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끝을 보여주지 않아 - 노래하는 여자의 여행 에세이
그네 지음 / 이담북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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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끝을 보여주지 않아]‘그네와 꽃의 보컬, 노래하는 여자 그네의 인도 여행기

 

 

노래하는 여자 그네의 인도 여행 에세이다. ‘그네와 꽃의 보컬이라는데, 아마 인디밴드인가 보다. 신들의 땅을 걸으며, 보고, 듣고, 느낀 것들에 대한 사유를 담은 에세이다.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 길 가의 풍경들, 길과 길이 이어지는 길목에서 마음으로 본 것들을 그려낸 풍경화다.

 

인도 여행을 다녀온 이들은 한 목소리로 인도가 영혼의 땅이자 미스터리한 땅이라고 이야기 한다. 하긴 듣는 입장에서도 인도는 아리송한 나라다. 세계 2위의 인구, 세계 7위의 면적, 세계 10위의 GDP, 수학과 과학의 발달, 은밀히 존재하는 카스트, 인도 공대의 우수한 인재들, 극심한 빈부격차, 거리의 노숙자 등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어디 한둘인가.

 

12억 명의 인구, 18개의 공식 언어, 400개의 비공식 언어가 있는 복잡한 나라지만 종교로, 힌두교의 정신세계로 통일되어 있는 인도가 아닌가. 33천 명의 신이 존재하는 인도이지만, 국민의 80%가 힌두교 신자인 나라다. 거리엔 소들이 노닐고, 그 많은 사원엔 수행자들이 있고, 요가 하는 수행자들이 넘치는 나라다.

 

책을 읽다 보면, 인도의 풍물, 신화, 골목길의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 오토릭샤, 만원인 기차, 여행자만이 향유할 수 있는 게스트 하우스의 분위기, 착한 음식 가격, 수행을 위해 인도로 온 이국의 청년, 노천 이발소, 힌두교 수행 축제, 사막에서의 낙타 사파리, 어딜 가나 흥정, 타지마할, 차이 한 잔 등......

 

 

더러움마저 숭고해 보이는 사두, 불편함마저 수행으로 깨닫게 되는 여행 에세이다. 인도에서 마음의 응어리를 풀어버리고 아픔을 치유 받고 원망을 날려버리며 글을 쓰고 가사를 쓰는 모습을 보니, 역시 인도는 영혼의 나라인가 보다. 아픔이 있는 자는 인도로 가야 할까. 가난 속에서도 행복한 미소를 짓는 그들을 보러, 고통 속에서도 신에게 감사하는 그들을 보러 말이다. 옷깃을 스친 인연의 땅이어서 일까. 그래서 인도는 한 번 가면 다시 가고 싶은 땅인가 보다.

 

사막의 별 - 그네와 꽃

 

사막에 누워

쏟아지는 별빛 바라보다가 눈물이 흘러

그대는 알까

별 같은 그대 눈빛 속에 담겨져 잇는

짙은 외로움을

 

느낄 수 있어요

나 알고 있어요

그대 그 마음을

 

비가 내리고 햇살이 비추죠

살아간다는 건

 

해맑게 웃는 그대여

때로는 모든 걸 내려놓아요

그렇게 웃는 그대 모습 보며

내가 울지 않도록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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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대 교수가 가르쳐 주는 독학 공부법 - 자기주도 공부로 집중력을 높이는 독학의 비밀
야나가와 노리유키 지음, 손영석 옮김 / 스타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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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대 교수가 가르쳐주는 독학공부법] 자신의 페이스에 맞춘 독학, 천천히 즐기기.

 

말을 억지로 물가에 끌고 갈 수 없듯, 공부도 억지로 시킬 수가 없다. 공부든 일이든 취미든 스스로 해야 효과가 나는 법이다. 누구나 다 아는 원리지만 한국의 교육 현실은 말을 억지로 물가로 끌고 가는 식이다. 그 결과, 성적은 우수하나 학업 흥미도가 떨어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독학으로 성공한 동경대 교수의 이야기를 읽으니, 스스로 찾아하는 공부야말로 한국 교육에서 절실히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인 야나가와 노리유키는 지금 동경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다. 그는 공립 중학교를 졸업한 뒤 통신교육을 통한 독학으로 고교과정과 대학과정을 마쳤다. 대학 졸업 후 동경 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연구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그가 독학을 했던 가장 큰 이유는 해외 생활이라는 환경이었을 것이다. 은행원이었던 아버지가 해외근무지로 발령 나면서, 저자는 브라질과 싱가포르에서 살아야 했다. 하지만 환경적인 원인에서 시작한 독학에서 그는 자기 페이스에 맞는 공부가 중요함과 스스로 찾아가는 공부가 중요함을 깨쳤다고 한다.

 

공부에는 목적에 따라 여러 가지 종류가 있을 것이다. 에를 들면, 입시 공부나 자격시험 공부, 교양을 익히고 취미를 위한 공부, 자기 나름의 답을 찾아가는 공부 등이 있을 것이다. 저자가 한 독학은 자기 나름의 답을 찾아가는 공부였다. 그는 독학을 통해 자기 스스로 배우고 익히며 사고를 심화시켜 갔다고 한다.

 

저자는 진로를 바꾸고 싶은 사람에게 혹은, 직장을 바꾸고 싶은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독학을 추천한다. 공부란 자신의 페이스대로 하되, 주체적으로 공부해야 진정한 배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평생교육이 강조되고 있는 요즘, 스스로 배우고 스스로 생각하는 시대인 요즘이야말로 독학이 진짜 공부 방법일 수 있겠다.

 

저자가 말하는 독학의 장점을 보자

자신의 수준에 맞는 교재를 선택할 수 있고, 자기 속도에 맞출 수 있으며, 바로 물어 볼 수 없기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과 스스로를 평가하는 힘이 생기면서 도전 의욕도 생기고 진로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이 과정에 이르기까진 끈기가 필요할 것이다.

 

그렇다면 독학의 시작은 어떻게 해야 할까. 너무 막연하지 않을까.

노리유키는 우선 뭔가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일단은 여러 가지를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한다. 일단 시도해야 시행착오를 통해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서툴지만 다양한 시도를 해야 조금이라도 얻는 것이 있을 것이고, 그런 성취로 인해 선택의 폭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독학을 시작하기 전에 할 일은 무엇인가.

독학은 단거리가 아닌 장거리 경주이기에 준비운동이 필요하다. 공부의 워밍업이란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 하고 싶은 주제를 찾는 준비기간을 갖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맞는 공부요령을, 자신만의 생각하는 스타일을, 자신만의 머리 쓰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다. 그러다 서서히 자신에게 맞는 책, 자신에게 맞는 공부 방법, 자신에게 맞는 분야를 찾아 가는 것이다.

 

독학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자신에게 맞는 공부할 주제를 찾는 것이다. 주제를 찾는 법은 무엇이 잘 알려져 있지 않은가, 무엇이 잘 되지 않는가라는 시각에서 정보를 찾는 것이다. 배워보고 싶은 것이 떠오르지 않는 사람이라면 관심을 가질만한 두 세 개의 주제를 일단 고르고, 배운 후의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면서 시작해보는 것이다. 책 내용에 대해 반론도 해보고 역발상도 해보고, 의심해 보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언제나 조급함은 금물이다. 3할 정도만 목표를 이뤄도 만족한다면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이후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다면 입문서 3권 정도로 하고, 나머지는 그때마다 필요한 자료를 찾아서 공부하는 것이다. 모든 게 십시일반이니까.

 

저자는 이외에도 요점 정리나 요약 없이 독서하는 법, 메모보다 반복적인 독서의 중요성, 떠오른 아이디어는 기록하기, 숙성의 단계에서 전문 서적을 읽되 저자의 의견에 반론하면서 읽기, 배움의 성과를 도출하는 과정인 남을 가르치거나 자신의 말로 써 보기 등에 대한 경험을 전하고 있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자신의 페이스대로 가라는 말이 가장 인상적이다. 첫 걸음이 빠르다고 일찍 도착하지 않는 것처럼 느려도 공부의 즐거움을 느끼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목적이 있는 독서, 의문을 가지고 읽기, 역발상 가지기, 사고력과 판단력 기르기 등은 공부의 본질인 줄 알면서도 잘 되지 않는 부분들이다. 저자의 말처럼 해답이 있는 문제풀이가 아닌 정답이 없는 문제풀이가 인생 공부임을 생각하게 된다. 가공된 지식을 자기 안에 숙성 시키는 과정, 정보를 되새기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의 중요성도 다시 새기게 된다. 나름의 답을 찾아야 하는 공부, 누구나 알고 있으되 실천은 어려운 말이기에 명심하게 된다. 올리뷰 이벤트로 받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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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05-08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기 `메모보다는 반복적인 독서의 중요성`이란 뜻은 책 한권을 반복해 읽는것을 뜻하는걸까요?

요즘 이웃님들 리뷰 읽으며 느낀점이라면 이야기에 흡입력있고 책에 관해 깊이있게 이야기하시는분들은 대게 책을 서너번씩 읽으신 분들 이시더라 솔직히 놀라기도 했고 반성들기도 해서 요즘 그부분에 대해 관심이 많이 생기더라구요 흐흐~~

봄덕 2015-05-08 06:43   좋아요 0 | URL
저자는 여러 권의 책을 읽으며 책의 장단점을 파악했다고 해요. 메모를 하다 보면 시간도 걸리지만 전체적인 흐름이나 주제를 놓칠 수 있고 사유하는 시간이 부족하기에 반복적인 독서를 통해 자기만의 생각을 정리하라는 거죠.

수험 공부가 아닌 자기만의 공부가 되려면 반복적인 독서의 힘은 클 것 같아요. 그런 경험을 담은 책들도 꽤 있거든요.^^

이런 독학법도 결국 스스로 해보면서 터득해야겠죠. 자기만의 독서법도 그렇고요.^^
 
이시형 박사의 둔하게 삽시다
이시형 지음, 이영미 그림 / 한국경제신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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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시형 박사의 둔하게 삽시다/한국경제신문]민감하게 분노하는 이들을 위한 행복 처방전...

 

한국에서 모르면 간첩인 사람들이 있다. 그 중에서 한 사람이 이시형 박사일 것이다. 책으로, TV, 강연으로 많이 알려진 국민 의사니까. 정신과 전문의이자 뇌과학자, 힐리언스 선마을 촌장, 한국자연의학종합연구원 원장인 이시형 박사의 이야기엔 언제나 힘과 자신감이 넘친다. 해서 많은 사람들이 그의 말을 듣고 위로와 치유를 얻는 것 같다. 예전에 배짱으로 살자던 그가 어느 순간엔 느리게 살자 더니, 이젠 둔하게 살자고 한다.

 

 

요즘 같이 LTE급 세상에 둔하게 살자니, 말이 되진 않지만, 오죽 하면 그런 말을 할까 싶기도 하다. 빠르게 살다 보면 겉으로는 남의 감정에 무신경해진다. 하지만 내적으로는 다친 상처가 잘 아물지 않는다. 과민한 세상, 과만증후군을 앓는 시대, 화가 만연한 세상, 분노조절에 실패하는 사회, 행복지수가 하위권인 나라에 살기에 둔감하려해도 민감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화는 인간의 고등 감정이 상할 때, 즉 명예, 자존심, 배신감 등 정신적 위협을 당할 때 신피질의 전두분야에서 일어나는 고급 감정이다.(29)

 

긴장 속에 사는 매일이기에, 분노조절을 못하고 화를 낼 때가 있다. 화는 내면 낼수록 커짐을 알기에, 화를 내는 순간 아차 싶을 때가 많다. 화를 내는 순간 증폭되는 이유는 뇌 속의 공격성 호르몬인 노르아드레날린의 증가와 활성화 때문이라고 한다. 화를 낼수록, 폭언을 할수록 강도가 세지고 제어하기 힘든 이유엔 화나 분노의 증폭하는 속성 때문이라고 한다. 화는 자신은 물론 남을 해치는 속성이 있기에 화를 다스리고 조절하는 능력이 필요할 것이다.

 

저자는 감정보다 앞선 감정기억 때문에 화가 일어난다고 한다. 화는 조건반사작용처럼 순간적으로 긴급하게 일어난다. 전두엽과 상의할 시간이 없는 편도체 순간적 반응이다. 뇌신경은 과민한 상태에 있을 때, 별 것 아닌 일에도 비상사태인 양 과민반응 한다. 과민증후군의 배경에는 부정적인 사고, 비합리적 사고가 깔려 있고 이런 사고가 편도체를 자극해 분노를 일으킨다. 결국 분노나 화는 이전에 저장된 감정기억이 일으키는 반응이다.

화를 통해 이성이 마비되는 경우는 인간다울 수 있는 최고의 정신 기능을 담당하는 전두 연합야의 작동에 문제를 가져온다. 매사에 부정적인 사람은 위험신호에 반응하는 편도체의 과열을 가져온다.

 

화나 분노를 일으키는 요소들을 보자. 무한경쟁의 시대이기에 열등감과 경쟁 강박증, 자존심 과잉, 불신, 불안증, 만성 분노 증후군, 완벽주의 외형과민형, 스트레스, 조급증 등이 과민반응을 불러온다.

 

저자가 말하는 분노조절방법을 보자.

목표지향적인 사회에 스트레스를 피하려면 감동으로 살아야 한다. 평상심을 유지하고 세로토닌이 샘솟는 삶을 살아야 한다. 애정의 눈으로 작은 즐거움을 누린다면 민감증후군에서 벗어날 것이다. 베풀고 나누고 경청하고 배려하고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그러니 화가 날 때는 말을 해야겠지만 일단 심호흡 세 번을 하면서 열을 가라앉히라고 한다. 감정이 가라앉으면 차분히 이야기하는 것이다.

 

세상에 화를 내서 이득을 얻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상처에 민감하다면 둔해지는 것도 마음을 편하게 하는 한 방법일 것이다. 그러니 평상심이든, 평정심이든, 무신경이든, 둔해지는 것도 필요한 법이다. 물론 직업적으로 민감해야할 사람, 업무적으로 민감해야 할 순간은 생존의 문제가 걸려있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필요할 땐 화를 내야하고 예민해야 할 순간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지나친 화 표출은 흉기가 되고 폭행으로 이어져 더 큰 화를 부르기도 화나 분노를 다스려야 할 것이다.

 

 

모든 것이 내 의지대로 될 수 있다면, 평정심을 갖고 화와 분노, 민감성 등을 조절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시형 박사의 민감해서 분노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행복 처방전을 보니, 민감한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책이다.

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이 든다. 한국에 공감 프로젝트 같은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배려하고 공감하며 살면 분노할 일도 없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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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과 사라진 글벗 - 차별 없는 세상을 꿈꿨던 조선의 문장가 허균 이야기 위대한 책벌레 8
김해등 지음, 문월 그림 / 개암나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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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과 사라진 글벗/개암나무] 조선의 문장가 허균, 비운의 천재 작가여...

 

인재를 등용해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일은 예나지금이나 국가나 기업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다. 하지만 인재를 알아보고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일은 그리 쉽지 않은가 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시대가 알아주지 않은 비운의 천재가 많은 걸 보면 말이다. 처음으로 읽는 허균의 이야기에서 시대가 알아주지 못하는 천재의 비극을 보며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지금은 인재를 제대로 알아주고 있는가. 국가나 기업은 적재적소에서 인재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가.

 

 

허균과 사라진 글벗은 최초의 한글 소설인 홍길동전의 저자인 허균을 주인공으로, 조선 최고의 여류 시인이자 허균의 누이인 허난설헌의 이야기에 가상의 친구 서자 이문을 등장시킨 동화다. 작가 김해등의 글과 화가 문월의 한국화가 만난 그려낸 이야기엔 예스런 지명과 낱말, 구성진 글, 은은한 묵향이 제법 잘 어우러져 있다.

책에선 책을 좋아하는 집 안이었기에 허균이 책장수에게서 서유기를 사게 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문제는 책값으로 건넨 게 아버지가 귀히 여기던 물소 뿔로 만든 묵호(먹물과 붓을 넣어 휴대할 수 있는 물건)였다는 것이다. 허균은 서당 친구인 이문과 이야기를 하다가 이문에게서 그의 아버지의 묵호를 받아들게 된다. 지나던 길에 한양 제일의 전기수 이야기도 듣다가 서자에 대한 차별에 분노하며 이문은 집으로 가 버린다. 이후 친구 이문을 찾았더니, 아버지의 묵호를 훔친 죄로, 서자라는 이유로 심한 매질을 당하다 이문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허균은 자신 때문에 묵호를 훔쳤던 이문이 매를 맞아 죽었다는 사실에 자책을 하며 친구가 남긴 시에 화답의 시를 적게 된다. 이후 친구의 죽음을 기리며 언문소설을 쓰게 된다. 서자의 아픔을 백성들에게 알리기 위해, 백성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언문소설로 말이다.

 

책에서는 허균과 그 집안, 허균이 지은 책, 그가 사상들에 대한 자료와 설명까지 부록으로 들어 있다.

참고로, 최초의 한글 소설인 홍길동전의 저자인 허균(1569~1618)은 조선 선조와 광해군 시대에 살았던 개혁가이자 문장가다. 그는 서경덕과 이황의 제자인 허협을 아버지로 두고, 조선 최고의 여류 시인인 허난설헌을 누이로 두었던 문인의 집안이었다. 하지만 서자로 태어났기에 자신의 듯을 펼치지 못했고 자신의 생각을 과감히 글에 담았던 사상가다. 홍길동전에도 조선의 개혁을 원하고 이상향을 꿈꾸었던 그의 생각이 잘 드러나 있다.

 

 

천재로 태어났으나 인재로 쓰임 받지 못했던 문장가, 과거에 급제했으나 모함과 유배에 시달려야 했던 사상가, 백성들의 생각을 깨우치는 글을 썼다가 위험인물로 실록에 남은 개혁가, 결국 역적으로 몰려 능지처참으로 최후를 맞았지만 후세에 길이 이름을 남긴 허균의 이야기가 진한 감동을 준다. 자신을 알아주지 못한 서럽던 시절을 살았던 허균에 대해 잘 알게 된 동화다. 비운의 천재이야기에 묵향이 나는 그림까지 더해져 더욱 서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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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인문으로 치유하다 융합과 통섭의 지식 콘서트 4
예병일 지음 / 한국문학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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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인문으로 치유하다/예병일/한국문학사]의학과 인문학의 통섭, 흥미진진해^^

 

인문학이 관련되지 않은 학문이 있을까. 인문과학과 다른 분야로 분리되던 자연과학도 알고 보면 인간을 위한 학문이었다, 융합과 통섭의 시대이기에 사회과학이나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접점을 시도하는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서 반갑다. 특히 의학과 인문학의 통섭이라니. 인간의 질병을 다루는 의학 역시도 어떻게 살 것이냐의 인간 가치에 대한 고민이기에 의학적 인문학은 당연한 이야기다.

 

 

의학, 인문으로 치유하다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예병일 교수는 의학적 지식과 기술은 인간 개개인에 맞게 적용하기에 인문사회학적 성격을 띤다고 한다. 의학은 역사, 미술, 영화, 드라마, 윤리, , 문화, 사회, 첨단과학 등과 관련되었기에 인문학과 떼려야 뗄 수 있는 사이라고 한다. 의학은 원래 인문학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의학 지식과 기술을 이용해 병을 고치는 것을 의료라 한다면, 이 말은 의료행위에는 사람의 심리, 그 시대를 지배하는 사상, 사람들의 말투 및 표정 등과 같은 비과학적 내용이 큰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12)

 

스페인 북부 알타미라 동굴 벽화에도 의학적 처치법인 지혈이 등장하지만, 의학은 역사의 고비마다 인류를 직접적으로 구원한 학문일 것이다. 의학의 발달로 인간 수명의 연장, 무수히 많은 치명적인 질병에서의 해방을 이뤘으니 말이다. 특히 해부학은 수술에 대한 혁명을 가져오지 않았을까.

 

최초로 인체 해부를 시도한 헤로필로스, 검투사를 치료하며 인체 내부를 들려다 본 갈레노스, 최초의 해부도를 남긴 베렌가라우스, 다빈치의 해부도와 인체비례도, 중국 송나라 사람이 그린 해부도 등에 대한 이야기엔 인간을 살리려는 의사들의 집념을 보게 된다.

 

상처 입은 시체를 통해 인체 내부에 대한 지식을 쌓아오던 인간에게 인체 해부는 금기였다. 고대 그리스 알렉산드리아의 의학자 헤로필로스는 최초로 인체 해부를 시도했다는 게 정설이다. 의학부를 설립한 교육자였던 그는 뇌가 신경계의 중추이자 인간의 지성이 자라는 곳이라고 했고, 정동맥이 모여 후두골에 생긴 움푹 들어간 부분인 정맥동합류(torcular helophili)에 그의 이름이 남아 있을 정도다.

 

미술 작품에 등장한 의학도 흥미진진하다. 그 시대의 가치관, 사고방식, 풍습까지 알리는 기록물이기 때문이다. 천하를 정복했던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의사 필립포스에게 치료받고 있는 모습, 인도 정복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죽은 그의 모습까지 담은 그림, 피를 뽑는 그림, 콜레라의 습격 등 시대를 알 수 있는 의학 그림들이다. 그런 그림을 보며 의사들은 안색을 살피고 주변 환경을 살피지 않을까. 그림을 통해 병의 원인을 찾으려 할 텐데......

  

의학은 인간을 대상으로 하기에 인문학적 사유가 필수일 것이다. 의학의 역사를 통해 세상과 인간의 가치를 이해하는 인문학적 이야기를 접하니, 신선하다. 관찰과 실험을 바탕으로 질병을 연구하는 의학과 인간 가치를 탐색하는 인문학의 통섭적 만남이라니, 흥미진진하다. 더구나 고대로부터 시작해 현대 의학에 이르는 대장정이기에 내용도 방대하다. 평소 건강과 관련해서 내 몸에 관심이 많기에 즐겁게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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