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스타벅스
마이클 게이츠 길 지음, 이수정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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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행복이란 과연 어떤 걸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행복한 미래를 갈구하고, 또 그 행복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며 살아간다. 마치 현실은 그런 행복한 미래를 위한 어쩔 수 없는 희생인 것처럼.
여기 또 한 명의 그런 인생을 산 사람이 있다. 마이클 게이츠 길. 예일 대학교를 나와 JWT라는 세계 굴지의 광고 회사에서 탄탄대로의 삶을 살아온 한 사람 말이다. 모든 것을 희생하고 앞만 보고 달려가던 그는 53세가 되던 어느 날 명퇴의 철퇴를 맞는다. 그리고 그와 함께 불륜으로 인한 이혼, 파산, 건강 문제 등의 총체적 난국으로 그야말로 절망에 빠져 버린다.
그리고 그 절망 속에서 한 젊은 스타벅스 매니저가 구원의 손을 내민다.
'함께 일하지 않겠어요?'

그리고 그 안에서 그는 진짜 행복을 발견한다. 일류 대학을 시작으로 탄탄대로의 부유한 삶을 누리던 그였지만 분명 그것만으로 행복하지는 않았나보다. 극히 권위적이고 회사의 이익만을 위한 시스템 속에서 사람 냄새를 맡지 못하고 살던 그에게 스타벅스에서의 경험은 굉장히 색다른 것이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노동의 신성함이나, 따뜻한 사람들과의 진실된 교류 등을 하나하나 겪어 나가면서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실감해 나가는 모습들이 그려진다.

특히 전체적인 구성상, 과거의 부유했지만 행복하지 못 했던 경험들과 현재의 상황들이 '실제와 회상'으로 교차편집되는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실제 여왕이라든지, 프랭크 시나트라, 헤밍웨이, 리 아이아코카 등의 유명 인물들과의 만남보다 오히려 지금 만나는 미국 브로드웨이 부근의 동네 주민들과의 만남이 훨씬 더 행복하고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은 작가가 얼마나 지금의 생활에서 행복함을 느끼는지가 전해지는 듯 하다(달리 이 책의 원제가 '스타벅스가 내 목숨을 구한 사연'일까).



매 장의 시작 부분을 장식하는 '커피잔 옆에 새겨진 명구들'. 왜 한국에는 이런 게 없지?

개인적으로 스타벅스(특히 코리아)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문화'를 만들어간다는 점에 있어서 꽤 관심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스타벅스 사람들'을 인상 깊게 읽었기에, 이 책 속에 담겨진 '스타벅스 경험'을 참 좋아하고 또 그렇기에 왜 주인공이 그렇게 행복함을 느꼈는지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진정한 행복이라는 게 어쩌면 별 게 아니지 않나 싶기도 하고.
 책 중반쯤에 생각 없이 집에 가던 중 가슴벅찬 행복감에 젖어 발을 멈추고 나이 육십이 넘어 처음으로 이런 느낌을 가졌다는 것에 그간의 자신의 삶이 잘못된 것이었나를 고민하는 주인공의 모습에 너무나 크게 공감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면서 한참을 생각에 빠지기도 하고.

현대인에게 정말 '진심으로' 사람들을 대하고, 또 나 자신의 땀 한 방울, 한 방울 자체를 즐거워하며, 한 순간 한 순간에 충실함을 느낀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테니까. 그리고 그런 경험을 저자에게 제공했기에 스타벅스는 훌륭한 기업이라는 생각이다(로스팅 공장 좀 한국에 만들어주었으면...).
어떻게 보면 전체적인 내용에 워낙 스타벅스 파트너로서의 삶과 커피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관심없는 분들에게는 조금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한 사람이 어떻게 행복감 속에서 살아갈 수 있었는지를 절절히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그렇기에 톰 행크스 주연,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영화판이 꽤 기대되기도 하고.




책을 사면,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을 물료로 마실 수 있는 부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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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붙잡는 사람들의 1% 비밀
신현만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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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세상은 '입장' 차이다. 역지사지를 그렇게나 강조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라'라는 이야기가 마치 '덕목'처럼 이야기되는 이 세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것만 잘 된다면, 세상의 반목은 반은 사라질거고, 그야말로 행복하고 아름다운 '홀 뉴 월드'가 생길 텐데 말이다.

그리고 그런 입장 차이가 유독 많이 벌어지는 곳이 '회사'가 아닌가 한다. 회사는 기본적으로 '회사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집단이고, 그에 반해 대부분의 직원들은 '회사의 이익보단',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한다. 그리고 그것을 모두 인정하고 있고. 그렇지 않다면 '노동력 착취'니, '노동자 권익 보호'니 하는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으니까.

그렇게 때문에 회사와 그 고용인들은 서로의 편의를 보장하고, 또 이익을 보장하는 최대한의 절충의 매커니즘 속에서 작동하고 있는데, 그 매커니즘에 아무리 충실한다 하더라도 가끔씩은, 아니 빈번하게 서로의 이익 속에서 마찰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그리고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아도, 그리고 '난 정말 성실하고 모범적인 직원이야'라고 굳게 믿고 있는데도, 회사에서는 '다음번 정리해고 1순위'가 되어 버리기도 하고.

이런 아이러니는 어쩌면 당연하게도, 회사는 '회사의 입장'에서, 직원은 '직원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사실 반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어느 정도의 산전수전을 겪지 않으면 쉽지 않은 일이고, 그런 생각 자체를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다른 집단처럼 일정한 '감정'보다는 '생계를 위해' 모인 집단이기에 더욱 그렇기도 하고.
그렇기에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 같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이 방면에서 정말 많은 책들이 출간되고 또 팔리는 게 아니겠는가.

처음 이 책, '회사가 붙잡는 사람들의 1% 비밀'을 손에 들었을 때, '또 비슷한 책 한 권'이라는 인식을 가졌다. 게다가 '내가 직장 1년차에 이 책을 봤더라면 CEO가 되었을 것이다'라는 문구는 그 과감함에 오히려 반기를 들고 싶었달까?(사실 그런 욕구 때문에 책을 끝까지 읽었던 것 같기도)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생계...와 생존... 참 어울리는 표현일지도?


전체적인 책의 메시지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번째는 '조직에 대한 이해', 두번째는 '인간 관계와 인맥', 그리고 마지막은 '프로 의식을 가진 CEO형 직장인으로서의 역량'이다. 앞서 언급했듯 우선 회사의 입장에서 생각하려면 조직의 생리를 반드시 이해해야 하고, 성공적인 인간관계를 구성하지 못 하는 사람이 회사 그리고 팀간의 업무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없으며, 결국은 CEO처럼 생각하고 리더십을 이끌어내지 않으면 긴 인생 동안 이직이나 창업 등의 단계들을 쉽게 헤처나갈 수 없을 테니까. 어쩌면 요약해두고 보니, 아주 당연한 진리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리고 실제로 읽고 보니 이 책, 최고의 헤드헌터에게 듣는 직장 생존 노하우라는 광고 문구를 읽으면, 뭔가 '대단히 특별한 이야기'를 던져줄 것 같은 느낌이 들지 모르겠지만 사실 그런 특별함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에센스' 쪽에 가깝다는 생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직장 생활을 위해 꼭 필요한 마음자세, 그리고 실질적인 인생 계획을 위한 준비 등에 대한 충실한 어드바이스가 아닐까 한다. 최고의 헤드헌터라는 작가의 이름값이 느껴지는 부분은 새로운 아이디어나 차별화된 무언가라기보다는, 정말 중요한 것들을 제대로 짚어주는 그런 부분이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도 이제 벌써 10년 가량 직장생활을 하고 있으면서, 그리고 이런저런 책들을 통해 나름대로 '이론(만은) 빠삭'하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도 참 여러 부분에서 '뜨끔'한 느낌을 받으며 읽었다. 나름 하나의 조직을 이끌고, 또 나름 회사의 입장에서 생각하려 한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참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직장 내에서 뿐 아니라 앞으로의 내 인생에 대해서, 이직과 창업 혹은 또 다른 선택의 시기가 왔을 때에 대한 준비, 그리고 그 선택의 시점을 좀 더 확실히 파악하기 위한 준비 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전져주는 책이다.

저자의 말마따나, 직장에서 자기 자신의 입지를 '한 단계' 정도 올려줄 수 있는 책으로서 추천한다. 아직도 '직장 1년차에 이 책을 봤더라면 CEO가 되었을 것이다'라는 말에는 갸우뚱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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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스웰, 네티즌을 친구로 만든 기업들
쉘린 리 외 지음, 이주만 옮김 / 지식노마드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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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대한민국이란 작은 나라가 유독 '온라인'이라는 분야에서 전세계를 놀라게 하는 사건을 자주 벌여왔던 것 같다. 프로게이머, 온라인 게임 그리고 싸이월드 등. 그만큼이나 온라인 서비스의 시스템적, 인적 인프라가 보급이 잘 되어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거나와, 이미 그만큼이나 생활 속에 대중화되어 있다는 이야기도 될 것 같다.

그라운드스웰[Groundswell : (먼 곳의 폭풍, 지진 따위로 인한) 큰 파도, 여파)]이란 바로 이런 온라인 상의 변화가 큰 파도가 되어 기업에 밀어 닥치는 새로운 트랜드를 말한다(이 책에서 새롭게 정의한 신조어).
사실 WoM(Word of Mouth), Viral, Buzz 등의 다양한 이름을 통해, 그간 '입소문', 특히 온라인 상의 입소문의 강력한 효과를 경험하고 인정하며 그것을 어떻게 하면 강제로 일으킬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 왔고, 그런 성공 사례나 실패 사례들이 많이들 연구되어 왔다. 그리고 그런 책들도 참 많이 쏟아지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이 분야에 관심이 꽤 많은 편이고, 그래서 추이나 새로운 동향 등을 자주 살핀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책들 중에서 '바이럴, 버즈, 입소문 마케팅 혁명'이라는 책을 참 인상 깊게 읽은 적이 있는데, 어쩌면 이 '그라운드스웰, 네티즌을 친구로 만든 기업들'은 그 책의 버전업 버전이라 할 정도로 그 스타일이 비슷한 느낌이다. 물론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만큼, 새로운 사례들로 가득하고.





우선 이 책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이 바로 '소셜 테크노그래픽스 프로파일' 이라는 부분이다. 일정 상품, 혹은 회사에 대한 유저들, 혹은 주요 타겟이 될 수 있는 불특정 다수의 유저들의 성별, 나이대 등에 따라 각각의 특성이 어떻게 다른지를 '창작자형, 비평가형, 수집가형, 참여자형, 관람자형, 비참여자형'으로 실제 조사를 통해 분류하고 있다.

이 부분이 정말 중요한 이유는, 실제 이루어지는 입소문 마케팅 등의 강화 활동 등의 노력 대비 효과를 훨씬 좋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창작자형(실제로 블로그나 커뮤니티 등에서 활동을 하거나 UCC 등을 제작하는 집단)보다 비평가(다른 사람의 포스팅이나 UCC 등을 보고 덧글을 다는 등으로 평가하는 유형)가 많은 타겟에게 '저희 제품을 리뷰해서 포스팅해주세요!' 라는 형태의 캠페인을 벌인다는 것은 효율이 매우 나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이런 식의 타겟 분석을 실질적으로 하고 움직인다는 것은 굉장히 효율적인 접근이며, 그렇기에 사실상 쉽지 않은 '강제로 입소문 일으키기'라는 부분에서 훨씬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실제 기업 블로그의 운영에 대한 경제성과 ROI를 뽑아본 결과 등을 볼 수 있다는 점은 이 책의 참 요긴한 부분이다.

그리고 두번째로 이를 통한 실질적인 마케팅 접근 방향에 대한 풍부한 실례와 방법론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흔히 우리가 입소문 마케팅이라는 분야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블로그, UCC, 커뮤니티 뿐 아니라 그 외의 비공개 블로그, 비공개 커뮤니티, 사내 위키나 커뮤니티, B2B형 서비스, 브랜드 모니터링 등 다양한 형태의 방법론을, Lego, P&G, Dell, BestBuy, BMW 등등의 풍부한 사례를 통해서 다루고 있는 점들이 참 좋았다.
특히, 실제 블로그 운영(여기에서는 기업 블로그)에 대한 ROI 등을 실제로 분석하거나, 리뷰가 구매에 미치는 영향 등을 실제로 수치로 나타내는 등 입소문 마케팅의 효과를 실질적인 연구를 통해 수치로 나타낸 결과치들이 매우 유익했다(사실 입소문 마케팅의 효과를 수치로 나타낸다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다).



높은 평점의 리뷰를 읽은 사람은 구입할 확률이 49% 높아진다. 과연 대한민국의 경우는 어떨까?

그런데, 역시 아쉬운 부분은 어쩔 수 없이 '미국 이야기'라는 것.
사실, 인프라적으로 보나, 그리고 그 현상적으로 보나 대한민국의 그라운드스웰은 대단히 크고 또 다가와 있다. '던킨 사건'이나 '쥐두깡 사건' 등 하나의 소식이 온라인으로 퍼지는 엄청난 파급력의 예들을 보거나, 혹은 네이버 영화 평점이 영화 흥행에 미치는 영향 등을 보고 있으면,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이미 그라운드스웰의 영향력에 들어와 있는 것이 대한민국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이 책 내에서도 싸이월드, 네이버 등의 실사례가 자주 등장하는 등, 국내의 이야기도 많이 언급되지만, 실질적으로 필요한 자료적인 부분들은 굉장히 적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 2008년의 테크노 그래픽스 파일이 관련 홈페이지(여기)에 공개되어 있기도 하지만, 국내의 경우는 전체 성인의 경우에만 조사되어 있어 사실상 세부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것도 있고, 대한민국의 독특한 성향 때문에 책 속의 내용들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도 많이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역시 '성공사례' 위주이고, 또 인구의 수가 많은 미국 위주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생겨나는 마케팅의 '사이즈' 부분. 솔직히 '거대기업들' 위주, 그리고 많은 비용을 사용하는 회사들 위주이기 때문에 입소문 마케팅에 사용되는 비용들도 크고 그 덕분에 실질적인 '수치화'가 이루어졌음에도 쉽게 응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인 '세스 고딘'의 추천사가 눈에 띈다.

대한민국. 앞서 언급했듯, 국내의 그라운드스웰은 굉장히 발전 여지가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왜인지는 몰라도, 국내의 '입소문 마케팅'은 '싸게 큰 효과를 노린다'는 그런 분위기가 팽배해 있는 경향이 있고(실제 몇 달전, 모 영화 잡지에서 입소문 마케팅을 '온라인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내는 마케팅' 형태로 정의하는 것을 보고 크게 놀란 적도 있다), 또 그런 이유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학문적으로 체계화된 자료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이며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실제로 '한국형' 이라는 이름이 붙은 관련 서적들을 보아도 학문적인, 체계화된, 수치화된 자료들은 사실상 얻기 쉽지 않고.

이런 아쉬움이 남는 것은 그만큼이나 이 책 속에 담겨진 내용들이 의미심장하고 또 솔직하게 말해 '부럽기' 때문일 것 같다. 실제 대기업들이 우후죽순 성공 사례들을 이끌어내고 또 그를 통해 착착 발전해가고 있는 모습과 나름대로의 독특함을 갖고 있기에 이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는 한국에서는 지금도 비슷비슷한 형태의, 그리 크지 않은 효과들만을 내고 있는 것들이 자꾸 비교가 되고. 그런 의미에서라도 이쪽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이 이 책을 한 번쯤은 읽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언젠가 좀 더 체계화된 대한민국 고유의 그라운드스웰을 꿈꾸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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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los Bonell With The Lara Symphony Orchestra - Queen Guitar Rhapsodies
카를로스 보넬과 라라 심포니 오케스트라 연주 / Music Zoo(뮤직 주)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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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가 찾은 맛있는 문장들
성석제 엮음 / 창비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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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맛난 것'이 유독 땡길 때 발동하는 사람들의 몇 가지 유형들.
1. 주위 친구들에게 묻는다.
2. 인터넷, 잡지 등의 정보를 활용한다.
3. 평소에 가고 싶은 맛집들을 정리해두었다가 이럴 때마다 활용한다.
3. 항상 가던 맛집들 중에서 고른다.
4. 그냥 참는다.
...

개인적으로는 2, 3번을 선호하는 편인데, 인터넷의 발달로 최근에는 참 정보가 많기도 하고 얻기도 쉽다. 다만.
문제는 비전문가들이기에 어쩔 수 없이 'X 밟았다'라며 낭패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엄청난 정보의 양 속에서 쓰레기도 넘쳐나거든.
그래서, 역시 가장 좋은 것은 정말 맛을 아는 미식가가 직접 소개해준 집에 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설명해주었던 맛을(혹은 같이 가면 더욱 좋다) 생각하며 혀를 굴린다. 아. 맛 참 좋다!




어쩌면 책도 마찬가지다. 세상에는 이미 문학만 하더라도 평생 읽어도 다 못 읽을 양이 존재하고, 그 중에서 정말 글맛이 좋은 텍스트를 만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면 정말 글맛을 아는 전문가가 맛난 것들을 잘 골라서 메인디시 삼아 건네주고, 그 맛에 대해 도움이 될만한 조언을 곁들이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아니겠는가.

피어라 상상력, 즐겨라 문학. 인터넷 문학도시를 표방하는 문장(http://www.munjang.or.kr/)에는 문학 집배원이라는 코너가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운영하는 이 서비스가 바로 그런 서비스이고, 도종환의 시배달로 시작하여, 안도현, 성석제를 이어 지금은 나희덕(시), 김연수(문장) 배달을 계속하고 있다(RSS 서비스도 해 주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 관심있는 분들은 '인터넷 문학도시, 문장'에 한 번 들러봐도 좋을 듯 하다.

이 책, '성석제가 찾은 맛있는 문장들'은 바로 이 문학 집배원 중 한 명으로 작가 성석제가 배달해왔던 편지를 묶은 책. 예전에 참 즐겁게 읽은 적 있던 안도현 시인의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와 같은 맥락의 책이다. 안도현 시인의 것이 '시배달'이었다면 이번에는 '문장배달'이라는 것이 좀 다를 뿐.




한, 두 페이지 정도, 작가 성석제가 직접 글맛이 좋은 문장들을 선택해 소개하고, 여기에 자신의 생각과 추천 이유 등을 담는다. 그리고 그런 선택 기준은 동서고금을 막론해, 구수하고 구성진 사투리가 넘치는 우리네 고전문학부터, 재기가 넘치는 최근 젊은 작가의 한국문학까지, 그리고 빠블로 네루다 같은 외국 시인이나 로얼드 달같은 소설가부터 루트비히 반 베토벤같은 음악가까지. 그가 읽어온 텍스트의 바다 속에서 심혈을 기울여 고른 티가 나는 그런 문장들로 한 권의 책이 빼곡히 차 있다.

짧지만 참 괜찮은 글들 한 편, 한 편. 화장실에서 잠깐 읽어도 될 만큼이나 짧지만 몇 번 거듭 읽어도 그 맛이 오히려 더 살아날 만큼이나 감칠맛이 각별한 그런 글들이기에, 단번에 읽어버리는 것보다 조금씩 아껴가며 읽는 것이 훨씬 더 맛있다. 그리고 그렇기에 출퇴근하는 지하철에서, 잠깐잠깐 짬날때 조금씩 읽어갔음에도 어느새 마지막 장을 넘기며 입맛을 다셨다.

것 참 신기한 일이다. 살아가며 정말 끊임없이 만나는 것이 바로 이 '글'이라는 존재인데, 어떤 글은 그렇게나 무미건조한데 어떤 글은 이렇게나 찰진 맛이 날 수 있을까. 그 덕분에 이미 읽었던 책 속에서의 글들은 그 존재를 다시 한 번 즐거워할 수 있었고, 읽지 않았던 책 속의 글들은 그 매력 덕분에 '꼭 한 번 읽어봐야지' 하는 소설들이 꽤 많이 늘어버렸다. 맛집 정보활용의 3번 항목을 꽤 든든하게 마련한 셈이다(솔직히 읽고 싶은 책 항목은 지금으로서도 포화상태지만).



성석제. 솔직히 그의 글은 잘 모른다. 많이 접해보지도 못 했고. 하지만 이 정도의 선택을 할 수 있고, 그에 대한 설명을 멋지게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의 글도 그만큼이나 맛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다만, 이전에 나왔던 안도현 시인의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에서는 CD 부록을 통해 멋지게 낭송된 시 모음집을 선사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것이 없어 조금 아쉽다. 매주 배달되는 e-mail은 분명 정성스레 만들어진 플래시 영상이 담겨있었는데, 이것들을 모아서 담아주었다면 더욱 더 기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쨌든...


글맛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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