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 더 특별한 세계여행지 - 세계 속 한국 찾기, 스토리텔러와 함께하는 해외여행
이종원 글.사진 / 상상출판 / 201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인에게 더 특별한 세계여행지/이종원/상상출판]한국사와 만나는 세계여행, 가슴 뭉클해.

 

한국을 떠나 세계 속에서 한국의 흔적을 찾는 여행, 옛 선조들의 자취를 따라가는 세계여행은 어떤 여행보다 의미 있는 여행일 것이다. 길을 걸으며 옛 선조들을 만나고 유민의 역사와 후손들의 문화를 조우하다 보면 선조들의 애환과 삶에 대한 열정을 느끼지 않을까. 남다르게 보고 듣고 느끼는 시간여행일 텐데.

처음에 나오는 한민족의 성지인 백두산.

통일이 되기 전까지 북한을 거쳐 백두산에 오를 수 있을까.

중국을 통해 올라가는 백두산 천지길이 왠지 서러워 보인다. 백두산에 오르는 세 갈래 길 중에서 거친 화산재로 이루어진 북파, 들꽃이 화창한 초원으로 이루어진 서파보다 압록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남파 길로 오르고 싶다. 강 건너 북한의 모습도 보고 싶으니까.

길고 긴 장백폭포, 보랏빛 백두산 바위구절초, 노오란 백두산 두메양귀비, 포플러의 왕인 우람한 신당수, 큰 오이풀 군락지 등 민족의 영산 백두산의 모습은 언제 봐도 뭉클하게 된다. 통일이 되어 북한을 경유해 백두산에 오르고 싶다. 언제 쯤 될까.

연길과 용정, 광개토왕릉, 장수왕릉, 환도산성, 산성하 무덤 떼, 졸본성(오녀산성), 하얼빈 등을 지나다 보면......

광개토대왕을 만나고 온달장군을 만나고, 시인 윤동주를 만나고 안중근 의사와 조우하고 독립운동가들의 항일정신을 느낄 수 있는 시간여행, 역사탐방이다.

731부대의 만행을 알리는 전시관, 뤼순 감옥도 볼 수 있다.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의 마지막 당부가 눈물짓게 한다.

 

네가 만약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은 것을 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너 한사람의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만약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짓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레 이른 즉, 딴 마음 먹지 말고 죽으라. 옳은 일을 하고 받은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를 위해 죽는 것이 어머니에 대한 효도다. (책에서)

 

조선인 전체의 분노를 모아 실행한 거사이기에 구차하게 삶을 구걸하지 말고 떳떳하게 죽으라는 말에 대단한 어머니임을 느끼게 된다. 단지동맹을 맺고, 이토 히로부미를 총살하고 죽는 날까지 당당한 대한의 남아 기상을 보여줬던 안중근 의사. 그의 변함없는 애국의 열정 뒤에는 어머니의 기대와 의지가 남달랐구나.

사진만으로도 신기한 곳인 터키 카파도키아 우치히사르.

'뾰족한 바위'라는 뜻을 지닌 우치히사르는 자연이 만들어낸 성채다. 바위 표면에 뚫린 구멍은 비둘기 둥지이며 마을 사람들은 비둘기 똥을 모아 포도밭의 비료로 썼다. '비둘기처럼 다정한 사람들이라면' 이 노래의 주인공들이 오순도순 살고 있다니. 무슨 말일까.

중국 돈황 양관고성.

양관고성은 한나라의 관문, 중국의 끝, 서역남로의 시작이다. 현장과 삼장법사가 지나갔던 곳, 혜초 스님이 지나갔던 곳이다. 설산과 사막의 공존은 물과 불의 공존을 보는 듯 신기하다.

러시아 바이칼 호수,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타프롬, 네팔 안나푸르나,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등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둥실 부풀어 오르고 기분은 업 된다.

해외여행과 연계된 국내여행지가 소개되어 있고, 외국에서 만나는 문화재와 국내문화재가 연결된 설명도 있다.

덤으로 해외여행 팁, 인천공항 100배 즐기기, 중국·일본·러시아를 오가는 선박여행 즐기기, 저렴한 해외여행상품, 비수기 여행상품 고르기, 지역별·유형별 전문여행사, 해외여행박람회, 여행일정표, 여행경비 등 여행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꼼꼼하고 자세하게 담았다.

아픈 역사의 한 자락을 깊이 만날 수 있는 역사여행서다. 선조들의 유민사, 선조들의 진취적 기상을 만날 수 있는 역사와 문화이야기다.

깊이 있는 해설, 꼼꼼한 여행 팁을 읽고 있으면 친절한 역사·문화 고수와 함께하는 해외문화탐방 에세이 같다. 깊이와 넓이가 남다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 월간샘터 2014년 9월호 월간 샘터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 / 201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샘터 9월호]구석구석 뒤지며 읽는 재미와  깨알 감동이......

 

우와~ 샘터닷!

깊은 산 속 옹달샘(터)

누가 와서 먹나요~~

맑고 맑은 옹달샘(터)

누가 와서 먹나요~~

샘터를 받아 들면 자동으로 부르는 노래다.

앙증맞은 월간 샘터를 펼치면 그림이나 내용이 한결같이 옹골차기에 감사의 노래가 절로 나온다.

 

우와~ 9월은 열매달이다. 첫 수확을 해서 조상에게 드리는 한가위가 있는 달이다.

책표지의 그림은 언제나 상큼한 미소를 짓게 한다. 책을 양분으로 무럭무럭 자란 나무 한 그루. 나무 아래엔 책을 보는 소녀, 공상에 잠긴 소년, 나무 위에는 풍경 구경에 빠진 꼬마가 있다. 지저귀는 새가 있다. 책을 읽고 꿈을 키우면서 몸과 마음이 반짝반짝 자라라고 주변에 별을 그려 놓았을까.

 

에세이 코너 필자가 바뀐다더니, 양희은이다. 휴가를 집안 동생이 사는 시칠리아로 가서 대가족과 함께 마당에서 구운 바베큐를 너른 부엌에서 먹는 맛은 어떨까. 언제나 잔치 같은 흥겨운 분위기가 아니었을까. 친척들이 집성촌을 이룬 모습이 특이하다. 옛날 대가족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그런 곳이다. 먹는 이야기가 많아서 배에서 합창하는 소리, 침 고이는 소리에 혼나며 읽은 부분이다. 음식에 대한 맛깔난 표현들, 사진들이 더욱 허기지게 한다.

 

<밭의 노래>를 쓰신 이해인 수녀님의 밭 이야기. 건강하시길~^^.

대단한 할머니를 만났다. 81세의 나이에 필사라니. 그것도 <태백산맥>, <금강경>등을 그대로 베낀 것이다. 대하소설이든 한자로 된 책이든 가리지 않고 일정한 시간을 정해 베낀다고 하신다. 럴 수 럴 수 이럴 수가. <태백산맥>을 필사할 때는 오자를 찾아 출판사에 알리기도 했고, 필사한 것을 태백산맥문학관에 냈을 때 감사패도 받았다고 한다. 지금은 <아리랑>을 사 두었다는데……. 함박 미소가 예쁘신 멋진 할머니다. 정말 존경스럽다.

연잎밥, 연근 조림 이야기엔 다시 군침이 돈다. 연근 조림은 나도 좋아하는데……. 요리와 바느질에 관심이 많으신 옥현순 할머니의 이야기엔 손녀 사랑이 흘러넘친다. 조부모와 손주는 찰떡궁합이라던데. 섬마을 모교 선생님과 결혼한 제자의 러브스토리는 재미있는 전설이다.

이순신 장군가 외치던 필사즉생 필생즉사에 대한 풀이는 영화 <명량>을 떠올리게 한다. 살신성인의 자세를 가진 지도자가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위기에서 구할 수 있음을 생각한다. 풍전등화 같은 나라를 구해낸 명장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가슴 뿌듯하게 한다.

이외에도 행복일기, 개그맨 김경진의 먼지, 십자말풀이, 내 인생의 한 사람, 축구 수집가 이야기, 기생충이야기, 샘터 시조, 야생화 자수, 음수 곱하기 음수는 왜 양수일까 등이 촘촘히 보석처럼 들어 있다.

화려하고 멋진 책보다는 소박하고 작은 책을 좋아한다. 착한 가격에 가방에 넣어 다니기에도 부담이 없어서 좋다. 샘터가 그런 책이다. 양이 작아서 읽기에 부담이 적은 부분도 있지만 구석구석 뒤지며 읽는 재미가 의외로 많다. 반전이랄까. 깨알 웃음과 깨알 재미는 기본이요, 깨알 감동은 덤이다. 언제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엇이 당신을 최고로 만드는가
스티브 올셔 지음, 이미숙.조병학 옮김 / 인사이트앤뷰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무엇이 당신을 최고로 만드는가/스티브 올셔/인사이트앤뷰]자신만의 'WHAT'은 무엇??

 

미국의 저명한 창조 전문가이 스티브 올셔는 인생의 주인공이 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올셔는 자신의 고유한 'WHAT'을 찾으라고 한다. 그가 말하는 'WHAT'은 타고난 재능과 그 재능을 세상과 공유하기 위해 이용할 수단, 그 재능으로부터 얻을 가장 큰 혜택을 얻을 구체적인 대상에 대한 봉사를 하나로 결합한 것이다. 즉, 자신의 고유한 재능 중에서 대가 없어도 기쁘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자신만의 청사진을 그려내는 것이다.

저자는 나만의 'WHAT'을 찾는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자신의 참모습 찾기, 타고난 재능을 활용하고 연마하가, 자신의 무의식적 장벽과 장애를 제거할 수 있게, 세상과 공유할 행동 계획 수립 등의 단계를 거치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요인이 있다면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가 없을 것이다.

 

저자는 토머스 고든의 <의식적 능력학습단계 모형>을 활용하고 있다

1단계의 무의식적 무능력은 자신의 장점이나 문제가 무엇인지, 어떻게 이를 확인하는지 모르는 것이다.

자신이 이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면 자신의 장점, 무능력, 문제를 깨달아야 한다. 자기 파괴적인 패턴을 벗어나, 성장 가능성 단계로 나가야 한다. 열린 마음으로 솔직하게 머릿속에 떠오르는 장점과 단점,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적어 보는 것이다. 부정적인 분위기나 두려움을 물리치고 자신이 무엇을 왜하고 있는지 탐구해야 한다.

 

2단계의 의식적 무능력은 장점이나 문제를 확인할 능력은 있으나, 그것을 개선하거나 바로잡을 열망이나 지식이 없다.

3단계의 의식적 능력은 원하는 결과를 성취하기 위한 능력을 갖추었고, 아직은 필요한 조처를 하는 프로세스에 의도적인 노력을 하는 단계다.

4단계의 무의식적 능력은 프로세스에 대해 생각할 필요 없이 원하는 결과를 성취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2, 3단계의 의식에는 끈기와 인내가 의도적으로 필요하지만 1,4 단계의 무의식은 의도나 끈기가 없어도 일어나는 단계다. 그러니 누구나 무의식적 능력의 단계에 달하기만 고수가 된다는 것이다.

1단계에서는 자신이 분별력을 잃었던 순간을 기록해 보며 감정폭발의 원인을 기록해 본다. 자신의 인생에서 중대한 갈림길에 섰던 세 번의 순간을 적어 본다. '세상이 보는 나의 모습', '내가 보이고 싶은 이상적인 모습'을 확인해 본다.

 

저자는 부족하고 자신감이 없던 나약함에서 타고난 장점을 갈고 닦는 무적이 되는 과정, 4가지 학습 단계를 거치고 최고의 정점에 이르는 과정들을 안내하고 있다. 직접 실천해야 하는 부분이라서 책으로 이해하기에 어려운 대목이다.

 

최고수가 되기 위한 7가지 원칙에는 이런 것들이 있다.

자신에게 미치는 힘은 언제나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힘보다 엄청나게 강력하다고 믿는다.

감정적, 육체적 외상은 치유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감정적으로 불편한 상태를 기꺼이 수용하고, 자신이 인식한 한계를 넘어 전진해야 한다.

자신이 어디로 가든 그곳에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

하위 10%는 제거하고, 상위 20%는 고려하고. 중요한 사항 70%는 기재해서 검토해야 한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는 누구나 자신의 재능을 알고 세상과 그 재능을 공유하며 자신의 본래의 모습을 찾아 행복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25년 동안 석가모니, 노자, 성경, 잭 웰치, 데이비드 앨런, 래리 윈젯의 교훈을 합하여 접근했고 효과가 입증된 방식들을 소개하고 있다고 한다.

누구나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 힘을 발휘할 때가 있다. 의식과 신체적인 자원을 모두 동원한다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그런 일이 가능하기 위해 먼저 'WHAT'을 제대로 알고 찾아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전략적인 선택, 전략적인 포기를 해야 할 것이다. 하나인 그 무엇을 찾아 선택하고 집중하고 봉사할 때 최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최고란 WHAT을 발견하고 공유하고 실현하는 것이며, 자신의 재능을 활용해 다른 사람에게 봉사하는 일이다. 책에서는 그런 탐색과정들이 자세하게 나와 있다. 실천하면서 꼼꼼히 읽어야 할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리 감옥 - 생각을 통제하는 거대한 힘
니콜라스 카 지음, 이진원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유리감옥/니콜라스 카/한국경제신문]유리감옥 인간들, 자동화에 대한 통렬한 비판!

 

미래사회를 그린 SF소설을 보면 대개 자동화 세상이다. 인간이 만든 기계에 인간이 기계의 노예처럼 통제받고 있고 인간의 모든 것은 번호로 코드화 되어 기계의 명령에 종속되어 있다. 마치 감옥처럼. 그래서 미래 사회를 그린 소설을 읽을수록 끔찍하고 불편했던 게 사실이다.

불행히도 현실의 세상도 점점 자동화되고 있고 기계들은 점점 스마트해졌다. 인간보다 더 똑똑한 기계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다.

 

공상과학소설처럼 만약 세상의 모든 일이 대부분 자동화된다면 인간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까. 만약 자동화 시스템이 고장이 나서 수동으로 대체해야 한다면 그때의 혼란은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도저히 상상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다.

니콜라스 카는 말한다. 과거의 기계는 인간의 근육을 대체했지만, 오늘날 기계는 인간의 뇌를 대체하고 있다고. 검색 엔진을 통한 인터넷 서핑이 우리의 지식과 문화를 즉흥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컴퓨터의 과도한 사용, 인터넷 의존, 스마트폰의 무분별한 사용이 성찰을 잃어버린 얄팍한 지식을 양산하고 있다고 말이다.

 

그는 이 시대 가장 주목할 만한 디지털 사상가, 기술 비평가다.

책에서는 인터넷, 인공 지능, 웨어러블 디바이스, 빅 데이터 등을 통한 '자동화'의 문제점, 위험성을 꼬집고 있다. 자동화 시대에 우리가 감내해야 할 것들, 희생되는 것들, 빼앗기는 것들,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가치들을 되새기게 하고 있다. 더구나 문학, 예술, 기술, 사회학, 심리학, 신경과학을 망라한 사례를 통해 근거를 제시하면서 말이다.

 

쓰지 않으면 퇴화된다는 용불용설은 우리 스스로 체험하고 있다. 운동하지 않으면 몸의 기능이 떨어지고 결국 몸이 망가진다. 머리 또한 사용하지 않으면 기억력 쇠퇴, 사고력 저하 등이 일어난다. 애초에 인간이 직립하면서 두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던 점이 다른 동물들과의 차이를 만들었고 환경에 대한 지배능력을 키웠다. 이젠 그런 손의 능력은 기계에 맡기고 있고, 인간의 특징인 뇌의 사고과정 마저 기계에 맡기고 있다. 더구나 생산성과 경제성, 효율성이라는 면에서 기계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지금은 최첨단 과학의 시대다. 회사든, 가정이든 스마트한 최첨단 기기들이 넘쳐난다. 자동차도 점점 더 똑똑해지고 있고, 휴대폰도 점점 더 똑똑해지고 있다. 내비게이션, 로봇청소기, 검색엔진, 기술이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안다.

 

하지만 뭔가 찜찜하기도 하다. 기술이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은 알지만 이대로 가도 해는 없는지, 치명적이지는 않은지 걱정스럽기도 하다.

 

자동화는 수단과 목적을 분리한다. 자동화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더 쉽게 얻을 수 있게 해주지만, 우리가 자신을 알아가는 일을 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스스로 스크린의 피조물로 전락해버릴 때 우리는 슈쉬왑 부족처럼 존재론적인 질문을 하게 된다. "우리의 본질이 여전히 우리가 알고 있는 것에 놓여 있는가, 아니면 우리는 지금 우리가 원하는 것에 의해 정의되는 데 만족해하는가?" (본문에서)

 

잘 만들어진, 꽤 유용하고 쓸모 있는 도구의 등장으로 인간은 편리함과 즐거움, 시간적 여유, 경제를 여유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모든 도구들이 인간의 통제 속에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점점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서 인간을 통제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저자는 말한다. 편안함과 효율성을 강조하며 기술은 성장했지만 인간을 기술과 도구의 노예로 만들어 버렸다고. 의도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사실은 노동이 알고 있는 제일 달콤한 꿈이다.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 (본문에서)

 

인간이 만든 도구로 인해 인간이 점점 쓸모없어지는 세상이 되지는 않는 지 반성할 일이다. 인간의 근육을 대체하고 인간의 사고를 대체하는 기계로 인해 인간의 삶은 더 가치 있다고 말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수단이 목적이 되고, 기계가 인간 우위에 군림하는 역전현상에 경종을 울리는 이야기가 주인과 노예의 반전만큼이나 충격적이다.

실제로 하루라도 기계가 없다면 우린 살 수가 없다.

손이나 머리를 쓰지 않으면 퇴화되기에 기계적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면 인간은 상황통제가 불가능할 수 있다. 기계 앞에서 점점 무능해지는 현실이 닥칠 수 있다니 끔찍해진다.

정신과정이 사라지고 사고과정은 간소화되는 세상에서 인간의 축소된 능력, 퇴화되는 능력을 생각하니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자동화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자동화 세상이 마냐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기계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린 벌써 스마트폰의 노예가 되어 있는데…….느림의 미학이 떠올려 지는 책, 저녁이 있는 일상이 그려지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건너편 섬
이경자 지음 / 자음과모음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건너편 섬/이경자/지음과모음]사랑과 배신, 소외감과 외로움, 원초적 감정을 담은 이야기들....

 

상처가 없는 인생이 어디 있으랴. 하지만 굴곡진 격동의 시대를 관통해 살았다면 그 삶에는 더 많이 긁히고 더 찢겨서 더 깊은 상처가 흉터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렇게 역사는 인간의 삶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처음에 나오는 <콩쥐 마리아>에서는 미국 이민 백년사의 밑거름이 된 양공주의 이야기가 비밀스럽게 펼쳐진다. 미국 노인정에서 인생 끝자락을 보내는 노인들의 다양한 과거사를 그리고 있다. 과거의 삶이 다르니 현재의 부류도 갈리는 현실이 지극히 합당한 걸까. 노인정에는 여러 부류가 있다. 같은 장소에 있지만 소통이 되지 않는 부류들이다. 노인정의 한 부류는 소문을 여기저기 물어다 나른다고 해서 아나운서다. 좋게 말하면 소식통일 수도 있고 나쁘게 말하면 이간질일 수도 있다. 다른 부류는 한국에서 정치 쪽으로 한 가닥 했던 거드름 피우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또 다른 부류는 내세울 것 전혀 없고 오히려 감춰야 할 어두운 과거가 많은 이들이다.

 

노인정에서 만난 일흔 살 마리아와 여든 살 할머니는 보잘 것 없는 서로에게 끌리며 친분을 쌓게 된다.

하지만 거짓말쟁인 할머니는 좀체 자신의 속내를 잘 터놓지 않는다. 내세울 것 없는 자신의 처지를 두러대느라 그때그때 한 거짓말이 서로 앞뒤가 맞지 않으면서 '구라'로 불리고 있을 정도다. 마리아 역시 말이 별로 없다.

 

가난한 집 맏딸로 태어나 자신은 못 배웠지만 오빠들과 동생들을 가르치면 자신의 팔자도 고쳐진다고 철썩 같이 믿었던 마리아. 그래서 그녀는 학교 대신 공장을 다니며 열심히 식구들을 도왔다. 월급을 타면 식구들에게 모두 갖다 바치는 착하디착한 콩쥐였다.

그렇게 나이가 들어 노처녀가 되었고, 당시 늙은 노처녀에게 들어온 결혼은 재취자리였다. 하지만 결혼했더니 후취가 아니라 첩이었다. 몇 개월 만에 시집을 뛰쳐나와 아이를 낳았고, 양반 가문 망신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며 고향에서 쫓겨났다.

그 뒤 미군 앤드류를 따라 하와이로 왔지만 , 앤드류의 탈영, 먹고 살기 위해 한 양공주 생활, 그리고 식구들의 미국자립을 돕는 일로 바빴던 콩쥐 마리아였다.

 

그녀를 통해 백열아홉 명이나 미국으로 이민을 올 수 있었다.

그녀를 통해 미국에 이민 온 가족들과 가족의 사돈들은 빌딩을 사고 자식을 유명대학에 보내고 의사, 변호사, 회계사 며느리를 봤다. 오빠와 동생들, 사돈집까지 마리아를 통해 미국 시민이 된 사람은 백 명이 훨씬 넘었다. 하지만 모두 그녀를 부끄러워했고 필요할 때만 이용할 뿐이었다.

누구에게도 털어 놓을 수 없는 과거사를 용기를 내서 친구 할머니에게 털어 놓으며 후련해 하는 모습에 가슴 뭉클해진다.

한인 미국 이민 백년사의 초석의 초점은 우리가 '양색시'라고 경멸해 부르기를 서슴지 않는 여성들의 '자기희생'을 토양으로 했다니. 가려진 우리 역사의 비밀스런 단면을 훔쳐본 느낌이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우리의 민낯, 이용만 하고 보답은 없는 욕망으로 가득한 가족들의 이기심들이 섬뜩할 정도로 적나라하다. 한 여인의 희생을 디딤돌 삼은 사랑과 배신, 외로움과 소외감을 그린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을 보게 된다. 역사적 흐름, 사회적 현실에 휩쓸려 부유하는 착하고 헌신적이었던 누이들의 슬픈 과거사를 담은 소설이다.

현실은 언제나 소설 같고 소설은 언제나 현실 같아서 더욱 애틋하게 읽은 이야기다.

 

이 책은 8편의 단편소설로 이루어진 소설집이다.

콩쥐 마리아, 미움 뒤에 숨다, 언니를 놓치다, 박제된 슬픔, 세상의 모든 순영 아빠, 고독의 해자, 이별은 나의 것, 건너편 섬 등…….

 

저자는 소설<절반의 실패>로 기억되는 이경자다. 197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소설 <확인>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절반의 실패>, <배반의 성>, 살아남기>, <곱추네 사랑>, <배반의 성>, <혼자 눈뜨는 아침>, <사랑과 상처>, <정은 늙지도 않아>, <천 개의 아침>, <계화>, <순이>, <세번째 집> 등이 있다. 저자는 40여년의 작가 생활 동안 올해의 여성상, 한무숙문학상, 고정희상, 제비꽃서민문학상, 민중문학상, 아름다운작가상, 한국불교문학상, 가톨릭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