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식수 혁명 - 안전한 식수를 향한 인간의 권리와 투쟁
제임스 샐즈먼 지음, 김정로 외 옮김 / 시공사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물
우리 몸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요소. 그러나 단지 수치만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는, 우리 삶을 유지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물이다.
또한 지구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어쩌면 공기만큼아니 흔한 존재이기도 하다. 이런 흔한 존재가 우리에게 귀한 존재로 다가오기 시작했으니, 그것은 바로 물 중에서도 먹는 물에 해당이 된다.
물을 종류별로 나누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만은, 지구상에서 가장 물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닷물일텐데, 이 바닷물은 우리가 먹을 수가 없다. 다른 지구상의 생물들의 삶을 유지시켜 주고 있지만, 우리 인간에게는 식용할 수 없는 존재로 남아 있다.
지하수. 이것 역시 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물보다 보지 못하는 물이 더 많다는 현실. 그럼에도 이 지하수 중에 우리가 먹을 수 있는 물이 그다지 많지는 않다는 사실.
이것은 이 책에서 예로 들고 있는 방글라데시의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다. 사람들이 안전하게 마실 수 있는 물을 확보해주겠다는 의미로 방글라데시에 많은 우물을 팠는데... 처음에 있었던 환호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니 과학의 발달이 일어남에 따라, 또는 물의 성분을 제대로 분석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그 우물물에서 천연 비소가 함유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해내었으니...
그래서 우물을 마실 수 있는 우물과 마실 수 없는 우물로 구분하고는 있지만, 다른 물을 구할 수 없는 사람들은 아직도 비소가 함유되어 있는 우물에서 물을 구해 마신다고 한다는 현실.
지하수 중에는 이처럼 우리가 먹을 수 없는 물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 물들. 강, 호수 등등. 이 중에 우리가 마실 수 있는 물이 얼마나 될까? 얼마 되지 않는다. 이 물들은 많이 오염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저개발 국가에서는 강과 호수의 물들은 마실 수가 없다.
마실 수 있기는커녕 이 물들은 오히려 질병을 유발하고 있다고 하니...
이렇게 우리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 중에 우리가 마실 수 있는 물이 얼마나 될까 하면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러나, 이 결론이 지구상에 물이 부족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지금까지 지구상에 존재하는 인간이 물을 얻지 못해 멸망에 이르기까지 극심한 물부족은 겪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겪을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기 때문이다.
공공재냐 경제재냐
물로 인해서 인류가 멸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물이 많이 오염되어 있지만, 오염시키지 않으려는 노력도 만만치 않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물에 관해서는 옛날부터 끊이지 않는 논쟁이 있었다고 한다. 바로 물이 공공재냐 경제재냐 하는.
물을 공공재의 관점에서 접근하면 물에 대한 접근권은 인간이 지닌 보편적인 권리가 된다. 따라서 물에 대한 접근을 막아서는 안된다. 이것은 돈이 없다고 하여 물을 마시지 못하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또한 국가는 국민들이 안전한 물을 마실 수 있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물은 돈을 주고 이용하더라도, 그것은 생존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만 지불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이런 관점에 서면 물에 대한 민영화는 논의할 가치도 없다.
이와 반대로 경제재로 접근을 하면 물은 상품이 된다. 상품은 수요와 공급에 따르기 때문에 물의 가격은 그 때 그 때 달라질 수 있으며, 구입 능력이 없으면 물도 구입할 수 없게 된다.
경제 논리를 충실히 따른다면 물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것보다는 민간 업체에서 운영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이런 효율성을 따지던 예로 볼리비아를 들고 있다.
물의 경제성과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민간업체에 물관리를 넘겼지만 곧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부딪친 정부가 물의 민영화를 포기한 사례를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 때 수도사업 민영화란 얘기가 나온 적이 있던 걸로 알고 있는데... 볼리비아의 예가 우리에게도 해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순환하는 물
물은 순환해야 한다. 아니 지구상의 모든 것은 순환해야 한다. 이 순환이 끊어지면 문제가 생긴다.
대표적인 것이 생활하수이다. 이 생활하수는 이제는 순환을 하지 못한다. 이것은 그냥 쓰레기일 뿐이다. 어디로 가나? 사라져 버린다. 우리의 물을 오염시키는 주범으로 전락하면서.
지금 지구는 딱딱한 콘크리트로 덮여 있으며, 물은 관을 통해 흘러 바다로 나아갈 뿐, 땅 속으로 스며들 기회를 많이 잃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는 지하에 스며들어 있다가 다시 지상으로 나와 사용되다가 증발되어 하늘로 올라가는 그런 순환과정을 많이도 잃었다. 어디선가 단절이 되었다.
다른 물들도 마찬가지다. 이 책에서는 화장실에서 수도꼭지로 라는 말을 하는데... 우리가 쓰는 생활하수를 다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 예로 최근에 우주비행사들이 그들의 오줌을 정화하여 물로 만들어 사용한 예를 들어주고 있으며, 또한 생활하수를 정화하여 다른 방향에서 사용하는 예도 들어주고 있다.
그렇다. 물은 순환하여야 한다. 순환하지 않는 물은 죽음의 물이다. 그것은 우리 인간에게 재앙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물이 순환할 수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생수냐 수도냐
예전에 우리나라는 물을 판매한다는 생각을 하지도 못했다. 지하수가 많던 시절, 그 시절에 수도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너무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으므로.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수돗물은 마시지 않는 물, 어쩔 수 없을 때만 마시는 물. 주로 화장실에서 사용하거나 설거지할 때 사용하는 물로 전락해버리고 말았다.
공공기관에서조차도 수돗물을 마시지 않고 정수기를 설치하고 있는 실정이니...
이런 틈을 비집고 생수 판매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 책에서는 생수가 일반 음료의 판매를 앞질렀다고 하니.. 엄청난 판매량이다. 이렇게 생수가 판매되는 데는 여러 문제가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생수를 담는 플라스틱통이다.
이것은 또다른 오염원이 되니, 우리는 안전하기 위해서 물을 마시는데... 그런 물을 마시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를 또다른 위험에 밀어넣고 있는 형국이다.
이 책을 보면 생수에 대한 역사는 순환하고 있다. 물을 함께 마시던 시대에서 자신만의 생수를 유리병에 담아 마시던 시대로, 다시 정수시설을 갖추게 됨으로써 수도를 이용하던 시대로, 그러다가최근에 다시 생수를 마시는 시대로 돌아섰다고 하는데...
이제는 생수가 대세가 된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생수 시장은 전세계에서 가장 이윤을 많이 남기는 시장이 되었고... 한참 전에 나온 책이 물에 관한 이야기 "블루 골드"였는데... 정말, 물은 이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이러한 생수 판매가 앞으로 계속 지속될 수 있을까? 그것은 아닐 것이다. 이런 식으로 순환하지 않는 물소비는 결국 물의 고갈을 불러일으킬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 소개된 바와 같이 바닷물을 담수로 처리하는 기술이 발전하여, 바닷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예가 늘어날 것인데... 바닷물을 담수로 만드는 과정에서도 엄청난 지구 파괴 행위가 일어난다고 하니...
물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것이 더 지속가능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렇듯 우리가 마시는 물에 대해서 역사적으로 또 쟁점이 되는 사항을 중심으로 살펴본 책이다. 물에 관한 여러가지 일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고민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기도 한다.
"있을 때 잘해"라는 말이 있다. 물, 정말 있을 때 잘해야 하는 존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