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 가는 것들의 안부를 묻다
윤신영 지음 / Mid(엠아이디)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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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 가는 것들의 안부를 묻다/윤신영/MiD]멸종에 대한 재미난 인문편지

 

가을에 어울리는 책 한 권이다. 노랫말처럼 가을은 편지를 하는 계절이니까. 동물이 다른 동물에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릴레이 편지를 쓴다면 어떨까. 멸종 위기의 동물들이 편지를 남긴다면 누구에게 어떻게 남길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기에 언젠가는 멸종하겠지만 막상 닥친다면 유서를 남기듯 편지를 쓰지 않을까.

    

 

 

 

 

 

 

 

 

 

 

이 책에는 생태계의 먹고 먹힘에 대해 다루다가 <주역>의 구절을 등장시키기도 하고, 호르몬 반응을 언급하다다 시를 인용하기도 하며 멸종을 이야기하다가 영화장면을 불러오기도 합니다. (7)

 

이 책은 생물학, 생태학 등의 내용을 담은 멸종에 대한 경고들이다. 문학과 철학을 담은 생존에 대한 사유이기도 하다. 동물이 종이 다른 동물에게 보내는 안부편지 같은 인문서다. 13종의 생명들이 서로 연결되어 릴레이 식 문안 편지를 나눈다. 각자의 관점에서 이야기할 기회를 준책이다.

 

세상은 복잡계 물리학, 복잡계 경제학, SNS처럼 모두 망으로 연결되어 있다. 지구촌은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된 세상, 모든 생물들도 하나로 연결된 세상이다. 그러니 이렇게 릴레이 문안 편지를 나누다 보면 전 생태계가 연결될 것이다.

   

개체 수가 많은 인간, 최고의 포유류로 군림하는 인간이 같은 포유류인 물윗수염박쥐에게 어떤 이야기를 쓰고 싶을까. 환경부가 정한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물윗수염박쥐는 강원도 석회암 동굴의 구멍에 서식한다는 박쥐라고 한다.

   

당신이 떠난 텅 빈 동굴을 생각하며 이 편지를 씁니다. 당신이 아직 동굴에 머물고 있던 시절에 방문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합니다. 당신의 몸은 아직 냉기를 유지하고 있었고, 그 냉기는 곧 동굴의 냉기였습니다. 체열을 스스로 생산할 수 있는 포유류의 일원임에도, 겨울이면 몸의 온도를 낮춰 겨울잠을 자는 당신, (19)

 

당신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제 머리에 떠오른 것은 한 편의 시였습니다. 이성복 시인의 파리도 꽤 이쁜 곤충이다라는 제목의 재미난 시지요. 사람들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은 대상에 대해 막연히 편견을 가지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21)

 

인간이 박쥐에게 보낸 편지엔 오마주의 성격이 강하다. 박쥐는 영화나 만화에서 나쁜 악당으로 나오거나 사람의 눈을 파먹는다거나 피를 빨아 먹는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지만 이는 인간들의 편견이기에 인간의 입장에서 애써 나서주고 싶을 정도라고 표현한다. 지구의 중력을 거부하며 거꾸로 매달리는 박쥐의 꼿꼿한 자존심, 생존을 위해 온도가 안정적인 곳인 동굴을 찾는 박쥐의 현명함, 체온을 낮춰 겨울잠을 자기에 최적인 장소로 동굴을 고른 탁월한 안목 등 구구절절이 똑똑한 박쥐에 대한 찬사의 나열이다.

 

동굴의 안쪽이 그 지역의 연평균 기온과 맞먹다니, 처음 듣는 말이다.

김선숙 박사는 붉은 박쥐(황금박쥐)220일을 잔다는 사실과 박쥐가 겨울잠을 자는 온도와 시기, 그리고 분포 사이에는 절묘한 관계가 있음을 밝혀냈다. 박쥐가 동면에 이르는 온도는 약 13°C이다. 그렇게 그는 붉은 박쥐의 동면 시기와 외부의 최저기온 변화가 직접적인 연관이 있음을 밝혀냈다. 그러니 박쥐의 분포와 동면 온도, 시기를 알면 기후변화를 추적할 수 있다는 얘기다.

    

편지엔 박쥐의 초음파 발사 능력, 비행능력, 몸집이 작은 종일수록 초음파의 주파수가 높다는 사실, 동굴 같은 곳에 있을 때가 숲 같은 곳에 있을 때보다 주파수가 높다는 사실 등이 나와 있다.

덤으로 판코박쥐, 관박쥐, 검은집박쥐, 황금박쥐(붉은 박쥐), 토끼박쥐의 흰코증후군 등도 세세하게 편지에 적었다.

 

편지 속에는 박쥐의 습성, 종류, 특징들이 구구절절하게 담겨 있다.

영화 <매그놀리아>에서 개구리가 하늘에서 비처럼 내린 이야기, 20141월 호주에서 10만 마리 박쥐가 하늘에서 떨어져 죽은 사연, 2012년 미국에서는 풍력발전소 때문에 60만 마리의 박쥐가 죽었다고 한다.

 

풍력기 앞에서의 바람의 압력 때문에 박쥐들의 장기가 파열되고 귀나 폐에 심한 상처를 받다니. 풍력발전소가 그 지역의 동물들에게는 치명타를 주다니. 조력발전소가 물범들에게 치명적이라니. 인간을 위한 친환경적인 발전소가 동물에겐 재앙이었다니, 에너지 문제를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정리해 보자.

박쥐는 전 세계 포유류 종의 20%를 차지하는 포유류다. 한국에는 23종이 살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1200여 종이 살고 있다. 팔과 다리, 꼬리가 연결된 날개막 구조를 이용해 새처럼 난다. 초음파를 이용해 어둔 곳에서도 먹이를 찾아내고 날 수 있다.

 

인간이 박쥐에게 보낸 편지에는 조해진의 <새의 종말>,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김경주 시인의 시도 소개되어 있다.

 

찬물에 종아리를 씻는 소리처럼 새 떼가

날아오른다.

 

새 떼의 종아리에는 능선이 걸려 있다.

새 떼의 종아리에는 찔레꽃이 피어 있다.

 

새 떼가 내 몸을 통과할 때까지

 

구름은 살냄새를 흘린다.

그것도 지나가는 새 떼의 일이라고 믿으니

 

구름이 내려와 골짜기의 물을 마신다.

나는 떨어진 새 떼를 쓸었다

 

-김경주 새 떼를 쓸다전문(44~45)

 

모든 생물은 기온의 차, 환경의 차에 적응하기도 하지만 때론 적응 못하기도 한다. 적자생존, 자연도태설이 지배하는 세상이지만 때론 약자가 살기도 한다.

저자는 박쥐를 보호하는 방법을 이야기 하면서 생태계의 약자에서 사회적 약자로 옮겨가며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이 책은 인문편지다.

인간이 박쥐에게, 박쥐가 꿀벌에게, 꿀벌이 호랑이에게, 돼지가 고래에게, 고래가 비둘기에게, 비둘기가 십자매에게, 십자매가 공룡에게, 버펄로가 사자에, 사자가 네안데르탈인에게, 네안데르탈인이 인간에게 보내는 안부편지 형식의 인문편지다.

형식도 새롭고, 내용도 참신하다. 과학과 문화가 만나고, 생태계와 철학이 만나니까. 멸종에 대한 인문서 같다. 지구를 스쳐갔던 지난 생물들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일까. 그들 사이에 오간 편지가 있다면 이럴까. 발칙하고 참신한 발상에다 내용은 진국이기에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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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 27분 책 읽어주는 남자
장-폴 디디에로랑 지음, 양영란 옮김 / 청미래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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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7분 책 읽어주는 남자/-폴 디디에로랑/청미래]책의 낱장까지 살려내는  남자

 

언젠가 소설을 읽어주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었다. 막 책읽기에 빠진 때라서 운전할 때마다 듣곤 했다. 끝까지 들을 형편이 되지 못했지만, 잠깐의 순간만이라도 낭랑한 성우의 목소리로 소설을 들으면서 상상과 모험의 세계로 떠나곤 했다. 김선영의 <시간을 파는 상점>도 그렇게 알게 된 책이었다.

만약에 버스나 지하철에서 책 읽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귀 기울일까. 목소리가 굉장히 좋거나 내용이 흥미롭다면 아마도 솔깃해하지 않을까. 한국의 현실에서는 복잡한 곳에서 시끄럽게 한다며 핀잔을 들을까. 어쨌든 대중교통을 타면서 책을 읽어준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소설 속의 남자는 투명인간 같은 삶을 사는 남자여서 타인의 시선에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일까,

    

 

 

주인공 길랭 비뇰은 책을 파쇄하는 일을 하는 남자다. 팔리지 않거나 창고에서 오래 묵은 책들을 파쇄해서 새로운 인쇄용지를 만들어 낸다. 길랭은 파쇄하는 기계인 체르스토르 500에게 불만이 많다. 한꺼번에 수천 권의 책을 먹어치우는 모습이 마치 먹성 좋은 괴물 같아서다. 뭔가를 먹고 나면 이 사이로 끼게 되는 찌꺼기가 있다. 이 괴물도 깔끔하게 책을 먹어치우지 못해 늘 몇 장의 낱장을 남기게 된다. 결국 길랭은 책이 파쇄 되면서 남기는 낱장들을 모아서 이른 아침 출근시간마다 전철에서 그 낱장들을 읽어주게 된다.

 

길랭이 전철을 타는 627분은 그렇게 책 읽어주는 시간이 된 것이다. 제대로 된 책이 아닌, 서로 아무런 관련도 없는 책들에서 떨어진 낱장들, 각각의 책에서 구원받은 낱장을 읽어주는 것이다. 순서도 없고 내용도 도중에 끊기지만 누구하나 제지하는 사람이 없다. 오히려 그가 책읽어주는 시간에 맞춰서 전철을 타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어느 날 길랭은 전철에서 80대 할머니 팬들을 만나게 된다. 책 읽어주는 시간에 맞추어 일부러 전철을 타러 온다는 할머니들은 길랭에게 책 읽어주기를 부탁한다. 길랭이 양로원에서 처음으로 책을 읽어주던 날의 풍경이 예사롭지 않다.

기껏 낱장을 읽어주었을 뿐인데, 할머니들의 질문이 폭포처럼 쏟아진 것이다. 낱장의 이야기에서 무한대의 질문을 펼치고 상상의 나래를 펴며 옥신각신 하는 할머니들의 모습이 열띤 백분토론 같다. 토론 문화가 부족한 우리와 많이 다른 모습에 그저 놀라울 뿐이다.

 

길랭은 요양원에서 책을 읽어주면서 할머니들이 생기를 찾았음을 알게 된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할머니들에게 유쾌한 즐거움과 신선한 자극을 준 것이다. 동시에 자신의 삶도 살아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무미건조한 그의 삶에 활력을 느끼게 된다.

그는 태어나서 늘 놀림 받던 남자다. 빌랭 기뇰(심술쟁이 꼭두각시)이라는 별명으로 놀림을 받았기에 웃음거리가 되기 싫었던 그는 투명인간처럼 지내기로 작정했을 정도다. 친구도 별로 없던 그에게 양로원에서의 책 읽어준 시간은 분명 활기를 불어 넣었다. 그의 건조한 삶에 윤기가 생긴 것이다.

 

그리고 그의 삶에 가장 의미 있는 큰 변화가 나타나게 된다. 전철에서 우연히 주운 USB에서 한 여자의 일상을 접하게 된 것이다. USB72개의 문서파일에는 쇼핑몰 화장실에서 일하는 환경미화원 쥘 리가 쓴 그녀의 일상이 담겨 있었다. 길랭은 전철에서 낱장 대신 그녀의 글을 읽어주게 되면서 그녀의 삶 속으로 점점 빨려 들어간다. 그리고 그녀를 찾아 나서게 된다. USB로 인해 얼굴도 모르는 그녀의 모든 것을 사랑하게 된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유려한 문장, 유머 넘치는 재치가 가득한 소설이다. 쥘 리가 쓴 자신의 일상, 친구인 회사 경비원 이봉이 읊어대는 12음절 정형시, 양로원 할머니들의 열렬한 독서토론 등 어느 하나 빠지지 않고 재미있게 그려냈다.

이 책은 2010년 헤밍웨이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인 장-폴 디디에로랑의 첫 장편소설이다.

 

이보다 더하게 책을 사랑하는 남자가 있을까. 죽어간 책에 생명을 넣어준 남자, 글과 책을 진정으로 사랑한 남자, 책의 마지막 낱장까지 의미 있게 살려낸 남자, 무미건조한 시간에 이야기로 상상을 끌어내고, 탐험을 하게 만드는 남자의 능력에 감탄하며 읽게 된 소설이다. 낱장의 이야기지만 한 편의 스토리로도 손색이 없는 이야기들이니까.

주변에서도 책 읽어주는 남자가 있었으면 좋겠다. 어딘가에 이 소설을 모방해 전철에서 책 읽어주는 남자가 생기지 않을까. 이젠 전철을 타야겠네. 627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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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하는 현대미술 컬렉팅
베아트릭스 호지킨 지음, 이현정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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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하는 현대미술 컬렉팅/마로니에북스]미술 애호가, 컬렉터를 위한 가이드북~

 

해마다 발표하는 영향력 있는 세계 미술계 인물 100인의 명단 중 아트 컬렉터가 30 퍼센트에 다다를 정도로 현대미술계에서 컬렉터의 파워는 점차 커져가고 있다. (중략) 이 책은 시작하는 컬렉터가 미술 세계에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해주고, 자신에게 적합한 미술품을 찾아내는 방법, 그리고 발견한 미술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해 줄 뿐만 아니라, 가치가 더욱 높아지는 컬렉션을 만들어가는 데에 도움을 주는 실용적인 지침서가 될 것이다. - 이현정 (옮긴이)

 

 

현대 미술과 관련된 갤러리, 미술관, 전시회장, 아트페어에 가면 많은 작품들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매혹적인 색감, 유혹적인 그림들을 갖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부르는 가격이 비싸기에 합당한 가격일까 생각한 적도 있다. 이 책은 컬렉터와 컬렉팅에 대한 이해, 현대 미술계의 특수 용어, 흐름과 관행, 미술 전반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이기에 분명 컬렉터들을 위한 가이드북이다. 하지만 미술을 좋아하는 일반인, 미술에 관심 있는 보통의 사람들에게도 미술 작품, 작가, 작품 가격을 매기는 방법, 현대 미술 등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이다.

    

 

 

 

 

 

저자가 말하는 컬렉팅의 기본은 이런 것이다.

갤러리나 미술관, 전시회장이나 아트페어에 자주 가라. 전시 중인 작가의 작품과 친해져라. 강한 인상을 주는 작가의 이름 기억하라. 작품에 대한 감상을 깊이 생각하고 표현하라. 큐레이터의 설명과 전시 안내를 이용하는 것은 기본이다.

 

컬렉팅에서 가장 쉬운 접근이 아트 페어가 아닐까.

아트 페어는 새로운 미술 동향을 보여주고,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주목받는 신인들도 있고, 현재의 미술계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주요국제 아크 페어들은 현대미술의 최전선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여준다. 아트 페어를 통해 미술품의 수준, 가격, 양식에 대한 평가수준이 전문가의 위치에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

 

아트 페어는 잘 알려진 작가들의 작품들이 많기에 그런 작품들을 눈여겨 볼 수 있는 기회다. 아트 페어에서 익힌 작가의 작품 중에서 어디선가 복수미술품, 습작이나 에디션, 작품 또는 한정판 프린트 등을 저렴한 가격으로 만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림에 대해 친숙해지고 작가에 대한 공부를 하는 과정이기에 그렇게 반복을 하다보면 작품을 보는 눈이 날카로워지고 작품에 대한 안목이 생기게 된다.

아트 페어에 가면 특별히 좋았던 작품이 있는 갤러리들을 기록하고 전시정보를 받을 수 있도록 메일 발송 고객 목록에 연락처를 남겨두자.

 

컬렉션에서의 기본자세는 무엇일까.

다른 사람들의 컬렉션을 통해 영감을 얻어야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미술품을 구입하는 것이다. 너무 뻔한 것을 택하지는 말자. 시간이 흘러도 마음에 들 게 선택해야 한다. 혼자서 작품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미술품을 보는 눈을 길러야 한다. 각각의 작품들과 자신만의 대화를 가지면서 다른 각도에서 느껴지는 것을 찾아라. 예술적 서사에 대해 깊이 파고들어야 예술적 배경지식을 얻게 된다. 작품의 소재에 대해서도 공부해야 한다. 자신만의 컬렉션을 수직적 또는 수평적으로 확대해 보자. 취향의 경계를 조금씩 넓혀가야 성장할 수 있다.

 

컬렉션에 관심이 있다면 무엇보다도 평소에 미술 작품을 많이 보고, 자주 감상하면서 미술 작품에 대한 안목을 키워야 한다. 언제나 현대미술에 대한 정보와 현대 미술계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니 평소 미술계 정보와 소식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뉴스보기 와 정기간행물이나 잡지구독, 아트넷 같은 웹사이트나 블로그 이용 등을 통해 정보를 통합할 수 있어야 한다. 미술관련 좌담회나 강좌에 참여하거나 미술 협회나 미술 단체 등에 회원으로 가입하여 미술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취향과 예산이 맞는 갤러리를 찾아 신뢰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

   

책에서는 작품을 찾는 방법, 판화 구입 시 주의 점, 이머징 아티스트에 대해 고려해야 할 점, 조각 작품 구매 시 알아두면 좋은 점, 감상을 위한 팁, 액자 관련 팁, 작품 걸기와 관리, 미술품 구매 시 유의점, 미술 경매, 팝업 갤러리, 웹사이트를 통한 직접 구매, 작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 세계적인 아트 페어 다이어리, 컬렉터들의 이야기 등도 있다.

 

요즘은 아트 페어가 각 도시마다 자주 열리기에 갤러리보다 자주 가는 것 같다. 일정한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갤러리보다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아트 페어는 분명 요즘의 대세인 것 같다. 컬렉터를 위한 책이지만 미술애호가를 위한 책이기도 하다. 미술 작품을 보는 안목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 미술 작품들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니까.

자주 보아야 아름답다고 했던가. 예술품 컬렉팅에서도 자주 마주해야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제대로 알아야 잘 하게 된다. 세상 모든 이치가 그런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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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색 자수와 작은 소품
디자인 & 제작 히구치 유미코 지음, 황선영 옮김, 문수연 감수 / 이아소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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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색 자수와 작은 소품/이아소]광목천에 피어난 새색시 같은 미모사꽃, 연봉매듭으로 마무리~

 

어린 시절 엄마의 바느질 솜씨를 보고 자라서일까.

뜨개질, 자수, 옷 만들기에 관련된 책이나 작품들을 보면 마냥 끌린다. 본능처럼.

그 중에서도 자수는 무심한 천에 표정을 주고, 밋밋한 작품에 우아함을 주기에 더욱 좋아한다.

어린 시절 베갯잇에 수를 놓는 아르바이트를 한 적도 있을 정도다.

그때는 용돈 삼아, 재미 삼아 했지만 나이가 들어서 자수에 이리 끌릴 줄은 그때는 생각도 못했다.

    

 

1색 자수와 작은 소품.

 

제목처럼 한 가지 색으로 자수를 놓는다.

여러 가지 스티치로 다양한 그림들을 수놓지만 색은 단색이다.

1색 자수는 화려함은 없지만 심플하고 고급스럽다.

바탕천에 따라, 수놓는 색실이 어떤 색이냐에 따라 느낌은 천차만별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책에 그려진 크고 작은 다양한 도안들이 너무나 마음에 쏙~든다.

, 나무, 씨앗, , , 열매, 새싹, 공작, 물고기, 눈꽃, 깃털, 나뭇잎, 가하학적 무늬 등 도안이 다양하게 그려져 있다.

모두모두 따라해 보고 싶은 멋진 도안들이다.

    

가장 간단한 문양을 골라 휴지케이스를 만들어 수를 놓았다.

책에서는 모자타이에 쓰인 문양이다. 밀짚모자에 장식하는 모자타이다.

한 알 한 알에 볼륨감이 살아 있도록 작은 미모사 꽃을 수놓았다.

광목을 직접 재단하여 한국적인 매듭 고리인 연봉매듭을 단 휴지케이스다.

 

하얀 광목에 피어난 수줍은 미소의 미모사꽃, 보기만 해도 기품이 느껴지는 세상에서 단 하나 뿐인 장인의 손길이다. 솜씨가 꼼꼼한 동생의 도움을 받았다.

집안 어디에 걸어두어도 기품이 느껴지는 휴지케이스, 친환경의 소박한 광목으로 만들었지만 집안의 품격을 높이는 환경 사랑의 에코예술품이다.

   

참고로, 미모사 꽃은 브라질 원산의 귀화식물이다.

자신이 가장 아름다운 줄 알던 미모사 공주가 태양의 신 아폴로 주변에서 하프를 연주하던 시녀들의 아름다움을 보고 스스로 부끄러워하며 꽃이 되었다는 전설의 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만지려고 하면 부끄러워 움츠리는 꽃이 되었고 신경이 예민하다고 해서 신경초또는 민감초라고도 부른다.

7~8월에 개화하며 꽃색은 연분홍색이다. 아침에 잎을 펴고 저녁에 잎을 닫는 특징이 있다. 어두운 구석에 두어도 잎을 닫는다. 약초로도 쓰이는 약용식물이다.

    

책에서는 프레임 파우치, 클러치 백, 북 커버, 모자 타이, 장식 칼라, 쿠션, 가든 에이프런, 프레임 파우치, 헤어밴드, 미니 프레임 파우치, 클로스, 핀 쿠션, 기프트 카드, 보온 주머니, 파우치, 브로치, 오너먼트(장식), 사세(향주머니), 턱받이, 티셔츠, 베이비드레스 등의 작품들이 있다.

 

도구와 실, 재료, 스티치와 자수의 기본, 프레임 소품 만드는 법 등에 대한 노하우도 담겨 있다.

    

깔끔한 멋을 누리고 싶다면 <1색 자수와 작은 소품>, 추천이다.

다음에는 쿠션도 하고 싶다.

1색 자수 광목 쿠션, 두둥~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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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4-10-27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 곱고 예쁘네요. 솜씨가 정말 좋으세요

봄덕 2014-10-27 10:4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하늘바람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절로 뿌듯해지고 미소가 흘러요. ~~
 
어깨너머의 연인 - 제126회 나오키상 수상작
유이카와 게이 지음, 김난주 옮김 / 예문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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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너머의 연인/예문사] 우정과 사랑, 결혼과 행복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소설~

 

삶에 정답이 없듯 우정과 사랑에도 정답이 없다고 생각한다. 사랑이라는 백지 위에 어떤 모양으로 채우고, 어떤 빛깔로 채색하든 모두 각자의 취향대로 그려갈 자유가 있다. 세상에 참과 거짓, 옳음과 틀림을 누가 판단할 수 있을까. 사랑에 정답과 오답을 누가 평가할 수 있을까.

    

 

 

 

 

 

어깨 너머의 연인.

126회 나오키상 수상작이라기에 끌렀던 책이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처럼 관조하듯 사랑을 바라보지만 분명 예사롭지 않은 사랑이다. 보통의 사랑과는 조금 동 떨어진, 그래서 흥미로운 사랑 이야기다. 일본 청춘들의 우정과 사랑, 행복과 결혼에 대한 질문이 우리네 정서와 맞지 않지만 조금은 공감하게 된다. 각자의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의 취향을 존중해야 하니까.

 

여자에는 두 종류가 있다. 자신이 여자라는 것을 무기로 삼는 여자, 그리고 자신이 여자라는 것을 약점으로 여기는 여자, 이 두 종류의 여자는 전혀 다른 생물이다. (248)

 

루리코와 모에는 유치원 때부터 알게 된 소꿉친구다. 두 사람은 성격, 취향, 연애관 등 모두 다르지만 누구보다 서로를 의지하고 있다.

그녀는 여자란 자고로 예쁘고, 섹스어필해야 하고, 같이 있어 즐거우면 된다고 생각한다. 예쁘장한 미모만큼이나 자기중심적이고 허영심이 많은 여자다. 제멋대로이기에 천박하기도 하지만 남자를 사랑하기보다 결혼을 사랑할 정도로 결혼이 목표인 여자다.

 

루리코의 사생활을 보자.

루리코는 2년제 대학을 졸업한 뒤, 2년 만에 나이가 한참 많은 상사와 결혼했다. 그녀는 부인이 있는 상사를 유혹해 전부인과 한바탕 다투면서 상사를 쟁취한 것이다. 하지만 결혼 후 남자에 대한 흥미를 잃으면서 이혼을 하게 된다. 그녀가 두 번째로 만난 남자는 학생 시절의 남자 친구였다. 이번에도 사귀던 여자 친구가 있다는 사실에 흥미를 느끼며 옛 남자 친구를 쟁취하게 된다. 하지만 늘 그렇듯 결혼 이후 그녀의 사랑은 시들게 된다. 그녀가 세 번째로 결혼한 남자는 절친 모에의 남자친구였다. 친구의 애인이라는 사실만으로도 그녀를 흥분시켰고, 더구나 산중한 모에가 사귀는 남자 친구라면 믿을 만 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모에는 유치원 때부터 루리코의 흑기사였다. 남자에 기대기보다 자신의 의지대로 살려는 여자다.

예쁘고 잘난 척하는 루리코와 달리 그녀는 입이 거칠고 고집이 세며 따지기를 좋아했다. 그녀는 여자답지 않고 퉁명하고 오만해서 전혀 부드럽지가 않다. 결혼을 좋아하는 루리코와 달리 모에는 결혼을 싫어하고 남자를 믿지 못하는 여자다.

하지만 유부남과 사랑을 하기도 하고,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열여덟 살의 다카시와 사랑을 하기도 한다.

 

루리코와 모에는 알고 보면 별 이상한 친구관계다. 자신의 남자 친구를 빼앗아 결혼을 하는 친구의 결혼식에도 참석하니 말이다. 생각도 다르고 취향도 다른 정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하지만 세월에 장사가 없다고 했던가. 세 번의 결혼과 세 번의 이혼을 통해 루리코의 생각은 변하게 된다. 모에 역시 유부남과의 사랑, 연하남과의 사랑을 통해 생각이 바뀌게 된다. 그리고 둘은 조금씩 의기투합하게 된다.

-결혼하면 행복해진다는 환상을 버리지 않는 한, 여자는 자기 두 발로 서지 못해요.(248)

 

결혼을 통해 문제해결을 하고 싶었던 루리코는 결혼이 목적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그녀는 자신의 허영심을 벗어버리고, 자신의 마음이 끌리는 대로 게이인 료를 인간적으로 사랑하게 된다. 결혼에 두려움을 가지고, 남자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있던 모에도 다카시와의 하룻밤 사랑으로 아이를 가지게 된다. 그리고 아이를 혼자서 키우기로 결심하게 된다.

   

두 친구의 사랑과 연애 이야기가 처음에는 물과 기름처럼 겉돌다 하나의 마요네즈처럼 융화가 되어간다. 사랑과 행복을 찾는 방법이 조금 다른 두 친구들이 점점 서로 융화되어 간다. 어깨 너머로 본 남의 연애사이지만, 결혼을 통해 행복을 쟁취하려는 여자의 심리를 세밀하게 그렸다. 결혼 후의 행복은 손 안에 쥔 모래알처럼 움켜쥐기가 힘들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현실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남자를 찾아 결혼을 하고 행복해지려는 여자와 결혼이 두렵고 남자를 믿지 못하는 여자의 대비가 너무 극명한 소설이다. 우정과 사랑, 결혼과 행복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다.

두 친구 루미코와 모에가 자신들의 사랑을 찾아 좌충우돌하는 이야기에서 다름과 취향의 존중을 생각하게 된다. 사람을 좋아하는 데 이유가 없다, 나이도 국경도 취향도 다르지만 말이다.

삶에 정답이 없듯 사랑에도 정답이 없다. 무한대의 세상이기에 사랑의 종류도 무한대니까. 누구나 꿈꾸는 사랑이 있기에 각각의 취향을 존중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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