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기 위해 태어나다 -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공감 능력을 회복한 아이들
브루스 D. 페리, 마이아 샬라비츠 지음, 황정하 옮김 / 민음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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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랑받기 위해 태어나다/민음인]트라우마에서 벗어나 공감능력을 회복한 아이들...

 

책 제목을 보면서 책 내용을 상상하는 일은 재미있다. 책 제목으로 때로는 책의 내용을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저자가 주장하고 싶은 말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주인공이나 주된 물건 등 가장 특징적인 것이 제목이 되기도 한다.

  

사랑받기 위해 태어나다.

제목에서 느껴지듯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들이 다시 사랑스런 존재로 자각하도록 돕는 이야기다. 심각한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공감 능력을 회복한 아이들의 이야기다.

 

공감의 뿌리창립자 메리 고든의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그녀의 어린 시절 가정의 모습을 통해 어릴 때부터 누구나 인간 존엄성이 있음을 배운다면, 타인의 아픔과 괴로움을 함께 하는 게 기쁨이자 즐거운 사회적 경험이 됨을 체험한다면 세상은 더 나은 세상이 됨을 보여주고 있다. 어릴 적 그녀의 집엔 감옥에서 막 출소한 남자들이 공짜 밥을 먹으러 오거나 미혼모들이 집에 머물며 안전하게 몸을 풀었다고 한다. 부모님은 이런 낯선 사람들을 데려왔고 모든 가족은 친절을 베풀었다고 한다. 가족들은 식사 시간에도 웃음이 끊이지 않는 화목한 분위기였고, 잡담이 아닌 문학·정책·종교·철학을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이런 식탁 토론과 부모님의 사회정의 실천은 아이들의 공감 능력과 가치관 형성에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훗날 아버지는 캐나다 노동부 장관을 지냈고, 어머니는 예술가였고, 자녀들도 성공했다고 한다. 그중에서 메리는 유치원 교사가 되었고, 아기 관찰을 통한 공감의 뿌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학교 따돌림이나 학교 폭력 피해자 또는 가해자, 자폐증 아이 등에게 공감의 뿌리 프로젝트를 진행한 후 아이들이 친사회적 성격으로 달라졌다고 한다.

 

공감능력은 어릴 때부터 키워진다고 한다. 웃는 능력은 생후 4~6주 정도에 생긴다. 육아가 힘들어지는 시점에 보게 되는 아기의 웃음은 상대방의 감정에 호소해서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 내는 데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아기들은 흉내 내기로 공감을 배운다. 부모의 모습을 따라 하기도 하고 자신을 따라하는 부모를 보며 즐거워한다고 한다. 부모가 영아기 때부터 아기에게 충분한 공감으로 키운다면 아기는 정서적, 신체적, 사회적으로 건강하게 자란다는 연구 결과를 본 적이 있기에 모두 공감하게 된다.

 

어릴 적부터 충분한 공감 능력을 익히면 정서적, 육체적 건강, 사회적 관계가 유지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례들, 뇌와 공감능력에 대한 뇌과학적 이야기, 공감에 필요한 요소, 다양한 장애와 상황을 극복하는 방법, 얼굴에 털모반이 있는 아이의 과도한 스트레스 반응에 엄마의 한결같은 눈맞춤이 아이의 공감 능력을 높이고 행동수정을 이끈 이야기, 영아기에 부모와의 애착 관계 형성이 박탈된 입양아의 공감 능력 이야기 등..... 모두 가슴을 울리고 감동을 주는 이야기다.

 

이 책은 시카코 노스웨스턴 정신 의학 교수이자, 아동 트라우마 아카데미의 선임 연구원인 브루스 D. 페리와 10대 문제아에 관심이 많은 저널리스트 마이아 샬라비츠가 전하는 공감 능력 확산을 외치는 메시지다. 이들은 다양한 실제 사례를 통해 사회 전체에 공감의 물결이 확산되어야 하는 이유를 제시한다. 공감은 사실상 신뢰, 이타심, 협동, 사랑, 관용과 같은 모든 사회적 가치의 근원이기에 범죄, 폭력, 전쟁, 인종 차별, 아동 학대, 불평등 등 사회문제들의 해결법이라는 것이다. 모든 문제들은 공감 능력 부족에서 벌어진 사태라는 것이다.

 

 

공감능력 부족은 다양한 사회문제와 정신적 문제의 원인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자폐증, 우울증, 반사회적 인격 장애, 정신 질환, 신경성 증상의 주요 원인에 공감 능력 부족이 기인한다니, 공감 능력의 중요성을 다시 새기게 된 책이다.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공감능력을 회복한 아이들의 이야기가 가슴을 울린다. 학교 따돌림이나 학교 폭력 피해자 또는 가해자, 자폐증 아이 등이 많은 한국의 교육 현장에서도 공감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좋을 텐데......

상처를 주지 않는 사회를 원한다며, 받은 상처를 회복하는 사회를 원한다면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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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우연 - 과학 속에 숨겨진 이야기
그레이엄 도널드 지음, 이형욱 옮김 / 글램북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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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세상을 바꾼 우연/글램북스] 실수와 실패가 빚은 발견들, 반전이네.^^

 

실수인 줄 알았는데 대박의 발명품을 건진 이야기, 우연한 발견과 실수에 의해 뜻밖의 발명품을 만든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스릴 있다. 비록 과학 이야기지만 추리소설 같고, 발명이야기지만 미스터리 같기도 하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이기에 스릴과 긴장감을 느낄 정도다.

 

 

너무나 알려진 이야기지만 읽을수록 신기한 이야기는 보톡스다.

소시지를 의미하는 라틴어 보툴루스에서 따온 보툴리누스균은 분명 독소다. 1817년 유스티누스 케르너가 삶은 소시지에서 기인하는 독소임을 알고 붙인 이름이다. 1895년 장례식장에서 말린 훈제 햄을 먹은 사람들이 동공이 풀리고 근육이 풀리면서 죽는 것을 보고 보툴리누스균 연구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1950년 베넌 브룩스는 보툴리누스균이 내는 독소를 원숭이에게 주입했고, 원숭이는 심한 경련을 일으켰다. 하지만 경련을 일으킨 원숭이에게 주사를 더 놓아 주자 원숭이의 경련이 감소됨을 알게 되었다. 이후 보툴리눔 주사(보톡스)가 주름을 펴는 묘약이 되었고 현재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독소에서 미용을 위한 아이템으로 처지가 바뀌다니, 반전에 반전을 주는 이야기다.

 

사무실이나 학교, 집 등 어디에서나 유용한 포스트잇도 우연의 산물이었다.

19683M회사의 스펜서 실버 박사는 새 접착물을 개발했다. 인쇄물의 페이지를 표시하는 데 쓸 수 있는 접착물인데 뗐다가 붙여도 책장이 찢기지 않고 잘 떨어지는 접착물이었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던 접착물이 다시 사용하게 된 건 6년 후 교회 성가대에서였다. 원하는 성가곡을 악보에 표시하려다가 실버가 접착물을 프라이가 기억해 낸 것이다. 프라이는 그 접착물을 발전시키고 만들었고, 자회사를 설득해서 포스트잇 판매를 하면서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

 

휴대전화기의 이야기에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온 트랩 대령의 이야기까지 있다니. 세상에 이런 일이. 헤디 라마는 1930년대의 요염한 여배우이자 막강한 무기거래상 만들의 부인이었다. 그녀는 남편의 사업 때문에 히틀러, 무솔리니, 유력한 사업 후보들과 잠자리를 해야 했을 정도로 남편의 들러리였다.

그녀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무기에 대한 정보를 얻던 중 화이트헤드 대뢰의 작동기제에 대한 상당한 지식을 얻게 되었다. 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이탈리아 잠수함 함장인 트랩은 화이트헤드 가문에 장가들었는데 이 사람이 <사운드 오브 뮤작>에 나오는 조지 폰 트랩이다. 어쨌든 아내는 병으로 죽게 되고 트랩은 유럽을 떠나 미국을 가던 중 헤디 라마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변하는 주파수를 사용해 표적 함정의 무선 유도 시스템을 해결하게 되었다. 헤디 라마는 미국에서 가슴 성형을 위해 만난 캠프예술과 전위예술이 전문인 미국 음악가의 예술 작품을 통해 원조 휴대전화의 아이디어를 미국 육본부에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헤디 라마의 특허 유효 기간이 지난 뒤, 미군은 스펙트럼 확산 통신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특허를 냈고, 1982년엔 민간 통신회사들에 의해 휴대전화기를 대량 생산하게 되었다고 한다.

무역거래상의 아내, 함장, 전위예술가의 합작품이 시대를 너무 앞선 걸까. 라마는 자신의 아이디어로 휴대전화기가 만들어졌지만 특허의 이익을 전혀 보지 못했다니, 아이러니다.

 

 

책에서는 우연이 행운으로 바뀐 이야기, 실수가 대단한 발명이 되어 세상을 바꾼 이야기가 가득하다. 마약의 일종인 엑시터시는 1953년 미국 육군이 자백약을 개발하는 도중에 발명했고, 우주복은 헨리 8세가 말을 타지 않고 싸우는 기사 경연대회에서 입었던 갑옷을 본떠 만든 이야기도 있다. 24가지의 우연 속에 건진 뜻밖의 발명으로 세상을 구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실수 속에서 성공을 맛본다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님을 확인한 이야기들이다. 우연한 발견과 실수에서 뜻밖의 발명품을 만든 반전 이야기는 역시 스릴과 긴장감 제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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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세계문학 이야기 - 10대가 묻고 18명의 문학가가 답하는 10대를 위한 문답수업 4
쑨허 지음, 나진희 옮김, 조규형 감수 / 글담출판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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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세계문학 이야기]^^ 18인의 세계문학가를 만나다니^^

 

세계문학 작품은 언제나 끌리는 책이다. 아름다운 문장과 내용이 주는 긴 여운은 언제나 감동과 삶에 대한 통찰을 선물하니까. 18인의 세계문학가를 만날 수 있다니, ~~ 반갑고 고마운 책이다.

 

18인의 세계문학가 모두 매력적이지만 처음에 나오는 소포클레스가 제일 인상적이다. 그리스 시대의 비극의 탄생과 발전과정, 공영, 공연장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데다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의 비극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소포클레스 선생님, 오이디푸스 왕의 비극은 숙명인가요?

 

주어진 운명도 자기하기 나름이 아닐까. 물론 운명을 바꾸기 어렵겠지만 용기를 갖고 적극적으로 뚫고 간다면 조금씩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책에는 유나는 토끼굴 책방에서 소포클레스 선생님을 만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천하의 소포클레스를 만난다면, 개인적으로도 영광인데......

고대 그리스 비극의 시작은 술의 신 디오니소스에게 제사를 올리는 축전 의식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원래 비극은 엄숙하고 숭고한 의미이기에, 영웅의 엄숙하고 숭고한 행위를 흉내 내면서 대중의 심리를 정화시키는 장치로 사용했다. 그렇게 비극은 신화 속 영웅의 행적을 찬양함으로써 대중을 교화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후 비극은 정치투쟁의 도구로 전락하거나 인물평론, 현실 풍자의 도구로 이용되기도 했다. 비극 공연은 처음에는 주신에 대한 찬가에서 시작되지만 점차 비극 공연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 극본과 무대 장치, 배우들, 디오니소스 극장까지 짓기에 이른다. 소크라테스를 만나기 전, 플라톤도 비극 작가를 준비했을 정도로 비극은 그리스에서 인기가 있었지.

 

그리스 3대 비극 작가인 소포클레스, 심리극의 창시자 에우리피데스, 비극의 아버지 아이스킬로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의 비극적 운명을 이야기 한다. 오이디푸스 왕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잘 알려진 왕이다.

테베의 라이오스 왕은 아들에게 죽임을 당한다는 신탁을 듣고 간난 아기의 발에 구멍을 뚫어 산에 버린다. 비정한 부모에게 버림받은 오이디푸스(통통 부은 발이라는 뜻)는 목동을 거쳐 이웃나라 코린토스의 국왕 폴리보스의 양자로 자란다. 나중에 자기 아버지를 죽일 거라는 신탁을 들은 오이디푸스는 이를 피하고자 진짜 아버지가 있는 테베로 간다. 테베로 가는 도중에 오이디푸스는 한 노인(라이오스 왕)과 시비가 붙게 되자 그 노인을 죽이고 만다. 테베를 지키던 괴물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마저 푼 오이디푸스는 괴물마저 죽이고 비어있던 테베의 왕이 되고 왕비를 차지한다. 자신의 친 아버지를 죽이고 자신의 친 어머니와 결혼해 아이까지 낳지만 오이디푸스는 그 모든 사실을 안 연후에 자기 눈을 스스로 뽑아 장님이 되고 세상을 떠돌게 된다.

 

무지에서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 오이디푸스의 운명은 비극 자체다.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슬픈 일이다. 만약 자신의 운명이 비극이라면 어떻게 비극적 운명을 피할 수 있을까. 말도 안 되는 비극의 주인공인 오이디푸스를 보며 자신의 눈을 해하면서까지 운명을 피하려고 하는 오이디푸스의 결단이 느껴져 더욱 안타깝다.. 운명을 헤쳐 나갈 용기와 결단만 있다면 , 신탁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면, 그런 비극적 위기에서 현명하게 처신하지 않았을까.

 

두 번째로 인상적인 이야기는 카프카의 변신이다.

 

카프카 선생님, 변신속 현대인의 진짜 모습은 무엇인가요?

 

단편 소설인 변신속 그레고르는 잠에서 깨어나자 황당한 자신을 보게 된다. 잠에서 깨었을 때 자신이 벌레로 변한 모습을 보고 식겁을 하게 된다. 하지만 평소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그레고르가 벌레로 변신하자 그의 가족들은 그레고르를 멀리하게 된다. 이후 그레고르는 가족에게 버림받고 죽음을 맞게 되지만 누구에게서도 애도를 받지 못한다. 일의 노예인 현대인의 모습, 소외되고 왜곡된 가족애를 비튼 현대인의 비극이다. 현대인의 진짜 모습은 밥벌레일까, 아니면 일 벌레일까. 그도 아니면 이용만 당하고 징그럽고 보기 싫은 끔찍한 인간벌레일까. 그레고르가 작가인 카프카의 투영이기도 해서 더욱 슬픈 소설이다.

 

가부장적인, 권위적인 아버지 밑에서의 성장을 그린 카프카의 심판, 소통의 부재와 사회의 부조리를 빗댄 에 대한 설명도 흥미롭다.

 

 

책에서는 유명한 세계문학가들이 즐비하다. 모두 반가운 작가, 다시 읽고 싶은 작품들이다.

소포클레스, 호메로스, 단테 알리기에리, 조반니 보카치오, 미켈 데 세르반테스, 윌리엄 세익스피어, 몰리에르, 장 자크 루소, 요한 볼프강 괴테, 조지 고든 바이런, 빅토르 위고, 오노레 드 발자크,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어니스트 밀러 헤밍웨이, 프란츠 카프카,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나쓰메 소세키, 라빈드라니트 타고르 등 18인의 세계문학가를 만날 수 있는 멋지고 알찬 책이다. 10대가 세계문학가를 직접 만난다는 설정이 코믹해서 술술 읽히는 책이다. 청소년을 위한 세계문학 길잡이, 책 속에 나온 모든 작품을 다시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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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 고대 그리스에서 현대 중국까지
프랑수아 줄리앙 지음, 이근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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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전략/프랑수아 줄리앙/교유서가]고대 그리스에서 현대 중국까지의 전략

 

고대 그리스와 춘추전국 시대의 차이는 무엇일까. 문화와 예술, 학문과 사상을 꽃피웠던 서양 대표 그리스와 동양 대표 중국의 차이는 무엇일까. 고대 그리스와 춘추전국 시대에서 출발해 현대 서양과 유럽의 전략을 비교하는 책이라니, 분명 흥미로운 주제다.

 

전략, 고대 그리스에서 현대 중국까지

제목을 보고 처음엔 전략이나 전술과 관련된 정치학이라고 생각했다. 책을 펼치는 순간 동서양 전략의 차이에 대한 철학적인 사유다. 100여 쪽의 책에 본문과 40여 쪽의 역자해설까지 실린 얇은 책이기에 쉽게 생각하며 펼쳤다가 쉽지 않은 이야기에 자꾸 되돌아보며 읽은 책이다.

 

중국은 서양문명과 동떨어진 문명이자 인도유럽어와 전혀 다른 언어를 쓰는 나라다.

프랑수아 줄리앙은 서양의 전략과 효율성 면에서 볼 때도, 중국은 서양의 관점과는 달라도 많이 다른 이색적인 나라라고 한다. 중국은 서양과 단절된 세계이면서도 오랫동안 체계적인 세계를 다스려온 유일한 세계라는 것이다.

 

처음 중국을 본 유럽인들은 유럽이라는 틀 바깥에 자생하는 꽉 찬 다른 세상을 보고 엄청 놀랐다고 한다. 이후 많은 학자들은 중국에 대한 연구를 했고, 파스칼, 몽테스키외, 라이프니츠 같은 학자들은 중국 인상을 제도와 통치조직, 기술의 탁월성이라고 보았다.

정신문명의 다른 가능성, 기준의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 중국 문명은 14세기까지만 해도 많은 부문에서 유럽보다 빨랐다. 하지만 15~16세기 무렵부터는 유럽과 차이를 보이며 중국은 침체를 보였다. 그 원인은 중국이 현실에 안주한 반면에 유럽이 모델의 사유에 모든 힘을 쏟은 결과 생산성을 올렸고 과학과 기술의 발전 산업혁명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더불어 수학이 언어로 사용된 유럽, 수학을 언어로 사용하지 않은 중국의 차이이기도 했다.

 

줄리앙은 효율성 측면에서 두 세계를 비교한다. 효율적인 전략으로 기하학적 모델을 추구했던 유럽 세계, 이상적인 모델을 현실 세계에서 구현하고자 한 노력들, 그럼 모델화로 물리학을 수학적으로 계량화했기에 효율성 모델은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혁명을 이루게 도왔다.

 

그리스와 중국의 차이는 손자병법이라고 한다. 그리스나 서양엔 중국의 손자병법같은 책이 없다고 한다. 서양에서는 기하학을 바탕으로 한 군대의 배치 방법, 방향전환 방법 등을 다루고 있지만 손자병법은 상황에서 출발하고, 이미 개입하는 전략이다. 손자병법은 계획이 아니라 평가 즉, 상황 잠재력의 평가로 시작하기에 변수에 따라 끊임없이 다른 전략을 세울 것을 강조한다. 어떤 상황이든 최적의 유리한 조건을 찾아 변화하는 전략인 것이다.

책에서는 이론을 세워 모델화하고 실천하는 서양의 구조에서 효율성의 문제를 다룬다. 서양으로 하여금 효율성 모델에 대한 반성을 하게 하는 것은 중국이지만 중국 역시 문제를 내재하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변화 속에 최적의 기회를 찾는 중국과 최적의 모델을 정하고 그 실현에 가치를 두는 서양의 비교분석, 다분히 철학적 사유이기에 어렵지만 참신한 이야기들이다.

 

 

저자인 프랑수아 줄리앙는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파리7대학 교수다. 그는 20대부터 중국에서 공부를 했고 30년이 넘도록 서양철학과 중국철학을 비교하는 글을 써왔다고 한다. 단순히 중국학 연구가가 아닌 서양철학을 새롭게 보기위한 일환으로 중국을 소재로 삼는다고 한다. 이 책은 효율성에 대한 강연이라는 제목으로 경영자들에게 행한 강연을 모은 것이라고 한다.

 

이젠 중국을 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세계라는 의식이 전 지구적으로 팽배함을 느끼게 된다. 세계화는 곧 서구화라는 공식에서 벗어나 동양적인 장점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고대 그리스와 춘추전국 시대에서 출발해 현대 서양과 유럽의 전략을 비교하는 사유를 보며 그런 생각이 든다. 올리뷰 이벤트로 받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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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은 어리석을수록 좋다 - 수업론 : 난관을 돌파하는 몸과 마음의 자세 아우름 5
우치다 타츠루 지음, 박재현 옮김 / 샘터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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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은 어리석을수록 좋다/샘터]난관을 돌파하는 몸과 마음의 자세에 대한 수업론

 

수업은 가르침과 배움이 동시에 이뤄지는 상황이다. 수업하는 사람이라면 학습 목표를 알고 학습자가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이끌어 줘야 할 것이다. 합기도를 가르치는 우치다 타츠루는 합기도를 통해 무도와 철학을 수업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의 합기도 수업 현장에서 깨친 수업에 대한 남다른 통찰의 결과물이다. 평범한 합기도인이 수업을 하면서 얻은 철학적 사유다. 난관을 돌파하는 몸과 마음의 자세에 대한 수업론이다.

 

 

저자는 노력에 대한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수업적인 개념이라고 한다. 수업으로 습득하는 것은 수업 이전에는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노력하면 돈을 주겠다거나 보상을 하겠다는 것은 노력하기 이전에 이미 돈의 가치를 알 수 있기 때문에 반수업적이라고 한다. 수업은 상업적인 거래와 다르므로, 노력의 대가를 상품처럼 건네받을 수 있는 단순한 과정이 아니다. 수업 이전에는 수업 후의 결과를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수업 목표가 있으니 수업 결과의 예측은 가능하지만 속단은 금물이라는 의미일까. 인센티브가 만연한 수업에 대한 경계심을 촉구하는 말이다.

 

저자는 배움을 현장에서 진검승부를 펼치기 위한 준비과정이라고 한다. 무도수업은 생업과 수련의 표리일체가 상식이다. 배운 것을 현실에 적용하는 것과 배운 대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수업의 이유라고 한다. 합기도 수업을 통해 집단을 하나로 응집시키는 힘이 생겨나는데, 이는 생존을 위한 가장 중요한 능력이라고 한다. 수업은 일상생활이 수련인 것처럼 살도록 돕는 것이다. 수업에서 적이란 있을 수 없다. 경쟁자든 감기든 하늘 아래 적은 없다. 입력과 출력이 동시에 이뤄지는 경지는 최고의 경지다. 즉답할 수 있게 대비되어 있어야 최고의 경지다.

 

결과에 대한 보상을 제시하는 수업, 시키는 대로 하라고 다그치는 수업,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폭언과 폭력이 수반되는 수업에 대한 반성을 하게 하는 글이다. 좋은 수업을 위해, 무도와 명상, 신앙을 연계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배움의 시작과 끝이 어디 있겠는가. 배움이란 무한대의 과정일 것이다. 삶 자체가 배움이고 수업의 과정이기도 하다. 이전에는 감지하거나 판별할 수 없었던 것의 변화에 예민해지는 것도 수업을 통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니, 보이지 않는 것들의 희미한 자극을 감지하는 것이 수업의 결과라니, 도를 닦는 수업 같다. 수업을 통해 자신의 무지를 알고 성숙해지라는 말에서 소크라테스가 생각나기도 하고, 영적 성숙을 이룬 살아있는 신체를 강조하는 말에선 영적 지도자들 생각이 난다. 교수와 학습이 동시에 이뤄지는 수업 현장에서 가져야 할 몸과 마음의 자세에 대한 다소 철학적인 이야기가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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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15-05-06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렵지 않았나요?

봄덕 2015-05-06 19:24   좋아요 1 | URL
어려웠어요. 말을 어렵게 풀었던데요. 철학과 인문학적 수업론이라서 더욱 어렵게 느껴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