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셜록 홈즈 6 어린이 세계 추리 명작 시리즈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스튜디오 해닮 그림 / 국일아이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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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셜록 홈즈 6] 귀족 독신남, 여전히 흥미로운 추리소설

 

아서 코난 도일의 작품인 셜록 홈즈 시리즈는 150년 전의 이야기다.

유년 시절에 셜록 홈즈를 읽으면서 이토록 재미있는 동화가 있는 줄 처음 알았다. 긴장감과 전율을 느끼며 정신없이 몰입하여 읽었던 책이기에 늘 가슴 한켠에 멋진 작품으로 남아 있다. 심지어 한때는 작가가 셜록 홈즈라고 기억하기도 했다.

나이가 들어서 셜록 홈즈에 대한 책이나 영화를 보면 역시 시대적인 감각의 차이는 어쩔 수가 없다. 하지만 논리적인 추리나 정확한 판단은 아직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매력적이다.

이 책은 국일 아이의 어린이 세계명작 시리즈다.

책에는 귀족 독신남,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 꼽추 사내, 세 박공의 집 등이 실려 있다.

 

셜록 홈즈.

런던 제일의 사립 탐정이다. 천재적인 두뇌와 굽힐 줄 모르는 의지를 가졌으며 뛰어난 추리력과 정확한 판단력으로 아무리 어려운 일도 척척 해결해 낸다.

 

왓슨.

의학박사로 홈즈의 친구이다. 항상 홈즈를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며 도와준다.

정의로운 사람이며, 가끔 홈즈도 생각지 못한 것을 일깨워 준다.

 

어느 날 귀족의 사건 의뢰를 맡은 홈즈는 귀족 독신남의 결혼식에서 신부가 사라졌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사건을 정리하기 위해 신문과 관련 정보들을 정리하며 점점 흥미를 느끼게 된다.

영국의 보호무역제도가 필요하다는 신문 기사, 자유무역제도가 영국 상품에 불리하다는 기사, 사교계 신문에는 영국 귀족과 미국 부유층 여인의 결혼들이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문제는 결혼식을 하자마자 이렇게 빨리 신부가 사라진 경우가 없었다는데…….

게다가 전직 무용수의 결혼식 난동과 체포로 홈즈는 점점 흥미를 느껴간다.

 

귀족독신남인 세인트 사이먼 경은 전임 정부에서 식민 차관을 지낸 적이 있는 실력자다.

영국의 권위 있는 귀족으로 외무장관을 지낸 발모럴 공작의 둘째 아들이다.

마흔한 살의 늦은 나이에 해티 도런과 결혼하지만 결혼식 직후 신부가 사라진 충격이 너무 커서 경찰에 의뢰도 했지만 사립탐정인 홈즈도 찾아오게 된 것이다.

 

신부인 해티 도런은 미국의 부잣집 딸이다. 뛰어난 미모에 자유로운 성격이었지만 인내와 용기의 여인이다.

많은 지참금을 가지고 결혼을 하게 된 도런은 자유분방한 기질이었다. 하지만 결혼식 직후 사라지는 전대미문의 미스터리의 주인공이 될 줄이야.

 

플로라 밀러는 전직 무용수로 세인트 사이먼과 교제했던 사이다. 세인트 경의 결혼식을 망치기 위해 소동을 일으키다 쫓겨난 뒤 경찰에 체포된다.

 

거들먹거리며 의뢰를 해오는 세인트 사이먼 경은 진정 사랑으로 결혼한 것일까.

결혼식장에서 평신도석에 앉았던 의문의 신사는 누구일까.

자신의 추리가 정확한 단계에 이르지 않으면 아무 설명도 하지 않는 홈즈는 5인분의 저녁식사 자리를 준비 시키는데……. 5인분의 요리는 누굴 위한 걸까.

 

세인트 사이먼 경을 만나기 전부터 결론을 내렸다는 홈즈.

단서는 채굴권 횡령, 신부의 조찬석 자리에서 길 건너편과 공원이 보인다는 사실, 결혼식장에서 본 낯선 신사, 연못에서 건져 올린 신부의 물품들인 실크 웨딩드레스, 하얀 새틴 구두 한 켤레, 신부 화관과 면사포, 결혼반지 등이다.

홈즈는 런던 경시청 경감에게 세인트 사이먼 부인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존재하지 않다는데…….

 

저녁식사 자리에는 자신의 결혼식 해프닝이 수치스럽다며 흥분하는 세인트 사이먼 경 앞에 사라졌던 신부가 느닷없이 나타난다.

홈즈는 그녀가 이미 결혼을 한 적이 있는 몰튼의 부인이었다는데.......

현대적인 감각의 추리소설은 아니지만 고전 특유의 예리함과 반전이 있다. 긴장감과 몰입감 역시 여전하다.

 

독서에 취향이 생기면서 추리소설가인 히가시노 게이고나 넬레 노이하우스, 아가사 크리스티 등을 좋아하게 되었지만 역시 추리소설은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다. 아무리 읽어도 질리지 않을 정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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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사랑한 최재천 꿈을 주는 현대인물선 17
최재천 글, 최경식 그림 / 리잼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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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사랑한 최재천]자연과 세상, 아는 만큼 사랑하게 된다.

 

<과학자의 서재>를 읽으면서 어린이용 도서나 만화로도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어릴 적 꿈을 어떻게 키우고 확장시키는지에 대한 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연을 사랑한 최재천.

이 책은 <과학자의 서재>의 어린이 버전이랄까.

글과 사진과 그림이 함께 있기에 읽기 편하고 재미있다. 특히 일러스트가 섬세하고 꼼꼼하게 그려져 있어 상상력을 자극한다.

 

어린 시절의 그는 강릉의 바다와 산을 접하며 자연 속에서 뛰놀며 살았다. 육군 장교인 아버지를 따라 이사를 많이 다녀야 했지만 초등학생이 될 즈음 서울에 정착하게 된다. 어머니의 교육열 때문이었다.

터를 잡은 서울 남산에서 저자는 마음껏 뛰어 놀게 된다. 개울에서 가재를 잡거나 산을 돌아다니며 동물과 식물을 관찰하기도 한다.

 

이야기꾼인 아버지에게서 이야기를 통해 글을 배우는 재미를 터득하기도 한다.

그의 세상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킨 것은 백과사전과 세계 동화 전집이었을 것이다.

그는 어릴 적 엄마가 사주신 백과사전을 통해 자연과 세상을 알게 되고 세계 동화 전집을 읽으며 상상력을 키우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자랐다.

 

동화책에 빠지게 되면서 글을 지어 보게 되었고 시인의 꿈을 키우기도 한다. 그렇게 문학 소년을 꿈꾸는 사춘기 시절을 보내던 중, 국어 선생님을 따라간 경복궁 백일장에서 장원 급제를 하게 되고…….

고등학교 때 비누로 불상 조각을 만들게 되면서 미술 공부를 하기도 했지만 장남의 미술 공부를 반대한 아버지의 호통을 듣기도 한다.

잠시 방황을 하다 들어간 서울대학교.

독서 동아리에서 많은 책들을 접하게 된다.

<로마 클럽>, <우연과 필연>......

 

그러다 운명의 사람을 만나게 된다.

세계적인 곤충학자, 하루살이 연구가인 조지 에드먼즈 교수를 도와 전국을 다니게 되는데.......

조지 에드먼드 교수가 개울을 뛰어들어 첨벙거리는 모습에서 자신의 어릴 적 꿈을 기억해내게 되는데…….….

 

잠시 방위병 시절의 야학교사 경험에서 '보다 긍정적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보다 낙관적으로'라는 평소 신념을 굳히게 되고…….

그리고 미국으로 유학을 가게 된다. 유학에서 처음 쓴 논문이 석사감이 아니라 박사감일 정도로 우수한 평가를 받지만 그는 박사를 거부하고 석사로 인정받게 된다.

이 책에는 하버드대에서 사회생물학의 거장인 에드워드 윌슨 교수에게서 배우게 된 이야기, 통섭을 체험한 미시간 교수 시절, 서울대에 오기까지의 이야기, 이화여대로 옮겨 통섭원을 열기까지, 생명다양성 재단 설립, 국립생태원 원장 되기, 제인 구달과의 만남 등도 실려 있다.

 

지금까지의 내 삶을 정리하는 단어는 아마도 '꿈'이 아닐까 싶다. 이 세상에 쓸모없는 꿈은 없다. 나는 이 믿음을 가지고 긍정적이고 낙관적으로 살았다.(책에서)

 

이글의 저자는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학문 간의 통섭과 소통을 외친 대표적 과학자인 최재천이다.

이 책은 어릴 적 관심이 어른이 되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꿈으로, 현실로 연결되어 가는지의 과정을 보여준다. 알이 애벌레가 되고 번데기의 과정을 거치며 나비가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한 껍질, 한 껍질 벗을 때마다 시련과 고통이 빛나는 성장과 성숙의 단계로 어떻게 나아가는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어릴 적 부모님의 관심과 사랑, 독서교육이 어떻게 전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지도 알 수 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능동적으로 찾아가는 과정들이 전 인생에 얼마나 소중한 과정들인지 보여준다.

 

저자의 말처럼 알면 알수록 더욱 사랑하게 된다는 말에 공감이다.

아는 만큼 세상에 대한 관심, 자연에 대한 관심, 이웃에 대한 관심이 커지겠지.

아이들을 위한 쉽고 재미있게 쓰인 과학자의 서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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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동물이 지나가고 있어요 한림아동문학선
이상교 지음, 허구 그림 / 한림출판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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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동물이 지나가고 있어요]안타까운 로드 킬, 막을 수는 없을까.

 

로드 킬.

숲이나 산이 아닌 도로 위나 길 위에서 야생동물들이 안타깝게 죽어간다.

고라니, 너구리, 수달, 멧돼지, 너구리, 담비 등 로드 킬에 대한 뉴스를 접할 때마다 늘 가슴이 미어졌는데…….

원래 동물의 터전에 인간이 도로를 내고 굴을 파고, 산을 깎거나 숲을 잘라내면서 생긴 일이 아닌가. 그래서 더욱 미안하고 미안할 뿐이다.

아기 다람쥐 꽃달이와 아기 토끼 잿빛은 친구 사이다.

꽃달이는 지난해 로드킬을 당한 달음이 오빠를 그리워하고 있다. 꽃달이는 아직도 오빠가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있는 아기 다람쥐다.

 

아기 토끼 잿빛 아빠의 죽음이 다람쥐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다람쥐들을 쫓아 찻길을 건너다가 사고를 당한 것이다.

얼마 전에는 잣다람쥐가 차에 치어 죽게 되고…….

숲에서는 늙은 너구리 귀신 이야기가 떠돌고 있다.

눈이 하나이고 다리가 셋뿐인 늙은 너구리는 절룩거리는 다리에 꼬리는 잘려 있다.

숲의 풍문들은 하나같이 흉흉한 소식뿐이다.

꽃달이는 늙은 너구리 귀신에게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이야기와 숲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때의 산들은 서로 이어져 있고 숲은 넓고 먹을 것은 가득했다는 이야기를…….

산이 뚫리기 시작하면서 여기저기 길이 생겨났고 숲이 잘리고 길이 생긴 이야기를…….

 

위험한 찻길을 건너간 호기심 많은 잿빛 토끼의 차사고…….

결국 구름이는 사고로 죽게 되고…….

이제 숲은 불안과 슬픔만이 가득 차 있다.

하나 둘씩 갑자기 사라지는 동물 소식 때문에 숲 속 동물들의 슬픔은 쌓여만 간다.

하지만 숲은 자꾸만 줄어들고 길은 가까워지고 찻소리도 커져 가는데......

이 책에는 야생동물 구조단이 다친 동물들을 구조해서 숲에 놓아주는 이야기, 부족해진 먹이를 보충해주는 이야기도 실려 있다.

 

산이 사라지고 숲이 사라지고 동물들이 사라진다면 인간만으로 잘 살 수 있을까.

자연을 망치는 개발을 최대한 자제할 수는 없을까.

자신들의 삶의 터전이 줄어들고 먹을 것이 부족해서 살 길을 찾아 길을 건너다가 차에 치어 죽는 이야기에 가슴이 뜨거워져 온다.

한국도로공사가 집계한 로드킬 건수는 하루 6.5마리 꼴이라는데…….

국도를 포함하면 하루 10마리 정도라는데…….

인간이 동물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사람들에게 살 곳을 잃고 먹을 것을 잃은 동물들……. 너무 미안하다.

 

동물들이 한국어를 할 수 있다면 이렇게 외치지 않을까.

동물이 지나고 있어요. 이젠 천천히 가세요.

 

이젠 산길을 지날 때면 명심해야겠다.

천천히 운전해야 함을. 동물들이 지나갈 수도 있음을.

 

**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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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프의 요정 리틀 지니 3 - 아무것도 만지지 마! 램프의 요정 리틀 지니 3
미란다 존스 지음, 곽정아 옮김, 강윤정 그림 / 가람어린이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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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프의 요정 리틀 지니 3] 핑크 요정, 아무것도 만지지 마!,

 

누구나 어렸을 적엔 한 번쯤 꾸는 꿈이 있어요.

어쩌면 지금도 꾸는 꿈일지도 모르죠.

해리포터처럼 마법을 부릴 수 있다면…….

알라딘의 램프처럼 지니가 나오는 램프 하나 있었으면…….

소원을 들어주는 깜찍한 요정이 친구처럼 곁에 있다면…….

그런 세상에서 한 번 살아봤으면…….

귀여운 소녀 알리는 따분해 하던 어느 날 낡은 마법 램프가 생깁니다.

할머니가 벼룩시장에서 사 준 램프였는데요. 그 안에 살고 있던 지니가 소원을 들어주는 요정이랍니다.

손목시계의 분홍빛 모래시계가 아래로 흘러내리기 시작하면 새로운 소원을 빌 수 있는데요.

 

알리의 소원은 분홍색 방을 갖는 것이랍니다. 소원을 말하면 알리의 방이 핑크빛 숙녀의 방으로 변하게 될까요.

지금 알리의 방은 온통 하늘과 구름 투성이에요. 이불도 벽지도 모두 하늘과 구름뿐이랍니다.

 

-나도 방을 새로 꾸미고 싶다.

 

알리가 이렇게 말하자마자 방이 살아나기 시작합니다.

갑자기 이불과 커튼, 천장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게 되고 결국 우산을 써야 했지요.

비가 그치자 이불 위에 생긴 분홍색 점이 점점 커져 번져가면서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게 된답니다.

하늘색 방이 이젠 분홍색 방이 되는 것도 모자라 알 리가 손대는 것마다 분홍색으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단지 분홍색 방을 원했을 뿐인데......

세상이 점점 분홍색으로 변해 가는데 위기감을 느끼는 알리.

 

-아무 것도 만지면 안 돼!

 

오렌지 주스 컵을 만지자 분홍색 주스가 되고…….

카터 아주머니의 오렌지색 고양이를 도와주려다 분홍색 고양이로…….

친구 메리의 초인종조차 마음대로 누르지 못하다니.

기어이 메리 오빠의 축구팀 유니폼까지 건들게 되고

메리네 개까지 분홍색으로…….

울타리의 파란색 꽃들을 건드리는 바람에 분홍색으로 변신 시키고

손이 스치는 물건마다 온통 꽃분홍이 됩니다.

분홍색 스카프와 분홍색 모자, 분홍색 응원도구까지, 온통 분홍색뿐입니다.

 

분홍색 유니폼이 행운을 가져다주었을까요.

메리네 오빠의 축구팀이 승리를 거두네요.

 

동심의 세계에 빠져들어 읽게 되는 책입니다.

꼬마 요정 지니와 귀여운 소녀 알리가 벌이는 요절복통 마법의 세계입니다.

대단한 마법은 아니지만 웃음을 선사하는 마법입니다.

얼렁뚱땅 요정과 우당탕탕 소녀가 벌이는 즐거운 마법의 시간은 언제나 즐겁답니다.

아슬아슬, 조마조마, 두근두근 긴장 3종 세트를 선물하는 시간입니다.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책입니다.

전 초록빛깔 방이 갖고 싶은데, 어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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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으로 읽는 정도전
주치호 지음 / 씽크뱅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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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읽는 정도전]개혁적인 민본정치가, 조선개국공신, 정도전을 만나다!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정도전>.

TV드라마를 보진 않지만 끌리는 인물이다.

조선개국 공신, 역성혁명의 중심이었던 그가 없었다면 조선의 개국이 그리 순탄했을까. 조선의 문화가 그토록 빨리 꽃 필수 있었을까.

만약 왕자의 난 때 이방원의 칼에 죽지 않고 천명이 다하는 날까지 조선을 다스렸다면 조선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의 소원대로 민본정치의 토대가 튼튼해졌을까.

 

도전. 이름만큼이나 도전적인 삶을 산 그의 이야기는 올해 들어 벌써 두 번째다.

이전에 읽은 책에서는 고려사절요를 바탕으로 했기에 이성계 중심의 조선개국 이전의 이야기였다. 정도전 이야기의 맛만 본 셈이다.

이번에는 정도전의 죽음 이후까지 다루고 있기에 그의 삶을 제대로 살필 수 있었다.

 

책에서는 화령의 무장 이성계와 유배지를 떠돌던 문인 정도전의 만남에서 시작한다.

낡은 것을 헐어 버리고 새것을 창조하고자 하는 열망은 두 사람을 서로 끌리게 하는데…….

 

이성계의 집안은 원래 전주였다. 4대조 이안사가 2백여 가구를 이끌고 전주를 떠나 삼척으로, 원산 부근의 용주리로, 다시 화령으로 옮겨 온 것이다. 이곳에서 이성계의 조부 이행리, 부친 이자춘의 여진족 토벌의 공로로 국경 수비를 맡게 되었다. 이성계의 동북면 도지휘사자리도 대물림이었던 셈이다. 이곳에서 이성계는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었다.

 

당시 집권자들은 친원 척명을 내세웠다. 무너져가는 원과 새롭게 부상하는 명을 보면서도 기득권을 위해 현실적인 외교를 하지 못한 것이다.

썩어빠진 고려에서 개혁을 꿈꾸는 사대부의 등장은 너무도 당연한 귀결일 것이다. 잦은 외세의 공격, 전쟁의 상처로 황폐해진 고려의 모습,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배신자가 되는 고려의 막판 혼란은 가히 전국시대 같은 느낌일 정도니까.

기생과 궁녀와의 방탕한 삶과 술과 간신들에 빠진 군주, 주지육림에 빠진 승려들,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주변정세를 파악 못하는 권문세족들…….

 

나라가 망할 징조를 고스란히 갖고 있던 고려에서 정도전의 바른 소리는 늘 유배로 이어졌다.

권문세족의 득세에 백성들은 삶은 점점 피폐해져만 가고, 유배지를 떠돌며 백성들의 실상을 직접 겪은 정도전은 백성들을 위한 정치를 고민하게 된다.

고려 말의 혼란, 백성의 도탄을 보면서 백성을 위한 정치를 생각하게 된다.

 

왕씨 왕조를 통째로 무너뜨리는 역성혁명의 구상은 언제부터였을까.

정도전은 이전에 정몽주로부터 <맹자>를 선물 받았다. 25세에 부모님을 연달아 여의고 고향 영주에서 시묘를 할 때 정몽주가 보낸 것이었다. 맹자의 민본사상 위에 자신의 국가관을 확고하게 갖게 된 것이 이때가 아닐까.

 

공민왕 때에 여진족 토벌과 왜군 격퇴로 승승장구하던 이성계는 위화도 회군으로 권력의 실세에 오르게 된다. 역성혁명의 성공인 것이다.

이성계와 정도전을 중심으로 한 신진사대부들은 합세하여 왕 중심의 나라에서 재상 중심의 나라로 재편하기 시작한다. 정도전은 이론적 바탕을 유교에 두고 이념적 체계를 완성해 간다. 조선경국대전을 편찬하게 되고 궁궐을 짓고 이름을 유교적 이념에 맞게 명명한다.

토지제도 등도 개혁하게 되고…….

 

조선 초 최대의 지식인이자 급진적인 개혁파, 민본정치가라는 입장이 그를 영웅으로 만들기도 했지만 외려 죽음을 재촉하게 했을 텐데…….

 

-목숨을 부지할 길은 없는가?

 

왕자의 난 당시 죽음을 앞두고 목숨을 구걸한 모습은 역성혁명가의 모습으로는 다소 당황스럽지만 인간적인 모습이 아닐까 싶다. 죽음 앞에서 인간적인 고뇌가 없는 사람이 있을까.

 

책에서는 정도전을 고결한 인품을 가진 덕망 높은 지식인으로 그리고 있다.

정몽주를 우직한 최고의 지식인이지만 미래를 보지 못하는 인물로, 최영을 충성뿐인 무인 정치가이자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자로 묘사한다.

조선의 문화가 빨리 꽃피울 수 있었던 이면에 정도전의 노력이 있음을 생각한다.

국가의 존재 가치를 민본에 두고 법을 만들고 조직을 만들었으니까. 정치 이념과 국정 목표를 세웠으니까.

그런 안정 없이 조선의 문화가 일찍 꽃피울 수 있었을까.

 

시대가 영웅을 만들었을까 아니면 영웅이 시대를 만들었을까.

고려 말 혼란의 틈바구니가 없었다면, 권문세족들이 안정적인 정치를 했더라면 역성혁명은 일어나지 않았으리라. 역성혁명은 그의 필연이자 운명이 아니었을까.

 

지금 서울에는 정도전의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다. 그가 지은 전각의 이름, 사대문의 이름들…….

정도전에 대한 재조명이 활발한 요즈음이다. 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가 백성을 진정으로 사랑한 지식인, 민본정치를 실천하려던 정치가였음에 괜히 뿌듯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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