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꿩의다리
훌쩍 키를 키웠으면서도 산발적이지 않다. 작은 꽃들이 가지마다 옹기종기 모여 더 큰 꽃으로 피었다.꿩의다리들 중에 가장 화려한 치장을 한 금꿩의다리다.

산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꿩의다리는 줄기가 마치 꿩의 다리처럼 길기 때문이고 금꿩의다리는 수술 부분의 노란색 때문에 꽃에 금이 매달려 있는 것처럼 보여 금꿩의다리라고 한다.

몇해 동안 대관령 길가 숲에서 흰색으로 피는 것과 함께 보다가 올해는 내 뜰에 핀 꽃으로 대신 했다. 사연을 가진 꽃들이 때를 맞나 꽃을 피우니 그 사연이 저절로 떠오른다. 식물을 키우는 재미 중 하나가 그것인듯 싶다.

다른 꿩의다리들에 비해 키가 크다. 여기에서 꽃말인 '키다리 인형'이 유래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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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태말뚝버섯
가까이 두고도 때를 못맞추니 쓰러진 모습만 보며 아쉬움을 달랬다. 올해는 날씨 탓인지 때를 놓친 것인지는 모르나 제대로 보지 못하고 말았다.

대나무 숲의 습기 많은 여름철이 필연적인 만남인 모기와의 일전을 준비해야 하지만 이곳은 그리 심하지 않게 볼 수 있는 곳이라 자주 찾는다.

알처럼 생긴 것으로부터 자루가 나오면 위에 있는 종모양의 균모 내부에서 흰그물모양의 레이스와 비슷한 그물망토를 편다. 이 그물망토의 펼침이 장관이다. 한 시간여 동안 펼쳐지는 과정을 볼 수도 있는데 올해는 노랑색으로 피는 노랑망태버섯으로 그 과정을 확인했다.

유난히 덥고 비가 잦았던 여름이었다. 흰색과 노랑색을 한곳에서 볼 수 있는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노랑색은 올라오지 않았다. 다시 내년을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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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화
어린시절 추억이 깃들었다. 등하교길 달달한 맛의 유혹을 물리치지 못하고 기어이 밭 언덕을 넘었다. 딱히 먹을 것도 없었던 시절이고 맛의 강한 유혹을 알기에 솜이 귀한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어른들도 한두개 씩은 따 먹으라고 허락했던 것이다. 그것이 다래다.

내가 사는 이웃 면소재지 인근에 목화 재배지가 있고 이 꽃이 필무렵 면민의 날 행사 겸 묵화축제를 한다. 1363년 문익점이 원나라에서 씨앗을 숨겨온 다음부터 재배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그 식물이다.

순한 꽃이 핀다. 곱다라는 말로는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로 한없이 이쁘고 정겹다. 한지에 곱게 물을 들이고 손으로 하나하나씩 조심스럽게 접어 만든 꽃처럼 보이기도 한다.

꽃 피었다 지고 열매 맺고 그 열매의 속이 비집고 나와 눈 쌓인 것 처럼 보일 때까지 내내 눈요기감으로 충분하다.

물레를 돌리고 솜을 타서 옷이나 이불을 만드는 과정을 보며 자랐다. 많은 손질을 거치는 과정이 모두 정성이다. '어머니의 사랑', '당신은 기품이 높다'라는 꽃말이 이해되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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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화화
산들꽃이 관심의 중심이니 뜰에 들어온 원예종은 눈길이 덜 간다. 그래도 눈맞춤을 건너뛸 수 없는 꽃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중 하나가 이 초화화다. 초화화라고 한다지만 유통명인 듯 싶고 정식 명칭은 알지 못한다. 여름 내내 피고지기를 반복하니 가까이 두고 관상하기에 꽃 좋아하는 이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나 보다.

붉은 색의 꽃들이 줄기 끝에 달렸다. 볕을 좋아해서 낮에 피는 꽃으로 바람따라 한들거리는 모습이 여유롭게 보여 좋다. 멀리서 봐도 자세히 봐도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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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범부채
조그마한 뜰에 다양한 사연을 안고 여러 종류의 식물이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언제 어디에서 왔는지 또렸하게 기억되는 것이 대부분이나 그렇지 못한 것도 있다. 애기범부채는 제주도 지인에게서 왔다.

7~8월에 피는 꽃은 긴 타원형으로 주홍색을 띠며, 아래쪽에는 진한 반점이 있다. 범부채는 꽃잎에 나 있는 이 붉은색 얼룩무늬가 호랑이 털가죽처럼 보이고 처음 싹이 나면서부터 질서 있게 퍼지며 자라는 잎의 모양이 부채꼴 같다 하여 범부채라 불린다. 애기범부채는 범부채를 닮았는데 크기가 작다는 의미일 것이다.

조금씩 범위를 넓혀가는 중이다. 여름날의 한때를 기억하게 하는 꽃이다. 작지만 강인한 인상으로 다가왔다. '청초'라는 꽃말은 어디서 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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