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자결권 - 자유롭게 충만하게 내 시간을 쓸 권리
칼 오너리 지음, 박웅희 옮김 / 쌤앤파커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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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자결권/칼 오너리]질주하는 사회에 대한 경종, 느린 것이 아름답다.

 

모두들 세월이 너무 빠르다고 한다. 시간의 흐름을 느낄 새도 없이 1월도 후딱~ 가 버렸다. 시간을 맞이하고 보내는 의식도 없다. 한때는 제 몫을 다 하기위해 빨라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빨라도 너무 빠른 시대다. 세상은 마치 가속도가 붙어 브레이크를 걸어도 쉽게 정지하지 않는 고장 난 폭주기관차 같다.

 

 

 

저자는 빠름의 부작용을 예로 들면서 느림으로 치유하라고 한다. 가장 적합한 속도로 가라고 한다.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속도 강박증은 자신의 파괴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속도 강박관념은 일종의 중독증, 숭배의 수준에 이르렀기에 오히려 폐해가 많다고 한다. 저자는 빨라서 손해 보는 것들이 늘고 있기에 이젠 제 속도를 찾으라고 한다. 이 책은 <느린 것이 아름답다>를 재출간한 책이다.

 

인류가 시간을 나누고 쪼갠 이유는 생존 때문이었다. 농사를 위한 달력, 시간에 따른 효율성 측정, 표준 시간 나누기 등은 시간을 유한 자원으로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런 시간 쪼개기가 더욱 조급증을 심화시켰고, 일 분 일 초를 두고 목숨을 다투는 세상이 되었다. 빨리 가야하고 시간을 아껴야 한다는 조급증, 앞서야 산다고 생각에 시간병인 시간의 노이로제에 걸려 버렸다. 심지어는 수면학습웹사이트, 시간관리를 조언하는 책이 넘쳐난다.

 

산업자본주의 시대엔 자본을 빠르게 이윤으로 바꿀수록 일확천금이 가능했다. 시간은 돈이었고, 시간은 우상이었다. 세계 최초는 늘 모두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빨라야 기회가 주어졌고, 빨라야 최고가 될 수 있었다. 빠름은 스마트한 것이었고 빠름은 현명하다고 여겨졌다. 사실 우리의 뇌는 쿤데라가 말한 속도의 엑스터시를 즐기기도 한다. 시간이 인류 발전을 도운 것도 맞다. 하지만 시간을 다루던 인간이 시간에 예속되고 있다. 시간의 노예가 된 것이다.

 

 

빨라지면서 생기는 폐단을 보자.

빨라지면서 자본주의 자체도 피해를 입고 있고, 검증을 덜 마친 제품의 출시로 인해 추가 비용이 막대해졌다. 견제가 없는 상태에서 더욱 강한 기세로 달려든다는 터보자본주의는 불면증, 편두통, 고혈압, 천식, 위장장애 등 스트레스성 질환에 시달리게 되면서 성인병의 원인이 되고 있다. 좌절감을 수반하는 정서적신체적 탈진감과 같은 과잉스트레스 반응인 번아웃 증후군은 탈진한 현대인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 모든 사고의 뒤에는 속도전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에 기인한다. 속도는 심혈관계와 면역체계, 당뇨병과 심장병, 우울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과로사, 수면부족으로 인한 피로는 현대인들에게 각성제와 더욱 가까워지게 하고 있다.

 

서두르다 보면 피상적인 일처리를 하게 되기에 실수와 실패가 잦다. 정신없이 바쁜 일과 때문에 친구들과의 교류가 끊어진다는 영국의 조사 결과도 있다. 빠름은 소통의 부재를 낳기에 더욱 심각한 것 같다.

 

기록 단축은 매사에 적용되며 자랑거리이지만 느림 기록은 왠지 죄스러운 세상이다. 정확성보다 빠름이 중요하기에 하자가 많은 세상이다. 느리면 욕먹는 세상이기에 꼼꼼할 틈이 없는 제품들은 불량을 만들어 내고, 불만을 야기 시킨다. 결국 속도는 모두를 짜증과 분노 모드로 바꾸어 놓았다. 빠르지 않으면 격분하는 것이 당연시 된다. 느린 말투, 느린 행동엔 바보, 머저리 소리가 절로 나오기에 상대에게 상처를 준다.

 

저자는 빠름으로 인한 치유는 느림이라고 한다. 스트레스에 대한 치료는 느림이 정답이다. 양날의 칼과 같은 시간 나누기에 대한 연구, 느린 속도의 가능성에 대한 탐구가 이뤄지면서 지금은 슬로운동의 효과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저자가 말하는 슬로 방식은 그냥 느림을 의미하는 차원을 넘는다. 슬로 방식은 양보다 질을 추구하는 태도다. 차분하고 신중하며 직관적이고 여유롭다. 참을성 있고 반성적이다. 실제적이고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한다. 슬로 방식은 알맞은 빠르기로 균형을 잡는 것이다. 그래서 전체적인 삶의 리듬을 바로잡는 운동이다.

 

실제로 깨달음의 속도는 느리기에 사유는 속도를 강요할 수 없는 부분이다. 시간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시간자결권은 모두에게 인정되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빠르게 자라도록 동식물에 대한 유전자조작도 멈춰야 한다. 슬로우 푸드로 건강을 찾아야 한다. 시간에 대한 통제권이 주어지면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이러한 시간자결권이 있으면 스트레스와 조급증을 덜 느끼게 된다.

 

슬로는 정서적 안정감, 정서적 유대를 끈끈하게 한다. 세계적으로 슬로푸드, 동네 빵집, 로컬 푸드 마켓 등으로 더 나은 음식, 더 좋은 음식을 먹자는 운동이 점점 많아지고 있기도 하다.

책에서는 슬로우 운동, 치타슬로, 집중을 요하는 슬로 씽킹, 슬로섹스의 행복 등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인 사례들이 나와 있다. 짧은 단잠이 일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사실, 슬로스쿨의 혜택을 보고 있는 핀란드 교육, 좋은 것을 마음껏 즐기며 노는 아이들의 성공 사례들도 있다.

속도중독 치유법으로 정원 가꾸기, 뜨개질, 바느질, 독서, 미술, 클래식 음악 듣기 등도 소개하고 있다.

 

 

지금은 너무 빨라서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빨리빨리문화다. 중국도 예전엔 만만디였지만 점차 빨리빨리로 가고 있다고 들었다. 대화보다 메시지로 통하는 세상, 부모 못지않게 바쁜 아이들, 빠른 본능, 즉석 음식, 즉석 미팅이 대세다.

수다 떨기, 노닥거리기, 배회하기가 언제였던가. 질주하는 사회에서 깊이 있는 삶, 음미하는 삶, 반성하는 삶을 찾자는 시간자결권, 읽으면서 자주 되새기게 된다. 적기란 자신이 시작하는 때이며 스스로 하고 싶은 때일 것이다. 질주하는 사회에 대한 경종을 보며 느린 것이 아름답고 힐링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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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아 2015-09-28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블로그 여행을 하다가 우연히 들러봅니다. 오는 10월, 2015 남양주 슬로라이프 국제대회가 개최되는데요, 국제컨퍼런에 `슬로라이프와 행복나눔`이라는 주제로 슬로라이프의 제창자 쓰지신이치 교수, 본 책의 저자인 칼 오너리를 비롯한 유명인사를 초청하여 이 시대의 슬로문화와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오시면 후회하지 않을 저희 컨퍼런스에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참가비 무료,http://www.slowlifeplanet.org, Tel.031-590-5411)
 
무영탑 : 현진건 장편소설 한국문학을 권하다 21
현진건 지음, 박상률 추천 / 애플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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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영탑/현진건/애플북스]불국사 석가탑의 전설, 예술 혼과 화랑도 계승 의지를 담은 소설…….

 

불국사 석가탑의 전설을 그린 <무영탑>을 중학교 때 읽은 후론 오랜만에 접했다. 저자는 <빈처>, <술 권하는 사회>, <운수 좋은 날>, <B사감과 러브레터> 등으로 유명한 빙허 현진건이다. 1938720일부터 193927일까지 동아일보에 연재된 우리의 역사소설이다.

 

 

<무영탑>은 불국사 경내에 다보탑과 나란히 있는 석가탑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예술 혼, 사랑과 갈등, 권력욕과 부패, 사대주의에 맞선 화랑도라는 전통 국선도 계승의지를 담은 작품이다. 당학을 사대하는 권력층에 반해 전통적인 화랑도의 정신을 계승하고자하는 의지를 담았기에 평생을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살았던 빙허의 작가정신이 느껴지는 책이다. 1939년 출간된 박문서간본을 저본으로 했고, 대화 속의 방언과 속어 등은 최대한 살리고 지문은 현대어로 고쳤다고 한다. 569쪽에 이르는 방대한 장편 역사소설이다.

 

이야기는 신라 경덕왕 시절 사월 초파일 석가탄일 축제가 배경이다. 그 당시 초파일은 설, 대보름, 팔월 한가위보다 더 큰 명절이었다. 온 나라가 오색 종이를 바른 연등과 관등으로 불을 밝힐 정도로 불교가 번창하던 시절이었다. 당시 경주 안에는 808개의 절이 있었다고 하니, 초파일 축제가 얼마나 큰 축제였을지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다. 그 당시의 연등은 연말이면 집집마다, 거리마다 커지는 지금의 크리스마스트리 같지 않았을까.

 

재주가 특출한 아사달은 스승의 딸 아사녀와 혼인을 한 뒤, 신혼의 단 꿈을 뒤로하고 불국사의 탑을 지을 천하의 명공을 구한다는 방을 보고 신라로 온다. 부여의 이름난 석수장이 부석의 으뜸 제자인 아사달은 다보탑의 완공이후 석가탑의 완성이 더디기에 승려들 사이에서 구설수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석가탑은 탑 한 층마다 온전한 돌 한 덩이를 가지고 짓기에 다보탑에 들인 노력과 시간보다 갑절이 들 정도다. 그럴수록 아사달은 부여에 두고 온 스승과 아사녀에 대한 그리움이 더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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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파일에 석가탑에서 탑돌이를 하며 스승과 아사녀의 안녕을 빌던 아사달은 불국사 탑돌이에 나선 아름다운 주만과 마주치게 된다. 그리고 주만을 보며 아사달은 고향에 두고 온 아사녀로 잠시 착각하게 된다. 주만은 낮에 본 아사달을 다시 마주하면서 그에게 더욱 빠져들게 된다. 주만은 귀족 세력인 금성과 전통 무예를 갈고 닦는 경신 사이에서 혼인 말이 오가지만 모두 거절해 버린다. 첫눈에 반한 사랑엔 이유가 없다고 했던가. 아사달을 보며 첫 눈에 반했기에 주만은 모든 혼사를 거절하며 아사달에 대한 일편단심을 보인다. 주만은 아사녀의 존재를 알면서도 아사달님만 뵐 수 있게 해달라며 그의 여 제자가 되고 싶다고 한다. 곱게 자란 그녀가 힘든 석공의 일을 배우고 싶다는 것을 보면서, 사랑의 힘은 과연 위대하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철이 없다고 해야 하나.

 

구슬 아가씨라 불리는 주만은 이찬 유종의 외동딸이다.

늙은 향도인 유종의 유일한 희망은 자지 중심이 잡히고 공명하는 사윗감을 구하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유종의 사윗감은 사대주의적인 당학을 뿌리치고 번창하는 불교를 꺾을 수 있어야 하며, 동시에 기울어져가는 화랑도를 부흥시킬 수 있는 인물이어야 했다. 경신의 형제들은 당학파를 미워하고 국선도를 숭상하고 있었다그러니 유종의 눈에 든 인물은 당에 유학을 다녀온 금성이 아니라 전통 무예를 닦는 이찬 금량상의 아우 경신이었다.

 

금성은 금 시중의 아들로 당나라의 말과 글을 조금만 알아도 유세를 하던 세상에 당나라에 유학까지 다녀온 인물인데다 한림학사이기도 하다. 자신이 사모하던 주만에게 매파를 여러 번 보냈지만 거절당한 금성은 주만의 집 담을 넘으려다 주만과 부딪치기도 하고 석가탑 현장으로 쫓아가 아사달에게 행패를 부리기도 한다. 이럴 때마다 위기에서 구해주는 건 경신이었다.

 

한편 부여에 있는 아사녀에게는 괴이한 소식이 전해진다. 신라에 간 아사달이 장가도 들었고 자식까지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된 것이다. 설마가 사람을 잡는 걸까?

아사달을 기다리다 지친 아사녀는 직접 경주 불국사로 찾아간다. 하지만 불국사 문지기는 거지같은 아사녀를 내쫓기 위해 거짓말을 해버린다. 불국사에서 십오 리나 되는 연못인 그림자 못(影池)에 가면 석가탑이 완공될 때 그 그림자가 비친다고 말이다. 아사달에 대한 그리움이 과했을까. 이성적인 생각을 하지 못하고 문지기 말만 믿는 아사녀는 그림자 못을 찾아가서 그림자가 비치기만을 기다리게 된다. 그러다 서라벌의 유명한 뚜쟁이 콩콩 노인을 만나게 되면서 끼니도 해결하고 여자다운 모습을 갖추게 된다.

 

드디어 아사달은 석가탑을 완성하게 된다. 하지만 이야기는 슬픈 결말로 치닫게 된다.

탑을 완성한 아사달, 부모 몰래 아사달을 따라 부여로 갈 채비를 하는 주만, 그런 주만을 막을 수 없는 부모의 결정, 남편을 기다리던 아사녀가 물에 빠져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아사달, 그런 아사녀의 환영을 보고 아름다운 아내의 얼굴을 혼을 다해 돌에 새기는 아사달, 아사녀의 죽음 이후 옷값과 밥값을 받으려는 콩콩 노인, 이루지 못한 사랑에 절망해 불덩이에 뛰어들려는 주만, 주만을 구해낸 경신의 이야기가 슬프도록 아름답게 흐른다. 지금의 시대에는 이해 못할 사랑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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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건이 조선이 일제 치하에서 분연히 일어설 의지를 모으기 위해 썼다는 소설이다. 부여의 석수장이의 예술 혼, 불심, 세속화된 승려, 당학에 대한 사대주의에 대한 경종, 외세를 물리치고 신라 화랑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하는 정신, 장인정신 등을 보며 작가가 나타내고자하는 시대정신을 보게 된다.

불국사 석가탑의 전설, 예술혼과 화랑도 계승 의지를 담은 소설, 일제 강점기에 우리의 문화재를 부각하고 전통 국선도를 통해 민족혼을 고양 시키고 싶었던 빙허의 간절함이 담겼기에 더욱 소중한 소설이다. 예스런 문체가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정감이 가는 부분들이 많은 한국의 대표문학이기에 귀중한 책이다. 올리뷰 이벤트로 받은 책이기에 더육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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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동 주인 없는 꽃]조선왕실의 스캔들 실화를 영화로…….

 

김별아의 역사소설 <어우동 사랑으로 죽다>를 먼저 읽은 상태에서 영화를 만났다. 영화의 제목은 <어우동 주인 없는 꽃>이다. 배급사의 횡포로 상영관 획득에 어려움이 많았다는 영화다. 이웃해 있는 메가박스에서 전단지를 보았지만 메가박스에서 거부되어 멀리까지 보러 가야했던 영화다. 어쨌든 어우동은 조선왕실의 스캔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역사 영화다. 무엇보다 인간사랑님의 동생인 여욱환이 주연으로 나왔다기에 관심이 갔던 영화다.

 

왕실의 며느리였던 어우동은 남성 중심의 유교 국가였던 조선에서의 최대의 섹스 스캔들이었다. 15세기 성종 때에 일어난 일로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어우동의 사랑이 조선을 뒤흔든 이유는 아마도 그녀의 신분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기녀가 아니라 양반의 자식에다 세종대왕의 형님인 효령대군의 손주 며느리였기에 세종대왕에게도 손주 며느리뻘이었으니까. 더구나 그림과 글에도 일가견이 있는 지식을 갖춘 여인이었다.

 

영화에서는 어린 시절의 가족사인 병신 아비와 화냥년 어미, 부모에 대한 혐오 가득한 오빠의 이야기가 빠진다. 왕족인 이동과 결혼 후 이동의 무분별한 기녀탐색에 상처를 받고 버림을 받은 박참판 댁 규수 혜인의 반전, 성적 자유주의자인 페미니즘의 시각, 팜므파탈로 그려져 있다. 종친인 남편 이동의 배신에 상처를 받고 소박을 당하면서 복수를 꿈꾸는 당찬 여인으로 나온다. 그녀의 복수심 가득한 일탈은 기녀랑 놀아나며 아내를 버리는 온전하지 못한 남편에서 시작하기에 충격적이다.

 

 

춤과 음악, 미모를 앞세운 어우동은 그녀와의 사랑을 위해 부나방처럼 달려드는 남자들에게 온갖 징표를 요구한다. 성리학이 조선을 지배했던 시절, 그녀의 섹스 스캔들은 신분고하를 가리지 않았기에 더욱 충격적이다. 게다가 그녀의 섹스 상대는 양반에서 노비, 종친, 심지어 왕과도 근친상간을 저질렀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그녀에 대한 사랑의 징표로 문신, 손가락 절단 등을 가리지 않고 하는 양반들의 모습이다.

 

어우동의 사랑을 받지 못한 일부 양반들의 시샘이었을까. 그녀가 벌인 섹스스캔들은 순식간에 부풀려져 한양에 퍼지게 된다. 그녀에 대한 추문은 한양을 뜨겁게 달구게 되면서 결국 상소문으로 이어진다. 결국 어우동은 죽음으로 죗값을 치렀지만 과연 누구에게 먼저 돌을 던져야 할까. 양반들의 이중성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아직까지도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는 어우동 영화를 보면서 그녀의 내적 아픔이 느껴지기도 한다. 비록 이유 있는 저항이 방탕이고 일탈이어서 아쉽지만 누구보다 당당했던 종친의 며느리의 섹스스캔들이기에, 지금 이 시대에도 충격적이다.

한 여인의 섹스 스캔들에 한양의 유생들, 사헌부의 상소문, 임금까지 나선 이야기이기에 한반도가 생긴 이래로 최대의 섹스 스캔들이 아닐까.

개봉에 어려움을 겪었기에 심야 영화로 볼 수밖에 없었던 <어우동 주인 없는 꽃>!

15세기 조선의 양반가를 다시 조명한 영화이기에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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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삼킨 소녀 스토리콜렉터 28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전은경 옮김 / 북로드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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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삼킨 소녀] 그 해 여름은 잔혹했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통해서 처음 만났던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작품들은 대개 잔인하지만 욕망 가득한 사회와 비틀어진 어른들의 모습을 들춘 흥미진진한 스릴러였다. 이번에는 독일 타우누스 지방이 아닌 미국 중서부 네브라스카 주의 작은 농촌 페어필드가 배경이다.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처럼 십대 소녀의 방황, , 결핍된 가족애, 작은 마을 전체가 연관되는 이야기 구조로 이뤄져 있다. 사랑에 굶주린 십대 소녀 셰리든의 잔혹한 가족사, 일탈적인 성적 모험, 그로인해 정서적 성숙을 하게 되는 성장소설이다.

 

 

셰리든은 친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시자 그랜트 집안에 막내로 입양된 소녀다. 그래서일까. 늘 양어머니의 구박 속에서 산다. 양어머니는 화가 나면 셰리든에게 재앙을 불러오는 더러운 피라고 소리치거나 쓸모없는 쓰레기라는 악담을 거침없이 퍼붓는다. 그럴 때마다 양아버지는 셰리든을 위로하기는커녕 무관심한 듯 방관해 버린다. 적어도 겉으로는 그렇다.

 

이런 환경에서 대부분의 십대 소녀에게 끌리는 것은 무엇이겠는가. 비슷한 처지의 또래, 마음이 통하는 또래다.

셰리든은 비슷한 또래인 제리 일당과 오래된 방앗간에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거나 음악을 들으며 춤을 추는 게 유일한 낙이다. 셰리든은 학교 성적도 우수하고 매사에 열정, 자유로운 기질, 음악적 재능, 유머 가득한 소녀다. 하지만 아버지의 무관심, 엄마의 천대로 인해 늘 이유 없는 불만이 내재된 폭발 직전의 소녀였다.

어느 날 이러한 일탈을 벌인다는 이유로 보안관들에게 붙잡히게 된다. 그 날 이후로 셰리든은 아빠에게 처음으로 뺨을 맞고 엄마에게 외출금지라는 말을 듣게 된다. 그리고 집안일을 더욱 많이 맡게 된다. 안타까운 건 그녀의 일탈에 대해 야단치는 어른들은 있었지만 그녀의 상처에 대해 보듬어 준 어른들이 없었다는 거다. 분명 셰리든이 잘못한 것은 맞지만 그녀의 마음을 다독거려 줄 수 있는 어른이 있었다면, 그녀의 마음을 털어 놓을 집안의 누군가가 있었다면 그 여름의 일탈은 없었을 지도 모른다.

 

명망 있는 지역 유지인 아버지와 감리교 근본주의 집안 출신인 어머니를 둔 마을 최고의 부유한 집안에 입양되었지만 셰리든은 늘 집안일과 농장 일까지 감당해야 했다. 그럴 때마다 자신의 친부모에 대한 그리움에 빠져 들게 된다. 그러다 고모할머니가 근처 목련주택에 이사 오면서 할머니의 집은 셰리든의 피난처가 되기도 하고 할머니의 서재에서 읽는 소설들은 새로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마음이 통했던 첫사랑인 제리와의 이별, 아버지와의 갈등, 어머니의 학대, 고모할머니의 서재에 있던 책 속에 담긴 성적 판타지로 인해 그녀는 점점 성적인 호기심에 빠지게 된다. 그러다 농장의 일꾼인 대니와 소설속의 주인공처럼 육체적 쾌락에 빠지게 된다.

 

학교에서는 노래에 대한 끼를 발산하며 축제에도 참여하고 매디슨에서 가장 큰 축제에도 참여해 인정을 받는 셰리든이지만 집에서는 마녀 같은 엄마의 잔인하고 심술궂은 타박, 한 살 많은 에스라 오빠의 성추행, 아빠의 무관심으로 얼른 어른이 되어 집을 벗어나길 바랄 뿐이다.

어느 날 밝고 활력 넘치고 경쾌한 셰리든과 그녀의 모든 것을 질투하는 양어머니의 관계에는 아픈 가족사가 있음을 알고 충격을 받게 되는데…….

우연히 알게 된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접한 셰리든, 양아버지와 친 어머니의 사랑, 병든 아버지를 부양하던 억센 언니의 매력적인 동생에 대한 질투, 친어머니에 대한 것을 셰리든에게 알리지 않는다는 입양 조건, 남자의 절망을 이용해 동생의 남자를 가로채기 위해 벌인 음모들, 타지에서 살해당한 친어머니의 의문의 죽음 등을 알게 되면서 셰리든은 더욱 집을 벗어나고자 한다.

게다가 경찰의 성폭행, 그로인한 살인, 임신한 아기를 남몰래 낙태하고, 자신을 떠나버린 남자들, 부모님의 배신, 남자들에 의한 성폭행, 결국 살인까지 저지르게 된 그녀는 무기력한 삶을 살게 된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위로해준 이는 그토록 위선적이라고 여겼던 새로 온 목사, 아버지 또래의 호레이쇼였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고민들을 주변의 어른 남자들을 통해 위로를 얻거나 육체적 관계를 통해 쾌락을 누리는 십대 소녀를 보며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싶다. 하지만 무기력한 아이에서 힘이 센 어른이 되고 싶은 셰리든의 정에 굶주린 일탈을 보며 삶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상적인 가족 사랑이 결핍된 성장기의 소녀, 엄마의 따뜻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소녀의 가슴 아픈 방황을 보며 주변에 마음을 터놓을 어른만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인다. 아파보지 않으면 이해 못 할 사랑에 목마른 사춘기 십대 소녀의 잔혹한 성장기이기에 더욱 가슴 저린다. 부모와의 소통이 단절된 십대의 방황,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아가는 여정, 그 과정에서 성적인 일탈, 가슴 아픈 가족사, 세상 어디에도 이런 일이 없었으면 바랄 뿐이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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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읽다, 호주 세계를 읽다
일사 샤프 지음, 김은지 옮김 / 가지출판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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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읽다 호주]아시안 컵이 열리는 호주, 인문여행을 가다.

 

 

2015년 아시안 컵을 보면서 호주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남반구의 거대한 섬나라 호주를 떠올릴 때면 방대한 국토 면적, 다양한 자연환경, 캥거루와 코알라 등 지구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생태계, 예전엔 영국 죄수들의 나라, 이민자로 이뤄진 다문화 국가, 남극에 가까운 나라 등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호주는 약 6억 년 전 선캄브리아대의 땅, 선사시대 곤드와나 대륙의 모습을 그대로 품고 있는 대륙이라고 한다.

호주의 독특한 지형들은 너무도 유명하다. 평지 한가운데 솟은 바위인 에어즈락은 높이가 335m. 에어즈락은 어마어마하게 큰 핑크빛 건초더미라고 불리기도 했던 붉은 빛을 띠는 거대한 바위다. 피너클 사막에 솟은 미스터리한 석회암 기둥들은 수천 개가 장관을 이룬다.

날씨나 기후도 다양하게 공존한다. 여름에는 기온이 최고 52도까지 치솟는 곳도 있고 남극에 가까운 섬도 있다. 산이나 사막에서 자연불도 자주 발생한다. 열대기후대, 맹그로브 습지, 사막, 스키 타는 곳이 공존하는 나라다.

 

2만여 종에 달하는 종자식물 중 93%는 호주 땅에서만 자라며, 캥거루와 같은 유대류의 80%와 호주에 사는 다른 동물의 73%도 호주 대륙에서만 산다. (11)

 

호주에 사는 동물, 식물 등의 종류는 정말 다양하다. 호주를 대표하는 나무 유칼립투스. 거대한 카리나무 숲, 나뭇결이 고운 마호가니고무나무, 6000만 년 전 곤드와나 대륙 때부터 자라온 소나무, 너도밤나무, 머틑 등 이색적인 식물들이 즐비하다.

호주에는 다른 대륙에 없는 희귀동물들이 많다. 오리너구리와 바늘두더지는 단공목동물인데, 알을 낳지만 젖꼭지가 없는 포유류다. 새끼를 육아낭에 넣어 키우는 유대목 동물들은 캥거루, 왈라비, 코알라, 주머니쥐, 웜뱃, 유대고양이 등이다. 호주에 사는 포유류의 절반이 유대목이라고 한다. 필립 섬에 사는 쇠푸른펭귄, 생활하면서 자주 볼 수 잇는 웃는물총새, 56종에 달하는 다양한 앵무새들, 큰도마뱀, 왕도마뱀, 도마뱀붙이 등 450 종의 특이한 도마뱀들, , 악어, , 당나귀, , , 토끼, 고양이, 버팔로 등 야생 동물의 천국일 정도로 엄청난 종류다.

 

호주의 땅 넓이는 경제와 문화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 영국의 24배인 땅 면적, 알래스카를 제외한 미국 면적과 비슷한 넓은 땅이기에 장시간 운전해서 저녁식사를 하기도 하고 장거리 운전으로 모임을 갖기도 한다.

호주인들에 대한 첫인상은 대개 말이 많고 직설적이지만 친절하다고 한다.

호주식 영어는 일반적인 영어와 차이가 있으며 호주식 영어 표현이 있다고 한다. 영어 표현에 있어서 정치적사회적 차별에 민감한 편이라고 한다. 문장 끝에서 목소리를 살짝 높여 말하는 습관도 있고.

 

호주인들은 수영을 못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전반적으로 수영을 좋아하고 즐긴다고 한다. 한때는 해수욕장에서 일광욕을 즐겨해서 피부가 까맣게 그을린 사람, 주름이 진 사람이 많았던 호주다. 해서 피부암 발병률이 미국의 3, 영국의 6배라고 한다.

호주의 교육에 있어서 환경교육은 철저하다고 한다. 예전에 백인들이 저지른 것 때문에 호주 백인들은 원주민들에게 갚아야 할 빚이 있다고 느끼기에 환경교육에 철저하다고 한다.

지금 호주는 잘 설계된 사회 기반 시설, 낮은 인구밀도, 낮은 범죄율, 다양한 문화, 자유로운 사고방식 등이 호주 도시를 세계적으로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고 있다고 한다. 멜버른, 시드니, 퍼스, 애들레이드 등은 실제로 살기 좋은 도시로 꼽힌 도시들이다.

 

 

오지를 연결하는 최첨단 라디오 네트워크, 칼리폴리, 백호주의, 원주임, 호주 사회와 문화의 민낯, 음식과 예술, 법규와 제도, 오지 트래킹, 부시워킹 등의 이야기에서 색다른 문화를 간접체험하게 된다.

잘 몰랐던 호주이지만 아시안 컵을 통해 관심이 갔던 호주이기에 유익한 인문학 여행이었다. 알고 나면 친근해 지는 법이다.

오늘 아시안컵 결승전인데, 한국이 꼭 우승하길~~ 대한민국, 짜짜짝! 짝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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