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에 입맞춤을 일루저니스트 illusionist 세계의 작가 9
에펠리 하우오파 지음, 서남희 옮김 / 들녘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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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우연히 알게 된 들녘 일루저니스트 시리즈 가운데 하나인 마누엘 리바스의 <목수의 연필>을 빌리러 갔다. 그러다 문득 14년 전에 읽은 유쾌한 소설 에펠리 하우오파의 <엉덩이에 입맞춤을>도 그 시리즈 가운데 한 편이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엉덩이>도 같이 빌렸다. 그리고 이미 한 번 읽은 <엉덩이>를 먼저 읽게 됐다. 요즘 약간 독서 슬럼프라 재밌는 책이 읽고 싶었던 모양이다.

 

소설의 주인공 오일레이 봄보키의 엉덩이에 문제가 발생했다. 좀 더 레알하게 밝히자면 그의 똥구멍에 비상이 걸린 거다. 자고로 먹고 싸는 문제만 해결되면 삶이 순탄할 거라고 누가 그랬던가. 소싯적 권투 챔피언으로 지금은 성공한 택시 사업가이자 농장주로 잘 나가던 티포타에 사는 오일레이에게 이런 일이 생기다니! 게다가 그가 앓고 있는 부위는 누군가에게 밝히기도 꺼릴 만한 그런 곳이 아니던가.

 

설상가상으로 남말하기와 뒤까기에 있어서 두 번째 가라면 서러워할 사람들이 바로 코로다무 사람들이다. 똥구멍이 아픈 오일레이에 대한 소문이 그야말로 바람을 타고 모든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이렇다할 오락거리가 없는 그들에게 어쩌면 미래의 상원의원이 될 지도 모를 오일레이의 고통은 누군가에게는 희소식일 수도 있다는 점이 서사를 보다 더 흥미롭게 만든다.

 

게다가 남태평양 섬에 사는 코코넛들은 최신 현대 의술을 1도 믿지 않는다. 그들에게 병원은 시체안치소와 동일한 말이다. 사실 현대 의학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비용이 비싸서 그들은 의사들의 진단보다도 동네 주술사들 보다 고상하게 말하면 도토레들을 더 의지하고 따른다. 그렇다고 도토레들의 실력이 죽을 것 같은 고통으로 괴로워하는 오일레이를 구원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신앙의 영역의 문제로 돌려야 할까.

 

에펠리 하우오파 작가의 직설적이고 가감 없는 주인공 오일레이 봄보키에 대한 묘사는 일품이었다. 아니 어쩌면 모든 소설이 반드시 문학적 성취나 고상해야 한다는 사변적 당위성을 가져야 하는 건 아니니까. 그런 점에서 나는 <엉덩이에 입맞춤을>이 품은 서사가 14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저자가 구사하는 중요한 메시지 중의 하나가 공존이라고 생각한다. 현대 의사들은 자신들의 영리를 위해 기존의 민간요법이나 일체의 주술을 거부한다. 어떤 기득권층이 자신의 밥그릇 혹은 파이가 줄어드는 걸 원한단 말인가. 하지만 남태평양 현지의 상황을 파악한 의사/닥터들은 아무리 기독교 신앙이 포교되었다고 하더라도 원주민들에게 뿌리 깊이 자리한 민간신앙과 민간치료를 발본색원할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연합 심포지엄인가에서 그들의 존재를 이해하고 자신들은 닥터로 그리고 민간 주술사들은 도토레라고 불리는 공존에 대한 합의를 이루게 된다.

 

한편, 날이 갈수록 악화되는 오일레이의 똥구멍 치료를 위해 영험하다는 도토레들은 물론이고 용의 연고, 심리학자 그리고 신앙의 힘까지 총동원된다. 현세의 고통 때문에 유약해진 오일레이의 영혼은 그야말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단 사이비에 현혹되기도 한다. 잠시나마 당장의 고통을 잊을 수는 있었지만 문제의 근원 해결에는 역시 도움이 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오일레이의 고통은 배가될 뿐이었다.

 

결국에 가서 오일레이는 키위들의 도움을 받기로 결정한다. 그 와중에 등장한 부타코 경관은 뉴질랜드 대사에게 호소해서 오일레이를 돕는다면 명목으로 이민을 추진하기도 한다. 똥구멍 같은 코코넛들의 나라에서 비전이 없다고 생각한 부타코 경관은 불법이민을 추진하다가 발각이 되고, 결국 밀항길에 오른다. 그리고 천신만고 끝에 뉴질랜드에 도착한 오일레이는 기상천외한 방식의 항문이식수술을...

 

아마 백인 작가가 이런 얼토당토않은 서사를 구사했다면, 바로 인종차별이나 코코넛들에 대한 비하로 공격받았을 것이다. 더 나아가 엉덩이에서 출발해서 우주의 본성까지 들먹이는 작가의 뻔뻔함에 할 말을 잃었다. 이런 구성은 어디까지나 현지인들만이 할 수 있는 그런 영역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에펠리 하우오파는 기존의 점잔빼는 서구인들의 시선에 이 소설로 묵직한 한 방을 날렸다. 너희들에게는 닥터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도토레들이 있단 말이지 하고 말이다. 에펠리 하우오파의 다른 저작들을 만날 수가 없어 아쉬울 따름이다.


[뱀다리] 처음에 읽었을 적에는 별 다섯 개를 주었는데, 다시 읽다 보니 그 정도는 아닌 듯 싶게 되었다. 시간이 가니, 책에 대한 감상이나 평가도 달라지는가. 그래도 여전히 빵빵 터지는 코코넛 스타일의 유머는 건재했다. 아마 번역의 힘도 상당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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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2-12-28 11: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항문이식수술@_@; 음음 하며 읽다가 깜놀@_@;;; 제가 이 책을 읽었다면 이건 뭐지 하며 비틀비틀 쓰러졌을텐데 역시 레삭매냐님의 내공에 고개 숙입니다(_ _);;

레삭매냐 2022-12-28 11:30   좋아요 1 | URL
주술적 레알리즘까지 가면
너무 먼 듯하고, 판타지스러운
설정과 코코넛스러운 냉소가
빵빵 터지는 유쾌한 소설이랍
니다.

저의 허접한 내공을 좋게 봐주
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Falstaff 2022-12-28 11: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오, 진즉 읽으시지요! 이 재미난 책을. ㅋㅋㅋ

레삭매냐 2022-12-28 11:41   좋아요 0 | URL
ㅋㅋㅋ 재밌다는 점에
격렬하게 공감합니다.

리뷰 서두에 있지만
이미 14년 전에 읽었다는.
 
목수의 연필 일루저니스트 illusionist 세계의 작가 26
마누엘 리바스 지음, 정창 옮김 / 들녘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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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인류 역사에 남긴 두 번의 생채기 중의 하나라는 에스파냐 내전을 다룬 소설이다. 예전에 아주 새로운 작가들을 소개하는 들녘의 일루저니스트의 팬이었는데 왜 이 소설의 존재는 몰랐을까. 이 책을 빌리러 도서관에 갔다가 같은 시리즈에 속한 에펠리 하우오파의 <엉덩이에 입맞춤을>도 빌려서 먼저 읽었다. 묵직한 내용 때문인지 읽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아니 한눈을 팔았다는 게 더 솔직한 말이겠지.

 

에스파냐에서도 오지 중의 오지라는 갈리시아 지방 출신의 마누엘 리바스는 전후 세대로 아마도 구전되는 전설에 가까운 이야기들로부터 이 소설의 영감을 얻지 않았나 싶다. 때로는 현실이 소설보다 더 소설 같더라는 이야기는 이제 진부하기까지 하다. 그만큼 현실 세계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사건사고들은 버라이어티하고 예상을 뛰어넘는다.

 

1936717일 국가주의자들이 스페인령 모로코에서 반란을 일으켰다. 같은해 216, 인민전선이 총선에서 승리했고, 공화파 정부가 들어섰다. 독재자 프랑코와 군부를 중심으로 한 국가주의자들은 같은 파시스트들인 이탈리아의 무솔리니와 독일의 히틀러의 전폭적인 군사지원 아래 공화파들을 거점을 차례로 공략했다.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가 차례로 함락당하고 193941일 공화파의 마지막 저항거점이었던 톨레도가 항복하면서 내전은 프랑코파의 승리로 귀결되었다.

 

내전의 최전선에서 국가주의자들과 공화파가 매섭게 맞붙었다면, 후방에서도 전방 못지않은 전투가 벌어졌다. 국가주의자들과 팔랑헤 당원으로 구성된 민병대원들은 공화파 인사, 사회주의자와 불온세력을 대거 체포해서 포로로 잡았다. 불법구금과 처형이 만연했다. 중세 종교재판 이래, 다시 한 번 에스파냐에 무법천지가 도래한 것이다.

 

<목수의 연필>에는 모두 세 명의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첫 두 인물들은 바로 다니엘 다 바르카 의사와 그의 연인 마리사 마요다. 그리고 이 둘보다 더 중요한 캐릭터라고 내가 생각하는 전직 군인 출신 간수 에르발이다. 다 바르카와 마리사가 지식인 계급과 부르주아 계급을 대변한다면, 에르발은 프롤레타리아 계급이자 국가주의자 진영의 대표선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농촌 출신 에르발의 계급을 본다면 당연히 반대편에 서야 하겠지만, 그는 다른 선택을 했다. 그리고 그는 포로들을 산책시키는 일을 서슴지 않았다. 여기서 산책은 포로들의 신속한 불법 처형을 의미했다. 문명 사회의 기준인 기소나 재판 따위는 절차는 필요 없었다. 프랑코에 반대하는 인사들은 모두 현실 세계에서 제거되어야만 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데올로기를 그리는 화가가 가장 먼저 처형되었다. 역시 국가주의자들은 선전선동의 중요성을 충분히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무지한 에르발은 화가가 독재 시스템에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지만, 그의 상관들의 그것은 그의 생각과 달랐다. 에르발에 화가의 머리에 총알을 박아 넣자, 화가의 영혼이 에르발에 달라붙었다. 그리고 그의 의식과 교류하기 시작한다. 라틴 아메리카에서 한창 유행한 주술적 리얼리즘의 영향이 보인다.

 

체포조에 반항하던 다 바르카에게 개머리판으로 한 방 먹인 사람도 바로 에르발이었다. 그는 앞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할 독재 권력에 충실한 개 역할을 할 인사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해서 자신의 상관인 란데사 중사의 마음에 꼭 들었다.

 

투옥되어 있는 동안, 가장 먼저 제거되어야 할 인사였던 다 바르카는 두 번이나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부지하는데 성공한다. 에르발은 다 바르카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그의 애인인 마리사 마요보다도 그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 여기서 또 로맨스가 빠지면 안되지. 절세미녀인 마리사는 자신의 애인을 죽음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다. 한편, 자기 계급의 적인 다 바르카를 반대하는 그녀의 조부 베니토 마요는 그를 세상에서 소멸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노라고 사랑하는 손녀딸에게 말한다. 마리사는 자해까지 감행하면서 다 바르카에 대한 절절한 사랑을 표현했다. 다 바르카가 긴 투옥 생활을 이겨내는데 사랑의 힘이 가장 큰 원동력이 아니었을까라고 추정해 본다.

 

마누엘 리바스 작가는 에스파냐 내전 당시, 아무런 죄 없이 투옥된 포로/죄수들을 도운 에스파냐 여성들의 지지에 대해서도 소설의 곳곳에서 언급하고 있다. 그들은 적어도 반동적인 역사의 흐름에 있어 방관자가 아니었다. 다 바르카나 다른 공화파 인사들이 체포조에 의해 끌려갈 때, 그들을 막기 위해 격렬하게 저항했다. 빨래를 이용해서 감옥에 갇힌 이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자신의 형제 부모 남편이나 애인들에게 해산물을 공급하기도 했다. 국가주의자들과 프랑코 독재에 맞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싸운 이들에 대한 리바스식 경의 표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르발에게 들러붙은 화가의 그것은 양심의 목소리다. 이러한 설정은 아무리 에르발이 독재자 프랑코에게 부역한 빌런이라고 하더라도 일말의 양심은 남아 있었을 거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마누엘 리바스는 다 바르카나 마리사 마요의 입장 그러니까 피해자의 목소리보다 가해자의 목소리에 보다 비중을 두었다. 반성과 화해 그리고 역사 청산이라는 에스파냐가 짊어진 궁극적 과제에 대한 문제 제기의 발로다. 언제나 그렇지만, 역사는 진실을 밝히기 위한 끝없는 투쟁이다. 소설 <목수의 연필>은 역사에 대해 영원한 무관심에 빠진 이들에게 각성을 촉구한다. 깨어나 행동에 나서라고.

 

[뱀다리] 같이 읽으면 좋은 책 두 권이 말미에 실려 있어 기록해 본다.

1. <살라미나의 병사들> 하비에르 세르카스 (열린책들)

2. <열세 송이 붉은 장미> 카를로스 폰세카/헤수스 페레로 (국내미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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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2022-12-28 08: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분명 이 소설을 읽고 리뷰까지 썼는데 내용이 하나도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ㅠ
그래서 제가 쓴 리뷰를 찾아 읽고 매냐 님의 글을 다시 읽었어요.

레삭매냐 2022-12-28 09:47   좋아요 0 | URL
저도 그러한 책들이 부지기수
랍니다.
분명 읽은 것도 리뷰로 기록을
남긴 것도 기억이 나지만, 정
작 내용은 모두...

저도 자목련님의 리뷰 찾아 보
겠습니다 :>

그레이스 2022-12-29 08: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스페인 내전과 관계있을거라고는 생각 못했네요. 저장하고 갑니다.

레삭매냐 2022-12-29 10:52   좋아요 1 | URL
아마 올해 읽은 마지막 책이 될
것 같은데, 한 해를 마무리하기
에 좋은 책이었습니다.

coolcat329 2022-12-31 2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처음 보는 책, 작가인데 스페인 내전 배경에 세 명의 인물이 주인공이라니 뭔가 흥미진진할 거 같네요.

레삭매냐 2023-01-04 10:58   좋아요 0 | URL
저도 최근에 알게 되었네요.
뛰어난 작품이었습니다.

<스페인 내전> 그리고 오늘부터
읽기 시작한 이사벨 아옌데의
<바다의 긴 꽃잎>...

책을 읽을수록 가슴이 먹먹해 지네요.

서니데이 2023-01-06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thkang1001 2023-01-07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삭메냐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제5도살장 (그래픽 노블)
커트 보니것 원작, 라이언 노스 각색, 앨버트 먼티스 그림, 공보경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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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그리고 2017년에 커트 보네거트의 <5도살장>을 읽었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의 내용들을 잊어 버렸다. 다시 5년이 지나, 그래픽 노블로 새롭게 <5도살장>을 읽었다. 새로웠고, 또 원전이 읽고 싶어졌다. 보네거트와 세풀베다, 예나 지금이나 좋아할 수밖에 없는 그런 작가들이다.

 

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인 저자가 반전 운동가이자 소설가가 된 계기가 되었던 1945213일 드레스덴 폭격이 그래픽 노블 <5도살장>을 중심을 차지한다. 미영 연합군 수뇌부들은 독일 전쟁기계의 전쟁 의지를 박살내기 위해, 전무후무한 공습을 구상했다. 영국의 중폭격기 772대와 미군기 527대를 동원해서 비무장도시로 알려진 엘베 강변의 드레스덴에 그야말로 3,900톤에 달하는 고성능 폭탄의 비를 퍼부었다. 그 결과, 1939년 기준으로 독일에서 7번째로 큰 도시였던 드레스덴 시의 중심은 잿더미가 되었다. 도심의 90%가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었고, 22,700명에서 25,000명에 달하는 인명이 살상되었다. 그중에는 다수의 연합군 포로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소설의 주인공으로 현실 세계에서 보면 또라이처럼 보이는 빌리 필그림이 등장한다. 그는 뉴욕 주에 있다는 가상의 도시 일리엄 출신이란다. 커트 보네거트처럼 독일군의 마지막으로 서부전선에서 매서운 반격을 보여준 벌지전투에서 빌리 필그림은 포로가 되었다. 어떤 면에서 보아도, 그는 진짜 군인이 아니었다. 양키 군인을 만난 독일 사람들은 진짜 군인들은 오랜 전쟁으로 모두 죽었다며 그를 무시한다. 그의 동료들조차 그를 무시한다.

 

다른 낙오병들은 전투모에 소총, 그리고 제대로 된 행색을 갖추었지만 빌리 필그림은 무엇 하나 갖추지 못한 오합지졸의 전형이자 이른바 소년십자군처럼 보였던 모양이다. 소설을 처음에 읽을 적에 원제에 아무렇지도 않게 붙어 있던 “The Children’s crusade” 문구가 바로 이해가 되었다. 제대로 된 군사 훈련도 없이 전장으로 내몰린 빌리 필그림 같은 이야말로 소년십자군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이런 역사적 사건만 다루었다면, 커트 보네거트의 <5도살장>은 다른 전쟁문학과 다를 게 없는 그저 그런 작품이 되었으리라. 하지만 작가는 시공간의 분할과 개입, 시간여행 그리고 트랄팔마도어 행성이라는 판타지스러운 요소들을 주입하면서 새로운 창조적 도전을 시전한다.

 

우선 시간의 구성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오가며 직조된다. 다른 낙오병들이나 동료 포로들과 달리 전쟁에서 빌리 필그림은 살아남았다. 강해서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자라는 명제가 그에게 딱 들어맞는 이야기가 아닐까. 그리고 그 서사는 저자인 커트 보네거트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말이지 싶다.

 

전후에 빌리 필그림은 검안사가 되어 잘 먹고 잘 살게 된다. 바람을 피우기도 하고, 항공사고를 당해 죽을 위기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다만 전쟁 때 얻은 PTSD로 정신병원을 전전하기도 한다. 하긴 누구라도, 드레스덴 폭격 같은 인류사적 비극을 직접 목격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그러지 않을 이가 얼마나 될 것인가.

 

트랄팔마도어 인들에게 납치되어 동물원에 갇히기도 했다. 그리고 외계인들은 지구인들을 관찰하기를 즐긴다. 비슷하게 트랄팔마도어 인들에게 납치된 지구인 여성과 짝짓기도 하고 아이도 낳고... 이게 모두 같은 시간대에 벌어지는 일들이란 말인가? 그러니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적어도 빌리 필그림에게 죽음은 죽음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어쩌면 그가 아내의 사망 소식에도 덤덤하게 반응할 수 있는 이유가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빌리는 이 순간을 살면서도 동시에 또 다른 공간과 시간에 분열하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말이다. 내가 서술하면서도 과연 그게 맞는 건지 아닌지에 대해 확신할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그렇게 가는 거지.

 

다른 동료 포로들에게 폐급 병사취급을 당하고, 제리(독일군)들에게 갖은 학대를 당하면서도 우리의 빌리 필그림은 꿋꿋하게 생존하는데 성공했다. 독일군 간수들은 미군 병사들이 영국군들처럼 서로 협력하지 않고 각자도생하는 사실을 비웃는다. 그리고 일단의 소년십자군들은 짐승처럼 가축 화차에 실려 곧 비극의 무대가 되는 드레스덴에 도착한다. 빌리 필그림/커트 보네거트는 운이 좋았다. 시대에 있던 드레스덴 시민들과 미군 포로들은 도심을 휩쓴 불의 폭풍에 휩쓸려 한 줌의 재가 되었다.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슐라흐토프-퓐프(5도살장)에 머물던 빌리들은 살아남았다. 뭐 그렇게 가는 거다.

 

보통 시간은 서사 구조에 있어 결정적 역할을 한다. 하지만 <5도살장>에서 플래시백으로 치환되는 시간들은 종잡을 수가 없는 그런 요소다. 그렇기 때문에 커트 보네거트를 처음으로 접하는 독자들은 짜증을 낼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가 여러 작품들을 통해 구축한 세계관에 발을 딛고 익숙해진다면 그 또한 극복할 수 있는 그런 문제일 것이다.

 

카메오로 등장하는 나치 프로파간다를 전파하는 미국인 하워드 W. 캠벨 주니어와 SF 소설가 킬고어 트라우트도 반가웠다. 혹시 보네거트 작가가 발자크의 등장인물 우려먹기 기법에서 영감을 얻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긴 나라도 시간여행이라는 특별한 장치와 트랄팔마도어 행성에서 수시로 인간계에 개입하는 외계인들 이야기를 한 번만 써먹기에는 아깝지 않나 싶으니 말이다.

 

소설로 두 번 그리고 그래픽 노블로 다시 만나도 <슐라흐토프-퓐프>는 여전히 매력적이었다. 다시 소설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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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2-12-27 08: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의 단편집을 읽고 있는데.. 레삭매냐님 글을 읽으니 막막함이 다시 고개를 드는군요-_ㅠ;;; 자신감 하락ㅠㅠ 저도 용기를 내어 커트 보네거트를 읽을 수 있기를(언젠가;;)

레삭매냐 2022-12-27 09:21   좋아요 1 | URL
오오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저도 낭중에 중고로 나오면
광년이 사서 읽어 보려고
대기 중이랍니다.

커트 보네거트, 짱입니다.
참말로. 그의 시커먼 유머
의 매력에 빠지시면 답 없
으시리라고 믿슙니다.

mini74 2022-12-30 18: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그래픽노블로 나왔군요. 저도 이 책 좋아하는데 ~~~ 연애소설 읽는 노인도 참 좋아하는 소설이에요 *^^*

레삭매냐 2022-12-30 19:20   좋아요 1 | URL
그래픽 노블로 나왔다는 말
듣고, 도서관에 가서 냅다
빌려다 읽었답니다. 다시 원
전이 만나고 싶어지더라구요.

저도 <연애소설 읽는 노인>
애정합니다.
 
랑랑 형제 떡집 난 책읽기가 좋아
김리리 지음, 김이랑 그림 / 비룡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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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소설만 주야장천 읽느냐? 아니다. 가끔 사회 과학 서적과 역사책들도 만난다. 다만 드물게 읽을 뿐. 나의 주력 분야는 아니라는 거지. 아주 가끔 동화도 읽는다. 코로나로 작고하신 루이스 세풀베다 작가도 동화를 쓰지 않으셨던가. 물론 굉장히 사회적 이슈들을 담은 고차원의 동화이긴 했지만. 지난 주말에는 요즘 꼬맹이가 빠져 있는 떡집 시리즈 신간인 <랑랑 형제 떡집>을 읽었다.

 

서점에서 사서 건네주니 바로 읽고 휙 던져 버렸다. 엄마는 항상 계속해서 볼 채기 아니면 도서관에서 빌려다 보라고 하던데, 왠지 나보고 들으라고 하는 소리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뭐 그렇게 가는 거지.

 

<랑랑 형제 떡집>의 주인장은 꼬랑지라는 친구다. 아마 매 시리즈다 미션이 주어지는 모양이다. 그전 시리즈를 만나 보지 못해서 전작이 어떤지에 대해서는 사실 잘 모른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 번 읽어봐야지 싶다. 꼬맹이가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또 그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내가 그 책을 읽어봐야 내용을 알 수 있지 않은가 하는 마음에서 책을 읽었다. 그리고 또 내가 느낀 점과 녀석이 읽으면서 느낀 점을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삼신할머니가 혼자서 떡집 운영을 하며 고군분투하는 꼬랑지 친구를 위해 조력자를 하나 파견한다. 사람은 아니구 말끝마다 굴개를 붙이는 왕구리 녀석이다. 잠깐 또 삼천포로 빠졌는데 이번 시리즈의 미션은 서로 다른 성향을 지닌 쌍둥이 형제 우랑이와 아랑이를 화해시키는 미션이다.

 

꼬랑지는 비법을 이용해서 만든 떡으로 성격이 너무나 다른 두 형제를 화해시키려고 한다. 형인 우랑이는 활달하고 요즘 말로 하면 핵인싸 정도 되는 캐릭터다. 항상 말썽을 달고 산다. 반면 동생인 아랑이는 정 반대다. 항상 행동에 조심하고,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는 모습니다. 둘이서 반반 섞어서 나누면 좋으련만. 그리고 보니 어려서 부모님에게 많이 듣던 소리가 아닌가 말이다.

 

꼬랑지가 떡을 만들면, 그 떡을 배달하는 미션을 왕구리가 맡는다. 모든 게 계획한 대로 흘러가면 좋으련만 어디 우리네 삶이 그러하던가. 그리고 모든 터부와 계획들은 깨지게 마련이라는 신화를 좇아 <랑랑 형제 떡집>의 서사도 기대에 어긋나지 않고, 몇 번의 시행착오로를 겪게 된다. 하긴 그런 시행착오와 실수 혹은 오류가 없다면 또 우리네 삶이 너무 클리셰이로 범벅이 된 그 무엇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뭐 그렇다.

 

왕구리의 대활약(?)으로 우랑/아랑 형제 화해시키기 프로젝트가 위기에 처해지기도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미션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 이 또한 클리셰이...

 

그리고 시리즈는 자연스럽게 다음 작품인 <하하 자매 떡집>으로 이어진다. 이 또한 마치 연재를 기다리는 소년소녀들을 위한 떡밥이 아닌가 싶다. 아니 이러저러한 이야기들을 하다 보니 이 시리즈 역주행이 하고 싶어졌다. 그리고 앞으로 나올 시리즈에 대해서도 기대가 되고. 과연 아이들에게 인기라고 하더니, 탄탄한 서사와 시리즈 연재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캐릭터 빌드업 등 다양한 매력 포인트들이 있었다. 얼마 전에 중고책방에서 사다준 <장군이네 떡집>도 한 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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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12-26 16: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매냐님~~ 크리스마스 즐겁게 보내셨나요??^^
이 책 말고 2018년에 읽으시고 리뷰 남기신 <뉴로맨서>에 대한 질문인데요, 그 책 번역 기억하세요? 읽을 만 하시니까 별 4을 주셨겠지요??

레삭매냐 2022-12-26 17:02   좋아요 0 | URL
네이 메리 크리스마스였습니다.

아우 무려 4년 전 ~!
그 때 아마 독서 모임 때문에 한동
안 죽어라고 SF물을 읽었던 것으로
기억하네요. 지금은 이상한 정체성
을 지닌 정치인으로 변신한 닝겡이
한창 읊어대던 문구가 기억나네요.

그 당시의 갬성과 또 지금의 것이
달라질 수 있으니 감안해 주셔요.
 


옆지기 벌쓰데이 커밍수운~이라 오늘 월차를 내고 쉬기로 했다.

역시 노는 날은 꿀맛이로구나.

 

노는 날이라고 해서 마냥 좋은 게 아니로구나. 이불 빨래에, 베란다 대청소에 나섰다.

책 정리도 해야 하고... 아침부터 바쁘다.

50리터 쓰레기 봉투에 한가득 담아다가 버렸다. 버리고 나면 찾지도 않을 물건들, 고저 미니멀리즘이 최고다.



오늘 방문한 곳은 카페 뒤란.

의왕 왕곡동에 있는 레스토랑/카페다. 어제 세 군데 선택지를 골라서 보냈고 당첨된 곳이다. 어제는 휴무라 오늘 부랴부랴 가게 문열자 마자 예약을 했다. 바쁜지고.



역시 예약이 좋구나. 1230분 예약 그리고 5분 전 도착해서 바로 예약석에 착석.

역시 핫플이라 사람들이 많구나.

 

요즘엔 카페나 가야 크리스마스 트리를 볼 수가 있구나. 예전에는 거리에서 캐럴도 들을 수가 있었는데 말이지. 도통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 경기도 안좋고... 단군 이래 경기가 좋았던 적이 있긴 했었나.



크리스마스라 벽면에 디스플레이된 새조각도 모자와 목도리를 쓰고 있다.

 

통창으로 밖을 보니 매가 날아 다닌다. 촌이라 그런지 매가 다 있구나.

하늘을 빙빙 돌다가 먹이를 봤는지 수직낙하하면서 사냥에 나선다. 박새며 이름 모를 새들이 종종 보인다.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일단 선결제라고 한다. 특이하군. 하우스 샐러드, 피자 그리고 파스타와 업그레이드 라떼를 주문했다.

 

하우스 샐러드는 금방 나왔다. 맛있다.



본 프로는 좀 시간이 걸렸다. 25분 정도 걸렸나?

마르게리타 피자, 맛은 기가 막혔다. 이렇게 맛있어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로.

 

겉투리도 바삭하니 싹 다 먹어 치웠다. 참고로 나란 닝겡이는 피자 겉투리를 먹지 않는 걸로. 토핑으로 올라간 치즈들이 아주 입 안에서 신나게 댄싱~하는 시츄에이숑.


몇 조각 먹으니 슬슬 배가 부르기 시작한다.

예전에 피자 한 판씩 먹지 않았나. 나이가 드니 피자 먹기가 쉽지가 않다더니...

피자는 젊은이들의 음식이라는 걸 새삼 느낀다.



다음 타자는 로제감베리다.

삐쩍 마른 고추가 올라간 게 포인트다.

 

알리오 맛이 아주 끝내준다. 역시 한국사람들에게 알리오는 영혼의 식재료가 아닌가 싶다.

원래 메뉴 세 개짜리 커플 셋트를 먹으려고 했으나 큰 일 날 뻔!

 

소식쟁이들이라 두 개면 충분한 것으로.



아메리카노가 디폴트라고 해서, 천원 추가해서 라떼로 업그레이드했다.

라떼는 근래 마셔본 커피 중에 가히 최고였다. 왜 이렇게 부드러운 건지.

 

하긴 나중에 보니 그냥 커피만 마시러 오는 분들도 있더라.



마르게리타는 화덕피자에 씬 피자라 그런지 겉투리가 거의 타다시피 했다.

 

블로그에서 마르게리타가 원탑이라고 해서 픽했는데 실패하지 않았다. 역시나 사람들의 추천을 믿을 만하구나 싶더라.



회사 회식을 오셨는지 단체로 왔다가 손님들이 나간 다음에 통창 전면을 찍었다.

가을에 오면 그렇게 멋있다고 한다.

 

내년 가을에 다시 한 번 찾아 오는 것으로. , 2층 카페는 노키즈 존이라고 한다.

몰랐네 그래.



지난주에 눈이 왔을 적에 만든 눈사람인가 보다, 귀여워서 찰카닥.

 

내일 또 눈이 온다고 하던데, 다시 추워지나 보다. 오늘 추워지기 전에 출동해서 다행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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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12-20 15: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매냐님 내적 탄성을 지르는 중!!!
핫플일만하네요. 인테리어도 좋고 무엇보다 음식이 모두 맛있어 보입니다. 좋은 시간이 되셨을 것 같아요*^^*

레삭매냐 2022-12-20 19:34   좋아요 2 | URL
가을이 더 멋지다고 하니
가을에 한 번 더 방문해야지
싶습니다 :>

네 즐거운 시간들이었습니다.

라로 2022-12-20 15: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명함이 참 맘에 들어요! 요즘 우리나라 디자인 넘 이쁘게 잘 하는 것 같아요.
오늘 오후에 플랫화이트를 마셨는데 그 부드러움이 매냐님이 말씀하시는 부드러움일까?
글로만 읽으니 더 궁금하군요.
저 꼬마 눈사람은 너무 단단하게 만들어져서 봄이 올 때까지 안 녹을 것 같아요.^^;;

레삭매냐 2022-12-20 19:36   좋아요 0 | URL
그러니깐요, 저도 그래서 명함
사진을 카메라에 담아 보았습니다.

오 플랫화이트 !
고 부드러운 맛을 표현하기에
실력이 딸리네요.

꼬마 눈사람, 너무 귀여웠습니다.
봄이 그리워지네요.

그레이스 2022-12-20 16: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로 검색해봤습니다.
의왕에 있네요^^
예쁘고 음식도 맛있고,,,, 저장합니다.

레삭매냐 2022-12-20 19:36   좋아요 2 | URL
네 의왕, 아주 시골에 있답니다.

전에 근처에 가보긴 했었는데
이렇게 멋진 곳이 있는진 미처
몰랐네요.

추천하는 바입니다.

서니데이 2022-12-21 21: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크리스마스 트리도 예쁘고, 음식도 상당히 근사한 가게네요.
여기서 너무 멀어서 가볼 수 없는데, 사진 열심히 보고 구경합니다.
사진 잘 봤습니다.
레삭매냐님,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레삭매냐 2022-12-23 13:16   좋아요 2 | URL
아주 시골에 있는데
주차장에 차들이 그득해서
아주 놀랐답니다.

역시 인기 있는 곳은 장소
가 문제가 아니구나 싶었
습니다.

밖은 추운데 안은 따뜻하
네요. 감사합니다.

자목련 2022-12-22 09: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레샥매냐 님, 살림꾼이시네요.
뒤란, 이름이 참 정감있네요. 여긴 눈도 오고 해도 나고 합니다. ㅎ

레삭매냐 2022-12-23 13:15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오늘은 무지 춥네요 세상에나 -

아랫녘에는 눈이 많이 왔다고
하던데, 여긴 그나마 눈이 오지
않아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