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처럼 일하라 - 스마트하고 효율적인 1등의 업무방식
문형진 지음 / 더난출판사 / 201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기업은 업무분장이 확실히 이뤄지는 관계로 경영임원선에 이르기까지와 업무스킬을 쌓는 시간이 오래걸리지만 그만큼 충분한 시간을 두고 필요한만큼 확실하게 기초부터 배워나간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중소기업은 규모가 작은 관계로 개인역량을 발휘할 위기의 순간들에 직접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 빠르게 승진할 수 있지만 늘 분초를 다투는 현장상황에 이끌려 기초를 다지기힘들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역량을 쌓아가는 범위가 다르고 각기 다른 장단점이 있겠지만 모든 것은 기초가 탄탄해야 중도에 오류가 나더라도 틀린부분부터 수정해나가며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그렇기때문에 많은 중소기업들이 대기업들의 업무효율성을 극대화 시키며 기초가 무시되지않게 진행하기 위한 시스템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대기업출신 인력들의 스카웃이 필요하게된 것도 무리는 아니다.

 

특히나 삼성은 간판이 좋기도 하지만 타기업의 스카웃제의를 많이 받는 이유는 확실히 '인재양성'에 그 중심을 두고있는 경영방침 덕분일 것이다. 신입으로 입사했을 때 부터 적지않은 업무가 주어지지만 1~2년차들의 업무량에 비하면 아직은 배우는 단계로 사내에서도 집중적으로 교육시스템을 적용하여 처음부터 '삼성맨'이되는 초석을 깔아준다.

 

업무적 교육 외에도 인성, 윤리, 보안에 관련하여 끊임없는 교육이 이뤄지는데 신입인만큼 초기에는 집중적으로 교육해주기 때문에 열정으로 가득한 신입사원시절의 무수한 교육들로 쏟아붓는 경제적,시간적 혜택들이 낭비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않을 정도로 훗날 업무진행에 있어 온갖 튼튼한 받침골조가 되어 지탱해준다.

 

기본적인 딱딱하고 지루한 교육 외에도 예능이나 생활관련 외부강사들을 초청하여 사원들의 굳은뇌에 휴식을 선사하기도 하고, 다양한 동호회활동도 적극 지원하여 형식적인 회식으로서의 소통이 아닌, 자연스러운 소통이 가능하도록 하고있다. 말만 앞서는 기업윤리를 부르짖는 것이 아니라 임원선에서 몸소 행동하여 분위기 쇄신을 이뤄내는 이벤트성 프로젝트로 사원들의 사기를 증진시키고 이상적인 롤모델을 제시해주는 효과가 있다.

 

물론 이런 이상적인 경영시스템만을 기대하기엔 정직원과 관계&협력사가 워낙 많다.

일단 정직원의 경우 개인역량을 극대화 시키기위해 가혹하다 싶을 정도의 업무가 부여되는 경우를 보면 안타까움이 일때도 있지만 그를 극복해가며 개인의 최대치를 채우며 성장하다보니 시간이 흐른 후 회사발전에의 기여는 물론 개인의 역량또한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커져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우수기업인데다 그 구성원 하나하나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하도록 독려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있는 상황에서 멈추지않고 장단점을 보완하여 끊임없이 발전하는 탓에 놀라운 매출실적과 인재계발이 동시에 이뤄진다.

굴지의 성장기업이라는 말이 무색하지않게 기업의 오너가 한해마다, 분기마다 내놓는 슬로건에 성실하리만치 충실한 실행을 통해 전반적인 분위기 쇄신으로 기적같은 성과를 이뤄낸다.

 

이는 그동안 변화와 혁신을 말로만 부르짖던 기존세대의 능동적인 움직임과 노력으로 가능한 것이다.

아무리 밑에서 슬로건에 맞게 노력하려해도 결국 결정권을 쥐고 있는 임원층이 움직이지 않으면 불가능할 일들을 임원부터 가시적인 효과를 비롯 실질적인 실행을 통해 불가능해 보이는 것도 가능케 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삼성'이란 이름 자체가 성실과 혁신, 발전을 상징하는 브랜드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업무효율성을 외치면서도 기준업무시간을 넘기는 것이 발전하는 회사라는 그릇된 사고방식을가지고있는 저자의 생각엔 씁쓸한 기분이 든다. 임원진들의 이런 생각때문에 결국 실질적인 업무시간을 낭비하고 그외 시간까지 업무를 끌고가는 사람들이 생기는건 대체 어떻게 조치할 것인가? 그런 경영방침은 진짜 인재를 잃을 수도 있다.

발전은 좋지만 뚜렷한 기준이 없으면 결국 윤리경영은 흐지부지된다. 경영자 입장에선 좀 더 진보적으로 생각하여 업무기준시간을 지킬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삼성의 전 계열사가 일당백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저자가 몸담았던 SDI는 특히나 목표치가 높았다고 한다.

다른 관계사들이 수긍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저자의 체험을 기반으로 이뤄진 <삼성처럼 일하라>의 저자의 열정이 모든 직원들을 반영하는 것이라면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역시 이젠 윤리경영이 중요한만큼 과중한 업무에 대한 대처방안도 함께 제시해주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장을 끝마칠 때마다 본인이 쌓아온 업무 노하우에 대해 우회하지않고 직접적으로 제시해준다.

사람마다 스타일이 다르니 상황에 따라 적절히 응용할 수 있게끔 자세히 설명이 되어있어 편하다.

(설마 초등학생도 아닌데 상황따지지않고 그대로 적용하는 사람은 없겠지;;)

 

삼성의 기적같은 발전을 가능케한 그 업무시스템을 본받고, 간추린 팁들을 본인에게 맞게 적절히 활용한다면 그 어떤 곳에서도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업들 역시 이런 효율적인 사업방식을 도입하여 작업대비 고효율을 바랄 수 있다. 그만큼 직원들을 쓸데없는 작업에서 벗어나게하여 충성도와 팀웍을 높일 수 있기를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후계자 김정은
이영종 지음 / 늘품(늘품플러스) / 201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간을 준비하면서 지금과 같은 시국을 예상하진 못했겠지만 전세계적으로 북한을 주목하는 과정에서 후계자로 자리매김한지 얼마되지않은 김정은에 대해 관심이 쏠리지않을 수 없다.
그가 후계자로 지목되면서 얼마 지나지않아 연평도사건이 일어나 앞으로가 불안한 지경이다.

 

그동안 김정일의 후계자로 누가 지목이 될지 언론의 관심이 과도한 탓에 거의 실제와 근접한 기사들도 있었지만 그만큼 근거없는 찌라시들도 난무했다.

당연히 장남이고 나이도 걸맞아 김정남이 될 것으로 생각하였고 언론의 관심과 노출이 가장 많았지만, 몇년 전부터 그의 차남 김정철이 매체에 보도되며 후계자로 지목되며 그와 관계된 불분명한 정보들이 어지러이 기사화됐다.

 

한민족이고 늘 경계태세에 있으니 관심을 가져야 마땅하지만 이런 전시상황이라고는해도 평소에 일상으로는 와닿지 않기 때문에 무관심했던게 사실이다. 그래서 왜 후계자비율이 차남쪽으로 더 비중이 실렸는지 그 이유가 궁금했지만 당시에는 짧은 뉴스로만 소식을 접하고 호기심을 접었는데 이 책에서 어지러이 쌓여있기만 했던 김정일 가족관계에 대해 잘 소개해주어 단편적 정보들과 결합하여 정리된 느낌이다.

 

김정은으로 후계자가 확정되기까지 김정일은 부자세습에 대해 발언도 없고, 그다지 자식대에게까지 물려주겠다는 의도가 안보였던 탓에 그 측근의 능력을 보고 판단할 것이란 생각까지 했었는데 건강의 악화 때문인지 언제 닥칠지 모를 그의 부재에 따르는 권력전쟁을 방지하려는 생각이 강해졌나보다.

그래도 장남과 차남이 건재한데 어떻게 셋째아들을 후계자로 지목하게 됐는지 그 과정에 대해 궁금했는데 <후계자 김정은>에서 저자 이영종기자가 그간의 수집,정리한 정보들을 정리하여 북한의 로열패밀리 구도와 김정일을 둘러싼 배경까지 아울러 김정은을 후계자로 지목하기까지의 필연성에 대해 이해가 쉽도록 서술해놓았다.

 

일반적인 정치인의 전기도 반쯤 가려졌던 사회적상황을 반영한 탓에 많은이들의 흥미를 자극하는데, 김정은에 대해서는 이제 막 떠오르는 세계적 영향력을 떨칠 인물인데다 얼마 지나지않아 연평도 사건까지 터진 바람에 이번 사건과 관계된 나라의 국민과 언론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주목하게되었다.

 

김정은에 대해 기사가 난무할 때 출생과 유학생활에 대해 헛갈리는 정보가 많았는데, 김정철이 후계자후보로 부상할 당시의 정보가 김정은의 정보와 섞여있었다는 것, 두 형들과는 달리 정치계에 관심이 많고 욕망도 대단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본인의 외형이 친탁을 했음을 제대로 인식해 그정도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제복과 헤어스타일등까지 할아버지 김일성과 흡사한 이미지를 반영하였다니 나이가 무색하리만큼 정치욕이 강한 것 같다.

 

기자출신답게 중간중간 증거자료사진들을 실어 답답하고 무거운 정치관련서적이라는 생각보다는 정치잡지같다.

특집부록 <후계자 김정일>같은 느낌.

연평도사건이 터진 후 많은 눈들이 북한을 향해 쏠려있는 지금 막 떠오르는 북한의 새로운 세력에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한만큼 독자들의 궁금증을 모두 풀어줄 수 있기엔 보안상 한계가 있지만 기본적인 항간의 정보들이 정리될 것이다.

그 무엇이 되었든 현재상황에서 <후계자 김정은> 이영종기자의 판단력과 정보수집력, 정리능력이 탁월하다. 

지금의 시기에 맞춰 출판됐다는건 예지능력인걸까, 아니면 기자로서의 감인걸까? 운인걸까?

앞으로 어떤 기사와 서적을 발표할지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왜 가야는 하나로 통일되지 못했을까? - 월광 태자 vs 진흥왕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4
조원영 지음, 이주한 그림 / 자음과모음 / 201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중,고 모두 통틀어 가야에 대해 배우는 시기는 지극히 짧다.

짧기도 짧고 신라에 비해 비교도 안될 정도로 약한 국력을 지닌 나라로 인식하고 넘어갈 뿐이다. 발굴된 유적들과 임나일본부설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이뤄져야하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일본같은 경우는 국사를 강하게 인식시키기 위해 작은 실마리라도 있으면 자국에 유리하게 이용할 뿐더러 왜곡시켜 타국의 역사에 피해를 입히는 상황까지 발생하게해서 문제라면, 우리나라는 지속적으로 역사에 대한 자부심과 사실인식에 대해 힘써주기 보다는 일제강점기 때 부터 편찬된 내용에서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한국의 역사에서 통일신라의 위상을 높이려는 의도때문이었는지 가야를 축소시켜 가르치는 바람에 많은 학생들은 가야국에 대해 국명만 알고 넘어가는 것이 보통이다.

 

국사라는 것은 유물과 유적에 의하여, 또 그 시대 역사학자들의 견해에 의하여 조금씩 수정되고있는데, 유독 가야와 현대사가 교과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안타까웠다. 그러난 나 조차도 현대사야 사적으로 인문서적을 찾아 읽곤 하지만 현실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보니 가야에 대해선 무관심했었다.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에서 '왜 가야는 하나로 통일되지 못했을까?'를 보며 가야에 대한 감탄과 동시에 역사적사실을 바로잡아주지 못하는 교육계에 한숨이 나오고 아이들이 역사를 제대로 인지할 수 있도록 격려하려는 노력이 없던 기성세대가 되어버린 내가 부끄러워졌다.

 

결국은 나도 말만 앞서지 국사를 제대로 인지시키려고 일말의 노력이나했는가 말이다.

하긴...알지도 못했으니 노력은 더더욱 힘들었을 것이다. 역사는 힘있는자의 편이라더니 국사에서 증빙되는 문헌들만 가지고 '그런각보다'하며 그 이상은 알려는 마음도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나이들어서 새로운 국사공부를 한 셈이다.

 

자유로운 민주국가를 이룩한데는 비교적 시간이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 부모님들이 받았던 국사교육과 내가 학생이었을 당시 받았던 국사교육, 또 내 동생이 받았던 교육, 지금 학생들의 교육과정은 많이 다를 것이다.

그만큼 역사공부를 위한 이런 보조서적은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늘 주시하며 읽어야할 필요성을 느끼는데, 사회로 나오면서는 일과 생활에 치여 독서습관이 없다보니 딱딱한 텍스트로는 성인독자를 유치하기 힘들다.

 

그리고 그나마 독서습관이 있는 성인 대부분은 실용서, 자기계발서 위주로 읽지 역사서는 고시준비 등으로 시험으로 필요한 사람들이나 읽을 뿐이다. 그나마도 시험에 필요한 부분만 읽고 끝나니 구체화되지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관심밖인 것이다. 그런 와중에도 잘못 알려지거나 교과서에 그 내용이 지나치게 축소된 부분에 대해 재밌고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려는 출판계의 노력이 보기좋다.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에선 어린이들이 역사에 대해 어렵게 느끼지않도록 하기위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독특한 형식으로 정보를 전달해주고 있다. 가야에 대해 설명만 하는 교과서적 지루함이 없이 어린이들의 교양TV프로그램을 보듯 법정형식을 빌어 역사 속의 캐릭터에 대해 자연스럽고 확실한 인식을 시켜주며 내용 흐름에 자연스럽게 참가하게한다. 또한 양쪽의 의견을 모두 빌어 마지막엔 독자 스스로 판단하게하는 부분이 있어 독특하다.

 

굳은 형식의 딱딱한 역사관련서적으로 정보를 접하다가 이런 창의적인 형식으로 역사를 접해보니 공부를 했다는 느낌보다는 EBS교양 프로그램을 봤다는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아이들을 위한 도서이지만 어른들을 위해서도 이런 부드러운 형식을 빌어 역사에 대해 자주 접하도록 하는 책이 많이 출판되었으면하는 바램이다.

 

젊은이들이 나라에 관심이 없네, 교육이 수능에만 집중되었네, 사교육 비중이 지나치네 말은 많지만 실질적으로 개선된 경우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왈가왈부하는 우리들도 겉에서 타박이나할 줄 알지 직접적으로 개선할 수 있게 꾸준한 관심과 격려는 없었던게 사실이다. 앞으로 베스트셀러로 이윤창출에만 신경쓰는 것이 아니라 도서가 우리에게 주는 지적양식에 대한 목적의식이 뚜렷한 출판사가 자꾸자꾸 많아졌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역사 논쟁 역지사지 생생 토론 대회 1
최영민 지음, 오성봉 그림 / 풀빛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떤 나라들이라도 국경이 근접 할 수록 한가지 사건을 놓고 자국의 입맛에 맞게 해석을 하고 받아들인다.

특히 잦은 외세의 침략으로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우리나라의 경우는 유독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맹목적이다.

역사에 대해 관심이 아예 없지는 않으나 논리적이기 보다는 오랜 피해의식으로 인해 늘 감정적으로 대응하게되는 어른들에게 아이들 교육을 위한 선학습으로 필요한 도서이다.

아동도서이나 오히려 진보된 교육환경으로 역사의식에 대해 다양성을 가지고 접근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지금의 아이들보다 이미 주입식 교육으로 논리적 상황근거가 빈약한 어른들을 위한 역사도우미로 적합하다.

 

1장의 초반에서 보여주는 종수팀의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오랫동안 주장되어 온 근거없는 자료들만으로 타국의 입장에 맞서 논쟁하려 하는 안일한 모습에 뜨끔했다.

아이들에게 올바른 의식과 논리적인 근거들을 심어주기 보다는 무조건적인 민족주의 성향만을 고취시킨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하는 대목이었다. 어른들이 뉴스를 보며 역사논쟁에 있어 늘 감정적인 대응을 취하다 보니 아이들역시 자연스레 논리적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감정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방법에 익숙해진 것이다.

 

우리나라 내에서 우리의 입장으로 역사를 바라보기란 참 쉽다.

하지만 특별한 지역이나 특정부류에 대한 타국과의 논쟁에 있어 우리의 입장을 온전히 전하려면 상대국가가 주장하려하는 내용을 반박할 수 있는 근거들과 그들이 주장하려는 입장의 근거들에 대한 사전조사가 충분히 이뤄져야한다.

그렇지않고 지금처럼 감정만을 앞세워 충분한 준비없이 대응한다면 '아까까지 내가 들고있던 사탕이니까 내 것'이라며 떼쓰는 어린아이와 다를바가 없다.

 

지금 성장한 어른들은 학교에서 충분한 논의를 통해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을 갖기 힘든 교육환경에서 자라난 탓에 아이들에게 역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이해시키기엔 일단 경험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한국에서만 주입식 교육을 받은 인재들이 유학을 가면 가지고있는 지식에 비해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없어 높은 평가를 받는데 애를 많이 먹었다.

이제는 그런 부분들을 많이 보완해 국내에서도 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독려하는 도서들이 나와 참 반갑다.

애초에 책 소개글에서부터 굉장히 구미가 당겼는데 역시나 기대했던대로 아이들과 논리적 근거를 찾는 성실함이 부족한 어른에게 좋은 지침서가 되는 책이다.

 

또한 라운드에 오르듯이 문제를 놓고 토론하는 방식을 보여주기 보다는 소설 형식을 빌어 좀 더 부드럽게 구성하고있다.

아마 공부를 하고있다는 느낌보다는 흥미로운 기사를 읽듯 읽어나가게 될 것이다.

그러다보니 문제에 대한 토론 전,후 과정에서 생기는 아이들의 의식변화를 접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상대국입장에서의 근거들을 너무 잘 준비하여 토론에 임하는 탓에 '쪽바리'냐는 둥 매국노 취급되는 부분에서는 토론에 논리적이기보다 감정을 앞세워 대하는 어른들의 모습이 아이들의 모습으로 투영된 듯 하여 씁쓸하고 부끄러워진다. 

 

문제마다 한국팀과 상대국가의 입장을 바꿔보면서 다른 입장에서 근거들을 찾아 반박기위한 준비과정으로 이미 충분히 배운상태로 토론을 진행하게 된다. 토론하는 입장에서는 이미 역사공부가 충분히 이뤄지고, 토론을 지켜보는 입장에서도 그 토론을 통해 다양한 관점과 근거들을 접하여 공부하게되니 억지로 주입시키던 우리세대의 단점을 여러모로 개선시킨 편이다.

 

우리세대는 열린세대라하여 토론학습방식이 시작되던 시대이기는 했으나 시범세대라서 그런지 건전한 토론문화를 형성하기 보다는 형식적인 토론인 탓에 논리적인 근거를 준비하여 대응하는 능력이 약하기 때문에 의무교육을 졸업한 후 스스로 다양한 인문서적을 통해 시각을 넓히는 사람들이 많았다. 개인의 노력없이는 여전히 의무교육의 내용을 크게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 세대였으니 <역사논쟁>과 같은 서적의 필요성을 절감했는데 이렇게 출판되어 다행이다.

 

상대적 입장에서 본인의 논리들을 관철시키기 위해 토론하지만 받아들여야하는 역사적 사실들에 대해서는 확실히 인지하고 토론해야할 문제에 대해 전투성을 띌 뿐 토론대상에게는 예의를 지키고 인정할 줄 아는 자세를 배워가는 아이들을 통해 새삼 배운다.

 

지금도 글로벌화되었지만 앞으로는 더 경계없는 사회일 수록 자국의 역사에 대한 인지와 문화를 지킬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

미래에 세계 속에서 우리 문화를 지켜나갈 청소년들이 이런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자국의 역사에 대해 이해하고 논의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든든하다. 아이들의 공부를 넘어 나라의 문화적 발전과 긍지를 위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대를 잃은 날부터
최인석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근에 접한 소설들과는 형식이 많이 다른탓에 소설을 읽었다기 보다 연극을 관람했다는 느낌이 강하다.
표지의 조각난 메탈재질과 뒤섞인 문장들은 <그대를 잃은 날부터>를 연극으로 막을 올렸을 때의 무대장치를 상상케 한다.

아닌게 아니라 한편의 연극을 본 느낌이라 책표지의 디자이너가 작가의 목소리를 잘 반영했다고 생각한다.

 

읽는 내내 특별한 무대장치 없는 연극을 객석에 홀로 앉아 보고있는 기분이었다.

작가는 나와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곳에 앉아 관객으로 나와 함께 내 시선을 끌어주며 홀로 무대효과, 음향효과까지 여러 군데를 분신술로 소화해내고 있는 느낌...

 

매우 극적인 성격의 캐릭터를 설정하여 극적으로 상황을 연출해가고있지만 전반적으로 작가의 차분한 어조 때문인지 드라마보다는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그래서 약간은 환상적인 요소가 가미된 그들의 애정관계와 위기의 순간에서도 긴박함보다는 숨죽이고 그 다음 순간을 조용히 기다리게 된다.

마치 정말로 연극을 관람중인 듯이.

 

'화차'에서는 막 시작된 자본주의의 활성화로 깊이없는 이해로 발생하는 채무의 책임이 가족에게까지 번져 그 연결고리를 보여주었다면, <그대를 잃은 날부터>는 진이가 바로 그 채무의 주체가 된다.

채무관계에 대한 이해보다는 순간순간의 불안함과 욕망을 잠재우기 위해 스스로도 그 부조리한 시스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점점 빠져들어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 '괴물'의 세계에서 비주류 인생을 택한 준성에 의해 벗어나게 된다.

 

욕망의 세계에서 상처입고 스스로를 옭아메는 여자 진이.

그녀는 '자본주의'란 괴물에 삼켜지기 싫어 도망치지만 괴물의 세상 속에 발을 디디는 순간 스스로를 주체하지 못한다.

필요이상으로 벽에 도배해 놓은 거울에서 그녀의 불안정하고 솔직해지지 못하는 일그러진 심리를 반영해준다.

거울을 보며 울고, 거울을 보며 욕망을 충족하러 가기위해 준비하고, 거울을 보며 충족된 욕망의 일회성 만족을 느끼며,

무수한 거울들 속에 반사적으로 비춰지는 빛의 산란은 본인을 온전히 드러내기 두려워하는 마음과 어느 순간이나 주목받고 싶어하는 욕구를 느끼게 해준다.

 

준성은 '괴물'이 만들어낸 소비문화에 편승하지 못하는 성품으로 '괴물'과 대치선상에 있을 수도 있지만 그저 조용히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으로 사소한 장소에서 사소하지않은 하루를 보낸 진이와의 만남으로 '괴물'과 맞서게된다.

그의 평범한 공간에 그녀가 들어오면서 그의 공간은 그녀의 세계로 도배가 된다.

진이가 자본주의 시스템에 점점 잠식되어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하면서도 끌려다니는 것과 같이 준성은 그런 진이에게서 점점 벗어나기 힘든 감정을 키워나간다.

 

자꾸 짜증날 정도로 준성을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하는 진이에 울화통이 터지고 음울해지는 탓에 꽤 긴시간을 들여 읽었다.

읽는 동안 기분을 전환할 목적으로 다른 도서도 병행해가며 읽었는데 역시나 그 음울함은 책을 덮을 때까지 지속되었을 정도..

시공간의 뚜렷한 구분을 두지않고 화면을 보여주는 구성 탓에 약간은 붕~뜬 상태의 몽롱한 기분이 지속됐다.

다소 산만하게 느껴지긴 했지만 작가가 표현하는 주인공들의 불안정함을 독자로서 온전히 느끼게하는 효과에 플러스 요인이 되었으니 이 경우는 오히려 일부러 설정한 장치라는 생각이 든다. (의도적이라면 성공이라고 할 정도로)

 

진이의 억제하는 못하는 소비적 성향을 빼면 지극히 현실적인 세계에 가감없는 표현을 이루었다. 어쩌면 이해하기 힘든 그녀의 행동패턴도 보편적이지는 않지만 자본주의가 낳은 한 형태이니 리얼리즘에 충실한 작품이라할만하다.

작가는 비주류의 인생을 빌어 자본주의의 중심에 서지 못하고 끌려다니는 평범한 사람들의 어리석은 욕망에 대한 갈구에 대해 안타까움과 함께 호통을 치고 있다.

 

어째서 진이와 같이 자본주의의 시스템을 마주보지 못하고 욕망으로 일그러진 부분만 보고 쫓아가는가?

스스로가 욕망을 만들어내고 그 주체가 된다고 생각하지만 결국은 자본주의사회의 잔인함에 맹렬히 구타당하는 진이처럼 살고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게된다.

 

스스로의 모습을 제대로 봐야한다. 

많은 거울보다는 본인을 온전히 보여줄 수 있는 단 하나의 거울 앞에 서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