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알사냥꾼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염정용.장수미 옮김 / 단숨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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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눈알사냥꾼]2011 독일 독자들이 뽑은 최고의 스릴러!

 

 

2011년 독일 독자가 직접 뽑은 최고의 스릴러 1위!

사이코패스의 이야기.

이 두 문장으로도 긴장하게 된다. 사이코패스와의 싸움에서는 늘 긴장과 경계가 최선이니까.

 

전작인 <눈알수집가>를 읽지 않은 터라 살짝 걱정이 되었다. 쉽게 몰입이 될 수 있을까하고.

작가의 말에서 시원하게 해답을 준다. 연이은 작품은 맞지만 그렇다고 예비지식은 필요하지 않다고. 그 자체로 독립적인 이야기니까 읽는 즐거움을 포기하지 말라고. 그러면서 사랑을 담아 읽기를 기원하고 있다. 뭐 그렇게까지.

 

 

 

 

 

눈알수집가. 그는 누구인가.

그의 정체는…….

베를린 유력 일간지의 수습기자, 23세의 프랑크 라만이다. 그가 4명의 여자와 3명의 아이들에 대한 잔인한 살인을 하게 된 배경에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때문이라는데.

 

라만은 어린 시절 어머니가 집을 나가고 아버지마저 아이들을 돌보지 않는 가정환경에서 자랐다. 그의 남동생은 암에 걸려 왼쪽 눈을 잃었고 라만은 그런 동생이 늘 부담스러웠다. 아버지가 자신들을 찾아낼 것이라고 믿고 숲속의 냉동고에 숨었던 형제는 45시간 7분이 지나서야 뒤늦게 발견된다. 하지만 이미 동생의 목숨은 끊어진 후였다.

라만은 그 이후로 아이들의 왼쪽 눈을 도려내는 눈알수집가기 된 것이다.

아이들을 죽이기까지 45시간 7분이라는 제한시간을 둔 것도 그 때문이었다.

 

 

 

라만의 네 번째 게임은 경찰청 출입기자인 알렉산더 초르바흐의 활약으로 들통이 난다. 하지만 공격의 화살은 이내 초르바흐의 아들 율리안에게 돌아간다.

초르바흐에게 주어진 시간 역시 45시간 7분이었다. 초르바흐는 아들 율리안의 흔적과 냄새를 찾아 헤매게 된다. 몇 초를 남기고 아들의 목소리를 듣게 되지만 그 대신 눈알수집가의 명령에 따라야 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왼쪽 눈에 총구를 들이대는 것이었는데…….

 

초르바흐는 신문사에서 라만을 뽑아 주었고 훈련시켰고 늘 그의 편을 들어주었는데…….결국 자신의 가족을 살해한 살인자를 키운 셈이었다.

 

 

알리나.

한때 초르바흐와 사랑을 나누기도 했던 그녀는 맹인 물리치료사다. 알리나는 특정한 조건 하에서 누군가를 만지면 그 사람의 과거를 들여다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마사지를 하면서 극심한 고통에 이르면 미래나 과거의 환경을 보는 특이한 경험을 하는데……

알리나의 영적능력은 눈알수집가의 마지막 게임을 저지한 초르바흐에게 알려지게 되면서 사건에 휩쓸리게 된다.

 

그녀는 새롭게 등장한 눈알사냥꾼인 주커 박사의 혐의를 찾아낼 수 있을까. 증거도 증인도 없이 정황만 가득한 미스터리한 사건의 실마리를 풀게 될까.

 

 

세계적인 안과 의사인 주커 박사. 낮에는 환자들의 백내장을 치료하고 밤에는 여자들의 눈꺼풀을 자르고 강간한다. 이후 여자들은 한결같이 자살로 마감했기에 증거도 증인도 모두 사라진 상태다. 강간범, 살인범인 그를 잡고자 경찰은 알리나를 설득하는데.......

 

결국 알리나는 구치소 병원의 격리된 방에서 주커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역시, 주커는 선수였다. 알리나의 이력과 능력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주커. 헐~

더구나 화공 약품 사고로 당한 알리나의 눈까지 회복시킬 수 있다는 획기적인 제안을 하는데……. 제공된 각막과 집도의의 손에 따라 사력을 찾을 수 있다는 주커. 더구나 그는 세계적인 각막이식 권위자다. 과연 알리나는 눈을 뜰 수 있게 될까.

 

 

유일한 증인인 타마라 슐리어가 사라지고 사건은 다시 미궁에 빠진다.

자신의 영적 능력에 회의가 들기 시작한 알리나에게 특이한 손님이 찾아오는데…….

 

요한나 슈트롬.

남편인 크리스티안은 유능한 변호사이다. 하지만 그는 가정폭력, 성폭력, 포르노에 집착하는 인간이기에 그녀는 점점 정신이 부서진 주정뱅이가 되어 간다.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 병원치료를 받는 사이에, 딸 니콜라를 데리고 남편은 이사를 가버렸다. 그리고 두 달 뒤 흔적도 없이 딸은 실종된다. 그리고 자신에게는 낯선 남자가 찾아와서 딸의 사진을 내미는데…….

엄마만의 직감일까.

휴대폰을 두고는 절대로 외출하지 않는다는 딸. 딸은 가출하지 않았을 거라는데…….

경찰도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아서 찾아올 수밖에 없었던 곳은 알리나.

그 사진을 내민 사람은 주커라는데.

율리안과 니콜라는 구할 수 있을까.

주커가 니콜라의 안구를 알리나에게 강제 이식할 수 있을까. 알리나의 용감한 활약이 눈부시는데......

마지막은 역시 반전이......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심리게임이다. 범죄의 단서를 잡고자 몰입하게 된다. 하지만 끔찍한 장면이 자꾸만 상상되기에 잠깐 숨 고르며 읽어야 할 소설이다.

 

사이코패스의 이야기는 언제나 끔직하고 잔혹하다. 추리소설은 좋아하지만 잔혹한 스릴러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묘미, 한순간도 긴장을 놓칠 수 없는 스릴은 다음 장면을 궁금하게 하기에 술술 읽히는 편이다. 하지만 하드코어적인 피비린내, 사이코패스의 과대망상은 읽는 내내 불편해서 몇 번이나 숨고르기를 하며 읽어야 했다.

잔인한 내용이지만 작가인 제바스티안 피체크에게 도장을 찍어주고 싶은 심정이다.

참 잘 썼어요.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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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비 사회를 넘어서  

서평단 모집 (2014.04.22~30)


─ "무엇을 사든 고장이 보장됩니다!"

 


올이 풀리지 않는 나일론 스타킹, 2500시간 사용 가능한 전구는 왜 사라졌을까?

새 컴퓨터 모델은 왜 호환이 잘되지 않을까? 아이팟 배터리 수명은 왜 18개월일까?

더 많이 생산하고 더 많이 소비해야 유지되는 자본주의 경제 체제 

 

▶ 눈부신 기술 혁신과 발전에도 불구하고 왜 물건들은 점점 더 빨리 고장 나는가?
‘계획적 진부화’ 개념을 통해 보는 자본주의 소비 사회의 진실

 경영학에 ‘계획적 진부화(planned obsolescence)’란 용어가 있다. 기업이 내구 소비재의 대체 수요를 증대할 목적으로 제품을 계획적으로 진부화시키는 행동을 말한다. 진부화는 크게 세 가지 형태로 구분할 수 있다. 기술적 진부화란 기술적 진보로 인해 기존 설비가 구식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옛날 청동기가 뗀석기를 대신하고, 증기 기관차가 마차를 대체한 것 등이 이에 속한다. 둘째, 심리적 진부화란 광고나 유행에 의해 제품을 구식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이 경우 기존 제품과 새 제품의 차이는 겉모습, 즉 외양과 디자인의 차이, 심지어는 포장의 차이에 불과하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주요 주제인 계획적 진부화는 인위적으로 수명을 단축하거나 결함을 삽입하는 방식이다. 애초 설계 시점부터 제품의 수명이 조작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프린터에는 인쇄 매수가 1만 8000장이 넘으면 자동으로 작동을 멈추게 하는 마이크로 칩이 삽입되어 있다. 1940년 듀폰사에서 출시된 스타킹은 올이 풀리지 않고 자동차 한 대를 끌 수 있을 만큼 튼튼했지만, 자외선 차단 첨가물의 양을 조절한 이후부터 여성들은 규칙적으로 새 스타킹을 구입하게 되었다. 1881년 에디슨이 만든 최초의 전구 수명은 1500시간이었고, 1920년대 생산된 전구의 평균 수명은 무려 2500시간이었지만, 현재 우리가 구입하는 것은 제너럴 일렉트릭 등 기업 간 담합으로 1000시간 이하로 정해졌다. 수리가 불가능한 아이팟의 배터리가 제조 단계에서부터 이미 수명이 18개월로 제한된다는 것은 잘 알려진 바다.

▶ 가치의 쇠퇴를 대량 생산하는 ‘발전된’ 사회 일회용 제품 이데올로기’는 우리를 어떻게 지배하는가?

 일회용 콘돔과 생리대, 그릇, 포장 등 각종 생활 용품뿐만 아니라 수리할 수 없는 휴대용 라디오, 3년 주기로 바꾸는 자동차, 유행에 따라 리모델링하는 건물, 유통 기한이 도입된 식료품, 정년퇴직 등 이제 제품 수명 단축의 논리가 산업 생산 전체를 지배한다. 경영학자 시어도어 레빗은 다윈의 이론에서 영감을 받아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product life cycle)’이라는 표현을 생각해 냈다. 이렇게 계획적 진부화는 일종의 자연적 현상으로 자리를 잡았다. “바겐세일, 정기 세일, 가격 파괴, 가격 인하, 할인, 특가, 프로모션 행사 등과 동의어가 된 소비주의는 염가 처분, 가치 하락과 상실의 정신을 확산시켰을 뿐만 아니라 미덕, 원칙, 이상의 상실”을 부추긴다. 
 모든 것은 판매 가능한 것이 되는 동시에 가치 하락을 겪는다. 이른바 ‘발전된’ 사회는 쇠퇴를 대량 생산한다. 다시 말해 가치의 상실, 상품을 넘어 인간까지 포함하는 일반화된 퇴락을 양산한다. 일회용 제품이 갈수록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상품은 쓰레기로 버려지고, 인간은 소외되거나 ‘사용’ 후 해고된다


▶ 벼랑 끝에 선 생태계, 성장이라는 바이러스의 완전한 퇴치를 향하여

 평균 18개월 사용되고 버려지는 휴대 전화는 비소, 안티몬, 베릴륨, 카드뮴, 납, 니켈, 아연 등 다량의 독소를 포함한 쓰레기 더미를 만들어 낸다. 그럼에도 2002년 미국에서는 작동 가능한 휴대 전화 1억 3000만 대가 폐기 처분됐다. 전자 제품 폐기물의 처리 능력이 한계에 이르렀지만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이를테면 낭떠러지 앞에 서 있는 셈이다.
 한편 제한된 자연 자원의 고갈과 관련하여 새로운 차원의 인간 존엄성 훼손의 문제도 발생한다. 아프리카 콩고는 휴대 전화 생산에 필요한 콜탄 때문에 전쟁 중이다. 중국 서부에서 진행 중인 희토류 개발은 투르크계 주민에 대한 탄압을 정당화하며, 나이지리아 니제르 삼각주의 석유 개발은 오고니 부족의 학살을 불러왔다. 그러나 끊임없이 ‘신상’으로 교체하는 스마트폰을 손에 쥔 우리는 이런 현상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눈을 감는다. 휴대폰을 오래 사용하자는 구호는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 물건은 반드시 고장 나고 우리는 새 물건을 사야 한다.
 오늘날 우리는 검소한 생활을 제안하는 차원을 넘어 성장이라는 바이러스의 완전한 퇴치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 이 책에서 라투슈는 검약과 자기 통제, 내구재의 공동 사용, 에너지 자립을 갖춘 전환 마을 운동, 비재생자원 관리를 위한 세계 공동 기구 설립 등을 제안한다. 그가 제시하는 탈성장 방법론의 핵심은 우리의 상상력을 탈식민화하는 데 있다. 즉 생산하고 소비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생각하는 방식까지 급진적으로 변화시켜, 우리의 정신을 지배하고 있는 경제 제국주의를 극복해야 하는 것이다.


▶ 『낭비사회를 넘어서』 (민음사) 차례

 

머리말

서론: 성장 중독


1 말과 사물_계획적 진부화의 정의와 성격

1 계획적 진부화란 무엇인가?

2 제품이 죽어야 소비 사회가 산다


2 계획적 진부화의 기원과 영역

1 계획적 진부화의 등장

1 인류학적 상수

2 전통이라는 장애물

3 위조의 시대

4 사고방식의 전환


2 계획적 진부화의 영역

1 ‘일회용 제품’의 등장

2 디트로이트 모델

3 진보적 진부화

4 유통 기한의 도래

5 음식의 진부화


3 계획적 진부화는 도덕적인가?

1 계획적 진부화의 사회적 역할

2 진부화와 윤리

3 인간의 진부화


4 계획적 진부화의 한계

1 소비자와 시민의 반응

2 진부화와 생태 위기

결론: 탈성장 혁명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 『낭비사회를 넘어서』 지은이 세르주 라투슈 Serge Latouche

1940년 프랑스의 항구 도시 반에서 태어났다. 경제학자이자 철학자로 파리 11대학 경제학 명예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표적인 탈성장 이론가로, 발전 지상주의와 경제를 통한 세계 지배라는 관념을 통렬히 비판한다. 저서로『메가머신(La Megamachine)』(1995), 『탈성장에 걸다(Le Pari de la decroissance)』(2006), 『평화로운 탈성장 소론(Petit traite de la decroissance sereine)』(2007), 『소비 사회를 넘어서(Sortir de la societe de consommation)』(2010), 『검소한 풍요 사회를 향하여(Vers une societe d’abondance frugale)』(2011) 등 다수가 있다.


▶ 『낭비사회를 넘어서』 옮긴이 정기헌

파리 8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을 졸업했다. 『프란츠의 레퀴엠』, 『퀴르 강의 푸가』, 『프랑스는 몰락하는가』, 『해피스톤은 왜 토암바 섬에 갔을까』, 『리듬분석』 등 다수의 책을 옮겼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번역에도 참여하고 있다.

 

▶ 『낭비 사회를 넘어서』서평단 모집 상세내용 

하나, 리뷰 페이지를 자신의 알라딘 블로그에 스크랩 한 뒤 읽고 싶은 이유와
간단하고 성실하게 댓글로 작성하여 스크랩 링크와 함께 남겨주면 응모가 완료됩니다.

둘, 응모 기간은 2014년 04월 22일(수)~2014년 04월 30일(일) (8일간) 입니다.

셋, 총 추첨 인원은 10명입니다. 

, 발표일은 2014년 05월 01일 (목) 오후에 공개됩니다. 

다섯, 서평기간은 2014.05.07(수)~05.18(일) 11일간입니다. 
        
마지막, 당첨자 분들은 서평을 작성 한 후『낭비 사회를 넘어서』서평 발표 페이지에

개인블로그/알라딘 블로그에 남기신 서평 링크를 댓글로 달아주시면 됩니다.




- 서평단 지원자가 모집 인원에 미달할 시, 출판사의 의도에 따라 일부 인원만 선정할 수 있습니다.  

- 해당 기간 안에 작성하지 않을 시에 다음 서평 모집 시 불이익이 있을 수 있습니다.


민음사를 아끼고 사랑하는 독자 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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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영 이별 영이별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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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영이별 영이별]정순왕후의 단종애사~

 

조선의 역사에서 가장 피비린내가 진동하던 시절, 권력에 눈먼 사악한 왕족들이 바글거리던 시대가 조선의 6대왕인 단종부터 세조, 예종, 성종, 연산군, 중종에 이르기까지가 아닐까. 물론 성종은 빼고 말이다. 삼촌이 조카의 자리를 탐하고, 무오사화, 갑자사화가 일어나는 시기이기도 한데…….

이 책은 그 살벌한 얼음판 위에서 마음 졸여야 했던 비운의 왕비인 정순왕후 혼의 넋두리다.

소설의 형식은 독특하다. 49제를 의미하듯 49에서 시작해서 0으로 끝을 맺는다.

불교의 장례의례인 49제를 뜻하는 의미다. 49제는 극락왕생을 염불하는 , 영혼이  좋은 곳으로  가기를 기원하는 천도제의 일종이다.

 

소설의 흐름도 죽어서 혼백이 된 정순왕후가 자신의 삶과 사랑, 구중궁월의 피비린내 나는 기막힌 역사들을 기억하며 읊조리는 독백형식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생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사랑하는 정인, 단종 곁으로 간다는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억울함과 한을 삭이지 못하여 이곳으로도 갈 수 없고 저곳으로도 가지 못하는 정처 없는 원혼으로 지내신다면, 아아, 나는 또다시 당신을 찾아 구름과 바람결을 헤쳐 가는 수밖에요.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반드시 만나겠지요. 우리는 오랜 겁을 거듭하여 부부 연으로 맺어진 사이니까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정인이니까요. 기다리세요. 당신. 내가 곧 갑니다. 더는 외롭고 씁쓸하지 않으실 거예요.(책에서)

 

세조로 인해 폐위가 되고 유배를 떠난 단종. 단종의 비인 정순왕후 송씨. 이런 기막힌 운명이 어디 있을까.

15살에 혼인해서 18살에 지아비를 잃고 82살에 세상과 하직한 단종의 여인.

남편을 잃고, 홀로 65년의 긴 세월을 어떻게 버텨낸 삶은 허허롭기 까지 했을 텐데…….

 

그녀가 마지막 숨을 거둔 곳은 정업원이다.

정업원은 고려의 마지막 왕인 공민왕의 후비 안씨의 거처이자 절이었던 곳이다. 이후 지아비를 잃은 왕실 여인네들의 마지막 안식처가 된 곳이다.

자식 없는 후궁들과 왕실의 과부들을 위해 세워진 절로 서늘한 냉방이라는데…….

 

비구니였고, 뒷방 늙은이였고, 날품팔이꾼이었고, 걸인이기까지 했던 여인인 정순왕후. 한때는 화려한 중전의 자리에서 위엄을 보였을 송씨. 그녀가 본 세상살이는 어땠을까. 인생무상을 느끼지 않았을까.

 

정순왕후는 단종을 유배 보내고 기묘년의 피바람, 무오년의 난리를 거치며 모진 목숨을 연명하게 된다. 그러다 뒤늦게 정종과 경혜공주 사이에 난 아들 미수를 양아들로 받아들이며 어미로서의 모성을 느끼며 감격해 한다. 불임의 고통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는 시간이었을 텐데…….

성종이 왕위에 오르고 나서야 정순왕후의 복권은 이루어지게 되고.

연산군의 학정에 시달리다 정변에 성공한 신하들은 진성대군(중종)을 왕으로 앉히게 된다. 중종의 비인 장경왕후의 외로움과 산후 죽음까지 보면서 생이별의 고통, 지아비의 사랑 못 받는 설움을 자신의 고통과 비교하기도 한다.

 

변변치 못한 몰골에 궤란쩍게도, 나 역시 속으로만 가만히 신씨와 나의 처지를 견주어보기도 하였습니다. 살아 생이별한 신씨가 더 편찮을까, 죽어 영이별한 내가 보다 나을까. (책에서)

이 소설은 정순왕후 송씨의 입으로 전해 듣는 파란만장한 왕실여인의 비망록이다. 슬픈 정인을 위한 비통의 위령제다.

살얼음판 위를, 칼 날 위를 살아왔던 한 여인의 길고 긴 파란의 여정을 노래한 망부가다. 역사 속에 숨어 있던 왕실 여인들을 향한 작가가 드리는 49제가 아닐까.

 

처음에는 낯선 형식에 읽기가 힘들었다. 역사소설의 맛은 대화체의 쫄깃함과 속도감 있게 읽히는 긴박감인데……. 대화체가 독백의 형식에 적응하느라 시간이 걸린 소설이다.

낯선 형식의 역사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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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과학실록
이성규 지음 / 여운(주)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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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과학실록]세종은 장영실을 왜 버렸을까, 조선의 과학 이야기~

 

일찍이 15세기에 활짝 꽃피운 조선의 문화.

이 시기 조선의 문화는 전 방위적으로 일어났는데…….

과학, 음악, 문학, 건축, 학문까지도 융성할 정도였는데…….

그 중에서 과학자라면 단언컨대 장영실이다.

 

특히 세종대왕이 주도한 천문 의기 창제 프로젝트는 그는 천문학 발전을 이루어내는데…….

세종대왕은 노비인 장영실을 특채했고 그와 많은 과학기구, 천문기구, 시계 등을 만들었다. 신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높은 벼슬까지 하사했던 장영실을 세종은 왜 버리게 된 걸까.

이긍익의 역사책 <연려실기술>에 따르면 세종은 천문대를 세우고 북경 사신행을 통해 최신 정보를 얻거나 관련 서적을 구입하게 했다. 특히 장영실은 세종의 명으로 중국으로 유학 가서 천문기계를 익혔을 정도다. 그리고 세종은 정인지, 정초 등 문인관료들에게 이론적 연구를 진행시켰고, 무관 이천과 장인기술자 장영실에게 기계를 제작하게 했다. 그리고 천문 의기 창제, 천문관측 기구인 간의 제작, 해시계인 앙부일구, 물시계인 자격루를 만들게 했다. 세계 최초의 강우량 측정기인 측우기도 만들게 했다.

그 공으로 장영실은 노비에서 벼슬에 올랐고 급기야 종3품인 대호군의 벼슬까지 얻게 되었다.

 

장영실.

노비출신이라는 그는 어떻게 세종의 곁에서 과학기구를 만들게 된 것일까.

장영실의 아버지가 원래 원나라의 소주·항주 사람이고 어머니가 기생이었던 관계로 그도 어머니를 따라 노비가 되었다. 장영실이 부산 관노로 있었던 이유도 아버지가 동래현에 파견된 고위직 군사 기술자였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는데…….

 

장영실의 가문은 대대로 과학기술 분야의 책임자로서 고위직을 지낸 가문이었다. 시조 장서의 고향인 중국 항주가 아라비아와 중국을 연결하는 해상 실크로드 지역으로서, 군사 및 무기 등 과학기술 분야의 교류가 활발했던 곳의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우수한 과학유전자가 그의 몸속에 흐르지 않았을까. 뛰어난 손재주에 정확하고 예리한 눈썰미, 역시 타고난 것이리라.

 

아버지가 고위층 관리였기에 장영실은 일찍이 학문을 배울 수 있었고 중국어와 아랍어에도 능통했다고 한다. 그러다 각 지방의 능력 있는 자를 천거하는 '도천법'이 시행되면서 장영실도 천거가 되어 한양으로 올라왔다는데…….

 

장영실의 업적은…….

조선 최초의 천문관측대인 간의대를 축조했다. 혼천의, 대간의, 소간의, 규표, 앙부일구, 일성정시의, 천평일구, 정남일구, 현주일구 등의 과학기구를 제작했다.

활자의 백미인 갑인자를 만들었고 세계 최초의 측우기를 만들었다. 자동 물시계인 자격루를 제작했고, 혼천의와 자격루의 기능이 결합된 옥루를 만들어 흠경각에 설치했다.

기술을 배워야 하는 자리에 늘 장영실을 보냈던 세종은 장영실이 감독한 인여(임금이 타는 가마)가 시운행 중 부서지는 사고가 나자 벌을 주고 직책을 회수했다는데…….

 

뛰어난 기술자가 가마가 부서지는 실수를 범하다니, 역사의 미스터리다. 그 후로 장영실은 <세종실록>에 다시는 등장하지 않았다는데…….

세종이 명나라 사신의 눈에 띄지 않게 경복궁 북쪽 구석으로 옮긴 간의대는 1915년 일본 총독부에 의해 헐리고 만다.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간의대다.

 

장영실이 만든 기계나 도구들이 이렇게 많다니, 정말 놀라울 정도다. 신분에 구애받지 않고 장영실을 특채했던 세종을 보면 과학과 농업에 대한 열의를 볼 수 있었다. 백성을 위한 정치를 구현하고 싶었던 세종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 책은 조선의 역사에서 과학적인 부분만 뽑아서 담은 책이다.

과학도구 제작, 생물에 대한 이야기, 조선의 밤하늘을 수놓은 오로라 이야기, 조선 최대의 공사인 태안 운하, 얼룩말을 닮은 말레이맥, 기린을 닮은 동물, 거북선이 세계 최초의 철갑선이 된 사연, 거리를 재는 수레인 '기리고자', 조선 최초의 외인 대장인 박연, 흑인 용병, 박연과 하멜의 눈물의 상봉 등.......

참고로, 박연의 네덜란드 후손이 현재 박연의 고향인 데리프 시에서 600여 명이 살고 있다는데…….

 

과학과 역사와 문화가 역사적 일화와 함께 있기에 에세이처럼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딱딱한 과학 서적이 아닌 이야기체로 서술되어 있어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조선의 과학 기술이 뛰어났음을 일깨운 책이다.

조선 과학자들의 열정을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발행하는 인터넷 과학신문 <사이언스타임즈> 객원편집위원인 이성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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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의사 송태호의 진료일기 - 조선일보 Why 병원 이용 설명서
송태호 지음 / 신원문화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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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의사 송태호의 진료일기]동네병원사용설명서!

 

질병을 고치고 아픔을 덜어주는 의사에게 늘 고마움을 느낀다. 하지만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는 일이 쉽지 않다. 왜 그럴까.

진료비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뚝뚝하거나 권위적인 병원 분위기에 때문에 주눅 들기도 하는데…….

불친절하다는 생각에서 꺼려지기만 하는 병원진료. 친절한 병원은 만날 수 없는 걸까.

친절하고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의사. 진정으로 환자를 대하는 의사는 없을까. 진심으로 소통하는 의사는 없을까.

물론 요즘 동네병원의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병원서비스도 좋아지고 친절해 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병원을 이용하는 입장에서는 아직도 불편한데…….

낯선 곳을 지나다가 갑자기 아프기라도 하면 이만저만 낭패가 아니다.

적당한 병원을 찾아가는 일도 어렵고 맘 편하게 진료를 받을 수도 없을 테니까.

이럴 때, 자신의 환자처럼 친절하게 대해준다면 얼마나 고마울까. 평생 잊히지 않는 의사가 될 텐데…….

 

책에 나오는 50대의 남자 환자 이야기는 누구나 겪을 수 있지 않을까.

친지 결혼식에 참석하고 귀향하던 환자는 갑자기 속이 더부룩하고 식은땀이 나기에 고속도로 근처의 병원에 들렀다고 한다. 저자는 시간이 급한 환자에게 주사와 약으로 간단 처치하고 돌려보내고 싶었지만 의사 입장에서 봤을 때, 병색이 완연했다고 한다.

환자를 달래어 심전도검사까지 마치자 검사 결과는 급성심근경색으로 나왔고 당장 119를 불러 큰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한다. 자신의 환자를 제쳐놓고 규정에 따라 대학 병원 응급실까지 인수인계하고 왔더니, 정작 자신의 단골 환자들은 모두 돌아가 버렸다. 게다가 그 환자는 진료비까지 수납되지 않은 상황이라는데……. 만약 그 환자가 이 책을 읽었다면 진료비를 주러 가지 않을까.

 

급성심근경색과 '풍'이라고 말하는 뇌경색이나 뇌출혈 등의 경우 '골든타임'이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골든타임 내에 적절한 조치를 하면 합병증과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골든타임을 놓치면 생사가 왔다 갔다 할 정도라고 한다. 이런 경우는 시간이 중요한 병인만큼 빨리 대학 병원 등으로 옮겨야 한다는데…….

 

심근경색은 부위에 따라 가슴 통증의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전형적으로 왼쪽 가슴이나 가슴의 가운데 부분이 아플 수도 있고, 왼쪽 어깨나 팔까지 아픈 경우도 꽤 많다. 드물지 않게 턱 부분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책에서)

 

알아서 살피고 진단해주는 이런 의사, 주변에 많았으면 좋겠다.

 

책속에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팁들이 많다.

일상에서 갑작스런 고통으로 당황하거나, 더 큰 병을 키우지 않으려면 숙지하고 있어야 할 것들도 있다.

어른들은 평소보다 소화 불량이 심하거나 위가 아플 때는 한 번 쯤 심전도검사를 받아보라는데…….

저혈당인 환자가 공복 상태에서 약만 꾸준히 복용하면 더 위험하다고 한다.

결핵을 방치하면 더 위험하다는 이야기도 있다.

대상포진으로 실명할 수 있음도 처음 알았다.

손을 닦을 때도 흐르는 물로 닦아야 하고 비누거품을 낸 후 솔로 손톱사이를 문질러 이물질까지 제거해야 하는 줄도 처음 알았다.

환자들이 약을 조제 받을 떼에 꼭 처방전대로 조제되었는지 확인하라는 말도 처음 접한다. 약의 성분과 용량이 같더라도 만든 회사에 따라 약효가 다른 경우도 많다니…….

동네 의사 송태호의 진료일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의 선입견이나 의사에 대한 고정관념들을 조금이나마 깨었다고 할까. 환자들은 모르는 의사의 입장, 동네병원사용법을 알게 되어 병원과의 거리감을 줄이게 된 책이다.

저자가 만성질환자를 주로 치료하는 의사이기에 어른들을 위한 건강 상식들도 많이 들어 있어서 유익한 책이다. 그저 소소한 진료실 풍경이려니 했는데, 의외의 의학 상식들에 밑줄 그으며 읽게 된다. 우리 동네 의사들도 이랬으면 좋겠다. 어딘가에는 있으리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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