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면 시조지, 웬 동시조 했는데, 좀 다르다. 시조의 형식을 갖추되, 자율성을 지니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아이들의 감성에 호소하고 있다. 잊혀진 동심을 살리려고 하고 있다고 해야 하나?

 

아이들이 맑고, 밝고, 건강하게 자랐으면 하는 마음으로 창작했다고 하는데, 그만큼 노시인은 아이들에게서 희망을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시조집은,아니 정확하게 시인이 말한대로 동시조집은 4부로 되어 있는데, 우리나라의 한해살이를 동시조로 정리해내고 있다. 1부가 봄, 2부가 여름, 3부가 가을, 4부가 겨울인데, 어느 계절에도 사랑이 담겨 있고, 내용은 포근하면서 순수하다.

 

그래서 읽는이로 하여금 미소를 짓게 만든다.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이런 따스한 시조들, 정말로 오랜만에 읽었는데, 좋다. 아이들에게 꼭 읽히고 싶다.

 

지금은 아직 겨울. 그러나 며칠간 따뜻해서 눈이 녹았고, 햇볕은 온기를 품고 있다. 이제는 봄이 다가오고 있다.

 

겨울을 춥게만 생각했는데, 봄을 시샘하는 심술쟁이로 보고 있었는데, 시인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 오히려 봄이 충분히 쉬고 활동할 수 있도록 보살펴주는 존재로 보고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따스하게 보는 시인의 눈.

 

그것이 바로 우리가 받아들일 요소가 아닐까.

 

다음 동시조에 나와 있는 것처럼.

 

겨울은 봄의 할머니 다둑다둑 다둑이고

겨울은 봄의 어머니 호끈호끈 감싸 주고

한참 더 자고 나라고 흰눈 덮어 줍니다.

(이 책 82쪽, '겨울의 시' 전문)

 

우리에게도 혹독한 겨울이 왔었는데, 그 겨울을 이렇게 받아들이면서 따뜻한 봄을 맞이했으면 좋겠다. 그게 오늘 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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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해를 건너며 혁신교육을 꿈꾸다
오산시 스웨덴.핀란드 학교탐방단 지음 / 독서시대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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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혁신교육에 대한 이미지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어떤 사람은 우리 교육의 미래라고 생각하는 반면에, 어떤 사람은 특정한 집단, 특히 수구세력 쪽에서는 전교조라는 좌익집단이 주도하는 교육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혁신교육을 빙자해서 이데올로기 교육을 한다고, 이런 혁신교육은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을 한다. 또 그렇게 가고 있기도 하고. 진보는 좌익이고 좌익은 빨갱이고, 빨갱이는 우리나라에서 존재해서는 안되는 집단이라는 의식이 팽배한 우리나라에서 어떤 단체를 좌익으로 몰아가면 그 다음부터는 논쟁도 되지 않는다. 집단적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나 할까.

 

하지만 혁신교육에 대한 이미지는

부러움으로 다가온다. 특히 북유럽을 이야기할 때는. 많은 사람들이, 진보니 보수니 할 것 없이 모두 북유럽의 교육은 성공했으며, 이런 교육이야말로 혁신교육이라고 입을 모아 칭송을 한다. 다른 나라의 혁신은 칭찬의 대상이며, 우리나라의 혁신은 견제의 대상이다. 그런 부러움으로 교육견학을 많이 간다.

 

스웨덴, 네덜란드, 핀란드. 최근 몇 년 동안에는 핀란드 교육이 우리나라에 소개되고 유행이 되었다. 아마도 세계학력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점에서 우리의 관심을 끌지 않았나 싶다. 그럼에도 핀란드, 핀란드 하면서도 정작 그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점은 배우지 않았다. 아니, 정책입안자들이 도입하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니 다시 원점이다.

 

발트해를 건너며

혁신교육을 꿈꾸었다고 한다. 이들은 단지 꿈이 아니라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혁신교육은 꿈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이어야 하고, 혁신교육의 성패는 우리의 생존과도 직결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 인식이 없다면 혁신교육은 지지부진, 유야무야되고 만다.

 

오산시라는 혁신교육특구가 된 지역에서 국회의원, 시의원, 시청직원, 그리고 학교장, 교사들로 구성된 사람들이 이 발트해를 건너며 교육에 대한 고민을 공유하고, 우리나라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를 고민하면서 돌아왔단다. 이들은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을 하면서,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하면서 교육 견학을 하고 왔다. 그리고 이 책은 그 결과물이다.

 

하지만 한 해가 지나고 두 해가 되는 지금

과연 혁신교육은 이루어지고 있는가? 오산시가 속한 경기도는 어느 정도 성공사례가 나오고 있기도 하다.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보아도 좋겠다. 그런데 이것이 전국적으로 퍼지지 않고 있다. 물론 이를 교육감의 차이라고 하면 할 말이 없겠으나, 이들이 견학하고 온 북유럽은 특정 지역에서만 성공한 것이 아니다. 전국적으로 거의 비슷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아니다. 왜? 교육과학기술부 문제인가? 이 점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도대체 무엇을 하는 정부기구인지... 오히려 혁신교육의 발목을 잡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생각해 본다

혁신교육이 성공하려면 정말로 성공시키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이 책을 꼼꼼이 읽어봐야 한다. 이 책에서 무엇을 제시하고 있는지 그것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우선 어떤 평등을 이루어야 하는지 진지한 고민과 토론이 있어야 한다. 무상교육이 아니라, 의무교육이다. 이 개념을 명심해야 한다.

 

또 평가의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교사에 대한 신뢰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우리나라만큼 교사를 불신하는 나라가 있는가? 반대로 우리나라만큼 뛰어난(성적이 좋은 학생들을 뛰어나다고 말해야 하는지는 논외로 하고) 학생들이 교직에 진출하는 나라가 얼마나 되는가? 그럼에도 가장 저평가되고, 가장 인정받지 못하고, 가장 무시당하고, 전문가라는 대접을 전혀 받지 못하는 존재가 교사 아니던가.

 

이 책에는 교사에 대한 신뢰를 많이 이야기한다. 혁신교육의 처음이자 끝은 바로 교사에 대한 신뢰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신뢰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는가? 이것은 교육당국이 교사를 교육의 동반자로 인정하고 함께 가려는 모습을 보일 때 만들어질 수 있다. 세상에 교육당국에 무시당하는 교사를 어떤 학부모가 인정을 하겠는가 말이다.

 

신자유주의를 넘어 미래를 여는

그런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북유럽의 사례들이 도움이 많이 된다. 그렇다고 북유럽에만 의존하면 안된다. 이미 이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듯이 우리의 전통교육에서도 이런 부분을 실현하고 있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즉 혁신교육은 생뚱맞은 외국의 교육이 아니라, 우리도 이미 오래 전부터 해오고 있었던 교육이라는 얘기다.

 

연암의 말인 '법고창신'을 떠올리지 않아도, '온고지신'이라고 옛것을 익혀서 새로운 것을 알아야 한다. 여기에 다양한 외국의 사례들, 그리고 미래의 필요들을 조합하면 혁신교육은 꿈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게 된다.

 

아니, 혁신교육은 현실이 되어야

한다. 이는 우리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을 더욱 굳히게 하는 이번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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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 생태시 교육
김성란 지음 / 제이앤씨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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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인정받는 사회. 신동엽의 '산문시1'에서처럼 대통령이 시인을 찾아가는 사회.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한 편의 시를 낭송할 수 있는 사회. 그러한 사회는 아마도 감수성이 풍부한 사회이리라. 단지 인간만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함께 아우르며 살아가는 그런 사회이리라.

 

그런데... 대부분 우리나라 학생들은 국어시간에 시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시는 답이 딱딱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시험공부하기 힘들다는 이유가 중심이 되는데.

 

시를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오로지 시험을 위해 머리로 암기하려고 하다보니,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석이 되는 시를 학생들이 어려워하고 싫어할 수밖에 없다.

 

시는 그러면 안되는데.. 그냥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 다음에 해석을 해도 늦지 않는데...

 

너무도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에서 시는 느리게 살아가는 대표적인 모습을 지닌 문학이리라. 시를 사랑하는 사람은 빠르기보다는 느리기를 선택할테고, 나만이 아니라 주변을 돌아보는 눈을 지닌 사람이고, 또 다른 존재들을 받아들이는 마음을 지닌 존재이리라.

 

그런 시를 사랑하는 사람을 만들어내는 교육, 그것이 시교육이어야 할텐데... 그 중에서도 생태시란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나(대부분의 시가 그렇지만 특히 더)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야 함을 강조한 시이기 때문에 요즘 같은 기술문명이 판치는 사회에서는 생태시 교육이 더욱 필요하다고 하겠다.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생태시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이렇게까지 반생태적인 사회의 모습을 지니지는 않게되리라는 생각이 든다.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온 시를 분석하여 그 중에서 생태시라 부를 수 있는 시를 골라내고, 이 중에서도 나희덕의 '배추의 마음'을 중심으로 하여 어떻게 생태시를 교육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사범대에서 국어교육을 배우는 학생이나 현직 국어교사들에게 유익하겠다는 생각이 들고, 시에 관심이 있고, 이를 남들과 공유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겠다.

 

단지 시를 감상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다른 시와의 비교, 또 다른 사람과의 토론, 그리고 비평문 쓰기까지 종합적인 교육이 가능하다고, 그렇게 해야 함을 보여주고 있어, 구체적인 생태시 수업의 모형으로 유익하겠단 생각이 든다.

 

교육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시를 읽고 사랑할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시가 우리 곁으로 가까이 다가와야 하겠지. 그것은 바로 시를 통해서 우리의 삶을 발견했을 때 더 효과가 있을테고, 이런 면에서 생태시는 우리에게 시와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생태적인 삶. 결코 어렵지 않은 삶이다. 시를 통해서도 충분히 익힐 수 있는 삶이다. 생태시를 읽어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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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에 가다. 예전에 하회마을, 병산서원, 도산서원을 갔었는데, 하도 오래되어 한 번 가보고 싶었고,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이 많이 망가졌으리라는 생각에, 설마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의 풍경이 망가지지는 않았겠지 하는 확인하는 마음도 있었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하회마을은 갔었지만, 하회마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부용대는 오르지 못했기에 이 참에 부용대도 들러보자고 마음 먹고 떠난 길.

 

토요일, 늘 여행객이 많은 때, 이 때 도로는 차들로 몸살을 앓는데... 이걸 고려해서 아침 일찍 떠나기로 하다. 덕분에 그다지 막히지 않아 쾌적한 여행이 되었다. 점심을 먹고 부용대에 오르려던 일정이 마땅한 음식점을 찾지 못한 관계로 그냥 부용대로 직행.

 

화천서원을 끼고 부용대로 오르는 길은 완만하고, 산책하기에 좋은 길이었다. 소나무들의 냄새도 좋고... 한 200미터 정도를 오르니 시야가 탁 트인다. 부용대다. 낙동강 건너 편으로 하회마을이 정말 물이 돌아가는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기와집과 초가집이 어울린 마을의 정경이 아름답다. 와 좋다. 이 여행의 처음을 이렇게 기분 좋게 시작하다니... 예감이 좋다.

하회마을 쪽으로 가기 전에 화천서원을 들르고, 옥연정사를 들르다. 좋은 곳에 위치한 건물들인데, 옥연정사는 특히 류성룡과 관련이 있다고 하니... 이 곳에서 조용히 집필을 할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징비록은 이렇게 해서 태어났으리라.

 

 

 

이제는 하회마을. 어라 이렇게 큰 주차장이 있었던가? 어, 음식점들이 이렇게 나와 있다니... 여기서 점심을 해결하고 표를 끊었는데... 차를 타고 가야 한단다. 셔틀 버스가 온다고. 예전엔 분명 그냥 걸어갔는데.. 바로 입구였는데...이게 무슨 일이지? 너무 많이 변했나?

 

셔틀을 타고 조금 가니 하회마을 입구가 나온다. 여기부턴 낯익다. 그래 이랬었어. 이게 하회마을이야. 정말 많이 변했네... 세계문화유산이 되어서 그런가.

 

하회마을의 건물들 하나하나 구경하고 나오는 길. 이제는 병산서원으로 간다. 다행히 하회마을은 4대강 사업의 여파를 받지 않았나 보다 안심하다.

 

병산서원... 처음 이곳에 들렀을 때 넋을 잃고 말았었다. 이렇게 좋은 곳에 이런 서원이 있다니... 기대없이, 울퉁불퉁한 길을 차로 갔을 때, 뭐 이런 곳에 볼만한 무엇이 있으려고 했다가 서원의 만대루에 올랐을 때 그 감격이란? 그 감동이란? 와 이곳이라면 정말 공부가 잘됐겠다 싶은 마음이 절로 들었으니...

 

이번에도 그 감동은 그대로 였는데, 아쉬운 점은 만대루에 오를 수 없었다는 것. 아마도 사람들의 발길이 너무 힘들었나 보다. 만대루 너머로 환하게 펼쳐진 낙동강의 백사장, 그리고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산들. 좋다. 여전히 좋구나. 게다가 들어가는 길이 아직도 비포장도로다. 이거 예전 정취를 불러일으켜 더 좋다.

 

정말 성공적인 여행이다. 이제는 안동시청을 가운데 두고 반대편이다. 도산서원 쪽으로 가자.

 

낮을 보내고 잠자리를 찾아가는 길이다. 도산서원이나 이육사 문학관이나 분명 관람시간이 지났을터. 먼저 잠자리를 잡고, 이곳들은 다음 날 들르기로 하다. 길을 가다 보니 안동군자마을이라고 나온다. 군자마을? 처음 듣는 곳인데, 하회마을에서 차를 마시며 주인장이 가르쳐준 곳이기도 하다. 좋다고 한다. 잠을 잘 수도 있고.

 

한옥들이 정말 멋지게 자리를 잡고 있다. 예전 세도가들의 집들은 이렇구나. 이들은 이렇게 멋지게도 살았구나. 하지만 우리가 자기에는 좀...하여 계속 방향을 틀어 청량산 입구에서 1박.

 

다음날 되짚어 나오면서 안동 관람을 하기로 하다. 먼저 들른 곳은 농암 고택. 농암 이현보.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어부사'를 쓴 사람으로 알려진 그. 햐, 이런 곳에, 이런 집에서 살았구나. 부럽기도 하다. 이렇게 멋있는 한옥들이 아직도 남아있다니.. 안동은 참 복받은 곳이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다음에는 이육사문학관을 향해 가는데, 여기 바로 전에 퇴계종택이 있다. 퇴계종택이라?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그다지 크지 않은 ㅁ자의 구조를 지닌 집. 좋다. 화려하지 않아서. 아직도 그 후손들이 살고 있어서 내당을 제외한 다른 곳을 볼 수밖에 없었지만, 퇴계의 향취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고...

 

이육사문학관은 현대식 건물인데... 그의 생가는 남아있지 않고, 생가터에 청포도 시비만이 있을 뿐이다. 그의 무덤까지는 가보지 못하고, 무언가 아쉬움을 가지고 떠났는데... 육사가 퇴계의 14대손이라고 하니, 이제 목적지는 도산서원이다.

 

퇴계의 학문을 전수받던 곳. 퇴계가 직접 학생들을 가르치던 곳. 그곳은 언제나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다시 한 번 퇴계의 고결함을 느끼면서 도산서원을 나왔는데... 문득 든 생각.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들은 이 서원 구경을 어떻게 하지? 계단도 높고 장애인이 다닐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장애인은 이 학문의 전당을 구경하기도 힘들단 말인가? 어떻게 방법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

 

사람은 자신이 경험한 것들을 가지고 주로 판단을 한다고 하더니, 내가 다리가 불편해지니까 이런 점들이 마음에 들어오기 시작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도산서원을 보고, 이천동석불을 보고, 이 석불은 산 중턱 쯤에 있을 줄 알고 각오를 단단히 하고 갔는데, 이런 길 가에서 그냥 보인다. 거대한 석불, 민중들의 소망을 들어주는 부처. 민중들의 소망이 담겨있으리라.

 

이 석불을 거쳐 봉정사에 도착. 의상과 관련이 있는 절. 우리나라 이름 있는 절들은 대부분 의상 아니면 원효와 관계가 되는데, 봉정사는 부석사와 연결이 되더군. 좋은 위치에 자리잡고 있어서 도를 닦는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목조건물이 있는 극락전을 보는 의미도 있고. 그런데 극락전을 색칠을 다시 해서인지 그리 오래되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오히려 대웅전이 세월 그대로의 모습을 지니고 있어 더욱 운치를 더해주고 있었다.

 

이 곳을 끝으로 곧장 올라오려고 했는데, 오는 길에 학봉종택에 들르게 되었으니, 이 여행에서는 정말 한옥을 많이도 보게 되었다고나 할까...

 

이렇듯 안동은 유교와 불교 문화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곳이었고, 또한 관람은 하지 못했지만 하회탈놀이라는 민속춤이 유명하기도 하다. 중간에 들렀던 하회탈박물관에는 우리나라 탈들뿐만이 아니라 세계 곳곳의 탈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기대보다도 더 좋았는데... 유교, 불교, 민속까지 함께 아우러진 곳, 꼬장꼬장한 양반가의 후손들이 살아서인지 전통 가옥이 많이 보존되어 있는 곳.

 

눈이 호강한 여행이었다.

 

서애와 육사와 퇴계라는 정치가, 시인, 학자들을 만날 수 있는 여행이기도 하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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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나는 학교 신나는 아이들 - 선구적 교육혁신 사례를 통해 살펴보는
밀턴 첸 / 타임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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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인 오바마가 한국 교육을 부러워한다고 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 때 이 사람, 정말 한국 교육에 대해서 알고 하는 말이야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리고 코웃음을 치고 말았는데...

 

이 책에도 가끔 한국 교육에 대해서 나온다. 교사의 질을 이야기할 때, 한국의 학생들은 상위 5%이내에 들어야 교육대에 진학한다는... 수치로 보면 너무도 자랑스러운, 그러나 내막을 알고나면 너무도 씁쓸한...

 

"교육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

 

이 당연한 말을 우리는 너무도 무시하고 있지는 않았던가 하는 생각을 한다. 외국에서 말하듯이 상위 5%안에 드는 뛰어난 학생들이 교사가 되기 위해 교육대나 사범대에 가는데, 그 중에서도 임용고사라는 시험을 통과한 학생들만이 교사로 임용이 되는데, 우리나라 교사들의 수준이 뛰어나다고 말하는 사람이 누가 있지 하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우리나라 교육은 학원에 넘기고 학교는 탁아소나 친구들 만나는 사교의 장소밖에 되지 않는다는 자조 섞인 소리가 나오고, 교사는 결국 아이들을 특정한 시간까지 맡아두었다가 별다른 사로 없이 무사히 집으로 돌려보내는 역할을 맡은 보모이지 않은가 하는 소리가 넘쳐나고 있는 이 나라 교육을 부러워하다니...

 

미국이나 우리나 교육개혁에 대한 목소리는 높은데, 실효성을 거둔 교육정책은 없나 보다. 이 책을 보니 미국도 벌써 20여년 전부터 교육개혁의 목소리가 높았고, 또 방법론도 많이 제기되었나본데, 현재 세계 최강대국이라는 미국을 이끌고 있는 대통령의 입에서 한국을 본받자는 말이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반대로 우리나라는 그 많은 미국 유학파들에 의해 미국교육을 따라가야 한다고, 배우자고 하는 소리가 드높은데 말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북유럽이나 또는 일본의 배움의 공동체에 관심이 많다면 교육정책입안자들은 미국식 자유경쟁교육에 더 관심을 많이 두고 있는 형편 아니던가?

 

그래서 오로지 눈에 보이는 성과를 추구하고, 그것으로 평가를 하고, 교사나 학교를 순서지우고 차등 지원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는가? 전국의 학교들을 줄세우기 위해 일제고사를 보고 말이다. 또 이 결과를 가지고 학교 평가를 하고 있으니... 세상이 참...

 

이런 미국에서 오래 전부터 교육개혁에 대해 나온 주장을 알기 쉽게 정리해서 낸 책이다. 단지 미국만이 아니라 전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통할 수 있는개혁에 대한 방향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어찌보면 상당히 어려운 일이고, 어찌보면 쉬운 일인데... 사실 진리는 단순함 가운데 있지 않은가.

 

6가지 처방을 내리고 있다. 처방이라기보다는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얘기고, 그렇게 한 결과들이 성공적이었음을 사례를 제시하며 보여주고 있다.

 

처방은 별 게 아니다. 사실 교육문제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해봤을 그러한 처방들이다. 다만 이를 얼마나 뚝심있게 밀고나가느냐다.

 

. 학습에 대해 좀더 현명하게 생각하라.

. 진정한 학습과 참 평가를 실시하라.

. 최신 도구를 학생에게 주어라.

. 언제, 어디서나 배울 수 있게 하라.

. 교사, 전문가, 학부모는 서로 협력하라.

. 디지털 학습자들을 생각하라.

 

다 옳은 말이다. 옳은 말이기에 실천해야 하는데... 왜 아직도 미국에서도 이 일이 실천되지 않았을까 의문을 던져 본다. 무언가 걸림돌이 있다는 얘긴데... 그 걸림돌이 무엇일까?

 

교사일까? 아니다. 이 책에서도 아니라고 한다. 이 책은 이러한 처방에 앞서 무엇보다도 교사들의 자존감을 높이고, 교사들을 인정해줘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아무리 최첨단 기술을 이용해 교육을 하더라도 교사의 존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다. 관계를 맺어줄, 사람으로서 격려를 해줄 온기를 지닌 교사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안되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우선 교육 주변의 환경이 뒷받침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최첨단 기술의 시대에, 교육은 시대를 뒤따라가지 말고 시대를 앞질러가야 한다고 하는데, 학교 현장에 들어온 기술기기들은 이미 한물 간 것들이 많다. 그것도 달랑 교실에 한 대씩.

 

이 책에서는 학생 한 명당 컴퓨터 한 대씩은 주어야 한다고 하는데... 예산 타령을 하는 사람들에게 그것은 투자라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약간의 투자라고 하는데... 그래서 미국에서는 이것을 실현한 주도 있다고 하는데.. 우리에게는 너무도 멀게 느껴지는 얘기다.

 

예산과 교육에 대한 고정관념, 관료들의 행정편의주의 등등 여러가지가 아직도 교육개혁을 부르짖게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늘 남탓만 할 수는 없는 일. 이 책에 나온 말대로 좋은 것들은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번져 나간다고 한다.

 

교육개혁은 결국 교사들로부터 시작하여 학생들로, 그리고 학부모들로 번져가는 아래로부터의 개혁을 택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현장에서 묵묵히 실천하고 있는 교사들을 격려해야 한다. 그들로부터 교육개혁은 번져나갈테니 말이다.

 

이런 과정을 조급해 하지 말고 길게 여유를 가지고, 또 믿음을 가지고 지켜보는 자세를 우리들이 지닌다면... 교육개혁은 지금은 눈에 보이지 않을지라도 언젠가는 우리 눈 앞에 확 나타나게 될 것이란 생각을 한다.

 

그러면 이책의 제목처럼 "살아나는 학교, 신나는 아이들"이 될테고, 우리나라는 행복이 넘치는 나라가 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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