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탄 - Clash of the Titan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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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인간을 창조하고, 그 인간들의 기도를 통해 영원한 생명을 누리던 신들. 하지만 어느 순간 신들의 변덕스러움과 폭력에 환멸을 느낀 인간들은 마침내 신들과의 전쟁을 선포하게 된다. 어떻게든 인간을 회유하려는 형 제우스를 설득해 인간들을 공포로 다스려야 함을 주장하던 지옥의 신 하데스는 아르고스를 그 타깃으로 삼아 보복을 하려고 한다.

     기한 내에 하데스가 보내는 크라켄을 막으려면 반드시 메두사의 머리가 필요했고, 페르세우스는 동료들과 함께 메두사를 사냥하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거대한 전갈들과 음산한 무녀(巫女)들, 그리고 보기만 해도 돌로 변하고 마는 메두사와의 결투가 쉴 새 없이 이어진다.



 

2. 감상평 。。。。。。。

 

     발전된 기술은 웅장한 영상을 만들어 냈고, 볼거리 하나는 확실히 만들어 냈다. 영화의 상영 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106분 남짓이라니 일반적인 120분짜리 영화보다 짧긴 하다) 화려한 영상의 진행은 지루하지는 않았다. 다만 볼거리가 있다는 것과 내용이 좋다는 것은 정확히 같지 않다는 데 주의해야 할 듯.

     감독은 페르세우스에 얽힌 복잡한 이야기를 매우 간단히 각색했고,(물론 영화화를 위해서 지나치게 복잡한 구조는 썩 적당하지 않다는 데는 동의한다) 그 결과로 영화에는 딱 하나의 주제만 남았다. 용감한 페르세우스와 이를 막는 나쁜 하데스. 그야말로 찬란한 신화를 유치한 동화로 바꾸어 놓은 격. 덕분에 머리를 쓰지 않고 ‘보기’에는 적합하나 ‘읽기’에는 어려운 단순 오락 영화가 되어버렸다.

     감동도, 스릴도 생각할 꺼리도 없지만, 그저 뛰고, 구르고, 소리 지르고, 죽이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테니까..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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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존 - Green Zone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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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미군의 일원으로 이라크 전쟁에 참여하고 있는 밀러(맷 데이먼)는 대량살상무기가 숨겨져 있다는 위치를 전담해 수색하는 MET-D팀의 팀장이다. 하지만 몇 번에 걸친 수색에도 대량살상무기는 발견되지 않고, 밀러는 제보의 신빙성에 대해 의심을 품기 시작한다. 하지만 상부에서 내려오는 말은 그냥 잔말 말고 가라면 가라는 식일 뿐.

     우연히 이라크 고위인물들의 회담이 벌어지고 있음을 제보한 프레디(칼리드 압달라)의 말에 따라 독자적으로 진행한 작전을 통해 비밀의 실마리를 잡은 밀러는, 평화와 정의를 위한 전쟁이라는 표면적 이유 이면에 숨겨진 거짓을 마주하게 된다.  





2. 감상평 。。。。。。。

 

     안전지대를 뜻하는 ‘그린존’. 영화 속에서는 미군에 의한 이라크 침략전쟁이 한창이던 2003년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에 설치된 미군 사령부를 가리키는 말이다. 바깥은 당장 마실 물이 없어 폭동 일부 직전이고, 전쟁 이전부터 미국이 주도해 시행 해 온 경제봉쇄로 인한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길거리에 나앉아 있지만, 그린존 안 만큼은 수영장과 클럽, 호화로운 식당이 운영되는, 말 그대로 별천지 같은 곳이다. 전쟁터 한 복판의 평화라는 모순된 단어.

     하지만 이런 모순 속에서도 어떤 갈등도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영화 속에서는 음모의 주도자처럼 묘사되지만, 사실은 보다 큰 모순의 구조의 한 부품일 뿐인 파운드스톤과 같은 인물이 그들. 그렇다고 여기서 문제는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고, 그 밑에 있는 사람들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는 식으로 넘어가는 것도 옳지 않다. 영화 속 밀러의 팀의 부팀장 역을 맡고 있었던 중사처럼, 분명 모순의 그림자를 보았음에도 명령대로 해야 한다는 형식논리에만 얽매여 진실을 보려 하지 않는 사람도 결국 이런 모순을 강화시키는 동조자요, 공모자다.


 

     지난 2009년 1,500명이라는 엄청난 수의 자체조사단을 동원해 2년간이나 조사를 했음에도 이라크 전역에서 대량살상무기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미국 정부에서는 이를 알면서도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상황이 이쯤 되면 부시도 어지간하면 최소한 실수였다는 식의 사과를 하는 척이라도 해야 할 텐데, 여전히 ‘그래도 후세인은 충분히 그럴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위험인물’ 운운하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걸 보면, ‘사이코패스’라는 단어는 이럴 때 사용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의 거짓으로 천 명이 넘는 미군이 죽었고, 만 명이 넘는 부상자가 생겼으며, 그 백배에 달하는 이라크 국민들이 비참한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말이다.

 


     영화는 매우 사실적으로(스토리나, 영상, 고증, 심지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결말까지도) 만들어졌으며, 보는 내내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전개를 보여준다. 각본이나 등장인물들의 성격, 그리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도 훌륭하다. 다만 전투장면의 화면이 지나치게 빠르게 흔들리는 것이 눈에 좀 거슬리기는 했다. 이번 봄 꼭 봐야 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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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인형 - Air Doll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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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궁상맞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히데오의 집에는 일명 섹스돌(sex doll)이라고 불리는 실물 크기의 성욕대체인형이 있다. 히데오는 그 인형에게 자신의 옛 애인의 이름은 ‘노조미’라는 이름을 붙여 놓고 진짜 애인이라도 되는 양 밤마다 탐닉한다.

     그러던 어느 날 노조미에게 ‘마음’이 생기면서 이야기는 더 앞으로 나아간다. 히데오가 출근을 한 낮에는 바깥세상을 구경하며 보냈던 노조미는, 우연히 들어가게 된 한 DVD대여점에서 준이치를 본 순 간 눈을 뗄 수 없었다. 대여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그에 대한 마음을 키워가지만, 선반을 정리하다가 일어난 우연한 사고로 팔이 찢어져 순식간에 바람이 빠져나가는 모습을 준이치에게 들키고 만다. 놀랐느냐는 질문에 자신도 속이 비어 있다는 알 듯 말 듯 한 대답을 하는 준이치. 영화는 그렇게 속이 빈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금씩 풀어내고 있다.

  



 

2. 감상평 。。。。。。。 

 

     개봉되었다는 소식을 듣기 전부터 한 번 쯤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좀처럼 개봉하는 곳을 찾기 어려웠다. 사람들이 많이 보지 않아서 그런가보다 할 수도 있겠지만, 개봉한지 고작 5일 만에 본 영화니 꼭 그런 것 같지도 않다. 대형 배급사를 끼고 만들지 않으면 쉽게 흥행할 수 없는 이유를 이 영화가 그대로 보여준다. 가까운 영화관 4개를 지나 40분이나 걸려 찾아가야 했던 영화관에서 어렵게 보게 된 영화. 평일 아침 조조 시간이었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극장 안을 채웠다.

     영화는 온전히 배두나에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황량한 도시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영화 속 그림은, 영화의 주제를 드러내는 데는 잘 맞아떨어졌지만 딱히 영상미를 보여 줄만한 장면들은 아니었다. 자연히 배경보다는 등장인물들이 엮어내는 관계에 좀 더 주목할 수밖에 없는데, 문제는 그렇다고 영화 속의 등장인물들의 관계가 세심하게 묘사되고 있지도 않다는 점이다. 그저 카메라가 훑어가는 동안 용케 앵글 안으로 들어온 사람들을 잠시 응시하고는 그것으로 끝이다. 물론 이런 연출 방식이 보여주는 사람들의 시선은 처음부터 끝까지 카메라를 채우고 있는 배두나에게 쏠릴 수밖에. 게다가 몇 번이나 과감한 노출로 등장하니..

 



     영화의 주제는 진부하지만 한 번쯤 더 생각해봐도 좋을 그런 내용이다. 그 안에 공기만 가득 찬 인형처럼,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공허함으로 가득 찬 것이 도시 속에서 파편화, 부품화 된 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아닌가. 인형과의 동거를 진심으로 만족하고 있는 히데오나 이별한 애인에 대한 그리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준이치나, 그 외 배경인물로 등장하는 여러 사람들 모두가 그렇게 무엇인가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속이 비어 있는 도시인’이란 물질중심의 발전을 거듭해 온 현대의 인류가 자초한 일종의 집단자살의 한 형태일지도 모른다. 아쉬운 건 감독이 이 주제를 ‘보여주지’ 못하고, 그냥 ‘말하고’ 있다는 부분.(사실 인물들이 내뱉고 있는 대사도 지나치게 의미가 부여되어 있거나, 전혀 생뚱맞거나 둘 중 하나이다.)

     영화에는 기승전결이 없다. 영화 종반부의 충격적인 사건에서 고조가 되었어야 했으나, 스토리를 따라가며 이미 충분히 짐작할 만한 내용이라 충분히 올라가지 못한 채 떨어지는 롤러코스터처럼 뭔가 밋밋한 맛이 느껴진다. 마음을 갖게 된 공기인형이라는 흥미로운 주제마저 이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 버려 남은 것이 없다.

 

     배두나라는 배우를 좋아한다면 한 번쯤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단,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란 건 확인하고 들어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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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바 - Genova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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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은 조는 두 딸과 함께 사고의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탈리아의 제노바로 건너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자 한다. 하지만 엄마를 잃은 두 딸은 쉽게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큰 딸 켈리는 바닷가에서 만난 남자 친구들과 밖으로만 어울리려고 하고, 둘째 딸 메리는 자꾸만 죽은 엄마의 모습을 따라 어디론가 사라진다. 조금씩 균열이 두드러지기 시작하는 가족 간의 틈은 미로 같은 제노바의 골목처럼 쉽게 출구를 찾을 수가 없다. 




 

2. 감상평 。。。。。。。

 

     영화 속에 등장하는 제노바의 모습은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들과 모두의 마음을 풀어지게 만드는 자유로운 해변으로 표현된다. 이 두 가지 상반되는 분위기는 영화 속 주인공 중 하나인 큰 딸 켈리 안에서 자연스럽게 하나로 수렴된다. 어머니를 잃은 충격으로 인한 혼란함을 보여주는 골목과 그 분출구로서의 해변은 극히 불안정한 그녀의 심정을 잘 묘사해 준다. 또, 죽은 엄마를 찾아 이리저리 헤매는 둘째 딸 메리에게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과 골목은 길을 잃기에 너무나 좋은 무대다. 감독의 배경 설정은 탁월했다.

     하지만 영화 속 갈등은 좀처럼 진전되는 모습이 보이지 않고, 그것을 풀어나가는 과정도 그다지 섬세하게 그려지지 않는다. 그냥 상황이 던져지고 난 뒤, 이리저리 부딪히다가 엉겁결에 해결(?)되는 것 같다.(심지어 이것도 그냥 느낌일 뿐, 진짜로 해결되었는지는 불확실하다) 그리 길지 않은 런닝타임인데도 불구하고 내용의 전개가 지지부진해 영화 내용보다도 영화의 배경이 더 기억에 남을 정도.

     어떻게 보면 갈등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냥 갈등이 만들어지고 해결되는 스토리가 약하다는 게 더 적절한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영화란 영상과 음향과 이야기가 복합적으로 어울려서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 아닌가. 전문가적 소양을 갖춘 관객들에게는 좀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 같은 그냥 평범한 관객에겐 좀 부족한 느낌이 강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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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존 - Dear John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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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현역 군인인 존은 휴가를 나와 있는 동안 우연히 만난 사바나에게 호감을 느낀다. 짧은 기간 동안이었지만 매일같이 만나며 서로에 대한 마음을 키워가던 그들은 방학과 휴가가 끝나면서 헤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 수시로 편지를 교환하며 인연의 끈을 이어가던 기다림의 시간은 존의 전역이 예정된 1년 후면 끝날 것 같았지만, 갑작스럽게 발생한 테러와 그로 인한 복무연장 결정은 적어도 둘 사이에 있어서만큼은 큰 시련이었다.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 앞에서도 계속되던 편지교환은 어느 날 도착한 사바나의 편지 한 통으로 중단되고 만다. 

 


 

2. 감상평 。。。。。。。

 

     이 생각하지 말고 오직 느껴야만 영화표 값에 대한 아쉬움을 누를 수 있는 영화가 던져주는 메시지는 딱히 없다. ‘2주간의 찬란한 사랑, 7년간의 가슴 벅찬 기다림’이라는 카피문구는 두 문장 사이에 무엇인가 빠진 것이 있었고, 그 빠진 한 줄은 이야기의 내용을 전혀 다르게 바꾸어 놓았다. 감독이나 홍보담당자는 적어도 이야기의 ‘분위기’는 그대로라고 강변하고 싶어 하는 것 같지만, 글쎄다..

     배우들의 연기력, 특히 사바나 역의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맘마이야 때보다 확실히 나아지긴 했다. 채닝 테이텀은 여전히 약간은 무뚝뚝한 맛이 있었고. 하지만 영화관에 가는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이유가 단지 배우를 보기 위해서는 아닌 나 같은 관객에게는 그것 이상의 무엇인가가 있었으면 하는데, 이게 너무 무리한 요구일까.

 

 

     영화의 중요한 소재 가운데 하나인 ‘편지’는 기다림은 기쁨을 배가시킨다는 교훈을 스스로 체득하게 만드는 매체다. 그것은 즉각적인 전송으로 인해 조급증이라는 병에 걸려 있는 현대인들은 쉽게 느끼지 못하는 긴장과 떨림을 주었었다. 기다릴 줄 모르는 현대인들, 무엇이든 느끼는 대로 행동하도록 부추김을 받는 오늘날의 지배적인 세계관은 기술의 빠른 진보라는 선물을 가져다주었을지는 모르지만, 그와 함께 ‘일단 해 보고 나서 생각하자’는 식의 즉흥적이고 우발적인 행동을 조장하는 면이 크다. 사실 오늘날 많은 문제는 그렇게 생각 없이 눈앞의 것만 보며 저지른 사람들이 일으킨 것이 아닌가. 당장에 모든 단문전송메시지(SMS)와 휴대폰과 인터넷을 이용한 각종 메신저를 내던져버리고 편지로 돌아가자는 것은 무리한 요구이겠지만, 가끔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편지를 통해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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