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석
- 정치를 한다는 사람들에게
저 너머 세상은 좋은 세상일 거라고, 더 빨리 가는 것이 좋다고 편하게 빠르게 산길을 가고 있는데, 작은 돌덩이들이 여기저기 떨어져 있었습니다. 저쯤이야, 차 바퀴로 통통 튕기며 다른 세상으로 질주하고 있었습니다. 산을 다 넘을 거라, 이제 곧 저 너머에 도착하리라 생각하고 있던 그 때, 커다란 바위가 떡 앞을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차로 밀 수도 없고, 지금껏 온 길을 되돌아가자니 너무도 억울하고, 어찌해야 하나 앞이 막막했습니다. 저 너머로 너무 편하게 다른 것에 의지해 가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 때, 하나 둘, 차에서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젠 우리 힘으로 힘들더라도 우리가 직접 해야겠다고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이 바위를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밀어 버리면 쉬우나 또 다른 무엇이 다칠지도 모르고, 제 자리에 갖다 놓아도 좋으련만 그 자리는 너무도 높아 언제 다시 이리로 굴러 올지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우리만 편해서야 되겠나, 한 마음이 된 사람들은 이 바위를 낮고 평평한 곳으로 굴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젠 더 굴러 남 앞길을 막을 수 없게요. 바위가 제 자리를 잡자 사람들은 저 너머를 바라보며, 서로 서로 환하게 웃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