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스민, 어디로 가니?
김병종 글.그림 / 열림원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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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스민, 어디로 가니?/ 김병종/열림원]16년을 함께 한 애완견 자스민 이야기~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긴 세월인데 16년을 함께 한 애완견이라니, 그동안 얼마나 정이 들었을까. 예전에 강아지를 키운 적이 있기에 자스민의 이야기는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정이 들면 헤어지기 어려운가 보다. 그래서 애도의 시간이 필요한가 보다.

    

 

자스민은 몸집이 작은 암컷 애완견, 영국산 포메라니안이다. 족보도 있는 명품견이라고 한다.

영국에서 태어나 한국의 재벌 총수의 집으로 온 자스민은 두 살 때, 아는 사장님을 통해 김 교수네 집으로 분양되어 왔다.

 

저자는 얼떨결에 받게 된 강아지지만 처음엔 귀찮았다고 한다. 털이 날린다든지, 먹이를 챙기는 일, 오물 처리하는 일이 여간 번거롭지 않았다고 한다. 없던 일이 생겼으니까, 자스민을 분양받은 것에 대해 후회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어느 날 밤, 어둠 속에서 자신의 손을 핥는 자스민의 온기를 느낀 이후로 자스민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때 생명의 온기란 종()을 넘는 것임을 처음으로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손길이 많이 필요한 강아지지만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생명으로 느낀 것이다.

 

둘째 아들이 자스민을 가장 따뜻하게 대했는데 자스민 역시 둘째 아들을 가장 잘 따랐다고 한다.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은 자스민처럼 자기를 잘 대해주는 사람을 가장 잘 따르고, 야단치는 사람을 가장 멀리하지 않을까. 낯선 사람에게는 일단 경계의 눈초리를 보낼 테고. 친밀감도 사랑이나 정에 비례하겠지.

 

자스민은 아내와 약수터에 동행하기도 하고, 서울대의 캠퍼스에서 뛰어 놀기도 하고, 함께 등산을 가기도 하면서 한 가족이 되어 갔다. 그렇게 건강하던 자스민은 16년째 되던 해, 생을 마쳤다고 한다.

아이들이 대학을 가고 군에 가는 시점에서 자스민은 외로움을 느끼지 않았을까. 첫째 아들이 복학을 하고 둘째 아들이 군대에 가면서 기력이 약해지지 않았을까. 물론 간식으로 준 스팸이 급성췌장암의 원인을 제공했지만, 마음이 약해지면 병이 오는 법인데. 둘째 아들이 군대 가면서 자주 볼 수 없었기에 자스민이 우울해지면서 체력이 방전되지 않았을까. 가족과의 유대가 약해지면 건강도 해치는 법이다.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들수록 외로움을 느끼며 기력이 약해질 텐데......

    

16년의 세월을 가족과 함께 한 강아지 자스민에 대한 추억을 읽고 있으니 절로 눈앞이 희뿌옇게 된다. 애완견이 아니라도 모든 동물은 오랜 세월 가족과 함께 하다보면 탄탄한 유대감이 생긴다. 말 못하는 동물이지만 가족의 일부가 되어 감정을 나누고 서로의 생각을 교감하게 된다. 더구나 강아지 입장에서 쓴 자스민 일기도 있기에 자스민의 기분에 더욱 공감하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키우던 강아지 생각이 절로났다. 강아지이지만 가족 같았던 복실이. 말 못하는 짐승이지만 공감 능력은 최고였는데...... 주인이 기분 좋은지 나쁜지를 누구보다 빨리 알아차렸는데......

 

오래 알게 되면 서로 통하게 되나 보다. 더구나 애완견은 때로는 가족처럼 장난도 치고, 때로는 친구처럼 어울리기도 한다. 그런 과정에서 깊게 정들고 사랑하게 되는 게 애완견이다.

모든 죽음 앞에 서면 한동안 먹먹해진다. 세월이 지난다고 해서 잊히는 건 아니다. 기억의 농도가 옅어질 뿐이다. 자스민 이야기를 통해 예전에 키우던 강아지 생각에 잠시 추억에 젖은 시간이었다. 가슴 먹먹해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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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 교양을 읽는다 - 현대편 - 복잡한 세상을 꿰뚫는 현대 경제학을 만나다 경제의 교양을 읽는다 시리즈
김진방 외 지음 / 더난출판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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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 교양을 읽는다현대편/더난출판]현대인의 경제 교양서!

 

 

일상에서 경제를 빼면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매일 수입에 따른 지출을 하면서 과연 행동이 현명했는지 무의식적으로 판단한다.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합리적으로 선택하려고 나도 모르게 고민을 한다. 그러니 삶은 경제다. 재화와 배분, 수요와 공급, 만족, 희소성과 효율성, 노동과 자본 그런 용어를 사용하진 않지만 분명 삶은 경제적 행동의 연속이다.

그런 세상에서 경제학을 알면 삶이 좀 더 쉬워지지 않을까. 경제 흐름이 좀 더 잘 보이지 않을까. 이론적 배경을 알면, 용어의 개념을 알면 아무래도 쉬운 법이니까. 삶은 선택과 갈등의 연속이기에 경제를 알면 합리적인 판단에 좀 더 도움 되지 않을까.

 

    

 

경제의 교양을 읽는다680여 쪽의 굉장히 두툼한 책이다. 고전 편과 현대편으로 나눠진 2권의 경제 교양서다. 지금 선물 받은 책은 경제의 교양을 읽는다현대편이다.

현대 경제에 대한 입문서를 살짝 넘어선 조금은 깊이 있는 경제 교양서다. 5명의 경제학자들이 안내하는 대표적인 경제 관련 책 20권과 한 편의 논문 소개다. 전문서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교양서를 목적으로 쓴, 다소 쉽게 쓰인 책이다. 복잡한 경제를 이해하기 위한 도구로서의 교양서랄까. 경제 전문서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 같은 책이다.

 

조앤 로빈슨의 <자본축적론>이 가장 먼저 끌린다.

케인즈의 <일반이론>이 단기와 관련된 책이라면, 조앤 로빈슨의 <자본축적론>은 장기적 틀에서 일반화한 책이다. 가치이론과 자본투자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해가는 가에 대한 현대적인 분석방법을 담은 책이다.

 

시간에 걸쳐 성장하는 경제에서 생산설비의 정상 가동과 노동의 완전고용을 계속 유지하는 황금시대의 성장을 위한 조건들은 현실에서 충족되기 어렵다. 따라서 케인즈의 유효수요이론은 장기에도 적용된다. (중략) 시간이 현실의 필요불가결한 특징인 반면에 경제학에서 사용하는 균형개념은 시간을 폐기하는 논리적 도구다. 경제학은 균형개념을 버리고 역사적 시간속에서 작동하는 경제를 분석해야 한다. (357~358)

   

<자본축적론>에서 조앤 로빈슨은 경제학에서 시간을 다루는 방식, 기술 선택의 문제, 자본의 측정에 대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조지프 슘페터의 <자본주의·사회주의·민주주의>는 순수이론서라기보다는 사회비평서라는데. 자본주의의 안락사와 사회주의의 자연스런 도래를 예언하기도 한다. 마르크스의 예언에 동의하지만 마르크스의 노동가치론이나 폭력혁명은 비판한다. 슘페터의 혁신과 창조적 파괴는 마르크스의 경쟁, 기술혁신, 특별 잉여가치에 대한 논의에서 영향을 받았다는데…….

 

책에서는 현대 경제학의 기초를 마련한 라이어넬 로빈스의 <경제학의 본질과 의의에 대한 소론>, 존 메이너드 케인즈의 <고용, 이자 및 화폐에 대한 일반이론>, 얀 틴베르헨의 <경기순환이론의 통계적 검증>, 폴 새뮤엘슨의 <경제 분석의 기초>, 폰 노이만과 오스카어 모르겐슈테른의 공저인 <게임이론과 경제행위>, 케너스 예로의 <사회적 선택과 개인적 평가> 등을 소개하고 있다.

 

주류 경제학을 내부적으로 비판하고 경제학 영역을 확장한 책으로 로널드 코즈의 <사회적 비용의 문제>, 올리버 윌리엄스의 <시장과 위계>, 엘리너 오스트롬의 <공유의 비극을 넘어>, 허버트 사이먼의 <경험에 기초한 미시경제학>, 대니얼 카너먼의 <불확실성 하에서의 판단: 휴리스틱과 편향>, <선택, 가치 그리고 프레임>, 버논 스미스의 <경제학에서의 합리성: 구성적 형태와 생태적 형태> 등을 소개하고 있다.

 

주류 경제학을 외부에서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한 책으로 피에로 스라파의 <상품에 의한 상품 생산>, 조앤 로빈슨의 <자본축적론>, 니콜라스 칼도어의 <통화주의라는 재앙> 등을 소개하고 있다.

 

협의의 경제학을 넘은 정치나 사회, 문화 등으로 광범위하게 확장하는 경제학 서적으로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치명적 자만>, 조지프 슘페터의 <자본주의·사회주의·민주주의>, 존 갤브레이스의 <풍요한 사회>, 아마티아 센의 <윤리학과 경제학>, 토머스 쉘링의 <갈등의 전략> 등을 소개하고 있다.

   

모든 인간 행위는 알게 모르게 경제행위다. 더구나 현대 경제학은 세계 경제와 정치, 문화와 교육 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니 경제는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 어렵지만 자주 접해야 할 경제 교양서가 아닐까. 현재 세상을 뒤흔든 20인의 경제학자들의 책과 논문 한 편을 소개하는 책이기에 현대 경제학의 흐름을 깔끔하게 살펴 볼 수 있는 책이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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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화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3
김이설 지음 / 은행나무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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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화/김이설/은행나무]꽃 같은 흉터를 가진 선화, 봄을 기다리는 이야기~

 

산다는 건 켜켜이 상처를 남기고 흉터를 남기는 건지도 모른다. 마치 나이테처럼 말이다. 누구나 아기 때의 말간 피부가 살아가면서 어느 샌가 긁히고 찢기고 터진다. 그리고 피부 여기저기 얕거나 깊은 무늬를 남기기도 한다. 하지만 태어나면서 흉터를 가진 이는 전생의 상처에 대한 흔적일까. 태어나면서 얼굴에 흔적을 갖고 태어났다면 또다시 마음의 상처로 전이될 텐데…….

 

 

 

 

 

 

언니도 잊어. 잊어버려. 이십오 년 전의 일이야. 그걸 아직도 부여잡고 살면 어떡하니? 저절로 아물었으면 그냥 둬. 그걸 왜 또 후벼파? 그래봤자 흉터만 더 커지지. (139)

 

선화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오른쪽 얼굴에 검고 붉은 얼룩을 가지고 태어났다. 화염상모반을 가진 선화의 오른쪽 얼굴은 입술도, 눈도, 피부도 모두 정상이 아니다. 언니의 왼쪽 얼굴에는 가늘고 긴 흉터가 있다. 이는 선화가 화침으로 상처를 낸 것이다.

 

누구든 상처가 있다. 상처에서 흐르던 피가 굳고 딱지가 내려앉고, 딱지가 떨어진 자리에 솟은 새살이 바로 상처를 반추하는 흉터였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의 흉터를 유심히 관찰하곤 했다. (18)

 

선화는 얼굴에 흉터를 갖고 태어났지만 누구도 미안해하거나 고쳐주겠다는 가족이 없자 섭섭해 한다. 어느 날 가족 앞에서는 선량한 척하고 자신 앞에서는 얄미운 행동을 하는 언니가 사고를 친다. 선화의 가방에 책과 공책, 필통을 없애고 꽃꽂이에 쓰이는 화침 4개를 넣어 놓은 것이다. 그런 언니가 얄미운 선화는 자신의 가방에서 화침을 꺼내 언니의 얼굴을 문지르며 복수를 하게 된다. 그렇게 언니 왼쪽 얼굴에 후천적인 상처가 생긴 것이다.

 

선천적으로 흉터가 있는 선화는 타인의 흉터를 빨리 알아내고 빤히 쳐다보는 버릇이 있다. 흉터민감성이다.

어느 날 꽃집에 목덜미에 흉터가 있는 남자인 영흠이 나타나 꽃 배달 주문을 하고 간다. 이후 영흠은 일정한 시간에 꽃을 사러오면서 선화의 관심을 끌게 된다. 그리고 수국 꽃다발을 선화에게 선물하고 가 버린다. 수국의 꽃말이 진심, 변덕, 처녀의 꿈, 바람둥이다. 영흠이 선화에게 서로 상반된 의미를 갖고 있는 수국을 준 이유가 진심일까, 아니면 변덕일까.

 

자신에게 꽃다발을 준 남자는 영흠이 처음이었다. 그런 영흠에게 살짝 기울어지고 있는 찰나에 영흠의 꽃다발 주문은 그치게 된다. 대신 그의 아내가 나타나 영흠이 뭔가 부족한 여자에게 끌리는 남자라는데. 그리고 그녀는 죽음을 앞 둔 선화 아버지 병실에 꽃을 주고 간다. 그 꽃은 청초하고 투명한 이미지를 끌어내 창백해 보이는 것이기에 조문을 위한 꽃이었다. 아버지가 비록 죽어가는 목숨이지만 미리 조문을 표하다니. 어쩜 세상은 상처를 주기 위해 존재하는 걸까.

 

하루하루 썩어가는 꽃을 보는 일은 하루하루 피어나는 꽃을 보는 일과 같은 의미였다.(108)

 

선화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생긴 유산으로 천형 같은 자신의 얼굴을 치료하고자 알아본다. 아버지의 유산은 자신에 얼굴에 대한 죄책감을 대체하는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얼굴의 모반제거를 위해 성형의사, 안과 의사, 피부과 의사까지 총동원해야하는 상황이다. 얼굴의 모반이 완치도 되지 않으면서 견적은 천만 원을 넘는다니. 그래서 선화는 남은 인생을 그대로 살아가리라고 다짐한다. 이제까지 힘들게 살아왔기에 이미 남들의 시선에 대한 내성이 생긴 거니까. 워낙 많은 상처를 받으며 살아왔기에 앞으로 이보다 더하지는 않을 거니까.

   

이 책은 꽃집을 하는 선화의 흉터 이야기다. 얼굴에 꽃과 같은 붉은 얼룩을 가진 선화의 이야기에는 꽃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꽃다발은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동그랗게 보이도록 해야 해요.

-꽃은 온도에 민감해요. 되도록 빨리 잡아야 꽃의 싱싱함을 유지할 수 있어요.

-나는 다육식물이 좋았다. 선인장처럼 가시의 위협이 없으면서도 관심두지 않아도 자기가 알아서 제 생을 연명해가는 기특하고 똑똑한 것들이었다.

 

인간은 누구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말이다. 육체적인 상처든 정신적인 상처든 말이다. 그런 상처에 대처하는 방법은 그저 봄을 기다리듯 시간을 인내하는 것이리라. 상처에 대한 내성이 생길 때까지 말이다.

 

얼굴에 꽃 같은 흉터를 태생적으로 가진 선화의 봄을 기다리는 이야기다. 상처를 극복하고 자신의 삶의 결대로 살아가는 이야기다. 봄이 더디게 오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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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실, 하늘이 낸 수수께끼를 푼 소년 - 조선시대 천재 천문학자 창의력을 길러주는 역사 인물 그림책
박혜숙 글, 이지연 그림 / 머스트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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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실 하늘이 낸 수수께끼를 푼 소년/박혜숙/머스트비]조선의 천재 천문학자

 

 

조선의 천재 과학자인 장영실.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그는 조선 전체를 통틀어 가장 획기적인 신분상승을 한 과학자인데. 노비의 신분에서 종3품 대호군의 지위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었고, 누구보다도 세종 대왕의 사랑과 지원을 받아 많은 기구들을 만들었던 천재 과학자였다.

    

 

장영실은 아버지가 원나라에서 온 귀화인이었지만 어머니가 관아의 기생이었기다. 조선의 신분제에 따라 그도 관아의 종이 되어야 했다. 열 살이 되던 해, 그는 관아에서 부러진 호밋자루를 고쳐주면서 인정을 받았고 공방으로 옮겨가서는 못쓰던 무기들을 새것으로 만들어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고 한다. 그의 뛰어난 재주에 대해 한양까지 소문이 나게 되었고, 급기야 태종 임금의 귀에까지 들어갈 정도였다니. 하지만 장영실을 제대로 알아본 사람은 세종 대왕이었다. 세종대왕은 도천법을 만들어 노비였던 장영실을 기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신분이 낮아서 과거를 볼 수 없는 사람들 중에서 똑똑하거나 글, 그림, 음악 등에 재주가 뛰어난 사람을 골라 책임지고 추천하거라. (39)

   

과학과 기술을 중시했던 세종은 장영실 등 젊은 인재들을 기용했다. 특히, 장영실을 명나라에 보내 시계와 천문관측 기구 만드는 법을 익혀 오도록 했다. 하지만 명나라에서는 과학기술에 대한 기밀누출과 과학 책 반출을 엄격하게 금했다. 장영실이 명나라 관상대 안으로 들어가는 명나라 학자의 행렬에 끼일 수 있었던 것도 그가 명나라 하인과 옷 바꿔치기를 해서 하인으로 변장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결국 명나라 학자의 눈에 발각되자, 장영실은 북경 책방에서 천문학과 물시계에 대한 책을 몰래 구입해서 조선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는 명나라에서 가져온 책과 하늘을 직접 비교하면서 일식의 계산, 시간의 계산 등을 했고, 명나라와 조선의 시간이 다름을 세종 대왕에게 알리게 된다. 그리고 조선에 맞는 달력을 만들게 되는데......

    

장영실은 명나라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뒤에는 혼천의 (해와 달, 별과 행성들의 움직임과 위치를 재는 기구)를 만들었다. 그는 천문 관측기구를 계속 만들었고, 결국 종3품 대호군 벼슬까지 오르게 된다.

   

장영실의 업적에는 무엇이 있을까.

당시 경복궁은 천문 관측소 역할을 했다. 명나라의 눈을 피해 경복궁에 간의대를 만들어 간의를 설치해서 조선만의 시간을 측정하게 할 수 있게 만들었다. 또한 해시계인 앙부일구도 만들었다. 자동 물시계인 옥루, 휴대용 해시계인 현주일구, 일 년의 길이와 24절기를 알아낼 수 있는 규표, 강물의 높이를 재는 수표, 해와 별을 이용해서 시간을 재는 시계인 일성정시의 등도 만들었다.

   

책에서는 장영실이 측우기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없다고 한다. 다른 책에서는 장영실이 만들었다고 한다. 어느 것이 맞는 걸까.

 

노비의 신분에서 양반으로 신분 상승할 정도로 뛰어난 재주를 가진 장영실의 이야기다. 신분의 벽을 넘어 등용했고 조선만의 시계와 천문 관측기구까지 만들도록 지원한 세종 대왕의 이야기다. 대단한 과학 인재를 알아보고 키워낸 세종대왕의 혜안이 대단해 보인다. 만약 다른 조선의 왕들이 세종처럼 과학에 힘썼다면 조선은 어떻게 되었을까.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머스트비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한우리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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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목싸목 보금아 한무릎읽기
이은재 지음, 최효애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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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목싸목 보금아/이은재/크레용하우스]탐관오리의 수탈, 소작농의 비애, 그리고 정약용 이야기

 

싸목싸목천천히라는 전라남도 방언이라고 한다.

이 책은 우리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를 싸목싸목 꿋꿋하게 살아낸 친구의 이야기다. 정약용이 강진에 유배되어 있던 1810년 무렵을 배경을 한 창작 동화라고 한다. 조선 시대의 군포와 소작농에 대한 지주들의 착취, 그런 백성들에게 위안을 주던 천주학에 대한 이야기다.

  

조선시대의 군역은 양반과 천민을 제외하고 일반 농민(상민)들을 대상으로 국방의 의무를 지우던 것이었다. 전쟁이 일어나면 장정들은 싸우러 나가야 했고 전장에 나갈 형편이 여의치 않은 자나 평화시에 군포로 대신하는 제도였다. 하지만 문제는 군포를 징수하는 방법이 정당하지 못했고 폐단이 많았다는 점이다. 군포 징수가 정상적이지 않았고 농민들의 삶을 더욱 피폐하게 했기 때문이다. 역사 시간에 배운 단어들이 지금도 기억날 정도다. 아기에게도 군포를 내도록 하는 황구첨정, 죽은 자에게도 군포를 매기는 백골징포, 군포를 내지 않고 도망간 자가 있다면 남은 자들이 부담하는 인징, 친척들이 부담하는 족징 등이 기억될 정도로 끔찍한 제도로 인식되어 있다.

    

조선 시대에는 농사짓는 기술이 그리 발달하지 않았기에 농사가 하늘의 날씨에 좌우되었고 보릿고개가 있었다. 보릿고개는 가을에 수확한 곡식이 바닥이 나면 보리가 채 여물기 전인 5~월경을 말한다. 그 시기는 춘궁기라고 해서 자라나는 보리만 보면서 굶주리던 최악의 시기였다.

 

보금이는 초근목피로 끓인 나물죽으로 끼니를 때우기에 늘 배가 고팠다. 하지만 보릿고개로 인해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이 많음을 알기에 불평할 수 없었다. 오히려 가족을 위해 늘 먹을거리를 구하러 산과 들로 다녀야 했다. 그래서 보금이는 여동생 순금이와 함께 늘 산에서 나는 다북쑥을 캐러 다녔다.

 

어느 날 보금이는 다북쑥을 캐러 산에 갔다가 귀양 온 양반을 만나게 된다. 눈썹이 셋이라서 삼미자 어른(다산 정약용)이라고 불리는 선비는 천주학쟁이였다. 그 선비는 이전에 친구 솔심이 다리에 난 상처도 약초로 치료해주었기에 다른 양반들과는 달리 보였다. 더구나 양반이 자신들을 걱정하는 소리를 하다니.

-벼슬아치들이 잘못해서 어린 너희까지 고생이구나.(본문 중)

 

예전에 보금이네는 바닷가에서 소금집을 했다. 하지만 아전들의 지독한 세금 징수에 빚만 지게 되었고, 화가 난 아버지는 아전을 두들겨 팼다. 그 이후로 도망치듯 만덕골로 온 것이다. 다행히 보금이네 가족은 최부자에게 돌밭일지언정 버들자리 땅을 빌려 농사를 짓는다. 하지만 최부자는 지대를 턱없이 높이 매겨 추수한 곡식을 반 넘게 거둬 갔고 땅 주인이라는 명분으로 머슴들을 시켜 시도 때도 없이 곡물을 거둬갔다.

뿍감자를 심었다가 캐는 날이면 어김없이 최부자댁 머슴이 거둬갔고 콩을 심어도 어디선가 머슴들이 나타나 콩을 가져갔다. 최부자에게 보리쌀 한 말을 꾸면 한 가마니로 갚아야했다. 보리쌀 한 말이 쌀 한가마니로 둔갑하기도 했다.

오라비 갑종은 추수한 곡식을 지독하게 빼앗아 가는 최부자네 머슴에게 맞서 낫을 들고 덤비다가 오히려 멍석말이를 당한다. 그 이후로 갑종은 반병신이 되어 버렸다.

 

보금이는 삼미자 어른을 통해 세상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세상에 대한 눈을 뜨게 된다. 사또가 최부자에게 돈을 주고 벼슬을 산 이야기, 최부자가 대궐의 높은 자리에 있는 친척에게 부탁해 사또가 되게 도와준 이야기, 앞으로의 세상은 양반 상놈이 따로 없는 누구나 행복한 세상이 올 거라는 이야기 등을 듣게 된다. 과거 시험도 보지 않고 돈으로 벼슬을 살 수 있다니. 소작농들에게도 희망의 세상이 온다니.

 

-썩어 빠진 나라에서 썩어 빠진 자들이 판을 치니 이상할 것도 없지......(중략) 아무리 썩은 세상이지만 어딘가엔 빛도 있을 게야. (본문 중)

    

여동생 순금이마저 최부자댁 외아들 덕해 도령에게 당하게 되자 아버지는 살 길을 찾아 보부상을 따라 나서게 된다.

덕해 도령은 군포 문제로 아전과 함께 왔다가 보리쌀 한 말을 갚으라며 암소 복순이까지 끌고 간다. 험한 꼴 당하지 않으려면 그저 달라는 대로 주고 하라는 대로 하라지만 갑종은 최부자댁에 불을 지르고 만다. 그리고 보금이는 삼미자 어른의 도움으로 오라비 갑종과 함께 아버지를 찾아 떠나는데…….

   

돈으로 벼슬을 사고, 군포 징수를 명목으로 백성들을 쥐어짜는 아전들, 소작을 주고 착취하는 부자들의 이야기다. 그런 시절에 새로운 세상에 희망을 주었던 천주학, 삼미자라는 별칭을 가진 정약용의 이야기다. 양반 이외에는 사람 취급도 못 받던 농민들의 이야기다. 사람 목숨이 파리 목숨 같던 시절 이야기다. 땅을 가진 양반들에 휘둘리는 소작농들의 슬픈 이야기다.

 

먹지도 못해 죽어가는 농민들에게 군포로 쌀 세 말 값의 무명 두세 필을 바치라니, 이런 날강도들이. 군포를 받기 위해 여자 아이를 남자 아이로 엉터리 표기하기도 하다니. 꾸어 간 건 보리쌀 한 자루지만 갚을 땐 쌀 한 가마니라니, 조선이 점점 가난해진 이유, 조선이 점점 약해진 이유에 이익과 명분을 위한 당쟁, 서민에 대한 약탈과 착취, 백성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자신들의 권력다툼에만 관심을 두었던 사대부들이 있음을 알려주는 우리 동화다.

 

*크레용하우스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한우리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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