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리자, 모차르트를 만나다 - 진회숙이 들려주는 명화와 명곡, 두 세계의 앙상블
진회숙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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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교차한다.
참 많이 듣는 말이지만, 참 느끼기 힘든 일이다. 뭐, 나 자신의 문화적 소견을 탓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솔직히 그렇다. 나름 미술관 가는 것을 즐기는 편이기도 하고, 훌륭한 음악을 듣거나 그림, 사진을 보면 왠지 즐겁긴 하지만, 그것들에 대한 인문학적인 소양을 얼마나 갖고 있냐고 묻는다면, 문자 그대로, '글쎄올시다' 수준.

그런 나이기에 더욱 이런 책들은 참 반갑다. '모나리자, 모차르트를 만나다'라... '그림 읽는 CEO'도 그런 의미에서 참 즐겁게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 책이 미술 & 통찰이라면 이번에 읽은 '모나리자, 모차르트를 만나다'의 경우는 미술 & 음악이다. 작가는 음악 칼럼니스트 진회숙씨.



음악에 정통한 사람이 어떻게 미술에 대한 지식도 이렇게 깊을까. 그야말로 '문외한'에 가까운 나로서야 그 깊이를 잰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하겠지만, 그 해박한 인문학적 지식으로 무장한 저자의 음악 에세이를 읽고 있노라면, 나같은 사람에게도 왠지 '문화적 사조'에 따른 미술 작품과 음악과의 연관관계가 짚이는 느낌이 들 정도다. 말로만 듣던 미니멀리즘이, 미술계에는 어떻게 적용이 되었고 또 음악계에는 어떻게 적용되었는지를 알 수 있는가 하면, 오페라 속의 팜므 파탈을 들으면서 그를 표현한 그림을 읽거나, 항상 텍스트로만 읽던 그리스 로마 신화속의 이야기를 음악과 미술 작품으로 만나는 등의 재미가 참 좋다.
어쩌면 참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다양한 문화적 특성들이지만, 그것을 음악과 미술을 통해서 함께 접하니 훨씬 쉽게 느껴지는 듯 하다. 그리고 저자의 꼼꼼한 서술도 큰 역할을 하는 듯 하고.



특히, 본문의 내용 속에서 만나는 음악들 중, 꼭 들어야 할만한 곡들을 담은 CD는, 이 책의 구성상 없었더라면 정말 맛이 떨어질 뻔 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큰 역할을 한다. 그림이야 친절한 텍스트와 함께 감상하면서 '아~' 하고 고개를 끄덕이면 되지만, 음악의 경우는 아무리 잘 설명해도 책에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한계가 있는 법.
텍스트를 읽으며 그림을 읽고, 그 두 가지가 배경 지식이 되어 들리는 음악은, 평소 몰랐던 소리를 듣게 해 주는 큰 재미로 다가온다.



곧 갈 예정인 구스타프 클림트 전시에의 배경지식도 '약간'이나마 얻었다. 더 즐겁게 볼 수 있을듯.


음악과 미술. 떼어놓고 볼 때와 함께 볼 때의 느낌이 이렇게 다를 줄은 정말 몰랐다. 사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시대적 분위기와 예술적 감수성은 뗄 수 없는 고리이고, 그에 따른 문화적 사조가 다양한 문화를 통해 발현되기 마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왜일까. 지금까지 음악과 미술을 단 한 번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본 적 없다는 것은. 그런 가운데서, 그 둘의 어우러짐을 발견하는 데에서 발생하는 새로움은 굉장히 즐거운 경험이었다. 이를 통해 얻게 되는 인문학적 지식은 덤인 셈 치고.

문화는, 아니 세상 모든 것은 교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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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30%할인] 2009 CEO형 아이디어머신 플래너 풀세트/2달에 한 번씩 교체 - 블랙
국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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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물가물한 기억이지만, 한 1,2년 전쯤이었나? 어떤 책을 구매했을 때, '아이디어 머신'이란 참 끌리는 이름의 플래너를 선물하는 이벤트를 한 적이 있었다. 그 책을 구매했던 나는, 선물로 따라온 플래너를 보면서 '음, 재미있긴 한데 좀 부족한 부분이 많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당시 프랭클린 플래너를 사용하고 있기도 했었고, 어쩔 수 없이 상대적으로 비교될 수밖에 없는(플래너라는게 한 해에 두 갤 쓴다는 건 여러 모로 낭비니까), 가운데 조용히 잊혀간 이름이었다. 그런데.
2009년 다시 만난 이 이름, 굉장히 발전되어 있는 모습에 깜짝 놀라며, 다시 한 번 써보기로 마음먹게 되었다. 사실 올 해는, 오랫동안 사용하던 프랭클린 플래너를 접고, 노트북을 통한 'GTD' 관리법을 활용해보기로 했다가, 아무래도 휴대성과 순간적인 메모 등의 필요성에 의해(언제쯤 전자기기는 '휴대성'과 '순간적 메모' 두 마리를 잡을 수 있을까?), 병행할 종이 플래너를 찾고 있던 차이기도 했다. 천상 프랭클린 플래너를 사용할까 하고 있던 중, 마침 괜찮은 녀석을 발견해서.
그래 올 한 해는 너에게 맡긴다.





상당히 멋들어진 포장을 뜯으며 새삼 놀랐다. 그래 CEO형 플래너라 하면 이 정도는 되어야지 라고 느끼면서도, 여러 의미에서 실용적인 느낌이었다. 사실 프랭클린 플래너 CEO 트윈링 버전과 비슷한 구성을 취하고 있지만, 확실히 저렴한 가격(풀세트 정가 42,000원)에 맞추어 경제적으로 제작한 것이 눈에 띈다. 그리고 이런 경제적인 가격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국내에서 특허를 갖고 있기에, 로열티 등의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한다.
전체적인 구성은, 각 구성요소들을 전반적으로 갖고 다닐 수 있게 하는 바인더 1개, 1년 전반의 스케쥴 관리를 볼 수 있는 애뉴얼 스케쥴 1부, 실질적인 스케쥴을 정리할 먼슬리 스케쥴 7부(두 달에 한 권, 그리고 2008년 11/12월분이 함께 들어있다), 그리고 아이디어 머신의 핵이라 할 수 있는 아이디어 노트 2부, 포스트잇 형태의 추가 노트 한 부로 이루어져 있다.



바인더



전반적인 바인더의 생김 등은 프랭클린 플래너의 CEO 트윈링 버전과 대동소이하다. 크기도 거의 비슷하고, 내부도 비슷하지만, 특징적인 것이라면 먼저 재질, 3~4만원대의 프랭클린 플래너 바인더의 경우 인조가죽으로 되어 있는데 비해, 아이디어 머신의 경우는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천연 소가죽 재질을 택하고 있다는 점이 첫 번째. 그리고 디자인 역시 상당히 고급스러워서, 갖고 다니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다. 양복 주머니에도 쏙 들어가는 사이즈로 되어 있고.
그리고, 가죽의 일부를 절개해서 만든 책갈피 부분이나, 오른쪽 하단의 티켓 주머니같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 역시 재미있다. 전반적으로 바인더의 경우, 가격대비 아주 만족스럽다는 느낌.


스케쥴 노트



먼저 애뉴얼 스케쥴 노트를 보자. 1권으로 1년 동안 쓰게 되는 애뉴얼 스케쥴 노트의 경우, 사실 월간 스케쥴을 일목요연하게 보면서 정리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목적(1개월 2페이지). 그리고 특별한 색인 기능이 없는 아이디어 머신 플래너의 경우 월간 스케쥴러의 중요성이 더욱 높다고 볼 수 있다. 특출난 부분은 없이 무난한 애뉴얼 스케쥴 노트라는 느낌. 다만, 연간 플랜 페이지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은 좋다.




각 권 초반에는 그 달의 체크리스트와 4주간의 간단한 정리 페이지가, 각 주의 초반에는 그 주의 체크리스트가 있다.


2페이지 구성의 프랭클린 플래너와 1페이지 구성의 아이디어 머신. 각각 차이는 있겠지만 아무래도 페이지 구성의 알참은 프랭클린 플래너쪽일 것 같다.

하루 2페이지를 할애하는 구성의 프랭클린 플래너와 비교했을 때, 1페이지 구성의 아이디어 머신의 경우, 아무래도 적는 내용이 많은 경우에는 조금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런저런 메모보다는 하루의 스케쥴과 할일(To-Do)위주의 구성으로 사실상 플랭클린 플래너의 좌측 페이지 한 페이지만 되어 있다는 점은 좀 아쉬운 부분. 보완책이라기엔 좀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래서, 임의적으로 페이지의 상, 하단을 나누어 할일과 메모를 병행해서 적는 방법을 쓰기로 했다.
그리고 하단에는 '메모'가 아닌 '아이디어'가 있는데 이 것은 참 마음에 든다. 매일매일 이 란을 채우기 위해서라도 뭔가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힘이 느껴진다. 이런 나의 생각들이 1년을 채운다면, 이것만큼 큰 힘이 되는 녀석도 없을 듯.



한 페이지 구성이기에 개인적으로는 상단, 하단을 임의로 나누어 상단에는 할일, 하단은 메모로 활용한다.



이 포스트잇 꽤 쓸만하다. 하단의 전화 메모 역시 그렇고.

그리고 이런 부족한 양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으로, 포스트잇 형태의 추가 페이지가 제공되는데, 이 노트가 꽤 쓸만하다. 추가 페이지로 활용할 수도 있지만, 급작스럽게 포스트잇이 필요할 때 등에도 사용할 수 있는 등, 활용도가 꽤 높다.

아이디어 노트


이 노트의 기반이 된 것은, 아이디어 머신 플래너의 제작사인 크레듀에서 출판한 '아이디어 머신'인 듯 하다. 조만간 한 번 읽어볼 예정.


역시 아이디어 머신 플래너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이 아이디어 노트가 아닐까 한다. 아이디어나 프로젝트를 메모하고 고민하는데 있어 큰 역할을 해 준다. 좌측 페이지를 통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참 애용하는 '마인드맵'을 그릴 공간을 오른쪽 페이지에 구성해 둠으로써 아이디어 도출을 극대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다.

미팅이 많은 개인적인 특성상 미팅 노트로도 사용하곤 하는데, 미팅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정리하고 그를 통해 새로운 것을 도출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기도 하다.



전반적으로 참 잘 된 구성, 잘 된 플래너라는 생각이 든다. 프랭클린 플래너가, 평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방향성을 잡아주는 것을 강한 특성으로 갖고 있다고 한다면, 이 아이디어 머신의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현 상황에서의 시간관리를 잘 하고, 또 전반적인 삶 속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에 대해 최적화된 플래너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또 가격적인 메리트도 분명히 크게 갖고 있기도 하고.

전반적으로 참 쓸만한 플래너라는 느낌이지만, 마지막으로 아쉬운 점 두 가지만 이야기하고 싶다.
먼저 첫번째는 '색인'의 부재다. 개인적으로 종이 플래너를 그리 선호하지 않는 가장 치명적인 부분이 바로 '검색'이다. 아무래도 내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고, 뭔가 한 적이 있다는 걸 가물가물하게 알고 있다 하더라도 그게 언제였는지 확실히 기억하긴 어렵고, 그것을 찾기가 참 힘든 것이 사실. 그나마 프랭클린 플래너에는, 매달 그런 것들을 간단하게 정리해두고, 찾아볼 수 있는 페이지를 구성하고 있지만, 아이디어 머신의 경우에는 그런 색인 부분이 전무하다는 것은 좀 아쉽다. 그렇다고 한다면 그 확인을 위해서는 1년이면 6권 + 아이디어 노트 2권 해서 8권을 찾아봐야 한다는 것인데, 햇수가 많아질수록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애뉴얼 스케쥴 부분에 이런 색인 요소를 넣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사실 월간 스케쥴 뒷페이지 부분은 그냥 Note로 되어 있는데 이 부분을 색인 페이지로 만들면 어떨까? 그렇다면 잘만 정리하면, 1년의 관련된 내용을 찾을 때에는 애뉴얼 스케쥴 한 권만 찾아보면 될테니 말이다.

그리고 두번째는 속지의 가격이다. 사실 프랭클린 플래너에 비해서 전체를 구성하는 데 드는 비용은 굉장히 저렴한 편이다. 하지만 다음해에 속지를 갈 때의 비용은 사실 그리 차이가 없는 편. 프랭클린 플래너 트윈링 버전의 리필은 37,000원이고 아이디어 머신의 속지는 25,000원 정도. 많이 차이나는 것 같지만, 프랭클린 플래너의 경우 1개월에 1권 형태라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 그리 싸다는 느낌은 적다. 물론 1년마다 드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은 맞지만 개인적인 욕심을 좀 부리자면 좀 더 저렴했으면 하는, 그래서 점점 더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년에는 프랭클린 플래너가 아니라 2009년판과 비교할 수 있을만큼 혁신적인 시장 가치를 얻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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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빚 - 빚 권하는 사회에서 당당하게 살아남기
고란 지음 / 원앤원북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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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07년의 엄청난 고수익은, 2008, 2009년의 엄청난 한숨으로 다가오고 있다. '빚'을 내서 투자해도 빚의 이자보다 투자 이율이 높아 공격적인 투자를 당연하게 권유했던 그 시기. 하지만 그 시기는 이미 지났고, 빚은 그야말로 '위협'에 지나지 않는 존재가 되었다. 과거 다양한 재테크와 투자를 통해 많은 경험을 쌓았던 주위의 나름 전문가들도 지금은 무엇보다 '현금'이 소중하다며, 안정적인 투자와 저축을 권한다. 여유를 담고 말하느냐, 괴로움을 담고 말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바보처럼 빚 내서 투자해?'라고 물을 사람들이 많을지 몰라도, 실제 많은 사람들이 주위의 권유나 성공 사례 등을 따라 그렇게 해왔고, 무엇보다 누구나 당연한 수순으로 해왔던 것 중 하나가 바로 '내 집 장만'이다. 부동산은 그야말로 당연히 '빚을 내서라도' 최대한 빨리 하는 것이라고 들어왔고, 실제로 지금까지 최고의 재테크 수단으로 통용되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그 부동산도 불안하고, 그런 가운데 대출 이자는 점점 더 가계의 재정을 위협해온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이런 상황에서 팔아버리는 것도 아닌 듯 하지만 매달 점점 더 힘들어지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여기에 하나 더, '나는 빚이 없어!'라고 당당하게 말할지 모르겠지만, 할부, 현금서비스, 신용카드 사용, 리볼빙, 자동차 리스... 심지어는 전기나 가스요금 등도 사실 빚의 범주에 속한다. '먼저 쓰고 내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빚 권하는 사회'다. 하지만 그런 사회이기 때문에 더욱 모두들 당연하게 사용하지만, 막상 돈을 내려면 뭔가 억울하다. 뭔가 '당한 것' 같다. 그리고 왠지 '빚'이 아닌 것 같고.
하지만 우리는 사실 알고 있다. 당한 것 '같은' 것이지, 당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이자율이 20%에 육박하는 신용카드의 현금 서비스는 사용하지만, 같은 이자율로 돈 빌리라고 한다면 '내가 미쳤어?'라고 말할 사람 많을 테고, 결코 모르고 쓰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다', 혹은 '이게 현명하다'라고 자위하며 쓰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일 테니까.

이 책, '굿바이 빚'은 이렇게 힘든 시기에서의 '빚 테크'를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해서, 이 힘든 시기를 잘 버텨나갈 것인가에 대한 책이다. 소설 형식을 빌어, 현 대한민국의 힘든 현실과 펀드 거품이 꺼짐에 따른 몰락, 그리고 빚이 가져오는 엄청난 스트레스와 고난을 들며 '빚테크'의 중요성을 말하고, 그 후 실질적인 빚테크를 경험자와 멘토를 통해 전달한다.

사실 어떻게 보면, 빚테크란 재테크의 제1원칙이라 할 수 있을 만큼 기본적인 것이다. 그리고 솔직히 이 책의 경우, 중앙일보 경제부 기자로서의 직, 간접 경험이 곳곳에 녹아있기는 하지만, 내용면에서 보자면 새롭거나 탄탄한 원칙은 그다지 없다. 가장 기본적인 것, 빚을 어떻게 하면 안 지고 사는가, 알게 모르게 다가오는 빚의 수렁에서 벗어나 자신의 탄탄한 경제 생활을 어떻게 유지해나가는가에 대한 기본적인 이야기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솔직히 재테크에 대해 지식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그다지 권하기 힘들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한번 읽으면서 자신의 개념 속에서 '빚'에 대한 것이 어떻게 자리잡고 있는지 한 번 체크해 볼 필요는 충분히 있다.




자료2_자산상태표및현금흐름표양식.doc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자기 자신의 '자산 상태' 및 '현금흐름표'를 작성하는 부분이었다. 책을 읽다보면 끊임없이 드는 생각이 '나는 어떻게 하고 있지?'라는 것이고, '나도 적어도 6개월에 한 번씩은 이런 거 점검해봐야 하는데...'라는 것이다. 하지만 바쁘다는 핑계, 귀찮다는 핑계 등으로 현 상태에서의 현금 흐름표나, 자산 상태 등을 살펴보는데 소홀히하게 되기 참 쉽지 않은가. 그런 부분에서 개인적으로는 꽤 도움이 되었다. 적어도 6개월에 한 번씩은 만들어봐야지. 실제 책 구매자들을 위해 출판사 원앤원북스에서 여러 자료를 무료로 다운로드받게 해 놓기도 하므로(위의 자료2는 그런 자료들 중 하나), 한번쯤 자기 자신의 자산 상태 등도 체크해볼 필요가 있을 듯 하다.




빚. 어쩌면 신용사회를 살아가며 어쩔 수 없이 지게 되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빚의 정체를 제대로 파악하고, 대처법을 알고 있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빚 권하는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기에 더욱 그렇고, 과잉 소비를 조장하는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기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가랑비에 옷 젖고, 갖고 싶은 게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내일 벌 돈을 오늘 써서는 안 되고.
이런 것들을 생각하고, 기록하고, 점검하며 보내야 할 시기임에는 분명한 듯 하다. 데이비드 바크의 자동으로 부자되기와 함께 읽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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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역삼국지 세트 - 전10권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동양 고전
나관중 지음, 정원기 옮김 / 현암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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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만큼 우리에게 인기있는 컨텐츠가 또 있을까.
'대한민국 남자 중에 삼국지 한 번 안 읽은 사람 있겠나'라고 이야기들 할 정도로 유명한 삼국지. 소설, 영화, 게임, 만화 등등의 다양한 컨텐츠로 참 많이도 등장하는, 우리들에게는 시대를 초월하는 인기 컨텐츠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한다. 마침 이 시기에 역시 삼국지를 소재로 한 영화 '적벽대전'이 예매 1순위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또 개인적으로는 현재의 직업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회사가 바로 게임 '삼국지' 시리즈로 유명한 코에이사 이기도 하고.

이런 인기 컨텐츠이기 때문에 또 참 많이들 변화한다. 과연 어떤 것이 오리지널인가.. 라고 묻는다면 참 어렵지만, 지속적으로 그 컨텐츠는 변화하여 적용되고 그렇기에 더욱 그 생명력을 길게 가져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똑같은 이야기를 조금 다르게 하면서 오리지널과 미묘하게 비교되는 속에서 또 다른 큰 재미가 솟아나는 법이니까.
그런데 그럼 과연 오리지널은 뭘까?




개인적으로, 이번 기회를 통해 '정역 삼국지'라는 작품을 만나게 되고 나서 꽤 놀랐다. 그간 전혀 몰랐던 일이지만, 인하대학교 한국학연구소의 발표 결과에 의하면, 1920년부터 2004년까지 한국어로 출간된 완역본 삼국지가 모종강본 계열의 중국본이 58종, 요시카와 에이지 계열의 일본본 59종, 국내 작가에 의한 독자적 재창작 및 평역이 27종으로 모두 144종이고, 여기에 축약본 86종까지 하면 총 230종이나 된다고 한다. 여기에 다양한 컨텐츠로서(영화, 만화, 참고서 등등) 퍼진 것을 포함하면 무려 342종이 넘는단다. 국내에서만. 정말 놀라운 숫자가 아닌가.
그런데 이런 가운데 중국문학 전공자가 체계적인 삼국지 학습을 통해 완역을 시도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다고.
이것 참 놀라운 일 아닌가. 국내 출판계, 혹은 컨텐츠적으로서 엄청난 판매량을 자랑했지만, 그 가운데서 단 한번도 제대로 된 오리지널 삼국지를 접할 수는 없었다는 것이 참 놀라우면서도 재미있다.




이런 가운데, 현암사에서 이번에 발간된 '정역 삼국지'는 그 제목부터 '정역'이라는 것을 내세웠다. 그만큼이나 원본에 가까우며, 일반적으로 번역에 사용하는 모종강본이 갖고 있는 '기술적 착오'를 교정, 정리한 '교리본'을 국내 유일의 삼국지 연구가라 할 수 있는 정원기씨가 번역한 책이다. 그야말로 지금까지 발간된 그 어느 삼국지보다도 완성도가 높은 그런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럼 '완역'은 과연 어떨까. 개인적으로 삼국지를 참 좋아하기에 다양한 삼국지를 읽고 또 즐겼기에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총 10권이나 되는 삼국지를 완역으로 읽었는데, 우선 첫번째 느낌은 보다 유연하다는 것. 뭔가 빈 듯한 허점이나 부족한 느낌이 없이 참 제대로 서술된 느낌이다. 그간 읽어왔던 삼국지들이 갖고 있던 부족함들을 보완했음이 잘 느껴지며 그렇기에 더욱 흥미롭다. 일반적으로 이런 부족함을 국내 작가들은 '평역'이라는 느낌으로 자신의 경험과 공부를 통해 보완해왔고, 그렇기에 번역 이전의 오류를 제대로 보완할 수는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사실 번역 이전의 오류를 보완한다는 것은 오역이 되버릴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기도 하고. 그렇기에 '정역 삼국지'의 경우는 오류를 보완한 원본(교리본)을 삼국지 연구가의 손을 통해 번역했기에 훨씬 깔끔하고 원전의 느낌이 강하다(실제 원전을 본 적이 없기에 내 느낌이 맞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실제 읽어보면 그런 느낌이 든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일까, 정말 삼국지가 이랬던 것인가? 라고 되물을 정도로 내용 안에 '시가(詩歌)'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도 눈에 띄는 특징이다. 그 덕분에 훨씬 더 깔끔하게 넘어간다는 느낌이 강했다.

다만, 역시 원전이기 때문일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중국문학스러운 느낌은 대부분의 삼국지를 읽어왔던 사람들에게 조금 껄끄럽게 다가올수도 있다. 일반적인 국내외의 소설들의 경우, 이야기를 전달하되, 그것이 감정선을 건드리거나, 스토리적 재미를 위해 극적인 긴박감을 준다거나 하는 것들을 인공적으로 강하게 묘사해 그 전달력을 높이는 반면, 이 책의 경우는 그런 부분들을 담담하게 전달하고 그 안에서 상상력을 발휘하고 곱씹으며 내용을 음미하는 그런 서술을 택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 찬반이 나뉠 부분이라는 느낌이다.
제대로 된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약간은 고전 명작을 읽는 듯한 그런 껄끄러움을 갖고 있달까.



그리고 '정역 삼국지'가 갖고 있는 또 하나의 큰 장점은 바로 이 '그림'에 있다. 총 60명의 중국 화가들이 그린 이 책의 엄청난 양의 삽화는 그야말로 볼거리다. 다양한 화가들이 작업을 했기 때문에, 각각의 그림의 느낌은 저마다 다르지만, 그런 다른 느낌들이 '삼국지'라는 하나의 테마를 통해 텍스트와 어우러지는 느낌은 이 책만이 줄 수 있는 백미라 할 수 있다.



책을 덮으며 참 만감이 교차한다. 그렇게도 많은 삼국지 컨텐츠들을 즐겨왔으며, 또 책을 읽기도 했지만, 그 각각의 컨텐츠들이 갖는 미묘한 다름을 좀 더 빨리 알 수 있었다면 좀 더 흥미로왔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하며, 또 '아 원래의 삼국지는 이런 느낌이구나'라며 그간 접해왔던, 새로운 삼국지가 어떤 부분에서 더 재미를 주려는 노력을 했었나를 알게 되면서 즐기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대로 완성된 탄탄함을 만끽했다는 그런 느낌.

물론, 전반적인 스토리나 줄기는 다를 바 없다. 당연히 삼국지니까. 하지만, 1++ 한우를 먹어봐야, 한우 등급의 차이를 느낄 수 있듯, '오리지널'을 알아야 그렇지 않은 것들의 미묘한 차이점들을 알 수 있다. 그것이 어쩔 수 없었던 오류든, 컨텐츠의 완성도를 위한 인위적인 차이이든 말이다. 그런 오리지널만이 갖고 있는 장점을 느끼고 싶다면 한 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책 뒷표지에 나와있는 것처럼 '집집마다 한 질씩 보관'까지는 몰라도, 분명 읽어볼 가치는 충분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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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위의 신발
뱅쌍 들르크루아 지음, 윤진 옮김 / 창비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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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본 창 밖에 덩그러니 신발 한 짝이 떨어져 있다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개인적으로도 나름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니, 음....
도망간 불륜 아저씨, 미움받는 아버지, 신데렐라 혹은 섹시한 여자? ...
뭐.. 점점 망상에 가까워 가는 듯 한데, 프랑스의 작가 뱅쌍 들르크루아는 이 소재를 가지고 무려 10가지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빠리 북역 근처 아파트 지붕 위의 신발.... 을 소재로 한 옴니버스 구성의 10가지 이야기. 음, 구미가 당기지 않나?

짧은 분량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읽다보니 이것 참 흥미롭다. 뱅상 들르크루아라는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해보지만, 이렇게 재기발랄하고 다양한 시도를 좋아하는 작가가 그리 흔치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 총 10편의 이야기들은 각각 다른 느낌의 이야기를 품고 있을 뿐 아니라, 각각 다른 작가의 시도를 담고 있다. '동화 증후군'처럼 메르헨적인 느낌을 담거나, 혹은 발자끄나 졸라의 소설과 같은 듯 다른 느낌을 표방하면서도 신화적인 인물들을 등장시키는 '비극적 요소', 저자와 독자의 분신인 듯한 인물들을 내세우는 '미학적 요소' 등 각각의 작품들이 서로 다른 색깔로 '지붕 위의 신발'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각 작품의 인물들은 다른 작품과 상관이 있으면서도 또 없는 듯 묘하게 꼬인 실타래를 풀어가는 재미도 참 좋고. 이런 장치들 덕분에 '지붕 위의 신발'이라는 같은 모티프를 가진 10편의 이야기를 모두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그런 형태의 진행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개인적으로 리베라시옹의 추천사가 가장 마음에 든다. 환상적이거나 엄청난 몰입이라기보단, 철학과 팬터지가 가득한, 하지만 바로 우리 인생사를 그린 그런 재기발랄한 소설이라는 생각.


특히 관심있는 분들이 꼭 알아두어야 할 만한 부분은 바로 작가 들르크루아의 철학자적인 부분이다. 실제로 그가 철학자이기도 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책 속에 그가 말하고 싶은 철학적인 요소들이 꽤 녹아있고, 이런 부분은 소설적인 재미로 승화되기도 하지만, 어쩌면 재미를 해치는 요소가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적당한 수준의 철학과 적당한 수준의 미학, 적당한 수준의 사색과 적당한 수준의 고전과 문화가 담겨있다. 마치 일본 문화를 빼고 프랑스 문화를 조금 더 담은 '고슴도치의 우아함'이랄까.

덩그러니 지붕 위에 떨어져 있는 신발 한 짝. 그것 참 느낌이 처량하다. 그리고 그 신발 한 짝의 처령함을 가공하여 우리네 인생사 속의 고독을 이끌어낸 작품, '지붕 위의 신발'은 그런 우리네의 인생, 실제로 부조리한 우리 인생을 하나하나 그리고 있기에 참 재미있다. 비록 그것이 대한민국의 기와 지붕이 아닌 프랑스 북역 근처의 아파트 지붕이라 하더라도 우리는 그 안에서 우리가 가지 않은 또 다른 길을 볼 수 있다. 가지 않았지만 갈 수도 있었을, 인생 속의 고독들을, 그리고 그런 고독을 바라보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을 보고 있으면 참 우리 삶은 다양하고 또 그렇기에 재미있다는 생각이다. 누구나 간직하고 있을 슬픔 한 자락, 그리고 그 슬픔에서 파생된 고독 한 웅큼의 이야기들. 그렇기에 이 책은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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