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평론 통권 117호 - 2011년 3-4월
녹색평론 편집부 엮음 / 녹색평론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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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평론, 제목이 딱딱하다. 격월간지이고 벌써 117호까지 나왔다. 

디자인이 눈에 확 띠지도 않고, 종이 질이 좋지도 않은 재생지를 쓰고 있으며, 내용 또한 주류에서는 한참 벗어나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좋다. 사람의 인식을 바꿀 수 있고, 인식의 바꿈을 행동의 변화로 나아가게 할 수 있으며, 나에서 우리로 연대를 할 수 있게 한다. 

나만이 아니라,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많다는 공감. 공감에서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힘. 결국 이 책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 

환경운동, 생태운동 어떻게 이름을 붙이든 녹색평론은 이러한 운동을 이끌어내었고, 또 이끌고 있다.  

격월간지. 두 달에 한 번 나와, 그 때 그 때 사봐도 좋고, 아예 정기구독을 신청해도 좋고, 아님 녹색평론 후원자로 나서도 좋다. 

많은 사람들이 읽을수록 공감대가 넓어지고, 그만큼 우리는 야만의 시대에서 인간의 시대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1999년 우연히 김종철 선생의 시적 인간과 생태적 인간이란 평론집을 읽었다. 그 평론집의 내용에 공감을 하고, 녹색평론 이야기를 보고 당장 정기구독을 신청했다. 

그리고 처음 책을 받고 읽는 순간, 이 책은 내 가슴에 팍 꽂히고 말았다. 내용 하나하나가 내가 간과하고 있었던 문제를 다루고 있었으며, 그렇게 생각할 수 있구나, 그렇구나 하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들었다. 

그 후 녹색평론은 내 생각을 정립하는 척도가 되었고, 피상적으로 넘어가던 환경, 생태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 책의 장점은 단지 환경, 생태 문제만 다룬다는 데에 있지 않고, 우리네 삶을 규정하는 전반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데 있다. 

민주주의, 이것은 환경, 생태와 뗄레야 뗄 수 없으며, 시인의 마음으로 지내는 생활, 시인의 눈을 갖는 생활, 그리고 경제, 종교 등등 많은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이들 문제들 중에서 관심이 있는 분야를 차근차근 읽어나가면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단지 이번 호뿐만이 아니라, 지난 호를 찾아서 읽는 재미도 느낄 수 있는 책. 

이번 호에서는 중국에 관한 특집 글들과 농업에 관한 글들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했고, 연재되는 글, 배병삼의 글이나 김성동의 글들은 이런 시각이 있구나, 그동안 너무 한 쪽으로만 생각했구나 하는 깨달음을 주고 있다. 

또 이 책의 좋은 점은 뒷부분에 있는 서평에 있다. 좋은 책, 읽고 생각해 볼 만한 책을 소개하고 있어 좋은 책을 소개받는 느낌을 지닐 수 있어서 참 좋다. 

어떤 정기구독이든, 격월간으로 그 때 그 때 구입해 읽든 형태로 읽어도 좋으니 우선은 한 번 읽어보자. 이 책을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읽고 이 책에서 말한 '타이타닉 현실주의'에서 우리가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우리는 거대한 빙산을 피해갈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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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철학으로 치료한다 - 철학치료학 시론
이광래.김선희.이기원 지음 / 지와사랑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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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치료학 시론이라고 한다. 철학으로 병을 치료한다는 학문의 기초를 마련하는 책이라고 받아들였다. 문학치료, 음악치료, 미술치료, 놀이치료 등 다양한 치료방법이 있는데, 이제 철학도 우리를 치료하는 학문으로 등장했구나 하는 생각에 읽어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 부분에서 마음과 영혼의 기초를 이루고 있는 정신의 건강을 위해 우리는 철학적 치료가 필요하다. 삶에 대한 철학적 성찰은 삶의 행복을 위한 필수조건이다(184쪽)라고 되어 있다. 그래서 철학치료는 자기인식을 통한 자기 배려를 하게 하고, 이를 연결하는 매체가 대화라고 한다. 이를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을 인용해 말하고 있는데, 철학치료의 기본형태는 우선 자신의 무지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하여 자기 자신을 인식하는 과정(186)이라고 한다. 

철학은 나를 인식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에 대한 인식으로 나아가게 하는 학문인데, 나를 자각하면 또 다른 나인 남을 인식할 수 있고, 이를 확장하여 세계에 대한 인식으로 나아가게 하면, 이는 인식에 머물지 않고 실천으로 나갈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런 사람은 자기 자신에 갇혀 우울증이나 절망감, 허무감을 앓는 일이 없게 되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세상에 대응함으로써 자신을 대자적인 주체로 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요즘 인문학 공부를 해야 한다는 주장과 이 철학치료가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철학은 인문학의 일부분이기에 인문학을 배우게 하자는 주장은 철학을 배우게 하자는 주장과 같고, 인문학을 제대로 공부한 사람이 자신의 생활을 바꾸어 나가듯이 철학을 배운 사람도 자신의 삶을 바꾸어 나갈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명심해야 할 내용은 철학을 단지 배우는 것에서 멈추면 안된다. 자신의 지적 만족을 위해서 철학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좀더 사람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 사람다운 삶을 살기 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철학을 배우는 것이다. 

따라서 철학을 앎에서 그치지 않고, 철학을 함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이 철학의 프락시스를 주장하는 이유도 이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철학을 하기 위해선 삶에 여유가 있어야 한다. 여유가 없는 삶에서 철학을 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선 생활의 여유를 찾기 위한 사회조건을 살펴야 한다. 철학을 함은 자신의 문제가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임을 인식하고, 그것을 고쳐나가려는 노력을 하게 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지니고 있다면 라이프니츠의 단자론에서 창(窓)이 없는 단자가 아니라, 우리는 각자가 창(窓)이 있는 단자가 되어야 한다. 나는 나 나름대로 완결된 존재로 살아가되, 남도 또한 완결된 존재로 여기고, 이 남과 내가 연결되는 창문을 두고 서로가 소통하는 세계를 만든다면 철학함의 좋은 모습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 책의 3부는 개인의 문제를 떠나 사회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이 부분은 철학치료학과는 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주자학에서 실학으로 기독교로 넘어가는 모습을 사회철학의 정상과 병리, 그리고 그 병리를 극복해가는 또다른 치료라는 관점으로 이야기를 했는데, 주자학, 실학이야 철학이라 쳐도, 기독교는 철학이라기 보다는 종교라고 해야 하는데, 좀 다른 개념이 아닌가 싶다. 

시론이라는 한계 때문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 철학치료를 어떻게 한다는 건지가 명확히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기존의 희망의 인문학, 행복한 인문학과 연결시켜보면, 그리고 이 책에서 잠시 언급하고 있는 프랭클의 의미치료와 연결시켜 보면 좀더 구체적인  틀이 보이지 않을까 한다. 

철학의 존재이유는 나를 알고, 사회를 알고, 옳은 삶을 살게 해주는데 있다. 이는 철학이 우리의 삶에서 단지 앎으로서만 존재해서는 안 되고, 철학을 함으로써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데 있다는 이야기다. 결국 우리 삶에 철학이 필수라는 사실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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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에서 다국적군의 폭격이 이루어지고 있단 소식을 들었다. 

리비아 사태를 내전이라고 한다면 다국적군은 인명보호를 명분으로 하고 있지만, 내정간섭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독재자를 축출한다는 대의명분하에 리비아에 대한 폭격이 민간인 사망으로 나갈 수도 있는 상황인데. 

세계 평화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전쟁이 합리화될 수  있을까? 

전쟁이 아닌, 협상으로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없을까? 

유엔은 전쟁이 아닌 협상으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구 아니던가. 

아무리 민주주의, 인명보호, 독재자 축출이라는 명분을 내걸어도 전쟁은 정당화되지 않는다. 

세계 곳곳이 자연 재해, 또 인간이 만들어낸 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여기에 전쟁까지 벌이다니. 

왜 갑자기 "전쟁중독"이라는 책이 생각이 나는지. 이게 미국이 일으킨 전쟁도 아니고, 영국, 프랑스, 미국의 다국적군이 일으키고 있는 일인데.

중독을 끊기 위해선 많은 금단현상을 이겨내야 하듯이 우리도 전쟁이라는 중독을 끊기 위해선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데... 

어떤 명분으로 전쟁을 일으키는 일을 우리는 반대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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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물의 날이라고 하는데, 물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 날이다. 

물은 너무도 당연하게 우리 곁에 있어서 소중함을 모르고 지내기도 한다. 

어떤 이는 우리나라를 물 부족 국가라고도 하고, 어떤 이는 물부족 국가라는 말은 잘못된 이야기라고도 하는데, 예로부터 금수강산이라고 우리나라는 물 좋고 산 좋은 나라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우리처럼 도처에서 강을 보고, 산을 볼 수 있는 나라가 물에 대해서 인식이 부족하다면 이는 누구의 잘못일까? 

물이 순환하지 못 하게 콘크리트로 모두 막고, 이 물들이 자연 속으로 들어가 다시 자연 속으로 나오지 못 하게 하고 있는 현대 문명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는데. 

가끔 내리는 비를 보면 이 비들이 어디로 갈까? 

갈 곳이나 있을까, 오로지 하수구로 빠져 땅으로 스며들지 못 하고 사라지지 않을까. 

물의 날. 

물에 대한 여러 생각을 하는데, 세상에 물 아닌 것이 있을까? 

우리 인간도 물로 대부분 이루어졌는데, 이렇게 물을 홀대해서 어떻게 우리의 생명을 잘 유지할 수 있을까? 

물의 날이라고 해서, 눈에 보이는 물에만 관심을 갖지 말고, 시각을 달리해서 모든 생명체에 대한 관심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물도 감정이 있는 생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굳이 물의 날을 만들 필요도 없이 우리는 물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게 될텐데... 

물에 관한 이 책. 

물의 날과 관련이 없을 듯하지만, 물의 날이 아닌, 물만이 아닌 우리 모든 생명체와 관련이 있는 이 책. 한 번 읽어보자. 에모토 마사루가 쓴 "물은 답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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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 어느 날 갑자기 홈플러스 익스플러스라는 가게가 들어왔다. 그러더니 빵집으로 빠리 바게트도 들어왔다. 

어느 순간부터 동네 슈퍼는 사라지고, 동네 빵집도 사라지고 말았다. 

오로지 대기업들만이 체인점들만이 동네에 살아남아 장사를 하고 있는 셈인데... 

대기업들의 동네 상점 입점을 규제하는 법안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중소상인들이 다 망한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나브로 이러한 체인점들이 하나 둘씩 자리를 잡고 있으니. 

아이엠에프를 겪으며, 많은 사람들이 자영업자로 변신을 했는데, 이러한 자영업자들이 살아갈 길을 막고 있으니...

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나 빠리 바게트를 보며 양귀자의 "원미동 사람들"을 떠올렸다. 

80년대 서울 변두리에서 고마고만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연작소설로 쓴 작품, 

중에 '일용할 양식'이라는 단편 소설이 머리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으니. 

김반장이 운영하는 형제슈퍼와 경호네가 운영하는 김포슈퍼, 그리고 나중에 들어온 싱싱청과물 가게가 서로 경쟁을 하는 내용의 소설. 

이거야 원. 이들의 치열한 경쟁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제 살 갉아먹기 경쟁이었으니. 이 당시에도 이렇게 작은 자영업자들은 살기가 힘들었는데, 이제는 대기업들이 이러한 유통시장에 들어와 이들끼리 경쟁하지 못 하고, 대기업의 힘에 그냥 물러나고 마는 현실이니... 

80년대의 원미동 사람들이 지금 2000년대의 우리들 모습과 다르지 않으니. 

언제, 우리는 사람답게, 생존을 걱정하지 않고, 생활을 즐기며 살 수 있을지. 

조금씩 나눌 수 있는 사회가 될지. 

그런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데...  

동반성장이라는 말이 울림이 없이 사라지고 있는 이 현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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