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훈의 자기 반영적 글쓰기 이화연구총서 17
연남경 지음 / 혜안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광장"이란 소설 하나로 이미 최인훈의 우리나라 최고의 작가 반열에 올라섰다. 그의 광장은 시대를 넘어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꼭 읽어야 할 책으로 남아 있는데... 단지 "광장"만이 아니라, 그의 단편들, 그리고 다른 장편들도 하나같이 문제작들이다.

 

어떨 때는 사실주의 소설 같기도 하고, 어떨 때는 환상적인 소설 같기도 하고, 어떨 때는 이게 소설이야, 수필이야 할 때도 있고...

 

참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소설을 써 왔는데, 소설에서 희곡으로 나아가기도 했으니, 그의 문학세계를 한 마디로 정리하기란 불가능하다고 하겠다.

 

이 책은 이러한 최인훈의 문학세계를 자기반영이라는 측면에서 살폈다. 문학이란 개인과 사회의 모습이 반영되어 있는 존재라고 한다면, 문학을 통해서 사회를 알 수 있고, 또한 작가 자신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이런 작업을 저자는 "화두"를 통해서 시작한다. 그리고 그의 소설 "화두"를 통해서 자신의 주장을 하나하나 검증해 나가고 있다.

 

결국 "화두"는 최인훈 소설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으며, 최인훈 연구의 최종판이라고 할 수 있다는 얘긴데, 그 이유는 "화두"에 자신이 이미 출간했던 소설들이나 또한 자신에게 영향을 준 작가들, 그리고 작품들이 날것 그대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최인훈의 지금을 이루게 된 작품들, 사건들, 그리고 다른 작가들을 이 작품을 통해서 알 수 있게 되고, 이 작품을 통해서 우리는 급변하는 시대를 산 한 지식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박사논문을 조금 다듬어서 책으로 내었기 때문에 전문적인 책이라고 생각하고 멀리 하기 쉽지만, 최인훈의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그의 소설세계를 정리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책을 읽는 것도 좋겠지만 그의 작품을 하나하나 읽어가는 일이 더 좋을 것이다. 가장 널리 알려진 "광장"을 읽고, "회색인", "서유기", "태풍" 등을 읽고 단편집인 "우상의 눈물"에 실린 단편들을 읽으면 좋다.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작품들, 그리고 어느 하나도 쉽게 자신을 보여주지 않는 작품들...

 

마지막에 읽어야 할 작품이 바로 "화두"다. 시기적으로 늦게 발표했다는 점도 있지만, 이 소설들을 전부 아우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 이 책을 읽으면 이 소설들을 한 축으로 꿸 수 있는 방법론을 마련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신화
서정오 지음 / 현암사 / 200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호민의 "신과 함께"란 만화를 웹툰으로 다 봤다. 운이 좋았지. 단행본으로 나오기 전에 다 보았으니 말이다. 지금은 유료로 돈을 내야 하는데...

 

그런데 그 만화 보면서 작가가 공부 많이 했구나 했는데, 우리나라 신화에 이런 내용들을 어디서 찾았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신화라고 하면 단군신화, 고주몽 신화, 박혁거세 신화 등 문자로 기록된 것들만 알고 있는, 어쩌면 외국의 신화는 많이 알면서도 우리 신화에는 까막눈인 상태였는데...

 

서점에서 서가의 이곳저곳을 기웃기웃거리다가 신화를 모아놓은 서가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살까, 말까, 망설이게 되는데.. 이미 "신과 함께"에서 나온 내용과 많이 겹치는데 굳이 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과 아냐, 그래도 분명 많은 부분에서는 다를 거야, 또 안 나오는 부분도 많고, 만화라는 갈래와 글로 수록된 갈래는 좀 다르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팽팽히 맞섰다.

 

책을 뺐다 넣었다 반복하다가 에라, 조금 비싸지만, 우리나라 신화 모음집이 이 정도도 안되면 어떡하냐 하는 마음으로 계산을 해버렸는데...

 

첫부분 대별왕소별왕 부분부터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이렇게 재미있어? 어, 이런 내용도 있어. 이걸 왜 모르고 있었지. 아 "신과 함께"에서는 이 부분이 이렇게 표현되었는데, 여기서는 이렇네, 조금 다르구나...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며 지내는 온갖 신들의 이야기를 모아놓은 책이다. 이런 신화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데, 그것을 많은 학자들이 노력하여 채록해 놓은 책들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구술된 상태를 그대로 기록했기에 읽기에 상당히 부담스러운 경우가 있었다.

 

또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신화는 대부분이 무당이 굿을 할 때 쓰기 때문에 가락이 있으며, 또 내용과는 불필요한 굿에 필요한 부분이 들어가 있기도 하다. 이런 부분들이 읽기를 방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그런 부분을 과감하게 삭제했다고 한다. 우선 읽기 편하게, 내용이 한 눈에 들어올 수 있게 정리를 했다. 또 내용이 조금씩 다른 신화들은 이 글을 쓴 지은이가 전체적인 내용이 더 잘 이해될 수 있게 뺄 것은 빼고, 넣을 것은 넣어 새롭게 정리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 신화를 자기 멋대로 바꾼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고 하면서, 그럼에도 신화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때와 장소에 맞게 변용이 되어 온 것이 신화의 역사이고, 신화의 장점이기에 자신이 수정한 것도 신화의 특성에 맞는 일이겠지 한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지은이의 변용을 거쳐서 이 신화들은 더욱 생명력을 얻었다고 할 수 있다. 읽기에도 상당히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화에서 항상 느낄 수 있는 것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민족성, 우리는 같은 기억을 갖고 있을 거라는 동질성 등을 느낄 수도 있고.

 

그리스-로마 신화만 재미있는 건 아니다. 우리나라 신화도 재미있다. 아주. 그걸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

 

대별왕 소별왕, 처승차사 강림, 바리데기, 손님네, 칠성신, 저승 고지기 우마장자, 성주신과 지신, 조왕신과 문왕신과 측신 등등...

 

하나하나 읽어가면 우리나라 신화의 다양성을 맛볼 수 있다. 신화라고 하면 그리스-로마 신화만 생각하기도 하는데, 아니다. 우리에게도 이렇게 다양한, 이렇게 역동적인 신화가 있다는 걸 이 책이 보여주고 있다.

 

좋다. 더 많은 신화들이 정리되었으면 좋겠다. 참고로 이 책은 끝까지 읽으면 많은 부분이 서로 연결이 됨을 알 수 있다. 이 또한 이 책의 장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개성의 힘 - 불확실한 미래의 결정인자
마르쿠스 헹스트슐레거 지음, 권세훈 옮김 / 열린책들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미래의 성공을 결정하는 요인은 '개성'이다. 이런 주장이다. 개성은 독특함이라고 할 수도 있고, 다름이라고 할 수도 있다. 자신만이 지니고 있는 다른 존재와 구별되는 그 무엇, 이것을 우리는 개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개성은 좋은 의미로 사용이 되지만, 독특함과 다름은 부정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언어가 어떻게 사용되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것인데, 이 독특함이나 다름이 부족함으로 사용되면, 개성은 존중받아야 할 무엇이 아니라 교정되어야 할 무엇으로 전락하고 만다.

 

지금 우리 사회가 그렇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개성과 반대되는 의미로 이 책에서는 '평균'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평균은 튀지 않음, 남과 함께 함 정도의 뜻으로 쓰인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다른 사람과 비슷해지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아마도 우리나라 속담에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무언가 다르다는 것은 현재에 잘 적응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니, 결국 시련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된다. 즉, 평균을 추구한다는 것은 현재에 적응하기 위한 몸부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자. 우리가 영원히 현재를 살 것도 아니고, 미래는 예측가능하지 않고,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모른다. 그런데도 평균을 추구한다면 이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미래가 다가온다면 모두가 살아남지 못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얘기다.

 

단일성은 그만큼 현재에는 완벽한 적응이지만, 미래에는 부적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 다른 존재, 개성을 지닌 존재가 있다면 그 존재는 우연인지 필연인지 적응할 수 있을 수도 있다. 그런 미래를, 가능성을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깎고, 갈아서 평균으로 만들어야 하겠는가. 이 책은 이런 질문을 던진다.

 

마찬가지로 우리 인간은 다 다르다. 같을 수가 없다. 하다못해 일란성 쌍동이조차도 다르다. 그들이 한 부모 밑에서 같은 음식을 먹으며, 같은 교육을 받으며, 또 함께 자라서 외양으로는 거의 구분이 되지 않아도 그들은 다 다르다. 달라야 한다. 그래야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행복하게 산다. 만약 그들이 똑같다면 그들은 행복할까? 아니다.

 

하물며 일란성 쌍동이조차도 그런데, 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똑같이 만들려고 하는가? 그것도 교육을 통해서... 그건 아니다. 아니라고 한다.

 

하여 한 존재가 지닌 개성을 어떻게 하면 발현하게 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 고민을 하고 환경을 조성해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바로 교육자이어야 하고, 그러므로 교육자들은 다름에 대한 바른 인식, 즉 개성이 미래를 살리는 것이라는 인식을 해야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평균을 지향하는 교육은 지양되어야 한다. 잘하는 과목을 더 잘하게 해야 하는데, 우리는 못하는 과목에 치중하게 함으로써 결국 모든 과목이 평균에 불과하게 만드는 잘못을 범하고 있지는 않은가 반성해야 한다.

 

지금의 초,중,고,대학교의 교육을 돌아봐야 한다. 과연 우리는 아이들이 실패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고 있는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연 자신의 재능이 무엇인지, 자신은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는지 충분히 실험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제공하고 있는가? 그렇게 하도록 격려하고 있는가?

 

그래야 한다. 이렇게 해야만 다 다른 사람들인 우리들은 다 다른 재능을 펼칠 수 있고, 이것이 사회를 더욱 윤택하게 만들고, 또한 미래가 어떻게 다가올지라도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게 한다.

 

한 사람을 결정하는 것은 이 책에서는 세 가지로 보고 있다. 하나는 유전자, 그 다음은 밈(이를 우리는 환경이라고 하자), 다른 하나는 후성유전인자다.

 

게놈프로젝트를 통해 유전자의 비밀이 밝혀지면 인간 존재의 본질이 밝혀질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저자는 아니라고 한다. 유전자도 우리에게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질병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다 질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어떤 특정한 환경이 거기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여기에 후천적으로 만들어지는 유전인자까지.

 

그러므로 우리는 유전자 맹신주의에 빠질 필요는 없다. 또한 환경 절대주의에도 빠져서는 안된다. 이 모든 것들이 한 사람에게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런 복합적인 작용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게 내적, 외적 동기를 제공해주고, 또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그러면 평균은 사라지고 개성이 발현될 것이다. 예전에 윤구병 선생이 썼던 책 제목처럼, 우리는 이런 말을 해야 한다.

 

"꼭같은 것보다 다 다른 것이 더 좋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로운 100년 - 오연호가 묻고 법륜 스님이 답하다
법륜.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라는 속담이 있다. 아무런 쓸모가 없는 일을 할 때 쓰는 말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혹시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했다. 그것이 기우였음은 책을 펼치고 얼마 안돼 깨달았지만.

 

이유인즉슨, 오연호가 대담한 책이 두 권인데, 지금까지 내가 읽은 것은, 그것들은 다 2012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조국과 대담한 책 "진보집권플랜"은 2012년 선거에서 진보가 어떻게 하면 집권할 수 있는가를 이야기하고 있었고, 이번 법륜 스님과 대담한 책도 2012년 선거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국회의원과 대통령 두 선거 모두 진보(?) 쪽의 패배로 귀결되고 말았으니, 이런 책을 지금에서 읽는다는 것 자체가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두 책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과연 이 두 책이 몇 번의 선거를 목표로 쓰여졌을까 하는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다. 단지 바로 앞에 닥친 선거에서 어떻게 해야 한다는 목적을 지니고 쓴 책들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좀더 장기적으로 사회의 발전을 이끌고자 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을까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진보집권플랜"도 선거가 끝났으니 용도폐기해야 한다가 아니라, 선거가 패배로 끝났으니 더 이 책을 꼼꼼하게 읽고 무엇인 문제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고, 법륜 스님과의 이 책도,2012년 선거결과가 스님이 원하는 방향과는 맞지 않는 쪽으로 나왔지만, 그렇기에 더 길게 보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잡는 참고자료로 삼아야 한다.

 

사람의 일생을 길게 보면 100년인데, 그래서 사람들이 앞을 내다보는데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하지만, 적어도 이성적인 동물인 사람은 최소한 자신의 당대뿐만이 아니라, 후손들이 살아갈 세상을 바라보면서 일을 해야 한다고 하면 최소한 100년 앞은 내다보는 정치를 하겠다는 정치가를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런 정치가를 선택할 수 있는 판단력을 키우는 일, 그것이 시급한데, 그러기에 스님은 바쁘게도 강연이다 뭐다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100년 앞을 내다보고 정치를 한다면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통일"이라고 한다. 남과 북으로 갈려서 얼마나 많은 손해를 입고 있는가? 하여 스님은 통일은 자식을 키우는 일이라고 한다. 우리가 부모를 봉야한다는 고민으로 통일비용, 또는 통일 노력에 비유하지 말고, 새로운 자식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를 고민하는 일, 그것이 바로 통일에 대한 고민이라고 한다.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 갖춰야 할 조건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우선 역사의식. 역사의식이 없고서는 통일을 이룰 수 없다고. 단지 통일만이 아니라 역사의식이 없다면 정치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지금 정치인들의 역사의식의 빈곤을 꼬집고 있다.

 

그렇다 현재는 과거로부터 진행되어 왔고, 이 현재에는 과거와 미래가 함께 공존하고 있다. 역사는 단지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가 아니라 왜 자식이 죽게 되었는지, 자식을 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지침서다.

 

그래서 스님은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고, 역사기행을 해야 한다고 한다. 특히 만주지역으로... 그리고 우리나라 고대사와 근현대사에 대해서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주고 있다. 많은 도움이 된다.

 

두번째는 시대를 읽는 힘, 즉 국제정세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다. 각 시대에는 국제정세를 제대로 파악하느냐 파악 못하느냐에 따라 일의 성패가 좌우되곤 했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 우리가 처한 국제정세를 정확히 판단하고 행동을 해야 우리나라가 성공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상태 속에서 다름을 인정하는, 우선 상대를 인정해주고, 그 다음 서로 평화적으로 합의를 하면서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을 한다면 통일은 먼 이야기가 아니라고 한다. 바로 우리가 이룰 수 있는 일이라고 하고, 우리가 통일을 이룬다면 그 자신감으로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고 동북아 공동체의 주역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한다.

 

이런 논의를 따라가면 향후 100년 우리나라의 살 길은 통일에 있음을 알 수 있다. 통일은 할 수 있는 가능태이자 우리가 해야만 하는 당위이기도 하다.

 

통일에 대한 인식, 그리고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정치가. 하지만 정치가는 우리가 마냥 기다리기만 해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들이 통일의병이 되어서 활동할 때 우리와 함께 할 정치가도 나올 수 있다고 한다.

 

우리 모두 통일의병이 되자고 하는 법륜 스님. 그렇다고 해서 무슨 열사와 같은 죽을 각오로 통일의병이 되라고는 하지 않는다. 개인의 행복과 사회의 행복이 일치될 수 있게 자신의 마음도 다스리면서 자신의 행복도 추구하면서, 아니 자신의 행복추구가 결국 사회의 행복추구가 되고, 사회의 행복 추구가 개인의 행복추구가 될 수 있도록 하라는 말이다. 누구의 희생을 요구하는 운동이 아니라다.

 

그렇기에 강행군을 하면서도 스님의 표정이 밝은 것이리라. 마지못해 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꼭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하기 때문에... 내 일이 내 행복만이 아니라 사회의 행복도 추구한다고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이미 지난 일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100년, 아니, 스님의 스승께선 1000년 앞을 바라보라고 하셨다고 한다. 그런 시간에 비하면 5년은 아무 것도 아니다. 이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간일 뿐이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시작해야 한다.

 

과거를 묻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 일, 그것이 이 책에 담겨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화를 영화관 가서 보는 일이 줄어들었다. 이제는 영화 관람비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가끔 시간이 지난 다음에 비디오 대여점에서 빌려서 본다. 하여 시일을 놓친 영화들도 많지만, 영화를 꼭 봐야할 시일이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니...

 

어제 빌려다 본 영화는 "댄싱퀸"

 

그냥 재미있는 영화를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주인이 이 영화를 골라준다. 얘기는 들었고, 본래 춤을 싫어하는 내겐 별로 내키지 않았으나 내가 선택한 영화보다는 훨씬 나을 거라는 주인의 얘기를 듣고 보기로 결정.

 

결과는 대만족. 2012년 초에 나온 영화인데...의외로 생각할거리가 많다. 그냥 웃고 넘길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 400만이 넘게 봤다는데, 왜 우리나라 정치판도가 바뀌지 않았지? 영화의 정치적 영향력이 없는 건가, 아니면 이 영화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찾을 수 없는 건가?

 

여성이 자아실현과 그를 두둔하는 남편으로 볼 것인지, 기존 사회의 통렬한 비판으로 볼 것인지. 아니, 이렇게 무 자르듯이 둘로 나눌 필요가 없지. 이것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나타나는 영화인데...

 

나는 정치에 중심을 두고 감상을 했다. 우연히 정치에 입문하게 된 사람. 그는 모든 면에서 어설프다. 그런데 그 어설픔이 시민들에게 다가간다. 결과는 나오지 않지만... 그는 자신의 일을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간다. 아내가 끝까지 가듯이.

 

그런데, 왜 나는 이 영화에서 정치를 보았을까? 경선에 임하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이 우리나라 정치인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개그맨이 국회의원을 풍자하는 개그를 방송에서 했다가 고소를 당하는 나라에서, 영화에서 이렇게 국회의원들을 비꼬고 있는데 이 영화 감독 고소당했다는 얘기를 못 들었으니, 텔레비전보다 영향력이 약하다고 생각해서인가? 원.

 

노자의 "도덕경"이 생각났다. 책을 찾아보니 바로 17장. 게다가 뉴스에서는 '경교장'을 복원했다고 방송을 한다. 김구가 암살당할 때까지 임시정부 청사로 썼던 곳. 우리나라에서 존경받는 정치인의 한 명인 백범 김구. 그가 백범일지에서 했다는 말까지 더불어서 떠오른 영화.

 

그러면서 지금 정치인들,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잠시 보았는데, 헛웃음만 나왔다. 이 영화에서 꼬집는 대목, 위장전입 안 한 사람 손들어, 세금에 자신 있는 사람? 군대 갔다온 사람?

 

허, 청문회에서 늘 나오는 말, 그리고 이렇게 넓은 그물에도 다 걸리는 그런 정치인들. 다들 걸리면서 업무능력 운운하면서 넘어가려고 하는 동업자의식.

 

이들에게 노자와 백범의 말을 들려주고 싶다.

 

가장 훌륭한 지도자는 / 사람들에게 그 존재 정도만 알려진 지도자,

그 다음은 사람들이 가까이하고 칭찬하는 지도자,

그 다음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자,

가장 좋지 못한 것은 사람들의 업신여김을 받는 지도자.

 

(지도자에게) 신의가 모자라면 / (사람들의) 불신이 따르게 마련,

 

(훌륭한 지도자는) 말을 삼가고 아낍니다.

(지도자가) 할 일을 다하여 모든 일 잘 이루어지면

사람들은 말할 것입니다.

"이 모두가 우리에게 저절로 된 것이라"고.

(오강남 풀이, 도덕경, 현암사, 1997 6쇄.  83쪽)

 

  이렇게 완전 자주 독립의 나라를 세운 뒤에는 둘째로 이 지구상의 인류가 진정한 평화와 복락을 누릴 수 있는 사상을 낳아 그것을 먼저 우리나라에 실현하는 것이다.

 

                                                         (중략)

   내가 원하는 우리 민족의 사업은 결코 세계를 무력으로 정복하거나 경제력으로 지배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직 사랑의 문화, 평화의 문화로 우리 스스로 잘 살고 인류 전체가 의좋게 즐겁게 살도록 하는 일을 하자는 것이다.

 

김구, 백범일지, 일신서적공사, 1986 초판. 254쪽에서 

 

왜 영화에서 한 당의 경선에서 주인공이 승리했는지, 정치인들은 그 영화를 봤다면 생각해 봤을까? 그리고 노자의 말에서 자신은 어디에 해당하는지(영화의 주인공은 두 번째에 해당되리라), 또 백범이 원한 그런 사상을 지니고 있는지.

 

지금 정치인들은 그걸 생각해보고 있을까?

 

그냥 영화를 보며 난 아니야 하면서 웃고 말았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