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레, 살라맛 뽀
한지수 지음 / 작가정신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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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레 살라맛 뽀/한지수/작가정신] 친구, 고맙네!^^

 

타갈로그어로 빠레친구라는 뜻이고, ‘살라맛 뽀고맙네라는 뜻이다. 필리핀 현지인들에게 빠레라고 부르면 현지인들은 친근감을 느끼며 다가오고 빠레, 살라맛 뽀라고 외치면 더욱 친숙하게 다가온다고 한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긍정의 분위기처럼 소설은 해피엔딩이다. 하지만 웃다가 먹먹해지다가 감동의 반전까지 주는 읽는 맛을 느끼게 해주는 이야기다.

2014년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상 우수상을 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소설의 배경은 필리핀에서도 불법체류자, 사기꾼, 도박과 성매매가 난무한 곳이다. 소설은 필리핀 앤젤레스 시티에서 중고차 매장 지점장인 제임스 박에게 거액의 청부살인 청탁이 들어오는 것으로 시작한다. 골프장에서 어떤 여자가 자신의 시아버지를 죽게 하든가 실종되게 한 뒤에 60일이 지나면 거액의 돈을 주겠다는 거래를 해온 것이다.

 

사실 제임스 박은 한국때사관의 온갖 궂은일을 담당하는 심부름꾼이다. 이를 테면 한인 사건이 발생하면 영사관에 알려주고, 사건처리도 하고 심지어는 한인 사회의 장례절차까지 맡은 나랏일과 관련된 심부름꾼이다. 한국에서 대니에게 걸려 전 재산을 사기당하고 필리핀으로 온 그는 지금 불법체류자다. 필리핀에서 대니를 통해 사기꾼의 세계를 알게 되고, 골프부킹을 해주었던 한국 손님에게 사기를 당하면서 카지노의 블랙리스트에도 올라 한국에 갈 꿈은 멀어져 버린 그다. 카지노의 꽁지돈을 갚아야 필리핀을 떠날 수 있기에 결국 대니와 공모해서 그 노인을 납치하게 된다.

 

여자의 시아버지인 노인을 납치한 이들은 노인을 죽이지 못하게 되면서 여러 번 곤궁에 처하게 된다. 잡혀 온 노인은 자신을 납치한 이들에게 입에 붙인 테이프를 떼어 달래더니 웃으면서 고맙다고 여유까지 부리기도 하고, 이렇게 스릴 있게 해줘서 더욱 고맙다고 공치사도 한다. 그리고 매번 만만치 않은 입담을 과시한다. 궁하면 통한다는 말, 비워야 성공한다는 말로 인생에 대한 훈수를 주기도 한다. 무엇보다 강철 같은 체력으로 물에 빠진 제임스와 대니를 구해주기도 하고…….

 

-참 죄송하지만, 조금만 일찍 죽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글세, 나를 두 달만 살려주면 일을 마무리하고 나서 스스로 죽겠다니까 그러네. (64)

 

조금이라도 동정을 베풀어 제발 빨리 죽어달라는 사기꾼들에게 노인은 지금은 죽을 수 없는 이유가 있다며 자신이 젊은 날 저지른 후회스런 이야기를 한다. 과거에 어린 애인에게 후회할 짓을 했다는 노인의 이야기에 두 사기꾼은 자꾸만 빨려들게 되고…….

사기꾼들은 노인을 물에 빠뜨리려다가 오히려 운동 신경이 대단한 노인의 구조를 받기도 한다. 비행기 사고로 위장하려다 실패하고, 사탕수수밭에 버리려다 실패하고......

 

하지만 갑자기 노인이 죽게 됨으로써 두 사기꾼은 오히려 살인자로 몰릴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재산, 체력, 기지, 삶에 대한 여유까지 갖춘 노인이 거액의 청부 살인의 대상이 되면서 어설픈 사기꾼인 제임스 박과 대니에게 잡혀온다는 이야기가 황당하다. 하지만 실제 사건을 토대로 구성한 소설이라니, 섬뜩하다. 입담과 운동신경, 임기응변능력까지 갖춘 노인 앞에서 살인계획이 물 건너 가는 이야기, 막판의 반전들이 스릴을 느끼게도 한다.

 

 

불법체류자, 신뢰가 없는 인간관계, 원칙도 없고 속임수와 사기가 난무하는 세계에 대한 풍자다. 생존을 위한 사기, 신뢰할 수 없는 사회에 대한 사회에 적응해 나가는 그러나 기본 상도는 지키려고 하는 사기꾼의 세계, 사기꾼이 사기를 당하는 세상 이야기에 웃다가 슬퍼하다가 먹먹해지다가 가슴이 찡해진다. 유쾌한 반전으로 마무리되지만 웃다가 먹먹해진다.

 

부도덕한 사회에 대한 풍자, 웃픈 블랙코미디, 한국인과 필리핀인 사이에 난 혼혈아인 코피노의 슬픈 운명, 필리핀에서 한국인들이 벌이는 추태, 한국인끼리의 사기, 살인 등 현실을 그린 이야기라니 마냥 웃으면서 읽을 수 없는 이야기다. 결말은 해피엔딩이지만 블랙코미디다운 잘 짜인 웃픈 이야기에 중독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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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인형 2015-02-17 22: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살라맛! 정말 오랜만에 들어요. 필리핀에서 영어공부하던 시절 현지인 친구에게 배워서 살라맛 많이 써먹었답니다. 팁으로 `천만해요.` 는 필리핀어로 `와이사파얀.` 이랍니다.

봄덕 2015-02-18 06:28   좋아요 2 | URL
ㅎㅎ 빠레, 샬라맛 뽀!^^
좋은 공부했네요. `와이사파얀`까지^^
 
그때를 아십니까? - 21세기에 외치는 대한 독립 만세 파란마을 11
차승우 지음 / 파란하늘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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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를 아십니까?/차승우/파란하늘] 읽다가 보면 자꾸만 끌리고 가슴 먹먹해지는 역사 이야기

 

읽다가 보면 가슴 먹먹해지는 책이 있다. 읽다가 보면 자꾸 끌리는 책이 있다. 이 책이 그렇다. 아이들을 위한 역사 이야기지만 어른들도 꼭 알아야 할 이야기다. 조선 말의 역사, 일제 독립운동에 대한 이야기, 평전이나 위인전을 통해 익히 아는 이야기들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책이기에 정말 추천이다.

 

 

 

 

저자인 차승우는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지금은 학업, 글쓰기, 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라고 한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는 자라나는 아이들이 일본 우익들의 역사 왜곡, 역사왜곡 교과서 발행 등에 나타난 일본의 본심, 더불어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책에서는 일본의 역사 왜곡을 지적하고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되는 과정부터 나온다. 조선 말기의 쇠락해져가는 왕조, 치고 들어오는 일본의 위세, 조선의 식민지화 과정이 그대로 슬픈 드라마 같다.

1800년 정조의 죽음 이후 만 10세인 순조가 즉위한다. 1834년 순조의 죽음 이후 7세의 현종이 즉위하고, 1849년 자식이 없었던 현종의 죽음 이후 강화도 농부인 18세의 철종이 즉위하고, 1863년 후사가 없던 철종의 죽음 이후 11세의 고종이 왕위에 오른다. 철없는 어린 왕의 등극, 세도가들의 권력 남용, 탐관오리들에게 수탈을 보며 가난해질대로 가난한 조선 사회의 무력함을 보게 된다. 군사력도 없고 경제력도 없고 사회 응집력조차 없는 사회를......

고종의 아버지인 대원군이 권력을 잡기 전에는 60년간의 세도정치가 조선을 휩쓸던 시대였다. 김조순, 김좌근, 김병기, 조만영 등은 왕권을 넘은 세도가들이었고 모든 관직을 쥐락펴락하던 이들이었다. 이후 고종의 시대엔 시아버지인 대원군과 며느리 민비와의 알력은 또 다른 세도정치를 형성했다. 나라엔 살기 힘들다며 민란이 들끓고, 실학자들이 사회 모순을 극복하려 했지만 정책에 반영되지 못하는, 힘이 없는 실학이었다. 이런 와중에 세계는 제국주의 물결, 근대화의 광풍이 휘몰아칠 때였다. 그런 시기에 강성해지는 일본은 근대화 세력이 성공적으로 나라를 혁신하고 있었다.

 

1876년 일본에 의한 불평등조약인 강화도조약을 맺으면서 시작한 개화는 1910년 구권침탈로 이어졌다. 갑신정변, 갑오개혁, 독립협회 활동 등 계몽을 위한 노력이 있었지만 치밀하게 계획된 일본의 침탈 앞에 조선은 속수무책이었다.

 

서양의 산업혁명으로 인한 자본의 형성, 대량생산과 식민지 확보의 필요성,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의 관계, 중국의 아편전쟁으로 문호 개방한 사연, 일본의 문호개방, 뒤늦은 조선의 문호개방이 미치는 영향들, 권력에 눈먼 제국주의, 일본의 조선 침탈, 개화세력이 일본의 근대화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것과 달리 중국과 조선은 근대화 작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에 당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 조선의 무력 개항을 이끈 일본의 운요호사건, 일본과 청의 시모노세키조약, 일본과 미국의 가쓰라-태프트 밀약, 을사늑약, 1910822일 굴욕의 한일병합조약…….

이후 우리의 선조들이 어떻게 살았을지 상상하고도 남는 이야기들이다. 이후에 등장하는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이야기는 평전을 통해 읽었던 이야기들이기에 나에겐 소중한 종합 선물세트 같다.

 

일본의 식민통치에 저항하고 독립을 쟁취하려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에는 과소평가할 수 없는 진전이 있었어요.

의병운동과 애국계몽운동, 3·1만세운동,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독립운동,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대첩, 신간회활동, 의열단, 한인애국단, 광복군의 무장독립운동, 농민운동과 노동운동, 청년운동, 여성운동 등 수많은 자정 노력이 있었어요.

많은 학교가 세워지고 신식 학문이 도입되었으며, 의식 있는 젊은이들은 해외로 나가 조선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40)

 

책에서는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창호 의사, 의사와 열사의 차이, 독립운동가 집안이었던 안중근 장군 가족들, 무장 독립 군 홍범도, 김좌진 장군과 홍범도 장군이 이끈 청산리 전투, 명연설가 도산 안창호, 계몽운동가 신채호, 중국 홍커우 공원에서 도시락 폭탄을 던진 윤봉길 의사, 어린 소녀 유관순 열사,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인 백범 김구의 이야기가 있다. 모두 눈물 없인 읽을 수 없는 가슴 뜨거워지는 이야기다.

일본의 역사 왜곡의 내용들인 임나일본부설, 삼국 시대 때 자신들이 한반도를 200년 동안 지배했다는 이야기,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우기는 행태, 강제된 위안부 동원은 없었다는 발뺌, 전범의 손자인 일본의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가 왜 문제인지 등을 쉽고도 명쾌하게 설명한다.

 

모두 가슴 아픈 우리의 역사이지만 꼭 새겨야 할 이야기다. 우리 선조의 이야기, 여전히 교훈을 주는 이야기이기에 가슴 뜨거워진다.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이야기, 그리 멀지 않은 과거의 상처들이기에 잊지 말아야 할 우리 이야기다.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들은 무엇일까도 생각해보게 한다. 종이 호랑이에 불과했던 조선의 절망들, 하지만 이름 없이 일어났던 민초들의 독립운동, 지식인들의 계몽운동 등을 보며 민족자존감을 심어준 독립운동가들에게, 그들의 집안에 깊이 감사를 드리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군사력이 없어 약해지면 당하는 거다. 세계의 흐름에 무지하면 자신조차 보호하지 못한다. 우리 사회 곳곳에 있는 친일파와 친일잔재의 청산도 이뤄져야 한다. 아직도 사학계의 주류인 식민사관도 마찬가지로 청산해야 할 것이다. 지금도 치열한 국제사회의 틈바구니에 있기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런 교훈들을 늘 새기며 실력을 쌓아야 한다. 그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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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마법사 2015-02-17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죄송합니다. 질문 하나만... 혹시 옴니버스식인가요, 아님 만화책인가요?

봄덕 2015-02-18 06:23   좋아요 0 | URL
만화도 아니고 옴니버스 식도 아닙니다. 그냥 역사책인데요. 기존의 역사책과는 조금은 다른 책입니다.
역사적 사실만을 적은 책이 아니고 그런 역사가 발생하게 된 상황, 그렇게 흐를 수밖에 없었던 배경들을 조목조목 이야기 해요. 기존의 역사책으로는 잘 볼 수 없었던 이야기까지도요. 평전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인물 이야기도 있고요. 글로 되어 있어요....
얇은 책입니다. 조선 말에서 독립운동 시기까지 담은 책입니다.

아빠마법사 2015-02-18 08:02   좋아요 0 | URL
친절하신 댓글 감사합니다.
 
그들을 만나러 간다 파리 도시의 역사를 만든 인물들
마리나 볼만멘델스존 지음, 장혜경 옮김 / 터치아트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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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들을 만나러 간다 파리]파리를 빚어낸 20인의 위인들

 

어느 도시든 그 도시를 살았던 옛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문학과 철학으로 정신을 살찌우던 이, 음악과 미술로 예술혼을 불어넣던 이, 정복과 파괴로 얼룩진 상처를 남긴 이 등 선인들의 흔적들이 곳곳에 배인 도시이기에.

파리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문화와 예술, 패션과 미식가, 문학과 사상, 왕과 영웅들의 도시인 파리에는 더욱 많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그들을 만나러 간다 파리

이 책에는 파리지엥의 입에 전설처럼 회자되지만 절대 전설이 아닌 실제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지금의 파리를 만든 이들의 연애 사건, 정복 이야기, 시인과 화가, 배우와 가수, 패션 디자이너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들이 만들어낸 삶의 흔적들을 따라가다 보면 파리 곳곳이 역사적인 곳임을 알게 된다.

 

요즘 뮤지컬로 유명한 마리 앙투와네트의 이야기가 가장 끌린다.

1770, 헝가리·뵈멘·토스카나의 공주이자 합스부르크 왕가의 대공녀 마리아 안토니아는 14살의 나이로 15세인 프랑스 왕태자와 결혼식을 올리고 베르사이유에서 살게 된다. 프랑스와 오스트이라의 동맹을 다지기 위한 전략적 결혼이었지만 마리의 어머니인 오스트리아 여제 마리아 테레지아는 딸이 프랑스 국민들에게 천사 같은 왕비가 되길 빌었다. 하지만 마리 앙투와네트의 사치와 향락은 극에 치달았고 생활이 어려워진 파리 시민들은 분노 하기에 이른다.

화려한 옷, 헤어 디자인, 보석 등 사치를 일삼던 그녀는 로코코 양식을 꽃 피울 정도였지만 1789년 물가 폭등 등 살기 어려워진 시민들이 시민혁명을 일으킨 것이다. 결국 1793년 파리 콩코르드 광장에서는 루이 16세의 공개 처형이 열렸고 9개월 뒤 마리 앙투와네트 마저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다. ‘대 반역과 방탕이라는 죄명으로 그녀의 사치와 향락의 종지부를 찍게 된 것이다.

 

지금 그녀는 생드니 대성당에 안치되어 있고, 파리 시립 박물관인 카르나발레 박물관엔 루이 16세 부부와 그 자식들의 머리카락, 이들이 남긴 유물들이 보관되어 있다. 베르사유 궁전엔 루이16세에게서 받은 선물 작은 성인 프티 트리아농과 마리 앙투와네트의 방이 보존되어 있다.

 

그녀의 화려했던 시절의 사진을 보며 인생무상을 느끼게 된다. 국민의 생활을 외면한 권력자의 초라한 결말을 보니 땅콩 리턴 사건이 저절로 떠오른다. 대대로 물려받은 부귀와 영화를 보존하려면 국민들을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사실, 타인에 대한 배려를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된다. 프랑스 왕비의 갑질에 국민들이 일어나듯, 재벌들의 갑질에 국민들이 공분하고 있음을 알았으면 좋겠다.

 

 

 

 

아벨라르와 엘로이즈의 비극적인 사랑, 페르 라세즈 공동묘지에 나란히 안장될 정도로 열렬했던 사랑, 신학자 아벨라르가 열강 하던 노트르담 대성당과 생드니 대성당, 두 사람이 나란히 묻힌 페르 라세즈 공동묘지의 자취엔 중세 최대의 연애 사건을 일으킨 신학자의 흔적을 따라가보는 여정이다.

 

 

프랑스가 자랑하는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19년의 망명 생활, 7월혁명과 파리의 노트르담 , 레 미제라블, 죽어서야 명예의 전당에 안치된 이야기가 있다. 빅토르 위고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은 노트르담 거리, 빅토르 위고의 집, 팡테옹이 있다.

 

이외에도 평화를 사랑했던 선량왕 앙리 4세와 도핀 광장, 보주광장, 최고의 권력을 움켜쥐었던 태양왕 루이 14세와 베르사유, 루브르 박물관 카페 마를리, 튈르리 정원, 프랑스 계몽주의자 볼테르와 팡테옹, 르 프로코프, 코메디 프랑세즈, 식민지의 아들로 태어나 유럽을 제패한 나폴레옹과 개선문, 앵발리드, 루브르 박물관, 소설가 발자크, 정원으로 유명한 인상주의 화가 모네 등 왕과 시인, 철학자와 소설가, 화가, 요리사와 패션 디자이너, 샹송 가수와 배우 등 모두 파리를 빚어낸 20인의 위인들의 이야기와 장소에 대한 설명들이 있다. .

 

책을 읽으면서 지금의 파리를 빚어낸 위인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궁전, 그런 흔적이 묻어난 박물관, 이들의 삶의 흔적들이 묻어난 거리, 건물들을 따라가보는 재미있는 파리여행을 한 기분이다. 역사 속에 묻힌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도 파리의 거리와 건물에 숨어서 입에서 입으로 회자되는 파리 이야기이기에 더욱 신난 파리여행이다. 콩코르드 광장에서는 그날의 피비린내가 날 것 같고 몽마르트 언덕에서 모네의 붓질을 만날 것 같은 그런 상상의 세계로 데려다주는 시공간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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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이루기에 너무 늦은 나이란 없다
이형진 지음 / 황소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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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이루기에 너무 늦은 나이란 없다/이형진]인생이란 언제나 지금부터!!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기간이 아니라 마음가짐이라네.

장밋빛 뺨, 붉은 입술, 유연한 무릎이 아니라

늠름한 의지, 빼어난 상상력, 불타는 정열,

삶의 깊은 데서 솟아나는 샘물의 신선함이라네.

 

청춘은 겁 없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이라네.

때론 스무 살 청년이 아닌 예순 살 노인에게서 청춘을 보듯

나이를 먹어서 늙은 것이 아니라 이상을 잃어서 늙는 것이라네.

-미국 시인 새뮤얼 울먼 <청춘> (7)

 

 

 

 

나이든 노인도 청춘일 수 있다. 건강을 유지하고 매력적인 근육이나 피부를 가진 초로든 자신의 꿈과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사는 꽃 노년이든 모두 청춘일 것이다. 결국 늙음이란 나이에서 오는 것보다 꿈과 희망을 잃었을 때 오는 노화 현상인 셈이다. 그러니 언제나 청춘은 가능하다. 자연적인 육체적 노화야 어쩔 수 없겠지만 정신과 열정의 노화는 막을 수 있으니까. 꿈을 향해 도전하는 열정으로 활활 타오른다면 누가 늙었다고 말할 것인가.

 

102세에 파우자 싱은 세계 최고령 마라토너가 되었다.

99세인 시바타 도요가 시인으로 등단해 약해지지 마를 발간했다.

89세인 도리스 해덕은 4800킬로미터를 걸어 미국을 횡단했다.

89세인 미켈란젤로는 성 베드로 성당의 지붕 작업을 마쳤다.

 

84세인 윌리엄 스타이그는 <슈렉>을 완성했다.

83세인 에디슨은 1093번째 특허를 신청했다.

83세인 괴테는 파우스트를 완성했다.

80세인 로마 정치가 카노는 원전을 읽기 위해 그리스어 공부를 시작했다.

78세인 벤저민 프랭클린은 이중초점 안경을 발명했다.

76세인 김동호가 <주리>로 영화감독 데뷔를 했다.

76세인 해리 리버먼은 처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미국의 샤갈이 되었다.(5)

 

102세에 세계 최고령 마라토너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린 파우자 싱의 이야기가 정말 대단하다.

1911년 인도 펀자브 지방에서 태어난 파이자 싱은 약한 몸이었기에 늘 아이들의 놀림을 받았다고 한다. 사람들의 놀림을 받기 싫었던 그는 시간 날 때마다 걷거나 뛰었다. 그 결과 아마추어 달리기 선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어른이 되어 영국에 정착한 그는 아내와 사별하고 장녀마저 산후 합병증으로 죽게 되고 다섯째 아들마저 공사 현장에서 사고로 목숨을 잃게 되자 삶의 의욕을 잃었다고 한다.

 

괴로움을 떨치려 했지만 달리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던 그는 무작정 달리기를 하며 슬픔과 괴로움을 이겨냈다고 한다. 그러다가 마라톤을 하게 되었고, 그의 나이 89세인 2000년 런던 마라톤 대회에서 완주했다. 2003년 런던 마라톤 대회 완주, 2004년 아디다스 광고에 출연, 2011년 토론토 마라톤 완주, 2012년 런던 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로 뛰었다. 2013년 홍콩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서 완주를 하며 은퇴를 했다.

은퇴 후에도 여전히 매일 달리고 있다는 그는 포기하지 않는 노년의 아름다움을 보여준 청춘이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참고 기다려 결국 꿈을 이뤄낸 이의 이야기가 뭉클하게 한다.

 

62세에 동화작가가 된 윌리엄 스타이그는 84세에 <슈렉>을 완성했다니! 시작이 늦은 것도 놀랍지만 그 나이에 아이의 순수한 상상력을 발회할 수 있다니, 그저 놀랍고 대단할 따름이다.

피오나 공주와 괴물 슈렉의 사랑이야기인 <슈렉>2000년 영화로 제작되어 애니메이션 부문 오스카상을 수상했고 흥행에도 성공한 영화였는데…….

 

윌리엄 스타이그는 1907년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독서를 즐겼고 아버지와 함께 이야기 비틀기를 즐겼다고 한다. 디자인을 공부했던 그는 자신의 길을 예술이라고 생각했고 각종 신문과 잡지에 카툰을 기고해서 카툰의 왕으로서 명성을 날렸다. 그가 조각한 작품들은 지금도 미국의 여러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친구의 권유로 1968년부터 어린이 책에 대한 관심을 가지면서 어린이 책으로 슬럼프를 극복했고, 그렇게 어린이 책이 그의 삶의 터닝 포인트가 되어 주었다고 한다. 어린이 책과 애니메이션을 섭렵한 뒤에는 영웅담을 비튼 수많은 작품을 냈고 칼데콧상, 뉴베리상, 황금독수리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200394세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그는 아이의 시선으로 상상력이 풍부한 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아이의 순수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 작가인 스타이그의 이야기를 처음 접하기에 놀라움 그 이상이다. 어른이 되어 동화를 읽다보면 아이의 마음을 가진 어른이 되어감을 느끼곤 한다. 그의 이야기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떠오르게 된다.

 

48세에 한 분야를 매진해 질레트를 창업한 킹 질레트, 38세에 세계적 성악가로 성공한 폴 포츠, 35세에 그림에 전념하기 시작한 화가 폴 고갱, 50세에 데뷔해 국제적 소설가가 된 시드니 셀던, 37세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임창용 야구선수, 68세에 KFC를 창업한 커널 샌더스 등......

 

 

 

3040 세대에게 전하는 꿈 이야기라기에 무심코 펼쳤던 책이다. 모두 늦은 나이에도 포기를 모르는 22명의 열정 가득한 꽃 청춘들의 이야기다. 22권의 위인전을 읽은 느낌이 들 정도로 일화들이 가득하다.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위해 도전하는 동안은 언제나 청춘이기에 재미있게, 감동적으로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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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그렇게 작아져간다 - 길고 느린 죽음의 여정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
이상운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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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그렇게 작아져 간다]아흔 둘에 죽음을 맞이한 아버지, 1254일간의 간병일지

 

언젠가는 맞이 할 죽음이지만 그때를 모르기에 평소엔 죽음이 멀게만 느껴진다. 누구나 죽기 마련이지만 가까이에 있는 이의 죽음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부모님이 건재하시기에 차마 죽음에 대한 생각을 못했는지도 모른다. 언젠가는 떠나야 할 세상이지만 죽음에 대한 상상은 불경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때의 감정이 어떨지 상상도 못하지만, 만약에 그런 날이 온다면 아마도 슬프고 죄송하고 가슴 아플 것이다. 영원불멸의 삶이 아닌 줄 알면서도 부모의 죽음은 끔찍한 고통을 선물할 것 같다.

 

 

이 책은 나이든 아버지의 죽음을 바라보며 느꼈던 3년 반 동안의 아들의 병상일지다. 여든 여덟에 병과 싸우다가 아흔 둘에 죽음을 맞이한 아버지를 간병하던 아들의 죽음에 대한 통찰이다. 길지만 짧은 1254일간의 부자의 이별기록이다.

 

삶과 죽음이 그리 간단치 않음을 알지만 탄생과 죽음 앞에서는 더욱 무기력한 존재임을 자각한다. 여든 여덟의 저자의 아버지는 조금은 지겨운 삶 속에서 죽기가 힘들다고 하셨다고 한다. 그런 가운데 갑작스런 고열을 앓게 되고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서 점점 쇠약해져 갔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는 병원에 있는 동안 뇌 기능이 일시적인 장애를 일으키는 섬망 증세로 신음 소리를 내기도 하고, 병원보다는 집으로 가고 싶어 애원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결국 의사를 설득해서 집으로 모시게 되었다고 한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살던 곳에서 더욱 정서적인 안정감을 느낄 것이기에.

 

아버지의 소원대로 집으로 오지만, 걸어서 병원으로 간 노인은 휠체어를 탄 노인이 되어버렸을 때의 슬픔은 얼마나 컸을까. 점점 쇠약해져 가는 아버지를 바라보는 아들의 심정이 전해져 안타깝고 묵직해져 온다.

 

거둥이 어려운 아버지를 수발할 간병인도 두고, 이후 장기요양보험 급여 대상자임을 알게 되고, 돌아가시기까지 모두 여덟 명의 간병인과 함께 한 이야기, 요양보호사의 존재감, 존엄사에 대한 생각, 아버지와의 맞춤 양복에 대한 추억, 생명 연장을 위한 잔인한 검사들에 대한 소고들......

 

책을 읽으며 죽음을 맞이하는 부모에 대해서 자식들이 가져야 할 자세를 생각하게 된다. 노인 건강의 통합적인 관리의 필요성, 존엄사 문제, 화장 후 유골함을 보관하는 문제 등 죽음과 관련된 단상들을 읽으며 죽음에 대한 깊은 논의가 필요함에 공감하게 된다.

늙고 병들면 세상과의 이별은 당연할 것이다. 그런 줄 알면서도, 살 만큼 산 사람도 죽음을 온전히 삶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것이다. 누군들 자신의 질병과 죽음을 예상할 수 있었을까.

여든 여덟의 노쇠한 아버지를 병환으로 보살피면서 가졌을 아들의 안타까움, 자꾸만 약해지고 자꾸만 작아져가는 아버지를 바라보는 자식의 마음을 감히 상상할 수가 없다. 그런 일이 나에겐 그저 먼 미래의 일 같아서다. 태어나는 순간 누구나 죽음을 향해 가는 삶을 산다. 탄생이 선택이 아니듯 죽음도 취사선택할 수 없다. 아버지가 남긴 사물들을 정리하는 아들의 모습에서 마음 깊이 애도를 보낸다.

 

 

 

 

모든 사물은 탄생과 소멸의 과정을 겪는다. 인간도 동물도 모태에서 나와 무덤으로 가는 과정을 겪는다. 심지어 우주의 태양과 별까지도 언젠가는 죽음을 맞는다. 무덤은 도시와 멀고 죽음도 일상과 멀다. 하지만 가끔은 이런 책을 읽다보니 죽음에 대한 준비는 해야 할 과제인 것 같다. 나의 부모님도 운명적인 모래시계의 마지막 한 알이 내려올 때까지 천수를 누리다 가길 빌게 된다. 소멸해가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읽으니 괜스레 마음이 무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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