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털다 허리 삐끗하신 분!!!" 병원 복도에서 울려퍼지는 목소리에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그가 말하는 것은 다름아닌 나였기 때문이다.
한 번씩 디스크가 터져본 사람들은 경험했듯이 가끔 허리가 뻐근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꽤 오래. 당시 일하던 학원에서 열정을 쏟고 있었기에 갑작스런 추간판탈출증은 나의 일상을 뒤흔들어놓았다. "저기~저예요.(조용히좀 해!) 제가 이불 털다가 그만...."(그래 내가 그랬다.그러니 이제 그만 닥....)
인근에서 가장 유명한 그 병원은 대체로 수술없이 물리치료만으로 디스크 문제를 해결해 주는 곳이었다. 그리고 나를 창피하게 만든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나름 열성적으로 물리치료와 상담을 해 주고 있었는데 내 캐이스를 듣고 너무 재밌었다고 한다. (그래도 그렇지...)첫 인상은 참 그렇게 나빴지만 이후로 친해져서 훗날 고맙게 생각했다. 그렇게 2주 만에 호전되었을 때 정신을 차렸어야 했다. 그런데 몇 년 뒤 나는 또 다시 디스크가 내 멘탈과 척추에서 탈출하도록 내버려 두었고 동방예의지국의 자손답게 정확히 90도 각도로 꺾인 허리를 집에서 부터 택시, 병원까지 유지해 같은 병원의 원장실에 들어갔다.
아프고 지쳐서 울고싶던 나의 눈 앞에 원장님은 회장님 의자에 거만이 자세로 앉아있었다.
그렇다. 다빈치가 울고 갈만큼 인체공학상 완벽하다는 S자 곡선을 거침없는 U자로 꺾어버리는 그 자세였다. 나는 허리때문에 앞이 캄캄하고 울먹울먹한 와중에도 그 장면을 믿을 수 없었고 90도로 꺾인 주제에 속으로 개탄했다.(맙소사 미친거 아닌가?!!!) ㅡ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원장님은 고도의 지능으로 나름 창의력을 발휘해 디스크 환자에게 경각심을 주기위해 스스로의 척추를 희생한 걸 수도 있었다.ㅡ아무튼 '또 오셨네요.어쩌구 저쩌구'의 설명을 듣고 '아무래도 이번에는 수술을 해야 할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나는 (매우 진지모드로) "이곳은 수술없이 물리치료만으로 훌륭하게 치료하시지 않냐. 저번에도 금방 좋아졌으니 이번에도 나는 믿는다. 수술보다 물리치료를 해 보겠다"고 우겼고. 그렇게 한 달을 거의 매일같이 후회하고 울면서 물리치료를 받았다.
처음 디스크로 입원했을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모든 생활이 불편했고. 천벌을 받는 기분이었다. 첫 일주일은 진통제 주사를 맞지 않으면 아파서 잠도 잘 수 없었다. 학원에서는 나를 더 기다려 줄 수 없어 꿀 같은 직장과 꽃 같은 아이들과 헤어져야만 했다. 이 모든 일을 다시는 겪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마음을 단단히 먹고 남들은 입맛이 없다고 투정부리는 병원밥을 열심히 먹고 그곳에서 무료로 배포해주는 허리운동법 목 운동법 동작을 머릿속에 입력했다.하루 3번~4번에 이르는 각종 열치료,전기치료,견인치료를 받고 나면 꾸역꾸역 라인을 따라 손잡이를 붙잡고 병원복도를 돌았다.
점점 힘이 붙고 허리가 펴졌다. 퇴원해서도 운동치료실에서 배운 운동을 이어나갔다. 한달만에 겨우 퇴원은 했지만 완치는 아니었다. 거의 1년에 걸쳐 점점 드물게 병원을 오고갔다. 디스크에 관한 책들을 구입해 읽고 '생로병사' 지난방송에서 디스크관련 방송을 찾아서 봤다. 그런 과정을 거치자 허리에 좋은 궁극의 스트레칭을 터득할 수 있었고 좀 더 욕심이 났던 나는 스쿼트를 하기 시작했다. 스쿼트는 전신에 영향을 미치는 훌륭한 근력운동이다. 하체 혈액순환에도 도움을 주고 기운을 북돋워준다. 체력증강과 허리 건강에 그만이다. 오랜 시간 앉아서 책을 읽어야 하는 독서인들에게도 더없이 훌륭한 운동 스쿼트!
오늘 다락방님의 페이퍼를 읽고 자극받아 다시 스쿼트를 더 열심히, 플랭크도 같이 하기로 마음먹고 혹시나 허리 아픈데 경각심을 갖기 않고 세월내월하는 분들이 있을까 적어봤다. 허리가 자주 뻐근하하다면 최소한 양손 허리에 놓고 다리벌려 뒤로 꺾기를 정성스레 자주 해 주면 된다. 허리디스크의 종류는 수없이 많지만 어떤 증상에라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리고 좀 더 시간을 할애할 마음의 여유와 진정성이 있다면 바닥에 엎드린 상태에서 허리들기도 마찬가지 이유로 좋은 스트레칭이다. 결국 S라인을 공고히 하는 스트레칭이 살길이다. 여러분! 터지기 전에 미리미리! 평생 책 읽고 싶다면 오늘부터 시작하세요. 스트레칭과 스쿼트,플랭크! (두 번 입원했던 미미ㅠ)
겸사겸사 어제 산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