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와인버그의 세상을 설명하는 과학
스티븐 와인버그 지음, 이강환 옮김 / 시공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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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을 때 사실 좀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과학이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우리 삶에 가장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삶에서 죽어라 멀어져 가는 것이 과학 아니던가.

 

그냥 시험을 위해서만 어쩔 수 없이 이해도 없이, 탐구도 없이, 흥미도 없이 외워야만 했던 과목 중 하나. 물론 과학을 좋아하는 학생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말이지만.

 

어떤 통계에서 이런 결과가 있다고 한다. 20여 년 전만 해도 서울대 이과계열에서 가장 커트라인이 높은 학과는 물리학과였는데, 요즘은 의대라고 한다. 그만큼 순수과학은 우리나라의 영재라고 불리는 학생들에게서도 관심 밖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과학 중에서도 물리학에 중점을 두고 과학의 역사를 살피는 책이다. 그것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이론물리학자가 자신의 관점을 포기하지 않고, 현재 발전된 지금의 자리에서 과거의 과학을 평가하면서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객관적이라기보다는 저자의 주관성이 개입되어 있다. 신랄한 비판도 나오고, 아직 모르는 것에 대해서도 인정을 하고 있다.

 

주로 뉴턴까지를 자세하게 다루고 뉴턴 이후의 양자역학과 같은 현대 물리학, 현대 과학분야는 마지막 장에서 아주 소략하게 다루고 있다.

 

아마도 이 부분은 계속 연구되어야 하고 논란이 될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뉴턴까지의 과학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으니 접근하기가 쉬울 듯하고.

 

세 학문을 중점으로 책의 내용을 전개해 가고 있다. 천문학과 물리학, 그리고 이 둘을 관통하는 수학. 우리는 이 지구상에 살고 있고, 지구는 우주의 일부다. 그러니 옛날 사람들도 천체에 대해, 지구에 대해 관심이 많았을 것이고 이를 설명하는 과학이 천문학이고 물리학인데, 이들의 기초가 바로 수학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는 수학이나 과학이 과거보다 더 발전했으므로 과거의 과학에 대해 정리를 좀더 잘할 수 있겠지만, 당시 사람들도 자신들의 한계 속에서 세상을 이해하려는 치열한 노력을 했음을 이 책의 곳곳에서 알 수 있다.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사람은 아리스토텔레스, 프톨레마이오스, 갈릴레이, 뉴턴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이 중간중간에 많은 과학자들이 나오는데... 과거에는 우리가 고대 그리스 철학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나오고, 중세에는 천문학에 관한 여러 학자들, 그리고 근대에 들어서는 티코 브라헤, 케플러, 하위겐스, 등이 나온다.

 

더 많은 과학자들이 나오나 언급하면 머리만 복잡해지고, 지상과 천상으로 나뉘어 있던 천문학이 뉴턴에 의해 통합이 된다는 관점으로, 즉 과거의 과학은 뉴턴을 정점으로 통합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있었겠는가? 그 중에서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종교다. 신의 권위다. 신의 권위로 과학의 발전을 억눌러 왔음이 이 책의 중세 부분에 너무도 절절하게 나와 있다.

 

그것은 그리스에서 꽃피웠던 과학이 서양에서 계속 발전하지 못하고 아랍세계로 넘어가게 된 이유가 바로 종교, 아랍 세계에서 꽃피워 서양에까지 전파되었던 과학의 발전이 정체하게 된 이유도 역시 종교.

 

과학자들이 자신들의 발견을 출간하지 않거나 또는 사후에 출간하는 경우, 또 출간했다가 재판을 받고, 그의 저작들이 금서가 되는 경우 역시 종교.

 

그러나 과학은 꾸준히 발전해 왔다. 그것을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진보는 관찰과 실험의 결합으로 이루어지고, 이를 통해 일반적인 원칙이 제안되고, 이 원칙에서 유도된 것은 새로운 관찰과 실험으로 검증된다. 실용적인 가치가 있는 지식을 찾는 것은 근거 없는 추측을 교정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을 설명하는 것은 직접적으로 실용적인지와는 관계없이 그 자체로 가치를 가진다. 273쪽.

 

과학자들, 그들은 종교와 상관없이 세상을 좀더 아름답고 단순하게 설명하고자 했던 것이다. 복잡해 보이는 여러 현상들을 관통하고 있는 어떤 원리, 단순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발견했을 때 그들의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찼을 것이다.

 

이렇게 먼 길을 온 과학자들, 그러나 그들의 길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우주를 가득 채우고 있다는 암흑물질에 대해서도, 우주의 어딘가에 존재할지도 모르는 다른 생명체들에 대해서도, 빛보다 빠른 물질에 대해서도, 우리는 아직 잘 모르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그 길을 끝까지 갈 것이라고. 우리가 사는 세상, 우리가 보는 세상, 우리가 알고자 하는 세상을 알기 위해서, 그 세상을 좀더 쉽고 명료하고 아름답게 설명하기 위해서.

 

  우리는 이 길을 따라 먼 길을 왔고, 그 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이것은 거대한 이야기다. 천상과 지상의 물리학이 뉴턴에 의해 어떻게 통합되었는지, 통합된 전기와 자기 이론이 어떻게 만들어져서 빛을 설명할 수 있게 되었는지, 전자기의 양자이론이 어떻게 약한 핵력과 강한 핵력을 포함하도록 확장되었는지, 화학과 생물학이 자연에 대한 불완전한 관점이긴 하지만 어떻게 물리학에 기반을 두고 통합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이것은 단순화되어 왔고 단순화되고 있는, 우리가 발견한 넓은 범위의 과학 원리인 더 기본적인 물리 이론을 향한 것이다. 351-352쪽.

 

이 구절을 읽으며 과학자들, 멋있는 사람들이란 생각을 했다. 적어도 이들은 세상을 이해하고, 설명하려고 노력하고 있지 않은가.

 

다시, 우리나라 기초과학에 얼마나 투자하고 있는가? 혹, 기초과학에 관심이 있어도 생계 때문에 포기하는 사람이 나오지는 않는가? 그런 사람이 만에 하나라도 있다면 그것은 과학이 발전할 수 있는 여지를 잘라버리는 것이다.

 

뉴턴은 어느 순간 나온 것이 아니니까. 아인슈타인도 마찬가지고. 그동안의 과학적 업적들이 쌓이고 쌓여 그것을 정리할 누군가가 필요할 때 나온 사람들 아닌가.

 

우리나라도 기초과학에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 그래야 그것들이 누적되어 세계적인 과학자, 우리에게 세상을 과학적으로 쉽고 단순하고 아름답게 설명할 과학자가 나올 수 있게 된다.

 

덧글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 과학의 세계에서 참 많이도 멀어져서 몇몇 과학자들의 이름을 보면서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면서 읽은 책. 내용을 다 이해했다고는 전혀 할 수 없음. 그러나 과학에 흥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나름 재미 있을 책. 특히 뒤에 부록으로 실어놓은 과학 원리들은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유용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과학이 연구실에만 처박혀 자기만의 세계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이 세계를 설명할 수 있는 단순한 방법, 그리고 이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한 원리를 찾으려는 사람들이 하는 학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해줬다. 과학에 대한 다른 생각을 하게 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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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어루만지다
김사인 엮음, 김정욱 사진 / 비(도서출판b)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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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방송 중에 "너의 목소리가 보여"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목소리가 보인다고? 그럴 리는 없다. 다만, 목소리를 듣지 않고 그 사람의 외형이나 다른 행동을 보고 추측하는 것이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 목소리를 보고 판단하면 된다.

 

마찬가지다. 시는 어루만질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시는 눈으로 읽거나 입으로 소리내어 읽을 것이지 손으로 어루만지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시를 어루만지다"라는 말을 하는 것은 시를 자신의 마음으로 어루만진다는 뜻이다.

 

시를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고 애틋한 마음으로 읽어보고, 그 시를 제 마음 한 곳에 잘 간직해서 두고두고 필요할 때 꺼내서 바라보는 것, 읽어보는 것, 낭송해보는 것, 그것이 바로 시를 어루만지는 일이다.

 

그런 사람이 많은 사회, 이렇게 시를 어루만질 수 있는 사람이 많은 사회는 아름다운 사회일 것이다. 모두가 시인일 수는 없지만 모두가 시를 사랑할 수는 있다.

 

그 사랑하는 시가 모두 같을 필요는 없다. 어떤 사람에게는 짧은 시가, 어떤 사람에게는 긴 시가, 어떤 사람에게는 마음을 울리는 서정시가, 어떤 사람에게는 사회적인 의미를 전달하는 주제가 강한 시가, 어떤 사람에게는 실험적인 시가, 어떤 사람에게는 우리나라 전통시가 마음에 들 수도 있다.

 

그리고 그들은 그 시들을 어루만질 수 있다. 아니, 어루만져야 한다. 사랑도 받아본 사람이 사랑을 줄 수 있다고, 시도 어루만져본 사람이 다른 사람이 어루만지는 시의 사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 점에서 시와 관련된, 시인이자 학자인 저자가 자신이 어루만지는 시에 대해서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들을 만하다. 그가 왜 그 시들을 어루만지며 사랑하는지를 알 수 있고, 그와 비교해 우리는 어떤 시들을 어루만지는지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이 아주 좋았다. 김소월이 번역시를 썼다는 것, 잘 모르는 사실이었는데... 두보의 시를 이렇게 감상적으로 번역해내다니. 김소월식 두시언해다. 그리고 저자가 말한 것처럼 시번역의 전범이라 할 수 있다.

 

두보라는 당나라 말기, 혼란스러운 시대에 살던 시인이 어떤 마음으로 그 시를 썼을지, 그 시에 쓰인 표현들이 어떤 의미일지를 비슷하게 혼란스러운, 아니 더 혼란스러운 일제강점기에 시인인 김소월이 두보의 시에 두보의 마음과 자기의 마음을 담아 이렇게 아름답게, 처연하게 번역을 해내다니...(번역문을 옮기지는 않는다. 직접 읽어보라. 과연 이것이 두보의 시를 번역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놀라운 김소월식 번역이다)

 

과연 시는 국경을 떠나서도 공유될 수가 있는 것이구나, 그리고 시를 어떻게 번역하느냐에 따라 시가 국경을 넘어 살아남느냐 마느냐가 결정될 수도 있구나 하는 점을 생각하게 했다. 첫 장부터.

 

이 책에 나온 시들은 철저하게 저자의 취향이 반영된 시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글을 읽으며 어떻게 이 시에서 감흥을 받지, 이런 시를 어떻게 어루만질 수 있지 할 필요가 없다. 그냥 아, 이 사람은 이 시를 이런 점에서 좋아하고, 어루만지는구나 하면 된다.

 

나는, 내 마음에 들어온 시, 내가 언제든지 어루만질 수 있는 시를 지니면 된다. 그것이면 이 책은 제 할일을 다한 셈이다. 즉, 이 책은 다른 시들을 찾아 읽고 자기만의 시들을 마음 속에 담아두고 언제든지 꺼내서 어루만지는 사람이 많아지는 사회가 되는데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싶은 것이다.

 

굳이 그러지 않더라도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시를 읽으면 또 그것대로 맛이 있으니... 읽자, 읽어야 어떤 시를 어루만질지 찾을 것 아니겠는가. 그리고 내가 어루만질 수 있는 시들, 다른 사람에게도 선물하자.

 

특히 제 메마른 감성을 지니고 있는 소위 높다 하는 분들에게 이런 시들 선물하자. 마음을 좀 촉촉하게 적시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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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 겉 알베르 카뮈 전집 6
알베르 까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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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지도 잘 모르면서 카뮈에 빠져 있다.

 

그냥 매력적인 사람이다. 카뮈는. 사진이 무언가 있어 보이게 나와서 그런가.

 

하여간, 그의 책은 내용을 이해했느냐 여부는 둘째치고 무언가 계속 작품을 읽게 만드는 요소가 있었다.

 

그래서 카뮈 전집에 있는 책을 한권 한권 사서 읽고 있는 중인데...

 

이번엔 안과 겉"이라는 표제를 단 책이다. 공식적으로 카뮈가 발간한 첫 책이고, 오랜 시간이 지나서 다시 발간된 책이라고 하는데..

 

에세이집이라고 하면 좋을 듯. 젊은 시절 카뮈를 만날 수 있는 글이기도 하고.

 

그에게는 나라로 치면 프랑스와 알제리라는 두 곳이 모두 그에게 소중했고, 그를 결정짓는 요소였을테고, 알제에서 본 해변과 태양, 그리고 그것과는 다른 비참한 사람들의 모습. 이것 역시 카뮈를 이루고 있는 요소이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카뮈는 진리를 단순화시키고 있다. 아니 절망에 빠져본 사람이 사랑을 할 수 있다는 말처럼, 세상은 복잡함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 같지만 그것을 하나하나 해체해 나가다 보면 단순함이 드러난다.

 

삶에의 진실. 그것은 삶에의 욕구다, 삶이 아무리 비루하고 힘들지라도 삶은 살아갈 무엇이고, 그 속에서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것. 그것이 단순한 진리다.

 

비참한 생활을 한다고 해서 그들에게 희망이 없는 것도 아니고, 사랑이 없는 것도 아니고, 어떤 욕구가 없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비참한 생활 속에서도 광대한 바다를 추구하거나 하늘의 태양을 희구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점을 알아야 한다. 세계적인 작가로 대우를 받지만 카뮈에세도 이렇게 밝음과 어둠의 세계가 공존한다. 그의 작품을 보면 그렇다. 절체절명의 순간인 "페스트"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이 나오고 있지 않은가.

 

인간은 단 하나만 추구하는 존재, 또는 현실 속에서만 안주하는 존재, 또는 이상만을 추구하는 존재가 아니라 이 세계와 저 세계, 그리고 땅과 하늘, 비참과 숭고를 모두 지니고 추구한다는 사실.

 

그 점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 책이기도 하다. 그래서 카뮈는 인간 삶의 단 한 면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은 이 세상에 살더라도 저 세상을 꿈꾼다는 것, 그것이 바로 단순한 진리임을 생각하게 해주기도 한다.

 

이런 카뮈의 책을 읽으면 현실의 비참함에 빠져 허우적거리기만 하거나, 또는 현실에 안주하거나, 또는 이상만을 추구하는 일은 진리에서 멀어지는 길임을, 우리가 복잡한 존재임을 인정하는 것이 단순한 진리라는 생각을 하게 해준다.

 

덧글

 

그런데 제목이 참 마음에 걸린다. "안과 겉"이라니... 우리나라 언어구조에 의하면 "안과 밖"이 적절한 표현 아닌가. 속과 겉, 안과 밖. 한자어로 표리(表裏), 내외(內外). 왜 안과 겉이라고 했는지 잘 모르겠다. 속과 겉 하면 왠지 사람의 마음과 외형을 표현한다는 느낌, 그리고 안과 밖 하면 사람의 마음이 아닌, 사람을 제외한 다른 사물이나 공간들을 표현한다는 느낌을 주어서 그런가. 그렇기에 두 개를 합친 "안과 겉"이라고 했는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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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한 샤일록은 더 잔인하다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속담은 남들을 비웃을 때 쓰는 말인 줄 알고 있었던 내 어리석음을 단 한 방으로 날려 보낸 이 시대의 총아, 현대판 샤일록인 그를 만나고 나서 나는 이 속담은 이 시대에서는 속담이 아니라 격언이라는 것을, 우리는 이것을 늘 명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샤일록! 샤일록! 오! 샤일록……!

자본주의 사회는

자본이

인간을 대신하는 것

셰익스피어는 일찍이 말했지

돈이란 인간의 몸에 해당한다고

샤일록은 돈 대신 살 한 파운드를 달라고 했지

아직 자본의 시대가 아니었는데 말야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샤일록은 돈과 살을 하나로 알았지만

셰익스피어는 우리의 몸에는 따뜻한 피가 있다는 것을 알았거든

돈은 그저 돈일 뿐 인간을 지배하지 못 한다고 말하고 있었지

그 행복했던 시대에 말야.


지금은 과연 무엇이 배이고 배꼽인지 알 수가 없어

샤일록은 개인이 아니라

거대한 집단으로,

권력으로 존재해서

법이란 이름으로 인간에게 살과 피를 요구하고 있지

그에게 걸리면 아무도 벗어날 수 없어

자신의 몸을 모두 주고도 모자라서

남의 살, 남의 피를 빌려서라도 갚아야 하지

우리들의 시대에 샤일록은

더 이상 피와 살을 구분하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구두쇠나 철면피가 아니라

편리한 이름으로, 법이란 이름으로 인간을 착취하는 권력일 뿐


거리에 현란하게 자신의 자태를 뽐내면서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불러 모으지

그리고는 아무런 감정도 없이 법이란 이름으로 처단을 하지

그들이 흘리는 피와 분노는 아랑곳 하지 않고

현대의 샤일록들

그들은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말을

속담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로 만드는 일들을 하지

자본의 시대에 태어난 황태자들이

이제는 황제로 등극하여 우리들에게 군림하고 있지

그런 시대, 위대한 자본의 시대

바로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 이 시대

따뜻한 피가 그리운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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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디톡스 - 15년간 동의보감 연구로 밝혀낸 자연 해독의 비밀
방성혜 지음 / 리더스북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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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과 디톡스(detoxification, Detox).

 

우리나라 전통 의학책과 외국어가 혼합되어 제목이 된 책이다. 참 외국어들 많이 쓴다. 디톡스라고만 하면 도대체 뭔 말인지 어떻게 알겠는가? 톡스가 독(毒)이라면 디(de)는 줄인다는 뜻이니, 독을 줄인다. 즉, 독을 없게 한다는 뜻인데.

 

우리 몸에 쌓여 있는 독을 동의보감에 적혀 있는 처방을 현대에 맞게 응용해 없애는 방법이라는 뜻인데...

 

우리는 우리의 몸을 의사라는 다른 존재에게 맡겨놓고, 내 몸에 대한 통제권을 잃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점을 이 책의 저자도 안타까워하고 있다. 우리가 병에 걸린 순간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하지만, 그때는 이미 늦은 경우도 많고, 또 제 건강에 대한 치료를 다른 존재에게만 맡기고, 또다른 화학제품에만 맡겨 근본적인 치료를 하지 못한 경우도 많은 심각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책의 처음에는 자신의 시아버지 이야기로 시작한다. 건강을 다른 존재에게만 맡겼을 때 일어나는 일, 계속되는 약의 복용과 더 첨가되는 약들. 약들 사이에서 살다가 결국 세상을 뜨고 마는 현대인들.

 

이것은 좀 아니다 싶어서 저자는 자신의 건강을 자신이 챙길 수 있음을, 그 과정이 결코 어렵지 않음을 이 책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조선시대에 허준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체질에 맞게 또 우리나라에서 나는 약재로 처방할 수 있게 쓴 의학서인 동의보감을 토대로 개인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독소배출법을 알려주고 있다.

 

그래서 동의보감 디톡스다. 영어라는 외국어가 제목에 들어갔지만, 어쩌겠는가? 요즘 '디톡스요법'이라는 것이 유행이라는데...

 

동의보감 디톡스 요법, 그리 어렵지 않다. 사실 세 가지만 잘 지키고, 또 세 가지만 하지 않으면 된다.

 

지켜야 할 것 세 가지 

 

오래 씹고, 조금씩 먹고, 덜 짜게 먹는 것.

 

피해야 할 것 세 가지

 

밥 먹고 바로 눕는 습관, 밤늦은 시간에 배부르게 먹는 습관, 술을 마시면서 밀가루 음식을 함께 먹는 습관

 

참 어렵지 않은데, 살다보면 참 어려운 것이 이 세 가지들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야기한다. 늘 지킬 수 없으면 일주일에 하루쯤은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라. 대신 6일은 이들을 지키려고 노력하라. 그러면 자연스레 몸에 독소가 덜 쌓이게 된다.

 

여기에 더하면 디톡스 요법을 행하면 된다. 한 해에 한 번 정도 준비기-청소기- 회복기를 정해 그것을 자신의 여건에 따라 3일씩 9일을 하든, 5일씩 15일을 하든, 7일씩 21일을 하라는 것이다.

(그 방법은 이 책에 자세히 나와 있다. 누구든지 따라할 수 있을 정도로 자세하게. 그러니 여기서는 설명을 생략한다)

 

그러면 건강해진 자신의 몸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동의보감 디톡스 요법에 따라 자신의 건강을 지킨다면 활력있는 삶, 즐거운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여기에 음식들... 피해야 할 음식과 먹어야 할 음식들이 소개되어 있고,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디톡스 음식들이 소개되어 있어서 참으로 유용한데...

 

어쩌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일지도 모른다. 어른들이 늘 말하지 않던가. 꼭꼭 씹어 먹어라. 너무 많이 먹지 마라. 짜고 맵게 너무 자극적이게 먹지 마라, 인스턴트 음식 먹지 마라, 먹고 나서 바로 누우면 소 된다, 그러니 눕지 마라 등등 정말 자주 많이 들었던 말들이다.

 

단지 우리가 실천을 하지 않았을 뿐. 이제는 내 건강을 의사라는 다른 존재에게만 맡겨 놓으면 안 된다. 내 건강은 내가 챙길 수 있어야 한다.

 

내 건강을 챙길 수 있는 방법을 모르겠다는 사람, 또 건강법을 유지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 이 책을 읽어 보라. 그리고 한 번 따라해 보라.

 

어떤 의사들의 처방보다도 더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직접 해보지 않아도 이 책에 있는 내용은 이미 전통적으로 전해 내려오는 방법들이니 말이다.

 

이 책의 내용 중에 계속 머리에 남아 있는 말, 소화계와 해독계는 시소의 양 끝이라는 말. 너무 많이 먹으면 결국 독소를 배출하지 못하고 독소를 우리 몸 안에 쌓을 수밖에 없다는 것, 해독하기 위해 적당한 양의 음식을 먹어야만 한다는 것. 지나치게 풍부한 요즘에 꼭 명심해야 할 말이다.

 

곁에 두고 늘 살피면서 음식을 먹고, 내 몸을 살필 수 있도록 해주는 책이다. 지나치게 많은 것을 섭취하는 요즘, 이 책에서 말한 것들 명심해야 한다. 그래야 내 몸도 살고 지구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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