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여고 탐정단 : 탐정은 연애 금지 블랙 로맨스 클럽
박하익 지음 / 황금가지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선암여고 탐정단, 탐정은 연애금지/박하익]jtbc 드라마 원작 소설, 유쾌한 추리소설~

 

학창시절을 떠올려 보면 늘 학교와 관련된 귀신이야기가 있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말이다. 대대로 내려오는 기묘한 학교 전설은 비 오는 날이면 주 메뉴가 되어 아이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것 같다. 그 오싹한 기분, 그 섬뜩한 기운에 진짜 귀신이 나타난 것 같아 기이한 비명소리가 교실을 가득 메우기도 했다.

 

여고 시절 학생 탐정단이 있다면 아마 신나는 이야깃거리가 되지 않을까. 학생들의 고민을 미리 파악하고 있다가 적시에 그 고민을 해결하는 탐정단, 생각만 해도 흥분된다. 많은 학생들이 제각각의 고민을 갖고 있기에 학생 탐정단의 존재는 의미 있을 것 같은데.

 

jtbc 드라마 원작 소설 『선암여고 탐정단 탐정은 연애금지』는 무거운 탐정소설이기 보다는 여고생들의 해프닝을 담은 유쾌한 추리소설이다. 선암여고 탐정단을 중심으로 한 교육의 현실에 맞서는 여고생들만의 깜찍한 해법을 담은 소설이다. ‘선암학사의 여학생 귀신’, ‘걸 그룹사건’, ‘사라진 책가방 사건’ 등 세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선암학사의 여학생 귀신 사건이다.

선암여고 탐정단 멤버는 미도를 대장으로 2학년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다. 스타를 꿈꾸는 예희, 커트 머리 성윤, 초등학생 시절부터 왕따였던 하재, 천재적인 수학자를 쌍둥이 오빠로 둔 채율은 평상시에 학생들에 대한 자료를 모은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부터 수사에 착수하라는 탐정단 지침에 따라 4명의 탐정 소녀는 전교 36학급을 9학급씩 분담하며 빅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평화로운 시기에 촉을 발휘해 정보를 모아두어야 결정적인 시기에 통찰력을 발휘한다나.

어쨌든 탐정 소녀들은 늘 주변과 학교, 선생님, 학생들에 대한 유심한 관찰로 분주한 학기 초를 보낸다. 신학기는 중요한 시점이다. 변화하는 교우관계의 흐름을 파악하는 절호의 기회니까.

 

선암여고의 기숙사인 선암학사에는 우등생만 들어간다. 학사는 1학년 때부터 성적에 따라 노골적으로 성골, 진골, 6두품으로 나뉜 계급 사회다.

탐정단 멤버인 채율은 전교 1~2등을 다투기에 선암학사에 들어가 있다. 주로 1등을 하는 나나의 질투어린 관심을 받고 있다.

 

어느 날, 채율은 학사 열람실에서 새벽까지 공부하다가 창문 밖에 나타난 머리를 늘어뜨린 귀신을 보게 된다. 일명 학사 귀신 사건이라 불리는 이 사건에 탐정단은 정의감을 가지고 사건 해결을 위해 뛰어들게 된다.

왕따로 시달리던 하재는 오컬트, 카발리즘, 마법에 관심을 가지면서 과거를 보는 능력이 있다며 카발리스트 킴으로 변신한다. 자신의 능력으로 도움을 주는 블로그를 개설하면서 학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게 된다.

 

탐정단의 활약으로 학사 귀신은 엄격한 학사 규칙을 위반하고 외출했던 자들의 소행임이 밝혀진다. 몰래 사다리를 타고 학사 발코니에 오르려다 긴 머리가 얼굴을 가리는 바람에 일어난 해프닝이라는데……. 카발리스트 킴인 하재의 과거를 보는 능력도 탐정단의 빅 데이터 덕분이라는 것이 들통 나게 된다. 이후 탐정단은 성골들의 저격을 잠재우며 학교와 선암 학사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게 되는데…….

 

 

성적이 최고라는 가치에 휘둘리는 아이들, 성적으로 계급사회를 만드는 하교 분위기에 대한 저항, 자유를 갈망하는 청춘들의 초상이 학사 귀신, 피로 쓴 글씨, 귀신 머리카락, 괴짜 집단인 탐정단 등으로 그려져 있다.

 

학내 치안의 한 축을 담당하는 기관으로서의 학생 탐정단 이야기, 성적이 만들어 낸 계급사회, 10대 연예인들의 괴로움, 정글 같은 경쟁 사회인 학교 시체 사건 등 무거운 이야기가 경쾌하고 재치 있게 그려져 있다.

현실에선 불가능한 학생 탐정단이기에 더욱 끌린다. 아이들의 문제는 아이들끼리 스스로 해결하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일 텐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종필 교수의 인터스텔라 - 쉽고 재미있는 우주론 강의
이종필 지음, 김명호 그림 / 동아시아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종필 교수의 인터스텔라]영화 <인터스텔라>와 쉽고 재미있는 우주론 강의

 

영화 <인터스텔라>를 재미있게 보면서 블랙홀과 중력에 대한 이해를 조금은 한 것 같다. 막연했던 우주에 대한 궁금증들이 다소 풀렸다고 할까. 그래도 역시 우주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기에 누군가의 설명이 많이 필요한 영화였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이해를 돕는 책을 만났다. 진작 만났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이종필 교수의 인터스텔라』

이 책을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기 전에 읽었더라면 책과 영화를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었을 텐데, 아쉽다. 어렴풋하게 알고 있는 블랙홀, 상대성 이론 등을 좀 더 보고 갔더라면 아무래도 영화가 쉬웠을 텐데 말이다.

 

일단 영화는 과학영화의 대가인 크리스터퍼 놀란 감독이 만들었다. 과학자로는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의 중력 전문가인 킵 손 교수가 영화제작에 관여했다. 영화에서는 블랙홀을 사실적으로 묘사했고 중력에 따른 나이 변화 묘사를 잘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입자물리학을 전공한 고려대학교 연구교수인 이종필이다. 책에서는 과학자가 본 영화 <인터스텔라>의 감상 편도 있지만 우주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들이다.

 

저자는 과학의 역사를 천상의 비밀을 밝혀온 역사라며 포문을 연다. 과학은 천상의 비밀을 밝히려던 자들의 자취다.

과거 고구려 시대의 하늘을 담은 천상분야열차지도는 하늘의 별자리 그림, 우주의 모습이었다. 선덕 여왕과 월천대사의 일식 해프닝도 우주의 비밀을 이용한 것이었다. 우주의 비밀은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국가적인 지대한 관심사였다.

 

서양의 경우에 보면 지구에 쏟아지는 별빛의 총량은 무한해야 하며, 그렇게 되면 밤하늘은 대낮같이 밝을 것이라는 움베르토의 역설, 플라톤의 우주론,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주관, 역사상 처음으로 망원경을 만들고 기록으로 남긴 갈릴레이, 케플러의 행성의 운동법칙 발견 등으로 우주 연구는 발전을 거듭해 왔다.

이후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universal law of gravitation), 중력기둥, 상대성 이론, 일반 상대성 이론, 블랙홀과 웜홀, 우주배경복사, 빅뱅이론 등으로 발전해왔다고 한다.

 

이중에서 블랙홀 이야기가 가장 흥미롭다.

영화에서는 블랙홀의 묘사, 일반상대성이론의 핵심인 아인슈타인의 중역장방정식이 어떻게 등장할까? 과학적 소재나 내용들이 이치에 맞는 것들인지, 과학적 오류는 없는지, 얼마나 놀라운 상상력으로 우주의 심비를 구현했는지에 대한 저자의 설명이 있다.

 

블랙홀은 중력이 강력한 천체인 만큼 블랙홀 주변에 다가갈수록 일반상대성 이론에 의한 시간지연 효과가 아주 커진다. 지구에 남은 머피가 봤을 때 블랙홀로 다가가는 인듀어런스 호와 쿠퍼의 시간은 점차 느려진다. 그러다가 쿠퍼가 사건의 지평선에 이르게 되면 머피가 관측하는 쿠퍼의 시간 간격이 무한대로 팽창한다. (129쪽)

 

시간 간격이 무한대로 팽창한다는 말은 시간이 흐르지 않기에 나이를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간이 멈추기에 쿠퍼가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에 걸려 있는 모습만 보게 된다. 반면에 블랙홀로 추락하는 쿠퍼는 자유낙하를 하게 되는데, 강력한 기조력 때문에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된다고 한다.

 

블랙홀 속으로 들어가면 약간의 위치변화에서도 중력의 차이가 커서 사람의 머리끝과 발끝이 느끼는 중력이 크게 달라진다. 이것이 블랙홀의 기조력이다. 블랙홀 속으로 들어간 쿠퍼는 아마도 엄청난 크기의 기조력을 느낄 것이다. 기조력은 계속해서 쿠퍼를 위아래로 잡아 당길 것이며 쿠퍼가 추락할수록 그 힘은 점점 더 커진다. (131쪽)

 

강력한 기조력은 물체를 늘리게 되고 쿠퍼와 우주선 역시 늘어나면서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고 한다. 블랙홀의 한가운데의 시공간의 곡률이 무한대이기에 그곳에서는 어떠한 물체도 으스러져버린다니, 너무 끔찍한 블랙홀 이야기다. 주변의 물체를 끊임없이 끌어당긴다는 블랙홀의 끝은 무엇일지 궁금하다. 그저 폭발하면서 별의 탄생을 도울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기에 블랙홀의 끝이 궁금해진다.

 

<인터스텔라>에 등장하는 블랙홀은 주변에 토성의 고리 같은 원반층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블랙홀의 적도를 가로지르는 가느다란 원반층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블랙홀 남반구와 북반구 주변에 블랙홀 뒷면의 가려진 원반이 고리 모양으로 감싸듯이 그 모양을 드러낸다고 한다. 마치 굴절 렌즈로 주변을 봤을 때 왜곡되어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이 부분은 자세히 보지 않아서 놓친 장면인가. 벌써 기억이 없네. 블랙홀의 모습이 이렇게 사실적인 묘사가 가능했던 것은 킵손의 연구진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웜홀을 이용한 시공간의 빠른 이동은 SF영화의 주 메뉴다.

웜홀은 멀리 떨어진 2개의 시공간을 획기적으로 빠르게 연결하는 통로이다. 웜홀의 입구를 광속으로 운동시킬 수 있다면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있다니, 언제쯤 가능하게 될까. 언제쯤 우주의 모든 비밀이 풀릴까 궁금하기도 하다.

 

책에서는 팽창하는 우주의 이야기, 우주의 잡음을 발견해서 우주배경복사, 빅뱅이론이 발전하는 이야기, 끈이론, 덧차원 등 우주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져 있다. 어렵지만 늘 흥미로운 주제인 우주론이기에 소중한 책이다. 

 

보이지 않는 것이나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미련 때문일까. 우주는 언제나 신비의 세계다.

영화 <인터스텔라>과 비교하며 읽는 쉽고 재미있는 우주론 강의를 들으니, 다시 영화를 보고 싶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슈퍼산타 환상모험 2 - 동물이 좋아요! 꿈이 별이와 떠나는 인성여행 2
Giunti Editore S.P.A 지음, 김현주 옮김 / 꿈꾸는별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슈퍼산타의 환상모험2]이런, 최신형 썰매를 탄 슈퍼산타가 있나!

 

산타할아버지가 주는 환상적인 이미지는 늘 기분 좋게 하죠. 크리스마스가 지나도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산타 할아버지의 연세가 있기에 연중무휴로 썰매를 타다간 병이 날 수도 있겠죠.

 

크리스마스가 지났는데도 산타 할아버지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답니다. 왜냐면? 슈퍼산타로 변신했거든요. 일 년 내내 선물 준비로 분주해야 할 산타는 기계나 요정들이 역할을 나누어 선물을 준비하기에 할 일이 없어졌어요. 그런 산타에게 렌디라는 사슴이 나타나 슈퍼산타로 변신하게 도와줍니다. 지치지도 않고 썰매를 타나고요? 노! 노! 환상썰매라는 스마트한 최신형 썰매 덕분이죠.

 

북극 최고의 기술자인 브루나 부인이 고안한 환상썰매에는 위성 안테나, 플라즈마 모니터, 수정으로 만든 시간 기록 장치, 외부 정찰용 의자, 점성술사가 사용하는 지구본, 언제나 따뜻한 머그컵, 동전을 넣으면 나오는 사탕 자판기까지 있답니다.

 

어쨌든 렌디 덕분에 능력자가 된 산타는 세계의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을 돕게 됩니다. 아이들의 아픔과 고통을 위로하러 갈 때면 늘 브루나 부인이 만든 환상적인 슈퍼 썰매를 타고 가면 된답니다. 이런, 슈퍼산타 썰매에 오로라 비치는 일이 있나!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난 산타는 이상한 공에서 갑옷 모양의 등을 가지고 몸을 공처럼 굴리는 요상한 동물 아르마딜로가 내민 메시지를 받게 됩니다. 편지의 내용은 브라질 소녀 아니타가 슈퍼산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이죠. 아니타는 원숭이 코코와 살고 싶지만 동물을 너무 싫어하는 부모님 때문에 산타의 선물인 원숭이 집조차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도와달라고 합니다. 이런, 북극의 얼음 회전의자 같은 일이 있나!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산타는 음식으로 에너지를 충전한 뒤 환상썰매를 타고 달려가죠. 아니타가 사는 리오브란코는 아마존의 열대 우림 근처의 도시입니다.

개미로 인해 몸이 가렵다는 아니타의 부모님을 위해 산타는 개미핥기를 데리러 숲으로 갑니다. 하지만 정작 개미핥기를 유인하는 것은 아니타네요. 이런, 북극의 모닥불 같은 일이 있나!

 

 

아니타는 지렁이로 개미핥기를 유혹해 집으로 데려옵니다. 문제는 개미핥기가 개미를 잡아주는 대신에 자신의 냄새를 여기저기 남기기에 이상한 냄새가 집 안에 진동한다는 사실이죠. 더구나 아빠가 개미핥기 털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어떤 동물과도 절대로 함께 살 수 없다고 경고하네요. 이런 북극의 회오리 눈사태 같은 일이 있나!

 

개미핥기 계획을 실패한 산타는 B플랜을 실행합니다. 아니타를 위해 큰부리새와 긴 꼬리를 가진 이구아나를 데려와 나무 아래 작은 동물원을 지어준 거죠.

그 곳에서 코코를 재우는 아니타의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부모님은 아니타에게 코코를 키울 수 있도록 허락을 하죠.

 

 

아이들은 동물을 키우면서 책임감도 키우게 되고 동물 사랑도 키우게 되죠. 자신이 하고픈 일을 부모님께 허락을 받는 과정을 도와주는 산타의 모습은 멋지네요. 때로는 주접스럽고 때로는 먹는 것을 유난히 밝히지만 개그맨 같이 재미가 있네요. 이런 북극의 코미디언 같은 웃음보따리 있나!

 

아이들에겐 슈퍼산타가 주는 선물은 용기와 희망입니다. 슈퍼산타는 아이들이 쓸모가 없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주는 거죠. 위기에 처했을 때 도움을 청하는 법을 알려 줍니다. 자신이 하고픈 일을 어른들께 설득하는 방법도 깨닫게 해주네요. 이런 슈퍼산타라면 1년 365일 있었으면 좋겠죠? 이렇게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슈퍼산타 상담실은 없을까요? 네? 다음 편은 어떤 내용일지 기대가 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옛 이동통신 봉수 - 우리 터 우리 혼, 오늘도 팔도가 무사하다 봉화가 전해 주네
최진연 글.사진 / 강이북스 / 201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옛 이동통신 봉수/최진연]30년 동안 국토를 누비며 찾아 낸 우리 봉수 이야기, 대단하다~

 

 

제목에서부터 끌리는 책이다. 우리 역사, 우리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읽노라면 늘 설렘과 애잔함, 뭉클함 등 복잡한 감정을 선물받기에 우리 이야기라는 사실만으로도 끌리는 분야다. 『옛 이동통신 봉수』

 

봉수는 밤에는 불(봉烽)로, 낮에는 연기(수燧)로 국경과 해안을 적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위험 신호를 보내던 옛 긴급 신호체제였다. 날씨로 인해 봉수의 신호전달이 용이하지 않을 때는 봉수군을 통해 직접 달려가 알리기도 했다. 옛날 그리스의 마라톤처럼. 때로는 위험상황을 징과 꽹과리로 알리거나 깃발로 알리기도 했다고 한다.

 

봉수는 삼국시대부터 원시적인 형태로 시작해 고려 시대에 체계가 잡혔고, 조선 세종 때에 크게 정비가 되었다. 고종 31년 갑오경장 때 철폐되기 시작하면서 이듬해인 1895년에 전국의 봉대와 봉수군마저 철폐되었다. 현재 한반도에 있는 봉수 터는 남한에 해안가, 섬, 산지 등에 500여 기의 봉수 터가 남아 있고, 북한에 650여 기의 봉수 터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국내 유일의 봉수전문가인 김주홍 박사는 전한다.

 

가장 유명한 곳이 서울 목멱산봉수가 아닐까.

함경도에서 출발한 제1노선의 봉화 도착지는 남산 동쪽 1봉인 현재 미군 통신탑 부근이다. 부산에서 출발한 제2노선의 봉화 도착지는 남산골 한옥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2봉이다. 평안도 내륙을 경유하는 제3노선의 봉화 도착지는 현재의 봉수가 있는 남산 팔각정이다. 평안도 해안을 경유하는 제4노선의 도착지는 남산 케이블카 종점 부근이다. 전라도 여수를 출발해 서해안을 타고 올라오는 제5노선의 도착지는 일제 강점기 조선 신궁이 있던 남산분수대 주변이다.

현재 남산 팔각정 아래의 봉수는 수원화성의 봉돈을 참고해 1993년에 세워진 곳이며, 매일 오전 한 시간 동안 전통 봉수의식이 재현되는 곳이다. 서울의 주요 관광 명소이기도 한 곳이다.

 

수원화성의 봉돈은 조선 22대 정조가 할아버지 영조에 의해 뒤주에 갇혀 죽은 아버지 사도 세자를 기리기 위해 도읍지를 꿈꾸었던 수원화성 안에 있다. 수원화성의 봉돈은 봉수의 구조나 위치에서 특별하다. 산봉우리가 아니라 평지에 축조되어 있고 유사시에 군사들의 숙소와 무기고까지 있다고 한다. 성벽에 구멍을 내어 총을 쏠 수 있도록 했기에 봉수가 아니라 돈대라고 한다.

수원화성의 봉돈은 한국전쟁 당시 일부가 파괴된 것을 1970년대 중반 박정희 대통령의 관방유적 정비사업 때 보수 후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현존하는 봉수 중 원형이 잘 보존된 유일한 봉수라고 한다.

 

지금 봉수는 유실되거나 잡목으로 인해 접근 불가능한 곳도 있고, 파괴되거나 방치된 곳, 고증도 없이 잘못 복원된 곳, 가까스로 흔적만 남은 곳, 봉수 내부의 민묘를 옮기고 전직 국회의원 부친의 묘를 이장한 곳, 봉수에 올라가 국태민안을 비는 행사를 매년 가지는 영덕군 대리마을의 봉수, 산불감시초소로 둔갑한 곳 등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120년 세월이 무심해서였을까. 봉수의 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곳은 한 군데도 없다고 한다.

 

저자인 최진연은 문화유적 전문 기자라고 한다. 그는 30년 동안 직접 발로 찾아다니며 우리 조상이 남긴 유적들을 사진과 글로 담아왔다고 한다. 1970년대 후반부터 수원화성 사진 작업을 시작으로 성곽 등에 관심을 가졌고, 봉수, 옛 다리 등 관심도 받지 못하고 사라져가는 우리 것을 찾아 전국을 누볐다고 한다. 이 책은 그 결과물이다.

 

대부분 처음 알게 된 이야기들이다. 인적이 드문 곳이나 산간 외지에 있었기에 관심 밖이었을까. 개발의 뒷전으로 밀려난 곳도 있고, 개인의 욕심으로 가족묘로 둔갑한 곳도 있고, 고증도 없이 사업가나 관계 기관에서 복원한 경우도 있다니, 무척 슬픈 일이다. 무심코 지났을 우리의 봉수, 때로는 돌무더기에 궁금증을 갖고 스쳤을 봉수들이 버려진 채 쇠락하고 있다니,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원형 복원은 차후로 하더라도 푯말이라도 세워 조상들이 물려준 유산임을 알렸으면 좋겠다.

 

이젠 눈여겨 두었다가 산꼭대기에 오르게 되면 유심히 관찰하고 살펴봐야겠다. 각 지역별로 사진과 설명이 상세하게 되어 있으니, 여행 갈 때마다 미리 공부하고 가야겠다. 나에게로 온 정말 귀중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베스트셀러 절대로 읽지마라 - 내 곁에 있는 책이 나를 말해준다
김욱 지음 / 모아북스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베스트셀러 절대로 읽지 마라/김욱]출판업계, 서점, 독자 모두에게 생각거리를 주는 책

 

내가 가진 사물이 나를 표현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진 책들이 나의 관심사, 성격, 하는 일, 인간관계, 고민, 미래까지도 드러낸다고 생각한다. 남의 집을 방문할 때면 서가를 먼저 보는 경향이 있다. 서가에 꽂힌 책들을 통해 주인의 관심사나 취향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제목부터가 과격한 책을 만났다. 『베스트셀러 절대로 읽지 마라』대충 어떤 내용일지 감이 오는 제목이다.

저자는 신문기자로 30년 간 글을 썼고 번역가 겸 작가로 20년을 책과 함께 한 김욱이다.

여든을 넘긴 노장의 책과 함께 살아온 70여 년의 세월동안 느낀 좋은 책에 대한 충언이다. 베스트셀러에 대한 편중 독서에 대한 질타다. 출판업계의 문제점과 올바른 우리말 사용법에 대한 쓴 소리다.

 

저자는 자본을 앞세우는 마케팅이 엉뚱한 책을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려놓는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엔 한 해 출판되는 책이 약 2만 권이라고 한다. 종합 베스트셀러에 들려면 1주일에 5천 권 정도 팔려야 한다. 문제는 출판사의 사재기로 출판사에서 밀어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다는 것이다. 인터넷사이트나 북카페를 이용해 책을 구입하게 하고 특정사이트에 서평을 올리라는 지시를 한 뒤 그 과정이 끝나면 영수증 처리를 해주기도 한다고 한다. 출판사에 고용된 이가 책을 구입해서 서평을 올리기도 한다고 한다. 익히 알려진 대로 소설가 황석영 씨의 경우는 출판사의 사재기에 분노해서 절필선언도 했다.

 

대형출판사, 베스트셀러에 휘둘리지 않지만 아무래도 독자들은 베스트셀러 목록을 한 번씩은 뒤적이기 마련이다. 분야나 저자를 막론하고 다양하게 읽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끌리는 분야는 있다. 생각 없이 무조건 베스트셀러를 구입하는 사람이 과연 몇 있을까.

그래도 출판사의 필요 이상의 사재기로 베스트셀러를 만든다는 것은 너무 했다. 출판사의 필요 이상의 사재기가 언제쯤 없어지려나.

 

저자는 독서의 부조리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독서의 부조리란 독서를 통해 아무 것도 찾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읽어도 성과가 나지 않는 독서, 삶이 개선되지 않는 독서를 무의미한 노동인 시지프스의 형벌에 비유하고 있다. 시지프스의 형벌은 구조적으로 굴러 떨어지게 마련인 높은 산에 돌을 갖다 놓는 형벌이다. 그런 무의미한 노동을 반복해야 하는 형벌이 베스트셀러 목록이라고 한다. 그러니 올바른 독서, 삶을 개선하기 위한 독서에는 베스트셀러 목록이 오히려 독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생산적인 독서를 하려면 3분 요리 같은 베스트셀러를 피하라고 한다. 건강한 독서를 위해서는 양념이 잘 배인 베스트셀러는 피하라는 말이다.

 

책을 빨리, 많이 읽어도 결과는 형벌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읽어도 성과가 나지 않으면, 삶이 개선되지 않으면, 그런 독서는 해가 될 수도 있다고 한다. 말을 억지로 물가로 끌고 갈 수 없는 것처럼 독서도 억지로 끌고 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누구든 각자의 취향에 따라 끌리는 대로 읽게 되는 법인데. 다독이든 아니든 중요한 건 내실이 아닐까. 굳이 다독이 문제될 것은 없지 않을까.

 

책은 잠시 위로해주는 플라시보 효과를 주는 위약이 아니라, 마음의 건강을 지켜주는 명의나 명약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진짜 처방전은 책을 읽은 후 내 안에서 생겨나는 것들이 기대되는 책이라야 한다고 한다.

현상을 분석하고 원인을 밝혀 대책과 결과를 제시하는 책인 자기계발서는 쓸모가 없다고 한다. 물론 자기계발서가 순간적으로 자극을 주고, 일시적으로 힘을 주는 것은 맞지만, 길게 본다면 진짜 책은 문학, 철학, 예술, 과학 등과 같이 삶의 호흡을 깊게 해주는 책이라고 한다.

 

좋은 독서 습관의 예로 리카싱의 독서습관을 들고 있다. 아시아 최고의 갑부인 리카싱 회장의 성공 비결은 잠자기 전 30분 독서라고 한다. 중학교 1학년 학력의 그가 지금까지 빼먹지 않고 하는 독서습관이라고 한다. 그는 책을 통해 더 넓은 비전과 비판적인 사고 능력을 키우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책 속에는 저자의 동대문중고책방의 추억, 나 자신으로의 여행, 독서를 통한 시간여행과 공간여행, 위인들과의 만남, 온갖 상상력을 키우는 책, 독자를 유혹하는 베스트셀러의 공식, 입맛 당기게 하는 제목 짓기, 유명 저자를 이용한 현혹, 예쁜 디자인의 속임수, 인기인을 번역자로 속이기 등 책과 관련된 쓴 소리들이 들어 있다.

유명인을 등에 업은 대필 서적, 진짜 번역자를 뒤에 두고 유명인을 번역자로 내세우는 책, 자질 없는 작가의 베스트셀러 만들기, 전문성이 결여된 전문가들, 글을 못 쓰는 교수들, 독자를 속이는 이들, 정답이라 우기는 자기계발서, 베스트셀러 뒤집어보기, 사유 없는 책 읽기 등 출판문화에 대한 직언이다. 전문기자로 30년 간 글을 썼고 번역가이자 작가로 20년을 책과 함께 하며 느낀 김욱의 현재의 독서문화에 대한 고언이다.

 

 

 

 

제목이 지나친 감은 있지만 출판업계, 서점, 독자 모두에게 생각거리를 주는 책이다.

인문, 철학, 예술, 과학 등이 무조건 좋다고 할 수 없다. 개인의 취향, 역량이 모두 다르기에 선택은 독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선택해서 읽다가 깨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선택한 책에서 또 다른 세상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설렘과 감동을 준다. 책 속에서 만나는 세상은 과거이기도 하고 현실이기도 하다. 때로는 미래이기도 하다.

책 속에 길이 있지만 목표도 없고 이정표 없는 독서는 힘만 뺄 뿐이라고 생각한다. 무의미한 독서가 되지 않기 위해 책 속의 지혜를 내적 체화하기 위해 진짜 독서를 생각하게 된다. 삶을 바꾸는 독서, 가치창출로 이어지는 독서를 위하여 고민을 하게 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챔피언 2015-01-12 22: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서 행위 자체를 돌아보게하는 의미 있는 리뷰였네요^^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기 전에 빨리 읽어야겠습니다.

봄덕 2015-01-13 05:47   좋아요 1 | URL
베스트셀러 되기 전에.... 의미 있는 댓글이네요. 과격한 표현도 있고 좋은 표현도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