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차 세계대전의 막바지...
사람들은 전쟁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며 ˝농부들은 대부분 소와 돼지를 도축했고 밭을 갈아 씨를 뿌릴 엄두를 내지 못했다.
모두 아무 생각 없이 전쟁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어머니는 우리 암퇘지를 화산암을 채석하던 슈테펠른의 동굴에 있는
수퇘지에게 데려갔다.
어머니는 ˝삶이 계속되려면 거기에 따르는 책임을 져야 함을 알았다.˝
또한 ˝지금까지 ㅡ 특히 전쟁과 재난 이후 ㅡ 딸, 아들, 남편, 자연을 위해 삶이 계속되도록 책임진 사람은 어머니와 같은 여성들이다. 남성이 자연과 외국인에 맞서 전쟁을 벌이면 그 뒤를 치우는 것은 여성이다. 우리는 가부장적 전쟁 이후에도 삶을 계속할 뿐만 아니라 그런 전쟁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싸워야 한다.˝(69쪽)
암퇘지를 ‘맥주‘에게 데려가는 것은 소년들의 일이었다. 그들은 이를 통해 성과 임신에 관해 배웠다. 그러나 전쟁 중에 소년은 한 명도 없었고 어머니는 직접 ‘맥주‘에게 암퇘지를 데려가야 했다. 이웃들은 그녀를 비웃으며 돼지를 도살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그녀는 전부 끝났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걸까? 어머니는 "삶은 계속됩니다!"라고 대답했다. 어쩌면 "삶은 계속되어야 합니다!"라고 했을지도 모른다. - P68
어머니는 암퇘지를 수퇘지에게 데려갔고 암퇘지는 ‘서‘ 있었다. 전쟁이 끝난 5월 말 암퇘지는 새끼를 열두 마리 낳았다. 그 당시에는 아무도 새끼 돼지, 송아지, 망아지를 키우지 않았다. 그리고 돈은 가치가 없었기 때문에 새끼 돼지를 전쟁에서 돌아온 다섯 아들의 신발, 바지, 셔츠, 재킷과 바꾸었다. 삶은 계속되었다. - P69
그런데 이런 일이 저절로 일어났을까? 어머니는 가만히 앉아 "삶은 어떻게든 계속될 거야"라고 혼잣말만 하지 않았다. 또한 기독교인 농부의 아내지만 "주님께서 베풀어주시겠지!"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자신이 뭔가를 해야 한다는 것, 살기 위해 자연과 함께 일해야 한다는것을 알았다. 삶은 계속되어야 했다. 그것이 어머니의 소망, 열정, 철학이었고 그녀에게 용기와 활력을 주었다. - P69
어머니는 페미니스트가 아니었고 생태학이라는 단어도 몰랐지만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만큼 필요한 것이 있음을 알았다. 그녀는 삶이 계속되려면 거기에 따르는 책임을 져야 함을 깨달았다. 오늘날 우리는 삶이그저 ‘자연스럽게‘ 계속되는 것이 아님을 안다. 생태학적 재난의 증가는 상품과 자본의 끊임없는 성장을 추구하는 현대 산업 사회가 스스로 회복하는 자연의 능력을 파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인간, 특히 여성과 어린이를 비롯해 다른 자연의 본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 P69
지금까지 특히 전쟁과 재난 이후 딸, 아들, 남편, 자연을 위해 삶이 계속되도록 책임진 사람은 어머니와 같은 여성들이었다. 남성이 자연과 외국인에 맞서 전쟁을 벌이면 그 뒤를 치우는 것은 여성이다. 우리는 가부장적 전쟁 이후에도 삶을 계속할 뿐만 아니라 그런 전쟁이 더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싸워야 한다. - P69
내가 이 사랑 이야기에서 배운 첫 번째 중요한 교훈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내 시야가 확장했다는 것이다. 처음 강렬한 향수병을 겪을 때부터 나는 집과 마을에 집착했지만 이제 낭만적 사랑이 새로운 세계, 즉 동양을 열어주었다. 전후 시대 사람 대부분은 서구, 더 정확하게는 미국이나 캐나다를 바라봤지만 나는 동양에 매력을 느꼈다. - P99
또 앞서 언급했듯 내 사랑 이야기로 인해 나와 줄피카르 사이에 벽을 만들던 가톨릭과 이슬람, 화해할 수 없는 두 가부장적 유일신교의 근본 사상 연구에 집중하게 되었다. 나는 종교가 ㅇ호늘날처럼 정치 문제가 되기 전 사랑에 빠진 여인의 눈으로 성경과 코란을 읽었고 이 두종교 공동체가 차이점이 아닌 광범위한 유사점으로 나뉨을 깨달았다. 두 종교는 유대교와 함께 선지자와 제사장이 쓴 ‘계시받은 진리‘의 책인 구약에 뿌리박고 있다. 이 책에서는 남편이 아내게게 하듯 자기 백성에게 신실과 순종을 요구하는 질투심 많은 가부장적 유일신 하느님에 초점을 맞춘다. 유일신교와 일부일처제는 밀접하게 연관되며 특히 여성에게 그렇다. 성경에 기반하는 이 세 가부장적 종교 사이의 적대감은 ‘기독교인‘과 ‘이교도‘사이 적대감과는 셩격이 다르다. 가부장제의 아들들 사이에서 적개심은 기본적으로 질투와 경쟁에 대한 것으로 여성에 대한 통제와도 관련이 있다(Mies, 2005a 참고).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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