. 왜 우울하겠어.

 

희망을 생각하기에 환희를 경험했기에 우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박인환...

 

교과서에서 배운 시 달랑 하나 "목마와 숙녀"

 

그 알 수 없는 우울함이 정서를 자극했던 기억.

 

또 하나, 노래로 더 알려진 "세월이 가면"

 

요즘 "나가수"로 더 알려진, 자신의 생각을 가리지 않고 잘 표현하고 있는, 이은미가 리메이크 해서 부른 노래가 마음에 와닿았는데...

 

다른 시들은 아는 게 있던가? 했더니... 분명 예전에 읽었음에도 알지 못하고 있으니...

 

이 참에 읽자...다는 못 읽더라도 오며가며 어느 정도는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또 마침 주머니에도 딱 들어갈 문고판 시집이 있으니...

 

서문에 쓰인 김규동(얼마 전에 돌아가셨다) 시인의 말처럼 그가 좀더 오래 살았다면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오늘은 대선.

 

드디어 다시 한 번 그의 시들을 다 읽었다.

 

이제는 "우울"을 넘어서 그가 추구하고자 했던 "환희"를 우리가 경험하는 날로 오늘이 기억됐으면 하는데...

 

그가 "구름"이란 시에서 말했듯이 지금 우리는 이런 상태가 아닐런지...

 

어린 생각이 부서진 하늘에 / 어머니구름 작은 구름들이 / 사나운 바람을 벗어난다.

 

밤비는 / 구름의 층계를 뛰어내려 / 우리에게 봄을 알려 주고 / 모든 것이 생명을 찾았을 때

달빛은 구름 사이로 / 지상의 행복을 빌어 주었다. / 새벽 문을 여니 / 안개보다 따스한 호흡으로

나를 안아 주던 구름이여 / 시간은 흘러가 / 네 모습은 또다시 하늘에 / 어느 곳에서도 바라볼 수 있는 / 우리의 전형 / 서로 손 잡고 모이면 / 크게 한 몸 되어 / 산다는 괴로움으로 흘러가는 구름

그러나 자유 속에서 / 아름다운 석양 옆에서 / 헤매는 것이 / 얼마나 좋으니

 

박인환시집, 범우문고 13 146-147쪽 '구름'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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