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觀其所友 관기소우

觀其所爲友 관기소위우

亦觀其所不友 역관기소불우

吾之所以友也 오지소이우야

그가 누구를 벗하는지 살펴보고,

누구의 벗이 되는지 살펴보며,

또한 누구와 벗하지 않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바로 내가 벗을 사귀는 방법이다.

*연암 박지원의 문집 '연암집'에 나오는 문장이다. 이 글은 담헌(湛軒) 홍대용(1731~1783)이 중국에 들어가 사귄 세명의 벗인 엄성, 반정균, 육비와의 만남을 기록한 글 '회우록'을 지어 연암에게 부탁한 서문에 나오는 글이다. 홍대용과 이 세사람의 우정은 당시 널리 알려진 것으로 대를 이어 이어지며 사람 사귐의 도리로 회자되었다.

sns에서 친구 관계가 형성되는 기본과정을 보는 듯하다. 친구의 친구로 이어지는 메카니즘이 사람사는 그것도 한치도 다르지 않다.

산수국이 피는 때다. 그 독특한 모양새와 색감으로 필히 찾아보는 꽃이다. 산수국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모습 중에서 이 모습을 놓치지 않고 담는다. 연인이나 부부 또는 형제나 자매 등 보는 이의 관심도에 따라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매번 찾아 눈에 담는 나는 '벗'으로 받아들인다.

연암과 그 벗들의 사람 사귐은 나의 오랜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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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7-05 0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참으로 우리 옛 선인들은 생각이 깊었던 걸 느낄 수 있네요.

무진無盡 2023-08-08 19:19   좋아요 0 | URL
찾아보면 지금도 그와 다르지 않은 이들이 있을거라 믿습니다 ^^
 

인생 제1낙樂

맑은 창가에 책상을 깨끗이 정돈하고,

향을 피우고,

차를 달여놓고,

마음에 맞는 사람과 더불어 산수를 이야기하고,

법서法書와 명화名畵를 품평하는 것을

인생의 제1낙樂으로 삼았다.

*조선시대 장서가와 서화 수장가로 유명했던 담헌 이하곤(李夏坤,1677~1744)의 글이다. 출사하여 입신양명을 중요한 가치로 삼던 조선시대에 출세에 미련을 버리고 마음 맞는 사람과 그림을 감상하는 것을 최고의 즐거움으로 삼는다고 한다.

무엇에 대한 가치도 시대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지만 사람이 벗을 찾아 함께 누리고 싶은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가 아닌가 싶다.

지금 내 모습이 어떤지 궁금하거든 친하게 지내는 벗의 모습을 보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음에 맞는 사람과 벗하고 있다면 내 마음이 벗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물에 얼굴을 비추어보듯 내 삶의 향기를 벗의 삶에서 미루어짐작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남개연의 모습에서 벗의 얼굴을 본다면 과장일까.

침잠沈潛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서 깊이 사색하거나 자신의 세계에 깊이 몰입한다는 뜻이다.

내 인생의 제1낙樂으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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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다.

같은 때 같은 곳에 머문다. 몇 사람이 빠져나자 슬그머니 물속으로 들었다. 조심스러운 제 몸의 움직임에서도 일어나는 물결이다. 넘실대는 꽃을 바라보며 멈추었다.

물결이 잠들기를 기다려 길게 내쉬던 숨도 멈춘다. 자신을 품어 생명을 깨웠던 물에 스스로를 비추어 내면을 들여다보는 순간이다. 그 무엇도 침범할 수 없는 고요의 세상에 들었다.

우주를 담은 꽃을 가슴에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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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자리를 아는 것이리라. 꽃 피웠으니 질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려는듯 쏟아지듯 내렸다. 떨어지는 꽃이 서럽다지만 땅에서 다시 피는 꽃이니 그 간절함은 핀 꽃을 넘어선다.

두번째 피는 꽃에서 꿈을 향한 지극함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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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으로 파고드는 햇살이 생명을 키우듯 지금은 시우時雨, 때맞춰 내리는 비가 필요한 시간이다. 숲에 햇볕이 쏟아지듯 흐린 하늘에서 한바탕 비를 쏟고 나면 다시 환한 햇살 만날 수 있으리라.

더위는 그 다음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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