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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과 인간 - 아인슈타인에서 김정은·트럼프·문재인까지
정욱식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7월
평점 :
악마는 자신이 악마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서 타인을 악마로 만든다. 신들의 영역에 있었던 새로운 불을 얻기 위해서 맨해튼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오펜하아머는 프로메테우스가 그러했듯이, 인간에게 '핵'이라는 불을 가져다준다. 인간은 절대무기 '핵'을 갖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을 시작한다. 나는 절대 무기를 가져도 되지만, 네가 갖는 것을 용서할 수 없다는 강대국의 모습을 우리는 당연시하고 있다. 핵을 갖기 위해서 미국과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북한과, 이를 용납할 수 없다는 미국의 대결 속에서 한반도의 운명은 전쟁의 암운이 드리워지기도 했다. 팟캐스트 '진짜 안보'를 통해서 알게 된 정욱식 대표의 저작을 꺼내 들었다. 그의 책에는 '핵'의 역사가 상세하게 펼쳐져 있다. 인간은 핵을 지배할 수 있을까? 핵과 인간은 공존할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며 그 궁금증을 풀어가 보자.
1. 절대 무기를 손에 쥔자는 난폭해진다.
갑질이 사회적 문제가 되었을때, 이를 뇌 과학으로 설명하는 사람이 있었다. 지위가 높을 수록 상대의 감정에 공감하는 거울뉴런이 활성화되지 않는다고 한다. 거울뉴런이 활성화 되지 않는 모습은 '절대무기'를 가진 강대국에게서도 나타난다. 핵을 처음 손에 넣은 미국은 이를 바탕으로 강경외교를 펼쳐나간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폭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묻는 질문에, 상당수의 학생들이 '우리를 괴롭힌 댓가'라고 대답한다. 한국의 많은 사람들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핵무기를 '해방의 무기'로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세계 제2위의 원폭 피해국가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원폭피해자 70만명중에서 조선인 피폭자는 7만명이이다. 원폭을 맞고 즉사한 조선인 희생자는 4만명이고 생존자는 3만명이다. 이중 한반도로 돌아온 사람은 2만 3천명이고, 7천명은 일본에 남아있다. 핵무기는 우리에게 '해방의 무기'만은 아니었다. 우리를 죽음의 구렁텅이로 몰아 넣기도 했던 무기이자, 분단의 무기이기도 했다.
트루먼 대통령은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서 핵무기를 필요 없이 일찍 사용했다.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일본의 항복을 받아낼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 개발한 무기의 위력을 소련에 보일 필요가 있었다. 즉, '미·소연합작전'이 펼쳐졌다면, 우리는 분단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핵무기를 사용했다. 그리고 미국의 강경외교는 시작된다.
1949년 소련이 핵을 개발 할 때까지 아니, 핵을 개발하고 나서도 미국의 강경외교는 계속된다. 핵무기라는 가공할 위력을 가진 절대무기를 상정해 놓는다면, 스탈린이 미국이 제시한 38도선 분할 제안을 받아들인 것도, 6.25전쟁 당시 소련대표가 UN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도 이해가 된다. 난폭한 이미지의 스탈린도, 미국의 핵무기에 떨고 있었다. '절대무기'에 대한 맹신은 비극을 낳았다. 미국 CIA는 "북한은 철저하게 통제받는 소련의 위성국가이기 때문에 어떠한 독자적 구상을 행사할 수 없고, 전적으로 소련의 지원에 생존을 의존하고 있다."라고 오판했다. 아울러, "미국의 군사적 힘에 의해 전멸될 각오를 무릅쓸 만큼 북한도 중국도 무모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6.25 전쟁 직전에 수많은 남침의 첩보가 첩보원들에 의해서 미국에 전달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남침을 예상하지 못했던 이유가 설명된다. 핵에 대한 맹신과 중국과 북한을 소련의 꼭두각시로 인식하는 미국식 오리엔탈리즘이 6.25전쟁이라는 예상하지 못한 비극을 낳았다.
6.25 전쟁을 예상하지 못한 것보다 더 비극적인 사실은 핵무기를 다른 무기와 차별하지 않는 미국의 최고 결정권자의 생각이다. 미국의 제34대 대통령 아이젠하워는 군인 출신답게 "핵무기 사용에 따른 도덕적, 외교적 문제는 크게 고려하지 않고 군사논리에 매몰"되었다. 핵무기와 비핵무기를 차별하지 말라!! 이에 동의할 수 있는가? 경제인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를 자신의 수입 창출의 도구로 삼고, 공주가 대통령이 되면 나라를 자신의 놀이터로 만든다. 군인이 대통령이 되면 군사 논리만을 앞세워 전쟁광이 되려한다. 그리고 그 비극은 우리 모두의 몫이된다.
'낮은 곳으로 임하라'라는 말이 있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일수록, 절대 무기를 손에 넣은 사람일수록 낮은 곳에 임해야 한다. 낮은 곳에서 자신보다 약하자들의 마음을 해아려야 한다. 나의 절대무기를 상대방을 겁박하여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는 도구로 사용한다면 어떠한 일들이 벌어질까?
2. 핵전쟁의 가능성이 항상 존재하는 세계
헨리 스팀슨 전쟁부 장관이 1945년 9월 11일 트루먼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다. "소련과의 신뢰 구축을 위해서는 미국의 핵 계획을 소련과 공유"할 것을 건의했다. 그는 "매우 절망적인 방식으로 비밀 군비경쟁이 야기"되는 것을 우려했다. 불행히도 그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절대무기를 절대로 타국과 공유하기 싫었던 미국은 절대무기의 위력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실전투입을 통해서 소련에게 똑똑히 보여주었다. 미국의 강경외교는 소련을 자극했다. 1949년 8월 29일 소련은 카자흐스탄 사막에서 핵실험에 성공했다. 절대무기를 소련이 확보하자, 미국은 절대무기의 성능을 높이기 시작했다. 소련에 대항해서 재래식 무기와 원자폭탄을 증강시키고, 수소폭탄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핵무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핵의 자기 증식력은 가히 놀라울 정도이다. 핵을 가진자들이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해서 핵을 이용한 강경외교를 하자, 많은 국가들이 생존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서 핵개발을 시작했다. 중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공식적으로 혹은 비공식적으로 핵을 보유했고, 그 숫자를 늘리고 있다. 핵도미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절대무기 핵을 이용한 강압외교가 상호 상승효과를 일으켜 핵전쟁 직전까지 갔었던 적이 있다. 쿠바 미사일 위기가 그것이다. 미국이 유럽에 토르를 배치하고, 터키에는 주피터라는 핵무기를 배치하고, 쿠바에 피그만 침공작전을 개시한다. 이것이 소련을 자극한다. 자신의 턱밑에 핵무기를 배치한 상황을 소련이 가만 두고만 볼리 없다. 쿠바에 100개의 핵탄두를 배치했으며, 소련 선박을 호위하던 잠수함에는 핵 어뢰가 장착되어 있었다. 미국의 소련 포위전략은 소련을 자극했다. 소련은 다시 미국을 자극했고, 양국의 위기 의식을 상승시켜 '아마겟돈'의 문턱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와 비슷한 전략을 중국에 사용하고 있다. 미국의 중국 포위전략은 신냉전의 위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내가 상대를 강력한 힘으로 제압하려 한다면, 상대도 생존을 위해서 강하게 몸부림 칠수밖에 없다. 『도덕경』 36장에 "접으려면 펴주거라! 약하게 하려면 강하게 해주거라! 폐하려면 흥하게 해주거라! 뺏으려면 주거라!"라는 말이 있다. 강한 병사로서 천하를 유지할 수 없다. 상대를 약하게 하려면 강압적으로 상대를 겁박하기 보다는 상대를 존중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쥐었던 주먹을 펴게 할 수 있다. 헨리 스팀슨 전쟁부 장관이 소련과 핵개발을 공유하자고 트루먼에게 건의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강대강의 대결은 핵전쟁의 가능성이 상존하는 세계를 만들었다. 절대강자가 될 것으로 믿었던 미국은 군산복합체 국가가 되었다. 군산복합체들은 절대악이 필요했다. 때로는 절대악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3. 절대악이 필요한 세력들
악마가 필요한 세력이 있다. 그러나 현실에는 악마가 없다. 그러자 그들은 악마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들은 누구일까? 군산세력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네오콘들이다. 아들 부시 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지목한 나라들 중에서 이란과 북한이 현존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이 이두 나라 중에 한나라와 협상을 하면 다른 한나라는 미국과 극한의 대립을 한다. 즉, 미국이 북한과 핵협상을 하는 시기에 미국은 이란의 핵 위협을 이유로 MD(미사일방어체계)를 추진한다. 만일 이란과 협상 중일 경우에는 북한을 핑계로 MD를 추진한다. 대화를 통해서 적대관계를 해소하려하면서, 동시에 또 다른 적과 극한 대립을 한다면 이는 우연이 아니라고 정욱식 대표는 말한다. 그렇다. 미국은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우려했던 군산복합체국가이다. 돈 먹는 하마 MD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 반드시 절대악이 있어야했다. 그래야 그들의 배를 불릴 수 있다.
정욱식 대표가 정리한 한반도 핵위기의 현실은 네오콘을 비롯한 군산세력에게 '절대악'의 필요성이 얼마나 절실한가를 알려준다. 1992년 플로토늄 불일치, 2002년 우라늄 불일치로 북핵위기는 고조된다. 이두 불일치를 꺼내든 미국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좌초시킨다. 그 뒤에는 딕 체니, 폴 월포위츠, 존 볼턴, 럼스펠드가 있었다. 공화당은 클린턴행정부의 북핵협상에 비협조적이었고, W 부시 행정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에게 MD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북한은 악마로 존재해야했다.
"2008년 12월 6자회담이 파탄난 데는 북한이 약속, 즉 핵신고 내용에 대한 검증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팽배하다. (중략) 그러나 분명한 점은 당시 약속을 지키지 않은 쪽은 한·미양국이었다는 것이다."-468쪽
한국과 미국의 강경파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있었다. 그중 네오콘에게 북한은 악의 존재로 남아 있어야 한다. 자신의 존재 이유를 위해서.... 힘 있는 자들이 악마를 만드는 현실을 직시해야한다. 한반도 평화를 원치 않는 그들을 직시할 수 있어야, 우리의 평화를 지킬 수 있다.
1992년 부시행정부는 제네바 합의를 무시했다. 즉, '부시 독트린'(예방적 선제공격), MD 및 소형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 중유제공 중단 암시, 제네바 합의를 무시한 고강도 사찰요구를 부시행정부는 요구하거나 천명한다. 부시행정부의 독주와 일방외교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좌초시켰다. 작가 조승연은 창세기를 인용하면서 서양은 계약에 의해서 세계가 창조되었다고 믿으며 계약을 중시여긴다고 말했다. 이점이 동양과 서양의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부시행정부의 모습은 과연 서양인들이 계약을 중시여기는 사고를 가진 문화인인지를 의심하게 한다.
그런데!! 네오콘을 대표하는 인물, 존 볼턴에 트럼프 행정부에 있다. 조지 H.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차관보였고,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차관이었던 그는 지금 두차례의 핵위기를 이끈 인물이다. 존 볼턴을 실각시키거나 견제하지 않는다면, 한반도 프로세스를 또 좌초시킬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나를 엄습한다.
절대 악으로서의 북한이 필요한 시대의 종말이 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MD추진 이유가 바뀌고 있다.
"냉전시대 미국의 핵미전략 가운데 하나는 유라시아의 거대 국가인 중국과 소련을 이간질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냉전종식 이후 미국이 MD에 박차를 가하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다시금 손을 잡기 시작했다."-307쪽
미국판 이이제이 전략이 바뀌고 있다. 이러한 강경외교는 MD추진 이유를 보다 직접적으로 천명하기에 이른다.
"트럼프 행정부는 MD 증강의 사유로 러시아와 중국의 위협을 명시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중략) 이들 나라와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창(핵)과 방패(MD) 구축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움직임이 꿈틀 거리고 있는 것이다."-638쪽
북한이 MD 구축의 핑계였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는 MD 구축의 이유를 러시아와 중국 때문이라고 직접적으로 말하고 있다. 이는 러시아와 중국의 단합을 이끌어 냈다. 다른 한편으로는 북핵문제 해결의 새로운 징조를 볼 수 있다. 미국의 강경파에게 북한이 악마의 모습을 할 필요가 사라진 것이다. 이것이 한반도 핵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이지 않을까?
4.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힘겨운 여정
외국인들에게 한반도는 전쟁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위험한 곳이다. 사실 우리는 제대로 느끼고 있지 못하지만, 한반도에는 제3차 대전이 일어날 수 있는 위기가 발생했었다. 한반도 핵위기를 겪으면서 이 난해한 실타래를 어떻게 풀 수 있을지 고민해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거 정권들이 미국과 어떠한 전략을 세우고, 어떻게 문제를 풀려했는지 살펴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한반도 핵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려 했던 최초의 인물은 노태우 대통령일 것이다. 그러나 그는 보수정권이라는 한계와 임기말의 레임덕으로 인해서 북핵문제 해결에 커다란 족적을 남기지는 못했다. 김영삼정권시기는 클린턴 행정부의 영변 핵시설 폭격 카드가 거론되면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에 내몰렸다. 미국 클린턴 대통령이 북폭계획에 서명하려던 1994년 6월 16일! 카터 전대통령과 김일성의 대화로 전쟁이 중단되었다. 무능한 김영삼 정부와 전시 작전권이 없는 한국은 이 전쟁을 막을 수 없었다. 북폭을 계획하면서도 미국에게 한반도의 평화는 안중에 없었다. 자주국방과 자주외교!! 이는 평화를 지키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본격적으로 작동된 시기는 김대중 정권으로 보아야할 것이다. 200년 6.15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한반도에 봄이 왔다. 통일이 가까워보였다. 그런데, 김대중 정권이 총선을 불과 3일 앞둔 4월 10일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발표했다. 이 결과 야당은 정상회담을 '총선용 신북풍'이라 비난했고, 남남 갈등이 가속되었다며 정욱식 대표는 발표시기를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총선 이후 남북정상회담을 발표했다할지라도 야당은 '신북풍'이라 비난했을 것이다. 수구파에게는 남북의 화해와 협력은 불리하다 판단하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해왔다. 그것이 옳은 길이라면 묵묵히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나아가야할 것이다. 개가 짖는다고 기차가 멈추어서는 안된다.
김대중 정권의 탁월함은 '페리보고서'에 잘 나타나 있다.
"페리가 이 보고서를 두고 김대중 정부의 대북정책을 "표절"한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DJ의 정책이 깊이 반영된 것이었다."-363쪽
강대국을 움직여 자신의 정치적 이상을 실현시키려했던 사람이 김대중 전대통령이다. 강대국과 대립하기 보다는 그들의 힘을 이용하여 우리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 이것이 바로 외교의 힘이다. 김대중은 그것을 해냈다. 그러나, W 부시 대통령이 등장하면서 한반도에는 다시 위기가 몰아닥친다. 이 위기에 직면한 사람이 노무현이었다.
'효순이 미선이 사건'으로 반미 감정이 드높을 때, "반미좀하면 어떻습니까?"라는 말을 하며 대통령이 된 사람이 노무현이다. 자주외교를 바랬던 많은 사람들은 '공미형 친미주의'행보를 보인 그의 모습에서 많은 실망을 했다. 노무현 정부는 북핵문제를 한미동맹과 연계시키려했다. 네오콘의 대표적 인물 럼스펠드는 노무현 정권을 그 어느 정권과 견주어도 협조를 잘하는 친미적 정권으로 평가했다. 자주외교를 하려했으나, W 부시 정부가 한반도를 전쟁의 구렁텅이로 몰아 넣을 수 있다는 공포 때문에 친미적인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다. 이 현실이 노무현에 대한 측은함과 한반도인의 슬픔으로 다가왔다.
이명박근혜 정권을 거치면서 한반도의 위기는 가속화된다. 미국의 오바마행정부는 '전략적 인내'라는 말도 안되는 전략으로 북핵문제를 방치했다. 여기에 이명박·박근혜정권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경인차 역할을 전혀하지 못했다. 한반도의 위기는 날로 가속되었다. 오바마는 한미일 삼각동맹을 강화시키기 위해서 위안부 합의를 박근혜 정권에게 요구했고, 박근혜 정권은 아베와 굴욕적인 '한일 위안부 합의'를 한다. 우리에게 오바마는 '불행의 전도사'였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오바마가 한국에 왔을 때, 그를 환영하는 한국인을 보면서, 씁쓸함을 금치 못했다.
박근혜정권시기 시드배치라는 참사가 발생했다. 관계부처와의 숙의 과정 없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외교적 설득 노력없이, 7월 6일 NSC국방부 장관이 없는 상태에서 안건이 통과되었고, 사드배치 발표 당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바지 수선하러 백화점에 간 상태에서 발표가 이뤄졌다. 정욱식 대표는 "마차가 말을 끈 셈"이라고 표현했다. 졸속! 엉망! 이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 일처리였다. 박근혜 최순실 정권의 어이없는 일처리는 결국 중국에 의한 보복으로 이어졌고, 많은 사람들이 분노해야만 했다.
'오바마보다 트럼프가 위대하다.'라고 한반도에 살고 있는 나는 생각한다. 오바마가 '전략적 인내'라는 전략 아닌 전략으로 한반도의 위기를 키웠다면, 트럼프는 기존 질서를 무시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가져왔다. 이를 견인해낸 사람이 문재인 대통령이다. 다시 한번 한반도에 기회가 온 것이다.
W 부시와 트럼프라는 인물은 '미치광이 이론'에 들어맞는 인물이다. 그들이 전략을 꿰뚫어보지 않는다면 우리는 큰 희생을 치를 수도 있다. 아이젠하워와 닉슨이 신봉한 '미친자의 이론'은 상대방에게 자신이 그 어떤 일도 할 수 있는 위협적 인물이라고 인식시켜 자신의 의도를 관철 시키는 전략이다. 이 '미치광이 이론'을 가장 잘 활용하는 인물이 도널드 트럼프이다. 상대국가는 물론이고 미국도, 백악관에 있는 사람들도 트럼프의 속내를 모른다. 그리고 '미치광이 이론'에 대응하는 최고의 자세는 용기, 절제, 당당함일 것이다. 문재인 정권은 용기, 절제, 당당함으로 '미치광이'를 길들이고 있다. 그 결실이 아름답게 맺어지길 기대한다.
5. '죽음의 재'가 뿌려진 땅!!
엔화 약세로 싼값에 일본여행을 간 사람이 많다. 그런데, 일본에는 '죽음의 재'가 뿌려진 땅이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로 원자로 3개가 녹아내렸다. 그리고 그 재는 일본 전역으로 흩뿌려졌다. 약 4경 베크럴의 세슘이 방출되었고, 일본땅의 70%가 방사성 세슘에 오염되었다. 후쿠시마에서 200km 이상 떨어진 도쿄의 수돗물에 세슘이 검출되었다. 도쿄보다 더 멀리 떨어진 시즈오카 일부 지역도 세슘에 오염되어 찻잎 수확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재앙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그 땅을 한국인이 싼값에 여행했다. 방사능을 돈 내고 쬐고 온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인들은 상당히 높아진 암발생으로 인해서 혼란에 빠져야한다. 방사능의 공포로 패닉상태에 빠져야함에도 그러지 않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아베신조 정권은 2013년 '특정지정비밀보호법'을 제정했다. 비밀을 누설한 사람은 최고 10년, 비밀을 보도한 언론인은 최고 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법으로 일본의 언론을 길들였다. '암질환 등록법'을 제정하여 방사능에 관한 의학적인 데이타와 정보 공유를 불법화했다. 이를 통해서 의사들의 손발에 족쇄를 채웠다. 국경없는 기자회에서 발표한 2017년 일본의 언론자유지수는 72위였다. 일본은 거대한 방사능 실험실이다. 죽음의 땅! 앞으로 최소 300년 길게는 4만년 이상 인간이 발을 내딛지 말아야할 땅으로 변했다. 핵이 살아있는 동안 인간은 핵과 공존할 수 없다. 후쿠시마의 공포는 상상이 아닌, 현실이다.
'핵과 인간'이라는 제목에 의문을 가졌다. 무슨 의미일까? 이 책을 읽는 내내 인간이 핵을 지배하여 절대적인 힘을 얻고자했고, 그로 인해서 '아마겟돈'이 가까워옴을 알게 됐다. 인간과 핵은 공존할 수 없다. 핵전쟁의 위기 뿐만 아니라, 핵발전소의 위험도 우리를 '아마겟돈'으로 이끌고 있다. 절대 무기를 얻으려는 인간의 탐욕을 억제하지 않는 이상 우리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말한다.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한다!! 문정인과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피터 헤이즈는 독재정권인 박정희도 은밀한 핵개발을 추진할 수 없었듯이, 오늘날 한국의 민주화와 개방성은 "비밀 핵무기 프로그램의 성공 가능성을 더욱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극우 정치인들이 자신의 정칙적 이익을 위해서 핵무장을 주장하지만 이는 이룰 수 없는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핵무장을 하려는 어리석음에 빠지기 보다는 핵없는 세상을 위해서 우리 모두가 위대한 '한걸음'을 내딛는 것이 더 현명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