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 읽은 책

 

2월을 마무리해야 3월의 출발이 산뜻한가 보다.

쌓아 놓은 책을 건성건성 넘기기만 하는 게 벌써 며칠 째다.

 

만권당.

애시당초 거창한 계획 같은 건 없었다.

시간 나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읽어보리라. 그렇게 만권을 채워보리라. 마음먹은 건 작년 여름이었다.

쉬엄쉬엄 한 권씩 읽던 것이 어느새 속도가 더해지면서 만권당목록을 만들기 시작했고 몇 개의 리뷰로 남기기 시작했다.

 

어라. 책 읽는 건만 재미있는 줄 알았더니 글로 쓰는 건 더 유쾌한 재미를 선사함을 그제야 알았다. 왜 이제야 알게 된 걸까?

 

2월에 읽은 책은 분야가 다양하고 새로 알게 된 저자들도 많고 모두 추천하고 싶은 책들이다.

 

시간가게(이나영)-리뷰

마법의 숙제(다니엘 페낙)-리뷰

천사 안젤라(이루리)-리뷰

 

꾸뻬씨의 우정여행(프랑수아 를로르)

수레바퀴 아래서(헤르만 헤세)-리뷰

숙향전 숙영낭자전-리뷰

 

용의자X의 헌신(히가시노 게이고)-리뷰

오래된 뿔1(고광률)

위풍당당(성석제)

 

소로우의 탐하지 않는 삶(김선미)-리뷰

 

사이보그가 되는 법(알록 자)-리뷰

 

스한빙 경제대이동(스한빙)-리뷰

운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주디스 허위츠)-리뷰

 

세상에 안되는 것 없다.(고혜성, 김일희)-리뷰

 

소설은 읽기가 편해서 좋고, 추리소설은 사건을 추리해보는 스릴을 주어서 좋고, 고전은 생각의 깊이를 더해주어서 좋고, 경제, 경영 쪽은 경제흐름이나 시사상식을 파악하게 해줘서 좋다. 과학서적은 궁금한 것을 풀어줘서 좋고 자기계발서은 나를 점검하는 시간이어서 좋다. 특히 다니엘 페낙, 성석제, 프랑수아 를로르,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처음 접해봐서 기쁨이 더욱 크다. 좋은 작가들을 많이 알게 된 2월.

 

나무 아래에 서면 움트는 냄새가 향긋하다. 초록새싹이 돋는 기운을 받아 3월도 깨알같이 목록을 채우고 그렇게 마음을 채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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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으로 대한민국을 경영하라 - 서울대 경영대학 김병도 학장이 전하는 부자 나라의 DNA
김병도 지음 / 해냄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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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으로 대한민국을 경영하라.-앞으로 나갈 수 있는 힘은 그래도 혁신!

 

고인 물은 썩는다. 변해야 산다.

이 말들은 한 자리에 오래 머무는 것보다 한 번씩 자리를 옮겨 주는 것도 필요하고 변신이나 혁신도 해야 하고 이왕지사 그 변화가 도약이 될 수 있으면 더 좋다는 뜻이리라.

 

슘페터가 혁신을 기업가 정신으로 설명하기 이전부터 우리 생활 전반은 늘 혁신을 요구해왔고 점차 혁신이 최상의 가치인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혼자 있어도 1인 기업인 시대를 살다보니 국가와 사회, 기업뿐 만이 아니라 일개 개인에게도 혁신은 성공DNA처럼 여겨지고 있다. 생존 키워드 혁신. 누구나 인지하고 있는 혁신이지만 문제는 무엇을, 어떻게 혁신할 것이냐이다.

 

지난 60년간의 급속한 경제성장을 체험한 대한민국은 요즈음의 저성장과 실업률이 낯설고 당황스럽기만 하다. 세계사에 유래가 없다는 한강의 기적을 체험한 세대들은 '대한민국=성장'으로 인식되어 있기에 장기적인 세계경기침체라는 거대한 조류 속에 휩쓸려 빠져 나오지 못하는 지금의 상황이 안타깝기만 하다. 늘 성장할 줄만 알았던 나라가, 앞으로 쭉쭉 뻗어갈 듯 하던 나라가 저성장의 늪에 빠져있기에 당혹스럽다. 물론 인생에 굴곡이 있듯 경제에도 흐름이 있겠지만 선진국의 문안에 확실히 얼른 안착했으면 하는 게 온 국민의 바램이리라. 그 해결책은 무엇일까?

여기 서울대 경영대학 김병도 교수가 대한민국 경영비법을 내놓았다.

 

<혁신으로 대한민국을 경영하라.>

이 책에는 대한민국이 선진국DNA를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털어 놓았다. 저자의 말처럼 일시적인 경제위기에 휘둘리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세계일등부국으로 가기위해 우리가 지금 준비해야할 것들을 정리한 책이다.

 

오늘의 경제위기는 또 다른 기회이다.

지난 200년간 선진국들은 인류사에 유래가 없는 경제적 호황을 누려왔고 서구선진국이 이뤄낸 경제성장을 불과 50년 만에 한국은 따라잡으며 승승장구해왔다.

18세기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인류의 보편적 성장률은 제로였고 국가 간 차이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대분기가 된 영국의 산업혁명 이후부터 200여 년 동안은 국민소득이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려왔다. 그 이후로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일시적 경제 불황 뒤에 언제나 강력한 경기반등을 체험했기에 불황은 도약할 수 있는 또 다른 디딤돌이었고 더 큰 도약을 위한 기회라는 것이다.

건국 후 최대경제위기였던 IMF 금융 위기 때도 대한민국은 바로 다음해부터 성장세로 돌아선 것처럼 불황은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불황은 경기순환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일시적인 경기침체현상일 뿐이다. 불황은 아프지만 그 고통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다 불황은 우리의 잘못된 경제행위와 기대감을 바로잡아 주는 치료약이기 때문이다. (43쪽)

 

그래서 경기불황의 긍정적인 면으로 경제의 거품을 빼주고 과도한 소비를 자제하게 하며 좋은 기업과 나쁜 기업을 가려내 장기적 경제발전에 기여한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부자나라 대 가난한 나라

경제발전에 미치는 요인들은 주장하는 학자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개 기후, 지리적 조건, 국토의 크기, IQ, 문화, 시장친화적인 제도 등이다. 물론 일부는 맞는지 몰라도 물적 자원은 우리가 믿는 것만큼 그다지 국가운명을 흔들지는 못했다. 오히려 국민이라는 인적자원과 제도라는 사회적 환경이 더 중요함을 저자는 강조한다. 현재 세계부국과 빈국의 다양한 비교분석과 학자들의 관점들이 기술되어 있어 흥미롭다.

 

혁신은 부자나라로 가는 원동력

국부창출에는 오히려 국민들의 생각과 마음이 중요하게 기여하고 특히 자유, 보상, 존경으로 혁신사회를 만들어야 선진국이 될 수 있음을 주장한다.

미국은 혁신에 있어서 세계최고이며 혁신이야말로 미국의 경제성장 역사를 가장 잘 설명해 주는 변수다. 지난 150년 동안 우리의 생활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은 제품들은 거의 모두 미국인이 발명한 것이다. 미국 개척정신인 청교도 정신이 개인의 노력과 창의성의 대가로 돈을 보상하였고 그런 혁신가를 존경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미국을 거대 부국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혁신을 권하는 사회에 가득한 부자 DNA.

 

국부 극대화를 위한 로드맵

국부를 늘리려면 혁신적 사회분위기가 조성돼야하고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혁신행위에 대한 보상을 합당하게 해주고 국민들이 자신의 혁신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자유를 주어야하며 마지막으로 국민이 혁신가 또는 혁신 행위에 대한 존경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91쪽)

15세기 전까지 기술 및 발명품에 있어서 유럽은 중국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세계 4대 발명품인 종이, 화약, 인쇄술, 나침반을 비롯해 수력발전기, 손수레, 자기 등은 중국에서 세계최초로 발명된 획기적인 제품들이다.(114쪽)

그렇게 잘 나가던 중국이 유럽에 경제주도권을 넘기게 된 이유는 명나라 정부가 유교주의자들을 대거 등용하면서 농업을 중시하고 상업행위를 경멸하는 정책, 즉 기업가정신말살정책, 해외무역전면금지 등을 시행했기 때문이었다.

 

 

혁신에 대한 보상, 자유, 존경은 상호작용을 하며 혁신적인 사회분위기를 조성한다. 보상은 혁신가가 혁신활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자유는 혁신가가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적 환경을 제공하며, 존경은 다른 사회구성원들이 혁신행위를 윤리적으로 평가하는 일종의 척도를 제공한다.(93쪽)

 

자유와 보상, 윤리적 정당성 및 존경

자유는 혁신의 필요조건이고 자유로운 기업만이 살아남는다.

한국의 경제자유도지수는 세계31위로 기업하기에 비교적 자유로운 국가로 평가되지만 아시아의 경쟁국인 홍콩(1위), 싱가포르(2위), 대만(18위), 일본(22위)에는 뒤지는 수준이다.

사유재산권의 보장, 기업 활동의 자유, 투자의 자유, 금유의 자유, 반부패정도, 국민총생산대비 정부지출 비중의 6개 부문에서는 세계평균에 월등히 양호한 수준이나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세계 100위권 밖이다.

경제자유도 지수가 올라갈수록 실질 1인당 국민소득, 기업가정신, 평균수명, 청렴도 등 긍정적인 경제적 지표가 올라간다는 로버트 로슨의 연구처럼 규제와 부패를 줄이고 공정한 법적용은 우리사회의 필수 선결과제이다.

혁신가에게는 물질적 보상만큼 내재적 기쁨이 주는 정신적 보상도 크다. 그러니 혁신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대우가 주어진다면 누가 혁신을 마다할까.

모든 사람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혁신이란 없다.

혁신은 파괴적 과정을 통해 소수의 사람에게 불행을 주지만 창조를 통해 다수의 사람들에게 큰 행복을 준다. 혁신에 영향을 받는 모든 사람의 행복과 불행을 합쳐서 혁신 전보다 훨씬 행복한 사회가 된다면 그 혁신은 윤리적으로 정당하다.(176)

그러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도 중요하지만 소수의 권익도 무시할 수 없기에 혁신은 조심스럽기만 하다. 아무리 윤리적 정당성이 인정되더라도 다수의 힘에 의한 횡포는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재벌의 경제성장에 대한 기여도는 인정하지만 지나친 경제 집중현상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의 목소리를 외면하면 안 된다.

저자도 대한민국 재벌의 윤리적 정당성의 결여를 걱정한다. 경영 투명성이 경제적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수위도 너무 낮다는 평가다.

대기업의 자생적 사회적 의무와 자정노력을 기대할 밖에.

찰스 핸디가 말한 것처럼 대기업(코끼리)은 효율성, 신뢰, 고용을 제공하고 중소벤처기업(벼룩)은 몸집이 가벼워 변화에 민감히 반응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기 쉬워 도전적이다. 그러니 국가의 지속적인 혁신을 위해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균형적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247쪽)

혁신가에 대한 존경이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문제는 혁신가 스스로 어떻게 처신하느냐는 더 중요하다.

존경받는 혁신가가 되려면 자신의 재능과 열정을 통해 획득한 물질적 보상을 자발적으로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물질적 보상을 사회적 존경으로 교환해야 한다.(253쪽)

국민은 기업의 품격을 원하고 도덕적 의무, 품격있는 인생관을 지닌 혁신가를 원하기 때문이다. 100여 년 전 카네기의 자선행위가 미국인들의 재벌에 대한 시각을 바꿔 놓았고 기업을 존경하는 문화는 미국의 최대 경쟁력이 되었다. 우리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품격 있는 인생관을 지닌 혁신가의 등장을 소망한다.

 

 

그래도 혁신이다.

고진감래.

고생 끝에 낙이 오고 장맛구름 뒤에 해가 숨어 있듯 불황 끝에 희망이 있음을 믿는다.

혁신이 세상에 없던 전혀 새로운 제품이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말하는 게 아니라 경쟁자보다 한 발자국 앞서는 것이라면 우리의 지혜도 모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개인과 사회, 국가가 각자의 위치에서 자유, 보상, 존경의 3요소를 어떻게 갖춰갈 지 노력하고 사회혁신 분위기를 유도한다면 희망은 바로 우리 눈앞에 다가올 것이다.

우리에게는 강점인 최첨단 기술인 IT산업이 있고 자동차, 철강, 조선, 석유화학 같은 세계최강의 산업들도 있다. 열정적이고 머리가 좋은 인재들이 있기에 지금의 위기도 선택과 집중으로 위기를 헤쳐갈 수 있으리라. 그리고 많은 재산을 기부한 워렌 버핏, 빌 게이츠 같은 존경받는 혁신가들의 대거 등장으로 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시각을 얼른 깨주었으면 한다. 그래서 사랑과 정의가 가득한 혁신가들의 열정과 국민들의 믿음과 지지로 희망 한국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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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보그가 되는 법 - 인간의 모든 가능성에 답하는 과학의 핵심 개념 35가지 사이언스 씽킹 3
알록 자 지음, 이충호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사이보그가 되는 법-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지고 충실히 답하는 책.

 

 

나는 과학이 좋다.

과학기술의 발달을 지켜보면서 공상과학이라고 여겨지던 것이 점점 현실화되는 것을 보는 것도 즐겁고 뇌 과학에서 사용하는 기계들, 즉 MRI, CT, PET 들의 개발과 이를 이용해 질병을 치료하는 것도 신기하고 아인슈타인처럼 실험 없이도 뇌 속에서 온갖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론을 밝혀내는 천재들의 열정과 땀방울도 존경스럽다. 평소에 과학에 관심을 두고 책과 잡지를 읽으면서 느낀 점은 지금까지의 과학보다 앞으로의 과학은 더 상상불가라는 것이다.

 

 

사이보그.

사이보그는 사고나 질병으로 신체의 일부가 손상됐을 때 그 곳에 칩을 심거나 인공기계로 바꾸어 몸속에 기계가 있는 사람을 뜻한다. 생물과 기계장치의 결합체인 개조인간.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지금 우리는 사이보그의 시대에 와 있다. 기계다리, 기계 팔, 인공심장, 신경보철 등 우리의 몸은 점점 기계의 힘을 빌리고 있어서 누구나 사이보그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20여 년 전 쟝 끌로드 반담의 영화 '사이보그' 를 볼 때만 해도 그런 인조인간은 상상 속에서나 가능하다고 여겼다. 그러나 지금은 틀니를 한 노인에서 인공심장, 인공관절을 한 젊은이까지 우리사회가 어느새 사이보그사회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게 된다.

 

 

<사이보그가 되는 법>

이 책은 '인간의 모든 가능성에 답하는 과학의 핵심 개념 35가지' 라는 부제만으로도 호기심과 설렘이 가득했다. 과학적 사실의 발전과정과 원리에 대한 설명이 꼼꼼하고 앞으로의 전망에 대한 것도 친절하고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들도 빠짐없이 들어 있어서 과학에 문외한이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물론 주제도 다양하고 깊이도 있어서 청소년들의 과학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에도 충분한 책이다.

 

무엇보다도 35가지 다양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깊이 있게 질문을 하고 충실하게 답하는 내용들이 인상적이다.

 

 

양을 복제하는 법, 전염병을 퍼뜨리는 법, 영원히 사는 법, 뇌를 만드는 법, 햇빛을 떡갈나무로 만드는 법, 투명인간이 되는 법, 세계의 질서를 찾는 법, 인공 생명을 만드는 법, 우주를 만드는 법, 외계인을 찾는 법, 우주의 힘들을 통합하는 법, 전기를 만드는 법, 열을 이용해 일을 하는 법, 원자를 쪼개는 법, 신의 마음을 아는 법, 쌍둥이 형제보다 천천히 늙는 법, 생명을 창조하는 법, 예측 불가능한 것을 예측 하는 법, 생존을 위해 싸우는 법, 지구를 부글부글 끓게 하는 법, 지구를 만드는 법, 날씨를 조절 하는 법, 우주에서 살아남는 법, 우주에 숨어 있는 질량을 찾는 법, 유전자를 프로그래밍 하는 법, 다른 우주를 찾는 법, 암호를 해독 하는 법, 불확정성 속에서 살아가는 법, 자기 자신을 아는 법, 사이비 과학자를 간파 하는 법, 사이보그가 되는 법, 마음을 읽는 법, 개미처럼 생각하는 법, 지구를 구하는 법.

 

이렇게 많은 과학적 주제들에 제대로 질문하고 충실하게 답하는 내용들로 꽉 채워져 있고 깨알 같은 유익한 정보가 가득한 책이라서 보물을 건진 기분이다. 다른 사이언스 씽킹 시리즈도 읽어야겠다.

 

 

앞으로 과학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까?

생물의 진화보다 사이보그의 진화과정이 더 빠를지도 모를 일이다. 인간보다 뛰어난 인공지능을 지닌 사이보그, 강력한 신체와 뛰어 난 정신 기능까지 갖춘 사이보그도 가능할 것 같다는 예감이다. 업그레이드 된 소프트웨어를 주기적으로 교체한다면 무소불위의 사이보그 탄생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예전에 600만불의 사나이, 소머즈, 슈퍼맨, 터미네이트 처럼. 부디 인간이 사이보그의 노예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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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보그가 되는 법 - 인간의 모든 가능성에 답하는 과학의 핵심 개념 35가지 사이언스 씽킹 3
알록 자 지음, 이충호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평소 관심이 많은 과학. 요즘 관심이 많은 주제들 35가지를 모아 속시원히알려주고 발전과정을 설명하는 책. 상당한 수준까지 다루면서도 그림과 도식을 이용해서 쉽게 풀었다. 학생이라면 당연히 좋아할 책.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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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는 잠들지 않는다
임종욱 지음 / 북인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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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남해는 잠들지 않는다.'

 

-김만중의 예술혼과 그의 선견지명에 놀라다

 

 

요즈음 고전과 옛 문학에 끌려서인지 '남해는 잠들지 않는다.' 라는 소설이 김만중의 유배생활 3년을 그렸다는 사실만으로도 호기심은 끌렸고 설렘은 가득했다. 그런데 왜 남해는 잠들지 않는다는 걸까? 아직도 끝나지 않은 추리소설인가? 후편이 계속 나오는 건가? 표지의 제목도 '잠들지않는다'에서 띄워 쓰기를 하지 않았는데 등등 온갖 미스터리한 상상을 하며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이 소설은 김만중이 남해로 유배를 온 시점부터 그가 노도에서 생을 마치기까지를 구운몽과 사씨남정기, 서포만필을 자료로 하여 작가적인 상상력으로 요리해서 맛있게 먹기 좋게 버무려 놓았다. 그래서 김만중과 함께 유배된 심정으로, 사대부이자 유력 정치가의 쇠락한 마음으로, 누구에게라도 속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없는 죄인의 심정으로 이 소설을 읽을 수 있었다. 유배인의 심정, 정치적 세력에 내몰린 억울함이 무엇인지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구운몽, 사씨남정기, 서포만필에 대한 이해가 좀 더 쉽게 다가왔고 실제 작품들도 읽어 보고 싶다는 강렬한 열망도 가지게 되었다.

인간사 일장춘몽을 느끼게 하는 구운몽은 불법을 전하는 육관대사의 제자 성진의 이야기다. 성진은 대사의 심부름을 가다 용왕이 보낸 팔선녀의 미모에 빠져 불법에 회의를 품다가 지옥으로 추방된다. 이후에 성진은 양처사의 아들로 이승에서 다시 태어나 우여곡절 끝에 팔선녀와 다시 재회하고 부귀영화를 누리지만 역대 영웅들의 황폐한 무덤을 보고 인생의 덧없음을 깨닫고 다시 불도를 닦는데 깨어보니 모두 한낱 꿈이었다는 이야기다. 이 소설에서는 풍채 좋고 언변에 막힘이 없는 사나이 양설규의 색락과 풍악, 불도를 즐기는 모습들을 몽환이라는 이야기로 쓰게 되는 과정이 그려져 있다. 패관잡기를 즐기는 어머니를 위해, 좀 더 쉽게 백성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게 하라는 어머니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언문소설을 다듬고 완성하게 되는 과정이 담겨 있다. 누가 봐도 구운몽의 이야기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사씨남정기는 중국 명나라를 배경으로 한 소설인데 자식을 낳지 못하는 사대부집안 정실인 사 씨가 간사하기 짝이 없는 교 씨라는 첩을 들이면서 온갖 고생과 억울한 일을 당하지만 훗날 첩의 악행이 드러나 첩은 처형되고 사 씨는 다시 남편과 백년해로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이 소설에서는 장 선달 댁 며느리 이소정의 정숙함과 그의 첩 채란의 간계와 모략, 충직한 종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는데 긴박함과 긴장감을 끌어 올려 마치 추리소설 같은 느낌이다. 사씨남정기는 희빈 장 씨의 세도를 빗대고 당시의 정치현실을 비판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즉 장희빈의 치마폭에서 놀아 난 숙종에게 깨우침을 주기 위한 글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김만중이 생을 달리한 이후에 소설의 내용처럼 장희빈은 처참한 죽음을 맞게 되어 결과적으로 그의 목숨을 건 충언과 예언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권선징악의 교훈이 역사 속에서 소설처럼 펼쳐지다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소설 속에서 김만중은 평소에는 눈여겨 볼 틈이 없었던 시골 민초들의 마음과 아낙네들의 고달픈 하루, 서민들의 힘겨운 목소리를 어느 때보다 가까이서 직접 보고 듣고 느끼면서 생각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 현장에서 본 조선 민초들의 삶이 좀 더 정겹고 좀 더 애틋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인생무상을 절감했을 그가 헛헛하고 갑갑한 마음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유일한 소일거리는 부인과 주고받는 편지와 글쓰기임을, 그로 인해 위로를 받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아마 실제로도 그렇지 않았을까 싶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한 생각은 만약 김만중에게 세 번의 유배 즉, 강원도 금성, 평안도 선천, 남해 노도에서의 유배가 없었다면, 그래서 계속 집권세력으로 정치의 중요위치에 있었다면 구운몽, 사씨남정기 같은 유배문학을 남겼을까? 였다. 국문학사에 한글소설문학의 선구자라는 거대한 발자국을 남길 수 있었을까? 아마도 정치에 집중하느라 문학에는 그리 신경 쓸 수 없는 환경이었을 테고 한문을 출중하게 구사하던 그였기에 열정적인 정치가였기에 자신이 속한 당파의 이념을 관철시키기 위해 전력을 다한 그였기에 어려웠을 것이다.

유배로 인해 몸은 비록 자유롭지 못했지만 생각은 자유롭게 훨훨 날 수 있었고 정신은 살아 펄떡 일 수 있었으리. 유배지를 떠돌며 생각해 낸 것들이 미완성인 채로 남아 있다가 노도에서 운명을 직감한 듯 생각들을 정리해서 작품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으리라. 떨어져 있는 홀어머니를 생각하는 효성과 우리말, 우리글을 살리고자 하는 마음과 기존 사대부들과 정계에 일침을 가하고자 함이 절절해서 문학으로 결실을 맺었으리라. 그리하여 구비문학이 한문학보다 진실성이 우월하다는 그의 주장과 한글로 써야 진정한 국문학이라던 그의 이론을 펼칠 수 있었으리. 그리하여 마침내 그의 생각을 세상 사람들이 편히 읽을 수 있는 언문소설로 완성하기에 이르렀을 것이다. 정계를 떠나서야 시간적 여유가 많아 졌기에 의문을 가지고 질문을 하며 사고를 재정립하고 당시의 주류인 주자학에도 얽매이지 않는 이론도 펼칠 수 있으리라. 그의 소설에서 불교적인 용어와 도교적인 것과 유교적인 것이 융합된 형태로 나타남은 당시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이고 진보적이라고 볼 수 있다. 양반들이 언문이라고 무시하던 한글로 글을 썼다는 것은 얼마나 대단한 용기인가.

김만중의 마지막 유배지 남해 노도. 배를 젓는 노를 많이 만들었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 노도. 강화도 뱃길의 선상에서 태어나 노도에서 생을 마감한 그는 배, 바다와의 만남이 운명적이었나 보다.

몇 해 전 봄에 남해를 다녀왔다. 금산 보리암에 오르기도 하고 죽방멸치들을 보며 신기해했던, 풍부한 횟감에 입은 즐거웠던, 구불구불 뱀 같던 해안 도로들의 이색적인 풍광들을 두 눈 가득, 따뜻한 인심들을 가슴 가득 담아 온 적이 있다. 그 곳이 김만중의 유배지였음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후세들의 무심함에 송구스런 마음이 든다. 고등학교시절 교실에서 배운 것은 한글소설 구운몽의 국문학사적 가치와 김만중의 저서, 유배문학의 가치 등이었다고 어렴풋한 기억들이 있다. 인터넷도 없던 시절, 책과 참고서도 귀하던 시절이었으니까. 늦게나마 관심을 가질 수 있어서 천만다행이다. 제목처럼 남해는 잠들지 않고 김만중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야 한다는 뜻 일게다.

이런 류의 소설이 나와 줘서 청소년들이 더 쉽고 가깝게 고전문학을 즐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단지 아쉬운 점은 옛 말, 옛 언어들, 옛 내용들이라서 학생들이 알기에는 어렵거나 생소한 단어와 낯선 용어들이 많지 않았을까.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페이지 아래쪽에 한 두 개씩이라도 어려운 말의 뜻풀이가 친절하게 있다면 국어공부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 옛 문화와 풍습을 익히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김만중의 성격과 기개를 엿볼 수 있는 책 속의 글로 마무리하고 싶다.

‘부드러움이 능사는 아니다.’

‘세상에 나가 무슨 일이든 이루려면 단정한 품행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일이 생기는 법이 다. 배짱과 단호함을 강조하는 것은 그의 성격을 잘 드러내 준다. 때로는 공부에도 행동에도 선을 넘을 줄 아는 강단이 필요하다.‘

‘공자의 말에 물획하라. 이 말은 자신의 능력에 미리 선을 긋지 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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