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의 사랑 - 순수함을 열망한 문학적 천재의 이면
베르벨 레츠 지음, 김이섭 옮김 / 자음과모음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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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사랑]소년의 감성을 지닌 낭만적 자유주의자 헤세의 러브스토리

 

<데미안>, <유리알 유희>, <싯다르타>, <수레바퀴 아래서>, <크눌프>.

학창 시절에 헤르만 헤세의 작품을 많이 읽었다. 의미도 모른 채 말이다. 물론 그 당시에는 몇 개의 문장을 메모하고 사용하면서 공감한다고 생각했었다. 분명코. 지금 생각해보니 아마도 헤세의 감정을 공감하지는 못하면서 아름다운 언어의 유희에 더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 내면의 감정을 세밀하게 묘사했던 아름다운 언어들은 지금도 여전히 가슴을 설레게 한다.

헤르만 헤세의 사랑 이야기는 처음 접한다.

그가 만나고 사랑했던 여인들에 대한 이야기만 모은 책이다.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편지와 문서들 속에서 밝혀낸 헤세의 사랑은 어떨까. 여인에 대한 본능적인 사랑, 가족에 대한 이타적인 사랑보다는 지적인 고뇌와 유희를 더 즐기지 않았을까.

 

나의 사상이나 예술관 때문에

내 인생에서, 혹은 여성들과의 관계에서 종종 어려움에 봉착한다.

나는 사랑을 부여잡을 수도, 인간을 사랑할 수도,

삶 자체를 사랑할 수도 없다 -헤르만 헤세

 

헤세는 1904년 유명한 학자 집안 출신이었던 사진작가 마리아 베르누이와 1924년 성악가 루트 벵거와 1931년 미술사학자 니논 돌빈과 사랑을 하고 결혼도 했다. 물론 짝사랑하던 여인들도 있었다.

헤세의 결혼 이야기가 전기에서 조차 나오지 않는 이유는 헤세가 자신의 자서전에 그의 결혼 생활에 대한 기술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나중에 출간된 그의 전기에서는 부인들의 이름이 언급되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니논의 이름은 어떤 전기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고 한다.

헤세의 첫 번째 결혼은 1904년 사진작가 마리아 베르누이와의 결혼이었다.

 

마리아는 헤세보다 9살이나 많은 여인이었지만 자그마한 체구의 활달했고 헤세와는 음악적인  공통분모가 있었다. 바젤의 유명한 학자 집안 출신이었던 마리아는 음악적인 재능을 겸비한 사진작가였다. 하지만 결혼을 염두에 둔 시점에서 그가 그녀에게 베푸는 마음은 미지근한 사랑이라고 할까. 결혼에 적극적인 마리아에 비해 결혼에 대해 수동적인 헤세였으니 말이다. 헤세의 그녀를 향한 사랑하는 마음은 어느 정도였을까. 미심쩍기까지 하다.

 

헤세는 언제나 국외자이고 손님일 수밖에 없었다.

자기 집에 있을 때조차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나 부인의 다정함조차 부담스럽게 받아들였다.

그는 괴벽과 변덕, 두통과 정신적인 열병을 앓고 있다.

가족은 그에게 성가신 존재일 뿐이다.

-후고 발의 헤세 전기 (본문 중에서)

 

헤세는 결혼하는 과정에서도 별로 열정이 느껴지지 않지만 결혼 이후에도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이 없어 보인다.

가정생활에서의 소소한 일상마저 부담스러워했던 헤세는 납세고지서나 토지대장, 일상적인 대화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몸져눕기까지 했다니. 그나마 정원 가꾸기마저 없었다면 그에게 가정의 존재 이유는 없지 않았을까.

스스로도 예민한 신경이라고 했던 헤세의 들쭉날쭉한 감정들은 문학가로서는 어울릴지 몰라도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의 모습은 아니다. 우울하고 염세적인 그에게 가정조차도 치유가 될 수는 없었나 보다.

 

십여 년의 결혼 생활을 종지부 찍는 이혼과정을 봐도 그는 후련해 하는 듯하다.

이후 1924년 성악가 루트 벵거와 1931년 미술사학자 니논 돌빈과 사랑과 결혼에서도 여인들이 헤세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컸다.

 

결혼 이후에 그가 정착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가.

결혼을 두려워하는, 환상에 사로잡힌, 자아도취적인, 세상물정에 어두운, 소년의 감성에 머물러 있는, 세상과 동떨어진 은둔자적 생활습관에 익숙한 탓이 아니었을까.

아름다운 결혼을 꿈꾸며 결혼에 대한 기대로 가득한 여자와 아직은 소년의 티를 벗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청소년기에 머무른 남자의 결혼에서 지속적인 행복을 기대할 수 있을까.

결혼에 대한 간절함이 없는 남자, 헤세의 사랑과 결혼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조마조마하고 아슬아슬하다. 길지 않은 결혼생활이 예상되기에 더욱 아슬아슬한 마음이 된다.

예술적 감성과 가족에 대한 의무와 책임감은 동행할 수 없는 걸까.

여성에 대한 무관심, 결혼에 대한 무열정이 낯설게만 느껴진다. 더구나 태어난 자식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나 책임감, 가장으로서의 의무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어린 시절 헤세가 아버지에게서 받은 교육이 경건주의나 복종주의가 아니라 가정에 대한 사랑과 책임이었다면 그의 결혼 생활은 순탄하지 않았을까. 인간은 어린 시절에 받은 교육과 환경들이 인생 전반에 영향을 미칠 테니까.

그래도 여인들의 사랑과 그의 자유로운 낭만 기질이 만나 아름다운 문학으로 나오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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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가 아닌 당신이 빅 아이디어 만드는 법 - 아이디어 때문에 머리 좀 쥐어뜯어 본 당신을 위하여!
카지 아쓰시 지음, 고경옥 옮김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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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가 아닌 당신이 빅 아이디어를 만드는 법]아이디어 발상기술 50가지!

 

매사에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은 성공하기 쉬울 것이다. 아이디어가 많다면 생활이 즐거울 것이다. 그렇게 낸 빅 아이디어는 적자생존의 사회생활에서 버팀목이 될 것이다. 그러니 누구나 빅 아이디어를 내고 싶을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아이디어에 센스는 필요 없다고,

아이디어 발상 기술을 꾸준히 갈고닦으면 된다고,

아이디어에 필요한 것은 센스가 아니라 주변을 잘 관찰하는 테크닉이라고,

이것은 일상생활이든 비즈니스든 통하는 아이디어 발상법이라고.

아이디어 발상에는 기본을 중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고, 어른의 생각에 휩쓸리지 않으며 본능적인 판단으로 아이디어를 내는 '감'이 중요한다고 한다.

 

저자가 말하는 아이디어 발상기술인 '50가지 법칙'에는…….

아이디어의 시작은 사소한 것에서 시작하라. 천리 길도 한 걸음인 셈이다.

아이디어의 최종목적은 희·로·애·락, 두려움의 감정을 충족하는 것이다. 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 두려움을 끌어낼 수 있다면 성공이다.

아이들처럼 주변에서 놀이거리를 찾는다. 아이들은 욕망에 충실하면 아이디어가 넘쳐나고 놀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디어가 떠오르게 된다.

 

아이디어가 샘솟는 3단계 발상법이 있다. 왜? 왜? 왜? 를 세 번 질문하면서 파고드는 습관을 기른다. 나만의 아이디어 꾸러미(메모, 스크랩, 물건 등)를 모아둔다. 잡담을 나누면서 아이디어로 발전시킨다.

정보는 희로애락, 두려움 등 감정별로 정리한다.

주변 3미터 안에서 일어나는 실제상황을 포착하라. 행복이 멀리 있지 않듯 아이디어도 먼 곳에 있지 않다는 말이군.

구체적인 대상의 웃는 얼굴을 상상하라. 상대방의 얼굴이 구체적일 때 아이디어의 실체도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등......

아이디어에 정답은 없는 것, 맞다. 상황에 맞으면 쓸모 있는 아이디어가 되고 그렇지 않으면 버려질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쓸모없는 아이디어라고 포기하지 말고 평소에 사소한 생각들을 쌓아두고 적어두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늘 주변을 정리하고 살피며 아이디어를 모으는 습관이 중요하겠지.

주변 3미터 안을 잘 살펴보라는 말에 공감이다. 주변을 관찰하고 아이디어를 내는 습관이 필요함을 생각한다.

 

습관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는데......

아이디어를 모으는 습관, 평소 놓치던 소재에서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습관, 작은 아이디어들을 조립해보는 습관, 5가지 감정을 이입해보는 습관, 왜? 를 세 번 하는 습관 등 시도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다. 밑줄 쫙~ 긋고 메모를 하면서 읽게 되는 책이다.

 

저자인 카지 아쓰시는 TV아사히 방송국에서 어린이 프로그램인 <도라예몽>, <짱구는 못 말려>, <가면라이더>시리즈, <파워레인저> 시리즈 등을 통해 일본 국민 프로듀서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아이디어 발상의 구체적인 방법인 '반경 3미터 발상법', 기본기를 다져 멀리 도약하는 법, '감'을 살리는 '3단계 발상법', '5단계 조립법' 등을 정리했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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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 경제학 - 경제학은 어떻게 인간과 예술을 움직이는가?
문소영 지음 / 이다미디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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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 경제학/문소영/이다미디어]명화로 배우는 경제사, 아는 만큼 보인다!

 

이런 종류의 책을 좋아한다. 융합적 지식을 담은 책 말이다.

계급과 계층, 버블과 투기. 이자와 대부업, 중상주의와 산업화, 담합과 독점이 명화와 만났다. <그림 속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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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속에서 경제 코드를 찾는 것은 낯설면서도 색다르다. 마치 경제학자가 그림을 그리고, 화가가 경제학 서적을 뒤적이는 것만큼 어색하다고 할까.

하지만 경제학과 미술사를 두루 공부한 기자의 안목이기에 전혀 어색하지 않고 흥미진진한 책이다. 아는 것만큼 보이고 걸어 간 만큼 내 것이 된다는 동서고금의 진리를 되새긴 책이다.

유명한 그림 속에서 경제용어를 접하다니, 참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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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오토의 스크로베니 예배당 프레스코 벽화 중 <성전에서 상인과 환전상을 몰아내는 그리스도> 그림에서는 성전의 독점과 담합을 꼬집는다. 야콥 요르단스의 <성전에서 내몰리는 상인과 환전상을 몰아내는 그리스도>에서는 대부업자들을 조롱하고 있다.

 

르네상스 시대 플랑드르 지방의 화가 퀜틴 마시스(1466~1530)가 그린 <환전상과 그의 아내>는 은밀한 비유들이 가득하다.

책을 넘기는 아내는 돈의 무게를 저울로 재고 있는 남편을 물끄러미 보고 있다. 책상 위에는 수많은 동전, 저울, 진주구슬, 반지, 작은 볼록거울 등이 놓여 있다. 뒤편의 시렁에는 사과, 책, 종이꾸러미, 촛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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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 환전상이 저울과 확대경을 이용해 주화 속에 든 금·은·동 함량 비율로 교환비율을 정했다니, 처음 접하는 이야기다.

화폐에 함량 된 재료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주화들에 환전상들은 얼마나 골치가 아팠을까. 일일이 그 동전의 무게를 재야했으니 말이다.

 

기도서를 보던 아내가 돈이 올려 진 저울에 눈길을 돌리는 모습은 세속의 일에 마음을 빼앗긴다는 메시지이고, 뒤쪽 불 꺼진 양초는 그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라고 한다. 빨간 바탕에 금빛 사과는 최초의 여인 이브가 뱀의 유혹에 넘어 간 원죄를 상징한다고 한다. 창문가의 남자가 비쳐있는 작은 볼록거울은 자신에게 영향을 준 네델라드 화가 얀 판 에이크에 대한 오마주라고 한다. 얀 판 에이크의 <아르놀피니의 결혼>에도 벽에 볼록거울이 걸려 있다.

 

그림 속의 대상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들이 경제와 종교, 문화, 스승에 대한 오마주까지 담겨 있다니, 놀랍고 놀랍다.

예나지금이나 대부업이나 고리대금업자에 대한 시선은 좋지 않나 보다. 역사 속에서는 어느 정도였을까.

 

샤일록: 나는 돈도 자주 새끼를 치게 한답니다.

안토니오: 친구끼리 누가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예가 있단 말 인가요……. 그러니 원수에게 빌려줬노라고 생각하시지. - 윌리엄 셰익스피어 <베니스의 상인> (책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말을 새끼를 낳지만 돈은 새끼를 낳지 못한다, 말이나 집을 빌려 줄 때에는 사용료를 받아도 되지만 돈을 빌려줄 때에는 이자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세익스피어 역시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 받는 것을 나쁘게 보고 있다. 구약성경에서도 같은 동족에게 변리를 놓지 못한다느니, 어렵게 사는 나의 백성에게 돈을 꾸어준다면 그에게 채권자 행세를 하거나 이자를 받지 말라고 되어 있다.

 

특히 325년 니케아 공의회에서 교회나 성직자의 이자 수취를 금지하는 법을 만들었고, 789년 샤를마뉴 대제는 이자 받는 대금법을 금하는 칙서를 내렸다고 한다. 이 법이 바뀌지 않고 지금까지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다면 어떨까. 담보가 없는 가난한 이에게 은행대출이 쉬워졌을까. 방글라데시의 유누스 이야기를 알고부턴 부쩍 그런 생각이 자꾸 든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상업이 발달할수록 이자에 대해 인식이 조금씩 풀리다가 국제무역이 발달할수록 이자를 현실적으로 용인하게 된다. 근대와 현대에 들어오면서 이자는 더 이상 부도덕한 불로소득이 아니며 현대의 만족을 포기한 대가로 인정하고 있다. 심지어 뵘 바베르크는 이자가 우회생산을 돕는다고 했고, 금융사회로 올수록 이자는 채권과 배당의 형태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지금 같은 신용사회에서 이자는 더 이상 부도덕한 것이 아니며 법의 범위 내에서 최대의 이자를 취득하는 것이 현명하게 보일 정도다.

 

돈에 대한 입장을 볼 수 있는 그림에는 얀 요세프 호레만스 1세의 <베니스의 상인>, 히에로나무스 보쉬의 <죽음과 구두쇠>, 마리누스 판 레이머스발의 <환전상과 그의 아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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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 광풍에 대한 이야기도 처음 접한다. 지금도 튤립은 고가인데......

튤립 광풍 풍자화.

원숭이들이 줄무늬 튤립을 끌고 가고 있다. 튤립 개수를 확인하는 원숭이, 돈 계산을 하는 원숭이, 튤립에 오줌을 갈기는 원숭이, 튤립을 들고 끌려가는 원숭이들이 있다.

튤립투기로 빚더미에 오른 원숭이가 끌려가는 장면, 멀리에는 장례 행렬까지 있다니.

'셈페르 아우구스투스'라는 품종의 튤립 알뿌리가 황소 46마리 또는 돼지 183마리와 맞먹는 값이라니……. 헐~ 그 비싼 튤립 알뿌리를 양파인 줄 알고 먹었다는 얼간이도 있다니, 모양은 비슷해도 양파 냄새와는 분명 다를 텐데......

 

튤립나라인 네덜란드에 튤립이 들어온 것은 불과 몇 백 년 전이라고 한다. 색상이 선명하고 꽃이 큰 튤립은 곧 부와 교양을 상징하면서 귀족들 사이에 튤립 정원 가꾸기 열풍을 일으켰다고 한다.

왕관모양의 꽃봉오리, 귀족의 검을 닮은 잎사귀, 크고 선명한 자태는 귀족들의 관심을 끌었고 튤립 가격은 급상승했다고 한다. 더구나 1630년대엔 희귀한 줄무늬 튤립의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올랐고, 더 오를 것이란 기대로 튤립 투기까지 극성이었다고 한다. 튤립 거래소까지 생겼다니......

 

하지만 올랐다면 내려가는 게 인생의 이치다. 비싼 튤립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자 가격 인하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턱 없이 올랐기에 무지막지하게 하락하는 튤립 가격에 네덜란드 전체가 한숨을 쉴 정도였다고 하니, 돈에 눈 먼 탐욕의 결말을 보는 듯하다.

어느 시대에나 투기나 광기, 거품과 사치는 한 나라를 광풍에 휩쓸리게 하나보다.

 

튤립 경제는 헨드리크 포트의 <플로라와 바보들의 수레>, 필리프 드 상파뉴의 <바니타스> 등에서 만날 수 있다.

 

윌리엄 터너의 작품 <전함 테메레르>에는 과거의 영광과 현재의 쇠락을 나타내고 있다. 산업혁명과 운송 속도의 혁명, 더불어 분업 속도의 혁명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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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의 <이삭줍기>에는 떨어진 이삭마저 주워야 하는 비루한 하층민의 삶, 일꾼들을 지휘하는 말 탄 감독에서 빈부의 격차를 고발했다며 선동적이고 불온한 그림이라는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 그림이 한국 교과서에 실린 것도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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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지와 스테인드글라스 등에 이르는 모리스의 디자인 예술, 툴루즈 로트레크의 예술적 광고, 뉴딜벽화, 뉴딜 아트, 공공미술에 이르기까지 명화 속에서 경제 코드를 충실히 녹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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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의 흐름과 미술 동향이 전혀 분리될 수 없을 것이다.

모든 그림에는 자의든 타의든 그 시대의 풍속과 이념을 담아낼 수밖에 없다. 그러니 그림 속에서 문화와 사상, 경제까지도 만날 수가 있으리라.

그림 속에 감춰진 경제적 메시지를 담아내는 저자의 능력 덕분에 어려운 경제 용어를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었다고 할까. 예술적인 이미지 속에 꽁꽁 감춰진 내밀한 경제 이야기다. 알고 나면 보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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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 걸까? - 함께 생각하자 원자력 풀빛 그림 아이 47
황위친 글.그림, 문현선 옮김, 김혜정 해설 / 풀빛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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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 걸까/황위친/풀빛] 지구 에너지의 희망은 어디에...

 

에너지와 원자력 발전은 매우 민감한 문제입니다.

에너지는 일상생활은 물론 국가경제와 밀착되어 있기 때문이죠. 한때 화석자원의 고갈로 유력한 대체에너지로 인기를 끌었던 원자력이었어요. 하지만 소련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많은 피해를 낳으면서 원자력발전에 대한 무한신뢰가 꺾이고 있답니다. 원자력 발전의 문제는 무엇일까요?, 다른 에너지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요?

원자력 발전에 대한 그림책을 만났어요.

사람들은 전기를 만들어 냅니다. 석탄, 물과 바람, 가스와 햇빛, 커다란 봉을 사용해서 전기를 만들어 냅니다.

 

그중에서도 최고의 주인공은 커다란 봉입니다.

사람들은 깨끗하고 냄새가 안 나고 시끄럽지 않아서 친환경적이라며 커다란 봉을 좋아합니다. 엄청난 인기군요.

커다란 봉은 인간을 풍요롭게 하는 절대 안전한 에너지라고 선전합니다.

하지만 이웃 나라에서 커다란 봉이 '펑!~' 터지고 말았어요.

 

하지만 커다란 봉은 두려움에 떠는 시민들에게 주문을 겁니다. 걱정하지 말라, 정말 좋은 것이다, 정말 괜찮다, 아주 싸다, 참 좋은 것이다, 신경 쓰지 말라고 말입니다.

커다란 봉에 대한 나쁜 이야기는 별로 없는데, 정말 괜찮고 좋기만 할까요?

저자는 원자력 발전 뒤에 감춰진 문제점들을 아이들과 함께 생각해 보게 합니다.

책의 부록으로 김혜정의 '원자력 발전에 대하여 생각해 볼 이야기'가 있답니다.

후쿠시마 아이들이 갑상샘암에 걸리고,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아이들이 기형아로 태어나거나 희귀한 질병에 걸리거나 매년 천 명의 어린이가 갑상샘암에 걸려 사망하고 있다는 이야기엔 슬퍼집니다.

 

한국도 23기의 원자력 발전소가 있는 세계 5위의 원자력 강국이라는 군요. 정부는 세계 원자력 3위 국가를 목표로 2035년까지 40여기의 원자력 발전소를 만들려고 한다는데요. 만약 한국에서 사고가 일어난다면 어쩌죠.

 

일본에서는 2013년 9월 15일 이후부터 지금까지 단 한 기의 원자력 발전소를 가동하지 않는답니다. 독일도 절반에 가까운 원자력 발전소를 폐쇄하고 재생에너지 사업을 하고 있답니다. 부록에서는 대체 에너지들, 에너지 절약에 대한 이야기, 원자력 발전에 대한 생각을 적어보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답니다.

에너지 문제는 지구 생존의 문제, 인류의 위기이기에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우리의 문제입니다.

석탄이나 석유 등 화석연료의 고갈이 지구에 사는 인간들에겐 위기입니다. 화석연료의 대체재로 생각했던 원자력 에너지의 문제점을 생각해 봅니다.

원자력 에너지가 주는 혜택도 크지만 피해 또한 막대하기에 다른 대체 에너지를 찾아야 할 텐데요. 원자력이 인류의 희망이 아님을 알고 그 대책을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원자력 발전에 대한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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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출입 금지
코르네이 추콥스키 지음, 김서연 옮김 / 호메로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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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출입금지/코르네이 추콥스키/호메로스]러시아 아동문학의 아버지, 자전적 성장소설

 

러시아의 작가, 비평가, 평론가, 번역가, 언어학자, 아동문학가로 평생을 글과 함께 살다간 코르네이 추콥스키의 자전적 성장소설을 만났다.

그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나 흑해 연안의 항구 도시 오데사에서 성장기를 보냈다. 낮은 신분과 가난에 대한 사회적 편견으로 김나지움에서 제적을 당했다. 이후 독학으로 공부를 해서 문필 활동과 신문사 특파원 등을 지냈다.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언어에 강했던 개구쟁이였다. 사내아이라면 응당 있을 법한 심한 장난과 사건사고들이었다. 하지만 가난하고 낮은 신분으로 인해 누명을 쓰고 김나지움에서 쫓겨나게 되는데......

어느 날, 학교 후견인 니콜라이 백작이 학교를 방문해서 러시아 받아쓰기 시험을 참관하게 된다.

언어에 강했던 저자에게 친구들은 부정행위를 요청하게 된다. 저자는 받아쓰기에 자신이 없는 아이들에게 줄을 연결해서 신호를 보내기로 약속한다. 줄을 한 번 잡아당기면 쉼표, 두 번은 느낌표, 세 번은 물음표, 네 번은 쌍점으로 철썩 같이 신호를 정한 것이다. 모두들 무사히 받아쓰기 시험을 마쳤다. 하지만 결과는 비극적인 참패였다. 친구들은 한 낱말을 잘라 쉼표를 찍거나 엉뚱한 문장부호를 넣어서 영점 처리된 것이다.

 

더 불행한 사건은 멜레티 학교 신부학교의 말투를 흉내 내면서 일어나게 된다.

신부는 설교 중 상냥한 목소리를 말하다가 불현듯 화를 내기도 하고 같은 말을 무의식적으로 반복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신부님이 수업 중에 "그래-그래-그래!"를 몇 번이나 반복하는지를 세다가 야단을 맞게 된 것이다. 단순한 호기심이었지만 불경죄에, 괘씸죄까지 걸렸던 것이다.

 

우리는 신부의 설교를 안 듣고 멍하니 있었던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그래-그래-그래'를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 멜레티 신부의 말에 온 신경을 집중해 열심히 귀를 기울였건만, 우리의 머릿속에는 그래-그래-그래'외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분문 중에서)

 

지루한 수업에서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정도였지만 벌을 받게 된 것이다. 배가 고파 러시아식 고기만두인 피로시키를 입에 넣었다가 또 야단을 맞게 된다. 정교도는 수요일과 금요일, 특히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일에는 절대로 고기를 먹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수난은 계속된다.

 

친구 쥬자가 자신의 성적표를 고쳐서 부모님께 보여주고는 땅에 묻고 잃어버렸다고 한 것이다. 교장의 개가 그 땅을 파헤쳐 교장에게 갖다 준 것이다. 그로 인해 성적표 조작을 부추킨 주범으로 몰렸고, 받아쓰기 시간의 신호까지 들통 나 2주 정학을 당하게 된다. 하지만 저자는 그 다음 날 일찌감치 학교에 등교해 버린다. 학교 다니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엄마를 위해서도 학교에서 쫓겨났다는 말은 차마 못한 것이다.

 

불안하긴 하지만 불평할 것까진 없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또 일주일 전과 다름없이 나는 이렇게 내 자리에 앉아 있다. 아무도 나를 쫓아내지 않을 것이다. 모든 게 다 잘될 것이다. 내주위에는 5년 동안 함께 공부해 온 친구들이 있다. (본문 중에서)

학교에서 쫓겨난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피해 다니는 모습이 안타까우면서도 유머러스하게 그려져 있다. 엄마에게 언제쯤 사실대로 말할까를 조마조마 한 마음으로 읽게 된다.

 

나중에 일부 선생님을 통해 듣게 되는 이야기가 참담할 정도다. 교장은 하녀 자식 예닐곱 명을 학교에서 쫓아내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 대가로 돈을 챙겼다는 것이다. 마침 약점을 잡힌 아이들 중에서 가난한 저자가 딱 걸려든 것이다.

 

결국 저자는 일을 하면서 혼자서 공부를 하게 된다. 영어공부와 문학, 물리학, 라틴어문법 등...... 잠시 거리의 패거리들과 어울리기도 했지만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공부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비록 남의 집 빨래를 하며 품을 팔았지만 기품을 지키는 어머니, 배고픈 도둑에게 자비를 베푸는 어머니를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이다.

 

1890년대의 제정 러시아의 계급사회를 엿볼 수 있는 이야기다. 가난 때문에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학교에서 쫓겨난 아이의 성장사다. 학교부적응자가 아니라 학교가 내친 아이의 이야기다. 비열한 세상에서 자수성가한 작가의 이야기다.

 

러시아 작가의 성장 이야기는 처음 접한다. 평탄치 않은 성장 이야기다. 역경을 딛고, 사회의 편견을 이겨낸 눈물겨운 이야기다. 슬프지만 유머러스한 글맛에 푹~ 빠져 읽게 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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