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월 - 하
김성재 지음, 변기현 그림 / 길찾기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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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권에서는 진실이 밝혀진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가족을 위해 보안사(보안사는 지금 기무사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러나 그들이 하는 짓은 여전하다. 지금 기무사가 촛불 시위 때 계엄령을 계획했다는 문건이 폭로되고 있지 않은가... 제 버릇 개 못 준다더니..) 프락치 노릇을 할 수밖에 없던 인물이 나온다. 정의로웠던 고중사가 보안사에 끌려가게 되고, 그는 가족을 담보로 자신에게 못할 짓을 시키는 그들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다.

 

결국 고중사는 자기 의사와는 다르게 시민들을 죽일 수밖에 없게 되는데, 그는 이것이 빌미가 되어 훗날에도 이들에게 이용당하게 된다. 딸의 수술을 책임져주겠다는 안기부 말에, 그가 다시 광주의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을 해치려고 하는 것이다.

 

다만, 그는 진실에 깊이 들어가지 않길 원하고, 진실이 묻히기를 원하는데, 이미 자신의 몸에 묻어 있는 더러움을 씻을 길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만, 다시는 사람을 죽이지 못할 뿐인데... 그럼에도 그는 자신이 이용당했다는 것을 안다. 결국 딸도 역시 죽고 마니.

 

이것은 김태진의 아버지 김세환도 마찬가지다. 사랑하는 사람과 아버지를 미끼로 삼아 그들은 김태진을 프락치로 만든다.

 

시민군으로 위장해 도청에 들어가게 한다. 그가 사랑하던 사람, 윤시은의 목숨을 살려준다는 조건으로. 그가 제보한 정보에 의해 광주의 진실은 광주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진실을 나르려던 사람들은 죽게 되고.

 

광주민주화운동 마지막날. 그는 진실을 알게된 윤시은을 살리려 하지만, 결국 윤시은도 살리지 못한다. 그들을 모두 죽음으로 몰고 가는 것이다. 여기에 아버지를 미끼로 자신을 이용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이러니 그가 온전한 삶을 살겠는가. 그에게 남은 생이란 없는 삶일 뿐이었다. 이런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김태진. 그가 맞닥뜨린 진실은... 감당하기에 너무도 힘든 진실이다.

 

하지만 그 진실은 세월이 아무리 흘렀어도 여전히 묻혀 있다. 밖으로 나와서는 안 된다. 익명의 제보자(아마도 고중사이리라)에게서 암매장한 위치를 파악하고, 발굴 작업을 한 결과 세 구의 시신을 발견하지만... 그것은 광주와는 전혀 관계없다는 공식 발표로 끝나고.

 

여전히 진실을 묻어두려는 자들이 힘을 얻고 있고, 진실을 밝히려는 사람들은 힘겨운 싸움을 계속해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을 만화는 보여준다.

 

교차된 시점.. 그래서 더욱 흥미롭게 전개되는데... 어설픈 행복한 결말로 끝내지 않고, 진실이 여전히 묻혀 있는 것으로, 그러나 희망을 잃지 않고 진실을 밝히려는 모습을 보이며 만화는 끝난다.

 

지금도 여전히 발포 명령자와 암매장된 장소 등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너무도 깊숙하게 숨겨 그것을 찾는데 많은 시일이 걸릴지도 모른다.

 

하긴 여진히 광주민주화운동을 빨갱이들이 선동해서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아니다. 진실은 밝혀지기 마련이다. 우리가 아무리 세월을 잊으려 해도 달이 우리를 환히 비추듯이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밤일수록 달빛이 더 밝듯이 진실을 감추려는 세력이 있을수록 진실을 드러내려는 노력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광주민주화운동... 이제는 국가적인 기념식도 하지만, 기념식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이 만화는 그 점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광주의 진실을 알기 전 자기 출세만 생각하던 김태진과 같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진실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모두가 읽었으면 하는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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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월 - 상
김성재 지음, 변기현 그림 / 길찾기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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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의 총성으로부터 시작한다. 살인으로 인한 생활의 변화. 주인공 김태진은 살인을 저지른 아버지로 인해 인생이 바뀌게 된다.

 

그토록 저주하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전 안기부 1차장이었던 사람을 쏜다. 그리고 그 여파로 검사로 임용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사귀던 여자 친구와도 헤어지게 되고. 절망에 몸부림 치던 그가 술에 엉망이 되어 집에 널브러져 있을 때 찾아온 여자, 한승미.

 

그녀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가지고 그는 자신이 재기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광주로 내려간다. 한 장의 사진을 들고서.

 

기차 안에서 만나게 되는 티죠아웅과도 이야기가 얽히게 되는데, 어쩌면 티죠아웅은 광주의 비극을 더 심화시키는 역할을 하는지도 모른다.

 

버마에서 도망쳐 나와 난민 신청을 한 티죠아웅, 그는 불법체류자 신분이 되는데, 그가 외치는 말이 광주가 여전히 진행형임을 알려준다.

 

"민주혁명을 성공한 나라가 이게 뭐예요? 욕하고, 때리고. 돈 달라고 하면 불법체류로 신고하고!! 이건 민주주의가 아니잖아요!!"

 

이 말에 광주는 여전히 진행 중임을 알 수 있다. 광주민주화운동, 광주 혁명이라고 해도 좋다. 이것이 과거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현재 우리들 삶을 바꾸어야 한다.

 

해방구였던, 자치 민주주의를 꽃피웠던 광주가 과거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광주는 현재에 있어야 한다. 그러나 다른 나라에서 온 힘 없는 사람들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광주가 아직도 완성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 만화에서 티죠아웅을 등장시킨 이유는 광주를 과거로만 기억하지 말고, 또 한때 영광스러웠던 투쟁으로만 기억하지 말고, 우리가 계승해서 실현해야 할 일로 삼아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이지 않나 싶다.

 

이렇게 광주로 내려가는 도중에 만나게 되는 티죠아웅은 광주를 좋은 도시라고 하고, 그가 한승미와 연관이 되어 있음이 밝혀진다. 여기에 윤태구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다혈질인 인물. 김태진이 김세환의 아들이라는 말을 듣고 그를 폭행하는 인물.

 

한승미나 윤태구는 5.18때 아버지가 실종된 사람들. 실종이 아니라 암매장이라고 해야 맞다. 암매장된 아버지 유골이나마 찾으려고 하는 인물인데, 이들에게 그 열쇠를 지고 있는 인물이 김태진의 아버지 김세환인 것이다.

 

김세환은 폐인으로 평생을 살아가는데, 그가 전 안기부 1차장을 총으로 쏜다. 그리고 그는 자해를 한 뒤 병원에서 사경을 헤매게 된다.

 

만화의 상권은 아들인 김태진이 자기 출세를 위해서 아버지를 이용하려고 광주에 내려가 진실을 캐기 시작하는 것으로 끝난다.

 

아버지가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왜 아버지가 전 안기부 1차장을 쏘아죽였는지, 자신의 아버지와 한승미, 윤태구 아버지는 어떤 관계였는지, 그리고 사진 속 인물들은 어떻게 되었는지를 하권으로 넘기고 있다.

 

광주라는 무거운 주제를 아버지와 아들을 통하여, 두 사람의 시점이 교차하게 함으로써, 또 여전히 권력을 쥐고 있는 자들이 어떻게 나오는지를 만화를 통하여 보여주고 있다.

 

흥미를 잃지 않게 하면서 광주에 깊이 들어가게 해주는 만화이다. 다음은 하권으로...

 

덧글

 

책 리뷰를 쓰기 위해 상품 검색을 하는데, 망월 같은 경우 상, 하 두 권으로 되어 있고, 만화책이라 한꺼번에 상, 하권을 묶어서 쓰고 싶은데, 상품 검색에서 상,하 두 권을 함께 찾을 수가 없다. 알라딘이 그 점을 좀 개선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그럼 이렇게 상, 하로 나누어 쓰지 않아도 되고 좋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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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0 09: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7-20 1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쟁의 세기라고 불릴 정도로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주 잠시 동안의 평화와 끊임없이 일어나는 전쟁.

 

  나라와 나라간 전쟁도 있지만, 나라 안에서 특정 종족, 분파 사이에 벌어지는 전쟁도 있다. 일명 내전이라고 하는 것. 그래서 세계에서 난민이 없어지지 않는다.

 

  이들을 난민이다, 아니다, 난민 흉내를 내는 가짜 난민이다 라고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세상에 뿌리뽑힌 자들이 과연 행복할 수 있는가. 뿌리뽑혔다는 것 자체가 이미 비극이고, 난민이다.

 

  자기 고장에서 살 수 없기에 그곳을 벗어난 사람들, 그들은 난민일 수밖에 없다. 이런 난민들이 생기게 된 가장 큰 원인이 바로 전쟁이다.

 

전쟁 하면 일촉즉발의 위기 속에서 살고 있었던 것이 바로 우리들이다. 한반도는 언제 터질지 모를 화약고였다. 가끔 작은 폭발사고가 있었고, 서로 교전도 있었다.

 

이런 물리적인 충돌말고도 양쪽에서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전국민을 특정한 법 안에 가두어두지 않았던가. 그런 상태는 사람이 살아가기 힘든 상태였다. 우리는 그런 상황 속에서 줄곧 살아왔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위험한 한반도라고 할 때, 우리는 이미 겪은 일들이라서 그런지 위험론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던 차에 남북정상회담, 그리고 북미정상회담이 이루어지고 한반도에 어느덧 평화의 기운이 넘실대기 시작했다.

 

긴장이 넘치던 곳에 평화의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젊은이들은 기차 타고 유럽 가자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렇다.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찾아오자 사람들이 안심하고 살 만한 곳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한반도에서 전쟁의 기운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물론 몇몇 몰상식한 사람들은 여전히 전쟁의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하긴 하지만, 이제는 그런 도발은 잘 통하지 않는다.

 

세계 여러 곳에 존재하던 화약고 중 하나인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돌면서 세상이 한결 살 만한 곳으로 변해가고 있다.

 

인간과 인간이 전쟁이라는 위험 요소를 제거해 가면 지구 생태계도 한결 살 만해진다. 여기에 몇 가지를 더해야 한다. 무분별한 개발, 자본 중심주의 경제 등등을 서서히 몰아내야 한다.

 

그래서 녹색평론 이번 호에서는 남북 평화분위기 속에서 앞으로 북한이 어떻게 발전했으면 좋을까 하는 글을 싣고 있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제대로 된 북한 발전 계획)

 

북한이 개방이 되면 지금과는 다른 상태의 사회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사회가 되어야 할까? 지금까지 자본주의 사회가, 특히 신자유주의가 걸어온 길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개발의 과정을 잘 알고 있다.

 

그러니 북한이 앞으로 경제 개방이 되었을 때, 지금까지 우리가 걸어온 길과 같은 길을 걸어야 할까? 아니다. 아니라는 대답이 나온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우리 생각과는 좀 다른 길을 제시하고 있다.

 

개발이 아니라 보존을, 중앙이 아닌 지방을 살리는 개발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철도, 고속도로 등등을 이야기하는데, 이를 최소화 하고, 지역을 중심으로 자급자족할 수 있는 환경으로 개발할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 개발을 우선으로 하는 지금 생각과는 다르지만, 진정 개발이 무엇인지, 무엇이 북한을 개방하려는 목적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면 평화의 시기에 우리가 어떻게 교류해야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더불어 맑스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이미 한물 간 사상가가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사상가로서 맑스를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 (홍기빈, 21세기에 돌아보는 칼 맑스, 마이클 뢰비, 맑스, 엥겔스, 에콜로지) 맑스를 발전론자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 그래서 '녹색은 적색이다'는 책도 있었지 않은가.

 

그리고 거시적인 면에서 세계 평화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약자들이 어떻게 사는지도 살피고, 그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사회제도를 만드는 일도 중요함을 생각하게 해주는 글들이 있다. (이문영, 고스트 스토리, 강남훈, 핀란드, 캐나다, 미국의 기본소득 실험)

 

녹색평론이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시류를 거부하지 않으면서도 우리가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해준다. 여러 면에서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이번 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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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미술, 마을이 미술이다 - 한국의 공공미술과 미술마을 공공미술 산책 1
임성훈 외 지음, 마을미술프로젝트추진위원회 엮음 / 소동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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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미술에 관한 책으로는 세 번째. 이번에는 마을 미술에 대해서 총괄적으로 다룬 책을 읽었다. 마을 미술에 관한 이론서라고 해야 할까. 지금까지 이루어왔던 마을 미술에 대해서 의미와 정의, 그리고 한계와 앞으로 발전 방향까지를 제시한 책이다.

 

마을에 미술이 들어와 그 마을이 좀더 풍요로워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몇몇 마을에서는 그런 성과를 거두기도 했고. 어떤 마을에서는 일회성으로 그치기도 했는데... 그에 대한 총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책이 그 작업을 해주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이상이 소설에서 쓴 한 구절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사람이 비밀이 없다는 것은 재산 없는 것처럼 가난하고 허전한 일이다.  - 이상, '실화'에서

 

이 말을 이렇게 뒤집고 싶었다. 마을에 예술(미술)이 없다는 것은 재산 없는 것처럼 가난하고 허전한 일이다라고.

 

사람이 밥만으로 살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밥과 장미'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우리 삶에서 예술은 필수적인 요소다. 예술이 밥이, 돈이 되지 않는다고 필요없다고 해서는 안 된다. 예술은 우리들 삶을 풍요롭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니 예술이 없는 마을은 재산이 없는 것처럼 가난하고 허전한 마을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마을에서는 생계만이 있을 뿐이다. 생활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마을 미술이 필요하다. 최근에 마을 미술에 많은 지원이 따르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마을 미술에 대한 지원이 몇 년에 걸친 한시적인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마을 미술은 지속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마을 미술을 하는 사람들이 외부에서 들어왔다가, 작업이 끝나면 떠나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철저하게 외부 작업일 뿐이다. 마을에 예술을 베푸는 행위에 불과할 뿐이다. 그런 예술가들이 떠나면 마을 미술은 그때부터 사라지기 시작한다. 이 책을 읽어보면 기껏 설치해 놓은 마을 미술품들이 낡아가는데 보수가 안 되거나 재개발로 철거가 된 경우가 있으니, 외부에서 작업하는 마을 미술이 지닐 수밖에 없는 한계다.

 

이런 생각을 하니 최영미 시인이 생각났다. 신라 호텔이던가 하는 호텔 경영자에게 호텔 방 하나를 달라고 했다는. 자신에게 무료로 호텔방을 대여해 주면 자신이 작업을 그곳에서 하고, 자신을 만나러 다른 사람들이 올테니, 자연스레 호텔 홍보도 되니, 공짜가 아니라고 했다는.

 

이 말에 대해 찬반 논쟁이 있었는데... 최영미 시인의 그 말을 마을 미술을 하는, 공공미술을 추진하는 사람들에게 돌려주고 싶다.

 

사람들이 많이 떠난 시골에 비어버린 폐교가 얼마나 많은가. 이 폐교들을 방치하지 말고 예술가들에게 빌려주면 어떨까.

 

박경리 선생이 문인들을 위해 방을 내어주었듯이, 문인들이 자유롭고 편안하게 작품 활동을 할 수 있게 폐교를 빌려주고, 또 미술가들이 작업을 할 수 있게 빌려주고, 목공이나 기타 다른 작업을 할 수 있는 활동 중심지로써 폐교를 이용하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폐교를 이용하여 다양한 예술가들이 다양한 활동을 하고, 그 활동들이 지역에 점차 들어가 지역과 함께 하는 예술이 이루어진다면, 일회적이고 외부적인 마을 미술이 지속적이고 내부적인 마을 미술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몇 년에 걸쳐 수억 원을 쓰고 방치하는 것보다, 이렇게 지역에 있는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면 공공미술, 또는 공공예술이 살아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폐교에 들어간 예술가들이 폐쇄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과 함께 하는 생활을 하게 된다면, 자연스레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게 되고, 마을에 필요한 예술에 대해서 좀더 구체적인 작업들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

 

이제 공공미술이 우리나라에서 실시된 지 10년이 넘었다. 그동안 성과와 실패를 검토했으리라. 더 나은 공공미술이 이루어지리라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는 생각을 한다.

 

다만, 이 책처럼 공공미술에 대해서 정리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려는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으니 '밥과 장미'가 동시에 해결되는 우리나라가 되리라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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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애4


내겐 고요한 기쁨이었지

깨끗한 기쁨이기도 했고

맑은 기쁨이기도 했어.

서로 향기가 비슷해

그냥 그리워 하고,

찾고,

멀리서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는

움직임이라기 보단

가만히 있음

제 마음에

담아놓기였지

무언가

티끌이 낄 수 없는

마음들의 연결.

내겐

가슴 시린

한 해가 될 거고

남은 기간

가슴 시린

그리움이 될

만남이겠지.

맑은 기쁨

내 엄청난

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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