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동 : 위기, 선택, 변화 -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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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균,쇠', '문명의 붕괴'를 읽으며,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박식함과 세계를 바라보는 통찰력에 놀랐다. 어느 원주민이 '당신은 많은 화물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는 왜? 그러지 못합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하기 위해서 '총, 균, 쇠'라는 책을 썼으며, 문명이 붕괴하는 요인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위해서 '문명의 붕괴'를 썼다. 이제, 지구의 많은 문제로 인해서 인간의 문명이 붕괴할 수도 있는 세상이 되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지구문명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 또다시 거대한 책을 집필했다. '대변동'이라는 책은 어떠한 책일까?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우리에게 어떠한 통찰을 전해줄까?

 

1. 핀란드를 통해서 한국사를 생각해본다.

  핀란드라는 나라에 대해서 무엇이 떠오르는가? 교육강국! 우리가 배워야할 작지만 강한 복지국가를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밀떡(밀리터리 덕후)들에게는 "겨울전쟁"이 머릿속에 떠오를 것이다. 1939년 강대국 소련과 약소국 핀란드의 피흘리는 혈투 속에서 당연히 소련의 쉬운 승리가 점쳐졌다. 그러나 소련은 핀란드를 강제병합하는데 실패했다. 핀란드는 그 이후 "계속전쟁"을 거쳐 독립을 유지했다. 그 댓가는 참혹했다. 당시 인구 370만명 중에서 10만명의 국민이 죽고, 9만 4000명이 장애인이 되었으며, 3만명의 과부, 5500명의 고아, 61만 5000명이 집을 잃었다. 연꽃이 진흑탕 속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우듯이, 핀란드는 "겨울전쟁"과 뒤이은 "계속전쟁"을 거치며 핀란드가 존속할 수 있는 지혜를 얻었다.

  "핀란드는 정치적 독립을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이 경제적 독립과 표현의 자유를 조금 희생하더라도 소련의 신뢰를 얻는 것이란 사실을 직시한"다. 일명 "핀란드화"가 진행된다. 생존을 위해서 소련의 눈치를 보면서 소련의 요구에 언론의 자유도 제한한다. 서구의 눈에는 핀란드의 모습이 비굴해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핀란드의 입장에서는 국가의 생존이 위협당하는 상황에서 핀란드가 살기위한 고육지책이다. 이러한 핀란드의 모습은 강대국 사이에 낀 우리의 역사를 반추하게한다.

  강대국 옆의 약소국은 강대국의 무리한 도전을 피하고 그들을 예의 주시해야한다는 재레드 다야몬드의 주장에 세나라가 떠오른다. 첫번째로 고구려가 떠오른다. 동북아시아의 강대국 고구려는 중국중심의 세계질서를 구축하려는 수나라와 당나라와 기나긴 전쟁을 시작하였다. 고구려와 수나라와의 전쟁에서 고구려는 수나라를 물리쳤다. 무리한 토목공사와 고구려원정은 수나라 내부에 반란을 유발시켰다. 결국 수나라는 멸망했다. 그러나, 수나라의 뒤를 이어 성립한 당나라는 고구려에 도전한다. 안시성 싸움에서 패한 당태종은 "요동(고구려)을 공격하지 말라"라는 유언을 남기고 죽는다. 그러나 당 고종은 선왕의 유언을 무시하고 고구려를 정복하여 중국중심의 세계질서를 구축한다. 고구려중심의 세계관과 중국중심의 세계관의 충돌에서 중국중심의 세계관이 승리하고 동북아시아는 중국중심으로 재편된다.

  우리는 고구려의 선택을 어떻게 평가해야할까? 고구려와 중국과의 전쟁을 통해서 어떠한 교훈을 얻어야할까? 휘어지느니, 차라리 부러지겠다는 정신을 가져야할까? 가장 중요한 생존을 위해서 부러지지 않는 유연성을 배워야할까? 만약, 국가의 생존이 가장 우선 순위라는 명제를 받아들였다면, 고구려는 생존할 수있었을까? 그리고 고구려에게서 핀란드화의 해법을 찾을 수 있었을까?

  불행히도, 고구려에게서 핀란드화의 해법은 찾아보기 힘들다. 우선, 영양왕의 뒤를 이은 영류왕은 대당유화책을 시도한다. 고구려의 봉역도를 당나라에게 넘기고, 수나라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한 탑인 "경관"을 허물어 뜨린다. 이러한 유화책에도 불구하고 당나라는 고구려 침략에 유용한 정보를 수집한다. 그리고 연개소문의 정변을 핑계로 고구려 침략을 단행한다. 고구려 중심의 동아시아질서와 중국중심의 동아시아 질서의 충돌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다. 고구려가 굴욕적이라할 만큼 중국에 굴복하지 않는 이상 당나라는 고구려 침략을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고구려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고구려는 핀란드와 같은 약소국이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고구려를 보고 무엇을 배워야할까? 서서죽을 지언정, 무릎은 꿇지는 않겠다는 정신을 배워야할까? 고구려의 땅을 당나라에 넘기고 고구려인을 당나라의 노예로 만든 신라의 유연성을 배워야할까? 생존이라는 절대 명제 속에서 쉽지 않은 선택을 강요받는다면, 우리는 어떠한 선택을 해야할까?

  두번째로 떠오른 나라는 조선이다. 임진왜란의 폐허속에서 나라를 재건해야하는 광해군은 떠오르는 청나라(후금)과 지는 태양 명나라 사이에서 절묘한 중립외교를 진행한다. 조선은 고구려와 같은 강대국이 아니다. 두 강대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섣부른 선택은 재앙을 초래한다. 광해군은 명나라의 요구대로 군대를 파병하지만, 투항한 강홍립이 조선의 사정을 후금에 자세히 알린 덕분이 전쟁의 참화를 막았다. 그후에도 명의 추가 파병요구를 현명하게 거절하며 조선의 안전을 도모한다. 그러나, 국제정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인조를 중심으로한 서인세력은 반정을 일으킨다. 어리석은 인조와 서인세력은 친명배금정책을 추진하여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을 초래한다. 현명한 사람은 실수를 통해서 교훈을 얻고,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어리석은 인조정권은 임진왜란에서도, 정묘호란에서도, 심지어는 병자호란에서도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한다. 그의 아들 효종은 이룰수없는 북벌을 외치며 조선을 새롭게할 수 있는 에너지를 낭비한다. 정신승리만을 강조하는 인조정권에서 루신의 소설속 주인공 "아Q"가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세번째로 북한이 떠오른다.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 미국이라는 초강대국들 틈바구니 속에서 국가의 생존을 위해서 벼랑끝 전술을 사용하는 나라이다. 북한은 약소국이다. 고구려와 같은 강대국이 아니다. 그러면서도 미국이라는 거인을 협상 테이블에 불러들여 자신의 요구를 받아들일 것을 강요한다. 그 거인이 협상 테이블에 나오려하지 않으면, 핵을 개발하고 미사일을 쏘아올린다. 때로는 중국과 러시아라는 강대국을 불러들여 미국을 견제하려하기도한다. 미국의 군사력에 전국토가 폐허가 되어버린 역사를 통해서 북한은 핀란드와 같은 교훈을 얻지 못했다. 오히려 고구려를 소환했다. 고구려와 같은 강대국이 아니면서도 고구려의 전술을 사용해서 미국이라는 거인을 상대하고 있다. 북한은 핀란드화를 받아들여야할까? 아니면 부러지더라도 굽힐수는 없다는 고구려의 정신을 이어받아야할까? 핀란드가 소련이라는 강대국의 비위만 맞추며 생존을 보장받았다면, 북한의 주변에는 중국과 러시아가 버티고 있다. 절묘한 줄타기 외교와 강력한 벼랑끝 전술로 생존을 도모하고 있는 북한에게 우리는 어떠한 조언을 해야할까?

  우리역사속에서 "핀란드화"가 필요했던 시기는 임진왜란 이후의 조선이었다. 동북아시아 패권의 변화를 신속히 파악하고, 전쟁을 예방하는 외교전술이 필요했다. 이를 잘해나가던 광해군 정권이 어리석은 인조를 비롯한 서인정권에 의해서 무너지면서 조선의 불행이 시작되었다. 지금, 미국에서 중국으로 패권이 이동하고 있다. 아직 미국을 상대하기에는 힘이 부족한 중국과 늙은 호랑이이지만, 아직도 기력이 남아있는 미국 사이에서 우리는 어떠한 전략을 선택해야할까?

 

2. 가깝지만 먼나라, 일본을 생각하다.

  일본은 흑선의 공포에서 벗어나 끊임 없이 서양을 배우며 근대화를 완성한다. 메이지유신이 성공한 이유는 자신의 문제를 직시하고 서구의 모델 국가에게 배웠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공 비결을 그들은 쉽게 망각한다. 1930년대 젊은 장교들은 밖의 세계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했다. 초강대국 미국의 힘을 몰랐고, 정신력으로 승리할 수 있다는 망상을 갖게 된다. 결국 계속된 침략전쟁은 일본을 패망의 길로 내몰았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의 성공비결을 아직도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가 지적했듯이, 과거사를 반성하고 주변국의 신뢰를 얻어 통일을 이룬 독일은 그 신뢰를 바탕으로 경제적 번영을 누리고 있다. 무형의 자산인 신뢰는 자신의 잘못을 직시하고 세계사회의 일원으로서 도덕적 책무를 다함으로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이를 직시하고 있지 않다. 일본이 먼저 근대화한 서구 국가를 모델로 메이지 유신을 완성했듯이, 2차세계대전의 전범국이면서도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국제사회에서 신뢰받는 국가가된 독일의 사례를 일본은 모델로 삼고 있지 못한다. 이것이 일본의 위험요소이다. 재레드 다이야몬드 교수의 날카로운 지적에 일본은 답해야한다.

  그러나, 재레드 다이야몬드 교수가 일본의 성공요인과 위험요인을 분석하면서 빼놓은 위험요인이 있다. 후쿠시마 핵사고가 바로 그것이다.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재앙은 전지구적으로 번져가고 있다. 우선, 일본은 도쿄의 일부지역까지 고농도 오염지역으로 사람이 살기에 매우 부적합한 땅이 되어버렸다. 오스트레일리아 방송에서는 일본은 거대한 생체실험을 하고 있다고 말할정도로 일본의 방사능 오염은 심각하다. 김익중 교수는 일본에서 "모든 일본인이여 이민가라"라고 강의했다고 한다. 방사능에 오염된 수산물과 오염된 땅에서 재배된 채소와 오염된 풀을 먹고 자란 동물들의 먹어야만 하는 일본은 서서히 병들어가고 있다. 더욱이 후쿠시마 사고는 처리가 가능한지도 불투명하다. 재레드 다이야몬드 교수는 일본의 위험 요소로 "후쿠시마 핵사고"를 첫번째로 꼽아야만했다.

  "후쿠시마 핵사고"는 일본만의 위험요소가 아니다. 후쿠시마의 오염수는 태평양으로 방류될 것이다. 태평양이 오염되고 있다. 일본의 외교전에 굴복한 주변국들이 일본의 수산물을 수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쿠시마 핵사고"의 위험은 전지구적 위험요소라 꼽을 수 있다. 그러나 더 심각한 일은 후쿠시마 핵사고에서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하는 인류의 어리석음이다. 핵발전소는 안전하다는 프로파간다에 속아서 핵발전소를 짓는 어리석은 짓을 아직도하고 있다.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세계적인 석학 "재레드 다이야몬드"교수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핵원자로 사고의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을 화석연료의 연소에서 비롯되는 공기 오염으로 매년 수백만명이 사망한다는 '확실성'과 비교해봐야한다.'-501쪽

 

  이명박의 말이 아니라, 세계적 석학 재레드 다이야몬드 교수의 말이다. 한번의 핵사고로 태평양이 오염되고, 일본 국토의 70%가 방사성 세슘에 오염된 일본의 상황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말을 할 수가 없다. 핵발전소에서 쏟아져 나오는 핵연료를 10만년 동안 어떻게 보존할지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핵발전소를 화석연료의 대체 에너지로 고려해야한다는 재레드 다이야몬드 교수의 주장은 매우 우려스럽다. 핵사고의 후유증을 은폐하고 무리하게 도쿄올림픽을 유치한 아베를 떠올리며, 후쿠시마는 완벽하게 통제되고 있다는 아베의 거짓말에 세계적 석학 재레드 다이야몬드 교수도 속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안타까운 생각이든다.

 

3. 미국답지 않은 미국을 생각한다.

  어린시절, 학교와 언론에서 미국이라는 나라는 우리가 배워야하는 나라였다. 미국의 제도와 민주주의의 역사는 흠결없는 완벽한 것이었다. 이책의 저자 재레드 다이야몬드 교수는 '완벽한 미국'에 많은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민주주의에서 강조되는 것은 대화와 타협이다. 민주주의의 기본요소가 미국에서는 사라지고 있다.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무조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 정부 관리 임명 동의안이 2년 이상 의회의 동의를 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기도하다. 재레드 다이야몬드 교수는 다양한 뉴스 채널이 만들어지면서 서로 다른 정보를 통해서 세뇌된 좌우의 민중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이 타협하지 않기를 바면서 빚어진 비극이라고 말한다. 뉴스의 다양화라는 긍정적인 모습이 좌우익의 극한 대립이라는 부정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이러한 모습이 안타까운 이유는 우리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종편을 비롯한 편향된 정보만을 접하는 노년층들이 극우적인 발언과 극우정당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러한 극단적 좌우의 대립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불안한 전망을 한다. 더욱이 우리는 친일-독재에 뿌리를 둔 세력들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지 않은가! 자기당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북미대화를 총선전에는 하지말라"고 미국 정치인들에게 말하는 야당지도자도 있지 않은가!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라 말한다. 민주주의 국가로 생각되는 선진국의 투표제도를 보면, 우리의 선거제도가 얼마나 선진적인지 새삼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 미국도 마찬가지이다. 유권자 사전등록을 당연히 정부가 해야한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그러나 미국은 정부가 하지 않는다. 1965년이 되어서야 유권자 등록을 위한 영문 독해 시험이 불법이 되었다. 그 이전에는 미국 시민권자라해서 투표권이 자동 주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2004년에는 유권자 등록을 위해서 정부가 발행한 사진을 부착한 신분증을 요구하기도 했다. 선거를 독려해야하는 정부가 오히려 선거를 어렵게 만드는 있을 수 없는 일들이 민주주의 선진국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참고로, 일본의 경우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의 이름을 한글자도 틀리지 말고 투표용지에 적어야만한다. 미국과 일본은 선진국인가? 선진국이라면, 우리가 그들의 선거제도를 배워야할까? 그렇지 않다. 선거제도는 우리가 최고였다.

  재레드 다이야몬드의 미국에 대한 애착이 이책 곳곳에 묻어난다. 1부에서 개인의 위기 극복 사례를 제시했다면, 2부에서는 6개 나라의 위기 극복사례를 개인의 위기 극복 방법으로 분석했다. 3부에서는 일본과 미국이 새로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지를 서술하고 있다. 3부에서 2개장이 미국에 대한 서술로 채워져있다. 미국인인 그에게는 당연한 일이다. 미국에서 중국으로 패권이 옮겨가고 있다는 많은 학자들의 주장을 재레드 다야몬드는 동의하지 않고 있다. 그중 가장 강력한 이유는 중국은 독재국가이고 미국은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이란다. 미국의 성공요인인 민주주의가 미국에서 침몰하지 않기를 바란다.

 

4. 칠레를 생각하다.

  민주적인 정권이 갑자기 쿠데타에 의해서 독재국가로 변모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그럴 수 없을 것이라 말할 것이다. 그러나,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생각은 다른다.

 

  "칠레도 민주적 전통이 굳건 했지만 정치적 분위기의 양극화와 타협의 실패는 결국 폭력과 독재로 종결되었다. (중략) 미국에도 이같은 시대가 닥칠 수 있을까?"-218쪽

 

  한국에도 쿠데타에 의해서 독재국가로 퇴행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그럴 수 없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박근혜정권을 거치면서 역사는 퇴행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계엄령 문건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역사가 퇴행할 수도 있음을 암시해준다. 우리가 우리 민주주의 역사를 퇴행시키지 않게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폭력으로도 깨뜨릴 수 없는 깨어 있는 시민의 힘이 필요하다.

  깨어있는 시민의 힘과 어떠한 것이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서 더 필요할까? 칠레의 아예데 정권은 조급한 정책과 세밀하지 못한 공상적 정책을 실시함으로서 대중의 지지를 상실해갔으며, 보수파의 준동을 자극했다. 개혁을 위해서는 사자의 용기와 여우의 꾀가 필요하다. 민주정권이 수립되었다할지라도 민주세력이 유능하지 않다면, 언제든지 민중은 지지를 철회하고 독재세력의 편에 설 수 있다. 칠레의 역사는 이것을 말하고 있다.

  쿠데타의 핵심세력도 아니었던 그가 17년 동안 독재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피노체트에 대한 CIA의 평가는 조용, 온화, 상냥, 근면, 성실, 종교적, 너그러움으로 가득차있다. 우연히 최고지도자가 되어 쿠데타 계획에 참여하지도 않은 그가 악날한 독재자가 된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 나와있는 아이히만이 근면하고 자상하며 성실한 아버지이자 정부관리였다는 점을 떠올린다면, 근면 성실함이 선함을 담보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생각하지 않는다면, 잘못된 지시에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없다면, 언제나 우리는 악마의 하수인이 될 수 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말한 "깨어있는 시민"만이 독재를 막을 수 있다.

  피노체트가 정권을 잡자, 미국은 피노체트 정권을 지지했다. 그리고 경제가 성장했다. 무자비한 살육과 고문을 저지른 정권을 떠받치는 요인은 경제였다. 배고픈 소크라테스 보다 배부른 돼지가 되려는 인간들이 많이있다. 그리고 그 돼지에 기생하는 인간들이 많다. 피노체트 정권에 대한 자유투표에서 42%가 피노체트를 지지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아직도 박근혜를 지지하는 시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있다. 깨어있는 시민이 되자! 깨어있는 시민이 되자! 깨어있지 않는다면, 악마의 노예가 될 수 있다.

 

5. 정체성을 생각하다.

  역사가 짧은 많은 나라들이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호주는 영국의 죄수들이 세운나라이다. 아직도 유니온 짹이 호주 깃발에 남아있고, 영국 여왕을 명목상 국가 수반으로 명시하고 있다. 영국이 싱가포르를 포기하고, EU에 가입하면서 호주는 부모를 떠나 보내야하는 사춘기 소년의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호주의 늦은 사춘기를 보면 안타가운 생각이든다. 지리적으로는 아시아에 가깝지만, 자신들을 유럽인으로 생각하는 그들! 그러나 어머니국가인 영국에게 내팽겨쳐지는 애처러운 그들! 호주는 어떠한 국가 정체성을 형성할까? 그리고 그것이 가능할까?

  인도네시아는 다민족, 짧은 역사를 가진 나라이다. 국가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 1945년~1949년 독립 투쟁을 강조하고, 공산주의자의 쿠데타를 강조한다. 유구한 역사를 가진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을 때도 있었으나, 인도네시아와 호주를 보면서 국가 정체성을 형성하기 위해서 노력할 필요가 없는 우리가 행복하다. 국가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때로는 피를 흘려야하는 고통을 감내해야하기에 이미 형성된 국가 정체성은 가치있어 보인다.

  때로는 개인도 정체성을 새롭게 형성하기도 한다. 68 혁명을 일으킨 독일의 세대는 부모를 부정했다. 나치에 협력한 부모에 대한 적개심은 적군파와 68혁명으로 표출되었다. 스스로 부모가 만들어 놓은 족쇄를 풀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독일의 자녀들은 부모의 족쇄에 잠들기 보다는 부모의 족쇄를 과감히 부서버리고 부모와 다른 정체성을 형성했다. 한국의 친일파 후손들이 부모의 친일을 미화하고 친일적 발언을 하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뿐만 아니라, 침략의 역사를 부정하고 이를 아시아 해방전쟁으로 역사를 미화하는 일본의 전후 세대와도 대조를 이룬다. 부모의 품을 떠나지 않는 자녀는 스스로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 일본의 전후세대와 한국의 친일 독재의 후손들이 언제 부모의 품을 떠나는 68혁명을 일으킬지 기대를 하게한다.

 

  '문명의 붕괴'라는 책에서 이스터문명의 붕괴를 통해서 한문명이 어떻게 붕괴될 수 있는지를 재레드 다이야몬드교수는 말했다. 태양계에서 지구는 이스터섬과 같은 존재이다. 외부의 도움없이 이 문명을 지켜야한다. 자원고갈을 비롯한 지구온난화라는 전지구적 문제에 지구인은 지금이라도 현명하게 대처해야한다. 유발 하라리의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도 같은 맥락에서 전지구적 문제를 다루고 있다. 재레드 다이야몬드 교수의 고언이 다이아몬드 이상의 값어치를 가지고 있음을 모든 사람들이 알길 바란다. 그리고 재레드 다이야몬드 교수와 함께 지구문명을 살리는 일에 동참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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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늑대 - 바이킹의 역사
라스 브라운워스 지음, 김홍옥 옮김 / 에코리브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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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이공원에 가서 필수 코스가 '바이킹'을 타는 것이다. 바이킹 타기를 좋아하는 젊은이들을 보면서 중세시대 유럽을 공포로 몰아 넣었던 바이킹을 생각해본다. '바다의 늑대'라고 부리었던 그들의 후손들은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복지국가를 건설했다. 한국의 진보인사들이 부러워하는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복지국가의 선조들은 우리들이 생각하는 인자한이들이 아니었다. '바다의 늑대'라는 책을 읽으며, 그들이 늑대에서 모범 시민으로 탈바꿈한 이유를 알고 싶어 이책을 펼쳐들었다.

 

  바이킹들은 지금의 프랑스 파리를 비롯해서, 아일랜드, 잉글랜드, 멀리는 러시아 지역과 시칠리아 섬까지 약탈을 행했다.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금은 보화가 없을 때에는 러시아지역의 원주민들을 노예로 팔기까지 했다. 때로는 크리스트교에 귀의하겠다고 속여서 수도원을 무자비하게 약탈하기까지 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 동양의 왜구가 생각난다. 바이킹과 왜구는 남의 것을 빼앗고 살육하며, 자신의 이익을 취했다. 기록에 따르면, 어린아이의 내장을 꺼내고 그안에 쌀을 넣어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도 있다. 사람을 납치해서 노예로 팔기도했다는 점은 바이킹과 정확히 일치했다. 바이킹이 러시아와 노르망디, 아일랜드, 잉글랜드에서 나라를 세우기도 했다는 점은 동양의 왜구와 달랐다. 그러나 너무도 많은 점이 비슷하다. 척박한 땅을 가진 자들이 타인의 것을 빼앗아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한다는 점이 가장 유사하다. 문명화되지 못하고 야만화된 그들이 영웅시되고 미화될 껀덕지는 없다.

  바이킹이 탁월한 전투력으로 잉글랜드를 공략한 점이 그들의 성공요인이기도 했지만, 토박이 잉글랜드 지배층의 무능함이 더해지지 않았다면 바이킹의 군사작전은 쉽게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잉글랜드 정착 바이킹들이 사나운 북방에서 이주해오는 바이킹왕보다 남방의 온유한 왕에 끌렸다는 점이다. '말위에서 천하를 얻을 수는 있으나, 말위에서 천하를 다스릴수는 없다.'라는 말이 있다. 단기적으로는 무력이 강한자가 승리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문화의 힘이 강한자가 승리한다. 바이킹이 일시적 승리에서 벗어나 장기적 승리를 일궈내기 위해서는 그들은 문명화되어야만했다.

  문명화!! 서양에서 문명화의 척도는 '크리스트교의 수용'이다. 덴마크의 하랄 블로탄, 노르웨이의 호콘, 키예프의 블라디미르가 크리스트교의 힘을 깨달았다. 크리스트교는 바이킹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정신적 중심이었고 문명국으로가는 입구였다. 불교가 고구려, 백제, 신라에게 했던 역할을 크리스트교가 바이킹에게 했다.

 

  바이킹의 문명화는 바이킹의 종말을 의미했다. 고목이 쓰러지면, 고목을 영양분삼아 새로운 줄기가 자라나듯이 바이킹 문화의 종말은 새로운 스칸디나비아 문명의 시작이었다. 평등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길원하며, 구속받기 싫어하는 바이킹의 문화는 북유럽에 사회민주주의 국가를 탄생시키는데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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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나와 세계 - 인류의 내일에 관한 중대한 질문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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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내가 좋아하는 학자이다. '총 균 쇠', '문명의 붕괴'를 읽으며, 그의 탁월한 식견과 자신의 견해를 증명하기 위해서 수많은 자료를 활용해서 전개하는 논리는 나를 사로잡았다. 그 감동을 다시한번 느끼고 싶어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나와 세계'를 펼쳐들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나에게 어떠한 통찰을 선사할까?

 

1. 서구 우월주의자들에게 하이킥을 날리다.

  서구학자들의 글을 읽다보면, 서구 우월주의에 빠져 제3세계를 낮춰 보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제3세계 국가들은 왜? 가난한가?라는 주제이다. 그들이 제시한 이유는 부패정도, 재산권 보호, 법치, 정부의 효율성 등이 잘 갖추어진 나라는 발전하고 그렇지 못한 나라는 가난을 면치 못한다고 주장한다. 그 중에서, 선진국은 '사회적 자본'이 높다고 주장한다. 사회 내부에 신뢰관계가 쌓이고 계약관계를 충실히 지키는 사회적 자본이 가난한 국가일수록 낮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요인들은 가난하기 때문에 낮을 수 밖에 없는 요인들이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부패나 정부의 효율성, 법치가 경제적 수준이 낮을 때는 무척 낮았다. 지금도 만족스러운 정도는 아니지만, 경제발전을 이루면서 시민들의 인식도 향상되어 부패를 비롯한 정부의 효율성 등이 많이 높아졌다. 서구학자들의 결과론적 연구는 지금의 결과가 서구의 성공을 이미 이전부터 결정해 놓았고, 제3세계는 이전부터 가난할 것을 신이 결정해 놓았다는 오만함을 풍긴다.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달랐다. 좋은 제도만을 강조하는 일반적인 해석을 흔히 종속변수라 일컬어지는 것이라 주장한다. 잘사는 나라와 못사는 나라를 가르는 독립변수를 찾아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다이아몬드가 제시한 잘사는 나라와 못사는 나라를 가르는 독립변수는 무엇일까?

 

  "중앙정부의 역사가 긴 국가의 경제 성장이 요즘에도 더 빠르다는 뜻입니다. 중앙정부의 역사가 짧기 때문인지 풍부한 천연자원을 지닌 국가들 중에도 경제 성장이 더딘 국가가 적지 않습니다. 게다가 오랜 중앙정부의 역사를 지닌 국가는 가난한게 현대 세계에 진입했더라도, 중앙정부의 역사가 짧은 국가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경제가 성장하는 특징을 보여주었습니다."-67쪽

 

  잘갖추어진 정부 시스템은 하루아침에 주어지는 것이아니다. 농업을 발전시키고, 오랜 역사적 축적이 이뤄져야 효율적인 국가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 국가의 역사가 1백년도 되지 않는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국가들이 단숨이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추리라는 것은 갓난아기에게 뛰어다니라는 말과 같다.

  이러한 다이아몬드의 주장은 식민지 근대화론을 반박할 수 있는 근거이기도하다. 뉴라이트 계열의 학자들이 일제 식민지배덕분에 한국의 근대화가 가능했다는 주장을 한다. 만약 다이아몬드 교수라면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할 것이다. 한국과 중국, 일본과 같은 나라들은 몇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국가이다. 수천년의 역사가 축적되어 있기에 효율적인 국가 시스템이 작동한다. 그러했기에 가난한 상태로 현대 세계에 진입했지만, 빠른 속도로 경제 성장을 이룰수 있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서구 우월주자들과 일제를 추종하는 뉴라이트계열의 학자들에게 강력한 하이킥을 날리고 있다.

 

2. '다행히도' 자원이 부족한 나라 대한민국(?)

  중학교 사회시간에 선생님께서는 열대지역은 먹을 것이 풍부하다며, "배고프면 원숭이에게 돌을 던지면, 원숭이가 나무위로 올라가서 바나나를 집어던진다. 그러면 바나나를 집어 먹으면돼"라고 말했다. 먹을 것이 풍부해서 사람들이 게을러졌고, 그래서 지금도 가난하다는 선생님의 설명을 그때는 진실로 믿었었다. 그들의 게으름 때문에 그들은 가난하다고....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생각은 달랐다. 열대기후 지역은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상당히 척박한 토양을 가지고 있다. 빙하의 영향이 없으며, 비가 자주와서 토양이 씻겨나가고, 병원균이 많다. 이러한 기후 조건은 열대기후 지역 사람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평균 연령이 41세이니 경제발전을 이뤄기에는 너무도 힘든 상태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들은 '천연자원의 저주'(curse of natural resources)라는 덧에 걸려있다. "황금과 석유, 혹은 값비싼 열대 활엽수처럼 유용한 천연자원의 은덕을 입은 나라"가 많지만, 이러한 자원을 둘러싸고 부정과 부패가 만연하며, 심지어는 내전을 일으키기한다. 여기에 강대국이 개입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부족에게 무기를 제공하고 이익을 취해나간다. 다행히도 대한민국에는 다이아몬드가 나오지 않는다는 농담을 다이아몬드 교수는 던진다.

  부모가 물려준 것이 무엇이냐며 부모를 잘만나지 못한 자신을 원망하는 사람들이 있다. 삼성가의 자녀로 태어났다면, 아니면 건물주의 자녀로 태어났다면 열심히 공부하지 않아도 평생 먹고 놀수 있었다고 한탄하는 사람들도 종종있다. 그러나, 이 또한 '천연자원의 저주'가 아닐까? 소위 대기업의 자녀와 유명 정치인의 자녀들이 음주운전과 마약으로 메스컴을 달구고있다. 그들은 풍족한 생활에 취해서 '천연자원의 저주'라는 덧에 걸려버린 셈이다. 반면, 척박한 땅을 물려받은 우리들은 열심히 오늘을 살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덕분에 보다 나은 '나'와 매일 마주할 수 있다. 그래, '옥토'를 물려받지 못했다고 한탄하기 보다는, '황무지'를 무려받았기에 행운이라는 진리를 기억하자.

 

3. 중국과 아프리카의 미래는?

  중국이 G2 국가로 발돋움하며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 많은 학자들이 앞으로 중국이 강대국으로 우뚝설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심각한 환경오염과 요동치는 중국 정치, 즉 독재정치를 보며 중국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취임하고 나서, 달에 중국인을 보내고, 빠르게 IT산업을 일으키고 있는 중국을 많은 중국학자들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또한 중국은 역사적으로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이며, 유일하게 고대문명이 끊기지 않고 지금까지 발전하고 있는 나라이다. 지난 역사에서 중국이 세계 최고를 달리지 않았을 때는 지난 백여년이라는 기간이었다. 잠에서 깨어난 중국이라는 용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강대국으로 우뚝설 수 있지 않을까?

  미래사회의 경제 중심지는 아프리카가 될 것이라 예측하는 학자들이 있다. 인구학적인 관점에서 볼때, 어린이와 젊은이의 숫자가 앞도적으로 많기에 발전 가능성이 많다는 견해이다. 그러나 다이아몬드 교수의 관점은 다르다. 척박한 땅, 많은 병원균, 바다에 접하지 않은 수많은 내륙국가 등등의 요인으로 인해서 미래가 밝지는 않다고 진단한다.

  그럼, 아프리카의 미래는 어둡기만 할까? 보건과 사회 간접자본에 힘을 쓴다면 발전가능성이 있다고 다이아몬드 교수는 말한다. 또한 선진국의 책임도 강조한다. 1000만명의 르완다 보다 인구 3억명의 미국, 8억 명의 유럽이 자원 소비를 많이 한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그들이 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 제국주의 국가들이 아시아 아프리카를 식민지화하고, 식민지를 약탈하면서 발전했다. 지금도 지구의 부를 그들이 차지하고 있다. 강대국의 '노빌레스 오빌리쥬'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들이 아프리카의 빈곤에 관심을 갖고 지구 온난화 예방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한다.

 

  짧고 쉬운 책이다. 부담없이 읽기에 안성맞춤인 책이다. 도올 김용옥선생이 "책으로 볼때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직접 강의를 들으니 너무 이해가 쉬웠다."는 말을 했다. 그렇다. 석학을 만나서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직접들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책으로 읽는다면 난해한 용어와 개념으로 인해서 너무도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나와 세계'는 대학에서 강의한 내용을 책으로 엮었기에 다이아몬드 교수의 지혜를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석학과의 만남이 MBA 과정보다 낫다라고 워런 버핏이 말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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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독립의 역사 - 독립기념일로 살펴보는
알파고 시나씨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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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팟캐스트 '매불쑈'를 통해서 알파고 시나씨의 목소리를 처음들었다. 박식하면서도 재미있는 캐릭터의 그에 대해서 호기심이 생겼다. 알파고는 왜? 한국에 왔을까? 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러던중, 우연히 'YTN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에서 알파고 시나의 목소리를 다시 접하게 되었다. 박식한 그의 방송은 금방 그가 쓴 책을 읽게 만들었다. '독립기념일로 살펴보는 세계 독립의 역사'라는 주제와 영국에서 부터 아프리카의 나미비아까지 독립을 위한 그들의 역사를 우리의 역사와 관련시켜 설명하는 내용은 참으로 매력적이었다. 자, 그럼 알파고의 책속으로 들어가 보자.

 

1. 애국계몽운동과 실력양성운동을 다시 바라보다.

  한국의 독립운동을 살피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항일 무장 투쟁이다. 그에 비해서 소극적이며, 심지어는 일제에 타협하는 사람들이 속출했던 애국계몽운동 혹은 실력양성운동에 대해서 평가절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이광수와 최남선의 예를 들어 애국계몽운동 혹은 실력양성운동을 실패할 수밖에 없는 운동이라 주장한다. 그런데, 알파고 시나의 주장은 달랐다.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를 중심으로 그리스를 비롯한 강대국에 군사적으로 맞서 승리를 거둔 터기와 무장 투쟁과 실력양성운동을 동시에 펼친 한국을 비교한다. 타국의 독립운동과 다른 가장 큰 특징은 우리는 교육을 강조했다는 점이라 알파고 시나는 주장한다. 항일 무장 투쟁에 비해서 가시적인 행동이나 성과가 눈앞에 보이지 않기에 교육을 중심으로한 실력양성운동은 평가 절하를 당하기 쉽다. 그래서, 실력양성운동을 했던 사람들의 일제와 타협하려했던 모습을 떠올리며, 강한 나라가 약한나라를 식민지로 삼는 것을 합리화시켜주는 사회진화론에 매몰되었던 운동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일제에 비해서 앞도적으로 열악한 무기와 경제력 차이는 극복되어야할 과제였다. 일제와 맞서 싸울 경제력을 길러내고, 일제와 맞서 싸울 인재를 길러내는 것은 장기적 항일운동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운동이다. 이스라엘이 2천년 동안 나라를 잃어버렸지만, 국가를 다시 찾을 수 있었던 이유는 교육에 있었다. 낮에는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의 언어로 장사를 했고, 밤이면 히브리어로된 토라와 탈무드를 읽었다. 그리고 자신들의 역사를 식탁에서 자녀들에게 교육시켰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는 교육이었다. 숲안에 있는 사람은 나무는 볼 수 있지만, 숲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숲밖에 있는 자는 나무는 자세히 볼 수 없으나 숲은 볼 수 있다. 알파고 시나는 우리에게 한국 독립운동의 숲을 보여주었다.

 

2. 일본이 패망하지 않았다면 한국이 독립할 수 있었을까?

  우리의 항일운동을 평가 절하하는 사람들은 "일본이 패망하지 않았다면 한국이 독립할 수 있었을까?"라는 반론을 한다. 이러한 질문에 대해서 알파고 시나는 일본이 패망했어도 독립하지 못한 사례를 들어 반박한다. 1945년 이승만은 "류큐국도 언젠가는 독립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키나와는 독립하지 못했다. 일본인들의 차별을 받으며 류큐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은채 일본의 부속품으로 살고 있다.

 

  "오키나와 상황만 보더라도 일본군의 철수가 독립을 위한 필수 조건은 아니다. 군사 철수 이전에 민족의식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삼일절은 단순한 독립운동이 아니라 한국의 민족의식을 탄생시킨 사건이자 독립으로 가는 첫발이었던 것이다."

 

  알파고 시나는 '한국의 민족의식'이라고 표현했으나, 나는 '독립정신'이라 표현하고 싶다. 일제에 대항하는 독립정신이 없었다면, 우리는 일제가 패망했다하더라도 일본의 부속품으로 차별을 받으며 살아갔을지도 모른다. 류큐왕국이라는 독립국가로 존속했던 오키나와는1879년 일본에 병합되고 1945년 이후 미국의 영토였다가 1972년 일본에 반환되었다. 참으로 파란만장한 역사이다. '민족의식'이 없었던 류큐는 독립국이 될 수 없었다는 사실에서 피흘리며 조국의 독립을 위해서 숭고한 피를 흘린 우리 독립운동가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

 

3. 알파고의 '옥의 티'!!

 알파고 시나가 우리의 역사를 서술하다보니 '옥의 티'가 보인다. 그 몇가지를 살펴보자.

  첫째, 명성황후의 사진으로 인정받은 사진은 현존하지 않는다. 일부학자들은 일제의 암살을 피하기 위해서 일부러 사진을 찍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런데 알파고 시나는 과거 진위논쟁이 벌어지다가, 명성황후의 사진으로 인정받지 못한 사진을 책에 실었다.

  둘째, "쇄국정책"이라는 용어는 "통상 수교 거부 정책"으로 수정해야한다. 우리는 중국을 비롯한 일본과 교류를 하고 있었으며, 단지 서양 제국주의 국가들의 포함외교에 저항하며 그들이 요구한 '통상 수교'를 거부했을 뿐이다. "쇄국정책"이라는 용어 자체가 일제 식민사학의 냄새가 나는 용어이다.

  셋째, "구한말"이라는 용어는 사용해서는 안된다. 일제가 '대한제국' 시기를 낮추어 부르기 위해서 사용한 단어가 "구한말"이라는 용어이다. 즉, '한말'이라는 말은 '대한제국 말기'라는 듯이다. '구한말'은 '옛날 대한제국 말기"라는 뜻으로 이미 망해버린 대한제국에 대한 경멸적인 의미가 담긴 용어이기에 사용해서는 안된다.

  넷째, 한국의 항일 무장 투쟁을 설명하면서 1920년대의 청산리 전투와 봉오동전투, 1930년대 대전자령 전투와 흥경성 전투를 언급하지 않았다. 이들 항일 투쟁도 언급했다면 책의 깊이가 더 깊어졌을 것이다.

 

 

  알파고 시나는 책을 마무리하면 우리가 독립을 이루기 위해서 투쟁하던 시기의 역사를 기억해야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나라를 잃은 1910년 8월 29일부터 전국으로 독립을 외쳤던 1919년 3월 1일 그리고 독립전쟁을 하고 광복을 획득한 1945년 8월 15일까지, 수치스러운 사건부터 자랑스러운 일 등 그 기간에 일어난 모든 일을 다 기억해야한다. 그래야 오늘날 떳떳하게 휘날리는 태극기와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246쪽

 

  오늘 우리 자신을 바로 알기 위해서라도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알아야한다. 내가 나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이유는 나의 기억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우리임을 알 수 있는 이유는 우리 모두의 공통된 기억 때문이다. 바로 우리 역사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우리의 역사를 기억할때 역사는 살아 숨쉴 수 있다. 알파고 시나는 그것을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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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 돈의 역사 1
홍춘욱 지음 / 로크미디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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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 경제에 대한 이해는 필수이다. 그러나, 막상 역사적 사건을 경제적 관점에서 날카롭게 꿰뚫어보는 역사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팟캐스트 "신과함께"를 듣다가, 홍춘욱 작가의 '돈의 역사' 강의를 들었다. 작가의 해박한 지식에 놀랐다.  역사적 사건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 반드시 알아야할 경제사적 배경을 설명해줄 때는, 무릎을 탁치며 바로 내가 찾던 책이라 외쳤다. 서가에서 '돈의 역사'를 펼쳐들었다. 이 책은 얼마나 많은 통찰력을 나에게 선사해줄까?

 

1. 인구가 많은 것은 축복일까? 불행일까?

  출산율이 날로 줄어들고 있다며 언론에서 호들갑을 떨고 있다. 인구감소는 재앙으로 인식하는 사회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과연 인구가 많은 것은 긍정적이도 적은 것은 항상 부정적일까? 이 책은 우리의 고정관념에 도전장을 던졌다.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산업혁명이 일어나지 않고 왜?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났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서 영국은 '산업혁명(industrial Revolution)을 한 반면, 중국과 일본은 '근면혁명(Industrious Revolution)'했다고 말한다. 인구가 적었던 영국은 높은 인건비를 줄이려 기술혁신에 매달려야했지만, 중국과 일본은 많은 노동력 덕분에 기술혁신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다. 값싼 노동력으로 '근면혁명'을 한다면 충분히 부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예로 19세기 일본 나고야의 노비지방에서는 1660년 1만 7825마리의 가축이 있었다. 1810년이 되자, 8104마리로 가축수가 45% 감소했다. 인구가 늘고 1인당 인건비가 줄어듦에 따라 가축 대신 사람이 경작을 했던 것이다.

  인구가 많은 중국을 부러워했던 나로서는 상당히 경악스러운 사건이다. 인구가 많은 것은 국가나 기업의 입장에서는 많은 노동력이 생겼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각 개개인의 입장에서는 경쟁의 가속화, 그 사회에서 차지하는 개인의 가치는 하락한다는 점에서 좋게만 볼 수는 없다. 과거 이승만, 박정희 정권시기 한해에 군대에서 죽어간 사람들이 천여명을 넘겼다. 그러나 민주화되면서 한해당 몇백명 수준으로 죽는 사람의 숫자가 줄어들었다. 군대에서 죽는 사람의 숫자가 줄어든 것은 '민주화'라는 사회적 배경도 있겠지만, 젊은 인구가 줄어들면서 인간 개개인이 차지하는 사회적 가치가 커진 면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위기는 기회일 수 있으며, 어떠한 일이든 부정적인면에도 긍정적인면이 있을 수 있음을 우리는 깨달아야할 것이다.

 

2. 자원이 많은 것은 축복일까? 불행일까?

  초등학교 시절부터, 선생님들에게 귀가 따답도록 들었던 말이 있다. "우리는 자원이 부족한 나라이다.", "매장된 자원의 가지수는 많지만 양이 적다." 즉, 우리는 자원이 없기에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면 살아갈 수 없다는 내용의 말을 들으며, 자원이 풍부한 나라들을 부러워했다. 그런데, 과연 자원이 많은 것이 축복일까?

  '돈의 역사'를 읽지 않더라도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수많은 나라들이 유럽 제국주의 국가들에게 식민지가 된 이유가, 자원이 부족해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자원을 빼앗기 위해서 강대국들이 약소국을 식민지로 삼은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강대국이라면 자원이 많은 것이 언제가 축복이 될 수 있을까? 이 책은 아니라고 말한다. 혹시 "네덜란드병(Dutch disease)"라는 병을 들어 보았는가? "자원이 개발된 후 오히려 해당 국가의 경제가 침체되는 현상"을 네덜란드병이라고 한다. 1959년 북해에서 대규모 가스전이 발견되었다. 그후, 천연가스 수출로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인 네덜란드에게 불행이 닥쳐왔다. 왜? 일까? 천연가스 수출 대금이 유입되자, 네덜란드 화폐 단위인 굴덴화의 가치가 상승했다. 그리하여1970년대들어 천연가스를 제외한 수출업체들은 해외 경쟁력을 잃게 된다. 자원의 역설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천연자원이 많은 것이 오히려 불행을 가져올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책에는 펠리페2세 시기, 무적함대를 이끌며 유럽 최강의 나라로 발전했던 에스파냐가 나락으로 빠져든 이유도 설명한다. 해외에서 들어오는 금과 은이 에스파냐산 물건의 경쟁력을 약화시켰다. 그리고 에스파냐의 영광을 가져온 신대륙의 금과 은이 역설적이게도 에스파냐를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인간의 역사에서 중요한 것은 '인간의 의지'이다. 나에게 좋은 옥토를 선물하지 않은 조상을 탓하기 보다는 조상이 남겨준 황무지를 감사하며 나를 달련시켜야한다. 자원이 있다하더라도 자원을 지키고 이용한 힘이 없다면 '자원'은 불행의 씨앗일 수 있다. 더 나아가 '자원'을 지키고 이용할 힘과 기술이 있다하더라도, 그 '자원'을 현명하게 사용하지 못한다면, 불행을 불러들일 수도 있다. '돈의 역사'는 이를 증명하고 있다.

 

3. 경상수지 흑자는 축복인가? 불행인가?

  많은 사람들이 경상수지 적자가 났다면 경제가 않좋다며 걱정한다. 그런데, 경상수지 흑자로 인해서 나의 삶이 악화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가?

 

  "경상수지 흑자가 발생할 때 내수경기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저축보다 투자가 적다는 의미"-342쪽

 

  우리 경제의 내수시장이 침체인 이유가 경상수지 흑자 때문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IMF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우리는 집단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사회 전반에 가장 중요한 것은 모험심이 아니라, '안정'이다. 공무원 시험의 경쟁율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도전하지 않고 안정만 추구하는 사회는 발전이 더 딜 수밖에 없다. 활력이 떨어진 한국 경제에 활력을 불러 일으키며, 모험심과 도전의식을 키워야 우리의 내수시상이 활성화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과 과감한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4. 정직하면 손해볼까?

  보통 부모들은 '정직하면 손해본다.', '아이가 너무 착해 손해볼까 걱정이다.'라는 말은 한다. 냉혹한 신자본주의 경쟁사회에서 살아가려면 '정글의 법칙'을 배워야한다는 생각을 하는듯하다. 그런데, 과연 정직하고 착하면 손해볼까? 단기적으로 본다면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내 잇속만 챙기는 사람의 말로가 그리 좋지만은 않은 경우가 많이 있다. 이는 국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네덜란드와 영국 등 인구도 적은 나라가 패권을 잡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신뢰'를 얻어 국민들로 부터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던데 있다."-74쪽

 

  '신뢰'는 국가의 경우 더욱 중요하다. '논어'에도 자공이 정치에 대해서 물었을때, 공자는 가장먼저 백성을 풍족하게 먹이고 군비를 확충하고 백성에게 믿음을 얻어야한다고 말했다. 자공이 부득이하게 하나를 버려야한다면 무엇을 버려야하는지 묻자, 공자는 병사를 버리고, 다음으로는 먹을 것을 버리라 했다. 그리고는 믿음이 없으면 나라가 존립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貢問政 子曰 足食 足兵 民信之矣 子貢曰 必不得已而去 於斯三者 何先 曰去兵 子貢曰 必不得已而去 於斯二者 何先 曰去食 自古皆有死 民無信不立) 공자의 통찰력은 네덜란드와 영국의 예에서도 들어맞았다. '신뢰'를 얻은 나라는 이를 바탕으로 군비를 조달할 수 있었지만, 국민으로 부터 신뢰를 얻지 못한 '프랑스'와 같은 나라는 제대로 군비를 조달할 수 없었다. 결국 프랑스가 영국에게 번번히 패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국민에게 '신뢰'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서 '신뢰'를 버리는 것은, 인생을 버리는 것과 같을 수있음을 '돈의 역사'는 말하고 있다.

 

5. 대공항은 유대계 금벌이 일으킨 사건인가?

  '화폐전쟁'이라는 책이 중국과 한국에서 베스트 셀러가 되었던 적이 있다. 유대계 금벌이 월가를 장악하고 있으며, 그들은 자신들의 금권을 지키기 위해서 전쟁을 획책하고, 금본위제도를 무너드리기 위해서 갖가지 방법을 동원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금본위제도를 무너뜨리기 위해서 대공항도 그들이 일으켰다고 쑹훙빙은 주장한다. '화폐전쟁'을 읽었을때, 경제학에 대한 기초지식조차 부족했던 나는 혼란을 겪었다. 이 세계는 유대계 금벌에 의해서 좌지우지되고 있는가?

  '돈의 역사'는 대공항의 원인을 '금본위제도'에서 찾고 있다. 금본위제도의 경직성이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을 떨어뜨렸고, 결국은 대공항을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불황이 출현해 중앙은행이 돈을 풀고 금리를 내리면, 더 높은 금리를 찾아 자금이 해외로 유출 된다. 금이 해외로 유출되면 시중 통화량이 줄고, 그 결과 중앙은행의 금리인하는 무력화 된다."-237쪽

 

   금벌세력이 '금본위제도'를 무너뜨리기 위해서 대공항을 일으킨 것이 아니라, '금본위제도'의 한계 때문에 대공항이 초래되어던 것이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대공항의 원인을 잘못 이해했을 것이다. 순간, '책을 한권만 읽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가?'라는 생각을 했다. 한분야의 책을 한권만 읽기 보다는 관점을 달리하는 여러 분야의 책을 두루 섭렵하는 것이다. 외골수로 빠지지 않도록 나를 보호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임을 깨달았다.

 

6. 위기가 닥치면 보다 냉철하고, 보다 단호해져라.

  위기가 닥쳤을때, 우왕좌왕하면서 제대로된 대처를 하지 못하고 지리멸렬한 경우를 많이 본다. 임진왜란 초기, 의주까지 몽진을 갔던 선조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위기에 냉철하면서 단호하게 대처하지 못한 리더가 불러오는 불행은 비참하다. '돈의 역사'는 '불황이 시작될 때에는 단호하게 행동하라!'라고 주문한다. 대공항이 닥쳤을 때, 단호한 대처를 하지 못한 후버가 불황을 키웠다. '버불이 붕괴될 때에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돈을 풀어야'함에도 불구하고, 우왕좌왕하다가 시기를 놓친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의 수렁에 빠졌다.

  대공항시기 루즈밸트는 '지금 시도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실패할 기회조차 잃어 버린다.'라고 말했다. 과감한 행동이 위기의 순간에 필요하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위기는 기회일 수 있다. 이 시기를 얼마나 냉철한 머리로 판단하고 과감히 행동하는가에 따라서 우리의 인생이 달라질 수 도 있다. 그런면에서 써프라임 모기지 사태때, 과감히 양적 완화를 단행한 오바마의 대처는 탁월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세상에는 많은 책들이 있다. 어떤 책은 나에게 정보를 제공해주고, 어떤 책은 웃음을 전해준다. 때로는 감동을 선사하며 눈물을 흘리게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을 선사하는 책은 드물다. '돈의 역사'는 외곡된 선입관을 제거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을 주었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갖기 원하는 분들에게 이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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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상곡(夜想曲) 2019-08-15 2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담이지만 전쟁이라는것도 경제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나 화약과 다이너마이트가 발명된 이후로.!!!!(고대역사는 경제력과 군사력이 불일치한 시대였지만 중세시대 이후 경제력과 군사력은 같이 붙어다녀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