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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EBS 자본주의 제작팀 지음 / 가나출판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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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 이게 언제시작되었는지, 시작점은 어디인지는 좀 불분명하지만 하여튼 살고 있다. 하지만 이 사회가 돌아가는 시스템은 솔직히 잘 모른다. 그냥 돈이 좀 들어오면 좋고, 아니면 짜증나고 힘들고 그럴뿐이다. 게다가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남이 부동산 투자나 주식투자해서 돈을 벌었다고 하면 엄청 짜증나고 만약 망했다면 안한게 다행일 뿐이다. 마치 쳇바퀴에 도는 다람쥐가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전혀 고민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랄까.

 이 책 자본주의는 쳇바퀴에서 다소 벗어나서 내가 살아가고 있는 자본주의에 대해서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내용은 생각보다 쉽긴 하지만 경제학 저서 천권을 읽고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는 제작진의 고심이 느껴진다.

 가장 인상적인건 첫장과 마지막 장이다. 첫장은 자본주의의 비밀이다. 왜 물가는 오르고 자본주의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이다. 경제학에서 물가는 수요공급의 법칙에 의해 결정된다. 하지만 책에서 말하는 실상은 그렇지 않다. 수요공급은 크게 중요치 않고 계속 물가는 오르는데 그 이유는 지속적인 통화량의 팽창에 있다. 경제가 성장하면 통화량은 마땅히 팽창하기 마련이지만 안타깝게도 경제성장 수준 이상의 통화팽창으로 물가는 항상 실물경제 이상으로오른다.

 그러면 통화가 팽창하는 이유는? 책은 이것을 은행업의 시작에서 찾는다. 과거 영국에서 화폐는 다른세계처럼 금이었다. 사람들은 금 보관의 안정성을 위하여  마을에서 가장 안전한 금고를 갖고 있던 금세공업자에게 자신들의 금을 맡겼다. 세공업자는 금을 보관하면서 금을 받았단 증서를 발급하는데, 공교롭게도 이게 화폐처럼 쓰이기 시작했다. 금보다 가볍고 유통이 편하니 당연했고 증서만 갖다 주면 금으로 교환할 수 있으니 더욱 당연했다. 

 그리고 세공업자는 곧 사람들이 한꺼번에 금을 찾으러 오지 않으니 항상 금고에서 놀고 있는 금으로 무언가를 할 생각을 한다. 즉 대출업을 시작한 것이다. 이 경우에도 역시 진짜 금이 아닌 보관증서를 유통시켰다. 이렇게 금세공업자가 쏠쏠하게 재미를 보고 있는 사이 금을 맡긴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화난 사람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금세공업자가 제시한 것은 과거 금 보관료를 받던 것에서 오히려 역으로 금을 맡긴 것에 대한 대가, 즉 이자를 주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우리가 알고 있는 예대차에 의한 은행영업이 시작된다. 

 이렇게 시작된 은행업에서 금 세공업자는 그래도 금을 실제로 찾는 사람들이 있으니 금을 금고안에 단 10%만 남겨놓는다. 이것은 경험에서 나온 수치였는데 실제로도 이어져 오늘날의 지급준비율은 통상10%정도라고 한다.(실제로는 이것보다 낮다.)

 통화팽창은 여기서 시작된다. 첫번째 은행이 100만큼의 화폐가 있으면 10을 지급준비로 남기고 대출하고, 그 금액을 대출받은 두번째 은행은 자기가 받은 90의 10%인 9를 남기고 81을 다음 은행으로 대출하는 식이다. 이러다 보면 실제 100만큼의 화폐는 놀랍게도 1000까지 불어나게 된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통화량은 실물경제의 20배정도 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신용경제의 탄생이다.

 은행이 빚을 권하며 통화를 팽창시키는 이유는 또 하나 있다. 놀랍게도 자본주의에는 이자가 없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이 100원을 발행했다면 사회의 총 통화량은 100이다. 그런데 그걸 a라는 사람이 모두 빌렸다. 이자는 5원이다. a가 열심히 일해서 돈을 갚고자 해도 사회의 총 통화량이 100이니 뭔가를 현물로라도 주지 않는 한 105를 만들순 없다. 그래서 중앙은행은 5에 해당하는 통화를 누군가에게 또 대출하는 형태(주로 채권)로 발행할수 밖에 없다. 이런일이 꼬리를 문다면 통화량을 급증대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돈놀음의 자본주의를 읽으면 사상누각 갖다는 생각도 들며 경이롭다는 생각에 매우 위험하다는 생각도 든다. 과연 경제는 얼마만큼 성장할 수 있을까. 성장이 계속되는 것은 당연한가? 경제성장이라는 것이 인간이 지구의 자원을 이용하여 뭔가를 계속 생산해 내는 것이라면 아직 여지는 많다. 아직 꽤 대단하다고는 해도 우리 인간이 지구를 갉아먹는 것은 꽤나 여지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화석연료 체제에 머무른다면 상당한 한계가 오겠지만 재생에너지로 넘어간다면 상당히 무한하다. 우리는 지구로 쏟아지는 태양에너지의 대부분을 활용조차 못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책은 자본주의의 실체에 대해 알고 개인이 주의할것을 당부한다. 쳇바퀴에서 벗어나 자본주의에 대해 시민이 되라는 말 같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경제교육을 제안하다. 그래서 이 책의 다음시리즈는 자본주의 설명서라는 경제 교육책이다. 역시 기대되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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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재정은 어떻게 내 삶을 바꾸는가 - 이제는 알아야 할 지방재정 이야기
김태일.좋은예산센터 지음 / 코난북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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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방재정에 대한 책이다.

경제관련책은 대개 국가전체를 다루거나 세계, 아니면 주요 선진국등 상당히 거시적인 편이다. 정치에서도 그러하다. 특별시, 광역시, 도지사 급의 광역단체장은 간혹 알아도 정작 내가 살고 있는 기초자치단체장인 시장, 군수, 혹은 구청장에 대해서는 정말로 둔감하고 모른다. 의원은 더욱 심한 편인데 우리 지역의 국회의원은 어쩌다 알아도 기초의원은 정말로 모른다. 과거 존재했던 교육의원은 이래서 기초의원에 통합되었는지도 모를일이다.


서양과는 다르게 상당히 중앙집권적인 전통을 가진 아시아 국가들이라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우리의 삶에 가장 가깝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지방지치는 중요하고 돈을 쓰는 지방재정은 더욱 중요하다. 여태껏 경제관련 책을 봐오면서 지방 재정 관련책은 솔직히 처음인데, 이것은 나의 시야가 좁음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지방 재정 관련 책도 적다는 점에서 이 책의 회소성과 가치는 배가된다.

 

 책 내용은 우리나라 행정의 여러체계 그리고 각 지방에 어떻게 돈이 배분되는가로 시작되며 지방에 너무나도 적은 돈이 배분됨을 설명한다. 과거 지방재정자립도는 의외로 높았는데 최근엔 크게 악화되었다.


지방재정이 나빠지는 이유로 저자는 여러가지를 말한다. 우선, 정부의 국채사업따오기다. 지방재정만으로 하는 사업이면 채산성을 따져 절대 하지 않을 것을 국가돈이라면 자신들의 돈이 어느정도 들더라도 하고 본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많은 예산을 소요하는 중앙주도의 복지사업들인데, 이것을 지방에 이양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하다보니 크게 부담이 되며, 획일화된 복지사업은 차별성을 갖고 오지 않아 단체장들이 주로 이벤트 사업에 열을 올린다는 것이다.

 그 외에 이천년대 들어 횡횡한 여러 종류의 국제대회 유치와 여러가지 지방축제들과 투명한 정보공개의 미비와 감시망의 부재.

 가장큰 문제로 지역 토호와 공무원, 자치단체장, 기초의원들의 야합을 예로 들고 있다.


해결책으로는 역시 지방재정에서의 주민 참여제도와 정보의 투명한 공개, 지방재정의 확충등을 예로 든다. 지방재정에 대해 매우 무지한 상태에서도 어느 정도 지식과 문제의식을 제공해주는 책이다. 충분히 한번 시간을 투자하여 읽을 만하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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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의 대담한 경제 - 대한민국 네티즌이 열광한 KBS 화제의 칼럼!
박종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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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나서 저자에 대해 검색해보니 몇년전에 읽었던 세대 전쟁의 저자였다. 그책을 인상깊게 봤던 터라 읽은 책이 새삼 대단해 보이는 반전이 있었다. 경제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도 쉽게 읽을 수 있다. 나이 든 사람이라면 좀 기분이 나쁘게, 젊은 사람이라면 분노하고 공감하며 읽을 여지가 크다.
 현재의 한국경제를 고환율과 각종 법인세와 고용의 유연화, 상속세의 사실상 무력화 등으로 철저히 부유층과 대기업 중심의 경제로 판단한다. 또한 이로 인해 한국경제가 오히려 약해져있고, 임계점에 다달은 상태로 보고 있다. 또한 외부변수에 취약한 경제라 더욱 어려운 상황.
 이 같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저금리를 통한 양적완화를 통한 무리한 빚내기로 인한 집값및 경기 부양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역설한다. 오히려 이럴때 일수록 기업은 더 강하게 몰아치고, 과감하게 청년세대에 투자할 것을 역설한다.
 또한 복지를 더 강화하는 것을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본다. 과거 나미비아에서 있었던 한 마을에 대한 지원이 마을 경제를 살려낸 일, 브라질 룰라대통령의 복지정책을 예로 든다.
 실패사례는 당연히 일본과 이탈리아다. 일본은 인구감소에 의한 생산성의 감소를 양적완화와 건설경기 등으로 부양하다 실패한 경우이며 이탈리아는 무리한 노인복지에만 초점을 두다 청년 부양에 실패한 경우다.
 한국의 경우, 안타깝게 이 나라들을 반면교사로 삼지 못하고 있는데, 현재 추진하고 있는 정부의 정책이 우리나라의 못된 기업과 부유층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 일본과 유사하고, 현 여권은 자신들의 지지기반인 노인층의 복지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탈리아와 닮는 등 정확히 안좋은 점만 비슷하다.
 누구나 분노하며 쉽게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통일 문제와 미래 기술 부분도 좀 들춰봤으면 더 좋았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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