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것 - 혼돈의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강상중 지음, 이경덕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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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것/강상중/지식의숲]자이니치 강상중 교수의 살아가는 힘!

 

어릴 적 살던 시기가 전쟁이냐 평화의 시기냐, 식민지냐 독립의 시기냐에 따라 한 인간의 일생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게 된다. 인간은 누구나 시간과 공간의 영향을 받기에 어릴 적 환경이나 배경은 전 생애를 걸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세인가쿠인대학 학장인 강상중 이다. 그의 부모는 일제강점기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가 살았다고 한다. 그런 부모 밑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란 그는 재일교포2세다.

재일 한국인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저자는 사회적인 문제들에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행동한다고 한다.

 

이 책은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지식인으로 살아가는 재일한국인의 입장과 일본 정치학자의 입장이 담겨 있다. 오늘 일본의 분위기를 정확하게 보고 신랄하게 꼬집는 책이다. 이 책은 2007년 12월부터 2012년 11월에 걸쳐 일본 아사히신문사에서 발행하는 잡지<아에라>에 발표한 칼럼들을 모은 것이라고 한다.

 

3.11 대지진 이후 일본사회에서는 결혼에 대한 열망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사회가 개인을 지원하는 분위기, 절망 속에 희망을 찾는 분위기, 살아가는 의미를 되새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점차 조성되고 있다고 한다. 쓰나미와 원전 사고 등 죽음 같은 재난 앞에서 인간은 겸손해지나보다. 인간은 혼자서 살 수 없다는 사회적 존재에 대한 깨달음이 일본 내에서 팽배해졌다고 한다.

 

휴대전화를 쓰지 않는 날을 정하고 싶다는 저자.

개인적으로도 그렇게 하고 싶지만 시대가 스피드와 소통을 요구하고 있기에 어렵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지식과 정보의 시대, 실시간으로 새로운 정보를 접하는 시대다. 더구나 소통을 강요하기에 일대일, 일대다, 다대일, 대대다 등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는 시대다. 빨라서 좋고 간단해서 좋고 웬만한 것은 검색으로 모두 확인할 수 있어서 좋은 시대다. 좋은 것을 포기하기엔 우린 너무 멀리 오지 않았을까.

휴대전화는 소통의 수단을 넘어 사업의 수단, 인간관계의 도구가 되기도 하는데 휴대전화가 없는 삶은 상상불가다. 우린 이미 스마트폰의 노예가 되고 있지는 않을까.

 

책속에 메모를 해 놓으면 10년 뒤, 20년 뒤에 그 책을 다시 펼쳤을 때 과거의 생각을 마주할 수 있어 매우 흥미롭습니다. '생각의 앨범'이라고 불러도 좋을 듯합니다. (81쪽)

 

책읽기를 즐기기에 가장 눈에 띈 대목이다.

종이책을 읽으며 그때그때 떠오르는 생각을 적는다니. 밑줄 쫙 긋고 메모하기, 생각보다 꾸준히 하지 못했는데, 늘 명심해야겠다. 그렇게 메모하다 보면 내 생각을 담은 나만의 책이 완성되는 거니까.

책 속에는 정치학자로서 느끼는 일본 분위기, 세계정세, 한국 정세에 대한 입장이 담겨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의 일본의 달라진 분위기들, 자이니치로서 분단된 한국을 보는 처연함도 말하고 있다. 한국의 국론분열도 발전의 걸림돌임을 꼬집고 있다. 반미를 외치는 입장에서도 생활은 친미적이라는 이중성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뒷부분에는 해방 전 한반도에서 살았던 이츠키 히로유키와의 대담도 있다. 이츠키 히로유키의 <바람에 날리어>를 최근에 읽었기에 반가운 작가다.

일제 강점기와 전쟁의 시대를 겪으며 살았던 우울과 혼란에 대한 공감을 하기 때문일까. 두 저자가 통한다는 느낌이 든다.

 

한국인의 유전자를 가지고 일본에서 차별을 견디며 살아야했던 자이니치로서의 정체성,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의 혼돈의 시대에서 현명하게 살아가기 위한 해법을 담담하게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의 책 <고민하는 힘>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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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특별한 한 달, 라오스
이윤세 글.사진 / 반디출판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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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특별한 한 달 라오스/이윤세/반디]귀여니 작가의 선물 같은 여행, 활력소 같은 배낭여행~

 

혼자서 하는 배낭여행은 용기가 필요한 법인데, 다들 잘도 떠난다. 그 용기가 부럽다. 나서기가 그리 쉽진 않을 텐데......

고교 때 <그놈은 멋있었다>를 썼던 귀여니라는 필명을 지닌 저자의 배낭여행기를 읽으며, 역시 그녀는 멋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문화와 낯선 사람들을 접하면서도 저렴한 여행을 위해 동남아 여행을 떠났던 저자.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3개국을 돌아보는 계획을 짰다. 하지만 계획엔 변동사항이 즐비한 법이다. 그게 인생이니까.

처음에 나오는 고생은 안타깝다.

라오스행보다 태국행 비행기가 10만원이나 싸기에 방콕을 거쳐 버스를 타고 라오스로 입국하리라 했던 똘똘한 계획이 무참히 무너져 내렸으니 말이다. 밤 열두시에 도착해 택시 요금을 바가지 쓰고 가장 비싼 게스트하우스에서 묶으면서 그 분함에 술이나 왕창 마셔댔으니 말이다. 경비를 아끼려다 속상한 고생을 했으니 말이다. 차비 아끼려다 몸과 마음만 상한 선택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싼 게 비지떡이란 옛말이 떠오른다. 그래도 어떡하랴. 그게 삶인 걸.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더 많다는 걸.

 

배를 타고 라오스로 가기 전, 태국의 국경도시 치앙콩에서의 하루 역시 계획에 없던 거다. 밋밋한 치앙콩에서 메콩강을 건너 라오스의 훼이싸이. 그곳에서의 '긴팔원숭이체험'은 나도 하고 싶게 만든다.

남캄 국립공원, 밀림 같은 숲, 아찔한 지프라인, 나무 위의 집에서 숙식 등 모든 것이 아찔하고 쓰릴 있지만 야생 숲에 대한 한 남자의 사랑과 정성은 쓰나미급의 감동이다.

긴팔원숭이체험을 만든 프랑스 남자 장의 이야기는 한국에서도 다큐멘터리로 본 적이 있다.

기어오르기를 좋아했던 장은 라오스의 대학에서 수학을 가르치다가 무성한 원시림에 반했고 숲에 사는 희귀한 동물과 식물을 널리 알리며 보케오 숲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자연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이런 체험코스를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긴팔원숭이체험'에서 번 돈으로 농사지을 땅을 사서 고르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숲에서 벌목하고 사냥하던 주민들에게 농사를 짓게 하려고 말이다.

 

불교국가이기에 단기 출가하는 열 살 안팎의 소년들, 무앙싱에서의 오토바이 여행 중의 사고, 우돔싸이, 블루라군, 몽족마을, 탐콩로 대탐험, 홈스테이 등 개고생과 즐거운 추억이 범벅이지만 여행의 묘미를 느끼게 한다. 작가 특유의 개성 있는 글에 읽는 재미를 더욱 느끼며 읽게 되지 않을까.

 

라오스가 과거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아직도 프랑스인들이 교육, 의료, 사업, 복지 부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은 처음 알았다.

책에서는 라오스 여행과 관련된 정보들이 부록으로 담겨 있다. 비자, 시차, 화폐, 언어, 항공편, 육로, 간단한 언어, 여행경비, 도시별 정보, 주요축제, 대표 음식까지 푸짐하게 차려져 있다.

집을 나서면 고생이지만 간만큼 내 것이 된다고 생각한다. 하루에 주어지는 시간은 누구나 24시간이지만 누리는 시간은 다름을 느끼게 된다.

낯 선 곳에서 낯 선 만남을 즐기는 배낭여행 나도 가고 싶다. 여행은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이고 활력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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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가슴 생태학 - MiD 출판사 프리뷰어를 하면서

 

책이 나오기 전에 프리뷰어로 참여하는 일은 영광스럽기도 하지만 책임감도 느낀다.

프리뷰어가 되면 책을 먼저 받아보기에 책의 오탈자를 찾거나 읽은 느낌을 출판사에 전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좀 더 신중하고 세심하게 책을 살피게 된다.

 

젖가슴 생태학.

제목에서 풍기는 이미지처럼 공공장소에서 자신 있게 펼칠 수 있는 책이 아니다.

 가족들 앞에서 무심결에 펼친다면 당혹스런 페이지와 마주할 수 있다.

정말 조심스럽다.

책의 내용이나 책 속에 담긴 사진도 모두 젖가슴과 관련된 사진들이기에 말이다.

 

여자로 태어났지만 여성의 젖가슴에 대한 책은 처음 접한다. 여성의 젖가슴에 대해 제대로 배운 적이 있었던가. 여고시절 가정 시간에 배운 임신과 출산 부분에서 배웠을까. 하지만 제대로 배운 기억이 없다. 나만 그런가.

젖가슴에서 풍기는 야릇한 뉘앙스로 인해 제목에서는 대략난감을 느끼지만 책 내용으로 말하자면 읽을 만한 수준을 넘은 썩 괜찮은 학술적인 내용들이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많아서 굉장히 유익했다고 할까. 특히 여성의 입장에서는 꼭 알아야 할 내용들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환경저널리즘 분야의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젖가슴에 대한 이해를 위해 세포학, 유전학, 내분비학을 공부했다. 더 나아가 진화생물학과 세포생물학, 암생물학, 후성유전학, 환경내분비학자들을 찾기도 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여성의 젖가슴 생태에 대한 생물학, 인류학, 의학저널리즘 관점에서 쓰인 책이다.

포유류 중에서 인간만이 가진 특징이 젖가슴인 줄 처음 알았다. 침팬지 등은 수유 중에만 젖가슴이 약간 봉긋 부풀어 있다가 수유가 끝나면 밋밋해지는 것도 처음 알았다.

 

중생대 땀샘에서 수유가 진화한 이래로 포유류가 거대 공룡보다 우위에 설 수 있었던 것도 젖가슴에 있다니 놀라운 사실이다. 인간은 충분한 젖으로 작은 신생아를 키울 수 있었고 출산 후 뇌가 더욱 커질 수 있었기에 다른 포유류에 비해 우등한 존재가 될 수 있었다는 진화론적 관점도 처음 접한다.

침팬지나 고래 등 다른 포유류와의 차이점이 젖가슴에 있다니.

 

저자는 모유수유가 주는 장점이 진화론적 측면 이외에도 영양학적 장점과 정서적인 이점이 많다고 한다. 대충 알고 있는 사실들이다. 하지만 이론적 근거를 토대로 한 보다 전문적인 지식들을 접할 수 있는 책이기에 반가웠다.

 

모유수유를 하면서 아기와 엄마와의 정서적인 대화와 소통은 사회화를 발달시켰고 젖꼭지를 빨면서 입근육의 발달은 언어사용에 유리하게 해주었다니.

모유에는 병원균을 이겨내는 성분들이 많다는 사실은 대부분이 알고 있을 것이다.

지방, 단백질, 당분 등이 균형 있게 들어있고, 의약성분과 영양성분이 대량 들어 있으며 적정 온도까지 늘 유지된다는 사실도 알고 있지만 새삼 인간의 몸이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모유수유가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엔 충격이다. 충격이닷!!!

책에서는 음식물 섭취, 가슴성형술로 보형물 주입, 환경오염 등으로 엄마의 몸 자체가 오염되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오염된 모유에서 화학물질이나 독성물질이 검출되기에 더 이상 모유수유가 안전지대가 아닌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하니 걱정스럽다.

저자는 레이첼 카슨 의 <침묵의 봄>에서 화학물질의 생태계교란을 예고했듯이 인체의 내분비교란물질이 미칠 독성을 경고한다. 오염된 모유, 이젠 어떻게 해야 할까. ㅠ.ㅠ

 

불임이 늘어나고 아기가 먹을 젖이 화학물질에 오염되고 성조숙증이 빨라지는 것에는 현대의 생활양식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사춘기는 빨라지고 폐경기는 늦어지고 원인에는 먹거리와 화학제품의 일상용품 등에 있다고 한다.

 

가슴에 대한 미적 관점, 종족 본능의 관점, 성적 매력의 관점, 환경적인 관점 등을 두루두루 접할 수 있는 책이다.

MiD에서 본책이 출판되어 나오면 더욱 충격적이지 않을까. 지금은 흑백이지만 그땐 칼러판이니까.

 

어쨌든 기대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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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인문으로 수를 읽다 융합과 통섭의 지식 콘서트 3
이광연 지음 / 한국문학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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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인문으로 수를 읽다/이광연/한국문학사]수학과 인문학의 만남에서 문명의 발전을 엿보다~!

 

인문학이 대세다. 게다가 융합과 통섭의 학문이 추세다.

인문학이 인간의 삶을 다루는 학문이라면 모든 학문이 인문학과 연결되는 셈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융합적인 책을 좋아한다. 그래서 한국문학사에서 나온 '융합과 통섭의 지식콘서트'시리즈는 언제나 반가운 책이다.

 

<경제학, 인문의 경계를 넘나들다>, <건축, 인문의 집을 짓다>에 이어 세 번째로 접하는 책은 <수학, 인문으로 수를 읽다>이다. 이전에 읽은 2권의 책들도 좋았지만 수학을 좋아하기에 제일 반가웠던 책이다.

수포자가 많은 지금의 현실에 피타고라스가 온다면 그는 무슨 말을 할까. 수학이 실제 생활이 얼마나 쓰이기에 수학 때문에 괴로워해야 하느냐고 학생들이 따진다면 그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수학의 발전이 지금의 과학발전을 이끈 토대이고 원동력임을 알면서도 추상적인 수치와 공식, 논리와 증명들에 대한 주입식 교육에 아이들은 수학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있는 현실이다. 학생들이 이런 책을 교양서로 자주 접하게 된다면 수학에 친근함을 갖지 않을까. 알게 되면 보이고, 자주 볼수록 사랑하게 되니까. 수학공식이나 정리에 깔린 이야기를 알고 나면 수학을 가깝게 여길 텐데......

책에서는 수학과 음악, 수학과 경제, 수학과 영화, 수학과 건축, 수학과 동양고전, 수학자들 이야기, 명화와 수학의 관계를 밀도 있게 그려간다.

인류의 발전을 이끈 증명을 처음 도입한 탈레스, 학문의 모든 분야에서 증명이 요구된다며 이를 증명하는 삶을 살았던 피타고라스. 오늘날에도 사용하고 있는 <원론>을 지은 고대 그리스 수학자 유클리드, 18세기 10세에 1부터 100까지 더하는 문제를 등차수열의 대칭성으로 풀어낸 수학의 황제 가우스, 아르키메데스와 뉴턴, 피보나치수열, 게임이론, 환상적인 화음, 영화 <설국열차>에서 본 뉴턴의 냉각법칙, 신기한 도형 패러독스, 건물에 이용한 프랙털적 아이디어들, 코흐 눈송이, 기와집에 숨은 곡선의 미 사이클로이드의 원리, 스페인 알함브라 궁전의 쪽매맞춤, 창경궁 명정전 꽃살문의 쪽매맞춤, 강력한 통치를 위해 법가사상과 수학을 이용했던 진시황, 마방진, 메르카토르 도법, 황금비, 금강비 등…….

 

이순신 장군이 왜적을 물리칠 때 쓴 학익진도 수학적 원리였다니 놀랍다.

라파엘로가 그린 <아테네 학당>그림에 고대 수학자들이 총출연했다고 한다.

<아테네 학당>은 교황이 사는 바티칸 궁에 있는 4개의 방에 그려진 그림의 하나인데, 한가운데에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는 이상주의자 플라톤, 손을 아래로 향한 현실주의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있다.

플라톤은 수학과 과학을 담은 자신의 저서인 <티마이오스>를,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신의 저서인 <윤리학>을 손에 들고 있다. 특히 플라톤의 얼굴을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그렸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자신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던 스승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대한 오마주인 셈이다.

아래쪽에 왼쪽 턱을 괴고 앉아있는 헤라클레이토스를 그렸는데, 자신이 존경하던 미켈란젤로가 모델이다.

 

서판을 들고 있는 파르메니데스, 그 옆에서 흰 옷을 입고 있는 여성 수학자 히파티아, 그 옆에는 책을 무언가를 적고 있는 피타고라스, 그 뒤에 수첩에 메모하는 아낙시만드로스, 기둥 위에 책을 펼치고 적고 있는 데모크리토스, 아기를 안고 녹색 모자를 철학자 제논, 컴퍼스를 들고 작도하고 있는 유클리드, 천구의를 든 조로아스터, 천구의를 들고 뒤통수만 보이는 프톨레마이오스, 디아고라스, 고르기아스, 크리티아스, 아이스키네스, 소크라테스, 크세노폰, 알키비아데스고, 알렉산드로스 대왕 등이 있다. 그림만으로도 수학의 역사와 내용들을 만날 수 있는 그림이다. 자신의 얼굴까지 그려 넣는 센스까지 지닌 라파엘로, 유일하게 감상자와 눈을 마주치고 있다는데, 숨은그림찾기를 해도 될 대단한 그림이다.

 

유클리드와 프톨레마이오스 왕의 문답이 수학공부의 정답이 아닐까.

-이것을 배우는 데 좀 더 쉬운 방법은 없는가?

-폐하, 현세에는 2가지 종류의 길이 있습니다. 그것은 일반 사람들이 다니는 길과 폐하나 전령이 빠르게 다니도록 만들어둔 왕도입니다. 그러나 기하학에는 왕도가 없습니다. (368쪽)

 

수학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설명하려 했던 피타고라스의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로운 이야기다. 그는 인간이 신성해져서 신과 같은 존재가 되려면 반드시 수학을 공부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음악으로 마음을 수양하는 방법 등을 제시했다는데…….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수학은 삶의 바탕이 되었고 인류의 문명을 주도해 오늘날 최첨단 과학시대로 이끌었다.

하지만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바코드, 신용카드, 컴퓨터의 암호, 이진법 등 수학 없이는 세상이 움직여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피타고라스의 말에 많은 것을 공감하게 된다. 세상을 수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말이다.

 

수학은 학교에서 배우는 주요 과목이면서도 외면 받는 과목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수학은 여전히 낯설고 어렵고 거부감이 드는 외계학문이다. 심지어 대부분의 아이들은 수학이 실제 생활에 얼마나 쓰이냐고 항변한다. 고등학교 2, 3학년의 경우에는 수학에 대한 거부감이 상상을 초월한다.

평소에 이런 책들을 교양서로 자주 접한다면, 수학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지 않을까. 자주 접하다보면 알레르기 반응에 대한 항체가 생기겠지. 뭐든지 자세히 알고 나면 쉬운 법이고 오래 보아야 아름다운 법이니까. 여러 권의 수학이야기를 읽는 듯한 방대한 내용들이다. 초중고 학생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은 책이다.

 

저자는 7차 개정 교육과정 수학교과서를 집필하고 한서대학교 교수로 있는 이광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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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한자 여행 1호선 - 역명에 담긴 한자, 그 스토리와 문화를 읽다
유광종 지음 / 책밭(늘품플러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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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한자여행 1호선/유광종/책밭]한자어 의미, 역명의 유래를 찾아가는 여행~

 

한국은 오랫동안 한자를 사용한 한자문화권이었기에 동네이름에도 한자어가 많을 것이다. 수도권지역 서민들의 발이 되어준 지하철역 이름은 주로 동네이름에서 따온 경우가 많다고 한다. 무심코 지나쳤던 동네이름의 유래와 한자의 뜻을 안다면 더욱 친근감이 들지 않을까. 알면 더욱 사랑하게 되는 거니까. 지하철 1호선에 있는 역명을 풀이한 색다른 책을 만났다. 평소 궁금했던 역명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냈기에 반가운 책이다.

서울역.

신라의 큰 마을 즉, 수도를 가리키는 서라벌이 서울로 변한 것이다. 삼국시대 이후에는 한양이라 불렀고, 조선시대에는 한성 또는 한양이라 불렀으며 일제강점기에는 경성으로 바뀌었다.

서울은 순 우리말이지만 한양(漢陽)은 한자어다.

 

陽은 강이나 산을 기준으로 불렀다.

중국에서는 강의 북쪽이란 산의 남쪽을 陽이라고 불렀고 강의 남쪽은 陰이라고 불렀다. 산의 남쪽을 陽, 산의 북쪽을 陰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중국은 지형의 특성상 높고 건조한 서북쪽에서 낮고 습한 동남쪽으로 강이 흘렀기에 강의 남쪽은 습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서 음, 강의 북쪽은 높고 건조한 편이어서 양이라고 불렀다.

중국에서도 낙수의 북쪽에 있는 도시가 낙양, 심수의 북쪽 도시가 심양(선양)이다.

 

서울에 대한 명칭은 마을 중에서 으뜸(都)이라는 도읍에 성을 쌓았다는 의미의 도성(都城), 중국에서 가장 많은 왕조가 자리를 잡았던 장안(長安), 중국에서 전통적으로 수도를 의미했던 경조(京兆), 최고 권력자가 머무르는 곳이라는 의미의 경사(京師) 등이 있다.

 

조선 태조 때부터 세워졌던 종각(鐘閣)은 시계가 없던 시절, 시간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 고종 때 보신각이라는 누각을 지어 안치했다고 한다.

 

종로3가.

鐘路의 명칭은 종루에서 연루한다. 종로의 다른 이름은 운종가(雲從街)이다. 구름이 새까맣게 몰리듯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다. 종로가 원래는 더 넓은 거리였지만 상가건물이 들어서면서 좁혀졌다고 한다.

종로에 세워진 육의전(선전, 면포전, 면주전, 지전, 저포전, 대외어물전) 이야기, 금난전권, 난전, 피맛골의 이야기를 읽으니, 마치 옛날 거리를 보는 듯하다.

 

삼국지의 관우를 모신 사당인 동묘, 제사와 관련된 제기동, 군대 주둔지였던 남영동, 노량진, 신도림, 대방역, 영등포…….

1호선에 있는 역명에는 아는 지명도 많지만 모르는 지명도 꽤 많다. 1호선에 있는 역명을 통해, 역사와 문화를 한께 알 수 있었다.

하루 800만 명 정도의 사람들이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니, 대단하다. 지하철 1호선이 개통된 지도 40년이 되었다니, 어마 무시한 세월이다. 수도권 서민들의 발이 되어주고 있는 역 이름에 대한 한자풀이를 넘어 역의 유래와 함께 한 시간이었다.

역명의 유래, 역명을 이루는 한자의 의미, 그 한자의 역사적 이야기, 한자가 지닌 문화적인 맥락까지 담았다.

 

알고 나니 보인다고 했던가. 알고 나면 사랑스럽다. 이제 지하철 1호선이 많이 친숙해진 느낌이다. 앞으로 역 이름을 들을 때마다 저절로 옛날이야기를 회상하겠지. 의미를 알고 사정을 아는 순간, 이전보다 훨씬 친근해진다. 사람이든 글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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