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성심학교 야구부, 1승을 향하여 - 제4회 살림문학상 논픽션부문 당선작
윤미현.이소정 지음 / 살림Friends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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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성심학교 야구부 1승을 향하여]국내유일 청각장애인 고교야구단, 멋진 1승을 위하여!! 

 

나는 야구를 하면서 꿈꾸기를 배웠다.

그리고 이제 다시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다.(316쪽)

 

어떤 야구선수는 공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했다. 비록 과장된 표현이라고 해도 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야구에서 중요할 것이다. 감독의 수사인도 봐야 하지만, 등을 돌리고 있어도 감독의 지시사항은 늘 귀담아 들어야 하니까.

정상인은 20DB 이하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생활소음은 40dB, 일상적인 대화는 60dB 정도 된다. (14쪽)

청각장애는 청력 손실의 정도에 따라 경도난청(20~45dB), 중도난청(45~60dB), 중고도난청(60~75 dB), 고도난청(75~90dB), 심도난청(90dB 이상)으로 나뉜다. 심도난청은 청각장애 중 가장 심한 경우로, 공사장 해머 소리나 록 밴드의 소리도 듣지 못한다.(15쪽)

 

충주성심학교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다. 약 80%가 결손가정이나 생활보호대상 가정 출신이고 30% 정도는 청각장애인 부모님 가정이다. 소리가 들리지 않는 청각장애인이지만 이 학교에는 야구부가 있다고 한다. 야구를 위해 태어난 선수들이 아니라 꿈을 꾸기 위해 야구를 시작한 그저 평범한 아이들이다. 하지만 전직 프로야구 선수였던 선글라스 감독님과 수학을 가르치는 주름 선생님, 수녀교장 선생님, 꼬불 머리 샘의 열정으로 야구에 대한 꿈을 키웠다는데……. 감독님과 선수들의 열정은 수화사전에도 없는 야구용어를 함께 만들 정도였다. 내야, 외야, 안타, 직구, 변화구 등......

 

주인공인 준석이는 청력이 95dB인 심도난청이다. 중학교에서는 일반학교를 다녔고 학교일진과 어울렸다. 오토바이를 타고 검정마스크를 끼고 아이들에게 뻥을 뜯고……. 그러다가 청주성심학교로 온 아이였다.

길원이의 꿈은 한국 최초의 청각장애인 프로야구선수가 되는 것이다. 정식 고교 야구시합에서 1승하는 게 목표란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야동보다 걸려서 억지춘향으로 야구부에 들었다. 그랬기에 실력은 모두 구멍 수준이었다. 준석이도 담배를 피우다 벌칙으로 야구부에 들게 되지만 곧 주전 선수가 된다. 그리고 9개월 만에 주장까지 하게 된다.

여태 투명인간 같은 삶이었지만 점차 자신을 표현하고 드러내는 일에 재미를 느끼게 된 준석은 선생님 말씀처럼 리더로 살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걸까.

 

2011년 4월 3일. 충주성심학교 야구부는 전국 최강인 천안북일고와 경기를 하게 된다. 그리고 첫 진루, 첫 회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루게 된다. 53개 고교팀에서 언제나 꼴찌였고 콜드 패 단골이었으니까.

2011년 4월 17일. 박찬호 선수의 모교인 공주고와의 시합에서도 지면서 다시 고개 숙인 야구부가 된다.

그러다 미국 갤러뎃 대학교 부속 고등학교인 MSSD의 초청을 받아 미국으로 가서 새로운 희망을 보게 된다. 최초의 청각장애인 총장 아이 킹 조단을 만나면서 장애인도 멋진 총장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되고…….우리가 매일 보는 야구의 수신호가 청각장애인 야구선수 더미 호이에게서 시작되었음을 알게 된다.

다시 한국에 돌아와 2011 7 17. 전주고와의 시합에서는 굉장한 발전을 하게 된다. 9회 말 9 대 7 상황에서 만루가 된 상황까지 가게 된 것이다. 결과는 아쉽게 패했지만 이전의 모습과는 많이 달라진 실력이었다.

 

아직도 충주성심학교 야구부는 1승에 목말라하고 있다. 꿈과 열정이 있으니 곧 이뤄 질 거라 믿고 싶다. 하지만 충주성심학교 야구부원 중에서는 아시아태평양 농아인야구대회에 국가대표로 참가하기도 했다. 농아인 야구대회를 개최하면 각 도의 대표로 나오는 선수들 대부분이 충주성심학교 야구부 출신이라는데...... 그 바탕에는 충주성심학교 야구부의 10년 노력이 쌓인 결과물일 것이다.

 

야구부 해체 임무를 받고 교장으로 부임하면서 오히려 야구부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장명희 교장 수녀님의 모습이 감동이다.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직접 고기 요리를 하고 간식을 챙기는 모습이 정말 헌신적이다. 게다가 후원자들을 모집하러 뛰어다닌다니…….

 

책에 나오는 얼굴수화가 재미있다. 청각장애인들은 매번 이름을 부를 수 없기에 얼굴의 특징을 잡아 수화로 표현한다고 한다. 안경, 귀염둥이, 볼똥똥이, 주름 선생님…….

수화상식도 흥미 있다. 지문자, 싫어, 창피하다, 좋다, 돼지, 고기, 괜찮아, 집중하다, 멋있다, 야구…….

 

이 이야기는 <MBC다큐스페셜 - 충주성심학교 야구부>에 나왔던 내용을 새롭게 정리한 논픽션 성장소설이다. 제 4 회 살림문학상 논픽션부문당선작이라고 한다.

처음 알게 된 이야기지만 감동과 사랑이 담겨 있다. 듣지 못해도 마음으로 통하는 아이들, 열정으로 꿈을 키워가는 아이들에게 실력과 행운이 담긴 1승, 2승이 있었으면 좋겠다. 충주성심학교 야구부를 위해 언제나 힘찬 파이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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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종교로 움직인다 - 글로벌 사회를 이해하는 키워드, 신
하시즈메 다이사부로 지음, 오근영 옮김 / 북뱅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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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종교로 움직인다]비즈니스맨이라면……. 이제 종교를 공부하라!

 

세계 금융위기는 기독교적 교리 속에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이슬람의 원리주의는 사실상 평화주의라고?

세계의 카스트 제도는 평등주의에 기반하고 있다고?

그러니 비즈니스맨이라면 종교를 공부하라니!

 

띠지의 말들이 다소 충격적이지만 매우 흥미롭게 다가온다.

저자는 종교와 종교의 관계, 종교와 비즈니스의 상호관계를 알면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인다고 한다. 하긴 국교를 알면 그 나라를 이해할 수 있겠지. 종교를 알면 그 사회를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으리라. 종교를 알면 그 집안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일신교인 유대교.

저자는 애초에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에서 소유개념이 생겨났다고 한다.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했다.'는 것은 하나님과 인간과의 관계가 주님과 종, 주인과 노예의 관계다. 그래서 소유물에 대한 권리가 생겨났고 사유재산 제도의 확립, 소유물로 인한 권리 행사로 이익을 보면서 근대사회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한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근대적 소유권은 하나님과 피조물 사이의 관계를 인간과 사물의 관계에서 출발한 것이다. 인간이 소유물에 대한 인간의 절대적 지배권이 행사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에서 완성된 것이다.

일신교 사회에서는 근대적 소유권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던 반면 다신교 사회나 근대화가 추진되지 않은 사회에서 소유권 개념은 정착되기 어려웠습니다. (16쪽)

 

소유권의 절대적 지배행사라니…….

소비와 지출, 계약과 권리 행사 등이 모두 근대적 소유권에서 비롯된 것이다.

저자는 기독교와 유대교, 이슬람교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일신교에서는 하나님 대신 다른 신을 숭배하면 신에 대한 모독이고 불경이다. 기독교가 사랑이면서도 심판이고 사랑이면서도 두려움인 이유다. 이슬람교와 유대교도 유일신을 믿는 종교이지만 예언자를 숭배하진 않는다. 이슬람의 무함마드도 최후의 예언자이자 최대의 예언자였기에 이후로는 예언자가 없다고 한다. 유대교의 율법은 세속법과 충돌하는 경우가 많기에 자치적인 유대 법으로 해결하겠다는 교섭을 한다.

이런 차이점이 이슬람 사회와 유대 사회, 기독 사회의 사고와 관습의 차이를 낳았나 보다.

 

종교개혁 이후 기독교는 더욱 분파된다. 로마 가톨릭 교황의 면죄부 판매사건 등으로 종교개혁이 일어났다. 그 이후 프로테스탄트가 갈라져 나오고 성직자 대신에 교회의 책임자로서 목사를 두게 된 것이다.

종교 개혁과 루터, 프로테스탄트와 청교도, 청교도와 미국의 역사 등도 흥미롭게 펼쳐진다.

청교도가 세운 미국은 아직도 대통령 취임식에서 성서에 손을 얹고 선서한다. 이는 곧 하나님의 듯에 따르겠다는 뜻이다. 책에서는 기독교를 지키기 위한 파수꾼으로 시작한 정치, 이웃 사랑의 실천으로서 시작한 경제와 자본주의, 기독교 신앙을 설명하기 위해 시작된 과학 연구들에 대한 설명도 있다.

 

이슬람의 알라는 유대교의 야훼와 같은 의미인 유일신이자 창조의 신이다. 형태도 없고 시작도 끝도 없는 존재이기에 우상을 만들 수가 없다. 이슬람의 우상숭배 금지가 철저한 이유다. 움마는 이슬람 공동체인데 세상에 하나밖에 없다. 전 세계 무슬림이 동등한 자격으로 단 하나의 움마의 구성원으로 연대될 수 있다. 움마와 함께 메카 순례도 무슬림의 일체성과 결속력을 높여준다.

코란과 성경의 차이, 예수와 무함마드의 차이도 흥미 있게 설명 되어 있다. 원래 이슬람의 원리주의자란 <코란>을 철저하게 믿고 그대로 행동하는 자들이다. 과격하거나 전쟁을 선포하는 것은 이슬람의 본질과는 다르다고 한다.

 

인도의 카스트.

카스트 제도는 기원전 1500년경 아리아인이 인도를 침입한 결과로 생겨난 것이었다. 카스트제도에는 노예제와 달리 평등의 요소가 있다. 윤회를 통해 바뀌는 카스트기에 평등하다는 것이다. 또한 결혼으로 가정을 꾸릴 자유도 있다. 하지만 태어나면서 정해진 카스트에 따라 직업도 정해진다. 윤회는 선악의 인과에 따라 다음 생의 존재가 정해진다는 것이다. 동물로 태어날 수도 있고 다른 카스트의 인간으로 태어날 수도 있고…….

힌두교와 인도 문명, 중국 문명과 유교, 동아시아의 불교, 일본과 신도 등에 대한 설명도 있다.

 

책을 읽으면서 마치 종교학 개론을 듣는 기분이다. 세계의 역사를 종교의 관점에서 본 책이다. 종교적인 교양을 쌓을 수 있는 책, 인간 정신과 관습을 지배해온 종교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이다. 다 읽고 나면 세계가 종교로 움직인다는 말에 조금은 이해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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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기업 메이저리그 - 그들은 어떻게 최고의 비즈니스가 되었는가
송재우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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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기업 메이저리그] 메이저리그의 대단한 지속성장, 그 비결은…….

 

메이저리그가 얼마나 대단한 기업인지 상상도 못했다. TV에서 보여주는 박찬호와 추신수, 류현진의 경기만 얼핏 보았을 뿐, 메이저리그를 제대로 본 적도 없고 별관심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혹 연봉 이야기가 뉴스에 나올 때면 저렇게 많은 연봉을 그 많은 선수들에게 주면서도 메이저리그가 유지 되나 싶었다. 경기 입장료이외의 다른 사업들이 무엇인지 궁금해 한 적도 있다.

140년 역사의 메이저리그가 기업으로서의 가치가 대단함을 처음 알았다. 최근 20년 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일류 기업이라고 것도 처음 알았다.

 2013년, 메이저라는 산업은 우리나라 돈으로 약 8조 40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그 이전 해인 2012년에는 약 7조 9000억 원이었다. (6~7쪽)

 

스포츠이자 산업이기도 한 메이저리그는 MLB사무국을 두고 있다. 이곳에서는 리그 운영은 물론 홍보와 방송 중계권 협상, 경기 규정 및 규약 개정 등 리그의 전체적인 운영도 담당하고 있다.

MLB사무국의 마케팅 전략은 다양하면서도 꾸준하다. 기존의 팬심도 사로잡아야 하고 새로운 팬심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MLB사무국은 매년 자체적으로 시즌 내내 여러 매체에 슬로건 광고를 내보낸다. 2013년 LA다저스는 "Whole new Blue(완전히 새로워진 다저스)"를 내세워 바뀐 구단주, 바뀐 선수들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유효한 슬로건 한마디로 팬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것이다.

MLB사무국은 의류브랜드를 만들어 MLB가 새겨진 모자나 티, 야구 점퍼를 판매하지만 한정 판매의 이벤트로 팬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기도 한다. SNS를 통한 마케팅도 적극적이어서 메이저리그 전 경기 중계를 각종 디지털 기기를 통해 유료로 볼 수 이도록 했다.

한 번 팬은 영원한 팬이 될 수 있기에, 어린 팬, 여성 팬, 저소득층 팬을 위한 행사도 마련하고 있다. '보이스 앤 걸스 클럽'을 통한 저소득층 지역의 불우 아동들을 지원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꾸준한 기부활동, 사회봉사 활동 등으로 야구를 알리고 있다.

 

경기 규정과 규약의 지속적인 개정과 보완도 메이저리그 인기 유지에 기여하고 있다. 2012년부터는 포스트시즌에 한 팀을 더 와일드카드로 선정하는 와일드 게임(단판제)을 신설했고 상당히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중들이 구장을 찾도록 하는 것이다. 관중이 줄어들면 다양한 할인행사를 하면 관중들을 끌어들인다. 동시에 입장하는 관중들에게 버블헤드 인형, 한정판 핀, 모자 등 소장 가치가 있는 선물을 선착순 증정하기도 한다. 색다른 먹을거리와 오락, 편의 시설 개발에도 신경을 쓴다.

각 팀에서도 우승을 위해 집중적 투자를 하고 있다. 스타선수 영입, FA선수 영입, 대형 트레이드 등으로 전략적으로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

진화하는 스폰서십 제도, 주차료 등도 주요 수입원이 되고 있다.

 

책에서는 이외에도 영화 <머니볼>이야기, 성공하는 팀의 9가지 비결, 위대한 팀을 만드는 매니저먼트 전략, 용병술, 명장의 리더십, 위대한 선수들의 특별한 노력, 메이저리거들의 특별한 훈련법 등이 소개되어 있다.

 

메이저리그가 야구 선수들이 선호하는 꿈의 무대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스포츠 기업인 것은 처음 알았다. 메이저리그가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조직임을, 혁신적이고 창의적임을, 전통과 참신이 공존하는 사랑받는 기업임을 처음 알았다. 메이저리그의 수입은 조만간 10조 규모의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는데……. 생존을 위한 다양한 비즈니스 전략을 세우고 이기는 전략을 구사했던 메이저리그, 앞으로도 무한 성장할까.

메이저리그, 구단, 구장, 선수들, 명장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책이다.

저자는 메이저리그 전문가, 메이저리그 해설위원인 송재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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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니그마
김성령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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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니그마]절대로 약점을 잡히지 마라, 그리고 암호를 해독하라!

 

표지그림이 예사롭지 않다. 뿔 달린 사슴이 겁도 없이 우아하게 정면을 직시하고 있다. 왼쪽에는 기숙사 같은 3층짜리 고풍스런 건물이 있고 뒤쪽으로는 숲으로 이어진 듯 활엽수가 무성하다.

 

에니그마(enigma)는 수수께끼라는 뜻이다. 이것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암호 기계였다고 한다. 연합군이 독일에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 중에는 에니그마의 해독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블레츨리 파크의 영국 천재 과학자들이 일궈낸 쾌거였다.

이 소설은 제2차 세계대전 직전인 1939년, 유럽 각국 부유층 학생들이 모인 영국 사립 기숙학교 세인트 커스버트 남자 고등학교가 배경이다. 어른도 아이도 아닌 10대 남자 아이들이 권력욕, 그에 다른 일탈과 왕따를 보고 있으니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보고 있는 느낌이다. 아니 그 이상이다.

주인공인 클로드는 조용해서 비밀스럽기까지 한 소년이다.  낮은 자존심에 풀 죽어 있는 예민하고 선량한 소년 정도랄까, 어쨌든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는 아이다. 클로드는 제임스의 잔인하고 무자비한 괴롭힘을 받는 일에 이젠 내성이 생겼을 정도다. 구타를 당하거나 모욕을 당해서 기분이 상하지만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할 정도다. 하루에도 여러 번 제임스 일당의 폭력을 겪다보니 익숙해진 걸까. 클로드는 자신의 흥미를 억누르고 감정을 조절하고 그렇게 속마음을 숨기는 일에 편하기까지 하다. 그에게 유일한 친구는 같은 방을 쓰는 독일인 요한이다. 요한 역시 다른 친구들에게 왕따를 받는 중 이었다. 전쟁을 일으킨 독일인이니까.

 

하지만 3명의 전학생이 오면서 분위기가 바뀌게 된다. 영국 총사령관을 아버지로 둔 리처드, 영국 해군 장교의 아들인 프레드릭, 폴란드 정보부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둔 데클런이 오면서 반전이 시작된다. 전학생 중에서 리처드는 아버지의 권세를 등에 업고 금세 학교의 독재자로 등극하게 된다. 리처드는 자신의 신분만큼이나 말과 행동에서 절대적인 위엄을 풍겼고, 위풍당당하고 논리 정연한 말투까지 지녔다. 모두들 그와 친하고 싶어 하지만 악동 제임스는 굴욕을 당하면서까지 리처드 곁에 있고 싶어 한다. 하지만 리처드는 클로드를 옆자리에 앉게 되는데…….

클로드가 리처드의 관심을 받은 이후 친구 요한에겐 더욱 가혹한 왕따가 가해진다. 전쟁을 일으킨 독일인의 피를 지닌 대가로 결국 요한은 학교를 떠나게 되고…….

 

절친 마저 사라진 학교에서 다시 클로드를 향한 제임스의 폭력은 시작되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 리처드는 구원의 손길을 보내온다. 제임스 아버지의 비리를 담은 봉투를 건네주면서 제임스를 궁지로 빠뜨리라는 것이다.

그 이후 클로드에게는 천국 같은 학교생활이 이어진다. 하지만 프레드릭이 밝힌 독재자 리처드의 속셈을 알고 경악하게 되는데……. 리처드는 친구들을 궁지에 몰았다가 구해주면서 절대 복종을 받아내거나, 집안 비리를 캐내어 자신의 권력 유지에 이용한다는 것이다.

 

전쟁과 함께 학교 역시 혼란하고 비참하고 무분별하고 비이성이 휘말아 치는 모습이 세상의 축소판 같다. 전쟁의 공포는 어린 학생들도 피할 수 없는 것일까. 각기 국적이 달라서일까. 소년들 사이에서도 어른들의 탐욕만큼이나 전쟁의 광기, 권력에의 탐욕이 서서히 지배해 가는 것을 보면 소름이 돋는다.

 

이유 없는 괴롭힘, 장난감처럼 갖고 놀리는 존재. 왕따의 이야기, 학교 내 권력의 속성을 그려낸 이야기에서 어른들을 흉내 내는 아이들의 모습이 잔인함 그 이상이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이상이다. 반전에 반전, 용기 있는 저항 정신을 만나게 되는 소설이다. 파워게임에 재미를 붙인 독재자들의 잔인함이 어떤 희생을 낳게 하는지, 그런 권력에 어떻게 대항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소설이다.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의 캐릭터에 불안정한 사회를 투영시키거나 전쟁의 광기를 덧입히기도 하고, 전쟁과 갈등 상황을 왕따와 자살, 학교폭력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주제의식과 문제의식을 보면 십대 소녀 작가가 맞나 싶을 정도로 짜임새 있고 예리하며 깊이가 있다.

 

작가는 십대 작가 김성령이다. 십대 작가라니! 15살에 첫 장편소설 <바이슬시티>를 썼고 17살에 두 번째 장편소설 <에니그마>를 썼다. 더구나 놀라운 것은 그녀의 작품에서는 역사의식, 문제의식, 심리묘사가 치밀하다는 점이다.

왕따를 당하지 않으려면 약점을 잡히지 마라, 아니면 독재자의 속셈을 읽어라. 암호를 해독하고 용기를 내어 역공하라. 뭐 그런 생각이 들게 하는 소설이다. 잘 쓴 소설, 읽는 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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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류
이립 지음 / 새움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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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류]대통령의 기억을 가진 남자로  복제된 평범한 가장 이야기!

 

죽은 사람의 배아줄기세포를 가지고 복제 인간을 만들 수 있다면, 혈액을 투여해 다른 사람의 기억을 주입할 수 있다면, 더구나 무한 복제가 가능하기에 복제된 인간을 이용한 뒤에 소각해도 전혀 소문이 나지 않는다면, 그런 세상이 온다면……. 정말 무섭고 끔찍하다. 그렇게 된다면 인간의 존엄성, 인간의 가치는 사라질 것이고,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건처럼 인간을 복제해 버릴 테니까.

제목부터 끔찍한 기운이 도는 소설이다. 피를 흐르게 하다니, 단순한 수혈이 아니기에 읽으면서 충격에 충격을 받게 되는 이야기다.

소설의 시작은 서울대 생명공학부 김현철 교수의 공개 라이브 실험으로 시작한다.

드디어 마지막 127번째 생쥐까지, 모두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이 같은 길을 선택했다. 기존의 생쥐가 가지고 있던 미로 통과에 대한 정보가 혈액을 통해 다른 생쥐들에게 전달된 것이다.(7쪽)

 

김 교수의 공개실험에서는 혈액을 통한 정보의 전달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비록 동물 실험이자만 지식과 경험이 혈액을 통해 전달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그리고 몇 년 후, 새로 개발된 최신형 열차인 기차 TF호 첫 시승에서 열차 테러로 대통령이 사망하게 된다. 열차 테러 결과 단 한명의 생존자도 없고 테러 배후엔 일본 극우세력의 테러임이 밝혀지게 된다.

 

하지만 국가위기관리위원회에서는 분주하게 움직인다. 국가 위기관리 12조 8항의 인간복제에 관한 내용에는 국가위기상황에서 인면 손실에 대비한 인간 백업 프로그램이 있었고, 국가안보 핵심인물인 사망 시 복제가 허용된다는 내용 때문이었다. 전 세계최초로 준공된 합법적인 인간 복제 시설, 복제물은 이용이 끝나면 제거되는 것이었다.

위기관리 프로젝트 수석 매니저인 민중현 박사는 매뉴얼대로 열차 폭발 시 물품 보관용 수납공간에서 발견된 김종훈의 시체를 복제하게 된다. 배아줄기세포로 복제를 시작하면 배아에서 신생아 어린이, 사춘기, 청년, 성인이 되기까지의 33년의 시간이 3시간 만에 재탄생한다. 복제와 동시에 노화의 단계를 거치는 것이다. 하지만 복제 인간은 담배연기에 급성 호흡곤란을 일으키고 사망하거나 초고주파 음파에 노출되면 뇌간이 녹을 수도 있는 불완전한 복제라고 한다.

 

김종훈씨, 당신은 죽은 김종훈씨의 복제물입니다. (116쪽)

이 인간 복제는 비밀리에 진행되었고 열차 테러의 원인을 밝히고 나면 김종훈은 소각하면 그만이었다. 이미 김종훈은 사망처리 되었기에. 하지만 대통령의 제1대변인 서인국이 김종훈을 살려주면서 문제가 복잡해져 간다. 죽었던 사람이 도시에, 가정에, 직장에 나타난 것이다. 더구나 김종훈의 기억에는 죽은 대통령의 기억이 심어진 것으로 밝혀지는데...... 누가 왜 이런 짓을 벌인 걸까. 한 개인일까, 집단일까. 비밀은 비밀스럽게 번져가면서 대통령의 비자금 조성에 대한 사실이 알려지게 된다. 그리고 탐욕스런 인간들의 배신과 음모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데......

 

증폭복제단계에서 회사원 김중현과 대통령의 혈액이 섞였다는데……. 김중현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성격도 바뀌게 된다. 민첩하고 대범해지고 말이 유창해지고 유머감각까지 대통령의 기억을 가진 남자로 복제된 것이다. 대통령의 혈액을 주입한 것이 민중현으로 밝혀지면서 사태는 점점 수렁으로 빠져든다. 민중현의 의도에는 치밀한 계산과 속셈이 숨어 있는데......

 

인간 복제의 일반화, 실존 자체가 기억 단백질로 존재하는 사회라니. 영혼 없는 복제 인간, 계속되는 복제로 똑같은 사람이 여럿 존재할 수도 있다니.

스스로를 복제하는 의사, 기억단백질의 시간차 확산 문제, 동의 없는 인간 복제, 복제 후 증인 제거, 기업과의 협착, 의사들의 권력남용, 대통령 비자금을 둘러싼 탐욕 등이 숨가쁘게 전개된다.

인간 복제가 합법화되어 김종훈처럼 죽었던 사람들이 다시 살아나 돌아다닌다면 어떨까.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면 복제 인간에 대한 수요가 늘지 않을까. 자신의 냉동된 죽은 시체를 보며 또 다른 복제인간을 무한 복제하는 현실이 된다면…….

 

기억 상실 효소, 기억 성형, 몸 성형이 만능줄기세포와 혈액의 주입으로 이뤄질 수 있다니, 줄기세포 이용에 대한 윤리적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소설이 아닐까. 소설이지만 현실의 일, 아니면 근미래 사회의 일 같아서 섬뜩한 소설이다.

유전공학의 윤리성, 해악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이다. 비현실적인 내용, 공상과학영화에나 있을 법한 내용이 아니라 어디에선가 실제로 일어나진 않을까, 두려워지는데......

 

인간 복제는 현재 기술적으로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분명한 윤리적 문제를 안고 있으며 기억의 재생은 지금의 과학기술로는 불가능하다. 소설에서 묘사한 인간 복제 및 기억과 관련된 부분은 많은 부분이 허구다. (작가의 말에서)

현재 연구에서는 단백질이 기억 형성에 중요한 메커니즘으로 생각된다는 연구도 발표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많은 국가에서 복제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을 텐데......

현직 마취과 전문의가 쓴 소설, 그래서 더 실감이 나고 빨려들게 되는 걸까. 무섭지만 흥미로운 소설인 것만은 틀림없다.

 

** 한우리북카페 서평단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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