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우리나라 우파를 불가사리에 비유한 이 책.

 

죽지도 않는, 가리지 않고 쇠란 쇠는 모두 먹어치우는 그런 괴물.

 

하여 불가살(不可殺)이라고 한다고 하지.

 

도대체 제가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고 사라져야 할 때가 되어도 사라지지 않는 괴물. 이 괴물이 불가사리인데...

 

왜 요즘 다시 불가사리란 말이 떠올랐지.

 

지금도 우리 사회엔 이런 불가사리가 살아 돌아다니고 있지 않은지.

 

세월호.

 

야당이 합의를 해줬단다. 수사권도 없는 그런 특위를... 지금대로 나가면 하나마다한 수사를 하게 될 것이고, 또 제대로 된 책임규명도 못하게 되어 유야무야 넘어갈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

 

책임져야 할 것들이 마치 불가사리 같다.

 

어떻게든 살아남고 게걸스럽게 먹으며 죽지도 않는다.

 

마찬가지로 의료민영화 작업이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이것도 역시 불가사리다. 우리들의 피를 빨아먹을 것이 뻔한데, 추진하겠다는 집단이 있다. 끈질기게 살아남는다. 죽었다 싶었는데, 다시 살아남아 우리를 괴롭힌다. 그걸 추진하는 자들... 불가사리 같다.

 

군대 폭력... 정말 불가사리다. 없어지지 않는다. 단지 은폐되었을 뿐이다. 지금과 같은 제도의 군대는 불가사리처럼 젊은이들의 목숨을 빨아들일 것이다.

 

싱크홀... 정말.. 왜 싱크홀이 일어나는지 규명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 무언가 막는 집단이 있나? 그런 불가사리 같은 집단.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은 아랑곳하지 않는 그런 불가사리들.

 

지금 조금씩 나타나는 싱크홀이 어느 순간 거대해지면 그 때는 대책이 없을텐데...

 

마찬가지로 4대강 녹조... 핵발전소...군사기지...개발이라는 명목의 환경 파괴... 노동유연화란 이름의 정리해고 등등

 

정말로 우리나라 국민들을 힘들게 하고 괴롭히는 불가사리들이 많다. 이 불가사리들... 어떻게 퇴치해야 하나...

 

이를 퇴치하기 위해서 불가사리들의 습성을 명확히 파악해야 하는데... 그걸 해야 할 정치권은 불가사리들에 속수무책이니... 결국 설화 속에서도 불가사리는 지배층이 아닌 쪽에서 해결을 했으니.. 우리도 우리가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하겠지.

 

풀뿌리 민주주의... 우선은 그것부터 시작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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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없는 세상
앨런 와이즈먼 지음, 이한중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상상은 인간이 가진 능력이다. 이 상상으로 인해 인간은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 또한 앞으로도 살아남을 것이다.

 

그렇게 말해야 한다. 앞으로도 살아남을 것이라고... 그것이 바로 우리가 지닌 상상의 힘이 아니던가.

 

이 상상을 거꾸로 적용해 본다. 인간이 없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하고. 지구에서 갑자기 인간이 사라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물론 짧은 시간은 아니겠지만 긴 시간을 거쳐 자연은 자기 나름대로의 삶을 만들어갈 것이다. 자연은 인간이 이룩해 놓은 문명을 자연으로 되돌려 놓을 것이다.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흉악한 문명인 원자력 조차도 나중에는 자연의 일부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건 상상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의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별들의 생애에 따라 이 지구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이런 상상, 인간없는 세상에 대한 상상... 한 번쯤은 해보았을 상상이다. 하지만 이 상상을 구체적으로 그려내진 못하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상상을 구체적인 그림으로 나타나도록 잘 보여주고 있다.

 

인간이 사라진다면... 어느 정도 시일이 걸려서 자연이 회복되는지를 여러 사례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데... 그것이 단지 상상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지금 존재하는 장소를 연구함으로써 현실로써 보여주고 있다는데 이 책의 장점이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 비무장지대로 나오는데, 이렇게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자연이 어떻게 복원되어 가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지금 전세계적으로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몇 군데 있으며, 인간의 손길이 닿을 수 없는 곳, 특히 핵실험이나 핵폐기물들을 버려서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을 야생보호구역으로 설정한 곳이 있다고 하는데, 이들 장소들이 어떻게 복원되어 가는지를 설명함으로써 인간없는 세상이 어떻게 이루어질지에 대해서 보여주고 있다.

 

하여 이 책은 단지 상상만을 다룬 책이 아니다.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디스토피아를 다룬 책도 아니다.

 

오히려 이 책은 지금 우리 인간이 초래한 환경 재앙에 대해서 경고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대로 나가면 인류는 멸망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것. 그것이 단지 시간 문제라는 것.

 

단지 인구수만이 아니다. 인간이 자신들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낸 대부분의 물건들이 자연에는 치명적인 위협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하다못해 바닷가 모래 속에도 잘게 분해된 플라스틱 분자들이 엄청나게 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으니...

 

인류는 자신들의 능력을 믿고 한없이 멸망으로 치닫고 있는데, 그런 전초들을 지구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고, 이미 그러한 모습을 먼저 보여준 곳을 찾아 우리에게 설명해줌으로써 인간없는 세상에 대한 상상에만 그치지 않고, 그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함을 우리에게 경고해주고 있는 책이다.

 

지구상에 생명체들이 존재하게 된 이후, 모든 생명체는 다른 생명체의 도움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다른 말로 하면 모든 생명체는 다른 생명체의 생명을 담보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서로가 서로에게 빚진 존재일 수밖에 없다.

 

이런 사실을 인간이 자신의 지능만 믿고 망각해버리는 과정이 근대문명의 발달과정이다. 하여 우리는 다른 생명체에 우리가 빚이 있다는 사실을 잊고 그들에게 받을 빚만 있다고 믿고 있는 듯이 활동하였다.

 

다른 존재는 전혀 의미가 없다는 듯이 살아온 근대, 현대의 모습이 어떻게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게 되었는지를 '인간없는 세상'이라는 상상할 수 있는, 상상하게 하는 제목을 붙여서 우리로 하여금 생각하게 한다.

 

그렇다. 인간도 지구상에 존재하는 한 생명체에 불과하다. 우리 역시 지구라는 공간을 벗어나서는 아직까지는 살 수가 없다. 그렇다면 이 지구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이 책의 지은이는 마지막 부분에서 인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하는데... 인구 문제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부터 바꿀 생각을 해야 한다. 인구 문제가 해결이 되면 살아가는 방식이 바뀌는지, 또는 살아가는 방식이 바뀌면 인구 문제도 해결이 될 수 있는지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은 질문이겠지만...

 

우리의 생활방식이 바뀌지 않으면, '인간없는 세상'이라는 제목을 단 이 책이 단지 상상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듯 이 책은 구체적인 자료 조사로 지구 곳곳을, 지구 역사를 살피면서 지구와 자연, 그리고 인간의 관계를 설명해주고 있는 아주 소중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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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ie 2014-11-20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가 아니라... `욕심을 채우기 위해` 자연을 파괴하는 게 더 큰 문제겠죠 ㅠㅠ 리뷰만 읽어도 가슴이 아프네요 ㅠㅠ 잘 읽었습니다.ㅜ
 
한.일 근대문학의 관련양상 신론
김윤식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부 / 2001년 7월
평점 :
절판


김윤식 교수는 우리나라 근대문학을 연구한 학자다. 특히 비평분야에서는 매우 많은 저서들을 냈다. 엄청나게 많은 자료들을 찾아 정리해낸 노고를 인정받아야 하는 학자다.

 

그는 근대문학에서 일본과 우리나라의 관련양상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고, 그에 대한 책을 여러 권 냈다.

 

이 책도 그 중의 하나인데...

 

근대문학을 우선 국민국가가 건설되어 있어야 하고, 자본주의를 기본으로 하고 있어야 하며, 반제 반봉건적인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근대문학 초창기에 일제의 식민지로 전락한 바람에 이 분야에서 문제점이 발생했다고 한다.

 

작가들이 일본을 의식 안할 수가 없게 된 것이고, 자연스레 일본문학과 우리나라 문학이 관련을 맺을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

 

임화의 "이식문학론"을 들고서 비판도 하고 있지만, 일본의 식민지가 된 이상 근대문학이라는 형식을 일본을 통해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음은 명백하다.

 

제도나 형식을 받아들이되 내용을 우리나라 것으로 채워나가려는 노력을 했고, 그것이 어느 정도 성공한 다음에야 비로소 우리나라 근대문학이 정립되었다고 할 수 있을텐데...

 

일본을 통하여 근대문학이 시작되었다고 해서 일본에게 고마워해야 한다거나, 일본이 아니었으면 우리나라 근대문학의 역사가 한참 뒤쳐졌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우리나라 역시 근대문학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었을텐데, 그 넘어감이 순탄하지 않게 된 것이 일제의 식민지배였으리라.

 

이 책에서는 많은 내용이 있지만, 일본과 우리나라 문인들의 교류라던가, 식민지 시대 문학의 언어로 인해 겪게 되는 일들에 대한 고찰이 주를 이루고 있다.

 

조선어로 글을 쓰지 못하는 현실도 있었고, 김동인 같은 경우는 일본어로 구상하고 조선어로 옮기려는 고충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임화의 경우는 일본 시인의 시에 화답하는 시를 쓰기도 하니, 근대 문학에서 일본과의 관계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할 수 있다.

 

그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하고, 그것을 우리 문학이 어떻게 극복해 나갔는가를 고찰하는 것이 학자들의 일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김윤식 교수와 같은 사람들의 연구에 힘입어 지금은 상당히 많이 진척이 되었겠지만.

 

교과서에서 배웠던 지식과는 좀 다른 면이 있다. 일본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근대문학, 또는 근대문학자들을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학을 연구하는 전문적인 사람들에게나 어울리는 책이기는 하지만, 전문적이지 않더라도 우리나라 근대문학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 읽어봐도 좋을 책이다.

 

우리나라 근대문학의 원형이 여기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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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헌책방에 갔다. 언제나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그곳. 그곳에서 나는 새로운 인연을 만난다.

 

나를 떠난 인연들과 새로이 나를 만난 인연들.

 

그런 인연들이 언제나 또다른 인연을 만들기 위해 있는 곳. 헌책방.

 

요즘은 헌책방 찾기가 많이 힘들어졌지만, 그래도 아직 곳곳에 헌책방이 남아 있어 다행이다.

 

아마도 지구를 살리는 몇 가지 대상들 중에 도서관도 있지만, 헌책방도 도서관 못지 않게 기여를 하리라.

 

책을 소장하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와 책이 순환되어야 한다는 당위가 어느 정도 타협점을 찾은 곳, 그곳이 바로 헌책방 아니던가.

 

참으로 많은 책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데, 늘 하던 식으로 시집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곳을 중심으로 책들을 살핀다.

 

동네 서점이든, 인터넷 서점이든 시집을 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시집은 점점 뒤로 밀려나 아주 유명한 시인들의 시집이 아니면 서점에서 제 자리를 잡고 인연을 기다리기가 힘들다.

 

누군가의 손을 거쳐, 누군가의 마음에 담겨 있다가 새로운 사람의 손에, 새로운 사람의 마음에 담기기 위해 가지런히 꽂혀 있는 시집들.

 

시집을 고를 때 여러 시집을 펼쳐보아 마음에 드는 시가 있거나, 또는 제목이 마음에 들거나, 그렇지 않으면 시인이 친숙하거나, 또는 출판사가 믿음직스러울 때 그 시집을 손에 들게 되는데...

 

이형기의 이번 시집은 이형기란 시인 이름만으로 고르게 된 시집이다.

 

제목이 "그해 겨울의 눈"

 

오래되어서 이제는 서점에서는 구할 수 없는 책일테고... 이형기 시인은 아마도 국어 교과서에서 배운 시인이기에 너무도 유명하다고 할 수 있고.

 

시인들은 평생에 걸작을 단 한 편만 써도 좋다고 하던데... 이형기 시인은 자신이 걸작이라고 생각하든 생각하지 않든 "낙화"란 시로 이미 전국민들에게 이름이 알려진 시인이니...

 

시인으로서 성공했다고 볼 수 있겠다.

 

이번 시집에서는 올 여름, 이 계절에 맞는 시를 발견했다. 그래, 이것이 바로 꽃이다. 꽃을 보고, '낙화'를 노래한 시인에게서 이번에는 절정을 맞아 자신을 터뜨리는 꽃에 대한 시를 발견한 기쁨.

 

무더운 여름... 이 시 좋다.

 

 

 

얼마전 어느 곳에 갔을 때 나무에 새빨갛게 달려 있는 꽃들... 아, 배롱나무꽃이구나! 목백일홍이구나! 이제 정말 여름이구나 했었는데...

 

그 꽃에 대한 감상으로 이 시는 제격이다.

 

백일홍(百日紅)

 

지리산 산허리가 무너져 내린

그 해 여름

녹음은 징기스칸의 군대처럼

마을을 덮쳤다.

 

대낮에도 하늘을 가린 그들의 위압에

돌담은 주저앉고

지붕은 납작하게 엎드린 오후 세 시

팔월은 우중충한 웅덩이처럼

숨을 죽였다.

 

그리하여 여름은 두엄으로썩고

썩은 여름의 진액을 빨아들인

땅은 취했다.

더운 입김을 내뿜었다.

 

그러자 갑자기 나무 한 그루

온몸을 폭탄처럼 터뜨리고

꽃을 피웠다.

백일홍이었다.

 

이형기 시선, 그해 겨울의 눈. 고려원. 1988년 3판. 203쪽.

 

어떤가... 여름.. 그 여름에 자신의 꽃을 활짝 피운 목백일홍.. 배롱나무꽃.. 좋지 않은가.

 

덥다. 그 더움이 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도 있음을... 이 시를 통해 느낄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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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의 리더십 - 고금에 통하는 혜안으로 세상을 읽다 (국보 76호 난중일기부록 서간첩 수록)
노승석 지음 / 도서출판 여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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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을 장군으로만 기억해서는 안된다. 그를 장군으로만 기억하면 전쟁 연구에서나 필요한 인물로 국한시키게 된다.

 

전란에 휩싸인 나라, 이 만큼 정치력을 필요로 하는 때가 어디 있는가? 여기에 책임질 자리에 있던 사람은 제 한 몸의 안위를 위해서 외국으로 도망갈 생각이나 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진정 위기를 극복할 리더십이 필요했으리라.

 

그리고 그러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전란은, 위기는 극복이 된다.

 

임진왜란이라는 우리나라 최대 비극을 그나마 극복하게 한 사람이 바로 이순신이다. 만약 바다에서까지 일본군에게 제압당했더라면 임진왜란은 일본의 승리로 끝났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바닷길을 이순신이 막아주었기에 일본군의 보급이나 이동이 원활해지지 않았고, 그로 인해서 우리나라 육군이 시간을 벌 수 있었으며, 장기적이고 효율적인 싸움을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순신은 어떻게 리더십을 발휘했을까? 리더십이라는 말을 정치력이라는 말로 바꾸면 이순신의 정치력은 지금 정치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꼭 배워야 할 기본 요소가 될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순신의 리더십을 밝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그의 "난중일기"를 토대로 하고 있으며, 이순신이 자신의 리더십을 어디에서 따왔는지를 중국의 여러 자료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공자, 강태공, 제갈량, 그리고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정(당태종 때의 장군이다)과 황석공(초한지라고 알고 있는 항우와 유방이 천하를 두고 싸움을 벌이고 있을 때 유방의 참모였던 장량의 스승이라고 한다)의 글을 인용하고, 이를 이순신이 어떻게 자신의 리더십에 적용하고 있는가를 살펴보고 있는 책이다.

 

아마도 정치를 하고자 하는 사람이면, 또 어떤 단체를 거느리고자 하는 사람이면 이 책을 꼭 읽을 필요가 있으리라. 적어도 남 앞에 서고자 하는 사람이 어떤 자세를 지니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순신의 리더십이라고 해서 뭐 특별나게 다른 것은 없다. 성인(聖人)이라고 해서 특별하게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얘기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이순신의 리더십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너무도 당연하게 해야 할 일들이 너무도 당연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한 조건으로 유교에서 말하는 5가지 원칙을 들고 있다. 이 다섯 가지 원칙은 굳이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더라도 사랍답게 살고자 하는 사람이 지녀야 할 기본 자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진정한 리더십은 바로 사람답게 살고자 노력하는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말이 된다. 특별하게 지도자 훈련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무엇이 사람으로서 사람답게 살 수 있게 하는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 잘 살 수 있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천하는 사람에게 자연스레 리더십이 따라온다는 얘기다. 물론 전쟁과 같은 극한 상황에서는 여기에 과담한 결단력이 있어야 하겠지만.

 

그 다섯 가지는 "인의예지신"이다.

 

유교의 기본이념인 "인"에서 시작한다. '인'은 곧 사랑이니, 이 사랑은 부모에 대한 사랑인 '효'에서 시작하여 주변인으로 점점 넓혀져 나아가야 한다. 하여 '효'에서 시작하여 '충'으로 끝나게 되는데, 이 '충'은 임금에 대한 충이 아니라, 백성에 대한 충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사회를 움직이는 힘이 바로 백성이기 때문이다.

 

난중일기에 보면 이순신의 효와 충이 절절하게 나온다고 한다. 그가 얼마나 어머님에 대해서 지극한 효심을 지녔는지는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이런 효가 임금에게 또 백성에게 나아가니, 그가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을 이유가 없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효는 자기 부모만 잘 모신다는 의미가 아니다. 자기 부모를 모시는 만큼 다른 사람들에게도 정성을 다한다는 얘기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것이 자연스레 "의"로 나아가는 것이다.

 

소위 의리라고 하는 것. 옳음을 위해 자신의 전존재를 거는 것. 그렇게 의를 지키기 위해서 '예'가 나올 수밖에 없으며, 이순신이 얼마나 예를 중시했는지를 그의 글들을 통해서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런 '인,의,예'와 더불어 '지'가 있어야 한다. 무식하지만 착하고 부지런한 지도자. 좋을 것 같지만, 아랫사람에게 폐만 끼치는 지도자다.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 '지'는 필수능력이다. 남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여 지도자는 한시도 공부를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이순신은 전쟁 중에서 글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글을 계속 쓴다는 얘기는 자신을 성찰한다는 얘기다. 잠시라도 틈이 있을 때마다 자신을 성찰한다는 것, 그것은 계속 공부를 한다는 얘기다. 그것이 바로 '지'다.

 

이러한 지에 더하여 '신'이 있어야 한다. 믿음... 그것이 없으면 지도자가 되지 못한다. 적어도 지도자가 한 말은 반드시 실행이 된다는 믿음을 백성들이 가져야 한다. 그래야 리더십이 발휘될 수 있다.

 

지도자가 공수표를 남발해 보라. 아무도 그의 정책을 믿지 않을 것이다. 아무도 그의 정책을 따르지 않을 것이다.

 

하여 진실된 마음으로 사람을 사랑하면서 그 정책을 이루기 위한 지혜를 발휘하되, 자신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는 리더십, 그것이 바로 이순신 리더십이다.

 

도서관에서 이 제목을 보자마자 꼭 읽어야지 하고 빌려온 책인데... 우연히 영화 "명량"과도 겹치게 되어 이순신에 대해서 좀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의 리더십.

 

사람답게 잘 사는 길을 공부하고, 그것을 실천으로 옮긴 것...바로 그것이다. 그것이 공자든, 강태공이든, 제갈량이든 그들이 원한 삶이고, 그들이 발휘한 리더십이다.

 

우리나라 정치...지금 어지럽다.

 

정치인들,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리더십이다. 그렇다면 한 번 이순신을 다시 공부해 보라. 그가 왜 성웅으로 추앙받는지... 어째서 그가 전쟁에서 패하지 않았는지,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부록으로 실린 편지글들과 그 원본 사진도 이 책을 가치있게 만들어주고 있다. 더불어 이순신의 "난중일기"를 꼼꼼하게 다시 읽어보게 하는 힘도 지니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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