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미와 가나코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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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미와 가나코/오쿠다 히데오/예담]일본판 <델마와 루이스>, 섬뜩하면서도 통쾌한 복수극이다.

 

예전에 비디오로 본 영화 <델마와 루이스>를 생각나게 하는 소설이다. 일본판 <델마와 루이스>. 흐릿한 기억이지만 두 이야기 모두 남편의 폭력에 휘둘리기만 하던 친구를 도와 함께 복수하고 도망친다는 내용이 그대로 판박이다. 남편의 폭력에 무기력증을 보이는 친구를 도와 반전의 복수극을 펼치는 섬뜩하면서도 은근히 유쾌하고 통쾌해지는 이야기라는 점도 공통점이다. 잘 모르지만 일본 소설 같지 않은 일본 소설이다.

 

 

가정주부인 가나코와 미혼의 백화점의 외판부 직원인 나오미는 대학 동창이자 유일한 친구다. 검소하다는 점과 영화와 소설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두 사람의 성격은 정반대다. 가나코가 다투기를 싫어하고 부드럽고 조심스러운 가정주부라면 나오미는 당차고 딱 부러진 성격의 직장여성이다.

 

어느 날 나오미는 가나코가 말쑥한 젠틀맨인 은행원 남편의 가정 폭력에 시달려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순간 잊고 있었던 또 다른 가정 폭력이 떠오른다. 자신의 어머니도 아버지의 폭력에 오랫동안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낸 나오미는 친구를 돕고 싶어 한다. 중국인 거주지에서 가나코의 남편과 닮은 중국인을 발견한 나오미는 마음이 약한 가나코의 마음을 움직여 그녀의 남편을 죽이고 실종처리할 것을 계획하게 된다. 백화점 외판부에서 시계분실을 계기로 알게 된 중국인 린 사장의 조언대로 비밀스럽게 남편을 죽인 뒤 상하이에서 실종된 것으로 처리하지만 그 중국인은 다시 일본으로 돌아오게 된다. 가나코의 행적을 의심하는 시누이의 집요한 추적으로 두 사람은 경찰의 추격까지 받기에 이른다. 나약하고 남에게 싫은 소리 못하던 가나코는 매사에 일처리가 꼼꼼하고 당당하던 나오미와 함께 하면서 점점 더 대담하게 행동하게 되고…….

 

저자인 오쿠다 히데오는 현대 사회의 핵심 문제를 예리하게 지적하면서도 언제나 유쾌하게 그려내는 작가다. 이번에도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이나 해법이 독특하다.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는 주부의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고 있지만 스릴러 같은 긴박감과 전율이 가득하다. 결말이 잔인하지만 자꾸만 작가의 해법에 공감하며 빨려드는 이야기다. 공중그네』 『남쪽으로 튀어』 『침묵의 거리에서 1,2를 통해 만났던 오쿠다 히데오 식의 문제해결법에 이번에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사회문제를 비판하면서도 곳곳에 유머를 남기는 소설, 무거운 사회문제에 대한 탁월한 해법을 제시하면서도 긴박감을 놓치지 않는 소설, 웃으면서도 슬프게 읽게 되는 반전과 통쾌하면서도 묵직하게 읽게 되는 해법들이 가득하기에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묵직해지는 소설이다. 심리 스릴러 같이 곳곳에 복선이 깔려 있기에 매의 눈으로 읽게 되는 소설이다. 사회소설처럼 문제제시가 폐부를 지르기에 가슴이 아리는 소설이다. 탄탄한 문장력에 박진감 넘치는 구성, 흡인력 있는 읽기, 언제쯤 사건이 터질지 조마조마하며 읽게 되는 이야기다. 역시 오쿠다 히데오식 해법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불편한 이야기를 코믹하고 쫄깃하게 풀어가는 읽을 맛나게 하는 묘미가 있다. 이 세상의 폭력을 쓰는 남자들에 대하 분노와 가정 폭력에 대한 응징의 의지를 보여주는 두 여자의 변신이 그대로 일본판 <델마와 루이스>. 영화로 나와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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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의 러시아로 떠난 네 남자의 트래블로그 러시아 여행자 클럽
서양수.정준오 지음 / 미래의창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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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의 러시아로 떠난 네 남자의 트래블로그] 러시아 여행자 클럽, 용감한 탐험기~

 

러시아라면 눈과 얼음의 겨울 나라이기에 빙상 종목이 강세를 보이는 스포츠 강국이다. 러시아는 제정시대와 공산국가를 거치면서 과거의 문화와 공산주의의 딱딱함, 현대적인 개방이 공존하는 나라다. 고전 음악과 문학의 나라, 백야와 오로라의 나라, 몽환적인 돔형 지붕과 넓은 광장, 러시아 인형과 시베리아 횡단열차 등 이국적인 문화와 풍물이 가득한 나라다. 공산국가의 폐쇄적이고 딱딱한 분위기가 아직도 느껴진다는 러시아를 의기투합해서 다녀온 네 명의 러시아 여행자 클럽의 이야기를 읽으니 몰랐던 러시아의 속살을 훔쳐본 기분이다.

 

 

저자들은 대학 시절에 러시아 여행자로 만난 인연이라고 한다. 네 남자는 모월간지에서 모집한 발해의 역사와 독립 운동가들의 발자취를 찾아가는 대학생 연해주 역사문화 탐방단이 되었고, 러시아 탐방길에서 같은 객실을 배정받은 우연이 인연이 된 경우다.

 

애초 러시아 여행을 안내하려던 친구가 여행을 안내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여행 취소로 인한 손해경비가 50만 원에 이르렀다고 한다. 여행취소로 인한 50만원의 손해를 감수하기 싫었던 네 남자는 말도 통하지 않는 러시아로 일정대로 떠났다고 한다. 이 책은 무시무시한 마피아의 나라인 러시아로 용감무쌍하게 떠났던 네 남자의 결과물이다.

 

 

언젠가는 타보고 싶은 시베리아 횡단열차 이야기는 읽을수록 신기하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길이는 지구의 4분의 19,288 km이고,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는 67일이 걸린다고 한다. 시간대만 7번이 바뀌고 모든 시간은 모스크바 기준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모스크바에 대한 책은 처음인지라 건물이나 풍경 사진만 봐도 멋지고 황홀하다. 모스크바의 야경, 크렘린 궁전과 성 바실리 대성당의 동화나라같은 돔형 지붕들, 모스크바의 지하궁전인 모스크바 지하철역의 미술품들, 가가린 우주인 훈련센터, 물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발트해 크루즈, 핀란드의 카모메 식당까지 섭렵한 이야기엔 러시아의 구석구석이 담겨 있다. 매 이야기마다 코믹한 여행담이 양념처럼 발려 있다.

러시아 전통인형인 마트료시카에는 인형 속의 인형이 보통 5개에서 20개까지 들어 있다고 한다. 20개라면 얼마나 얇게 만들었다는 건가? 모스크바는 6~8월이 백야기간이라는데, 백야를 겸한 러시아여행을 원한다면 여름철이 제격일 것이다.

 

 

딱딱하고 엄격한 공산주의 잔재가 남아 있을 것 같은 나라, 마피아의 본고장이자 러시안 룰렛의 나라이기에 평소 러시아는 무서운 나라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으로 가득한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을 보면서 유적과 뮤물이 잘 보존된 나라라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보다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 차이코프스키와 라흐마니노프, 푸시킨,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 등 문학과 예술이 튼튼한 기반 위에서 꽃피고 있음을 알게 된 책이다. 하긴 문학 공부를 하러 러시아로 떠난 친구도 있는데... 우주 과학 기술이나 시베리아 횡단열차 등을 보며 기술 투자에 대한 과감함도 볼 수 있는 대단한 러시아다.

 

 

네 남자로 구성된 러시아 여행자 클럽의 러시아 탐험기를 읽으며 이들의 여행이 좌충우돌이라기 보다는 매순간마다 즐기는 깨알 같은 알찬 여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네 남자의 여행은 다음에도 계속 되지 않을까. 뜻이 맞는 친구들을 만나 이렇게 의기투합해 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기에 말이지. 쿵짝이 이리도 잘 맞을까 싶어 부럽기도 한 네 남자의 여행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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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옛상인의 지혜 인간사랑 중국사 5
리샤오 지음, 이기흥 옮김 / 인간사랑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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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옛 상인의 지혜/인간사랑] 사마천의 사기속에 나타난 상인들의 상도를 찾아서

 

상인(商人)은 물건을 사고파는 이윤을 탐하는 사람이다. 욕심이 욕심을 낳는 걸까? 불량품을 만들어 정품처럼 속여 파는 상인, 상한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파는 상인, 돈만 받고 물건을 떼어 먹는 상인에 대한 이야기들을 듣고 있으면 세상의 모든 상인들은 못 믿을 존재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 정직한 상인들만 있어도 세상은 좀 더 살 만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인류의 역사에서 자급자족의 시대, 물물교환의 시대를 지나면서 필요했던 이들이 상인이었다. 먼 거리에 있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일, 남아도는 물품과 필요한 물품의 수요와 공급을 해결하는 일 등 역사적 필연에서 등장하게 된 존재가 상인이었다. 사실 세상엔 선인이 있으면 악인도 있는 법이다. 선량한 상인이 있으면 악덕한 상인도 있는 법이다. 역사 속 상인들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사마천의 사기속의 화식열전이나 평준서는 경제 인물의 전기, 경제 지리, 경제 사상 등을 담고 있다. ‘부유함을 추구하는 것은 사람의 본성으로 학습을 하지 않아도 이를 바라게 마련이다.(16)

 

사마천의 사기화식열전은 상공업에 종사한 전문가에 대한 기록이다. 52명의 인물 중 가장 앞에 있는 강자아(강태공)가 나온다. 강자아가 곧은 낚싯바늘을 사용한 이유, 그가 주문왕의 스승이 되어 정치를 하며 계책을 내놓아 주왕조 창건에 기여했고 제나라를 부강하게 한 소상인이었다는 이야기. 소금기가 많은 땅에서 바닷소금을 제조해서 판매한 전략, 여성들을 동원해 방직업과 유명한 자수인 노수를 시작하게 한 이야기에서 전략과 기술을 가진 상인 정신을 배우게 된다.

 

 

 

 

전설의 나라로만 알려졌던 상이 상인의 기원을 이뤘다니, 얼핏 들은 이야기를 자세하게 알게 되어 반갑다.

상인의 탄생은 중국 하조 후기에 출현했다고 한다. 은허와 갑골문의 주인공인 상()족 부락은 목축업이 발달했고 주변 부락과 가축이나 모피 등을 거래하는 일에 아주 능했다고 한다. 상족 부락의 수령이던 상토는 말을 훈련시켜 물품을 운반했고, 왕해라는 수령은 소를 길들여 달구지를 끌게 해 전국 각지로 장사를 다녔다고 한다. 이후 소를 길들여 농업에 이용하게 된 것도 왕해의 공적이라고 한다. 상의 탕왕은 하조와 무역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상에서는 조상 대대로 내려온 전통이 장사였기에 장사에 대한 기술이 남달랐던 상이다. 이런 상술이 중국인들의 유전자에 내재한 것은 아닐까? 화교상들이 세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사마천의 사기속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소상공인에서 인재를 보는 재상으로 거듭난 관중과 포숙아의 우정과 상인 정신도 흥미롭고, ‘붕우(朋友)’라는 남탐의 본뜻이 장사와 관계가 있다니 놀랍다. 갑골문의 () ‘은 바닷가 조개껍데기를 하나로 꿴 상형문자다. 조개를 돈으로 사용했던 시절엔 바닷조개 5개를 한 꿰미로 만들었고, 두 꿰미를 양쪽에 매달아 10개를 이루면 이었다고 한다. 상나라 때는 화폐의 수량을 단위로 계산했다고 한다. 금문(金文)에서의 상()은 한 사람이 붕을 메고 나아가서 장사하는 모습이라고 한다. 갑골문에서 () ‘는 한사람의 왼손이 다른 사람의 오른손을 잡고 있는 모습인데, 이것은 물건의 교환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한다. 결국 붕우는 장사와 관련된 말로 가진 것으로써 없는 것을 바꾼다.‘는 뜻이라고 한다. 그러니 친구(붕우)란 서로 믿고 거래할 수 있는 인간관계여야 한다는 말이다.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관계라는 말이다.

 

 

 

 

책 속에는 역사상 가장 정통적인 유상 자공, 사회적 책임감이 강했던 상성 범려, 상업의 창시자인 백규, 여성 기업가 과부청, 선곡 임씨, 모험적인 무염씨, 사람을 골라 쓰는 대 능했던 도한, 되파는 방법으로 부를 이룩한 아지나, 한무제 때의 나라를 사랑하는 상인의 전형인 복식과 균수와 평준으로 전국 시장을 통제한 상홍양 등의 상술과 상도덕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사마천의 사기화식열전을 통해 옛 상인들의 지혜, 집안과 나라를 다스리는 지혜, 상술과 상도덕에 대한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중국 옛 상인의 지혜

이 책은 중국 CCTV10 ‘백가강단강연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사람을 감동시키는 상도, 현대인들을 위한 성공과 부의 지혜를 담은 옛 중국 상인들의 이야기다. 저자인 중국정법대학 리샤오 교수는 짝퉁의 오명을 갖고 있는 중국의 불량 먹거리 제조를 한탄하며 옛 상인들의 지혜를 배우자고 외친다.

 

 

 

 

지금 중국에서는 버려야 할 폐식용유가 돼지에게 갔다가 돼지조차 거부하는 지방이 되어 저질 식용유 업자에게 간다고 한다. 저질 식용유 업자들은 그런 식용유를 탈색과 화학물 첨가로 다시 식용유가 되고, 우유나 분유의 경우엔 더욱 심하다. 우유나 분유의 성분인 단백질 양을 늘리기 위해 주입된 멜라민 우유를 만들어 낸다. 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곰팡이로 변질된 쌀을 표피 제거, 표백, 광택내기, 파라핀주입 등의 과정을 거쳐 다시 쌀 제품으로 포장한다.

중국에서 유독 눈속임과 사기가 팽배한 이유는 무엇인가? 저자는 역사를 들춰보면 남을 속여 이윤을 취득하는 것은 동서양의 오랜 괸행이었다고 한다. 자본주의가 발달할수록 속임수나 사기를 근절하기 위한 법과 제도 등의 노력 덕분에 지금의 판매자들의 양심과 소비자들의 성숙이 이뤄졌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왜 소비자들의 성숙, 판매자들의 양심을 기대하긴 어려운가? 저자는 중국의 아직 성숙하지 못한 소비자, 경영자의 도덕 수준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자기에게 배우기, 타인에게 배우기, 옛사람에게서 배우기를 내세운다. 사마천의 사기속에서 상인의 역사, 상도를 일깨운다.

 

어디 중국만 그럴까? 중국이든 한국이든, 전세계에서 상도가 살아났으면 좋겠고, 정직한 상인만 존재하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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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런던 - 마음의 여행을 떠나는 컬러힐링 북 컬러힐링 시리즈 5
이일선 지음 / 니들북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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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런던/이일선/니들북]런던의 투어를 나만의 컬러링으로~

 

거의 매일 컬러링을 하고 있다. 잠깐의 시간이지만 책 속의 일러스트 위에 나만의 빛깔로 채색하는 순간을 즐기고 있다. 이젠 직접 일러스트해서 채색하고 싶다는 갈망도 일고 색연필과 크레파스를 넘어 마커와 수채화물감, 아크릴 물감 등의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고 싶다는 열망도 인다. 컬러링북을 통해 조금씩 그림 그리기에 대한 꿈을 키워간다고 할까? 건축물, 자연, 사물, 풍경, 패션 등을 색칠할 때마다 인생도 컬러링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쩜, 자신만의 색을 찾는 일은 자신만의 일을 찾는 것과 같을 것이다.

 

 

많은 컬러링북을 접하고 있지만 특별히 마음을 끄는 것은 여행 컬러링북이다. 이미 가본 곳은 추억의 한 장면을 색칠하기에 좋고 못 가본 곳은 미래에 가게 될 곳을 예습삼아 장면을 상상하며 채색할 수 있기에 즐겁다. 이일선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레이스 런던!

 

 

런던은 아직 못 가본 곳이지만 여행 에세이로 만났던 곳이기에 장면들이 익숙하다. 더구나 런던의 명소인 타워 브리지는 종이작품으로 만들기도 했기에 더욱 친근하다. 템즈강의 물결, 유람선이 지날 때 열리는 다리, 주변의 꽃들 모두 보기만 해도 멋진 풍경이다. 1894년에 완공된 타워브리지는 고딕 양식의 거대한 두 개의 탑과 대형 선박이 지나가도록 1000t의 다리를 올리는 도개교로 유명하다. 특히 야경이 아름다운 런던의 대표 명소다.

  

영국의 국화인 장미도 색칠했다. 붉은 장미의 랭커스터 가문과 흰 장미의 요크 가문의 상징을 합쳐 튜더 장미를 만들었는데, 그렇게 만들어진 장미가 영국의 국화가 되었다고 한다. 30년 간 치열하게 싸우며 10만 명의 사망자를 낸 피비린내 나는 장미전쟁의 결과물이다.

 

 

모자가게, 펍의 풍경 등 나만의 색으로 채색하는 동안 런던을 여행하는 상상에 즐거운 시간이었다.

 

 

책 속에는 트라팔가 광장과 내셔널 갤러리, 튜더시대 복장의 런던타워 근위병, 기마병, 런던 거리, 공중전화 박스와 빅벤, 우체통, 윤언잭의 제품들, 런던의 그라피티, 런던의 상징인 2층 버스의 변천사, 개인정원, 티타임, 대관식에 사용되는 성 에드워드 왕관, 알렉산드라 왕비의 자수정 목걸이, 웨스트민스터 사원, 대영박물관, 그리니치 천문대의 본초 자오선, 피카딜리, 레스터 스퀘어, 셜록 홈즈 박물관, 비틀즈 박물관, 헤로즈 백화점, 스톤헨지, 벼룩시장, 지하철역, 런던 아이, 모자 가게, 공원, , 음식과 디저트, 런던 택시들 등 런던의 예술과 문화, 건축과 풍물, 패션과 일상을 그린 일러스트가 가득하다.

 

 

미완성이어도 예쁘고 실수해도 근사하게 보인다. 점점 색에 대한 감각이 좋아지는 느낌도 든다. 12가지 한정된 색연필이기에 색을 덧칠하기도 하고 마커나 크레파스를 쓰면서 변화를 주는 재미도 있다. 다음엔 수채화로 컬러링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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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마의 숲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8
안보윤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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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마의 숲/안보윤/은행나무] 청소년 문제, 알마의 숲에서 해법을 찾기~

 

그랑 주떼, 선화, 마리의 사생활, 구의 증명등 은행나무출판사의 노벨라시리즈를 읽으면서 비록 300~400매 분량의 중편소설이지만 꽤나 묵직한 울림을 준다고 생각했다. 얇은 책이지만 문제를 예리하게 파헤치고 시사 하는 바가 깊다고 할까. 이번엔 가정과 청소년 문제를 다룬 알마의 숲을 만났다.

 

 

가정과 청소년 문제를 접할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많은 소설에서 청소년 문제를 다루고 있고 나름대로 해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갈수록 청소년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더 많이 일어나고 있고 더 잔혹해지는 것 같다. 청소년 문제의 해법은 없는 걸까? 소설처럼 알마의 숲에 가서 알마를 만나고 올빼미 작가를 만난다면 해결 될까?

소설은 유명한 청소년 상담사의 14살 아들의 자살 시도로 시작한다. 소년은 인터넷을 통해 자살매듭묶기를 익혔고 자신의 부모에게 고통을 주기위한 방법으로 인적이 없는 숲으로 가서 자살을 시도한다. 하지만 자살의 순간 허공에 있는 틈을 통해 숲 속의 통나무집으로 오게 된다. 노루라고 불리게 된 소년은 숲 속의 집에서 눈물을 흘리면 죽는 병에 걸린 알마와 알마의 삼촌, 하루 종일 계획적으로 움직이며 글쓰는 올빼미 작가와 함께 동거하게 된다.

 

일명 알마의 집이라는 숲 속의 집은 비밀스런 문을 통해서만 들어올 수 있고, 상처와 허점투성이의 존재들만 들어오는 곳이다. 이상한 문을 통해 숲 속으로 넘어오는 존재들은 몸통이 찌그러진 노란 오리, 도둑, 상처투성이의 어린 계집애, 고통 가득한 얼굴을 한 올빼미 등이다.

 

알마의 숲은 캡슐 같은 좁은 분지로 되어 있고 왔던 곳으로 돌아가려면 문이 열려야 갈 수 있다. 당분간은 돌아갈 수 없는 곳이기도 하지만 돌아가고 싶지 않은 소년은 이상한 체험을 하게 된다. 이승인지 저승인지도 명확하지 않은 통나무 집 주변은 온통 눈밭이다. 하지만 춥지 않은 날씨, 녹지 않는 질긴 눈, 불에 타는 눈, 멍청하거나 상처받은 이들이 넘어오는 문의 존재 등 이전에 살던 곳과는 분명 다른 곳임을 알게 된다.

 

소년의 엄마는 아들을 독립적으로 키우고자 했던 유명한 청소년 상담사였다. 하지만 소년의 상처와 고민을 들어주기 보단 자신의 교육철학을 밀고 나가는 엄마였다. 아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녹색벽지를 고집했지만 아들은 그런 녹색벽지가 무서워진다. 습관적으로 욕을 해대는 모욕증에다 투렌 증후군까지 앓게 된 아들을 대안학교로 보내지만 정작 아들과 속 깊은 대화를 꺼린 엄마였다. 결국 엄마를 무너지게 하는 방법이 아들의 자살이라고 생각하게 된 소년은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그리고 알마의 숲에 와서야 자신의 고민을 고백하게 된다.

 

아무리 좋은 공간, 좋은 교육이라도 당사자인 소년과 대화했더라면 서로의 의견 차이를 줄일 수 있었을 텐데. 소년이 알마의 숲에서 터놓은 고민들을 가정에서 나눴더라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을까?

 

-이상한 병을 갖고 있는 건 너뿐이 아니야. 혼자 세상 다 살았단 듯 유난떨지 말라고. 정말이지 촌스러워 죽겠다니까. (92)

 

-후회 없는 삶이 있을까?

-네가 뭘 선택하든 후회는 반드시 따라붙어. 발 빠른 놈이거든. 차라리 그놈이란 정면으로 맞닥뜨려. 실컷 후회하고 속 시원하게 털어버릴 수 있는 쪽을 택하는 거다. (132)

 

-넌 아직 삶도 죽음도 논할 자격이 없지. 어떤 것도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했으니까. (136)

 

알마의 숲에서 알마, 삼촌, 올빼미 작가, 소년이 나누는 대화에서 자신의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되고 그 해법을 찾게 된다.

 

온갖 정보가 여과 없이 제공되는 현실, 스마트한 디지털에 빠르게 반응하는 청소년들, 대화나 소통보다 일방적인 정보 전달만 있는 사회, 과도한 정보사회이기에 모든 사건사고가 실시간으로 제공된다는 점 등 현실적인 문제에서 청소년 문제를 고민하게 하는 소설이다.

 

 

이유’, ‘과정은 없이 결과부터 접하는 정보사회, 이대로 괜찮을까? 사건사고의 원인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기도 전에 또 다른 사건사고가 전달된다. 가치관이 채 정립되기도 전인 사춘기 청소년들이 충격적인 사건사고를 접했을 때의 황당함, 충분히 슬퍼할 시간도 없이 다시 새로운 슬픔이 시작되는 현실에 대한 기이함, 그런 충격에 점점 무덤덤져가는 사회를 보고 청소년들이 배우는 것은 무엇일까? 가정에서의 대화와 소통은 왜 이리도 어려운 걸까? 모든 청소년 문제가 부모와 사회 탓이기만 할까?

 

청소년 문제에 대해 시대적 환경, 기성세대와 사회의 책임, 본인의 책임까지 묻는 소설이다. 비행청소년 문제는 모두에게 있음을 생각하자는 소설이다. 삶도 죽음도 쉽지 않은 세상에서 잘 살고 잘 죽기 위해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청소년 문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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