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이나 구글에서 위치 추적을 했다는 기사가 뜬다. 

이런 폰을 들고 다니면 이미 자신의 행적을 누군가에게 계속 수집해가고 있는 현실을 각오해야 한다니... 

길거리 곳곳에서 CCTV에 자신의 모습을 찍히기도 하는데... 

위치가 수집되었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조지 오웰의 1984가 생각났다. 

세상에 빅브라더가 이렇게 가까이에 있을 줄이야. 

그것도 빅브라더가 강요하지 않았는데도, 자발적으로 빅브라더에게 자신을 복종시키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게 된다. 

만약에 누군가가 이런 폰들과 CCTV를 연계해 위치 뿐만이 아니라, 그 위치에 있는 CCTV로 나를 볼 수 있게 된다면, 그 때는 진짜 빅브라더가 존재하게 되지 않을까. 

이런 걱정을 기우라고 할 수 있을까. 

전자기술은 어떻게 발전할지 예측할 수 없는데, 지금은 직장에서 자신의 집을 볼 수도 있는 시대인데, 좀더 무섭게 기술이 발전되고, 이 기술이 악용된다면, 우리는 유비쿼터스라고 자부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 우리 모습이 감지되지 않을까. 

컴퓨터, 또 스마트폰 같은 기술의 발전은 어쩌면 유토피아로 가는 지름길이 아니라, 디스토피아로 가는 길이 되지 않을까. 

이건 정말 기우일까. 

조지 오웰의 책이 요즘 인기리에 번역되고 있는데, 그의 작품은 1984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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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인이다 - 시인 김규동의 자전적 에세이
김규동 지음 / 바이북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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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동 시인은 이제 몇 명 남지 않은 우리나라 원로시인이다. 아니, 시인에게 원로란 있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원로란 이미 현역에서 은퇴한 뒤에 붙는 이름이라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세상에 시인에게 은퇴가 어디 있단 말인가. 

시인은 젊었을 때도 나이 들었을 때도 자신만의 세계를 지니고, 시를 쓴다. 그 시세계가 변해가기도 하고 평생을 유지하기도 하지만 시인은 언제나 세상을 새롭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이 책은 시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시인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할아버지가 자신이 살아온 내력을 어린 사람들에게 차분히 들려준다는 느낌을 준다. 

이는 아마도 이 글에서 사용하고 있는 '~지요'라는 말 때문일텐데, 이 말이 친숙하게 들리고, 마치 곁에서 해주는 이야기를 듣는 느낌을 주고 있다. 

격동의 현대사라고 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근대를 살아온 시인이 자신의 삶과 당시 세상의 모습을 들려주고 있다. 

일제시대, 공부에 흥미가 없던 소년이 문학작품을 읽고, 글쓰기에 관심을 가지고, 자연스레 공부에도 흥미를 느끼게 되는 과정이 1부에서, 공부하는 대신 원없이 놀았던 것이 시인을 더 시인답게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2부에 펼쳐지는 일제 말기 시인이 함흥고보에 다니던 시절 이야기는 일제시대에 우리 민족이 어떻게 지냈는지를 되돌아보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다만, 일제시대라고 일본인은 다 나쁘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사람을 중심에 놓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점이 좋다. 일제시대, 함흥고보에서 한문을 가르쳤던 일본인 선생 이야기는 민족, 국가라는 이름으로 한 사람을 재단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주었다고나 할까. 이것은 월남하기 전에 만났던 유채룡이란 분의 이야기에서 알 수가 있다. 

3부에서는 월남한 뒤, 6-70년대까지 시인이 겪은 일을 다른 시인들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박인환, 김수영, 천상병, 그리고 잘 모르는 박거용이라는 사람까지. 특히나 전쟁통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시인이 직접 겪은 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되어 있어, 지금까지 잘 몰랐던 일화가 나오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은 시인의 시가 곳곳에 인용되어 있다는 점이다. 가령 이런 시는 지금의 우리에게도 많이 다가오지 않을까 한다. 

가는 데까지 가거라 

가다가 막히면 앉아서 쉬어라 

 

쉬다 보면 보이리 

길이. <돌파구를 찾아서> 이 책 42쪽

할 때까지 하고, 그러나 막막할 때, 그 땐 잠시 쉬자. 그러면 보이지 않던 길이 보인다. 무조건 나아간다고 해서 길이 보이고, 길이 되지 않는다. 이 단순한 진리를 이 시에서 이렇듯 잘 표현하고 있으니.  

그래, 시인은 그래서 가끔 쉬기도 했으리라.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찾아 꾸준히 걸어왔으리라. 그 걸어온 과정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하나하나 끄집어 낸 글들이 이 책에 실린 글들이리라. 

분단의 비극으로,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나이들어 버린 시인이, 고향 땅을 밟고 고향에 있는 느릅나무를 만나는 날, 시인뿐만이 아니라, 우리들 모두가 행복해지지 않을까. 

이 책은 단지 김규동이라는 시인의 자서전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바로 우리 아버지, 할아버지 이야기인 것이다. 그 이야기를 나긋나긋하게 해주고 있다. 시 쓰고 싶은 사람, 문학 하고 싶은 사람, 그리고 우리 아버지, 할아버지들은 어떻게 살아왔는지 궁금한 사람, 한 번 읽어보라. 

어렵지도 않고, 술술 읽히는 이 책, 시인의 목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하다.  

 

덧말 

올해 2011년 9월 28일 김규동 시인이 별세했다. 그가 꿈에도 그리던 고향을 하늘나라에서는 가보고 계실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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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은 모두 교육에 관한한 전문가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관심도 많고 알기도 많이 안다. 

그러나 이 교육에 대한 관점이 잘못되면 내 아이만 잘되면 돼로 끝날 수도 있다. 가장 위험한 교육관 아니던가. 

적어도 나는 교육이란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을 익혀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는데 말이다. 

그래서 교육에 관해서 많은 책들이 나와 있지만, 한 번 관심을 가지고 읽을만한 책을 생각해봤다. 

내 경험으로 우선 출판사를 보면, 우리교육양철북, 그리고 민들레, 요즘은 책을 잘 사보지 않아서 모르겠는데 내일을여는책이 있다. 여기에 샨티란 출판사를 포함시키면 교육에 관한 믿을 만한 책들을 이 출판사들이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책들을 보면 최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유럽 쪽 교육을 소개한 책들이 읽을만한다. 읽기도 쉽고 또 생각할 거리도 많기 때문이다. 

우선 핀란드 교육에 관한 책으로는 핀란드 교육혁명, 에르끼 아호의 핀란드 교육개혁 보고서, 핀란드 교사는 무엇이 다른가, 핀란드 교실혁명, 핀란드 공부혁명 등이 있고, 

독일 교육에 관한 책으로 꼴찌도 행복한 교실, 독일교육 이야기가 있으며, 

일본의 교육개혁 성공사례인 우리 학교가 달라졌어요, 

스웨덴과 덴미크 교육을 소개하고 있는 열다섯살 하영이의 스웨덴 학교 이야기, 위대한 평민을 기르는 덴마크 자유교육 등이 있다. 

이 밖의 책들은 앞에서 소개한 출판사를 참조하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공교육이라 이름하는 제도권교육을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은 민들레 출판사의 책들이 많이 도움이 될 것이다. 


10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덴마크 자유교육- 위대한 평민을 기르는
송순재.고병헌.카를 K. 에기디우스 엮음 / 민들레 / 2010년 11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1월 7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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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가 달라졌어요- '좋은 학교'를 위한 1년 6개월 분투기
후지하라 가즈히로 지음, 전선영 옮김 / 부키 / 2010년 7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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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열다섯 살 하영이의 스웨덴 학교 이야기- 창의.다양.여유를 배운다
이하영 지음 / 양철북 / 2008년 10월
9,800원 → 8,820원(10%할인) / 마일리지 49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1월 6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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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교육 이야기- 꼴찌도 행복한 교실
박성숙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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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교육을 십 년 넘게 받았다. 제도권 교육 말고는 대안 교육이란 생각도 못 해보고 학교 생활을 했다. 운이 좋았는지, 아니면 안 좋았는지, 사실 나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지만, 학생들은 학원수강을 하지 못하게 한 정책으로 교육이란 오로지 학교에서 일어난다고만 생각하고 지냈다. 

이런 우리들에게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는 것은 일탈,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일탈, 부적응에 불과했고, 이는 곧 사회에서 낙오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만큼 학교는 우리에게 절대적인 존재였다. 

그러나 90년대 후반 봇물처럼 대안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대안교육에 몸담고 있거나, 관심을 지니고 있다. 

제도권 교육에서 벗어나 공동육아부터 공부방, 그리고 비인가 초중고까지, 이제는 대안 대학까지도 모색하고 있는 등나름대로의 철학을 지니고 교육활동을 해나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제도권 교육도 바뀌고 있다. 

혁신학교라는 이름으로 경기도, 서울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는 대안교육이 나름대로 자리를 잡아온 결과일지도 모른다. 

대안교육과 제도권교육이 서로 배타적으로만 지내지 않고, 함께 교육의 길을 모색할 수 있는 길이 있다고 본다. 제도권 교육은 대안 교육을 엿보고, 대안교육은 제도권 교육이라해서 무조건 배제하지 않고 함께 가려고 한다면 말이다. 

이렇게 대안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해준 책이 바로 격월간지인 민들레이다. 99년에 창간한 이 잡지는 10년이 넘도록 대안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어떤 때는 지지를, 어떤 때는 비판을, 어떤 때는 대안을 제시해주고 있다. 

대안교육에 아이들을 보내지 않아도 관심을 갖고 있다면 아이가 어느 학교에 다니던 좀더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한 번 읽어보자. 어느 부분을 읽어도 좋다. 생각할 거리도 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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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놓치다 애지시선 6
손세실리아 지음 / 애지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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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말 그대로 절의 말이다. 극도로 절제된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언어 자체가 이미 대상에서 미끄러짐을 경험하였다면, 우리는 언어를 통해 미끄러짐의 미끄러짐을 경험하게 된다. 

결국 모든 텍스트 읽기는 오독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오독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문학이 바로 시다.  

시에서 오독은 잘못 읽기가 아니라, 다르게 읽기이고, 기존의 읽기에서 자기만의 미끄러짐을 경험하는 행위다. 

즉 시 읽기는 언어라는 썰매를 타고, 시라는 미끄럼틀을 신나게 내려오는 재미있는 놀이이다. 

그렇다면 손세실리아의 이 시집에서 나는 어떤 즐거움을 느꼈는가. 

우선은 따뜻함이다. 이 시집에는 어렵지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나온다. 비참하다는 생각보다는 따뜻하다는 생각, 참, 세상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시집의 제목인 '기차를 놓치다'는 시가 바로 그렇다. 없는, 노숙인이라 할 수 있는 사람들의 따뜻한 모습을 보다 기차를 놓치고 말았다는 내용의 이야기에서 왠지 추워야 하는데, 추위보다는 따뜻함이 더 느껴졌다고나 할까. 

다음은 비움에 대한 생각이다. 굳이 노자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비워야지만 채울 수 있다. 비움이 없으면 더 이상의 채움은 없다. '시를 버리다'에서 버리기 위해서 시를 쓴다는 말이나, '봉안터널'에서 길을 내기 위해 비워야 한다는 내용을 보면 결국 우리 삶은 어떻게 비우냐에 따라 더 충만한 삶을 살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나 할까. 

여기에 덧붙여 '곰국 끓이던 날'과 '늙은 호박'을 보면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아온 모습이 느껴지고ㅡ 우리 삶 역시 이렇듯 최선을 다해, 자신의 전존재를 삶에 걸고 온 길이었음을 생각하게 되었다. '얼음호수'란 시에서 '세상으로 부터 나를 완전히 봉해 본 적 있던가'고 외치고 있는데, 세상으로 부터 나를 완전히 봉한다는 말은 결국 나를 완전히 비울 수 있는 존재가 되어 본 적이 있는가라는 말로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 호수가 얼음으로 자신을 완전히 봉한다는 것은 자신을 완전히 드러내기 위해서 하는 행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채우기 위해 비워야 한다. 이 비움을 통해 채움이 일어날 수 있음을, 더 아름다운 충만함은 비움에서 온다는 사실을 이 시집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웃에 대한 따뜻한 관심, 내 삶에 대한, 내 주변 사람들의 삶에 대한 관심, 그리고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생각해보게 하는, 그러나 결코 어렵지 않은, 언제고, 어느 장이나 펼쳐 눈에 들어오는 시를 읽어도 좋은 그런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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