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장나무
속눈썹을 길게 뽑아 한껏 멋을 부린 모습의 꽃으로 기억된다. 길을 가다 보이면 "앗~ 꽃 피었다"며 눈맞춤한다.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어 일부러 찾아보는 경우는 그리없다.

누리장나무, 봄부터 여름까지 누린내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북한에서는 누린내나무이고, 중국 이름은 냄새오동, 일본 이름은 냄새나무다. 하지만 꽃이 필 때는 향긋한 백합 향을 풍긴다. 이쁜 꽃을 피우고도 이런 이름을 얻었으니 좀 억울할 만도 하다.

꽃만큼이나 독특한 모습의 열매를 보여준다. 붉은 말미잘 모양의 열매받침과 보석처럼 파랗게 빛나는 열매의 어우러짐이 압권이다.

어린잎은 나물로 먹고 잔가지와 뿌리는 말려서 약용한다. 꽃도 이쁘고 독특한 열매까지 볼 수 있어 정원수로 가꾸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반가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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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자리공
어린 시절 추억이다. 천지 사물이 다 장난감이던 시절 나팔꽃과 함께 친구 옷에 물들이기 놀이의 도구였다. 잘 익은 열매를 한송이 따서 친구 등허리에 일격을 가하면 모양따라 시퍼런 물이 들었다. 한바탕 웃음으로 한나절 즐거웠던 기억 속 식물이다.

미국자리공은 6·25전쟁 때 미국에서 들어온 귀화 식물로 전국 각지에 퍼져 있다. 주로 도시 주변 오염된 지역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꽃은 6~9월에 붉은빛이 도는 흰색으로 핀다. 열매는 8~9월에 동글납작한 포도알처럼 다닥다닥 많이 달려 적자색으로 익는데 검은 씨가 1개씩 들어 있다.

강한 생명력으로 척박한 곳에서도 잘자라 생태계 교란식물로 분류되기도 했다. '환희', '소녀의 꿈'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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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질빵
식물의 이름은 식물이 사람들의 일상에 어떤 내용과 형식으로 관련이 되어 있는지를 잘 알려준다. 하여, 식물의 이름만으로도 선조들의 풍속과 삶의 모습의 단면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며리와 시어머니 사이의 얽힌 갈등 관계를 며느리밑씻개, 며느리배꼽, 며느리밥풀 등과 같은 식물에서 보여주고 있다. 반면에 장모와 사위의 관계를 보여주는 식물이 이 사위질빵이다. 질빵은 짐을 질 때 사용하는 멜빵을 말한다. 곧 사위의 멜빵이라는 의미가 된다. 장모가 사위를 아끼는 마음이 반영된 것이다.

한여름 덩굴로 다른 나무나 의지할 것에 기대서 무성한 꽃을 하얗게 피운다. 네장의 꽃 받침잎을 배경으로 무수히 많은 꽃술이 있다. 꽃이 흔한 시기에 피는 꽃이라서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다가 늦가을 작은 씨앗 끝에 깃털을 단듯 한 독특한 모습의 열매에 주목하게 된다.

사람 관계에 얽힌 갈등관계를 해학적으로 담았다고 보여지는 사위질빵이라는 이름에서 '비웃음'이라는 꽃말이 나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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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맥문동
출근길에 만나는 누군가의 논둑이 꽃으로 환하다. 적당한 날을 잡아 꽃과의 눈맞춤을 한다. 다소 여유롭게 시작하는 하루가 이렇게 꽃길로 이어진다.

맥문동(麥門冬)이라는 이름은 보리처럼 겨울에도 시들지 않는다고 해서 붙은 것이다. 개맥문동은 전체적으로 맥문동보다 약간 작으며, 잎도 더 가늘다.

꽃 색깔도 자주색의 맥문동 보다는 아주 연한 자주색이거나 흰색처럼 밝게 핀다. 모여 있으니 그 존재가 확실히 드러난다.

일부러 심지는 않았을텐더 두고보는 농부의 마음을 짐작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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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조팝나무
선자령이라고 했던가 차를 세우고 길 아래로 내려간다. 첫눈맟춤 하는 제비동자꽃, 익숙한 애기앉은부채와 한동안 시간을 보내고 길로 오르는 눈길과 딱 마추쳤다. 그렇게 처음 만났었다.

옳지 너지? 한번 봤다고 멀리서도 알아본다. 가끔 지나가는 길에서 언듯 보였다는 기억을 되살려 찾아간 곳에서 반갑게 만났다. 특유의 빛이 전해주는 화사함이 역시 첫느낌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무슨 동물의 꼬리를 닮아서일까? 다른 조팝나무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다른 꽃모양과 꽃 색깔이다. 제주도를 제외하고 전국에 분포한다지만 남쪽에서는 보지 못했었다.

있는 곳을 알고 피는 때를 아니 먼길 나서지 않고도 볼 수 있게 되었다. 느긋하게 다음 때를 기다릴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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