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관점
쑹훙빙 지음, 차혜정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6월
평점 :
세계 유대인 자본의 보이지 않는 손에 세계 경제는 물론, 정치가 놀아나고 있다. "화폐전쟁"에서 쑹훙빙이 제시한 관점이다. "화폐전쟁"을 통해서 받은 충격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그가 또다른 책을 냈다. "관점"!! 도대체 쑹훙빙은 세계 역사에 대해서 어떠한 관점을 제시하고 있을까? 쑹훙빙이 제시하는 새로운 관점의 세계사 궁금했다. 그의 책을 펼쳐보았다. chapter1에서는 현재의 서아시아 분쟁 문제를 다루었고, chapter2에서는 경제문제를 다루었으며, chapter3에서는 이스라엘과 이란, 터키의 역사를 소개하고 있다. 쑹훙빙은 경제뿐만 아니라 서아시아의 역사와 시사에 대한 탁월한 식견을 가지고 있었다. 쑹훙징의 관점을 탐구해보자.
1. 중국의 시각으로 세계를 바라보다.
쑹훙빙은 중국인이다. 그는 중국인이라는 타자의 관점에서 미국의 경제를 분석해서 "화폐전쟁"이라는 책을 썼다. 그리고 이 책에서 중국인이라는 시각에서 서아시아의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 "관점"이라는 책에서 중국중심의 사고는 더욱 두드려져보이다.
대국굴기를 하고자하는 중국의 관점에서 이 책은 서술되었다. 하늘로 승천하고자하는 중국의 어깨를 잡아채는 미국의 의도가 담긴 문건을 소개한다. 그것이 바로 '중국에 대한 미국의 대전략 개편(Revising U.S. Grand Strategy Toward China)' 2015.3. 이다. 이 문건의 세번째와 네번째 내용이 눈에 띈다.
"셋째, 중국에 대한 기술 봉쇄를 재개한다. 즉, 동맹국과 새롭게 기술 확산 관련 협의를 이룬다. 군민양용 기술은 중국에 절대 수출하지 않으며, 중국이 신기술을 확보할 루트를 억제한다.
넷째, 중국의 반대를 아랑곳하지 않고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 수송 능력을 강화한다."-32쪽
미중 무역전쟁은 '트럼프의 우발적 행동'에 의 해서 발생한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것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인지를 이 문건이 말해주고 있다. 힐러리의 대선 공약에는 트럼프의 공약보다 더 많은 중국에 대한 견제가 담겨있었다. 미국의 엘리트들은 경제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에 강약의 차이가 있을뿐, 그들의 경제 패권에 대한 욕망은 없을 수 없다. 쑹훙빙은 미국과 중국의 세계 패권이 뒤바뀔 수 있는 현실을 정확히 바라보고 있었다. 이는 중국의 입장에서는 너무도 중요한 포인트이다.
그러나 쑹훙빙은 현실을 너무도 낙관적으로 바라보았다.
"중국이 개혁 개방을 견지하는 한 상업제국파를 끌어들이는 흡입력만으로도 국가 이익파의 적의를 충분히 덮을 수 있다."-43쪽
중국이 개혁 개방을 견지하는 한 미국은 중국에 대해서 우호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 낙관한 쑹훙빙의 예상은 산산히 빗나갔다. 트럼프는 미국의 경제 패권을 잃지 않기 위해서 화웨이를 공격하고 있다. 또한 중국이 선진기술을 가져가지 못하게하려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미국은 경제 패권을 중국에 순순히 넘기려하고 있지 않다. 미국과 중국이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도광양회에서 벗어나 대국굴기하려는 중국이 야심차게 펼치고 있는 "일대일로"에 대한 평가가 매우 긍정적이다. 일대일로에 참여했던 많은 나라들이 처음에는 중국의 투자에 환영했지만, 자원을 약탈하려는 과거 제국주의와 큰차이가 없다고 판단하는 나라들이 많아졌다. 특히 막대한 비용을 들여서 항만과 고속철도를 비롯한 사회 인프라를 건설했지만, 건설비용을 낼 돈이 없는 제3세계 국가들은 중국에 90년 장기 임대를 하게된다. 또한 인프라 시설 건설에 참여한 수많은 중국인들이 '차이나타운'을 형성하면서 제3세계 국가 사람들은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특정 국가에게 구호를 해준다면서, 자기 국가의 노동자와 기업제품을 반드시 구매할 것을 강요하는 경우를 본다. 그럴경우, 지원을 받는 국가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지원국에 대한 호감보다는 반감을 갖게된다. 이와 비슷한 모습을 일대일로에서도 볼 수 있다. 쑹훙빙은 일대일로의 그늘을 보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참여한 모든 가가에게 '헤택이 돌아가는 원칙'을 강조한다. (중략) 상호이익원칙은 쌍방간에 이익이 돌아가는 것인 반면, '헤택이 돌아가는 원칙'은 당사자는 물론 주변의 다른 나라까지 혜택을 보는 것이다."-256쪽
일대일로가 중국과 당사국은 물론, 주변국에도 이익을 준다는 과장된 믿음을 가지고 있음을 쑹훙빙은 가지고 있다. '각국이 열렬히 환영'할 수밖에 없는 진짜 이유를 쑹훙빙은 설명하고 있지 못하다. 아프리카를 비롯한 제3세계 국가들은 부정부패와 독재로 인해서, 선진국의 지원을 받을 수 없다. 반면 중국은 일대일로에 '혜택'을 받는 나라의 내부문제에 대해서 문제삼지 않는다. 지원을 받는 국가의 지도자들(특히 독재자들)은 중국의 일대일로를 반길수밖에 없다. 제3세계 국가의 일반 시민들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가는지 불투명한 상황은 고려대상이 되지 않는다. 자신의 눈으로 세계를 조망할 줄 아는 쑹훙빙의 식견은 탁월하다. 그러나 자신의 관점에 매몰되어 진실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한다.
2. 달러패권은 종말을 고할 것인가?
'화폐전쟁'이라는 책에서 쑹훙빙은 지금의 달러패권에 대해서 극도의 혐오감을 표현했다. 특히 실물자산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 미래의 재산을 끌어당겨 돈으로 돈을 버는 미국의 금융자본주의를 실날하게 비판했다. 그리고 2008년 써프라임모기지 사태를 미리 예견했다. 그가 이 책에서 달러패권의 종말을 예견했다.
"1978년만 해도 미국은 부채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금리 인상을 통해 달러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2040년에는 미국의 부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이며, 금리의 대폭 인상은 불가능하다. 그때 세계 주요 국가들은 이미 깊은 마이너스 금리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더 크다."-238쪽
'양적완화'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내며 2008년 금융위기를 극복했던 미국!! 그 미국의 달러패권이 이제 종말을 고할 때가 된것일까? 2008년의 금융위기 극복은 종말을 고해야하는 달러패권에 인공호흡기를 달아준 것에 불과할까? 쑹훙빙은 2040년 세계 화폐 시스템의 재조정이 이뤄질 것이라 예견했다. 물론, 그 시기는 더 빨라질수도 있고 더 늦어질 수도 있다. 급격한 정치 경제적 변화속에서 위안화 패권이 달러패권을 잠재울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우리의 대비책은 무엇일까?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와 개인을 막론하고 금에 투자하라고 권한다. 금이야말로 재산 가치를 지켜주는 보험이다. 어느 날 세계의 신용 화폐 시스템이 붕괴될 때 금이 당신의 재산을 지켜줄 것이다."-238쪽
쑹훙빙이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예측했듯이, 앞으로 벌어질 세계 화폐 시스템의 급격한 변화를 예견한 것도 현실이 될수도 있다. 나의 예감은 그 시기가 더 말리 다가올 것 같다. 그때를 대비해서 우리는 쑹훙빙의 조언을 따라야할까?
3. 4차 산업혁명의 시대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할까?
시간의 속도가 날로 빨라지고 있다. 인터넷을 처음 접한 것이 대학시절이었고, 스마트폰을 처음 접했을 때가 얼마되지도 않았는다. 그럼에도 인터넷 없는 세상, 스마트폰 없는 나를 상상할 수없다. 세상은 날로 편리해지지만, 우리를 편리하게 해주는 문명의 이기들이 우리의 일자리를 없애고 있다. 한시라도 한눈팔면 영원히 뒤쳐질 것만 같은 공포가 엄습해온다. 쑹훙빙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어떻게 대비하고 살아가라 조언할까?
인터넷 혁명의 시대에 가장 큰 특징은 중앙집중형 의사결정에서 분산형 의사결정으로 이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터넷, 유튜브, K-Pop에서 이러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에서 쏟아지는 신문기사는 넷티즌들의 혹독한 비평을 견뎌내야한다. 유튜브는 누구나 크리에이터이자, 소비자가 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준다. K-Pop가수의 노래와 안무를 따라하며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는 일을 우리는 쉽게 볼 수 있다. 일방향의 사회에서 양방향의 사회로, 중앙집중형 의사결정에서 분산형 의사결정으로 변화하고 있다. 지식, 정보, 의견, 판단, 결정, 이 모든 것이 생산되고 소비되는데 양방향성 분산형의 모습을 띄고 있다. 쑹훙빙은 이러한 변화를 지적함과 동시에 새롭게 상품을 소개한다.
"모든 사람이 인터넷에 연결되어 정신 상품을 제조하는 새로운 업종에 취업한다면, 이 업종은 모든 사람들이 특기를 발휘할 수 있는 거대한 공간을 제공할 것이다."-220쪽
정신 소비시대! 새로운 콘텐츠를 창조해서 정신소비를 할 수 있게 할수 있을까? 남을 따라하기 보다 나의 가치를 창조해야 한다. 직업이 사라진다고 걱정하는 지금! 쑹훙빙은 새로운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라 말한다. 사라지는 직업에 걱정하고 낙담하기 보다는 새롭게 창출될 직업에 희망을 걸어보자. 그렇다면, 삶의 가치란 무엇일까? 쑹훙빙은 인터넷시대 살므이 가치공식을 새롭게 제시한다.
당신이 이 사회를 위해 창조하는 가치-당신의 소득 = 삶의 가치(213쪽 요약)
10억 달러를 거부하고 개발도상국 아이들이 교육에서 소외되지 않다록 자신의 재능을 인터넷에 공유하는 살만칸 처럼, 삶에는 돈보다 중요한 것이다. 돈으로 살수 없는 가치가 있다. 그것이 우리가 인터넷 혁명의 시대,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추구해야할 가치일 것이다.
4. 서아시아의 역사 바라보기.
역사에서 정의가 항상 승리하지는 않는다. 정의롭지 못한 자가 권력을 잡고 정의를 부르짖기도 한다. 아무리 정의로운 사람 혹은 세력이라할 지라도 정의를 세울 용기와 지혜가 없다면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 수 없다.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서아시아 역사에서 찾아보자.
아랍과 이스라엘의 전투에서 이스라엘은 한번도 패배하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상식을 가지고 있다. 강한 미국이 이스라엘의 뒤에 버티고 서있기에 첨단무기로 무장한 이스라엘을 상대로 승리하기란 너무도 힘들다. 4차 중동전쟁은 "전투에서 지고 정치적 전쟁에서 이긴"전쟁이다. 이집트의 사다트는 주변 아랍국가를 끌어모아 이스라엘을 기습한다. 그리고 이스라엘과 협상을 한다. 소련과 미국의 개입으로 이집트는 시나이반도를 되찾는다. 일방적으로 이스라엘에게 패배하기만한 불쌍한 존재로 여겼던, 이집트를 비롯한 아랍국가들이, 때로는 치밀한 정치적 계산으로 전투에서 지고 전쟁에서 이기기도했다. 얕은 지식은 위험하다는 말이있다. 서아시아에 대해서 얕게 알고 있었던 나의 지식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실감한다. 전투력으로 안되면 정치력과 외교력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음을 4차 중동전쟁이 말해준다.
팔레비왕조를 무너뜨리고 이슬람혁명을 일으킨 호메이니도 자신의 이상을 실현시킬 전략과 지혜가 있었기에 혁명을 완수할 수 있었다. 이슬람 혁명을 일으켰다고 단숨에 권력을 쥘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수많은 반대세력에 의해서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는 그가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 꺼내든 카드는 이란 대학생들의 미국 대사관 점거였다. 이시기 획득한 자료로 헌법개전에 반대하는 반대세력을 제거한다. 미국의 끄나풀이었던 세력들을 발가벗겨 국민들 앞에 진실을 알렸던 것이다. 제왕은 사자의 심장과 여우의 꾀가 필요하다. 호메이니는 이를 가지고 있었다. 나는 묻고 싶다. 과연 우리의 진보세력은 '사자의 심장과 여우의 꾀'를 가지고 있는가?
이란 대통령 로하니가 이란 종교 강경파를 회유할 때도 '여우의 꾀'를 사용했다. 주식시장을 개방하여 종교재산을 합법적으로 자신의 주머니에 집어 넣을 수 있게해주자, 종교지도자들은 로하니 대통령의 정책에 힘을 실어주었다. 혁명보다 변혁이 어렵다. 기득권 세력을 끌어 안고 가야하는 로하니 대통령을 개방이 기득권 세력에게도 유리하다는 미끼를 던져주었다. 그리하여 변혁의 길을 열었다. 기득권세력과의 대결을 통해서 개혁을 완수해야한다는 기존 관념을 뒤엎는 로하니 대통령의 전술은, 기득권세력이 민족을 배반한 악마가 아니기에 가능했을 수도 있다. 외세와 결탁한 민족반역자들과의 타협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란의 핵협상은 타결되었다. 이란의 핵협상 타결이 국제정세에 미칠 영향을 쑹훙빙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
"이란의 경제가 풀리면 장차 어떤 국면이 형성될까? 분명한 것은 러시아, 중국, 이란, 파키스탄, 인도 5개국이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석유와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에 합류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해서 5개국은 중앙아시아에서 지정학적 협력 구도를 형성할 것이다. 이란의 핵 협상 체결로 단기적으로는 오바마가 정치 자산을 획득했지만, 장기적으로 미국은 중앙아시아의 지정학적 전략 배치에서 결정적으로 패한 것이다."-64쪽
오바마가 IS를 견제하기 위해서 이란의 핵협상을 타결했다는 쑹훙빙의 주장이다. 트럼프가 집권하자, 오바마의 핵협상 타결을 무효화시키고, 미국과 이란은 날선 대립을 하고 있다. 흔히들 트럼프를 기분에 따라 국가 정책을 충동적으로 결정한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바보가 아니다. 쑹훙빙의 지적으로 트럼프는 이미 알고 있었다. 단지 쑹훙빙이 지적하기 전에 우리가 트럼프의 의도를 미리 알지 못했을 뿐이다. 트럼프는 사자의 심장을 가진 여우였다.
쑹훙빙은 세계 경제는 물론, 이란의 역사를 비롯해서 서아시아 전역의 역사에 대해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손자병법을 인용하는 쑹훙빈의 모습에서 고전에 대한 그의 해박한 지식을 알 수 있다. 그가 세계를 바라보는 통찰력은 진공상태에서 형성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 책은 말해주고 있다. 역사에 대한 풍부한 상식 그위에 자신의 관점을 더해서 세상을 관통하는 통찰력을 가졌다.
서아시아에서 범아랍주의가 퇴조하고, 아랍의 독재자들도 하나, 둘 제거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종교 뿐이다. 서구인들이 근대화를 서구화로 인식하고 있다. 자본주의가 번성을 누리면, 민중은 혁명을 통해서 민주주의 사회로 이행한다는 서구식 발전 모델은 현실에서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서구식 단선적 발전은 존재할 수 없다. 그것은 서구에서의 특수한 모습일 뿐이다. 그렇다면 아랍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세계사에 대한 지식을 쌓고 이를 통해서 우리만의 관점을 가지고 예측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