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악스트 Axt 2015.7.8 - 창간호 ㅣ 악스트 Axt
악스트 편집부 엮음 / 은행나무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소설을 잘 읽지 않는 시대. 독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있지만, 독자가 재미없는, 흥미없는, 그다지 관심을 끌지 못하는 소설을 읽을 리는 없으니, 작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나?
그러나 작가는 자기의 혼을 다해서 작품을 쓸텐데... 소설이 읽히지 않는 책임을 작가에게만 묻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출판인들은 어떤가? 그들도 소설이 읽히지 않는데 일종의 책임이 있지 않은가. 그들이 소설을 출판하는데 어떤 문제가 있지 않나?
사실 문학잡지라는 것들이 두껍고 가격도 비싸고(작가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처지에서는 이것이 결코 비싼 것은 아니리라. 작가에게 원고료도 주어야 하고, 출판사 직원들도 살아야 하니...) 이런저런 이유로 독자들에게 외면을 당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출판인들과 작가들이 소설이 읽히게 하기 위해서 서로 손을 맞잡아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했는데... 소설책을 굳이 돈 주고 사서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린 지가 오래된 지금... 그럼에도 집에 소장하고 싶은 소설이 있을 거라는 믿음만은 버리지 않고 있는데...
계속 광고가 나왔다. 이 놈의 'Axt'
소설을 위한 잡지란다. 소설을 위한 잡지, 게다가 독자에게 읽힐 생각으로 가격을 터무니없이(이 말이 가능하다고 본다) 낮췄다. 무려 2,900원. 반질반질한 종이질을 자랑하는 잡지인데 쪽수도 256쪽이나 되는데, 보통 책들은 이 정도면 가격이 아무리 싸야 8,000원, 보통은 12,000원 정도 하는데... 이건 파격이다.
마치 80년대 책값이 쪽수에다 곱하기 10만 하면 되던 시대를 연상시키는데... 착한 가격이 좋은 소설을 불러오지는 않겠지만, 우선 호기심을 자극하는데는 성공했다.
그래서 사게 됐지. 싸잖아. 읽다가 마음에 안 들어도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을테니... 게다가 창간혼데... 무슨 창간호 모으는 취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소설을 전문적으로 다룬 잡지라지만, 에세이도 있고, 사진도 있으니... 편집이 딱딱하지만은 않다.
리뷰를 싣고(이 리뷰들에서 다룬 소설들을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리뷰면 금상첨화다), 에세이들이 있고, 표지에 실린 인물과 한 인터뷰가 있고, 단편소설들이 있고, 장편소설들이 연재되고 있다.
이런 구성이다. 단편까지는 완결된 글이니, 읽어서 무언가를 생각하면 되고, 장편은 앞으로 계속 연재될 예정이니, 계속 구입해서 읽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나쁘다는 평은 받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시작을 '카프카'로 하지 않았던가. 문학에 목숨을 건 사람. 카프카.
이 잡지 제목도 카프카의 글에서 따왔다고 볼 수 있는데... 그 유명한 카프카의 구절.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
카프카가 친구인 오스카 폴락에게 보낸 편지에서 따온 구절. 여기에 나오는 도끼가 독일어로 'Axt'다.
그만큼 이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무언가를 깨뜨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우선 읽히지 않는 소설에 대한 관념부터 깨야겠지. 그런 역할을 하겠지.
Axt란 제목은 사실, Art & Text에서 따왔지만, 이걸 조합하면 도끼 Axt가 된다. 기막힌 조합이다. 그런 역할을 이 책이 계속 하길 바란다.
개인적으로 이번 호에서 천명관의 인터뷰... 잘 읽었다. 너무 좋았다고나 할까? 왜 소설이 잘 읽히지 않는지 이 인터뷰에서 찾을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