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짜들을 위한 짧고 쉬운 지식의 역사 - 우주의 탄생부터 포스트모더니즘까지 세계사를 바꾼 150가지 아이디어
대니얼 스미스 지음, 석이우 옮김 / 지식서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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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전환점을 만든 지식의 역사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일상의 편리함은 어디서부터 출발할까인류가 수 천년 동안 쌓아온 과학적 성과를 바탕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면서도 그 구체적인 분야로 들어가면 무엇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상식으로 통하는 과학지식의 개념 역시 그 정확인 뜻과 유래를 알지 못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일반인이 일상생활에 하는데 알든 모르든 별 상관도 없는 것들이 그 분야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는 중차대한 문제로 제기 될 수밖에 없다이런 차이로 인해 인류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가져오게 만든 사건 역시 별 상관없는 것이 된다.

 

이 책 초짜들을 위한 짧고 쉬운 지식의 역사는 바로 이 지점에서 '인류 역사에서 가장 중요했던 아이디어'를 선별하여 다시금 돌아볼 필요가 있는 지식을 공유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일상생활을 하는데 별 상관도 없는 것일지라도 분명한 개념을 알고 있는 것과 그러지 못한 것의 차이는 분명하게 있을 것이다.

 

인류의 역사에서 전환점을 가져왔던 것으로 기존 지식을 새로운 지식으로 바꾼 아이디어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중요했던 아이디어 150가지'가 그것이다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복잡한 해설이 필요한 것도 있고 이미 일반상식화 되어 누구나 그 구체적인 지식을 알고 있는 것도 포함 된다여기에는 고대부터 현대까지우주와 종교과학과 수학의학과 심리학철학정치와 경제예술 등 사회 전반에 걸친 분야를 포함하고 있다.

 

책 제목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 관련 분야에서 일정 이상의 지식을 습득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상관없을 정도의 상식적인 측면이 강하다확실한 개념의 정리가 필요한 일반인들에게 상식 책으로 간주하여도 무방하리라 여겨진다그만큼 쉽게 다가설 수 있는 내용과 글쓰기를 담았다.

 

여기서의 키워드는 아이디어책 서문에 미국 작가 어슐러 K.르 귄의 이야이디어에 관한 정의가 실렸다그에 따르면 "아이디어는 쓰이고말해지고실행되는 과정 속에서 상호 소통하는 것이 그 특징이다아이디어는 잔디처럼 빛을 향해 뻗어나가고무리 짓는 것을 좋아하며서로 교잡하고발에 밟힐 때 더 잘 자란다." 라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이런 아이디어가 사람의 일상과 사회 시스템 안에서 어떤 작용을 하였는지 살펴볼 좋은 기회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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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식물 - 시인, 과학자, 사상가를 유혹한 식물 이야기
리처드 메이비 지음, 김윤경 옮김 / 글항아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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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그 이상을 뛰어 넘는 식물의 세계

올 봄 지리산 노고단을 3주에 걸쳐 주마다 올랐다잠깐의 시차를 두고 피는 꽃을 보기 위함이다숙은처녀치마복주머니란나도제비란금강애기나리감자난초큰앵초 등 보고 싶었던 꽃을 보기 위함이다처음 보는 식물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된 일에서 그렇게 같은 지역의 일주일 단위로 변화하는 식생을 관찰하는 재미도 여간 즐거운 것이 아니었다.

 

이렇게 한정된 분야에서 지극히 한정된 식물을 보면서도 식물의 살아가는 생태가 사람의 삶과 다르지 않은 모습을 발견한다놀랍고 신비스러워 때론 웃음을 자아내는 식물의 세계는 늘 흥미롭다.

 

이 책 '춤추는 식물'은 식물을 무대 중심에 올려놓고 인류와의 접경지대에서 펼쳐진 그들의 눈부신 활약을 드라마틱하게 추적한다구석기 동굴 벽화에 나타난 식물의 존재부터 미모사가 어떻게 지능을 이용해 학습하는지에 대한 최신 연구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식물과 마주한 순간을 되짚어본다.”

 

구석기 동굴 벽화에서 출발하는 아주 오래된 식물의 이야기는 사람들이 남긴 흔적을 재해석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이 재해석은 역사문학과학식물학문화의 교차점 등의 관련된 연결고리 속에서 그 중심에 놓인 식물을 바라보는 시각이다풀꽃과 같은 초본 식물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나무의 이야기를 하는 목본 식물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식물에 대한 이야기지만 역사문화과학 등의 일반상식이 곁들여진 해설은 결코 쉽게 읽히는 것은 아니다.식물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가 있어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 많다특히식물을 이야기하면서 텍스트가 중심이 되다보니 식물과 텍스트를 연결시키는데 인터넷 검색을 해봐야할 정도로 수고로움을 요구하고 있다이 점은 식물에 대한 기초지식이 없는 사람에게는 장벽으로 작용한다또한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한 주를 달아 놓은 부분에서는 주석 자체를 이해하는데 식물에 대한 기초지식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무엇을 상상하든 상상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보여주는 것이 식물의 세계다하나를 보면 둘이 보이고 하나를 알면 둘 이상을 알게 되며 그렇게 습득된 지식을 보다 깊이 있게 식물의 세계를 이해하는 키워드가 된다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훌륭한 동반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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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사랑에 속아주는 버릇
류근 지음 / 해냄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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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류 트로트 연애시인이 전하는 마음의 위로

허우대 멀쩡한 사내가 대낮에 술을 거나하게 마시고 노래를 부르며 막춤을 춘다미울 만도 한데 정겹게 다가오는 것은 얼굴에 담고 있는 어설픈 미소 때문인지도 모르겠다페이스북이란 낯선 공간에 적응하느라 버벅댈 무렵 류근 시인을 만난 첫인상이 그랬다그 후 간간히 풀어가는 글 속에서 전해지는 어설픈 유머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위로가 필요할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아침부터 울고 싶은 날나보다 먼저 슬픔이 일어나 눈시울을 깨우는 날마치 저쪽에서 고요히 들려오는 이름 하나 있다위로가 필요할 때 가정 먼저 생각나는 사람만날 수 없고만질 수 없고바라볼 수조차 없는 사람그러나 생각만으로도 마음 안에 분홍의 꽃밭이 일렁이는 사람.

이런 사람 이 생애에서 한 번쯤 만났으면 됐지한 번쯤 눈 맞췄으면 됐지.”

(지워진 이름조차 살아와 손을 얹는다 중에서)

 

'아픈 것은 더 아프게슬픈 것은 더 슬프게'

나와 너안과 밖오늘과 내일사랑과 이별행복과 괴로움 등 다양한 경계에 머뭇거리는 갈팡질팡하는 마음 상태를 벗어나는 방법으로 나는 이것보다 더 확실한 묘책을 알지 못한다경계의 양 끝에 한발씩 두고서 어쩔지를 모르는 상황을 끝내는 것은 그 극단을 알았을 때 가능하다는 것을 안다.

 

깊은 권태와 방황외로움과 쓸쓸함을 견디면서도 묵묵히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린다.그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은 것은 어쩌면 결국 스스로를 다독일 힘의 원천을 찾고자 하는 열망일 것이다그 열망의 다른 이름을 사랑이라고 한다면 가끔은 그 사랑에 함부로 속아도 좋지 않을까 싶다일상에서 그런 여유를 찾아가자고 속삭이는 것이 류근 시인이 건네는 마음의 위로가 아닐까사랑에 함부로 속아줄 준비를 마쳤다이제 시인은 어떻게 나를 속이는지 보자.

 

어느 페이지를 넘기더라도 짧을 글 속에서 만나는 따뜻한 위로는 류근 시인의 맑고 따스한 마음 이전에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이니 간직된 온기가 조심스럽게 스스로를 다독임과도 다른지 않을 것이다류근 시인을 바로 그 접점에서 사뭇 진지한 농담을 건네고 있다류근 시인의 노랫말에 가수 김광석이 부른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이 전하는 위로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삼류 트로트 연애시인’, '나의 이데올로기는 낭만주의'라고 스스로 표방하는 사내의 속내는 그리 복잡해 보이지 않는다쌓이는 감정을 그럴듯하게 왜곡하여 드러내고자 허튼수작을 부리지 않는다는 것이 더 적확한 표현일지도 모르겠다솔직 담백하고 감각적인 언어로 풀어나가는 글의 은유가 때론 두어 발자국 물러나 자신을 살피게 하지만 그 모든 것에서 시인의 단정한 마음가짐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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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성 남자 - 아무것도 갖지 않고 세월이 되어가는
이만근 지음 / 나비클럽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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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을 비켜가고픈 남자

애써서 무엇을 이루고자하는 것이 없다그렇다고 세상을 비관하거나 달관한 것도 아니다내 삶의 중심에 다른 무엇이 아닌 ''를 놓고 살아가고 싶은 것이다그런 사람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을 곱지만은 않다.자칫 자신에게 주어진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는 모습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 그 곱지 않은 시선은 무의미해 진다.

 

'삶의 최소주의자'라는 글에서 멈추었다단어가 주는 심플함보다는 추구하는 바를 지키기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았을 마음에 우선 위안을 보내고 싶다. "아무것도 갖지 않고 세월이 되어가는"에 이르러 그 이유를 짐작한다저자는 계절과 세월의 중첩된 의미가 주는 무게감을 어떻게 담아냈을까?

 

쉬운 말로만 살고 싶습니다.”

혼자 살기를 도모할수록 공존이 가능합니다.”

내가 너에 대해 뭘 알아버린 거 같아.”

그가 뒤돌아보면 매번 들키는 나는 병신.”

혼자 있기는 사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아무것도 되지 못한들 어떤가누구나 세월이 되지 않습니까.”

 

책을 읽어가며 골라낸 문장은 우선 공감하는 것이 바탕이지만 이 공감에는 마냥 좋은 감정만 있는 것은 아니다가슴 시린 격정을 이겨낸 서러움과 먼 훗날일지라도 품어야할 책임과 이를 감당하기에 버거운 마음에 무리 속에 살아가지만 늘 혼자인 사람들이 가지는 감정의 리듬을 동반한다이는 세월의 무게를 속으로만 다독이는 손짓과 문장을 건너는 속도가 비슷해지기를 기다리는 시간이기도 하다.

 

"사람도물건도옷도마음도말도소설이나 시를 짓기에는 성격상 민망해서최소한의 문장만 남겨진 글들로 이루어진 책이다애초에 무엇이 되기 위해 꿈꾸지 않았던 기질이 빚은 문장은 그의 삶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이런 구구절절한 해설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문장 몇을 건너는 시간이면 앞으로 펼쳐질 계절성 남자의 이야기의 폭이 짐작되고도 남음이 있다그렇다면 '삶의 최소주의자'라는 계절성 남자에게 세월은 무엇일까?

 

내가 이해하기로는 계절이 겹으로 쌓여 그 무게를 더해가는 것이 세월이다짐짓 스스로 감당할 세월의 무게감을 알아차릴 수 있는 나이에 도달해서야 비로소 계절이 보다 명확하게 다가온다계절성 남자가 그런 의미라면 이미 목표달성에 충분히 다가섰으리라 짐작된다어쩌면 이 남자에게는 다가오는 계절은 더 이상 무게를 쌓지 않을런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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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붓 - 붓장 유필무에게서 듣는 우리 붓 이야기
정진명 지음 / 학민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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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계승

생각만 있고 다양한 이유로 여전히 머뭇거리는 것이 있다필요성이 내면에서 덜 익었기 때문이라 생각하면 기회는 언제고 올 것이다그때 놓치지 않고 하면 된다그렇게 다독이던 마음에 솔솔 불을 지피는 일이 있었다.

 

얼마 전 페이스북에서 알고 지내는 분이 내 거처를 방문하면서 우연한 갖게 된 그분의 붓글씨 쓰는 모습을 지켜봤다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현장감 넘치게 붓글씨를 쓰는 매력적인 모습과 세필로 쓴 사람들의 이름에서 붓글씨가 갖는 힘을 마주한 것이 바로 불씨가 된 것이다.

 

마침 붓과 붓을 만드는 붓장의 이야기를 담은 책 한국의 붓을 만났다이 책의 출발은 붓의 역사가 수 천년이 되었고 여전히 유효한 문방사우 임에도 붓에 관한 자료가 거의 없는 현실로부터 출발하고 있다이 책을 쓴 정진명은 그 안타까운 전후 사정을 밝히며 첫발을 내딛는다.

 

글을 쓴 이는 저자 정진명이지만 글의 내용은 충청북도무형문화재 제29호 필장筆匠 기능 보유자 유필무의 붓 이야기가 중심이 된다붓장 유필무는 서울의 전통 붓 매는법을 배운 이후증평으로 내려가 지금까지 그것을 고집스럽게 실천하는 공예 장인이다.

 

이 책은 붓의 역사부터 시작해서 붓을 매는 자세한 과정을 담았다붓을 매는 과정을 사진에 고스란히 담아 하나의 붓이 탄생하기까지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에 붓을 보는 철학과 붓의 역사붓에 관한 용어까지 정리하고 있어 붓에 관한 일반적인 이해와 붓이 우리 겨레의 삶 속에 녹아든 전통문화의 영역으로서 중요성을 확인하는 기회가 된다.

 

마침 책 속의 주인공 '유필무 붓장'의 붓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고 한다. "충북 증평군은 2018년 5월 12일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증평읍 남하리 증평민속체험박물관 문화체험관에서 충청북도무형문화재 제29호 필장筆匠 기능 보유자 유필무씨의 붓 이야기를 주제로 기획전시회를 연다."

 

손으로 쓰는 글씨가 사라져가는 현실에서 붓에 대한 이야기가 얼마나 관심을 얻을지 의문이지만 바로 그 지점이 이 책이 필요한 까닭이라 여긴다오랜 시간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공통된 부분이 전통이라면 이를 계승한다는 것은 계인의 창작과 연결되어질 수밖에 없는데 이를 어떻게 계승하는가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에서 주목해 본다.

 

한국의 전통 붓이 궤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은 것은 1993년 한중 수교이후의 일이라고 한다여전히 그리고 쓰는 분야에서 중요한 도구 중 하나인 붓이 전통의 계승으로 이어져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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