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숙의 몸과 인문학 - 동의보감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
고미숙 지음 / 북드라망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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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이 모두 소중함을, 그 자체로 가치있음을 알게 하는 책이네요. 동양철학의 음양이치는 언제 들어도 신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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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숙의 몸과 인문학 - 동의보감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
고미숙 지음 / 북드라망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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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인문학-몸의 미학을 동의보감으로 풀다.

 

 

 

인문학이라면 몸보다는 정신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오늘은 인문학과 몸을 접목시킨 책을 만났다. 어떻게 접목시켰을 지 무척 궁금했다.

 

 

 

 

 

 

<고미숙의 몸과 인문학>

 

부제는 '동의보감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이다.

 

저자는 고전평론가 고미숙이다. 그녀는 10년 간 지식공동체 '수유+너머'에서 벗들로부터 배웠고, 지금은 '감이당'에서 활동 중이다. 감이당은 '몸, 삶, 글'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인문의 역학'을 탐구하는 '밴드형 코뮤니타스'다.

 

 

이 책은 저자가 펴낸 <동의보감> 3종 세트 가운데 막내인 셈인데, 그 첫째가 <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이고, 둘째가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이다. 동아일보에 연재된 글을 책으로 묶은 것이라고 한다.

 

 

 

얼마 전에 저자의 <나의 운명 사용 설명서>를 읽은 적이 있어서 그녀의 글 솜씨와 글의 깊이를 기대하며 읽었다.

 

 

이 책은 우리의 몸을 여성, 사랑, 가족, 교육, 정치, 사회, 경제, 운명 등 인문학적인 관점을 통해 성찰하는 내용들이다. 그 논리의 바탕에 동의보감과 사주명리학의 내용들이 있어서 동양철학적인 관점이 특징이다.

 

 

이 책의 키워드는 '몸과 우주'다. 몸과 우주, 우리는 이 단어들을 오랫동안 잊고 살았다. 몸은 병원에 맡기고, 우주는 '천문학적 쇼'의 배경으로나 생각하지 않았는가. 그 결과가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숱한 질병과 번뇌들이다. 그런 점에서 21세기 인문학의 화두는 몸(!)이라고 확신한다. 몸이야말로 삶의 구체적 현장이자 유일한 리얼리티다. 가장 깊으면서 동시에 가장 투명하고, 가장 체계적이면서도 동시에 가장 야생적이다. 소외와 억압의 굴레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그 안에 있다. 헌데, 그 길을 탐사하다 보면 광활한 우주가 펼쳐진다. 정치와 양생이 마주치고, 여성성과 지혜가 결합하며, 교육의 원리와 음양의 이치가 교차하는 이를테면, 몸과 우주의 '정치경제학' 이라고나 할까. (머리말에서)

 

 

 

 

 

 

 

저자는 스마트폰에 종속되어 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개탄한다. 성형공화국이 되어가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몸의 본질과 자연성을 회복하자고 말하고 있다.

 

 

'천하를 이 손 안에' 라고 외치던 황제가 지금 스마트폰을 본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막강한 군사력, 자금력, 귀족들의 후원 이 없어도 간단한 터치로 수만 명의 사람과 동시 접속 가능하고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금은 공상과 상상이 현실화 된 마법의 시대니까.

 

앞으로는 미소 한 방, 윙크 한 번, 생각만 살짝 스쳐도 스마트폰이 열리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지하철에서, 길거리에서 스마트폰에 코를 박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스마트폰의 명령에 순종하는 인간노예군단 같다. 그렇게 우리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스마트폰의 노예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럼,몸의 역할은? 몸은 이제 역할 상실의 시대다. 단지 장식품으로서의 역할...그래서인지 성형도 갈수록 대범해져서 뒤통수 성형, 이마성형 등 못하는 게 없는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의학발달로 치료할 수 있는 병들이 많아지고 있다지만 새로운 병이 돌연 나타나 우리를 긴장하게도 한다. 몸의 귀중함을 모르는 우리들.... 만약에 사람들이 자신의 몸을 탐구한다면 어떻게 될까.

 

 

"널리 의학을 밝혀 집집마다 의학을 알고 사람마다 병을 알게 된 연후에야 가히 장수하게 될 것이다." <동의 수세보원>에 나오는 이제마의 말이다.

 

 

저자는 진정으로 타인과의 소통을 원한다면 기운의 배치를 바꿔야 한다고 한다. 이목구비가 만들어 내는 표정과 생기로 활발하고 여유 있는 얼굴로 말이다. 우리가 성형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자신감이 아니라 우월감이다. 타인과의 교감이 아니라 인정욕망이다. 성형천국인지는 몰라도 마음지옥, 결핍세상인 것이다. 동의보감의 목표는 양생. 양생은 병을 막는 것이 아니라 타고 난 정기를 자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요절한 사람은 장수하게 하고 장수할 사람은 신선이 되게 한다. 이것은 동의보감의 의학적 목표다. (22쪽)

 

 

아파야 하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생명과 우주의 차원에서 아픈 것도 삶의 또 다른 과정에 해당한다. 그런 점에서 질병과 불행은 직접적으로 연결되지도 않거니와 오히려 질병은 능동적 전략이다. 아픔을 통해서 만이 삶의 새로운 질서가 창조된다. 죽음도 다른 생으로 이동하기 위한 관문이며 순환계의 일부일 뿐이다. 그러니 질병과 죽음은 살아 있음의 표정이자 생이 선사하는 최고의 선물인 셈이다.

 

 

건강이란 무엇일까. 단지 병에 걸리지 않고 각종 수치가 정상이면 건강한 걸까.

건강은 삶에 대한 지혜와 분리될 수 없다. 무지와 탐착이 만병의 근원이므로 지혜를 일깨워야 한다. 지혜의 핵심은 소통이다. 소통하지 않는 삶은 그 자체로 병이다. 몸과 외부 사이의 활발한 소통...

그러니 모두가 자기 몸의 탐구자가 되어 보자.

 

 

 

 

 

아는 만큼 자유롭고, 아는 만큼 살아낸다. 고로, 앎과 자유, 건강과 지혜는 하나다! (31쪽)

 

 

요즘 10대들의 입시지옥은 창살 없는 감옥이라고 표현한다. 10대들의 그 넘치는 에너지, 혈기가 지금 어디를 떠돌고 있을까. 분출하지 못한 열기를 안으로 향할 땐 병이 생긴다던데... 몸의 흐름을 따라 교육도 해야 하는 법이다.

 

 

 

아기를 업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기는 당연히 업어서 키워야 한다는데...

아기들은 할머니의 품을 좋아한다고 한다.

아기는 양기 덩어리요, 할머니의 품은 여성이고 노인이라서 음기의 결정체라 한다. 할머니와 아기는 찰떡궁합인 셈이다.

 

심장은 불이요, 등은 서늘하다. 그래서 아기를 등에 업으면 아기의 양기가 차분하게 수렴된다.

아기를 앞으로 안으면 서로의 고리가 끈끈해지고, 아기를 등에 업으면 각자의 삶과 각자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어서 자신의 삶을 확충해 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럴 듯한 말이다. 일리가 있다. 독립적으로 키우기 위해서라도 등으로 업어야 하는 군....

 

 

 

저자의 글은 깊이가 있다. 다독, 다상량의 냄새도 짙다. 무엇보다도 군더더기가 없어서 명쾌하고 통쾌하며 유쾌하다.

 

스마트 기기 열풍, 성형 중독, 개그콘서트의 인기, 조기교육, 동안 신드롬 등 사회적 이슈와 최신 트렌드에 관한 내용들이 대부분이어서 낯설지가 않고 친숙하다. 아마도 신문칼럼의 특성 때문이리라.

 

이젠 내 몸의 쓸모를 인지하고 , 내 몸에 대해서 알아가고 싶다. 몸과 정신은 결코 이분법으로 나눌 수 없는 실체이기에 마음이 소중하듯 몸도 소중히 하고 싶다. 문득 동의보감의 내용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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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덕 2013-06-21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과 마음이 모두 소중함을, 그 자체로 가치있음을 알게 하는 책이네요. 동양철학의 음양이치는 언제 들어도 신기하네요.^^
 
에피소드로 읽는 서양철학사
호리카와 데쓰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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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왜 사는지, 어떻게 사는 게 바른 건지, 그 존재의 이유를 묻는 것이 철학이라면 우리에게 철학은 소중한 거죠. 철학을 가까이 하고 싶다면 이런 책도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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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로 읽는 서양철학사
호리카와 데쓰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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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로 읽는 서양철학사- 철학을 철학자의 사생활과 엮어 놓았어요.~~

 

 

요즘 <세상은 왜 존재하는가> 라는 책을 읽으면서 인간의 실존에 대한 생각이나 질문들이 꽤나 흥미롭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흔히들 철학이라 하면 딱딱하고 어렵고 재미없다는 반응이 대부분 일 것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내용이 방대하고 어려울수록 징검다리 같은 책을 찾게 되는데 그래서 고른 책이 <에피소드로 읽는 서양 철학사> 이다.

 

 

 

이 책의 저자는 호리카와 데쓰. 1947년 고베에서 태어나 호세이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지금은 삿포르대학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공은 현대사상과 사회사상사이다.

 

철학적 사유에 철학자의 인생, 철학 사상들이 섞여있다. 재미있게 읽고 쉽게 접근하라는 저자의 의도대로 철학자들의 일화들은 친근하게 다가온다.

 

 

중세 기독교 중심의 스콜라 철학의 시대를 벗어나 인간 중심의 새로운 사조를 열었던 17세기 데카르트, 스피노자에서 시작하여 19세기 칸트, 헤겔, 마르크스 에 이르고 20세기 니체, 프로이트, 비트겐슈타인, 도킨스, 리처드 로티에 이르기 까지 모두 22인의 근대와 현대 철학자들에 대한 철학과 삶에 소소한 일화를 곁들여서 소개하고 있다. 딱딱한 철학이론서가 아니라 개인적인 삶과 에피소드로 양념을 한 부드럽고 감칠맛 나는 요리 한 접시를 먹는 느낌이다.

 

철학자들 중에는 데카르트나 비트겐슈타인처럼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사람도 있고, 홉스나 칸트처럼 서민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도 있다. 달랑베르처럼 어머니에게 버림받은 사람도 잇고 루소처럼 자식을 버린 사람도 있다. 결혼 생활이 행복한 사람도 있고 불행한 사람도 있으며, 엄청난 고통 속에서 죽은 사람도 있고 안락사 상태에서 편안히 눈을 감은 사람도 있다. 니체는 만성 두통에 시달리다 마지막에는 미쳐서 죽었다. 나치 당원이었던 하이데거는 용케 살아남았지만, 유대인인 후설은 나치의 학대 속에서 삶을 마감했다. 인생의 풍경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 철학자들은 제각기 다른 출생과 환경 속에서, 어떻게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고 자신의 세계와 인생을 이해하고 화해했을까?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철학자들의 그런 이야기다. (프롤로그에서)

 

 

 

'신체는 자동 기계이다'라고 했던 데카르트. 프랑스에서 태어났지만 사람들을 만나기 귀찮아해서 네덜란드로 이주한다. 이자만으로 하인을 부릴 정도의 여유 있는 삶이어서 하인을 부리며 평생 독신으로 산다. 잠깐 가정부와의 사이에 딸을 두지만 5세에 병으로 죽는 딸을 보며 의학을 중시하게 된다. 53세 때 스웨덴 여왕의 끈질긴 초대로 추운 겨울을 스웨덴에서 보내다 결국 폐렴으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나는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며 인간을 자동기계처럼 생각했던 데카르트.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그의 말처럼 생각하는 기계, 뇌를 가진 유기적 조직체로서의 인간의 존재 이유는 생각에 있으리라. 물론 어떤 생각을 하느냐가 중요하겠지만 말이다.

 

'야망을 가져라.'고 했던 데이비드 흄과 <에밀>을 쓴 장 자크 사이의 스캔들, 30세 가까이 나이차이가 나는 연인의 저택에서 숨진 로크, 정해진 시간에 산책하는 것이 취미였던 칸트, 한 여인 루 살로메를 둘러 싼 수많은 지식인들 즉, 릴케와 니체, 프로이트, 퇴네이스 등과의 염문설, <이기적인 유전자>, <만들어진 신> 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동물학자 리처드 도킨스의 이야기들이 흥미롭다.

 

 

평소 철학을 멀게만 느껴 온 사람들에게 철학을 가까이 할 수 있는 터를 제공해 주는 것 같다. 철학자들의 사생활을 들여다보는 본능적인 호기심도 충족시켜 주면서 철학의 문을 열게 하고 있으니까.

 

이 책을 읽다 보면 각기 다른 환경에서 치열하게 살다간 철학자들의 세계가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듯 느껴진다. 그래도 천재적이면서도 괴짜기질까지 보여 흥미롭기도 하다. 아마도 그런 경험들이 철학으로 이론으로 녹아들고 객관화 된 것이 아닐까. 서양철학을 깊이 있게 다루지는 않았지만 그래서 더욱 읽기에 수월하다. 철학으로 다가서기 전에 읽고 갈 징검다리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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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덕 2013-06-21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이 왜 사는지, 어떻게 사는 게 바른 건지, 그 존재의 이유를 묻는 것이 철학이라면 우리에게 철학은 소중한 거죠. 철학을 가까이 하고 싶다면 이런 책도 좋은 것 같아요.^^
 
내가 보고 싶었던 세계 - 하버드대 종신교수 석지영의 예술.인생.법
석지영 지음, 송연수 옮김 / 북하우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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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하는 과정도 감동이고, 독서와 글쓰기의 성장과정도 매력있다. 성실한 열정과 우아한 매력이 넘치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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