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형 대표시 선집
이기형 지음, 임헌영.맹문재 엮음 / 작가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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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이기형 시인이 살아있었다면 올해 얼마나 기뻐했을까? 민주정부 10년이 끝나고, 다시 과거로 회귀하던 그 시절, 결국 새로운 전환을 보지 못하고 90이 넘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시인.

 

젊은 시절 여운형에게 감화 받아 그와 함께 일을 했지만, 여운형이 암살당한 뒤 글에서도 멀어졌던, 그러다 60이 되어가서야 다시 문학을 하게 된 시인.

 

젊은 시절, 뮤즈의 영감을 받아 왕성하게 시를 써나가는 다른 시인들과 달리 이기형 시인은 이순(耳順)이 되어서야 왕성한 시작 활동을 했으니.

 

많은 시집을 냈지만, 그 시집들은 통일로 귀결이 될 수 있으니, 북쪽에 어머님을 두고 온 시인, 그리고 분단의 현실을 누구보다 가슴 아파했던 시인.

 

남북이 하나되길 바랐던 여운형을 따랐던 시인. 그래서 그는 여운형을 기리는 시도 꽤 썼는데... 만약 그가 살아 있었다면 얼마나 기뻐했을까.

 

올 4월 27일. 역사적인 장면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역사적인 날이다.

기억해야 할 날이다.

아무 것도 없었다.

살짝 솟아나온, 한 걸음으로도 넘을 수 있는

결코 장벽이 아니었다.

서로 얼굴도 마주볼 수 있는

언제라도 넘을 수 있는

죽어야, 죽여야 한다,

욕만 하던, 총을 쏘던

피냄새가 진동하던

남북관계가

보이지 않는 장벽이 되어

우리들을 가로막았다.

철조망도 아니다.

지뢰도 아니다.

우리 마음이다.

좌와 우, 왼쪽, 오른쪽

세상, 어느 쪽에 서 있어도

가족은 가족, 민족은 민족

사람은 사람

똑같은 자리에 서 있을 수 없기에

각자 자기 편한 자리에 서 있을 뿐

그 자리에 섰다는 이유로

죽일 놈이 될 이유는 없다

쫓아내야 할 놈이 될 이유도 없다

이곳 저곳 함께 있어야 더 잘 살 수 있으니

보이지 않는 선,

이념

제 머리 속에서 나온 언어가

단단한 장벽이 되어

서로 밀어내고 막아내고 있는데,

머리가 아닌 발이

한 걸음만 내디딘다면

이 장벽은 아무 것도 아니다.

북측에서 내려온

김정은 국무위원장

환하게 웃으며 한 걸음 내디딜 때

남북을 가르던 장벽은

하나의 선에 불과했다

언제든, 누구든 넘을 수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보여줬다.

손 잡고 다시 한 걸음

북측으로 넘어감으로써

넘어왔다 넘어갔다 넘어왔다

이 말이 아니어야 한다

그냥 왔다갔다 할 뿐.

왔다갔다 할 수 있을 뿐

함께 걸으며 이야기하고

함께 나무를 심으며

이젠 전쟁이 아닌 평화를

비방이 아닌 대화를

적이기보단 한 민족임을

서로 보여주었다

남과 북 정상이

분단 상징, 판문점에서

어떤 장벽도 우리 앞에선

우리 발걸음을 막을 수 없음을

그렇게,

북한 정권이 수립되고

전쟁이 끝난 뒤

북쪽 최고지도자가

남쪽에 온 경우는 이번이 처음,

그것도 걸어서.

판문점, 남쪽에서

회담을 하고,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함께 음식을 먹으며

이젠 서로 대화하자고

이젠 서로 왕래하자고

전쟁이 아닌 평화가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고

그렇게, 하루,

우리는 웃으며

남북 정상이 만나는 모습

남북 정상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만나야 할 미래를

그날 보았다

한 핏줄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나라가 됨을 인정하지 않던

-그럼에도 유엔엔 동시 가입을 했으니

하지만 삼국시대도, 후삼국시대도 겪었떤

우리 아닌가.

좀더 길게 함께 공존해야 한다면

두 나라면 어떠리

차라리 두 나라가 되어

친밀하게 교류하는 두 나라가 되면

여권만 있으면

언제든 갈 수 있는 곳이 되고,

언제든 만날 수 있는 사람이 될텐데

실질적 섬나라가 아니라

대륙으로 뻗어갈 수 있는

기차 타고 유럽으로 갈 수 있는

나라가 될텐데

이산가족의 아픔도 많이 사라질텐데

북한 어느 곳도 못 가볼 곳이 아니고

남한 어느 곳도 못 와볼 곳이 아니니

언제든, 누구든 만날 수 있는

관계가 될 수 있을텐데

괴뢰가 아니라

정당한 나라 대 나라가 되면

서로 더 많은 교류, 협력이 이루어질텐데

자주 만나다 보면

이젠 더 정도 들고

차이도 많이 없어져

-통역 없이 정상 회담을 하는,

미묘한 어감 차이를 서로 알 수 있는

대화 상대-

통일이란 길에 더 빨리 들어설텐데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생각도 하며

우리 아이들이 총을 억지로 들지 않을

그런 시대가

'국가보안법'이라는 유령이

이제는 활보하지 못하는

밝은 대낮 세상이 되어야 함을,

두 정상 환한 미소

속에서 보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더 건강해서 오래

그 자리에 있어야

-세상에 이거 국보법 위반 아냐?

남북 화해 분위기가 더 오래 가고

더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가을에 평양에 오라는 초청을

흔쾌히 수락한 문 대통령이

다시 다음해 봄에는 서울에 오라고

그래서 봄엔 서울서,

가을엔 평양에서

한 해 두 번 남북 정상들이

정기적으로 만날 수만 있다면

이 만남들이

다른 만남들을 이끌어 낼 수 있을텐데

더 많은 만남들이 모여

통일 물결이 될 수 있을텐데

한 밤의 꿈은 아닐지니

이건 우리가 꾸는 낮꿈

희망이 실현되는 첫걸음일지니

수구들이 뭐라 해도

뚜벅뚜벅 제 길을 가야 한다

2018.04.27.

우리 역사에 길이 남을 그 날

함께 선을 왔다갔다 한 두 정상

장벽이 우리를 막을 수 없음을 보여준

별것 아닌 그 장벽을

머리가 아닌 발이 너무도 쉽게

넘을 수 있음을

우린 보았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두 발임을

머리는 잠시 쉬어도 됨을

그날

우린 축배를 들었고

우리나란 조금 더 가벼워지고

조금 더 밝아졌다

수구들이 활개치기 힘들게

유령이 나올 수 없게

그렇게 밝아졌다.

 

이런 생각. 이기형 시집을 읽으며 다시 떠올랐다. 무려 세 번이나 정상회담을 한 올해. 통일로 한 발짝 더 다가간 올해. 적어도 남북 군사 긴장만은 많이 해소된 상태. 그렇게 시인이 꿈꾸던 통일 시대로 우리가 들어섰다는 생각을 한다.

 

다양한 시들이 있다. 마음을 짠하게 울리는 시도 있는데, 그렇게... 읽으며 통일을 생각한다. 시인이 보았던 6.15, 10.4 정상회담에 이어, 더 통일로 다가갔음을, 시인이 저승에서 활짝 웃으며 이 과정을 지켜보고 있음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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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고흐의 구두를 신는다 - 그림과 나누는 스물한 편의 인생 이야기
이명옥 지음 / 21세기북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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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로 나눠 21개, 인생에서 겪을 수 있는 주제를 가지고 그림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니, 그림을 통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무엇인가 자신을 들여다 보고 싶을 때, 우리는 거울을 본다. 거울 속의 자신을 보면서 자기 겉모습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꼭 거울을 보아야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을까? 그것은 아니다. 우리가 우리 내면을 들여다보는 방법은 다양하다. 언제 어디서라도 할 수가 있다. 마음만 먹으면.

 

그런 방법 중 하나가 그림을 통해서 자신을 성찰하는 일이다. 자신만이 아니라 세상을 함께 보는 일이다.

 

이 책 제목에 언급한 고흐가 그린 '구두' 그림만 보더라도 그 그림을 통해 우리는 인생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신발에 대해서... 신발이 내게 주는 의미에 대해서.

 

낡아빠진 신발을 보면서 삶의 신산함을 느끼기도 하고, 발에서 벗어난 신발을 보면서 구속에서 자유로워진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렇게 그림을 통해 다른 세계를 접하고, 자신의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유명한 서양 화가의 그림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화가들도 함께 언급하고 있어서 좋다. 그렇게 다양한 그림들을 통해 세상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이 책을 읽다가 '폭력, 도시인의 억눌린 본성' 편에서 충격을 받았다. 이런 현실이... 그림에 나타난 그 분노에 찬 모습이 지금 우리의 모습 아닐까 하는 생각.

 

교복을 입고 있는 남학생의 모습이 이리도 섬뜩하게 표현되고 있다. 어쩌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내면이 이렇지 않을까. 김성룡의 그림인데...

 

학교에서 자신의 끼와 꿈을 펼치기보다는 분노를 억누르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그런 폭력이 안으로 안으로 샇여 있는 상태.

 

공부라는 것으로, 규제라는 것으로 꽁꽁 묶여 있는, 숨을 쉴 공간을 찾지 못하고 있는 청소년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들이 지니고 있는 폭력성을 해소시켜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그런 그림.

 

이런 그림들을 통해 세상을, 삶을, 그리고 나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그림의 힘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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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4 17: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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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4 18: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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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 -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추모시집
정희성 외 261인 지음 / 화남출판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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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장(輓章)이다. 그가 마지막으로 가는 길에 주욱 늘어선 글들. 그를 추모하는 시들. 그렇게 그를 그냥 보낼 수가 없어 시인들이 시를 써서 그가 가는 길에 펼쳐 놓았다.

 

그를 따라 시들이 펄럭인다. 펄럭펄럭, 절대로 잊지 않겠다고, 그 뜻을 잇겠다고, 그렇게 만장이 그와 함께 나부낀다.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 철학자들은 이상을 꿈꾸고 이상을 이야기하지만, 정치인들은 이상을 꿈꾸되 현실에 있어야 한다.

 

그들은 현실에서 자신들의 이상을 실현해야 한다. 철학자들은 자신들이 말을 하면 그뿐이지만, 정치가들은 그렇지 않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정치판에서 이상을 꿈꾸며 현실에서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 이상은 늘 저 멀리 있고, 현실은 너무도 질척거리게 된다.

 

질척거리는 현실에 발이 푹푹 빠지면서도 가야 할 길. 가야만 할 길. 그러나 온몸에 튄 진흙으로 남들에게 온갖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는 길. 정치인의 길.

 

정치인은 철학자가 될 수 없다. 철학자는 모두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지만 정치인은 모두에게 인정을 받을 수 없다. 인정받는 사람과 인정받지 않아도 될 사람을 구분해야 한다. 가끔은 이 구분이 모호해서 양쪽에서 다 비난을 받을 때도 있다.

 

그렇지만 포기할 수 없다. 그는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비록 욕을 먹을지라도.

 

그렇게 정치인은 제 갈 길을 간다. 가야만 한다. 하지만 대부분 정치인들은 이리저리 눈치를 본다. 그들은 현실을 개척해 나가려 하지 않고 현실에 머무르려고 한다. 누구에게도 욕을 먹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래서 누구에게도 욕을 먹게 된다.

 

자기 길을 간 정치인. 비록 이런저런 욕도 많이 먹었지만, 굴곡도 엄청나게 겪었지만 우리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정치인. 노무현.

 

노무현이 철학자이길 바라지 않았다. 그는 철학자일 수가 없었다. 그는 정치인이었다. 한때 그에게 철학자가 되길 바라기도 했지만, 터무니없는 바람이었음을 깨달았다. 그가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렸을 때.

 

자신의 하강으로 우리들 정신을 깨게 했을 때... 정치인 노무현으로, 그에게 온갖 진흙이 묻을 수밖에 없음을, 그 진흙을 거부하지 않고 제 몸에 붙이고 그 길을 간 사람이 그였음을.

 

다시 거의 10년이 되어갈 때 그를 추모한 시집을 읽는다. 만장이다. 펄럭펄럭, 그와 함께 가는 만장들.

 

이 시집에서 이 시...

 

지금 감옥에 가 있는 두 전직 대통령. 남들에겐 엄격한 잣대를, 자신에겐 너무도 부드러운 잣대를 들이댄 두 전직 대통령들.

 

이 시가 헛되지 않았음을 이제사 생각한다.

 

   공고

         -대한민국 이명박 정부에게

                                                  윤석주

 

야이, 느자구 없는 놈들아!

 

머리 위에 하늘이 있음을 항상 잊지 마라.

 

하늘나라 법집행관 윤 석 주

 

정희성 외, 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 화남. 2009년.480쪽.

 

이 시에서 '하늘나라 법집행관 윤 석 주'를 '하늘나라 법집행관 0 0 0'로 바꿔 000에 우리들 이름을 집어넣어도 된다. 그렇게 해야 한다. 그렇게 000은 우리 모두가 되어야 한다. 우리 모두가 되어 엄정한 집행을 해야 한다.

 

지금 그렇게 되지 않았는가. 아직 진행 중이긴 하지만...

추모시집으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리는 만장을 만들었다. 그 만장과 함께 잊지 못함을. 그렇게 그는 우리 마음 속에 살아 있음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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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3 09: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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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3 11: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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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헌의 아트 카페 우리가 아직 몰랐던 세계의 교양 27
이주헌 지음 / 생각의나무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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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다양한 예술 분야들이 있지만, 그 분야들이 모두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순간이 되면 예술들이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서로 통하는 것을 본다.

 

시와 미술이 만나고, 시와 음악이 만나고, 소설과 영화가 만나고, 음악과 연극이 만나고, 소설과 시가 만나고, 그리고 이런 예술들은 모두 세상과 만난다.

 

세상과 만나는 예술은 결국 삶을 표현하게 된다. 삶을 만나게 한다. 그런 예술이 아니면 우리 곁에서 지속될 수 없다.

 

이주헌은 미술을 통해 우리에게 이야기를 건네고 있다. 그가 들려주는 미술 이야기는 미술에만 그치지 않는다. 세상을 이야기하고, 삶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미술을 통해서 세상을 보고 삶을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카페에 앉아 차 한 잔을 마시며 삶의 여유를 즐기듯이 이 책을 읽으면서 미술을 통해 삶을 들여다보게 된다. 삶을 즐길 이유를 찾고, 또 읽으면서 삶을 즐기게 된다.

 

그래서 책제목에 '아트 카페'라는 말이 들어갔나 보다. 미술 한 편을 만나 삶의 여유를 즐기는 그런 시간을 갖는 것. 이 책에 나오는 많은 미술 작품들을 보면서, 또 화가들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는 우리 삶을 만난다.

 

거울을 들여다보듯이 예술을 통해서, 예술가를 통해서 내 삶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예술이 우리에게 주는 위안이자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그림들이 나오니 그림들을 보는 재미도 있고, 또 그림들을 통해 세상과 삶을 성찰할 수도 있어서 좋고, 단지 서양 화가나 서양 그림들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화가들, 우리나라 그림도 다루고 있어서 더 좋다.

 

아무리 세계화 시대라고 해도, 우리가 사는 곳을 표현한, 우리 삶과 정서가 들어가 있는 작품을 보면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드는 것이 인지상정이니 말이다.

 

특히 이 책의 5부는 에세이라고 할 수도 있다.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는데, 여기에 화가나 그림이 들어가 있다. 그 그림과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어찌 이리 잘 들어맞는지.

 

그렇게 미술이 우리 삶과 동떨어질 수 없음을, 그림을 단지 감상하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성찰하는 디딤돌로 삼을 수도 있음을 이 책, 그 글들을 통해서 알 수 있다.

 

꼭 이 책이 아니라도 좋다. 우리 나름대로 작품을 골라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천천히 삶을 음미하듯이 그렇게 작품을 살펴보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내 삶이 카페에서 내가 오늘 한 번 마주할 그림, 그 그림을 통해 내 삶을 보는 일. 그렇게 할 수 있음을 이 책은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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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이 당연이 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던가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감옥에 가야 했던가

양심적 병역거부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아파야 했던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야 했던가

삼성반도체 산업재해 인정 보상 권고


얼마나 많은 긴장과 공포가 있었던가

남북이 상대방을 겨눈 포문 닫기

공동경비구역에서 총기 소지 포기


얼마나 오랜 시간이,

얼마나 많은 좌절이,

얼마나 많은 죽음이 있었던가

일제 징용자에게 배상 판결을 내기까지


당연 속에서 살아가는 것도 끔찍하지만

당연이 특별이 되는 사회는 더 끔찍하니

특별이 당연이 되기까지

견뎌야 했던 시간들


이제 그냥 당연은 당연

특별은 특별인 사회가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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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0 10: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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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0 1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