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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 선생과 함께 한 나날들 - 백범 김구 비서 선우진 회고록
선우진 지음, 최기영 옮김 / 푸른역사 / 2009년 1월
평점 :
백범 김구! 그의 이름을 떠올리면, 언제나 큰 나무라는 이미지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스스로 대한민국의 문지기가 되겠다고 자처한 사람! 그러면서 임시정부가 어려울 때, 임시정부의 간판을 짊어지고 다니면서, 임시정부를 구한 사나이!
그가 보고 싶어졌다. 그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었다. '백범일지'를 읽으면, 그의 독립운동을 잘 알 수 있다. 그러나, 환국이후의 그의 행적을 알고 싶었다. 그래서 뽑아든 책이 선우진 선생의 '백범 선생과 함께한 나날들'이라는 책이었다. 광복 직전부터 백범이 안두희의 총탄에 쓰러질 때까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그를 모셨던 사람! 그러면서, 백범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에 남은 여생을 살아야했던 사람! 그 사람을 통해서, 백범의 삶을 알고 싶었다.
1. 분단을 막기 위해서...
이 책은 1948년 북으로 향하는 백범의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일제강점기에는 나라의 독립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삶을 바치신분이, 이제 또하나의 승부수를 던지며, 북으로 향했다. 광복이 되고나서 스스로 홀로서지 못하고, 허리가 두동강이날 위기에 빠진 조국!! 그 조국을 위해서 그는 무슨 생각을 하며 북으로 갔을까? 그 일이 현실성이 있느냐보다는 그 일이 옳으냐, 그르냐를 먼저 생각하신분! 그러하기에 친일파들로서는 너무도 무모해보이는 독립운동을 자신의 일생을 바쳐가면서 하셨으리라....
어쪄면, 독수리작전을 준비하고 본국에 투입을 하지 못한 시점부터, 백범은 예견했을 것이다. 조국의 분단을 막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야함을... 그리고 그 실천을 위해서 '38도선을 배고 쓰러질 지언정 일신의 안일에 취하여 단독정부를 세우는데 협력하지' 않으려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의 예견대로 그가 죽은 1949년 6월 26일! 그로부터 만 1년 1950년 6월 25일에 민족의 비극, 6.25전쟁이 시작되었다. 그는 그것을 걱정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이를 막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던졌다.
백범을 수행한 선우진의 시선에서 본, 남북협상 당시의 북한은 이미 김일성에 의해서 전체주의 국가로 변모하고 있었다. 선우진은 북한의 군사 퍼레이드를 보면서 6.25를 직감했다.
요즘, 백범의 남북협상을 '북한정권에게 이용만 당했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분단을 막고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 분단을 막지 못했기에 민족의 비극, 분단이 지금까지 계속되는 것이아닌가!
2. 백범의 죽음
당시 이승만 정권에게는 백범은 너무도 두려운 존재였었던 것인가 보다! 정계에서 은퇴하고 한가로이 휘호를 쓰며 생활하고 계시는 그분을 정권이 깊숙히 관여하여 암살하였다. 과거 나는 백범 김구의 위인전기를 통해서, 안두희는 공산주의자라고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안두희는 공산주의자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육군 소위였다. 그리고 친일파였다. 더욱 어이 없는 것은 헌병대로 끌려간 안두희가 사무실에서 손님마냥 의자에 앉아 있었다는 부분을 읽을 때는 피가 꺼꾸로 솟아 오르는 듯했다.
국회 법사위원회에서 조사한 결과, 신성모 국방장관, 채병덕 육군총참모장, 장은산 포병사령관, 김창룡 소령, 김병삼 대위, 김태선 서울시 경찰국장, 김성주 서북청년단 부단장, 정치 브로커 김지웅 등이 가담하고, 홍종만 안두희 등이 하수인이었다는 정황에 따른 결론이 내려졌다. 그렇다면, 최고 책임자, 이승만을 몰랐을까?
이승만 정권하에서, 백범이 누워계신 효창원에 도둑참배를 해야했고, 백범과 관계된 사람들이 핍박을 받아야했으며, 백범일지를 읽지 못하도록 하기도 했다는 사실은 너무도 가슴쓰라린 일이다. 비열한자가 승리하고 올바른 정도를 가신분이 고통을 받아야하는 역사를 언젠가 바로잡을 수 있을까?
노무현 정권에서 10만원권 지폐에 백범을 그려넣기로 했지만, 정권이 바뀌고 10만원권이 발행되지 않았다. 그들은 백범을 두려워하는 것일까? 백범의 정신이 살아, 제2, 제3의 백범이 이 땅에 나타나는 것을 그들은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그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들은 대한민국인이 맞을까?
백범의 암살을 막지 못한 선우진은 죄인처럼 살아갔다. 가장 존경하는 분! 그분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모셨기에 너무도 그는 큰 행운을 얻었다. 그러나, 그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짊어져야하는 사나이! 그의 눈을 통해서 백범에 대해서 미처 몰랐던 면모도 새로 알았다. 정치적 라이벌이라서 이승만과 백범은 상당히 사이가 좋지 않거나, 혹은 서로 경쟁심이 강할 줄 알았다. 그러나 백범은 '환영 국부 김구 주석'이라는 현수막을 떼라고 하면, '앞으로 통일된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은 이승만 박사가 되어야한다.'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평생 대한민국의 문지기를 자처하신분! 낮은 곳에 임하시는 그 분의 삶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바라보면서, 선우진은 " 내가 살기 위해서 대의를 버려서는 안된다"는 좌우명을 가졌다고 한다. 너무나도 암혹한 시기가 도래하고 있는 지금, 백범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