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하루 한 가지 마음공부법
우학 스님 지음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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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디 가더라도 쉼 없이 나를 돌아보자
불혹(不惑)이라는 말에 관심이 많았다. 나이 40이면 흔들리지 않은 마음으로 살 수 있을 것이란 막연한 생각이 그것이었다. 하지만 그 나이 40이 훌쩍 넘긴 지금도 여전히 세상과 자신의 경계에서 흔들리기 일쑤다. 주변 사람들을 살펴보아도 40이라는 나이 경계에 이르러 비로소 외부 세계에 대한 관심 보다는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경계에 서서 흔들리는 것은 마찬가지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자신의 마음을 편안한 상태로 안정시킬 수 있을까? 그 물음에 대한 답은 결국 마음공부에 이르러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람의 마음상태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이 불교가 아닌가 싶다. 이 책 ‘하루 한 가지 마음공부’ 역시 깨달음의 길에서 정진하고 계시는 스님의 이야기다. 스님이 오랜 수행과 강의를 통해 느낀 점을 정리하여 하루하루 365일 염두에 두며 스스로를 살필 수 있도록 하는 지혜명상집이다. 저자 우학(無一) 스님은 통도사에 출가하고 동국대학교에서 선학을 전공했으며, 선방, 토굴, 강원, 무문관에서 참선을 비롯한 여러 가지 정통 수행을 체계적으로 닦아 온 경험을 토대로 간화선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분이다. ‘저거는 맨 날 고기 묵고’라는 책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그 외에도 ‘완벽한 참선법’, ‘부처 되는 공부’, ‘우학 스님의 빛깔 있는 법문 시리즈’ 등이 있다. 포교를 자신의 사명으로 여기며 정진하고 계신 스님이다.

마음을 흔드는 것이 무엇일까? 나를 둘러싼 외부 세상의 모든 것에 그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흔들리는 마음은 어쩌면 결코 붙잡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 많은 조건을 어떻게 일일이 생각하고 대처할 수 있을지 엄두를 낼 수 없을 것이다. 스님의 말처럼 마음을 흔드는 것은 외부 세상의 그 무엇이 아니라 내 마음의 문제다. 바깥세상의 모든 것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내 마음에 주는 영향은 달라진다는 것이다. 스님은 ‘지혜만큼 세상은 보인다. 각자 지혜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저마다의 인생이 다른 것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지혜로운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면 그 세상의 부침으로 인해 내 마음의 흔들리는 것은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는 말일 것이다.

‘시간이 없어서 못한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시간이 없어서 공부를 못한다고 하는 사람은 시간이 나도 역시나 공부를 하지 않는다. 시간이 없어서 기도 못한다는 사람은 시간이 나도 역시나 기도를 하지 않는다. 시간은 마음먹기에 따라 만들어지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 (135일)

이는 마음공부에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먹고 사는 일부터 세상의 모든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의 문제를 강조하는 말일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자신의 조건을 먼저 내세워 하고자 하는 본질의 문제를 회피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먹고 사는 문제에 있어 정말 필요한 것이라고 한다면 없는 시간도 만들어서 하지 않은가. 그렇게 절박한 문제로 생각하며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일에 나서라는 것이다.

현대인들의 관심사 중 하나가 이 책에서 말하는 자신을 다스리는 것에 있어 보인다. 숲체험이나 걷기여행, 머무는 여행 등이 각광을 받는 것이 바로 고요한 상태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며 자신의 내면에서 울리는 소리에 귀 기울이지 위함이다. 그런 의미에서 특정 종교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 다스리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도움을 받을만한 책이라는 느낌이다.

또한, 여타의 자기 계발서나 명상집과는 다른 이 책의 장점은 하루 한 가지 명제를 중심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굳이 날짜에 구애받지 말고 손 가는대로 펴서 그곳에 담긴 말을 곰곰이 생각해보는 하루를 살아간다면 어느 사이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으로 채워갈 수 있을 것이다. 그 결과 이 책의 모든 페이지를 살핀다면 달라진 마음자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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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깨닫게 되는 것들
리처드 J. 라이더 & 데이비드 A. 샤피로 지음, 김정홍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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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방에 무엇이 들었을까?
삶의 무게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하지만, 어떤 누구하나 자신의 삶의 무게가 적당한 무게로 살아갈만하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 싶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조금 가벼워 보이는 삶의 무게일지라도 당사자가 느끼는 무게는 나만이 세상의 모든 짐을 지고가는 사람처럼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내 삶의 무게를 더하는 것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는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무게 탓을 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삶의 무게를 더하고 있는 그것에 대해 진솔하게 돌아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걷기 여행이 열풍이다. 걷기여행이란 결국 자신의 두발로 걸으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성찰의 기회로 삼고자 하는 것이 본래 목적이 아닐까? 정신없이 몰아치며 삶의 중심점이 무엇인지를 잊고 살아가도록 강요하는 사회를 살아가는 동안 외면하고 있었던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듣는 기회를 주는 걷기여행은 그래서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되돌아보는 기회가 된다. 

이 책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깨닫게 되는 것들’은 바로 삶의 무게를 더하고 있지만 스스로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해주는 책이다. 두 명의 공동 저자인 리처드 j. 라이더와 데이비드 a. 샤피로는 동부아프리카를 여행하는 도중에 만난 마사이족 족장이 질문했던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것은 여행의 걸음걸이를 더디게 만드는 무거운 배낭 속에 든 각종 물건들을 보고 ‘이 모든 것이 당신을 행복하게 해줍니까?’라는 질문이었다. 

이러한 것은 여행을 떠나본 사람이면 누구나 경험하는 일로 여행 중 꼭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는 여러 가지 물건들을 가방 가득 담아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면서도 버리지 못하며 훌륭한 여행자라는 마음의 위안을 삼고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물건을 버리고 나서 더 홀가분한 발걸음으로 여행의 과정에 마음껏 참여할 수 있었다. 그 경험이 삶의 무게를 더하는 다양한 것들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계기가 된 것이다.

‘우리의 삶은 여행이다. 그다지 길지도 않을 뿐더러 한 번밖에 할 수 없는 이 여행이 우리가 가진 전부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사람들은 여행 가방이 짓누르는 무게에 시달린다.’

얼마 전 천체물리학자 스티브 호킹은 ‘천국은 없다. 동화 같은 이야기다.’라는 말이 세간에 화제가 되었다.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은 ‘미래’를 담보로 자신이 살아가는 현재를 억압하는 현대인들에게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한다는 의미에서 중요한 무엇을 말해주는 것이라 생각된다. 이 말은 결국 오늘을 비롯한 현재의 삶에 보다 충실하며 그를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들이 주장하는 것 역시 이러한 의미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자신의 삶에서 인생의 짐이 너무 무거워 버겁지는 않은지, 그 짐을 버리지 못해서 그대로 짊어지고 가는 것은 아닌지를 돌아보게 하고 있다. 이는 현재 자신의 위치에서 삶의 무게를 더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성찰하고 그 무게를 더하는 것들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께에 짊어진 가방의 무게를 덜어내고 미래를 가꾸어가는데 필요한 중요한 것들을 놓치지 말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은 모든 것을 버리라는 것이 아니다. 삶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에 따라 인생을 가치 있게 꾸려가자는 것이다. 반드시 챙겨야할 것은 챙기고 버려도 되는 것은 과감하게 버리자는 것이다. 이 책을 읽어가는 동안 내 가방의 무게를 더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그것이 정말로 지금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마음의 위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끌어안고 가는 것은 아닌지 지금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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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서재 - 그리고 그들은 누군가의 책이 되었다
한정원 지음, 전영건 사진 / 행성B(행성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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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세상과 사람을 이어주는 소통이다

대부분의 현대인들의 삶은 집 이외에서 곳에서 이뤄진다. 그래서 친하게 지내는 사람일지라도 그의 집을 방문하는 기회는 좀처럼 없다. 특별한 일이라도 있어 지인의 집을 방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가장 먼저 보고 싶은 것이 서재다. 굳이 서재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이지 못할지라도 집 주인이 보고 간직한 책이 담겨있는 책장에 눈이 간다. 어떤 책이 있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관심사나 취향을 알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주변에 함께 살아가는 사람에게도 이럴 것인데 가튼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 이 시대의 지성으로 대표되는 사람들의 서재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어쩜 당연한 일이 아닐가 싶다. 그러한 관심을 반영하듯 어떤 포털사이트에는 지식인의 서재라는 공간을 마련하여 정기적으로 지식들의 서재와 그들이 관심가지는 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이 책 ‘지식인의 서재’는 일반인들의 바로 그러한 관심의 반영이라고 볼 수 있다. 각기 살아가는 방식, 관심가지는 분야, 하는 일은 다르지만 그들 모두 ‘책’이라는 공통분모를 바탕으로 그들에게 영향을 주고 주목했던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으며 그 이야기의 공간이 그들의 서재다. 오랫동안 방송작가의 일을 해온 저자 한정원이 이들을 인터뷰한 이야기를 정리하여 책으로 발간한 것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사람들로는 조국, 이안수, 최재천, 김용택, 정병규, 이효재, 배병우, 김진애, 이주헌, 박원순, 승효상, 김성룡, 장진, 조윤범, 진옥섭 등이 그들이다. 법을 전공한 대학교수로부터 평생 아이들을 가르쳤던 선생님, 독특한 시각으로 우리것을 담아내는 사진가, 미술을 읽어주는 사람, 인권변호사, 건축가, 영화배우, 음악가들이다. 하는 일, 연령대, 성별 등 다 다르지만 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던 것으로 책을 꼽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무슨 책을 통해 무슨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하나하나 들어보는 재미가 여간 아니다.  


그들은 책을 통해 세상과 만나고 소통하며 공감한다. 물론 순서가 꼭 그렇게 정해진 것은 아닐 것이다. 서로 상호작용을 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그 중심에 책이 있었고 앞으로도 책이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어린 시절 책이 유일한 친구였다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면 책을 좋아한다는 것이 어느 한 순간 만들어지는 취미는 아님을 알게 한다. 또한 그들에게 책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제자들이나 집을 방문하는 사람들 역시 그들의 서재를 통해 소통하는 것이다. 그들이 책을 소유하는 방법은 나름대로 독특한 방식이 있다. 깔끔한 책장을 구비하고 그 책장에 나름대로 분류하여 책을 소장하기도 하지만 굳이 그러한 분류가 필요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책장 속이지만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책의 여행도 관심 있게 본다는 것이다.  


열다섯 명의 서재를 둘러보며 관심 가는 서재로는 이안수와 승효상의 서재다. 창조적 휴식공간이자 문화예술공간 ‘모티프원’을 운영하는 솟대예술작가 이안수는 ‘책 읽은 것을 소화하는 것이 사유다. 사유는 자신이 읽은 것을 되새김질하는 것이고, 그 사유의 방법으로 가장 좋은 것이 글을 쓰는 것이다. 글쓰기야 말로 독서의 완성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반면 ‘빈자의 미학’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건축가 승효상에게 서재는 공간 자체가 주는 에너지와 기운만으로도 충분한 휴식과 충전이 된다. 나는 서재에 있는 책들 사이에서 나의 근원을 찾는다. 책들은 내가 존재하는 근거라고 한다. 또한 영화감독 장진은 ‘책은 세상을 구원하고 세상을 밝게 만드는 것은 책이 아니라 책을 읽는 사람들이다. 책을 읽는 사람들의 태도와 습관과 그들이 생각하는 세상에 대한 신념이 세상을 구하는 것이다.’라고 한다.

책, 서재 어쩌면 꿈속의 공간일지도 모른다. 이들의 서재를 들여다보면 일반인들로써는 엄두도 내지 못할 분량의 책을 가지고 그 책 속에 묻혀 자신의 뜻한 바를 실현해가는 사람들이기에 일 년에 겨우 몇 권의 책을 보는 사람들에게는 먼 남의 이야기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그들이 내 놓은 생각을 쫓아가다보면 서재에 쌓여있는 책의 분량이 문제가 아님을 알게 된다. 한 권의 책일지라도 자신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책을 만난다면 곧 그 책으로부터 자신의 삶을 꾸며낼 수 있기 때문이다. 


거실 양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책을 비롯하여 가는 곳 마다 쌓여있는 책을 보며 어젠가는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목록이라도 만들어야겠다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음을 알게 된다. 나만의 책이 아닌 공간에 들어서는 누구의 책이어도 좋다는 생각이기에 그들이 보고 또 어디에 놓아두던 책은 그 책이 담고 있는 내용으로 사람과 소통하며 자신의 의미를 다할 것이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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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경제학 - 실제 하버드대 경제학과 수업 지상중계
천진 지음, 최지희 옮김 / 에쎄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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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에서 현실정치에 이르기까지 경제정책에 대한 이해를 넓히다
미국의 금융가에 닥친 위험은 미국만의 위기가 아니다. 세계화를 추진하는 모든 나라들과 기업들 특히, 한 금융기업의 위기는 그 기업의 몰락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의 금융계, 기업, 한 나라 경제를 나락으로 떨어트린다. 이는 모든 사람들의 생활 경제로 이어지며 사람들의 삶을 파괴하기에 이른다. 이토록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는 경제흐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파장이 몰고 올 파고의 영향에 대해 그리 민감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경향성이 있다. 무엇 때문일까? 

사람들의 모든 생활에 깊숙이 영향을 미치지만 자신과는 별 상관없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원인이 있을 것이다. 이는 경제에 국한된 일이 아니라 사람들이 살아가며 누리는 모든 생활부분에 걸쳐 영향을 미치지만 자신과는 상관없는 듯 살아가는 것과 다르지 많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어디에서 출발했던지 상관없이 경제학은 그저 학문하는 학자나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곳에 국한된다는 생각이 그 출발일 것이다. 최든 몇 년 사이에 벌어진 각종 금융 사고를 통해 현실의 문제로 인식하는 계기가 있었지만 여전히 현실감으로 느끼며 대처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은 모습이다.

이런 우리의 현실에서 경제학에 대한 관심과 그 현실적인 작용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는 책을 만났다. 세계 최고의 대학인 하버드대학의 경제학과 수업을 청강한 저자의 강의 기록을 바탕으로 해서 발간된 책이다. 저자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보다는 강의가 진행되는 내용에 충실한 기록에 근거하여 ‘세계화와 미국 경제의 현황 그리고 국제경제학과 경제위기 등 경제 이슈 전반에 대한 내용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저자인 천진(Chen Jin,陳晋)은 중국에서 출생하여 미국으로 유학,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하다 사회과학 쪽으로 관심의 영역을 넓혀 경제학을 복수 전공하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 하버드대학 비즈니스스쿨 연구원, ‘월드타임스’의 기자와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로는 경제, 사회문제와 공공정책부분이다. 중국 경제 전문사이트 차이신왕財新網의 보스턴 특파원으로 활약하면서 ‘하버드대 이야기’라는 블러그를 운영하고 있다.

이 책은 강의를 기록한 책으로 강단에서 강의와 연구를 중심으로 하는 학자뿐 아니라 현실 정치에서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했던 관료 출신 강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미국의 현실 경제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글로벌 경제위기나 환율, 환경,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정책 등 각 이슈에 대한 교수들 간의 제각기 다른 분석과 진단을 만날 수 있다.

다른 사회과학을 비롯한 인문학에 대해 어려운 학문이라 쉽게 접근하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고 경제학 원리부터 세계 경제의 핫이슈까지 일반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쓰여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 책에 수록된 주요 교수진으로는 ‘맨큐의 경제학’으로 유명한 맨큐 교수를 비롯해 백악관의 재무부장관, 국가경제회의 위원장, 하버드대 총장 등을 역임한 서머스 교수, 역시 정부 경제 핵심 요직을 거친 세계적인 경제학자 펠드스타인 교수가 있으며 이들의 강의를 순서대로 기록하고 있다. 그렇기에 책 속에만 존재하는 경제학이 아닌 현실 경제학이 어떻게 정치와 결부되고 집행되는지를 실제 미국정부의 정책에 깊이 관여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중심이어서 더욱 흥미로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하버드대학이라는 프리미엄에 기대는 내용이 아니라 경제학의 원론과 현실정치의 정책 그리고 이것이 현실에서 이뤄지는 과정을 통해 경제학에 대해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보여주고 있어 경제학을 전공하는 사람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유익한 경제서적이라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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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자와 유키치의 아시아 침략사상을 묻는다
야스카와 주노스케 지음, 이향철 옮김 / 역사비평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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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인물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사람은 자신이 보고자 하는 것만 본다.’는 말이 실감나는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을 두고 엇갈리는 평가를 하게 되는 이유가 분명하게 있을 것이다. 누가, 무엇을 보고자 하는가에 따라 극명하게 달라지는 평가를 두고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인지 의문이다. 더욱 힘을 가진 권력자에 의해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평가되는 경우라면 한 사람에 대한 올바른 평가가 아닐 것임은 자명하다 할 것이다. 하여, 역사를 평가할 때 누가 무엇을 보고자 하는 것인지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동아시아의 지난 역사에서 빠트릴 수 없는 일은 일본제국주의에 의해 자행된 제국주의적 침략전쟁일 것이다. 군국주의 일본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아시아 여러 나라를 침략하고 약탈했던 분명한 사건은 시간이 흘러가면서 흐려지는 경향성이 있지만 아직 해결되지 못한 전후 처리과정이 남아 많은 아시아 국가의 국민들에게 아픈 상처로 남아있다. 그 침략 전쟁의 중심에 서 있던 한 사람에 대한 평가가 극과 극을 달리하는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 사람은 바로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 ふくざわゆきち, 1835년 1월 10일 - 1901년 2월 3일)다. 

‘후쿠자와 유키치’는 오사카에서 태어나고 도쿄에서 사망하였다. 일본 개화기의 계몽 사상가이자 교육가, 저술가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일본의 고액권 화폐에 초상화가 실려 있을 정도로 대단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로 평가되어져 왔다. 특히, 우리나라와 관련해서 조선 개화기의 사상가 유길준, 윤치호 등의 스승이자 한국 개화파에 영향을 준 인물이라고 한다. 그에 대한 일본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평가는 대단히 우호적인 인물로 되어 있으나 이는 일본 내 극우주의자들에 의해 의도된 평가라는 해석과 더불어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들에서도 그의 행적을 근거로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며 그가 어떤 인물인지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요구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후쿠자와 유키치’는 젊은 시절 외국을 다니며 보고 들었던 것을 비탕으로 일본으로 돌아와 ‘천황을 중심으로 국력을 결집시켜 아시아를 집어삼킨 뒤 서구열강과 겨루겠다는 포부가 무엇보다 앞섰다. 그러기 위해 “가장 긴요한 일은 전국 인민의 머릿속에 국가의 사상을 주입시키는 것”이었고, “일국의 인심을 흥기하여 전체를 감동시키는 방편으로는 외전(外戰)에 필적하는 것이 없다”는 생각이었다. 이러한 그의 시각은 필요에 따라 시의적절 하게 다른 표현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조선은 본래 논할 가치도 없다. 우리가 목표로 하는 당면의 적은 지나이기 때문에 우선 병사를 파견해 경성에 주둔 중인 지나 병사를 몰살하고, 바다와 육지로 대거 지나에 진입해 곧바로 북경성을 함락시켜라.’

이 책 ‘후쿠자와 유키치의 아시아 침략사상을 묻는다’는 바로 ‘후쿠자와 유키치’에 대한 현재적인 평가와 이러한 평가가 무엇이 잘못되어 있으면 어떻게 그러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었는지에 대한 개관적인 평가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한 평가의 근거로 제시되는 것은 무엇보다 확실한 증거로 볼 수 있는 그의 발언과 저작물들이다. 우선 저자의 한국판 서문에서 한국 내에서 평가되는 ‘후쿠자와 유키치’에 대한 ‘근대화의 아버지’라는 인식의 문제점을 이야기 한다. 왜 이런 평가가 가능했을까? ‘조선 인민을 위해서 그 나라의 멸망을 축하한다.’라는 식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침략의 본성을 숨기지도 않았던 사람인데도 말이다.

저자의 시각으로 본다면 일본 내에서 ‘후쿠자와 유키치’는 전후세대의 사상가들이 전쟁과 패전으로 얼룩진 시대를 넘어 새로운 희망을 찾기 위해 후쿠자와 유키치에게 ‘자유주의자’라는 환상을 덮어씌우고, 그 이미지를 뒤흔들 만한 발언은 외면한 채 오로지 입맛에 맞는 문구들만 주목해왔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평가가 정당하지 못함을 인식한 저자는 진정한 후쿠자와의 참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그의 텍스트들에 정면으로 도전한 결과물이 이 책이다. 

저자가 참고한 ‘후쿠자와 유키치’의 행적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는 부분을 살펴보면 그의 사상과 행동이 어떻게 유지되고 발현되었는지 잘 알 수 있다. 저자가 본문에서 언급한 일련의 말들에 대한 정확한 증거를 찾아 볼 수 있도록 독자를 배려한 마음이 보이는 부분이다. 

현대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평가를 받는 사람이 있다. 박정희 전직 대통령으로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긍정적인 평가에 이어 민주주의를 말살한 독재자로 서로 엇갈리는 평가를 받는 사람이다. 이 사람 역시 누구 무엇을 보고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에 따라 달라지는 평가를 받는다. 진실은 어떻게 하더라도 밝혀질 수박에 없는 것임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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