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카 짱 - 모리타 선생님과 2주간 특별수업
니시카와 츠카사 지음, 양윤옥 옮김 / 뜨인돌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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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스승을 찾아서 헤매는 사람들이 지금도 있을까 싶은데, 우연히 자신에게 다가온 스승을 알아보고 함께 한다면 그 사람은 인생에서 가장 좋은 기회를 맞이한 셈일 것이다.

 

성장소설이라고 해야 하나, 어린 시절 경험담 소설이라고 해야 하나 거의 자폐 수준의 아이가 지적 성장을 이루는 과정을 다룬 소설이다.

 

작가의 자전적 경험이 담긴 작품이라고 하는데... 아마도 작가의 경험을 사실 그대로 쓴 수필이라고 하기보다는 작가의 경험에 자신의 창조력이 더 가미된 소설이라고 하는 편이 좋겠다.

 

지적 수준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은 츠카사, 일명 카 짱은 자신이 궁금한 사항이 일반 사람들이 의문을 가지지 않는 것이어서 우리나라에서는 특수반 또는 개별반이라고 하는 해바라기반에 들어가야 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그만큼 그는 모자라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는 그가 한 번도 자기의 궁금증에 대한 답을 들은 적이 없다는 데서 기인한다. 답을 듣기는커녕 오히려 이상한 아이 취급만 당하니 이런 부정적인 인식이 자신을 비하하는데까지 나아가게 된다.

 

자신을 자신이 규정하게 되는 것, 자신이 지닌 잠재능력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을 할 수 없는 처지에 속하게 되고, 주변 사람들 역시 잠재능력을 살피지 않고 겉모습만으로 많이 부족한 아이라고 치부하고 만다.

 

그가 전학을 가서 만나게 되는 선생님. 모리타 선생님. 그는 카 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가 지니고 있는 잠재력을 알아보고 그것을 자극한다.

 

잠재력을 자극받은 카 짱은 자신의 능력을 서서히 발휘하게 되고, 2년이 지나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에는 그 학교에서 최우수의 성적으로 졸업하게 된다.

 

졸업생 대표로 답사를 하게 될 때 형식적인 답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답사를 하면서 모리타 선생님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는 카 짱. 졸업장에서 눈물을 흘리지만 이 눈물은 이제 어린 시절의 카 짱을 결별하고 새로운 카 짱으로 성장했음을 알리는 기쁨의 눈물이다.

 

이런 내용... 처음 부분을 읽을 때는 조금 지루하다는 느낌을 지녔는데... 중반을 넘서서면서, 특히 모리타 선생님을 만나는 장면부터는 속도가 붙기 시작한다. 그리고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가끔은 이제 무딜대로 무디어진 내 감성을 자극해 눈물샘에서 눈물이 나오기도 한다.

 

이런 훈훈한 선생과 제자간의 관계라니... 얼마만인가? 이렇게 따스한 사제관계를 그린 소설을 읽은 것이. 소설이 아니라 실화라고 하는 편이 좋겠지만, 소설이든 실화든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무엇보다도 이 소설은 읽으면서 "창가의 토토"를 떠올리게 했으며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라는 소설도 떠올리게 했다. 조금 나이가 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면 "죽은 시인의 사회"가 연상되기도 한 소설이었는데...

 

무엇이 교사를 스승으로 만드는가? 또는 무엇이 학생을 제자로 만드는가 하는데 답을 찾을 수 있게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스승은 제자의 숨어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이다. 제자의 겉모습이 아니라 그가 품고 있는 가능성을 알아채고, 그 가능성에 어떤 자극을 줄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스승이 된다.

 

그런 스승을 만났을 때, 그렇게 스승에게 자신을 맡길 수 있을 때 학생은 비로소 제자가 된다. 스승과 제자. 이렇게 만나는 관계에서는 불꽃이 인다. 이 불꽃... 인생 전반을 통하여 내내 유지된다. 삶의 불꽃이 되고, 삶의 방향을 알려주는 빛이 되고,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따뜻하게 하는 불이 된다.

 

기다려줄 줄 아는 교사. 잘하는 아이가 앞서가게 하는 것보다 뒤처지는 아이들이 따라올 수 있게 하는 교사, 그런 교사가 이 소설에 나오는 모리타 선생님이다. 그리고 이런 선생님에게 배운 아이들은 남을 누르기보다는 남과 함께 하는 자세를 지니게 된다.

 

카 짱은 늦되었지만 모리타 선생님을 만나 자신을 바로 보게 된다. 한 번도 자신을 바로 보는 법을 배우지 못했던 카 짱이 모리타 선생님을 통해 자신을 바로 보게 되면서, 그는 자신의 삶을 일으키는 불꽃을 간직하게 된다. 그 불꽃... 해바라기다. 특수반의 해바라기가 아니라 태양을 따라 함께 움직이는 지상의 태양, 해바라기가 된다.

 

이것이 바로 '해바라기 카 짱'이 의미하는 바가 된다. 

 

성장소설. 아이들이 읽으면 좋겠지만...어른들이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소설이다. 어른들은 이런 어린시절을, 호기심에 가득 차 있던 자신들의 어린시절을, 그 엉뚱하다는 소리를 들었던 어린시절을 잊고 있기 때문에... 이 작품을 통해서 자신의 어린시절을 생각해 낼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아이들이 남다른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 어른도 모두 모리타 선생님을 만나기 전의 카 짱과 같았을테니 말이다. 그런 카 짱이 어떻게 변모되었는지를 안다면 우리 서두를 필요가 없다. 그리고 아이들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해서도 안된다. 이런 생각을 하게 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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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없는 마을 - 외국인 노동자, 코시안, 원곡동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국경 없는' 이야기
박채란 글 사진, 한성원 그림 / 서해문집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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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없는 마을" 이름이 좋다. 국경이라는 금이 없는 마을이라니. 국경은 눈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국경은 참 많은 제약을 가한다. 사람들에게 너니 나니 하는 구별을 하게 하고, 내국인이니 외국인이니 하는 구별을 하게 한다.

 

지구촌 시대니 세계화 시대니 하는 말들을 하면서도 자기네의 국경은 굳건히 지키려고 한다. 따라서 눈에 보이지도 않는 이 국경이 사람들을 차별하는 대상으로 군림하기도 한다.

 

넌 외국인이야. 우리랑 달라. 너네 나라로 돌아가. 왜 우리나라에 와서 우리를 힘들게 해. 

 

이런 말들을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국경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모두 성과 인종, 나라에 따라서 차별을 받아서는 안된다. 이는 국경으로 인해 차별을 받아서도 안된다는 말이 된다.

 

사람은 그냥 사람일 뿐이고, 노동자는 그냥 노동자일 뿐이다. 마치 자본이 국경을 가리지 않고 흘러다니고 어느 나라에서나 쓰이고 있듯이.

 

그런데 말로는 사람을 차별하면 안된다, 외국인 노동자도 우리와 똑같은 노동자다라고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은 불안에 떨면서 노동을 한다. 또한 외국인 노동자, 특히 우리나라보다도 더 못사는 나라라고 생각되는 동남아시아에서 온 노동자들은 저임금에, 열악한 노동환경에,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지내고 있기도 하다.

 

이들은 우리가 하기 힘든 일을 해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차별대우에 관한 책이 예전에 나온 "말해요 찬드라"와 "아빠, 제발 잡히지마"이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얼마나 힘들게 우리나라에서 지내고 있는지 이 책들은 잘 보여주고 있다.

 

이와 비슷하게 이 책 "국경 없는 마을"도 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책이다. 한 가지 관점이 아니라 때로는 일기로, 때로는 편지로, 때로는 이주노동자의 관점으로, 때로는 그곳 이주노동자 쉼터에서 일하는 우리나라 사람의 입장에서 글을 이끌어가고 있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외국인노동자가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곳이 안산의 원곡동이리라. 그리고 이 원곡동을 '국경 없는 마을'이라고 부르고 있다. 다양한 나라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는 곳이기에 그러하리라.

 

이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해서 글을 쓴 책인데... 이주노동자들의 생활이, 마음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그들이 외계에서 온 생명들이 아닌, 바로 우리와 똑같은 인간임을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 그들 역시 피와 살이 있는 우리들이고, 그들 역시 우리와 똑같이 사랑하고 슬퍼하고 즐거워하는 사람임을 이 책이 잘 보여주고 있다.

 

자본에는 국경이 없다. 마찬가지로 사람들에게도 국경이 없어야 한다. 자기가 살고 싶은 곳에서 사람답게 살 수 있게 해야 한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국경으로 사람들을 분리하는 일은 멈춰야 한다. 

 

그냥 다 같은 사람으로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만나야 한다. 그래서 '국경 없는 마을'은 안산의 원곡동뿐만이 아니라 우리네 삶터 모든 곳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 점을 이 책이 잘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사람들, 나와 다르지 않은 사람들임을 다시금 느끼며 읽게 되었다. 예전에 읽었던 "말해요 찬드라"와 "아빠, 제발 잡히지마"를 떠올리며 부끄러워지기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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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일깨우는 옛이야기의 힘
신동흔 지음 / 우리교육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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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역사를 보면 책을 읽는 방식이 세월의 흐름에 따라 달라져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예전에는 혼자 속으로 읽는 방식이 없었고 책은 무조건 소리를 내어 읽어야 했다고 한다. 그 소리 내어 읽는 책은 주변에 있던 사람들에게도 다가갔으리라.

 

그러다가 어느 순간 속으로 읽는 책읽기 방식이 채택되었고, 지금은 소리내어 책을 읽는 경우는 학교에서 읽는 순간을 제외하고는 없다고 봐도 된다.

 

이런 책읽기, 소리내어 책읽기, 그것은 다른 말로 하면 이야기하기라고도 할 수 있다. 꼭 문자로 되어 있는 책을 읽어야만 책읽기가 아니다. 자신의 마음 속에 들어있던 이야기를 끄집어내어 남에게 말해주는 일, 그것 역시 일종의 책읽기다.

 

굳이 책읽기라고 하지 않아도 좋다. 그냥 이야기하기라고 하자. 우리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오죽하면 요즘은 스토리텔링이 대세라고 하겠는가. 우리 말로 이야기라는 좋은 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말을 들여와 '스토리텔링'이라고 하고, 그것이 마치 대단한 것인양 호들갑을 떨고 있기도 하다.

 

이야기하기 하면 뭔가 촌스러운 느낌이 나고 스토리텔링 하면 세련된 느낌을 주나? 하여간 이야기하기든 스토리텔링이든 이야기가 우리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은 틀림이 없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이 아기'로 나오는, 예전에는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이 아기'가 지금은 특정인의 소유가 되어 '돈'을 주는 사람에게만 보여지고 있다는 식으로 나오는데, '이 아기'는 이야기이고, 특정인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면...

 

지은이는 '이 아기'의 이야기는 진행중이라고 했다. 어떻게 결말이 날지 그것은 우리들이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의 삶과 늘 함께 해왔던 이야기가 특정인의 소유가 될 수는 없다. 누구나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또 해야만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아기'는 지금도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의식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 그렇지.

 

이 책의 지은이는 아기장수 이야기를 '태백산맥'과도 바꾸지 않겠다고 한다. 그만큼 이야기는 가치가 있다는 얘기다. 왜 이야기가 가치 있는지, 왜 '태백산맥'이라는 대작과도 바꾸지 않겠다고 했는지 그 이야기를 펼쳐가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이 수록되어 있고, 그 이야기를 어떻게 바라볼 수 있는지를 자신의 관점에서 이야기해주고 있다.

 

이야기 위에 또 이야기가 겹친 셈이다. 그래서 이야기를 읽는 재미와 그 이야기를 다시 이야기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더불어 읽어가다보면 자연스레 이야기 속에서 자신을 발견할 수 있고, 자신을 바라볼 수 있어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생각하게 하고 있기도 하다.

 

예전에는 도처에 이야기가 있었다. 특히 이야기는 책에 갇혀 있지 않았다. 이야기는 활자라는 옷을 입기 전에 자신의 맨몸으로 사람들 사이에 돌아다녔다. 어디서든 언제든 자유롭게 사람들 사이를 다니면서 사람들과 함께 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사람들이 살기 바빠지면서 이야기는 옷을 입어야 했다. 활자라는 옷. 그 옷은 이야기를 책 속에 가두어버리는 역할을 했는데... 그래서 이제는 말로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는 글자로 이야기를 보는 것이 익숙한 시대가 되어 버렸다.

 

말 속에 들어 있는 그 맛들을 잃어버렸다고 해야 할까? 그러나 그럼에도 어떤 이야기들은 활자라는 옷을 벗어버리고 우리들에게 다가오기도 한다. 그만큼 이야기는 우리에게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이리라.

 

굳이 서양 학자인 베텔하임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야기는 사람들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른들에게도 중요하지만 특히 어린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삶의 방향을 정하는데 지침서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것이 의식적이 아니라 이야기를 듣고 자라면서 자연스레 몸에 배게 된다.

 

하여 이야기가 풍성한 민족은 삶도 풍성하다. 이야기 속의 삶이 이야기 속에 갇혀 있지 않고 실제의 삶에 나오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점을 너무도 잘 이야기해주고 있다. 이야기 위에 또 하나의 이야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비록 활자라는 옷을 입고 있는 이야기에 관한 책이지만 아무렴 어떠랴? 활자라는 옷을 입고 있어도 이야기는 이야기다.

 

그림 동화나 안데르센 동화들, 그리고 우리나라 전래 민담들이 이제는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는 경우보다 글로 전달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들 이야기가 가진 특성은 사라지지 않았으니 말이다.

 

이야기... 우리 삶과 늘 함께 있는 이야기. 이 이야기는 힘이 세다. 우리의 삶을 바라보는 힘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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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바꾸는 생각 - 창의력 분야의 세계적인 대가 마이클 미칼코의 최신작!
마이클 미칼코 지음, 박종하 옮김 / 끌리는책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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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에 관한 책인데, 우리의 생각을 어떻게 하면 창의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를 알려주고 있는 책인데... 읽는 자체로 재미가 있다. 그리고 창의력이 천재들에게만 해당하는 능력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있는 능력이란 사실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 준 책이다.

 

창의력은 다르게 생각하는 능력이다.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틀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이다. 틀, 그것은 사람을 규정짓는다. 단지 생각만이 아니라 행동도 규정짓는다. 이렇게 틀지워진 사람은 창의적인 생각이나 행동을 할 수 없다. 이미 그는 크나큰 짐을 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틀, 학교에서 결정적으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학교라는 곳은 정답을 만들어간다기보다는 이미 존재하는 정답을 찾는데 중점을 두기 때문이다. 자기 나름대로 정답을 만들어도 학교에서는 인정을 해주지 않는다. 오히려 비난을 받을 뿐이다. 하여 학교 교육을 오래 받으면 받을수록 틀은 견고하게 작동하고, 이 틀을 깨기 위해서는 힘든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학교가 다 창의성을 죽인다고만은 할 수 없다. 학교 교육을 받은 사람 중에도 창의적인 사람이 있으니 말이다. 대체로 학교가 창의성을 죽인다고 할 수 있는데, 학교 교육에서도 창의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생각을 해야 한다.

 

창의성을 무슨 답이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답찾기처럼 찾아라 하면 안되니 말이다. 그렇다면 학교에서 어떻게 창의성을 교육할 수 있을까. 그것은 바로 정답 찾기가 아니라 정답 만들기를 시도해야 한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시험이라는, 객관식이라는 평가 기준에 얽매이지 않는 일. 아마도 학교는 이것부터 하면 학생들의 창의성을 죽이는 일은 좀 줄어들 것이다.

 

이렇게 학교에 대한 비판을 한 다음에 창의성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해주고 있다. 그 중에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도 있지만, 알고 있더라도 우리의 생활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우선은 다르게 생각하기, 전혀 상관없는 것들을 연결짓기가 떠오른다. 창의성을 살리기 위해서 쉽게 드는 예가 바로 자신과 다른 사람을 만나라이다. 나와 다른 사람은 나에게 다른 식으로 생각하는 법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것과 마찬가지로 전혀 관계가 없어보이는 것들을 연결짓는 연습을 하라는 것. 그것이 바로 창의성을 살릴 수 있는 길이다.

 

또 마찬가지로 여유를 가지라는 것. 자기가 하고 있는 일과 동떨어진 일을 할 때 그 때 고민했던 문제들에 대한 해답이 나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했듯이 창의성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이 책도 새로운 것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을 다시 정리해주고 있을 뿐이다. 단지 알고만 있던 것들을 직접 실습해보라고 하는데서 이 책은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창의적인 사람이 되려면 절박해야 한다. 자신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것들을 과감하게 버릴 수 있어야 한다. 그야말로 백척간두 진일보(百尺竿頭 進一步) 해야 한다. 절벽에서 두렵다고 뒤로 물러서는 것이 아니라 허공을 향해 한 발을 더 내디뎌야 한다. 그럴 때 창의성은 우리에게 다가온다.

 

또한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우리를 알로 인식해야 한다. 아직 무엇인지 모르지만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알. 이 알 속에는 무엇으로도 나아갈 수 있는 것이 내재되어 있다. 이 알을 깨고 나오는 것은 결국 우리의 노력이지만, 자신은 창의성과 관계없다고 여기는 생각부터 없애야 한다.

 

나는 알이다. 무엇이든 될 수 있다. 무엇으로도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알을 싸고 있는 껍질은 내가 깨야 한다. 그 점에 대해서 이 책은 많이 강조하고 있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창의성을 살리는 연습을 하는 과제는 58개다. 이 58개를 다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재미가 있기에 그냥 다 따라하게 된다. 그리고 지금과는 달라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적어도 창의성이 갑자기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지금과는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이 책을 학생들에게 읽혔으면 좋겠다. 가뜩이나 창의성 부족인 학생들에게 이런 삶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학생을 대상으로 하느냐 하면 그것은 아니다.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살고 싶어하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진정한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지금과는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음을 이 책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창의성, 이것은 미래를 이끌어가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하는데, 그걸 떠나서 우리가 행복한 삶을 살게 하는데 큰 이바지를 하는 요소가 바로 창의성이다. 그러므로 행복해지기 위해서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연습을 하자.

 

이런 연습을 통해서 어느덧 창의적인 사람으로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여기에 행복이 더불어 찾아올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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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막힐 때 Break!
알렉스 코넬 엮음, 유영훈 옮김 / 안그라픽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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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여러 벽에 막힐 때가 많다. 우리의 삶을 미로 속의 삶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우리가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다는 확신을 하지 못한다. 오직 앞이 열려 있기에 발을 내디딜 뿐인데... 내디디다가 눈 앞에 떡 버티고 서 있는 벽을 보면 아, 이 길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에 절망에 빠져든다. 다시 온 길을 되돌아가야 하나, 아니면 앞에 있는 벽을 깨부수고 나아가야 하나 망설이게 된다.

 

돌아가면 어디까지 돌아가야 하는지, 자신이 선택했던 갈라졌던 지점까지 돌아가서 그 때 가지 않은 길로 가야 하는지, 아니면 더 앞으로 가야 하는지도 확신할 수 없다.

 

이것보다 더 심한 문제는 벽을 뚫었다고 해도 제대로 된 길로 접어들었다는 확신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도대체 앞에 길은 열려 있는데 이 길 끝에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지점이 있을지 아니면 또다른 벽이 버티고 있을지 알 수가 없다. 이래저래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셈.

 

이런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지점. 이것이 바로 우리가 인생에서 벽에 부딪쳤을 때이다. 옛사람들은 사람은 태어나서 세 번의 기회를 갖는다고 했는데... 세 번의 기회를 갖는다는 얘기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의 고비를 세 번 맞이한다는 뜻, 다른 말로 세 번 벽에 마주치게 된다는 얘긴데... 보통 사람도 이렇게 적어도 세 번은 벽에 부딪치는데...

 

이런 벽에 자주 부딪치는 사람이 있으니, 이들은 바로 창의력을 필요로 하는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작가, 디자이너 등등.

 

이들은 창의력으로 승부를 거는 사람들인데, 가끔 창의력이 막힐 때가 있다고 한다. 이 때 거기서 주저앉으면 더 이상의 발전은 없다. 이들은 자신들의 직업세계에서도 도태된다.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 이들은 창의력을 잃지 않으려 안간힘을 쓴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창의력을 잃지 않을까? 이런 궁금중보다는 창의력을 잃었을 때, 즉 창의장애에 직면했을 때 이를 어떻게 돌파할까 하는 의문에서 이 책은 시작한다.

 

사람마다 위기를 벗어나는 방식이 다르듯이 자신들의 창의력이 장애물을 만나 더 이상 생각이 진척되지 않을 때 어떻게 벗어날까 하는 자신만의 방식들을 알려주고 있다. 백 사람의 방식을 모아서 책으로 냈는데...

 

이 책들에 나온 사람들과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은 이 책에서 힌트를 얻어 창의장애에서 벗어날 수도 있을테지만... 이 책의 목적이 꼭 똑같은 방식으로 하라는 얘기는 아니니까... 똑같은 방식으로 하라고 한다면 그것은 이미 창의장애에 빠져 있는 셈이니까...

 

그냥 재미 있게 읽으면 된다. 아니, 어떤 순간에 이 책의 아무 쪽이나 펼쳐보아도 된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을 생각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만, 이 책들에 나오는 사람들을 관통하고 있는 공통점은 있다. 이들이 창의장애에 직면하게 되는 것은 자신들의 일에 몰두하였기 때문이다. 너무도 몰두하여 더 이상 짜낼 것이 없다고 느끼는 순간, 그 순간이 그들에게는 창의장애다.

 

이 때 이들은 잠시 뒤로 물러선다. 뒤로 물러선다고 아예 그 문제를 잊는다는 것은 아니다. 잊은 척하고 있을 뿐이다. 마음 속에서, 머리 속에서 그 문제는 조용히 머물러 있다. 이 머물어 있음은 사라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시 한 번 나오기 위해서이다. 

 

뉴턴의 사과를 생각해 보라. 뉴턴이 어느 날 갑자기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를 보며 만유인력을 생각해 낸 것이 아니다. 그는 계속 고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고민을 잠시 미뤄두고 자신의 마음을 비워두었을 때 그 때 고민했던 문제의 해결책이 다가온 것이다.

 

비어있음... 그래서 우리는 여유를 가지라고 한다. 잠시 그 문제에서 손을 떼라고 한다.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창의력이 고갈되었다고 느낄 때 다시금 창의력을 불러오는 방법은 그것이 들어올 공간을 마련하는 일이다. 이 공간은 여유에서 나온다.

 

이 책의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 인터넷, 핸드폰 등을 꺼두라고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꼭 창의력을 필요로 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만 이 책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들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다. 우리들의 삶에서 어떤 벽에 부딪쳤을 때 그 벽에서 나를 벗어나게 하는 방법으로 이 책을 활용할 수도 있다.

 

나 역시 요즘 벽에 부딪쳤다고 느끼고 있다. 이 벽을 피해가도 또다른 벽이 나를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었는지도 모른다. 무언가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

 

그 돌파구는 내가 마련해야 한다. 나만의 돌파구가 있을테니 말이다. 자, 나만의 돌파구, 그것을 찾아야 한다. 내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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