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를 구한 개 - 버림받은 그레이하운드가 나를 구하다
스티븐 D. 울프.리넷 파드와 지음, 이혁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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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늑대를 구한 개]그레이하운드와 전직 변호사의 우정과 교감~

 

개와 인간이 교감하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경주견과 교감하며 인간 이상으로 친숙해진 이야기는 처음 접한다. 서로의 아픔을 위로하고 치유를 도왔다는 사실은 너무나 감동적이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진심은 통하나 보다. 더구나 그레이하운드가 민감하고 똑똑한 동물이기에 더욱 그러했을 텐데…….

16세부터 퇴행성 허리 질환으로 고생했던 울프는 디스크와 협착증, 뼈의 이상 등으로 몸이 좋지 않다. 결국 변호사자리를 잃은 울프는 가족과도 생이별하며 애리조나로 떠난다. 거기서 넉 달된 그레이하운드 개 카밋 (comet)을 입양하게 된다.

 

그레이하우드는 경주견이다. 애완동물이 아니라 훈련이나 경주로 길들여진다. 보통 1~2년의 전성기가 지나면 버려지거나 도살되거나 심지어는 의학 실험용으로 대학에 보내진다. 그레이하운드는 이름도 없이 귀에다 식별번호를 문신하게 된다. 보통의 애완견처럼 인간과의 교감은 전혀 갖지 않은 채 상품화되어 살다가 최후의 순간엔 좁은 크레이트 안에서 먹이도 없이 갇혀 지내다 죽게 된다. 보통 하루 20시간 입막이를 한 채 갇혀 있기도 한다.

 

울프는 변호사로서 열심히 일했으나 직장을 잃은 현재의 모습이 인간에게 이용당하기만 한 그레이하운드와 처지가 비슷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경주견은 달리기는 잘하나 계단 오르기 등 소소한 일은 할 줄 모른다.

카밋 역시 텔레비전에 놀라고 타일 위에서 나는 자신의 발소리에 놀라고 유리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도 놀라기도 한다.

평소 접하지 못한 환경이었기에 민감함을 보이기는 했지만 울프의 배려로 차츰 적응하게 된다. 모든 일이 일어날 때마다 울프는 사람에게 하듯이 친절히 설명해주고 눈을 맞춰준다.

개가 아니라 의인화해서 사람처럼 대우한 것이다.

 

울프의 정성을 아는지 카밋은 똑똑하게 훈련을 익혀간다.

카밋은 처음엔 사람과의 교감이 서툰 모습이었으나 호기심이 많았기에 점차 애완동물처럼 울프와 교감하게 된다. 그리고 그레이하운드 특유의 기품을 풍기며 이웃들, 이웃 개들과 친하게 된다.

 

그레이하운드는 몇 백 미터 먼 곳에서도 움직이는 물체를 감지해낼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멀리서 고양이나 다람쥐를 보면 추격본능이 발동해서 순식간에 물체를 따라 잡는다는데……. 포기를 모르고 쫓아가느라 집에 되돌아오지도 않는다는데…….하지만 카밋은 온순한 편이어서 훈련에 잘 적응하고 보조견 역할을 훌륭히 해나간다.

 

카밋에게 문 닫는 법을 가르치고 쇼핑카트를 밀게 한다. 그렇게 보조견의 역할이 익숙해질 즈음, 울프의 몸은 점점 불편해져 간다. 그리고 울프는 수술을 받게 된다. 다행히도 울프는 건강을 회복하게 된다. 카밋 역시 노쇠해져가고 있지만 그 둘은 서로를 구한 존재들이 된 것이다.

울프는 현재 그레이하운드 후원 그룹의 멤버가 되어 경주견이 되어 학대받는 그레이하운드 돕기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물론 카밋은 죽고 없지만 말이다.

 

그레이하운드가 아이들과 잘 어울리며 사람을 기분 좋게 하고 보조견 이상의 능력을 가지고 있음도 알리고 있다. 덕분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있는 재향군인들을 위한 보조견 프로그램도 시작했다고 한다.

 

개와 인간이 교감하고 서로 돕는 실화가 마치 소설 같다.

동물을 사람처럼 의인화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설명과 설득을 하는 울프의 모습이 너무도 다정하고 자연스럽다. 어느 동물인들 그의 손과 교감하지 않을까.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분명 전달되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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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캐스팅 - 오디션과 촬영장에서 주목받는 카메라연기 레슨
안지은 지음, 양의진 그림 / 한권의책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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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캐스팅]배우 지망생들을 위한 오디션과 촬영장 코치!

 

한류가 뜨면서 대한민국은 오디션 붐이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심에 있는 SM에서 오디션이 있다면 전국의 수 천 명의 학생들이 학교를 결석하고 몰려간다고 한다.

 

오디션에서 심사위원들의 눈에 들 수 있다면…….

캐스팅되어 배우로 살아갈 수 있다면…….

연기에도 공식이 있을 텐데…….

카메라에도 각도가 있을 텐데…….

배우 되기를 원한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을 만났다.

굿 캐스팅!

이 책은 오디션과 촬영장에서 몸소 익혀야 할 기법들을 적은 책이다.

연기 코치 안지은과 함께해온 배우 채정안, 이보영, 황정음, 유연석, 이시영, 이광수, 박신혜, 임시완의 진솔한 에세이까지 수록된 연기교과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학과에 재학 중인 양의진의 그림이 촬영현장을 멋지게 묘사하고 있어서 더욱 귀한 책이다. 그림이 정말 예쁘고 예술적이다.

 

더욱 반가운 건 추천하는 글이다.

추천하는 글에 드라마 <기황후>에서 열연을 보여줬던 전국환의 추천사가 있어서 정말 반갑다. 드라마를 잘 보지 않기에 유일하게 선택해서 본 드라마가 <기황후>이었다. 대승상 역을 맡은 그의 눈짓, 몸짓 연기를 보면서 배우의 삶, 배우의 눈빛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 이후로 배우들의 눈빛 연기를 눈여겨보고 있는데, 요즘엔 타환 역의 지창욱의 연기가 눈에 들어온다.

배우의 연기에는 몸짓, 눈빛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말투다. 좋은 배우라면 당연히 대사마다 다른 감정을 담아 내뱉어야하는 것이다. <기황후>에서 하지원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팔색조 같다. 무수히 변하는 캐릭터에 맞게 눈빛, 말투, 분장 등이 전혀 어색함이 없이 언제나 잘 녹아든다는 느낌을 주니까.

 

저자가 말하는 긴 대사를 처리하는 방법은…….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 말의 내용에 따라 단락을 나눈다.

객관적인 사실이냐, 주관적인 감정이냐에 따라 나누면 된다. 객관적인 대사를 할 때는 감정 연기 없이, 주관적인 대사를 할 때는 감정을 넣어 준다. 분위기에 따라 표정과 제스처를 넣고 대사의 속도와 톤을 바꾸어 준다.

 

내 연기의 상품가치를 올리고 싶다면 보기 좋게 정리한 디스플레이처럼 연기하라!(책에서)

 

아침이나 저녁의 일일드라마는 주부들의 설거지 시간, 퇴근한 가족들의 저녁 식사 시간대이기에 TV에 집중시키려면 격한 감정을 많이 싣게 된다는데…….

일일드라마에 격앙된 연기가 많은 이유, 막장이 많은 이유가 다 있었군.

일일드라마처럼 격앙된 대사가 많다면 문장에 놓인 단어들을 뭉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읽기를 넘어선 말하기로 접근해야 한다.

 

남들과 차별화된 오디션의 비결은…….

대사를 칠 때 낮춰서 말해야 할 부분, 더 강하게 내질러야 할 부분을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문장 안에서 의문사, 부정어, 수사 등을 강조하는 것이다.

 

단어를 잘 표현해야 문장이 들리고 문장을 잘 표현해야 전체적인 감정이 잘 전달된다. 배우라면 "같은 말도 어쩜 저렇게 재미있고 생동감 있게 표현할까?"라는 말을 들어야 한다. 배우는 진정한 이야기꾼이어야 하기 때문이다.(책에서)

 

시키는 대로 하는 연기자가 아닌 능동적으로 알아서 하는 연기자가 되어야 한다.

계단을 하나하나 밟아 올라가듯, 에스컬레이터를 타듯 감정 연기를 고조시키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점진적인 발성, 입체감 있는 발성이 되어야 한다.

 

감정과 감정 사이에 놓인 간극은 중요하다. 베테랑 연기자는 그 사이가 비약하도록 그냥 방치하지 않는다. 매끄러운 감정 논리로 빈틈없이 채워 넣는다.(책에서)

 

갑자기 동시에 멈추는 찰나의 순간인 Pause. 배우에게 포즈는 특별한 시간이다.

포즈는 감정의 변화를 위해 호흡이 바뀌는 시간이고 표정이 바뀌는 시간이고, 감정을 충전하는 시간이며, 관객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순간이다.

이 책은 배우 지망생을 위한 연기코치이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도 드라마 이해, 배우의 연기 감상법을 돕는 책이다.

섹시함과 과도함의 경계, 적절한 호흡법, 리액션, 끊어 말하기, 지문사용설명서, 눈물 밀어내기, 카리스마, 연기의 SRC 이론, 포토그래픽 메모리, 오디션, 촬영 등의 이야기가 재미있고 유익해서 빨려드는 책이다.

연기에서 중요한 것이 배우마다 다를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실제 촬영장을 누비고 있는 연기코치의 이야기는 멋진 연기자를 꿈꾼다면 명심해야 하지 않을까.

 

독서를 하고 있는 입장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다.

아이들이 책을 읽을 때도 배우가 대본을 읽듯 감정과 표정을 넣어 읽으면 참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구연동화와는 또 다른 느낌일 텐데…….

독서에서도 장면 속의 심리와 분위기를 상상하며 읽고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는 읽기라면 달인의 읽기일 텐데……. 배우가 대본을 분석하고 표현하듯이 그렇게 읽는다면 독서가 더욱 흥미로울 텐데…….

세상은 무대고 난 내 인생의 주인공, 대역이 아닌 주인공이기에 오늘도 굿 캐스팅을 위해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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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4.5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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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5월호]반갑다, 샘터!^^

 

우와~

샘터다!

샘터는 내겐 추억이다. 샘터는 내게 기다림이다.

왜냐면 이십대에 샘터를 읽으며 마음의 위로를 받은 적도 있고, 시조가 실린 적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채봉님, 김재순님의 글을 좋아했었는데…….

매 달 샘터가 나오기를 기다린 순간도 있고 착한 가격 덕분에 친구에게 선물하기도 했던 책이니까.

 

그리고 한동안 잊은 듯이 지냈다. 하지만 잊히지 않은 샘터다.

바빴다고 흔한 핑계를 대보지만 마음속에는 추억처럼 아련한 책이기에 전혀 잊힐 수 없는 책…….

독서에 취향이 생기면서 샘터 단행본을 접했고 옛 기억이 살아났다. 꿈속에서 깨어나듯, 겨울잠에서 꿈틀거리며 깨듯 말이다.

지금도 샘터는 잘 있을까.

<샘터 5월호>를 펼치면서 역시나 잘 지내고 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고 할까.

 

너무나 반가운 크기와 표지 그림, 뒤표지 글들…….

5월호에는 파란 옥빛 표지에 온갖 물고기가 미소를 머금고 잠수함을 따르는 그림이 있다.

문어, 갈치, 고래, 오징어, 이름 모를 물고기까지........

소풍이라도 가는 걸까, 아니면 술래잡기하는 걸까.

 

5월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이 있는 가정의 달이다.

봄빛 가득한 달이다.

특집 코너 역시 주제가 '봄나들이'다.

사시사철 기차여행 코너의 보성 녹차 밭과 벌교 즐기는 방법에 대한 설명들…….

보성 녹차 밭은 가봤지만 벌교는 아직 가보지 못했는데…….

아~

기차타고 그곳으로 가고 싶다. 나들이하기 좋은 화창한 봄날 아닌가.

 

기생충학자 서민의 '맛과 기생충 사이'

역시 재미있는 소재에 글맛이 매력 있다.

<서민의 기생충 열전>을 흥미롭게 읽었기에 알면서도 빨려드는 글이다. 35m길이의 광절열두조충, 이름도 잊히지 않는 기생충이다. 길이가 어마어마한 것이 어찌 자그마한 어린 아이의 몸속에서 살았을까. 염치도 없게.

생선회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글을 읽어야 한다.

바닷고기를 먹으면 고래회충의 위험이, 민물고기를 먹으면 간디스토마의 위험이, 민물과 바다가 만나는 지역의 물고기를 먹으면 장디스토마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데…….

2014년 샘터상이 발표되어 축하의 자리도 있다.

즉문즉설로 유명한 법륜 스님의 참살이 마음공부는 역시 힐링이 된다.

할머니의 부엌 수업 코너에는 '보들보들 박대 조림', '깻잎 부각 만들기'가 나와 있다. 박대가 뭘까. 처음 듣는 생선인데…….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볼품없지만 맛은 있다는데…….

지혜를 나누는 장터 코너는 법률 상담, 의학 상식, 생활의 지혜들이 담겨 있다.

평범한 서민들, 유명인들의 소소한 이야기꽃이 깨알처럼 만발처럼 만발해 있다고 할까.

샘터 게시판의 '독자가 샘터를 만듭니다' 에서는 행복일기, 말풍선 퀴즈, 가족사진, 행복 우체통샘터 앙케이트, 청춘 스케치, 샘터 시조, 다음 달의 특집호 주제가 있다. 많이 참여하시길…….

 

샘터 오른쪽 페이지 위쪽에는 음성인식 바코드가 있다. 별도의 음성인식 기기를 이용하여 바코드를 읽으면 본문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데……. 시각 장애인을 위한 소소한 배려가 따뜻하게 느껴진다.

샘터는 내게 보고 또 보고 했던 책, 광고마저도 반복해서 봤던 책, 추억 속에서 걸어와 현실과 마주한 책이다.

독자가 샘터를 만든다는데…….

나도 참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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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올빼미
사데크 헤다야트 지음, 공경희 옮김 / 연금술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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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올빼미]천년 넘게 운문만 존재하던 페르시아 문학계, 최초의 산문 소설!

 

저자인 사데그 헤다야트(1903~1951)는 이란의 귀족 가문, 페르시아 시인의 후예, 시인인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태생부터가 문학적인 그는 국가 장학생이 되어 유럽 유학을 떠났다. 엔지니어링과 건축학을 공부했지만 그를 끌어들인 건 문학이었다. 세계문학과 유럽 문학에 전념하게 되면서 프란츠 카프카, 에드거 앨런 포,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등에서 깊은 감명을 받게 된다. 테헤란으로 돌아왔지만 정치적인 상황에 실망해 인도로 갔고 그곳에서 <눈먼 올빼미>를 출간하게 된다.

삶에는 서서히 고독한 혼을 갉아먹는 궤양 같은 오래된 상처가 있다.

이 상처의 고통이 어떤 것인가 타인에게 이해시키는 일은 불가능하다. (책에서)

 

주인공은 페르시아의 변두리 마을의 어둡고 칙칙한 어느 골방에 사는 골방필통 뚜껑에 그림을 그리는 화가다. 그는 죽음을 앞두고 광기와 제정신 사이의 중간 지대에 갇힌 고독자이다.

 

어느 날, 방 안의 환기구를 통해 우연히 바깥에 있는 한 여인을 보면서 관능과 절망과 영감을 얻게 된 화가.

사이프러스 나무 아래에 인도 탁발승처럼 생긴 구부정한 노인에게 긴 검은 옷을 입은 처녀가 나팔꽃 한 송이를 건네는 장면은 꿈속일까. 그들 사이에 놓인 작은 실개천은 신화적이기까지 느껴진다. 꿈처럼, 전설적인 여인과 노인의 환영이 반복되면서 욕망과 공포에 시달리게 된다. 드디어 여인은 화가를 찾아오게 되고 화가의 방에서 죽음을 맞게 된다. 그리고 노인의 도움을 받아 그녀를 고대 도시의 유적지에 매장하게 된다.

 

 노인 역시 주인공의 도 다른 자아일까. 화가의 먼 미래일까.

삶과 죽음, 부활의 혼수상태에서 드러내는 마음의 그림자를 마주하는 작가의 필체가 아름답게 흐른다.

 

조금 전 내가 경험한 기분 좋으면서도 공포스러운 떨림의 파문이 아직도 느껴졌다. 그 순간부터 내 삶의 흐름이 바뀌었다. 천상에서 내려온 천사, 이 세상사람 같지 않은 그녀를 한 번 일별한 것만으로도 그녀의 존재가 내 안에 각인되었다.(책에서)

 

 

벽에 비친 자신의 그림자는 두 눈이 휑한 올빼미 형상이었다. 그런 자신의 자아인 그림자와 삶의 고독, 욕망과 절망, 불안과 꿈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자신의 생각이든, 현실과 전혀 다른 상상이든 올빼미 형상의 그림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유일한 친구이자 또 다른 자아이다. 그는 또 다른 자신의 자아에게 자신의 생각을 그림 그리듯 자세하게 털어놓고 있는데…….

 

어느 날, 밤의 얼굴을 한 눈먼 올빼미가 검은 날개를 펴고 내 집 지붕 위에 내려와 있었다. 한낮이었다. 태양이 머리 위에 떠 있었지만, 그 검은 날개가 나의 의식을 뒤덮어 나는 아무 빛도 볼 수 없었다. 눈을 뜨고 태양을 바라본다. 나 지신이 눈먼 올빼미가 되어 있었다. 내 안에 이렇게 많은 어둠이 있었나 놀랄 정도로 그 심연이 깊다. (책에서)

 

타인과의 두꺼운 벽, 두려운 심연을 발견한 화가는 침묵이 최선임을 알고 자신의 자아와 조우하기 시작하는데…….

어둠조차 볼 수 없을 때 보게 되는 삶의 이면에는 각자의 진실이 숨어 있을까.

누구나 천 개의 얼굴을 가지고 얼굴을 끊임없이 바꾼다지만 우린 그런 가면조차 인식하지 못하는데…….

작가가 내면과 현실을 통찰하는 모습이 분명, 우울하고 극단적이며 어둡고 칙칙하다.

하지만 사회를 꿰뚫는 시선, 내면의 불안과 욕망과 마주하는 섬세한 필치는 역시 수작이다.

 

<눈먼 올빼미>는 인간의 어두운 내면 풍경을 상징적이고 반복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림 안의 그림 안의 그림처럼. 어둡고 슬프고 광기가 어려 있지만, 아름다운 소설이다. -류시화

 

조국의 정치적, 종교적인 상황이 작가를 염세주의로 바꾸어 놓았다고 한다.

자신의 작품에 대한 모욕적인 비판이 예술적 비판을 대체하는 것에 좌절감을 느꼈다는데…….

더 절망하고 더 깊은 우울에 빠지게 된 그는 삶에 지쳐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이 작품은 카프카의 <변신>에 필적하는 현대 이란의 대표 소설이라고 한다. '페르시아어로 써진 가장 중요한 문학 작품 중 하나' 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천년 넘게 운문만 존재하던 페르시아 문학계에 등장한 최초의 산문 소설이다.

20여 개 국에서 출간되었으나 '읽으면 자살하게 된다.'는 우려 때문에 독서 금지된 작품이라는데……. 이란에서는 아직까지 금서이다.

한국에서도 최초의 번역본이다.

 

읽으면 자살하게 된다는 문구 때문에 소설에 대한 경계심을 갖고 읽게 되는 소설이다.

긴장하며 장막을 치고 읽어야 하나, 감정이입해서 읽어야 하나를 고민하며 읽게 된 소설이다. 이런 고민, 정말 처음이다.

고백하건데, 분명히 마음의 벽을 치고 읽었다. 혹시나 깊은 우울과 깊은 절망에 빠져 들까 봐 말이다. 불안과 공포의 감정 속에서 정신분열증을 일으키게 되려나 싶어서 말이다.

분명 감정 묘사나, 심리 묘사가 예리하고 섬세한 것은 맞지만 작가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는 수준이 아니라서 빨려서 읽은 것은 아니다.

아편이나 마약, 술의 힘을 빌려야 할 정도로 특효약이 필요한 아픔을 난 아직 몰라서 일까.

지금은 작가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에.

세월이 흐른 뒤에 다시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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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샤이 - 가슴 뛰는 삶을 위한 단어 수업
케빈 홀 지음, 민주하 옮김 / 연금술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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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샤이]꿈, 치유, 평화, 행복을 주는 말의 어원은~

 

 

표지가 독특한 책이다. 소매부리가 접힌 것처럼 윗부분이 접혀 있는데, 펼치면 또 다른 표지가 된다. 게다가 안쪽에는 깨알 같은 낱말들이 숨겨져 있다. 마치 숨바꼭질을 하듯, 보물찾기를 하듯 찾아내라는 식이다.

 

 

 

 

 

그래서 찾아낸 보석들은…….

 

 

'나마스테'는 '당신 안의 신에게 절합니다. 신이 당신에게 준 재능에 경의를 표합니다.'라는 뜻이다. 온 우주가 머무는 당신 내면의 장소에 절한다는 의미이다. 당신의 가장 잘하는 일에 존경을 표한다는 뜻이다. 그것은 나 자신을 향한 인사이기도 하다.

 

 

'겸손'의 어원은 흙을 의미하는 라틴어 후무스이다. 색깔이 짙고 영양분과 유기질이 많은 흙이다. 충분한 흙, 후무스가 삶에 있다면 우리는 무성하게 자라고 발전할 수 있다. 겸손은 배울 수 있고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능력이다. (표지에서)

 

 

겐샤이.

책제목이 무척 낯설다.

부제는 '가슴 뛰는 삶을 위한 단어 수업' 이다.

표지에는 코끼리 사진이 있고 상아가 유난히 희다.

하나의 단어가 삶을 바꿀 수 있을까.

단어 수업만으로 뭔가가 변할 수 있을까.

 

 

겐샤이는 '어느 누구든 스스로를 작고 하찮은 존재로 느끼도록 대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열정은 '가슴 뛰는 일을 하기 위해 기꺼이 고통 받는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칭찬하다에는 '값', '가치' 라는 말을 뜻하는 고대 프랑스어 '프리제preiser'에서 파생된 말이다. 다른 사람을 칭찬할 때 그 사람의 삶과 꿈에 가치를 더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니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는 게 맞나 보다.

우등상인 '숨마 쿰 라우데'는 '최고의 칭찬을 담아'라는 뜻이다. 그러한 칭찬의 옷을 입은 미국 대학교의 최우등생들은 가치 있는 존재가 된 기분으로 학교를 떠나 사회에 정착하게 된다.

칭찬이 노력과 목표에 큰 값을 매긴다는 의미에 공감한다. 칭찬은 누구나 춤추게 하는데…….

 

 

 

 

 

이 책은 단어의 원래 의미를 찾아 떠나는 생각여행이다.

단어의 비밀을 찾아가는 일화들이어서 읽는 재미도 있다.

단어에서 치유와 평화를 얻게 되는 여행이다. 무심코 써왔던 말들, 새롭게 알게 된 말에서 그 원래의 의미를 곱씹게 된다.

 

인간이 만든 말 중에 의미 없이 만들어진 말들이 없음을 생각하게 되는 책이다.

단어에서 행복과 성공의 기운을 가져옴을, 영감과 상상력을 얻게 됨을 알게 해주는 책이다.

 

단어 하나가 가슴을 뛰게, 꿈이 이뤄지게 도울 수도 있음을 절감하게 된다.

말이 씨가 되거나 해가 되는 면도 있음을, 말이 축복이 되거나 힘과 성공을 가져다줌을 잘 알고 있다. 단어 사용에 더욱 진중해야 함을 일깨우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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