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만담 - 스마일 화가와 시크한 고양이의
이목을 지음, 김기연 사진 / 맥스미디어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마일 화가와 시크한 고양이의 청춘만담/이목을/맥스]일상의 시시껄렁함, 인생의 진중함까지 나누는 화가와 편집자의 편지, 명쾌하면서도 코믹해~

 

 

SPACE 木乙.

에스키모의 이글루 혹은 몽골의 이동 가옥 모양을 닮은 하얀 콘크리트 집에 들어서면 환한 스마일 표정들이 반긴다. 그렇게 목을의 공간은 큰 미소와 작은 미소, 노란 미소와 파란 미소, 함박 미소와 편안한 미소까지 온통 미소천국이다.

   

 

 

 

 

 

앉아보소.

여자라서 옵션이 있어요.

옵션이요? 그게 뭔가요?

, 여기를 보소.

이게 고추인데 짧은 게 좋아요, 긴 게 좋아요?(20~21)

 

첫 대화가 심상치 않다. 산전수전 다 겪은 화가여서일까. 난감한 질문을 던지며 미소를 머금게 하는 그는 미소 대마왕이다. 젊고 예쁜 아가씨에게 짓궂은 질문을 해대는 화가와 상대적으로 늙은 화가에 당당하게 맞서는 스물여섯 살 편집자와의 대화가 초반부터 팽팽한 긴장감과 소소한 웃음을 준다.

 

자칭 캡틴 스마일이라는 첫 만남에서 캡틴 기질을 여실히 보여준 화가와 자칭 시크한 고양이라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고양이 체셔같이 뜬금없는 질문을 쏘아대는 편집자의 편지는 코믹하면서도 설레게 한다.

 

시크한 고양이는 자신이 설렜던 순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캡틴에게 가장 설레는 순간을 묻는다. 그러면 캡틴은 화답한다.

 

설렘이라는 건 살아 있다는 증거다.

될 듯, 말 듯, 줄 듯, 말 듯.

 

나는 아직도 A에서부터 Z까지 모든 것에 설레. 사소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존재하는 모든 것에 설레지. 막 시작한 연애처럼 가슴이 터질 듯 뛴단 말이야. (27)

 

호기심과 설렘이 없다면 삶의 기쁨이 있을까. 설렘과 호기심은 오늘을 살아가는 버팀목이고 원동력인데. 입맛이 없다는 건 살아가는 기쁨이 없다는 것이듯, 궁금하지 않다는 건 더 이상 발전이 없다는 것인데. 막 연애처럼 가슴이 터질 듯 뛴다는 말에서 화가의 생동감이 느껴진다. 그래. 언제까지나 설렘 버튼을 작동시켜 보자.

 

그림을 그리면서 설레지 않는다면,

붓을 꺾는 것이 화가로서의 자존심 아닐까?

(중략)

그림 앞에서 내가 엉큼한 늑대라면,

캔버스는 내게 앙큼한 여인이지.

보슬비처럼 힌트 주듯이

앙큼하게~ (28)

 

설렘, 참 좋은 말이다.

그림을 그리든, 글을 쓰든, 다른 일을 하든 설렘은 오늘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다. 내 일을 사랑한다는 자존심이다. 설렘은 건조한 하루에 윤기를 더해줄 활력소다.

 

뱅크시가 벽에 그려놓은 아낙과 얼룩말을 보세요!

아낙이 얼룩말의 얼룩무늬를 빨랫줄에 널고 있어요. 얼룩무늬를 빼앗겨버린 얼룩말은 그저 멀뚱히 서 있을 뿐이에요. 얼룩말은 슬플 거예요. (중략) 얼룩말의 얼룩은 빨면 하얘질까요?

 

우리는 누구나 다른 사람과 구분이 되는 특별함을 갖고 있어요. 그것이 때로는 정체성이 되기도 하고, 사회 속에서 이질적인 존재로 구별되기도 해요. (중략) 캡틴의 정체성은 무엇인가요? 스마일인가요? (96)

 

뱅크시는 거리의 벽이 캔버스였다.

거리의 누구라도 주인이 되는 작품을 그렸다.

그는 벽과 예술 사이에서 하고 싶은 말이 많았나봐. 얼룩말을 보면 안 그래도 되는데 꼭 껍데기를 벗겨놨잖아. 일부러 정체성을 잃게 만든 거지. 왜냐고? 사람들에게 질문하려고, 나의 정체성도 똑같아.

 

정체성을 찾기 위해 나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내 정체성은 타인에게 물음을 던지는 사람이다. (97~98)

 

영국의 예술 테러리스트인 뱅크시의 그림처럼, 캡틴도 무언가를 묻기 위해, 무언가를 말하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 때론 무언의 표현이 강렬하게 어필하듯이 무언의 그림이 호소력이 짙을 수도 있겠지. 때로는 말보다 글이 여운을 깊게 남기듯이 말이지.

 

뭉크의 <절규>를 보며 캡틴도 마음속에 영혼을 숨겨두지 않았는지 체셔가 물으면, 캡틴은 대답한다.

그림에는 그 시절 그 사람의 세상이 담겨 있다고.

뭉크의 <절규>는 일기이고, 세상을 향한 편지이고, 자기 고백이라고.

예술은 보이는 게 다가 아니고 그 뒤에 숨겨놓은 이야기를 읽어야 한다고.

이젠 절규보다 스마일하라고.

   

맞는 말이다. 한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내면까지 감지할 줄 알아야 하는 법이다. 뭉크가 공항장애라니. 당시 인도네시아의 화산폭발로 초미세먼지가 노르웨이 해안까지 덮쳤을 때의 느낌을 그림으로 표현한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다.

 

캡틴 스마일과 시크한 체셔의 대화는 알콩달콩이 아니다. 고소하고 구수한 인생의 숭늉 맛 나는 이야기들이다. 때로는 달콤하고 새콤한 젤리 같은 시시껄렁한 청춘 이야기를 던지고 받고 한다. 그림과 예술, 문학과 사랑을 진중한 편지로 주거니 받거니 한다.

 

끝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발칙하고 코믹한 대화다. 진중하고 유쾌한 대화다. 명쾌하고 속 시원한 화법에 가슴이 뻥~ 뚫리는 대화다. 다음엔 어떤 질문을 던질까 설레며 읽게 된다. 그런 청춘만담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트] 마윈처럼 생각하라 + 알리바바 마윈의 12가지 인생 강의 - 전2권
장샤오헝 외 지음, 이정은 외 옮김, 현문학 감수 / 찰리북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마윈처럼 생각하라/장샤오헝/갈대상자]세계 최대 온라인 기업 알리바바닷컴을 이끈 마윈의 11가지 성공철학은…….

 

 

성공한 사람들의 이면에는 언제나 그의 성공철학과 남다른 열정과 노력이 있을 것이다.

시대를 잘 타고나서 좋은 기회를 만나 성공으로 이어졌겠지만 성공의 바탕에는 그의 행동을 이끈 성공철학이 깔려 있을 것이다.

 

중국에서 온라인 비즈니스계의 전설인 마윈, 세계 최대 온라인 기업인 알리바바를 이끌었던 마윈은 지금 세계의 기업가들이 꼭 만나고 싶은 기업가라고 한다. 2014년 그는 중국 최대 부호로 등극했다. 사업을 하기에 앞서 사람이 되어야 한다, 가난보다 무서운 것은 꿈이 없는 삶이라는 그는 타오바오 10주년 기념식장에서 CEO 자리를 물러났지만 여전히 세상은 그의 성공비결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한다.

 

그는 인터넷을 중국에 보급했고, 중소기업에게 인터넷 상거래 플랫폼을 제공했으며, 타오바오를 통해 중국인들의 생활양식을 혁명적으로 바꿔놓았다. 그러나 그의 진짜 매력은 화려한 이력이나 성공담보다는 독특한 인생철학에서 발견된다. (5)

 

그는 중국 항저우의 평범한 영어교사에서 출발해 8,500만 원(50만 위안)으로 전자 상거래기업 알리바바닷컴을 창업했고, 15년 만에 250조 원 매출을 올렸다. 이제 알리바바닷컴은 세계 최대 온라인 기업으로 우뚝 섰다. 이렇게 위대한 성공을 이끌어낸 마윈 회장의 성공에는 그의 위대한 성공철학이 있다고 한다.

 

그의 11가지 성공철학을 살펴보자.

그는 뜻을 세우기에 앞서 사람이 되라며 사람됨의 철학을 이야기한다.

진정한 리더는 상대보다 몸을 낮출 줄 아는 사람이다. 자신을 겸허하게 낮추되 자신 있게 일하면 존경과 명예는 덤으로 따라온다. 자신의 이익보다 상대의 이익을 먼저 챙겨라. 우직하고 어리석은 사람이 똑똑하고 기회주의적인 사람을 이긴다. 목숨을 지키듯 자신만의 원칙을 지켜라. 무슨 일이든 결정하기 전에 2초간 생각하라, 유혹 앞에선 단호히 ‘No’라고 하라.

 

말은 지혜의 가장 높은 경지이기에 말하기에도 철학이 필요하다.

메시지가 간결할수록 강력하고, 정제된 언어가 핵심을 찌른다. 생동감 넘치는 비유 하나가 만 마디 말보다 낫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라, 기꺼이 자신을 유머의 소재로 삼아라, 진실은 힘이 세다, 스토리로 승부하라, 편안한 말이 더 파고든다. 성공학 강의를 많이 듣지 말고 행동으로 체득하라.....

 

이외에도 꿈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꿈은 당신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목표의 철학, 계속 걷다 보면 겨울은 지나간다는 생존의 철학, 세상을 바꾸려 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바꿔라 는 긍정의 철학, 진짜 용기는 강철 같은 믿음에서 나온다는 의지의 철학, 남의 성공을 배울 수는 있어도 복제할 수는 없다는 혁신의 철학, 자본이 말하는 대신 돈을 벌게 하라는 경영의 철학, 상어와 바다에서 싸우지 말고 강에서 싸워라 는 경쟁의 철학, 발견하고, 관찰하고, 신임하라는 인사의 철학, 큰돈을 벌고 싶다면 돈을 가벼이 여기라는 부의 철학 등이 있다.

 

처음에 무료서비스를 통해 잠재고객을 키워간 이야기, 배신과 사기당한 이야기, 사업을 키워간 이야기와 더불어 그의 철학을 듣고 있으면 무슨 고전을 읽는 기분이다. 162cm의 아담한 키, 45kg의 가벼운 몸무게인 마윈이지만 그의 철학에서는 범접할 수 없는 대인의 포스가 풍겨난다. 돈 버는 장사꾼이지만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철저히 구분하는 그는 늘 사회적 책임의식을 느끼며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고 한다. 때로는 남을 밟고 일어서야 하기도 하는 생존경쟁의 사회이지만 그는 늘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호기심을 가진 눈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를 처음 알게 되었지만 그의 삶과 철학 속에서 느껴지는 그는 진정 대인배다.

 

마윈의 생각을 한 마디로 말한다면, ‘젊은이여, 현실을 직시하되 꿈을 가지고 스스로 독립하라! ‘가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트르담 드 파리 청소년 모던 클래식 1
빅토르 위고 지음, 박아르마.이찬규 엮음 / 구름서재(다빈치기프트)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노트르담 드 파리/빅토르 위고/구름서재]원작으로 읽는 노틀담의 곱추, 더욱 매력 있다!

 

예전에 TV에서 <노틀담의 곱추>를 본 적이 있다. 주인공이었던 앤소니 퀸의 열연으로 그가 진짜로 흉측하고 못생긴 곱추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이후 <노트르담 드 파리>라는 뮤지컬을 보았다. 어릴 적 본 영화가 워낙 강렬하기도 했지만 무대장치가 프랑스 파리에서 가져와 어마어마하다는 광고 때문이었다. 외국인 배우에다가 파리 원조의 무대장치까지 된 뮤지컬은 노래와 춤, 무대장치까지 분명 감동적이었다. 하지만 예전에 본 영화만큼은 아니었다. 노트르담 드 파리. 책으로는 처음이다. 아마도 내 기억으로는.

 

 

원작은 600쪽이 넘는 내용에 중세 시대의 방언과 곁말, 호흡이 긴 문장들로 가득하다고 한다. 읽는 이들을 기진맥진하게 할 정도지만 독자들의 영혼을 사로잡을 정도의 매력을 체험하게 된다고 한다. 이 책은 1831316일 초판본에도 줄거리의 긴장도를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고슬랭에 의해 생략된 것처럼, 생살을 도려내듯 거의 완전히 생략된 부분이 있다고 한다.

 유럽의 고딕 예술을 대표하는 노트르담 대성당 자체에 대한 방대한 고찰, 그 성당에서 내려다본 파리의 조경, 중세의 교회 건축술에 대한 옹호론은 빠졌다고 한다. 그래서 250쪽의 내용에는 주인공들의 사랑과 질투, 상처와 환희, 운명과 죽음 등을 더욱 도드라지게 나타낼 수 있었다고 한다.

   

사람들이 기도소로 몰려가 광대 교황을 끌어냈을 때, 감탄과 환호는 절정에 달했다. 그 일그러진 얼굴이 본래 그대로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얼굴만이 아니라 몸 전체가 일그러져 있었다. 엄청나게 큰 머리통에는 붉은 머리칼이 이리저리 곤두섰고, 두 어깨 사이에는 커다란 곱사등이 자리를 잡았으며, 이상야릇하게 뒤틀린 두 다리는 마치 반원의 낫 두 개를 이어놓은 것 같았다. 거기에 커다란 발과 괴물 같은 손까지! (28)

   

주인공인 콰지모도가 광대제가 펼쳐진 축제일에 광대 교황으로 뽑히는 순간에 대한 묘사다. 양아버지이자 주인인 프롤로 부주교의 명에 무조건 순종하는 콰지모도는 곱추에 애꾸눈을 가진 귀머거리다. 콰지모도((대충 생기다 만 것, 부활절 다음의 첫 일요일이란 뜻)는 노트르담대성당의 종지기가 되면서 귀머거리가 되었고, 기묘하게 생긴 모습으로 인해 늘 사람들의 놀림감이 되고 조롱거리가 되었다. 상처가 많아서 심술궂은 성격으로 보이지만, 그는 누구보다 타인의 상처에 마음 아파하는 순박한 청년이었다.

    

축제일에 광장 한가운데에서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는 그녀의 염소와 함께 매혹적인 춤을 추게 된다. 콰지모도 역시 다른 남자들처럼 그녀의 춤을 보며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내색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녀가 괴한에게 납치되려하자 콰지모도가 구해준다. 하지만 근위대장이 나타나 그녀를 데려간다. 잘생긴 용모의 페뷔스 대장을 보며 그녀는 반하게 된다. 사람들은 콰지모도가 그녀를 해치려는 괴한인 줄 알고 그를 결박해서 재판을 받게 한다.

    

한편 교수형의 위기에 처한 시인을 위해 에스메랄다는 그의 색시가 되고자 한다. 관례에 따라 시인과의 4년의 동거를 조건으로 시인을 교수형에서 구해준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시인을 사랑한 게 아니라 인정이었다, 그녀가 사랑이 아니라 동정으로 시인을 구해준 줄 알게 되면서 두 사람은 친구로 지내기로 한다. 그렇게 그녀는 잠깐의 거짓말로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해준 것이다. 에스메랄다는 형벌을 받고 있는 콰지모도에게 물을 주기도 하는 등 선행을 베풀기도 한다. 그녀는 마음까지 아름다운 여인이지만 집시 여인이라는 신분 때문에 늘 천시 당한다.

 

그녀는 자신을 위기에서 구해준 근위대장 페뷔스를 연모하게 되면서 그와 만나게 된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일까. 그녀가 페뷔스에게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는 순간 페뷔스는 괴한의 칼에 찔리게 된다.

   

한편 대성당 난간에서 에스메랄다의 춤에 반한 프롤로 부주교는 그녀를 가슴에 품게 된다. 하지만 그녀와 근위대장과의 만남을 알게 되면서 그를 질투하고 죽이려고 한다. 그리고 에스메랄다를 페뷔스를 죽인 마녀로 찍어 교수대에 세우게 되는데....

 

집시 처녀를 향한 콰지모도의 순수한 사랑, 양아버지 프롤로 주교의 이기적인 질투, 상냥하고 아름다운 에스메랄다의 순수한 사랑, 근위대장의 깨어남, 콰지모도에 대한 에스메랄다의 마음 열기, 프롤로 주교의 죽음, 에스메랄다의 어머니와의 만남과 그녀의 죽음 등 안타깝고 슬픈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랑의 본질이 엇갈림이기에 설레는 걸까. 엇갈리는 사랑,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안타까운 이야기가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하면서 더욱 애절하게 흐른다. 한 여자를 둘러싼 세 남자의 사랑의 빛깔이 각각 다르기에 가슴이 절절해진다. 이야기가 후반부로 갈수록 걷잡을 수없이 휘몰아치기에 격류 같은 소설이다. 영화에서 본 느낌과는 조금 다르다. 세세한 감정 묘사가 더욱 매력적이랄까. 역시 빅토르 위고다.

    

노트르담 드 파리.

프랑스가 자랑하는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작품이다. 그가 29세의 나이에 쓴 이 작품은 노트르담 대성당의 성벽에 새겨진 글자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아나키아(숙명)라는 중세 시대 글자의 발견으로 그의 상상 본능은 꿈틀대며 위력을 발휘했다고 한다. 무심코 스칠 수도 있는 하나의 단어에서 거대한 사랑을 이야기할 수 있다니, 대단한 작가다. 예전에 본 영화를 다시보고 싶다. 앤소니 퀸의 열연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슈바이처, 지렁이를 애도하다 탐 철학 소설 12
황영옥 지음 / 탐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슈바이처, 지렁이를 애도하다/황영옥/]인류에 직접 봉사하는 삶의 표본, 인류의 양심, 슈바이처~

 

 

어릴 시절 위인전으로 처음 만났던 슈바이처 박사의 이야기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고 헌신하기가 그리 쉽지 않기에 그저 놀라웠다. 그는 자신이 가진 부와 명예, 행복을 뒤로한 채 질병과 싸우던 원시 아프리카로 걸어 들어갔고, 그곳에서 의사로서 헌신적인 인류애를 보여주었다. 그의 존재는 아프리카인들에겐 하늘이 보낸 성자였으리라. 그 당시만 해도 유럽인들이 아프리카를 보는 시선은 그들의 지배대상이었고 탐욕의 땅이었기에, 유럽인인 슈바이처의 헌신과 사랑은 평범한 것이 아니었으리라.

    

 

 

어릴 적부터 슈바이처의 삶은 부족한 것이 없는 생활이었다. 그는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대학에서는 신학과 철학을 공부하며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가 행복하고 안정적인 미래가 보장된 유럽을 떠나 가난과 질병의 땅 아프리카로 온 이유는 21살 때의 결심 때문이었다고 한다.

 

 

 

서른 살까지는 학문과 예술을 위해 살고, 그 이후에는 인류에 직접 봉사하는 삶을 살리라.”(6)

 

물론 어릴 때부터 그는 이웃의 불행과 가난을 마음 아파했지만 스물한 살 때의 결심이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서른 이후에는 인류에 직접 봉사할 곳으로  적도 아프리카를 정했고, 그곳에서 봉사하고자 서른의 나이에 자신이 강의하던 대학의 의과 대학을 다녔다. 의학 공부를 하는 와중에도 음악 연주와 교회 일, 대학 강의까지 병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의사 자격증을 취득한 그는 프랑스령 적도 아프리카의 랑바레네로 가서 진료를 시작했다.

    

 

 

낡은 닭장을 개조한 첫 진료실은 아프리카의 열악한 현실을 대변하지 않을까. 제대로 된 병원, 제대로 된 의사, 제대로 된 약조차 없던 아프리카 오지인들에게 그의 존재는 희망의 등불이었으리라. 질병에 시달리고 가난에 지친 아프리카 인들에게 그는 태양 같은 존재였으리라.

 

이후 그는 그곳에서의 생활과 생각을 담은 책 <물과 원시림 사이에서>를 출간했고, <문화철학>를 써서 생명에의 외경사상을 주창하면서 인류의 각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 책은 탐 출판사의 탐 철학소설시리즈 의 12번째 책이다.

슈바이처가 나오지만 약간의 각색이 된 소설이다. 슈바이처가 말년을 한국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한다는 설정이다.

 

주인공은 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종호라는 아이에게 늘 괴롭힘을 받는 아이다. 빵 셔틀, 기절놀이, 노트 필기, 폭력 등으로 괴롭히는 종호가 우산마저 빼앗아가자 하굣길에 호수 쪽으로 발을 옮기면서 무지막지하게 지렁이를 밟아 죽인다. 마치 자신의 분풀이 상대를 만난 것처럼 무자비하게 밟아 죽인다. 그리고 아이는 우산을 든 노신사를 만나게 된다. 은발의 노신사는 무얼 찾는지, 누굴 기다리는지 시시콜콜한 것을 물으며 우산을 주고 간다.

 

다음 날 유일한 가족인 할머니가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간다. 그곳은 적도 아프리카에서의 헌신적인 의료 활동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슈바이처 박사가 말년에 의술을 펼치려고 세운 사랑의 병원이었다. 그곳에는 호수에서 만난 은발의 노신사가 일하고 있었다.

 

알고 보니 은발의 노신사가 바로 그 슈바이처 박사였다. 박사님은 투계장에서 피범벅이 되도록 싸우는 싸움닭 두 마리를 사가지고 와서 기르고 있었다. 닭의 모이로 지렁이를 주면서 생명에 대한 고민을 털어 놓게 된다. 모든 생명 의지에는 생명의 존속과 쾌락에 대한 동경도 있고, 파괴와 고통에 대한 불안도 있다며 생명의 외경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사고하는 인간은 다른 생명을 대할 때도 자신의 생명을 대할 때와 똑같은 생명에의 외경, 즉 생명을 존중하고 그 파괴를 두려워하는 마음을 갖지 않으려야 갖지 않을 수가 없다는 것일세. 그는 자신의 생명 속에서 남의 생명을 체험하고, 남의 생명 속에서 자신의 생명을 체험하지.(138)

 

나는 사람들이 그런 이기심을 버리고 생명에의 외경심으로 모든 생명을 끌어안을 때만 인류는 현재의 비극에서 참된 문화를 건설할 수 있다는 것으로 내 생각을 정리했네. 이상이 내가 말한 생명 외경 사상의 요지이고, 나의 <문화철학>을 이루는 내용일세.(140)

 

철학과 신학 박사이면서 음악과 저술에서도 재능을 보였던 슈바이처가 서른 살에 의학공부를 시작했고 의사가 되어 과감히 아프리카로 떠난 이야기, 아프리카에서 그가 느낀 생명에의 외경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아이들은 생명 존중을 생각하게 되는데......

    

책을 읽으며 온 우주를 대상으로 하는 사랑의 윤리인 생명에의 외경을 생각하며 이젠 고민에 빠지게 된다. 개미와 지렁이, 무당벌레, 집게벌레에게도 생명의 외경으로 대해야 할 텐데......모기를 죽어야 할까, 바퀴벌레를 죽여야 할까.

 

인류에 직접 봉사하는 삶의 표본을 보여준 슈바이처 박사의 이야기다. 인류의 양심인 슈바이처 박사에 대한 소설형식의 이야기다. 읽는 맛과 감동이 함께하는 글이다. 역시 탐 철학소설은 참신하고 매력 있다.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크라테스, 구름 위에 오르다 탐 철학 소설 13
서정욱 지음 / 탐 / 201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크라테스 구름 위에 오르다/서정욱/탐]타임머신을 타고 소크라테스를 만나다~

 

 

조각가의 아들, 산파의 아들인 소크라테스는 가난하게 태어나 가난하게 살다 간 기원전 5세기의 인물이다. 2500여 년 전에 살던 그가 21세기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예전에 읽었던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오늘 다시 만나고 있다. 이번엔 소설버전이다. ‘탐 철학소설시리즈13번째 책이다. 철학자들을 소설 형식으로 만날 수 있기에 재미있고 쉬운 책이다. 탐 출판사의 철학소설 시리즈는 읽을 때마다 발칙한 형식, 센스 있는 형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번에도 그렇다.

    

 

이야기는 타임머신을 타고 고대 도시국가에 내린 승현, 유민, 가람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아이들은 소크라테스의 마지막 변론이 열리는 법정을 구경하게 된다. 기원전 399, 그 시절의 그리스의 아고라로 돌아간 것이다.

 

솔직히 아테네의 지혜로운 사람들은 논리만 부족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진실을 말하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논리가 부족하여 설명하지 못한 것을 오히려 나에게 속았다고 표현했습니다. 그럼 왜 그들은 진실을 말하지 않았을까요? 그것은 그들이 진실을 확실히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82~83)

 

소크라테스보다 더 지혜로운 사람은 없다.는 신탁을 들었던 소크라테스는 아테네의 정치가, 시인, 시민들을 찾아서 대화를 나눈다. 대화를 나눌수록 자신보다 지혜로운 이가 없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정치가나 학자들도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 지조차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소크라테스는 이들에게 무지함을 일깨우게 된다. 정치가나 학자들은 소크라테스 앞에서 무참히 무너지는 자신들의 모습에 자존심이 상했던 걸까. 그리스의 시민들은 그를 법정에 세우게 된다.

 

나는 지혜롭지는 못하지만 무지함을 인정하고 사는 것이 신탁의 뜻을 따르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바로 거리로 나갔습니다. 나는 아고라와 거리로 나가 사람들에게 지혜와 무지를 모두 가지지 말고, 지혜롭지는 못하더라도 무지를 인정하고 사는 것이 더 좋다고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91)

 

예술가 아니토스, 비극 시인 밀레토스, 웅변가 리콘의 고발로 소크라테스는 아테네 법정에 서게 된 것이다. 이들이 소크라테스를 고발의 이유에는 아테네 젊은이들을 타락시켰다는 것과 아테네가 믿는 신을 믿지 않고 자기만의 신인 다이몬을 믿는다는 것이었다.

 

더구나 당시 희극 작가 아리스토파네스는 소크라테스의 이야기를 담은 희곡<구름>으로 발표해서 유명해진다. 문제는 이 작품 속 소크라테스는 친구 카이레폰과 함께 신선처럼 노닐며 이치에 맞지 않는 말과 논리로 돈을 버는 인물로 묘사되어 있다는 점이다. 결국 아테네 시민들은 이 허구의 희곡을 통해 소크라테스를 나쁜 이론이나 가르치고 돈을 벌려는 인물로 본 것이다.

 

매일같이 지혜롭다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이야기하며 그들의 무지를 일깨우다 고소를 당했던 소크라테스. 그는 젊은이들을 타락시킨 것도 아니고 더구나 그가 믿는 다이몬은 양심의 소리 통제의 소리로 그리스인들이 알고 있던 악령의 신이 아니라며 논리를 펼친다.

 

500인의 배심원과 아테네 시민들 앞에서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며 논리를 펴는 모습에서 진리의 편에 선 자의 당당함이 느껴진다. 자신의 무죄를 너무나 확신했기에 죽음 앞에서도 초연하게 자신을 변론했던 소크라테스. 고소한 이들의 엉성한 논리와 소크라테스의 반박의 여지가 없는 논리가 선명하게 대비되는 대화들 속에서 논리를 생각하게 된다.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에서 목숨을 구걸하지 않고 당당히 상대방의 허점을 공략하는 소크라테스의 변론은 언제나 매력 있다. 차분하게 그들의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논리를 펼치는 모습에 아테네 시민들도 반하지 않았을까. 그들의 정치적인 이익을 위해 사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었지만 마지막 변론의 승자는 분명 소크라테스였을 테니까.

 

책에서는 아크로폴리스, 아고라, 500인의 배심원 선발 과정, 일당을 받던 배심원들은 주로 노인들이었다는 사실, 도편추방법, 델포이신전에 얽힌 이야기 등 소크라테스가 살던 시대 상황에 대한 설명들이 있다.

소크라테스의 어린 시절, 그리스의 7현인,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은 스파르타의 현인 킬론의 좌우명이었다는 이야기, 아리스토파네스의 <구름>연극 장면 등 당시의 소크라테스가 처한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설명들도 있다.

 

부록으로 소크라테스 소개, 플라톤이 쓴 <소크라테스의 변론>에 대하여, 아리스토파네스의 <구름>, 소크라테스의 생애, 읽고 풀기 등이 있다.

 

소크라테스는 태어나서 죽는 날까지 가난한 스승이었다. 죽으면서도 아들들에게 명예를 위한 일만 하고 부를 취하는 행동을 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신념을 버리지 않은 스승이었고, 앎과 행동의 일치를 주장한 스승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소크라테스와 그의 제자 플라톤까지 생각하게 된다. 소크라테스가 70세를 끝으로 생을 마감할 때, 플라톤의 나이는 28세였다. 플라톤이 80년의 세월을 사는 동안 소크라테스와 함께한 세월은 7~8년 정도였다. 자신이 존경하고 사랑하던 스승의 죽음에 대한 판결에 플라톤은 얼마나 원통하고 속상했을까. 스승의 어이없는 죽음을 보며 플라톤은 <국가론>을 써서 이상국가론을 펼칠 정도였는데. 소크라테스의 제자인 플라톤의 기록이 없었다면 그의 행적은 바람의 흔적처럼 사라져 버렸겠지만 제자를 잘 둔 덕에 그는 지금도 생생하게 부활하고 있다. 소설처럼 타임머신이 개발되면 진짜 소크라테스를 만나러 가고 싶다. 슬픈 현장이지만 그의 변론도 듣고 싶다.

 

안다는 것과 모른다는 것의 경계가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되는 소설이다. 내가 안다는 것은 어디까지 일까. 무한대의 수직선에서 내가 안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새 발의 피도 되지 않는데...... 역시 소크라테스는 예나지금이나 무지를 일깨우는 데는 도사야, 도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