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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지메이커 혁명
베벌리 슈왈츠 지음, 전해자 옮김 / 에이지21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체인지 메이커 혁명- 변화를 넘어 감동으로!!
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가슴 뭉클한 감동에 전율하게 된다.
왜일까?
아마도 그건 이 책이 자신보다 가난하고 못 배우고 힘없는 자들, 소위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더 배웠거나 더 가진 자들의 열혈 혁신 도전기여서 일 것이다. 선의의 용기 있는 자들의 승리가여서 일 것이다.
필요한 사람이 우물을 판다지만 우물이 필요해도 장비가 없거나 기술이 없거나 돈이 없다면 하늘만 쳐다보며 현실적으로 포기할 수밖에 없으리라. 이러한 사회적 약자들의 필요를 알고 사회시스템을 바꿔보고자 한 개인에서 비롯된 변화가 타인 간의 가치공감과 협력으로 이어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이젠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다는 것에 놀랍기 때문이리라.
사회 부조리나 잘못된 관습이 없는 지역이나 국가가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인지 이 책 속에 담긴 18명의 사회 혁신가 이야기에는 가난하거나 환경이 열악한 지역뿐만 아니라 서방 선진국에서 일어나는 혁신의 내용들까지 다양하게 들어있다. 팔레스타인, 인도, 네팔, 과테말라, 페루, 브라질, 아르헨티나, 케냐, 나이지리아, 미국, 캐나다, 프랑스, 덴마크, 독일 등…….
세계 전 지역, 전 국가에서 요구되는 인재인 사회혁신 기업가들.
시민사회와 기업의 중간접점에 있는 이들은 자신이 배운 것을 사회변화를 위해 적극 활용한다는 면에서 성숙한 지식인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흐뭇하기도 하고 나도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18명의 사회혁신가 모두가 존경스럽고 본받고 싶지만 특히 인상에 남는 사람들이 있다.
독일의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우르술라 슬라덱은 이젠 평범한 가정주부가 아니다. 소련의 체르노빌 핵 유출 시점에 체르노빌에서 멀지 않은 독일 오지마을 슈나우에 살던 그녀는 밖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위해 원자력을 종식시키는데 나서게 된다. '핵 없는 미래를 위한 부모 모임'을 시작으로 백년 간 지속되어온 독점적인 국가 전력망으로부터 독립하는데 성공한다. 그리하여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을 자체 개발하고 생산하며 유럽 최대의 친환경 전기 공급업체를 키워나간다. 물론 슈나우 전력공장은 시민의 공동투자와 참여로 운영되며 전국 독립발전소 네트워크도 구축해 지역 간 정보공유와 협력으로 서로 도움을 주고받고 있다.
나이 50세의 시골외지 가정주부가 컴퓨터 사용법을 익히랴, 공공 연설하랴, 기업운영을 배우랴 생소했겠지만 최선을 다해 배우고 조언을 구하며 노력한 결과, 이제는 자신과 가족은 물론 지역사회와 지구환경을 위한 변화의 선두에 서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가족에 대한 사랑과 환경에 대한 열정이 이뤄낸 결과다.
인도의 전직 수의사 프라딥 쿠마르 사마 박사는 인도 인력거꾼들의 삶을 향상시킨 사람이다. 인도에서 인력거는 싸고 빠르고 이용이 편리한 일상적인 교통수단이다. 좀 더 나은 삶을 찾아 시골에서 도시로 이주한 인도 최극빈층에서 손쉽게 접하는 일자리가 인력거를 대여 받아 인력거꾼이 되는 것이다. 하루벌이의 1/3이 인력거 대여료로 나가고 나면 자기인력거를 가질 꿈은커녕 빈곤을 면하기조차 어렵다. 빈부의 격차가 크고 신분의 차이가 관습적으로 존재하는 인도에서는 가난이 대물림되는 구조다. 이러한 현실에 착안하여 프라딥은 인도 인력거꾼들에게 그들이 끄는 인력거의 소유주가 되도록 돕는다. 보다 인체공학적 인력거를 만드는데 동참하고 은행계좌를 가질 수 있는, 인력거 은행대출도 받을 수 있는, 건강보험과 상해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인력거꾼들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하고 제복과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 제공 등으로 인력거꾼들의 지위를 품격 있고 안정적인 지위로 향상시켜서 인력거꾼들 스스로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한다. 게다가 그들 스스로에게
가난을 벗어 버릴 용기와 새롭게 태어나고자 하는 의식도 갖게 한다. 아무도 관심 없던 인력거꾼에 대한 관찰과 선의의 도전이 일궈낸 대단한 결과다.
캐나다의 메리 고든.
갓난아기와 함께하는 '공감의 뿌리'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공감이 무엇인지를 직접 체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말 못하는 아기의 웃음소리, 다양한 표정에서 여러 가지 감정들을 공감하게 하고 공감도 인간 고유의 본능적인 언어임을 일깨운다.
태어나서 18개월이 되는 동안, 우리는 자신이 앞으로 어떤 삶을 살지 결정한다고 한다. 사랑할 수 있는 존재로 살아갈지, 배려 받고 보살핌을 받을 만한 존재로 살아갈지, 혹은 가치 있는 존재로 살아갈지 그것은 전적으로 이 무렵 아기가 사랑하는 유일한 사람, 즉 부모와의 관계에 달려있다. 만일 그 존재가 언제나 자신이 의지할 만한 대상이 아니라고 느낀다면 문제가 발생한다. 부모는 아기가 세상에서 어떻게 느끼며 살아갈지, 감성적으로 어떻게 자랄지의 여부를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존재다. 그 존재와의 관계에서 사랑을 받고 반응한다. 이것이 아이가 인간의 언어를 배우는 방식이다. (287쪽)

메리 고든의 말처럼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공감의 능력을 타고 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무디어 지는데 이를 적극적으로 키워나가야 타인과의 관계 맺기가 쉽고 즐거울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공감능력 부족으로 분노와 증오와 폭력이 일상적인 우리의 현실에 이 프로그램은 적극 도입했으면 좋겠다. 학교폭력과 자살소식에 매일매일이 답답하고 무거운 마음이다. 공감부족을 절실히 느끼던 중에 읽은 '공감의 뿌리' 이야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공감도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배워야 할 중요 덕목으로 자리를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니가 세 개의 사과를 가지고 있는데 아멜리아가 두 개를 가져갔다. 그럼 조니의 기분이 어떨까?"(293쪽)
수학적 질문을 공감적 질문으로 바꿔본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지식축적에만 집중했지 우리의 행복은 어디에 있는지 상대방의 기분은 괜찮은지 생각해보지 못했다. 공교육을 통한 공감교육과 가정에서의 공감대화가 늘어난다면 폭력과 분노, 불안과 자살문제도 어느 정도 개선되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종적 연구의 결과, 공감의 뿌리 과정을 이수한 학생들 사이에서 학교 폭력과 같은 공격적 성향이 격감하고 있고, 함께 나누고 함께 놀고 함께 공부하는 것 같은 친사회적 행동들이 증가되었다는 것이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수준 높은 공감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함으로써 좀 더 배려심 깊고 다정하고 평화롭고 성숙한 시민사회를 구축하고자 하는 메리 고든의 열망이 이뤄낸 성취다.
이외에도 팔레스타인의 비폭력 저항가 압델타파, 자폐아를 둔 아빠로서 자폐를 지닌 이들의 요구에 맞춰 사회와 일터의 환경을 바꾸는 전환을 시도한 덴마크의 토킬 손, 미망인에게 씌웠던 투명인간의 베일을 벗기며 권리 찾기와 생활개선에 성공하고 있는 네팔의 릴리 타파, 가난한 소농들이 시장에서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손해를 보지 않도록 그들에게 필요한 농산물 시장정보를 제공하며 농민들의 역량강화와 삶의 질 개선에 힘을 주고 있는 케냐의 애드리언 머헤비 등의 이야기도 감동이다.
인도 최초의 통일 제국처럼 번성하라는 의미에서 지어진 아쇼카는 인도 출신 미국인 빌 드레이튼이 설립한 단체로 현재까지 3000 여명의 아쇼카 펠로우를 배출했으며 한국에도 1213년 3월 5일에 지부가 생겼다.
아쇼카는 사회적 기업가, 그 중에서도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문제해결방법을 가지고 끈질기게 목표를 달성하려는 자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며 그렇게 모인 네트워크를 이끌어 지속적으로 다함께 서로 돕는 정신을 구현하는 공동체이다,
이 책을 읽으면 진정한 행복키워드, 성공키워드는 변화임을 알 수 있다. 우리사회에 널려 있는 부조리와 잘못된 제도와 관행들에 이젠 불평하거나 방관만 하지 말고 다같이 손잡고 구조적인 지각운동을 펼친다면 이전보다 나은 세상이 가능함을 보여 주고 있고 그것이야말로 평화적인 행복운동임을 느끼게 한다.
저자는 우리사회가 인식의 티핑존을 어서 빨리 통과하기를 호소하고 있다. 그래서 체인지 메이커의 4가지 기량인 공감, 팀워크, 리더십, 변화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키워서 세상의 시스템을 바꾸는 일에 모두 동참하기를 , 모두가 체인지 메이커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우리는 언제부터 나만 아니면 된다는 사고방식에 젖어 들게 됐을까. 옛날에는 콩 한 쪽도 나눠먹는 인심이었고 좁은 골목길에 어깨를 부딪치며 다녀도 위험하지 않았고 문 열어 놓고 외출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문을 닫은 이후부터 마음의 문을 닫기까지 한 게 아닐까. 이젠 개인적인 이기주의를 버리고 억울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이가 없도록 주변을 보살폈으면 한다. 미래는 우리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음을 이 한 권의 책에서 배운다.
아쇼카에서 시작된 잔잔한 파문이 거센 물살이 되어 전 세계에 현존하는 빈곤, 불평등, 부당함을 걷어내고 모두가 행복한 변화의 시대가 오기를 소망한다.
미래를 가장 정확히 예측하는 방법은 그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디바인 브래들리(44쪽)
나의 조국은 전 세계이며 나의 형제는 온 인류이며 나의 종교는 선행이다.―토머스 폐인(4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