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이 : 세계를 감동시킨 도서관 고양이
비키 마이런.브렛 위터 지음, 배유정 옮김 / 갤리온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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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애완동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전에 '묘한 이야기'(dcinsdie 야옹이 갤러리 / 글과버드나무) 서평을 쓸 때 한 번 이야기한 적 있지만, 나에게 '애정'은 사람을 향해 있고, 애완동물보다는 나의 모든 애정과 관심을 한 명의 사람에게 더 주고 싶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이 동물에게 갖고 있는 애정을 평가절하하거나 부정하진 않는다. 단지 사람마다 애정을 주는 '존재'가 다를 뿐.

'듀이 - 세계를 감동시킨 고양이'는 그 표지부터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다. '야, 참 잘 생겼다'라는 생각이 드는 고양이, 그것도 마치 사진 찍기에 일가견이 있는 듯, 귀여운 눈빛으로 날 응시하는 듯한 그의 표정에 매료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도서관 고양이'라는 재미있는 성격도 그렇다. 누군가의 고양이가 아니라 도서관 고양이. 수많은 사람들이 들락거리는 도서관의 고양이라니.

이야기는 정말 추운 겨울날, 한 새끼 고양이가 도서관의 '책 반납함'에서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불쌍한 모습에 연민을 느낀 작은 마을의 조그만 도서관장이 그 고양이를 살려내고, 도서관에서 기른다. 그런데 이 녀석, 그야말로 영특하기 그지 없다.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친절하고 또 관심과 사랑을 듬뿍 주며, 가끔씩은 마치 사람의 생각을 읽는 듯한 행동으로 도서관에 들르는 모든 사람들을 넘어서, 전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고양이로 자라난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모두 허구가 아니라 사실이라는 것이 그 가치를 더한다.



짧지 않은 분량의 이 책 속의 고양이 '듀이 리드모어북스'(그야말로 도서관 고양이스러운 이름 아닌가)는 그야말로 '완벽한' 도서관고양이로 표현된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이 녀석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그리고 그런 모습들은 분명, 글쓴이이자 스펜서 도서관의 관장이었던 비키 마이런이 얼마나 이 고양이를 사랑했는지를 절절히 느낄 수 있도록 해 준다. 어쩌면 정말 귀찮을 수 있는 먹이 주기, 씻기기 등등의 행동들, 심지어는 엄청난 편식같은 듀이의 단점마저도 당연한 듯이, 아니 오히려 고맙게 받아들이는 그녀의 모습들에서 그녀의 사랑, 그리고 반려 동물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하는 부분들이 참 가슴을 찡하게 한다.

특히, 이 책은 세상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던 고양이의 생애를 회고하는 식의 책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책 속에 담긴 내용은 누군가에게 어떤 존재가 된다는 것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인상적이고 사람을 감동시키는 면이 있다. 주인공이자 작가인 '비키 바이런'은 어쩌면 정말 '에구, 당신 정말 박복한 인생이네요. 어쩌면 그렇게도...'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굴곡이 많은 인생을 살아간다. 조그만 시골 동네에서 태어나 일찍 결혼했지만, 알콜 중독자가 되어버린 남편과의 이혼, 아기를 낳다 몸이 망가져 난소와 자궁을 들어내는 등의 엄청난 병의 고통, 싱글맘으로서 끼니를 걱정할 수밖에 없는 가난, 그리고 대부분의 가족이 암 때문에 죽거나 혹은 병마의 고통에 시달리는 등(비키 역시 유방암 때문에 가슴을 절개했다) 참 지지리도 복이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런 가운데 '듀이'는 하나의 존재가 한 사람, 한 마을, 세계와 어떻게 동화되고 또 어떤 화학 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지 - 우리가 흔히 말하는 기적일지도 - 를 참 가슴 찡하게 보여준다.

그녀의 크나큰 아픔 속에서 가장 필요했던 것은 사랑이었던 것 같다. 그 사랑은 듀이라는 '존재'를 통해 나타나고 서로 호응한다. 그런 서로에게 어떤 존재가 되었다는 사실은 서로를 어루만지고 또 보완한다. 그런 가운데 그런 역경 속에서도 한 고양이와 한 사람은 정말 행복하게 살아가고.
게다가, 스펜서라는 마을 역시 마찬가지. 듀이의 존재는 이 마을 역시 바꿔놓는다. 세상의 변화 속에서 농업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조그만 마을은 큰 경제 위기를 겪지만, 마을 전체를 태워버린 대화재 속에서도 불을 낸 소년의 실수를 끝까지 덮어주는 관용을 보이고, 눈 앞의 돈을 위해 카지노나 도축장을 선택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그 안에는 듀이라는 '존재'가 있었고.
그리고 그 존재의 가치는 전 미국, 아니 전 세계로 퍼져나가며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한 사람에게의 존재가 아닌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주고, 또 그들의 사랑을 받는 그런 존재가 되었고, 그렇기에 더욱 아름답지 않을 수가 없다.
 
누군가에게 어떤 존재가 된다는 것. 그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그리고 그만큼 아름다운 일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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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 클럽
메리 앤 셰퍼.애니 배로우즈 지음, 김안나 옮김 / 매직하우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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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로라.

너에게 편지를 쓰는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아니, 나 자신이 편지를 쓴다는 것 자체가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점점 기술은 발전하고, 그런 발전 속에서 핸드폰과 e-mail이라는 문명의 이기 덕분에 정말 편리해졌지. 하지만, 왜일까. 그런 것들이 없었던 시절, 손으로 직접 쓰던 편지가 가진 따스함과 그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그리워지는 것은 말이야. 며칠이 걸리지만 그것을 받았을 때 느낄 수 있는, 그리고 쓸 때 느낄 수 있는 마음의 교감은 문명의 이기가 줄 수 없는 그런 따스함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아. 비록 지금 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긴 하지만, 네가 언제 볼지 모른다는(썼다는 말 안 할 거거든. 메일로 보낼 생각도 없고) 그런 기대감 속에서 그 때의 그 교감을 느끼는 것 같아 왠지 기뻐. 직접 편지를 쓰며 느끼는 그런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말야.

아무튼 얼마전, 내가 추천했던 기욤 뮈소의 '구해줘'를 읽고 난 후의 너의 반응에 내가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그간 나름 많은 책을 추천해줬지만, 네가 너무 재미있어서 밤을 새서 읽었다며 기뻐하는 모습은 처음이었으니까. 그리고 그런 후, 얼른 나도 읽고 같이 이야기하자는 말에 난 그저 기쁠 뿐이었지. 그래서 오늘 한 권의 책을 더 소개해주려고 해. 책 제목은 '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 클럽'.

이 기묘한 이름의 소설은, 런던에 살고 있는 한 여류 작가가 판 중고책 한 권이 건지 섬에 우연히 흘러들어가고, 그 책을 발견한 도시 애덤스라는 남자가 그 책과 작가 '찰스 램'을 좋아하게 되면서, 책을 구하기 위해 원 주인에게 편지를 쓰게 돼. 원 주인의 주소가 책에 적혀 있었거든. 그리고 그렇게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한참 소재 고갈에 고민하던 '줄리엣'이라는 이름의 여류 작가는 건지 섬, 그리고 그 섬에 있다는 '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 클럽'이라는 문학 클럽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되게 되지.




이쯤 되면, 내가 왜 굳이 너에게 책을 추천한다면서 편지를 쓰고 있는지 짐작했을거야. 넌 충분히 현명하니까. 바로 이 책의 전체 텍스트는 전부 등장인물간의 편지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지. 그런데 그렇게 편지로만 이루어진 500페이지 가량의 이 소설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는 좀 무리가 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읽기 시작하니 너무 재미있는거야. 그리고 자연스럽기도 하고. 1940년대, 영국의 런던과 채널 제도의 한 섬인 건지 섬과의 거리, 그리고 그 사람들과의 교감은 어쩌면 '편지'라는 매체가 아니었다면 이만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니까.




직접 책을 읽을 테니까 왜 '감자껍질파이 클럽'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는지는 밝히지 않겠어. 하지만 이 기묘한 이름의 문학 클럽이 만들어진 것은, 당시 있었던 2차 세계 대전 속에서 건지 섬이 독일군에게 점령당했었던 사회적 배경 때문이었다는 것은 이야기해줄께.

그래서 이 소설은 크게 세 가지 코드 안에서 이루어져 있다고 말할 수 있어.
첫번째는 앞서 말한 2차 세계 대전의 아픔이야. 주인공 줄리엣이 건지 섬의 사람들과의 편지를 주고 받고, 나중에 찾아가면서 알게 되는 건지 섬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한 아름다운 섬이 독일군에게 점령당하면서 벌어지는 핍박과 아픔들이 오롯이 드러나게 되지. 마치 '웰컴투동막골'같은 느낌이랄까. 섬이라는 단절된 장소이기에 정보도 빠르지 않고, 전쟁과는 크게 관련없는 지역이기 때문에 생겨나는 특수한 상황들. 분명 그들을 점령하고 아픔을 주는 독일군이지만, 그 중에서는 어쩔 수 없이 참전한 사람들이 있기도 할테고. 순박한 섬 사람들과의 교류 속에서 인간미를 찾아가는 사람들도 있고. 그런 가운데 전쟁의 참혹함과 그 가운데 피어나기에 더욱 두드러지는 인간미가 참 좋았어.

그리고 두번째는 문학에 대한 열정이야.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정착하면서 엄청난 작품들을 써낸 곳이 바로 이 건지 섬이라고 해. 그래서일까. 작가는 자신이 갖고 있던 문학에 대한 사랑을 이 책에 가득 담아두었어. 세네카, 셰익스피어, 찰스 램, 브론테 자매, 제인 오스틴, 오스카 와일드, 찰스 디킨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작가가 얼마나 문학을 사랑했는지가 그래도 느껴질 지경이야. 마치 내가 너에게 책을 권해줄 때 느껴질 그런 애정이랄까? 덕분에 책을 읽는 동안 내내, 특히 두 주인공을 연결해준 찰스 램의 작품들, 그리고 찰스 디킨스의 '픽윅 페이퍼스'라는 책을 꼭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 그리고 나도 '감자껍질파이 클럽'처럼 자기 나름대로의, 하지만 넘치는 애정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저런 문학클럽을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을 정도니까.



이 흰머리의 할머니가 이 책의 작가인 메리 앤 셰퍼 씨야. 평생 책과 함께 사신 분이라고 해. 그리고 이 소설은 그녀의 처녀작이자 마지막 작품이지. 그야말로 '스완 송' 그 의미 자체가 아닐까.

 
 그리고 마지막은 건지 섬에서 이루어지는 사랑이야. 너도 알다시피 난 참 '로맨스 소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사랑 이야기는 참 좋아하지만 엘리자베스 베넷과 미스터 다시라면 딱 질색하지. 그런 내가 그들의 추종자들로 가득한 이 책을 이렇게나 즐겁게 읽었던 것은 왜일까. 분명 내가 싫어하는 그런 요소들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이 책 속의 러브 스토리는 싫지 않았어. 그래서 신기해하며 한참을 생각했는데, 문득 그 답이 떠올랐어. 그 정답은 바로 너야.



건지 섬의 모습 중 하나야. 비록 책 속의 그 모습 그대로 남아있지는 않은 것 같지만, 정말 아름다운 섬인 것 같다는 부분만은 분명한 사실인 듯.

두 주인공이 함께 있는 시간 속에는 언제나 건지 섬이 있어. 그리고 그 섬은 정말 아름답게도 묘사되어 있고. 너도 알다시피, 너나 나나 참 여행을 좋아하잖아. 왠지 줄리엣과 도시의 몸짓 하나하나, 그들이 함께 한 장소 하나하나 속에서 네가 떠올랐어. 우리가 함께 공유하는 또 하나의 장소가 바로 이곳이었으면 참 좋겠다... 라는 그런 바람이 책을 읽는 동안 계속되었달까. 그만큼이나 작가가 소설 속에서 건지 섬을 정말 아름답게도 그려놓았고, 또 그만큼이나 그들의 사랑이 예뻤던 거겠지. 그리고 그렇게 그들의 사랑 속에서 우리를 떠올렸기에 더욱. 그 곳에 함께 있는 우리 말이야.

그래서 말인데. 갑작스럽고, 또 엉뚱하겠지만...
나와 결혼해주지 않겠어? 그리고 함께 신혼여행으로 건지 섬에 가자.

공식적인 첫번째 프로포즈가 이렇게 엉뚱한 방법이라니, 좀 실망할지도 모르겠지만, 로맨틱한 프랑스 음식점과 다이아몬드 반지(비둘기알만큼 큰 것은 못 해줘)는 다음에 또 할테니 말야. 내가 이 책을 읽으며 느꼈던 너에 대한 간절함을 바로 지금 표현하지 않으면 안 될 것만 같았거든.

만약 허락한다면, 나에게 이 책을 빌려달라고 말해줘. 그럼 정말 행복할꺼야.

우연히 건지 섬으로 날아간 찰스 램의 책 한 권이 편지가 되어 런던으로 날아와 그들을 사랑하게 했던 것처럼,
너 몰래 쓰는 이 편지가 언젠가 너에게 읽히고, 네 마음에 닿을 수 있기를.



영원한 사랑을 담아, 광서방


추신. 그런데 말야... 비싸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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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그리고 그 이후
자크 아탈리 지음, 양영란 옮김, 이종한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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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프랑스 최고의 지성'이라는 자크 아탈리. 40여권의 저서도 그렇겠지만, '미래의 물결' 등, 그의 괄목할만한 책들에 담긴 그의 지식과 지혜, 그리고 통찰력은 이 시대를 꿰뚫는 뛰어난 지식인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런 그의 지식을 가득 담아, 현 시점에서의 글로벌 경제 위기를 분석하고 전망하는 책을 냈다. 그것이 바로 이, '위기 그리고 그 이후'다.

2008년 9월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위기가 발생하게 된 원인은 물론, 그 파장이 전 세계로 파급되는 과정, 같은 해 11월 말까지 각국 정부에서 오고 간 논쟁과 결정 사항을 시간 순서대로 차근차근 분석한 텍스트가 이 책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데, 미테랑 프랑스 전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을 비롯, 실질적인 엄청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인물인만큼, 핵심을 뚫는 정확한 내용으로 간결하지만 멋지게 그 문제점을 분석한다. 그런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을 그는 서문에서 직접 요약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세계화 이후 최초로 맞게 된 이번 금융 위기는, 상당 부분 미국 사회가 중산층에게 적절한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지 못했다는 사실로 설명된다. 미국 사회는 이들에게 적절한 임금을 지급하는 대신, 주택을 구입할 때 빚을 얻으라고 부추김으로써 자산 가치를 높이고 생산을 독려하는 방식을 사용해왔다. 이와 같은 방식을 적극 권장하는 금융기관과 '정보선점자들'은 이 과정에서 창출되는 부의 대부분을 독식했으며, 이 과정에는 아무런 위험도 따르지 않았다. 부채담보부증권(CDO)의 예탁과, 일종의 유사보험이라고 할 수 있는 신용부도스와프(CDS) 덕분이었다. 이 방법 덕분에 부채는 성장을 거듭하여 마침내 통제 불능한 상태에 이르렀으며, 그 결과 신뢰의 상실과 대출 기피로 인한 집단 패닉 현상을 낳았다.
이는 조만간 전 세계적인 불황으로 이어지거나, 반대로 조화로운 성장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조화로운 성정이란 물론 부채의 실질적인 경감, 다시 말해서 모든 부담을 납세자에게 슬그머니 떠넘기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미봉책이 아닌 본질적인 해결책을 전제로 한다. 이를 위해서는 특히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민주주의가 지닌 권력을 통해 시장 권력과의 균형을 도모하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 시장 중에서도 우선 금융시장의 권력을 법의 권위 밑에 두어야 하며, '정보선점자들'의 권력을 시민의 권리 밑에 두어야 한다.

아직도 늦지는 않았다. 산사태를 미리 예고하는 일은 가능하지만, 일단 시작된 사태를 멈추는 일은 불가능하지 않은가." (7~8P)


우선 그가 말하는, 현 미국 경제 체제 최고의 문제점을 '중산층에게 적절한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지 못했다는 사실'에서 찾는다는 부분이 흥미롭다. 흔히 '빌린 돈으로 흥청망청 써댄 미국의 말로'라고 분석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을 생각하면, 일부 '정보선점자'들에 의한 독식, 그리고 그에 의한 금융 자본주의자들의 거품에 대한 해석이 매우 적절하다는 느낌이다. 실제로 재화를 만들어내는 실물 경제보다 금융 경제가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아이러니한 상황들이 벌어지던, 그리고 그래서 생겨난 거품이 터지면서 만들어진 이번 '글로벌 경제 위기'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그렇기에 이번 위기를 만들어낸 일부 '정보 선점자'과 그들의 금융 파생 상품에 대한 그의 비난이 더욱 와닿기도 하고.




한동안, 아니 지금까지도 자기계발 분야의 큰 트랜드 중의 하나인 '긍정적 태도' 부분이 이런 '정보선점자'들의 계략에 의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매우 흥미로왔다. 정말?!!


그런 그의 분석이 매우 흥미로왔기에 더욱 기대되었던 것이 그가 말하는 앞으로의 전망과 대책 부분이었다. 그리고 사실, 최근 몇몇 책을 읽었지만, 사실상 이후에 대한 거시적인 부분에서의 대책 마련이 어쩌면 참 실망스러웠던 것이 사실이었었고. 그렇기에 그 정도의 지식인이라면 어떤 대책을 마련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것이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기대 속에서 읽은 그의 대책은 음... 사실 좀 미묘하다.
대책 자체에 대해서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모든 위기의 진원지인 미국 경제부터 시작해서, 초국가적인 규제와 지배구조를 정비하고, 이어서 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전 세계적인 대규모 사업까지 그야말로 거시적인 입장에서의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정리하고 있다. 그리고 그 각각의 세부 내용들이 실질적으로 어떻게 하면 전세계적인 정책에 도움이 될 것인지를 잘 이야기하고 있으며, 세계를 꿰뚫는 지식인들이기 때문일까? 지금 읽고 있는 또 한 권의 책인 토머스 프리드먼의 '코드 그린'에서 논하고 있는 이상기후에 대한 위기와 그에 대한 정책까지 참 괜찮은 정책들을 실질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정부 역시, 우리나라에 맞는 대책을 마련하는데 좀 많은 참고를 했으면 하는 마음이고.
하지만 문제는, 그가 말하는 해결책의 대부분이 전작 '미래의 물결'에서와 같이 전인류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고, 초국가적인 협력이 이루어져야 하는 '하이퍼 민주주의'의 이상 구현에 기본을 두고 있다는 부분이다.



위기에는 뭉치지만, 위기가 지나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발동하는 이기주의적 역사의 반복가 끊기는 날은?


사실 그렇기에 그의 하이퍼 민주주의 성향을 담은 이상론적인 결론은 어떤 의미에서 참 아쉽다. 그가 말하는 '정보선점자들'이 자신들에게 가져다줄 엄청난 권력과 이익을 포기한채, 모두가 함께 가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갈 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서 인간의 이기적인 성향과 욕심 속에서 과연 이루어질 수 있는가는 솔직히 회의적이다. 사회를 구성하는 것은 우리 모두라지만 사실상 이끌어가는 것은 그들, 정보선점자들이고, 아무리 인터넷 등을 통한 정보 공유가 범 세계적으로 점점 확산되고 기술적으로 가능하기는 하지만, 사실상 그 기술의 이기를 정보의 통제와 여론몰이로 악용하는 것 역시 가능한것이 또한 그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갖는 지식인, 그것도 '정보선점자'로서의 강력한 권력을 가진 사람이 한 명이라도 더 존재하는 것이 그런 희박한 가능성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임은 분명하기에, 그리고 언제나 위기에는 뭉치지만, 그 위기에서 벗어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탐욕 속으로 빠져드는 이기적인 역사의 반복을 끊어낼 조그만 힘일 것이기에 그의 그런 주장에 힘을 실어본다.

이번 위기가 우리 모두에게 구원의 기회이며, 혼돈스러운 세계화가 촉발할 수 있는 재앙 전의 마지막 경고임을 깨달을 수 있기를.
언젠가 닥쳐올 다음 위기가 아니라 바로 이번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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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춤 2009-02-26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크 아탈리를 비판하는 글도 함께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540855

광서방 2009-02-23 11:44   좋아요 0 | URL
탈춤 // 네. 확실히 그의 하이퍼 민주주의적 부분이나 몇몇 부분에서는 비판을 받을 만한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올려주신 URL이 깨져있어서 정확히 어떤 부분이 비판받고 있는지는 확실히 알 수는 없습니다만 완벽한 이론은 사실 있을 수 없고, 그래서 사실 저도 그런 부분 때문에 후반부에 아쉬운 점을 들었던 거구요. 하지만 문제 의식을 가진 '영향력있는' 석학들이 많아질수록 역사의 반복을 끊을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은 늘어나지 않을까요. 소중한 덧글 감사합니다 .^^;;
 
토털 쇼크,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 위기의 한국 경제 대전망과 생존법
방현철.강용운 지음 / 비아북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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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며칠전,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우리경제의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2.00%로 결정했다. 4개월만에 무려 3.25%나 낮춘 것은 사실 놀라운 결정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그것은 그만큼 대한민국의 경기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고, 최근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소비 투자 고용 수출 등 각종 경기지표들은 예상을 뛰어 넘는 심각한 수준이다. 그렇기에 최근 우후죽순 이런 상황에 대한 분석과 대처에 대한 책들이 나오고 있는 것일 테고. 그야말로 '서바이벌'을 걱정해야 할 때일 테니까.

많은 사람들이 이번 국제 경제 사태가 워낙 글로벌한 문제이고, 또 미국발이었기 때문에 미국에 많은 의존을 해온 한국 경제의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식으로 호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분명 그것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현재 한국의 상황은 더 심각한 수준임은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미국 경제에 의존해온 부분이나 달러가 기축통화라서 받을 수밖에 없는 문제도 크지만, 작년 3월 무지막지한 개입으로 환율을 인위적으로 일거에 100원 가까이 끌어올려, 태산엘시디나 UDH, 우수씨엔에스 등과 같은 우량한 수출 중소기업들을 키코의 수렁으로 빠뜨려버리고, 그 후 환율을 잡겠다며 피같은 외환 보유고를 수백억 달러나 탕진해버린 정부의 무능함이나, 자신들의 실적과 영화를 위해 해외의 금융 파생 상품들을 그저 팔아버리는 데에만 열을 올리다, 막상 문제가 생기자 정부에 손을 내밀기만 하고 있는 은행들의 추악함 등은 이런 심각함을 그대로 증명하는 부분들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바로 그런 이유들 때문에 일본, 중국을 제외하고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2007년 1월부터 2008년 10월까지 원-달러 환율의 상승폭이 국가 부도 사태가 난 아이슬랜드 바로 다음이라는 결과로 나타난 것일테다(아이슬랜드 경제의 특수성을 생각하면 사실상 세계 1위 아닌가...). 그야말로 한가한 소리를 할 때가 아닌 것이다.

이 책, '토털 쇼크 - 위기의 한국 경제 대전망과 생존전략'은 그런 현 대한민국의 심각한 경제 상황의 원인과 분석을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발생부터 시작해 그에 이은 금융 파생 상품이 낳은 글로벌 경제 위기를 통해 하나하나 진행하고, 이런 상황이 국내에서는 어떻게 적용되었으며, 그에 대한 국내 정부나 은행의 대처들을 분석하면서, 앞으로 실질적인 주체인 가계, 혹은 개인들이 어떻게 생존해 나가야 할지를 밝히고 있다.



금융 파생 상품의 함정에 그대로 노출된 국내 중소 기업들의 상황들을 보며 새삼 경악을 금치 못 했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 대한 정부의 대처에 더욱.


솔직히 그간 터져나오는 심각한 경제 문제들에 대해서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고, 그래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라는 일종의 일그러진 주택 대출 상품이 왜 그렇게나 전세계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것인지에 대해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비로소 그 이유와, 심각성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아무리 '카지노 자본주의' 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금융자본의 역할이 크게 작용한다고 하지만, KIKO, ABCP, CDO나 CDS같은 금융 파생 상품이라는 것들이 이렇게나 우리의 경제계에 문제의 소지가 컸으며 또 그래서 작금의 사태가 더 심각성을 띠고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수렁 그 자체라는 느낌이다.



IMF... 그 위기를 겪었던 것이 얼마 된 것 같지도 않은데 벌써 10년이 넘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때를 이미 잊고 있었다.

그리고 이에 따른 국내의 경제 위기는 그래서 더욱 절망적이다. 1997년 그야말로 '치욕'으로 치부되었던, 하지만 열심히 극복해냈던 IMF 사태때와의 비교 분석을 통해서 그런 절망을 더 잘 느낄 수 있었다. 분명 우리는 그 때 그 치욕을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그를 극복해낸 경험이 있다. 하지만, 그 때에는 지금과 같은 금융 파생상품들이 없었고, 가계보다는 기업이 타격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지금같은 미국의 금융 시스템과 달러에 대한 신뢰 상실이나, 글로벌 경제 위기에 따른 수출에 대한 위기 등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 모든 것이 있다.



사실 그렇다. 똥은 치우는 게 더 괴로운 법.

사실, 한 명의 직장인으로서, IMF 시절과의 이런 비교는 바로 와닿는다. 가계나 개인도 함께 그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에 더 통감할 수밖에 없는 것은 어쩌면 인지상정일 것이고, 당시에도 그랬듯 위기에 닥친 해보다 그 다음 해가 더 힘들었고, 또 1,2년만에 끝날 위기가 아니라는 문제에는 더욱 한숨이 나올 뿐이다.
 



직장인들에게 그야말로 와닿는 말 아닌가?

그리고 그런 위기라면 도대체 우리들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그에 대한 생존 전략으로 크게 투자전략, 생계전략, 소비전략으로 나누어 소개되는 전반적인 내용은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다. 시기가 어려운만큼, 모든 것을 아끼고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매 여유로운 삶을 '여윳돈'으로 만들고, 또 경제 전문가, 정부, 은행 등의 '정보 선점자'들이 하는 이야기를 절대로 믿지 말고, 자신들이 최대한 정보를 얻고, 그에 따라 '자신의 책임' 하에서 행동하라는 이야기로 귀결된다.
어쩌면 이런 이론에는 '소비를 둔화시켜 전반적인 경기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위험성을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그만큼이나 나부터 살아남지 않으면 안 될 그야말로 '서바이벌'의 시기라는 심각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부분이라고 하겠다. 이 책의 시작이 '주가지수 500, 환율 1700원 토털 쇼크의 시대가 온다'는 그야말로 믿고 싶지 않은 미래에 대한 예측에서 시작되는 것이니까.



얼마전 본 영화 '작전'에도 이를 비꼬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도대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은 왜 이렇게 튼튼하기만 한지 모르겠다.

심각함과 분통.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고 또 느꼈던 두 가지 감정이다. 체계적인 분석을 통해 글로벌 경제 위기에 대한 원인과 진행, 그리고 문제점과 우리에게 미칠 여파 등을 더 잘 느낄 수 있었고, 또 우리에게 미칠 영향들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에 대처하는 우리 정부와 은행들의 모습들을 보면서 그야말로 터지는 분통을 누를 수가 없었고.
우리 정부 그리고 은행에 대한 신뢰도는 이미 바닥에 떨어져 있지만, 이 책을 읽노라면 그나마 그런 신뢰도가 있다는 것조차 놀라울 지경이다. 그만큼이나 이 책, '토털 쇼크'는 이후의 여파(여러 의미에서)를 생각해서 경제인들이 쉽게 하지 않는 그런 이야기들을 가감없이 밝히면서 상황을 진단하고 있다는 점에서 참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우리의 위기가 몇 년을 갈지, 그리고 그런 위기의 순간에 대한민국이 어떤 선택으로 어떤 결과를 얻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심각함을 알고, 또 그에 대비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에 대한 대처는 점점 더 현명해지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한 번쯤 읽어보길 권한다. 그리고 언제 올지 모를 반등의 그 기회를 위해서도. IMF 때 성공했던 그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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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존슨.잰시스 로빈슨의 와인 아틀라스
휴 존슨.잰시스 로빈슨 지음, 세종서적 편집부.인트랜스 번역원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Size does Matter

와인의 매력은 참 오묘하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와인의 가장 큰 오묘함은 그 다양성에 있다. 품종, 지역, 가격도 천차만별이지만 같은 와인이라 하더라도 매해, 매 병마다 미묘한 다른 맛과 향을 느낄 수 있고, 또 같은 병이라 해도 마시는 시간에 따라 또 맛과 향이 다르다. 좋은 와인 한 병을 따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마시면, 나누는 이야기가 깊어지면서 와인의 맛과 향도 함께 깊어지는 것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렇기에 더욱 와인이 좋다.



와인의 마력은 다양성에서 출발한다.

영국의 국보급 와인 평론가인 휴 존슨도 역시 와인의 이런 '다양성'을 축복한다. "수많은 문화와 맛 가운데 무엇을 택할 것인가" 와인이란 게 바로 그런 것이다. 와인에 플롯이 있어야만 한다면, 오로지 다양성이 필요할 뿐이다"라는 말은, 그런 와인의 특성에 대한 명쾌한 해석이 아닐 수 없다.

이 책, '와인 아틀라스'는 그런 와인의 특성에 대한 철저한 고증과 연구가 가득 담긴, 일종의 '와인 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1971년 초판 발행 이후, 1977년, 1985년, 1994년, 2001년에 이어 6판째로, 세계 14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하니, 그 영향력을 알 수 있을 것만 같다. 엄청나게 두툼하고 묵직한 크기와 사이즈, 그리고 브리태니커를 보는 듯한 구성을 갖고 있다.



책의 초반은, 와인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일종의 '상식'. 와인의 품종부터, 와인 제작 과정, 역사, 전세계적인 분포부터, 와인을 시음하고 마시는 방법까지 전반적인 와인에 대해 궁금할만한 부분들을 그림과 함께 잘 설명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것은 역시 '떼루아르', 즉 와인이 만들어지는 각 지역들의 역사와 소개, 그리고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의 특성들이나, 가장 유명한 와인들의 소개 등이다. 앞서 말했던 '다양성'이라는 측면을 책 구성에서부터 맛볼 수 있는 것이다. 전 세계의 수많은 지역들, 그 지역들에서 생산되는 각각의 와인은 서로 다른 맛과 향을 내고, 그렇기 때문에 선호도에 따라 당연히 가격도 다르다. 그런 '떼루아르'의 차이를 눈으로 보면서 즐길 수 있는 것이 참 좋다. 



그 수많은 와인 레이블을 보며 반가움과 즐거움이 교차한다. 내가 마셔본 와인에서는 반가움이, 그리고 앞으로 마셔볼 와인들이 이만큼이나 남았다는 즐거움이.

그리고 각 지역의 페이지에는 그 지역의 가장 유명한 와인의 레이블들이 포함되어 있어, 내가 지금까지 마셔본 와인들의 맛과 향, 그리고 그 지역의 특징적인 부분들을 함께 즐기는 재미가 별미다. 이전, '와인 & 와이너리' 를 읽었을 때도 느꼈던 것이지만, 정말 와인은  자랄 수 있는 품종조차 그 땅과 기후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덕분에, 이 두꺼운 그야말로 '사전'을 참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내가 마신 와인들의 맛과 비교해가며 말이다.




땅과 기후의 허락을 받은 지역들이기 때문일까? 와인이 자라는 지역은 참 아름답기도 하다.





와인 생산 면적 31위에 들어있는 한국. 아쉽게도 따로 페이지는 없다(일본은 있다). 다음 판에는 우리나라에서도 훌륭한 와인이 나와서 페이지가 할애되기를...

 와인 아틀라스.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참 한 권 갖고 있을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와인이 갖고 있는 다양성, 그 다양성의 미학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는 기쁨이 참 좋다. 그리고 그 덕분에 다음에 마실 와인 몇 병의 리스트를 뽑기도 하고, 내가 마신 와인의 맛을 좀 더 풍부하게 기억할 수 있게 만들어주기도 하며, 와인을 마실 때마다 한 번씩 찾아볼 수 있는 그런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만, 가격이 좀 되는 편이고(물론 돈 값은 충분히 한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참 사랑하는 지역인 칠레가 겨우 네 페이지로 되어 있다는 것은 좀 이해하기 어렵다(호주도 스무 페이지이고, 아르헨티나도 네 페이지인데...). 그 이외의 부분이라면 참 잘 만들어진, 그야말로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와인의 백과사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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